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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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날짜 : 2021/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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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음은 언녕 밭에가 있다네 댓글:  조회:956  추천:1  2021-04-08
       전에 룡정시가지로 들어가는 다리목에 큰 광고판이 세워져 있었는데 거기에는 "춘종 하경 추수 동장"라는 큰 글자가 씌여져 있었다. 출근할 때마다  그 광고판을 보게 되는데 농촌의 생산과 생활 제반을 잘 반영한 문구라고 생각되였다.       춘종이란 봄에 씨앗을 넣는다는 말이 된다.  말은 비록 짧지만 내포되여 있는 함의는 깊다.씨앗은 봄에 넣어야 하되 너무 이러도 안되고 늦어도 안된다.농사일은 철기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꼭 지켜야할 자연률 이다.  조상들은 자연과 어울려 생활하면서  언녕 무슨 계절에 뭘 해야 한다는 경험을 총화해 놓았으니 《제민요술》에 적혀있다.그러니 봄철에 맞춰 여러가지 춘종 차비를 하는것이 과학영농의 전제가 된다는 말이다.일단 씨앗을 넣어야 뭐라도 나올것이요 뭐라도 나와야 먹을것이 생기게 될것이 아닌가.그러니 춘종이 농경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놓여있는가를  잘 알수있다.      춘종하기 위하여 서는 밭에 널부려진 곡식대를 걷어 내야 하고 밭갈이도 해야 한다.땅이 고르고 부드러워야 씨앗을 넣어도 잘나오고 건실하게 자란다.옛말에 시작이 절반이라고 하지 않는가.아무리 바쁜 일이라도 시작하고 나면 앞이 보일 것이요 하노라면  방법이 생길것이다.       요지음 날씨가 따뜻해 지고 청명휴가를 맞게되니 사람들은 여러가지 휴가 계획을 세운다.어떤 친구들은 청명휴가를 이용하여 장백산 온천에 다녀온다 하고  또 어떤 친구들은 가까운 풍경구에 봄놀이를 간다고도  한다.하지만  나의 마음은 언녕 밭에가 있는 터라  청명휴가는 터밭을 정리할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것이다.      휴가 첫날  아침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친구 말이 몇일전 우리집 과일나무 전지는 다 해놓았는데 새닥다리가 없어서 포도나무  전지를 못했다고 한다.그러면서 친구는 지금 포도나무 전지하려  마반산에 가는 길이라고 하며 새닥다리를 준비해 놓으란다.아니 이렇게  고마울 친구라고야.        하긴 며칠전에 내가 먼저 그 친구한테 전화하여 지금 과일전지를 해도 되냐고 문의 한적이 있다.친구는 된다고 하면서 자기가 해주겠다고 말했다.요지음 류행어로  전문적인 일은 전문가에게 맏긴다는 말이 있다.과일나무에 대하여 생소한 내가 전지를 하기보다 이방면에 연구가  깊는 그 친구에게 부탁는것이 훨씬 더 생산적이고 효률적이 라고 본다.        나는 전화를 내려놓기 바쁘게 차를 운전하여 마반산으로 향했다.방조해줄 사람이 먼저와 기다리 겠는데 꾸물거리는건 례의가 아니기 때문이다.지난 밤에 내린 비로하여 날씨도 쌀쌀하건만   친구가 일을 마무리해 주겠다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친구네 집에는 과일 나무가 많다.여름 한철이면 왜지나무 사과나무 해탕나무 포도나무가 뜰안에 숲을 이룬다.모든 과일나무는  친구가 직접 전지를 하고 가꾸는데  전문가 수준이다.몇해전에 우리집 살구나무에 왜지나무도 접해주었다.한구루의 나무에 여러가지 과일이 달리는 모습만 상상해도  너무 즐겁다.       내가 도착하여 새닥다리를 내놓자 친구는  일손을 다그 친다. 이리 저리 관찰하며 포도 나무의 겉가지를  잘라준다.일 하면서도 신초는 어느 가지를  자르고 어느 가지는 남겨야 한다는 등 전문가 차원의  강의를  해준다.지난해 우리집 왜지 나무에는 꽃이 많이 피였다.기껏 기대하고 있었는데 웬일인지 과일이 어느정도 크더니 다 부실부실 떨어져 버리는 것이였다.친구의 분석에 의하면  땅에 영양이 부족한 탓인데  유기비료를 줘야 과일나무도 잘 자라고 열매도 잘 열린다고 한다.      전지가 끝나자 나는 친구의 분부대로  페인트칠을  찿아 전지한 나무상처에  골고루 발아주었다.이래야만 과일나무의 수분증발도 막을수 있고 또한 상처가 곱게 아물수도 있다고 한다.전에는 전혀 몰랐던 사항이다.      청명날 우리부부는 형님내외와 조카와 같이 소영에 모신 부머님의 산소를 찿았다.우리는  전통방식으로  가토를 하고 제물을 올리고 제사를 지내였다.부모님이 돌아가신지도 어언 36년이나  된다.그때 내가 한창 화룡고중에서 대학입시를 준비할때 였는데 안타깝게도 두분은 같은해에 하늘 나라로 가시였다.       금년 청명은 보기 드문  좋은 날씨였다.부모님이 생전일때 어머님은 매번 청명이 되면 오전에는 외할아버지 산소에 다녀 오시고 오후에는 마늘을 심으시였다.어릴때 기억으로는 청명날에는 비가 오는 날이 많았던것 같다.그래 서인지 당나라 시인 두목의 "청명"이라는 시구가 떠 오른다.        청명시절에 비가 구지구질 내리는데       제사길에 나선 사람들 애간장이 끊는구나      구슬픈마움 달래려고 술집을 찿는데      목동은 머리를 설려이며 행화촌을 가르키네        제사를 다 지내고 나는 인차  일하려고 마반촌으로 향했다. 오늘은 밭에 널려진 옥수수대를 거두고 묶어야 하는 등 할일이 많다.옥수수 밭의 면적은 얼마 안되지만 혼자 할려면 쉽지 않은 량이다.       얼굴에 먼지를 쓰면서 옥수수단을 묶는데 약한 다리에 침이라더니 새끼줄이 자꾸 끊어 진다.새끼줄이 너무 마른것 같았다.하여 나는 과거 농군들이 하던 대로 새끼줄에 물을 뿌렸다가 사용했더니  제법 힘을 감당해 내는 것이 아니겠는가. 오른손에 새끼줄의 한끝을 잡고 옥수수대를 끌어 안은 다음 웬손을 뻗혀 그  새끼줄 끝머리를 찿아 당기면  묶을 준비가 완료 된다.다음 오른 다리 무릅으로는  단을 꾹꾹 다져주면서 새끼줄을 조이면 단을 단단하게 묶을수 있다.나는 자기가 하는 동작에 어딘가 실농군의 일 맵시가 보이는것 같아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하긴 뜨락농사를 해온지도 오래 되다 보니 흉내 정도는  잘 낸다.       옥수수대며 고추 가지대를 다 묶어놓았으니 이제 어디에 처리할가가 고민이다.방화철 촌에서는 일체 야외불사용이금지한다.진에서 온 간부들과 마을 촌민위원회 분들이 마을 입구에  검문소를 세우고 오가는 차량 운전자들에게 불주의를 시키고 또 전화번호도 등기 시킨다.과거에는 바람이 일지않는 아침에는  검불에 불을 놓는것이 허용되였으나 지금은  일체 금지다.      옥수수대를 처리하는것이 사실 촌에서는 큰 골치거리다.동네 어른과 어디곳에 처리해야  하는가 물어 보았더니 아무곳에다 버려도 된다고 알려 주었다.답은 나온 셈인데 뭘로 운반할가가 또 문제거리다.자가용은 바퀴가 달렸어도 화물운반에 들어서선 무용지물이고  지게에 지고 가져다 버릴려니  량이 많다. 동네 촌민들의 경운기를 빌리려니 말이 안나간다.       휴가 새번째날 아침  나는 어느 친구한테 전화를 넣었다.자네 오늘  뭘하오?  친구는 인츰 옥수수대를 버릴려고 그러냐며  되묻는다.잰짜 통하는 친구다. 딱히 오늘 내가야 하는것은 아니라고 말했더니  친구는 자기가 인츰 갈테니 나보고 빨리 내려 오라고 한다.그 친구에게는  피카차가  있어 원간한 물건은 운반이 가능했다.나는 집에서  정심먹거리로  소고기며 쏘세지 등을  구럭에 넣고 마반산으로  향했다.      내가 도착해서 보니 친구가 이미 정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성격이 번개불이다.내가 대문을 열자 친구는 차를 몰아 울안에 대였다.내가 밭에서 옥수수단을 안아 내오면   친구는 번쩍번쩍 들어 차에다 싣는다.우리는  손이 척척 잘 맞는다.마을에서 지정한 내버려야 할 장소는 우리집에서 멀지 않은 산 비탈의 큰웅덩였다.원래 친구가 옥수수단을 잘 다져 실었고 또  운전기술도 좋다보니 길에 쓰레기 한점 흘리지 않고  두번만에 운반를 끝내였다.친구가 큰 소리로 말한다.원래 부암골에 가져다 버릴려 했는데 가까워서 쉽게 했다고 .      10여년전 나는 집으로 들어오는 길옆에 키가작은 경관수를 두줄로 심어놓았다.여름철이 되면 둘째 형님이 보름에 한번꼴로 기계로 나무를 반듯하게 깍아주는데 마치 새파란 탁보를 친 상같다.우리집에 놀려 오는 사람들 마다 보기 좋다고 잘 가꾸었다고 혀를 찬다.하지만 경관나무는 손이 많이 가고 한여름에는 벌레가 끼는 등 결함도 있다.그리고 나로 서는   너무 오래 감상해 온 탓에  감상피로가 오는것 같다.하여 나는 친구에게 나무를  베여버리는 것이 어떻게냐고 물었다.그러자 친구는 대번에  오늘 저 나무를 베여 버리자구.그러면 길도 넓어지고 과일 나무도 잘 자랄거라고 한다.우리는 인츰 행동에 옮기였다.전기톱이며 낫이며 총 동원하여 경관나무들을를 베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건 밭갈이와 파종이다.친구는 이제 자가집 밭갈이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우리집 밭을 갈아주겠다고 한다.친구에게는 큰 뜨락또르가 있는데 우리 뜨락만 한건 밭갈이에 반시간도 아니 걸린다.        밭의 옥수수대도 거두고 과일 나무 전지도 끝냈으니 봄차비 한단락은  매듭 지은 셈이다.올해 농사가 이미 시작을 떼였으니 나머지는 차곡차곡 순서대로  춘종 하경 추수 동장하면 될것이다.거기에 또 다정다감한 친구들이 도와주고 있으니 금년농사가  잘 될것은  번연하다.갈곳이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사람은 오늘도 즐거운 사람이 아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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