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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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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유] 문심조룡 창작론 요약 댓글:  조회:1795  추천:0  2018-10-14
출처 문심조룡 창작론 요약 by 은목서 창작론 제26장 신사(神事) 신사란 ꡔ장자ꡕ에서 유래한 말로 본래의 의미는 ‘몸은 비록 초야에 묻혀 있지만 마음은 벼슬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유협은 神事를 ‘창작구상에 있어서의 상상활동’이라는 의미로 쓰고 있다. 상상력을 통해 정신은 외부의 사물들과 접촉할 수 있게 되며 사람의 의지와 성격은 마음속에 거주하는 정신의 활동작용을 다스린다. 문학적 표현을 얻기 위한 문학적 사색은 虛心과 고요함에서 비롯되는데, 시인은 자신의 내부에 잠재되어 있는 신묘한 영감에 위탁함으로써 聲律에 조화되는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또한 경험과 결합한 이 직관적 통찰력을 자신의 내부에 잠재되어 있는 독특한 장인적 기술에 조화시킴으로써 한 편의 글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상상력을 통해 정신은 외부의 사물들과 접촉할 수 있으며 정신의 활동을 통해 현상세계는 분명해지고 그럼으로써 다양한 정서적 상황에 감응하게 된다. 따라서 상상력은 강렬한 감정 활동을 수반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문학적 표현을 얻기 위해서 작가는 학식을 축적하고 사물의 이치를 깊이 통찰하며 철저한 관찰과 탁월한 언어운용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유협의 창작론은 이론에 기초하고 있지만 정신과 물질의 관계에 있어서는 다분히 정신의 작용을 강조하는 유심론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제27장 체성(體性) 이 장은 창작개성과 작품의 풍격 관계를 논하고 있는 부분이다. 體性의 體는 문학작품의 모양새를, 性은 작가의 재능이나 개성을 가리킨다. 감정의 움직임으로 언어가 형성되고 이성이 발동함으로 문장이 구현된다. 이 모든 것들은 性情으로부터 조성되고 관습과 풍습에 의해 도야되는 것이기에 문학작품은 시대와 사회, 그리고 작가에 따라 매우 다양한 모습을 띠게 된다. 모든 문학작품들의 귀결점[風格]을 여덟 가지 유형으로 개괄할 수 있다. ①고전적인 우아함: 경서의 정신에 바탕을 둔 것으로 유가들의 정신적 지향과 일치하는 것 ②깊고 은밀함: 문채를 밖으로 드러내지 않으며 문장에 법도가 있는 것으로 도가의 학설에 바탕한 것 ③간결함: 자구를 절약하고 분석을 치밀하게 한 것 ④밝고 분명함: 문장의 의미가 명확하여 의미가 잘 통하는 공평하고 합리적인 것 ⑤복잡하고 화려함: 비유가 많고 문채가 풍부한 것 ⑥壯麗함: 작품의 규모가 웅대하며 문채가 특출난 것 ⑦새롭고 기발함: 혁신적인 새로움을 추구하되 위험하고도 괴이한 길로 빠지기 쉬운 것 ⑧시류적인 가벼움: 문장은 화려하나 유약하여 힘을 결여한 것으로 시류에 영합한 것. 풍격은 학식과 재능에 달려 있는데 처음에 기질로부터 조성되는 것으로서 기질은 사람의 사상과 감정을 충실하게 하고, 사상과 감정은 언어와 문장을 확립하게 한다. 이 여덟 가지의 풍격은 서로 다르지만 일정한 원칙 아래 통합할 수 있고 각자의 성격과 기질에 맞추어, 모방을 통한 훈련에 의해 그 변화의 법칙을 철저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면 서로 보완하여 일을 잘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제28장 풍골(風骨) 풍이란 사람을 감화시키는 본원적인 힘이며, 작가의 사상과 감정의 기세에 대한 구체적인 표현이다. 이 풍을 형성하는 뼈대가 골이다. 풍이 문장의 생기를 말한다면 골은 내용의 건실함을 의미한다. 문채와 풍과 골을 새에 비유한다면, 그것들은 각각 깃털, 골력, 기세에 해당한다. 문장에서 풍과 골은 날아가는 새의 양 날개에 비유할 수 있다. 제29장 통변(通變) 문장의 體裁(명칭이나 창작규범 등)는 일정하지만 문장의 변화는 무궁하다. 통변의 개념은 ꡔ주역ꡕ의 “다하면 변하고, 변하면 유통하고, 유통하면 영구히 계속된다”는 구절에서 연유한 것으로, 通은 문학전통의 계승을 말하고 變은 문학창작의 혁신과 창조를 가리킨다. 문학적 향취가 약화되거나 문학이 경박함․기괴함에 빠지는 것은 고대의 모범들, 즉 문학 전통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의미있는 변화란 반드시 通과 變이 섞여있는 것으로, 어떤 것이 계승되고 어떤 것이 변화되었는가 하는 점이 바로 전통과 새로움의 실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유협은 고금의 문학발전의 규율을 완전히 알아야 문학창조의 혁신과 창조를 이룰 수 있다고 보았다는 점, 문학의 변화가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며 경전이 문학적 모범임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 등이다. 제30장 정세(定勢) 문장의 體制(시문의 양식)란 사상과 감정에 의해 확정되는 것으로 체제에 의해 형성된 것을 가리켜 문장의 기세라고 한다. 문장에 능통한 사람은 각종 문장의 체세들의 효과를 파악하고 그것을 종합하는 데 능숙하다. 이 장에서 22종의 문체가 지니는 풍격의 특징을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유협은 정세를 문체의 풍격과 유사한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다만 27장 「체성」편에서는 풍격의 주관적인 요소라 할 수 있는 작가의 개성이라는 측면에서 개인적인 풍격을 다루고 있는데 반해서 이 장에서는 풍격의 객관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문체 풍격을 중심으로 논술하고 있는 것이 그 차이라고 하겠다. 제31장 정채(情采) 情은 사상과 감정 등 情理를 가리키고, 采는 문장의 아름다움[文采]을 말한다. 문채를 구성하는 방법은 세 가지로, 다섯 가지의 색채와 음률과 성정이 그 구성 요소이다. 유창한 문장은 정리가 확정된 뒤에라야 가능한 것으로 문장은 진지한 감정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기에 도리에 맞는 간결한 문장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문채가 내용을 덮어 버리거나 방대한 사례들이 감정을 가려버려서는 안될 것이다. 진지한 감정을 도리에 맞게 표현할 수 있을 때, 다시 말해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지나치게 소박하지 않은 문장을 구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문채에 정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제32장 용재(鎔裁) 鎔은 금속을 제련한다는 뜻으로 문장 내용의 정련을, 裁는 의복을 재단한다는 뜻으로 문장의 언어를 고쳐 다듬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따라서 용재란 문장의 내용과 사용된 말을 다듬는 것을 말한다.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세 단계에 걸친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첫째는 情理에 근거해서 체제를 결정하는 일, 둘째는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관련된 사례들을 선별하는 일, 셋째는 중요한 문제들을 충분하게 부각시킬 수 있는 강력한 언어의 형식을 창조하는 일이다. 그런 다음에 언어의 선택이나 문장의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여기에서 유념해야 할 것은 산만하고 복잡한 언어표현으로는 훌륭한 문장을 성취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제33장 성률(聲律) 성률의 기원은 사람의 목소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람의 목소리는 오음과 부합하며 그 근원을  혈액의 순환에 둔다. 따라서 문학 언어의 성률은 인간의 사상과 감정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작가의 정리에 조화롭게 배합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것의 적절한 운용은 매우 어려운 문제라 하겠다. 성률을 고를 때에는 맑고 분명하게, 즉 자연스럽게 운용해야 하며 음운은 계획적으로 안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34장 장구(章句) 사상과 감정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일을 章을 나눈다고 하고 언어를 안배하는 일을 가리켜 句를 만든다고 한다. 章은 나타내고자 하는 바를 총괄하여 그것을 채택된 표현양식 안에서 함축하는 것을 말하고, 句란 글자를 엮어서 서로 구별되는 의미의 단위를 구성하는 것을 가리킨다. 단어가 모여 구가 되고 구가 모여 장이 되고 장이 쌓여 편을 이루는 것으로 각 요소의 구성이 명백하고 긴밀하여 일관성이 있을 때 글은 광채를 발한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장구의 안배는 문장의 사상과 감정을 배합하는 것이기에 그 내용을 표현하는 데 적절해야 하며 사고와 문장의 질서가 분명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세의 변화에 맞추어서 章句를 운용하고 조사나 음운의 사용에 있어서도 그 기능을 절실하게 사용함으로써 문장의 글귀를 더욱 엄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제35장 여사(麗辭) 여사는 對偶를 말한다. 대우란 중국 문학의 전통적인 표현수법으로 표현을 아름답게 할 뿐 아니라, 내용의 깊이를 더해 주고 문장을 간결하게 구성하는 데 편리한 방법으로 객관적 사물의 대응관계와 모순관계의 자연적인 반영이다. 대우에는 言對, 事對, 反對, 正對 등 네 종류가 있다. 언대란 두 개의 구를 병렬하되 사례를 인용하지 않는 것이고, 사대란 人事와 관련된 두 가지 사례를 들어 증명하고자 하는 것이며, 반대란 이치가 서로 상반되는 주제를 동일한 취지로 결합한 것이고, 정대란 사실 그 자체는 동일하지 않으나 거기에 담긴 내용은 동일한 것을 함께 결합한 것을 말한다. 마음 속에 있는 말을 대우의 형식으로 엮기만 하면 되니까 언대란 비교적 손쉬운 것이고, 한 인간의 학문을 드러내야 하니까 사대란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이며 겉으로 드러나는 것과 안에 감추어진 것이 같지 않은 사례들을 통하여 동일한 내용을 전달해야 하니까 반대는 그 수준이 높은 것이고, 두 개의 구절 모두에 전달하려는 동일한 내용이 담겨 있으니 정대란 그 질적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제36장 비흥(比興) 比란 자신의 의도를 명백하고 정확하게 설명하기 위해서 적절한 형상을 빌려 비유하는 것을 말하고 興이란 모종의 숨겨진 의미를 사물에 의탁하여 어떤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지칭한다. 비와 흥은 모두 托物寓情이라는 성격을 지니며 외물의 형상[이미지]을 차용하여 내면 세계의 예술적 사유과정과 성률을 표현하는 것이다. 시인은 비흥을 운용함에 있어 한편으로는 사물의 용모를 모사하고 또 한편으로는 사물의 본질적인 의미를 취함으로써 사물과 자기의 사상 감정을 원활하게 융합하고 사물의 본질적 특성을 형상화할 수 있는 것이다. 제37장 과식(夸飾) 신묘한 도리[道]는 묘사하기가 어려운 것이라서 아무리 정교한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그것의 극진한 부분까지는 설명할 수 없다. 구체적인 사물[器]은 묘사하기 쉬운 것이어서 활력 있는 표현을 사용하면 능히 그것의 진정한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 이는 道와 器의 본질적 속성이기 때문에 소리나 형상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말과 글로써 표현하고자 할 경우 언제나 과장의 수법이 사용돼 왔다.  만일 문장의 수식을 강화[夸飾]함으로써 사물의 본질을 포착할 수 있다면 강렬한 심정의 울림을 줄 수 있겠지만 사물의 이치에 위배되는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게 되면 언어와 실제가 일치하지 않는 허위에 빠질 것이다. 따라서 담고자 하는 의미를 확대하되 지나치지 않고 과장된 표현을 쓰되 결점이 없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협은 사물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과식이 요구되고 이것이 예술적 감응력에 필수적이라고 보았다. 한편 과식을 운용할 때에는 절제가 필수적이며 사물의 본질을 제시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과식의 운용 원칙을 기술하고 있다. 제38장 사류(事類) 이 장은 작품 창작에 있어 典故 문제를 논술하고 있다. 사류란 숨겨진 뜻을 증명하기 위하여 인용된 것들로서, 일반적인 원리들을 명백히하기 위하여 옛 격언을 인용하고, 어떤 의미를 증명하기 위하여 관련된 사례들을 인용하는 것이다. 사례를 인용하는 것은 어떤 요점을 포착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사례들이 비록 그 자체로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지 모르나 큰 효과를 가져오게 한다. 따라서 이들을 적절하게 운용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재능과 박학한 학식이 필수적인 것이다. 제39장 연자(練字) 연자는 문자 창작시의 문자 선택을 뜻한다. 문자는 形과 音과 義의 세 관점에서 선택할 수 있다. 연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끝까지 내용에 중점을 두고 기발한 것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며 피해야 할 경우는 다음의 네 가지이다. 첫째 괴이한 글자는 피할 것, 둘째 같은 변의 글자를 되도록 적게 쓸 것, 셋째 같은 글자가 거듭 나오지 않게 주의할 것, 넷째 글자 모양이 단조로운 것과 복잡한 것을 적당하게 조절할 것 등이다. 제40장 은수(隱秀) 隱이란 글의 이면에 함축돼 있는 것으로서 표면적인 의미 이상의 것을 말하며, 秀란 작품 안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을 말한다. 隱은 문면에 드러난 의미와 드러나지 않은 의미의 복잡미묘함을 통해 그 섬세함을 획득하고, 秀는 한 작품 안에서 여타 다른 부분들과 비교되는 특출함을 통해 그 아름다움을 획득한다. 隱의 특질은 문장의 이면에 잠재된 의미에 있는 것이어서, 그것은 마치 신비한 소리가 옆에서 전해 오는 것 같고 숨겨진 문채가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것과 같다. 隱은 함축으로서 독자 스스로 체득하는 것이다. 대체로 하나의 문집 안에서 우수한 작품은 전체의 십분의 일도 되지 않으며, 한 작품 안에서 아주 두드러진 부분은 백분의 이도 되지 않는다. 秀는 사상과 감정과 언어상의 표현이 결합되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지 힘들인 노력만으로 추구될 성질의 것은 아니다. 모호한 생각만으로 심오함을 드러내려 하는 경우는 심오[어려운 말을 사용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하고 그 내용이 지나치게 깊은 것]할 수 있는 있어도 함축[맛을 보면 볼수록 맛이 나는 것]적일 수는 없다. 언어를 정교하게 다듬어 놓은 작품은 아름답다고 할 수는 있어도 빼어나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제41장 지하(指瑕) 瑕란 옥에 붙어 있는 붉은 반점으로서 결점을 비유한 말이다. 이 장은 작가 지망생들이 본받지 말아야 할 것을 지적한 장이다. 본받지 말아야 할 것으로 유협은 다음의 여섯 가지 항목을 들고 있다. 첫째, 말의 사용이나 용법이 부당하거나 유교적 도리에 어긋나는 결함, 둘째 비교의 대상이 온당치 못한 결함, 셋째 말이 애매한 결함, 넷째 음률상의 금기를 범하는 결함, 다섯째 남의 글귀를 표절하는 결함, 여섯째 주석을 잘못 다는 결함 등이 그것이다. 제42장 양기(養氣) 양기는 사람의 정신력을 기르는 것을 말한다. 글을 쓰는 것은 마음속의 답답함과 괴로움을 풀어버리기 위한 것이니 마땅히 여유 속에서 서두르지 않는 가운데 감정에 순응해야 하며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면서 적절한 시기를 기다려야 한다. 문학적 사색이란 날카로울 때도 있고 둔할 때도 있고 열릴 때도 있고 막힐 때도 있기 때문에 마음을 여유롭게 하여 자신의 재능이 예리하게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실제로 글을 쓰는 과정에서는 지체함이 없이 정력적으로 써야 한다. 제43장 부회(附會) 부회란 한 편의 문학작품이 지니는 언어와 사고의 두 측면에 관한 총괄적인 견해를 뜻한다. 작품의 모든 요소들을 통일시키기 위해 가장 기초적인 원리를 마련하고, 포함시켜야 할 것과 제외시켜야 할 것을 결정함에 있어서 그 조건을 명확히하여 작품의 서로 이질적인 여러 부분들을 조화시키는 것이 바로 부회다. 다시 말해 부회란 내적 요소와 외적 요소를 일관성 있게 조직하는 기술이다.  유협은 “내용이 형식을 결정한다”는 것을 부회의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제시하였다. 이는 주제를 중심으로 글의 여러 부분을 긴밀하게 구성할 것을 강조한 것이다. 제44장 총술(總術) 「총술」편은 창작론의 서언에 해당되는 장으로서 문학창작 방법에 관한 총론이다. 문학에는 文과 筆이 있는데 운율이 있는 것을 文이라 하고 없는 것을 筆이라 한다. 문과 필에는 모두 文采가 있는데 문채란 언어를 풍부하게 사용한 것이다. 유협은 六經이 내용이 정확하고 심원하다는 이유에서 불멸의 가치가 있다고 보고 문장을 짓기 위해서는 경전을 학습하는 것이 필수적임을 강조하고 있다. 글을 짓는 것은 창작의 기교와 열정, 그리고 시기가 합할 때 하나의 극치를 이룰 수 있다고 보고 훌륭한 문장을 짓기 위해서는 창작 방법에 대한 전면적인 파악과 치밀한 작업 과정이 필수적임을 강조하였다.     문학평론  제45장 시서(時序) 문학의 변천은 세상사의 추이에 크게 영향을 받으며, 그것의 성쇠는 시대적 여건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유협은 정치적 정황, 학술적인 풍토, 문학작품의 계승과 발전, 군주, 시대 풍속, 뛰어난 천재 등을 문학의 변화와 발전의 주요 요인으로 파악하였다. 제46장 물색(物色) 물색이란 만물의 색채를 가리키는 말이다. 인간의 감정은 경물에 따라 변화하고, 그러한 감정에서 유래되어 문장이 생겨난다. 정과 경은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경물의 정황을 적절하고도 생생하게 묘사해야 하고, 또 한편으로는 경물에 대한 작가의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 이는 정과 경이 하나로 일체화된 것을 말한다. 만물에 대한 언어 표현을 보는 것은 경물의 면모 그 자체를 보는 것과 같기에, 우리는 그러한 언어들을 통해서 계절의 변화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사계의 변화는 다양하고도 복잡하다. 그러나 시인의 창작 욕구를 유발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마음의 한가로움과 고요함이다. 자연의 경물은 지극히 복잡한 것이지만 언어 사용에서 중요한 것은 간결함이다.  제47장 재략(才略) 이 장은 작가론이다. 유협의 작가론에서 특기할 점은 文氣라는 관점에서 개별 작가들을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氣라는 관점에서 작품을 접근하는 것은 유협의 새로운 제창으로 氣를 작품 평가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은 작품의 정서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정서가 격앙되었을 때 기세가 나타나고 기세는 情理에 닿아있다는 점에서 사상과 감정을 창작 방법의 준거로 보고 있는 유협의 시각이 재삼 강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제48장 지음(知音) 한 작가의 작품이 갖는 진정한 가치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며, 그러한 능력을 갖춘 사람을 만나는 것은 千載一遇라 할 만하다. 작품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보다도 먼저 많이, 그리고 반복해서 보는 것이다. 그런 이후에 다음의 여섯 가지 사항을 검토한다면 작품의 우열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작품의 전체적인 체제의 안배를 볼 것, 둘째 문장이나 말의 배치를 볼 것, 셋째 작품에서 전통의 계승과 새로운 변화의 추구를 볼 것, 넷째 표현 수법상의 정아함과 기이함을 살필 것, 다섯째 事類의 운용-작품의 내용이 풍부하고 충실한가에 대해 살필 것, 여섯째 聲律을 살필 것.   제49장 정기(程器) 程은 작가의 인품을 말하고 器는 才幹을 말한다. 여기서의 재간이란 도덕적인 품질과 정치적 식견 등의 내적인 수양을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정기는 문학창작의 내적인 토대가 되는 작가의 전면적인 수양의 정도를 가리킨다. 군자는 재주와 덕망을 길러서 내면의 아름다움을 충실히 하고 문채를 드러내어 외면의 아름다움을 과시해야 한다. 이 장에서 주목할 것은 정치적 능력과 문학적 재능이 결합되는 것을 유협은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요약  제50장 서지(序志) 은 작품에서 마음의 작용을 말한다. 文이 아름답기 위해서는 마음의 아름다움이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은 나무에 용의 문양을 새긴다는 뜻으로 문장의 자연스러운 수식을 강조한 것이다. ꡔ문심조룡ꡕ의 저술 목적은 첫째, 덕을 세우고 말을 확립하여 그 명성을 금석처럼 단단하게 하기 위해서이고, 둘째 성인의 사상을 부연․찬미하고 그 근본을 바로잡고 분명히하여 형식주의의 폐단을 바로 잡기 위해서이며, 셋째 선철의 가르침을 기술하고 후생들에게 유익함을 주기 위해서이다.  자료 2 문심조룡(文心雕龍) 1~7   1) 미(美)를 추구하는 본능과 문학예술의 탄생   문채(文采, 감지가 가능한 사물의 형상, 소리, 빛깔 등)의 효용은 대단하다. 그것이 천지와더불어 생겨난 것은 어째서인가? 하늘의 검은 빛과 땅의 누런 빛이 섞여 있고 땅은 모지고하늘은 둥글게 형체가 나뉘어 있다. 해와 달은 고리모양의 옥을 겹쳐 놓은 듯이 하늘에 매달려 있는 형상으로 드리워져 있으며 산과 내는 그 빛나는 아름다움으로 땅의 모습을 널리 장식하고 있으니 이것이 본래적으로 형성된 천지자연의 문채인 것이다. 위로는 해와 달과 별이 빛을 발하는 것을 볼 수 있고 아래로는 산천이 아름다운 무늬를 지니고 있음을 살필 수 있으니 이에 따라 높고 낮은 위치가 정해짐으로써 우주를 통솔하는두 가지 요소가(혹은 天地) 생기게 된 것이다. 단지 사람만이 여기에 천지와 나란히 참여하여 마음과 정신을 모았으니 이 셋을 삼재(三才)라고 부른다. 사람은 천지만물의 정화이며 천지의 핵심이다. 마음에 느낌이 생기면 언어로 확립되고 언어가 확립되면 문장으로 표현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다. 널리 만물을 살펴보면 동물이나 식물이나 모두 아름다운 무늬를 지니고 있다. 용과 봉황은 그림 같은 아름다운 무늬로 상서로움을 나타내고 범이나 표범도 아름다운 문채로 자태를 이루고 있다. 구름과 놀의 오묘한 빛깔은 그림 그리는 사람의 능란한 색상을 뛰어넘고꽃으로 장식된 풀과 나무는 비단 짜는 사람의 솜씨를 기다릴 것이 없다.(그 자체로 아름답다.) 이러한 것들이 어찌 외부에서 가한 장식이겠는가. 모두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다. 숲속의 바람소리가 울려 퍼지면 조화롭기가 피리와 거문고의 곡조 같고 냇물이 바윗돌에부딪쳐 이루어지는 울림은 옥경쇠와 종고(중국 고대의 악기) 소리와 같은 화음을 이룬다. 즉 형체가 확립되면 형체에 따른 아름다운 무늬가 이루어지고 소리가 나면 조화로운 음이이루어진다. 아무런 의식이 없는 사물도 풍부한 외적인 장식을 지니고 있는데 심정을 지닌 인간이 어찌 문채가 없겠는가. -원도(原道)편-   사람은 본래 일곱 가지 감정을 지니고 있어서 외계의 사물에 감응이 발생하게 되는데 감응이 있게 되면 그 마음의 뜻을 읊조리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명시(明詩)편-     2) 문예의 창조적인 변화와 발전의 규율   문예의 규율은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그 성과를 날로 새롭게 한다. 변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오래도록 지속되고 전통을 지속함으로써 결핍을 면하게 된다. 시기를 맞이하면 반드시과감해야 하고 기회를 탔을 때는 겁내지 말아야 한다. 당대를 바라보아 특이한 표현들을창작해내고 이전 것을 참조하여 문예활동의 법칙을 정한다.   문장을 이루는 문학양식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으나 표현의 기교에는 정해진 규율이 없다. 어떻게 이 같은 사실을 밝힐 수 있는가. 대체로 시(詩), 부(賦), 서(書), 기(紀) 등의 문학양식은 각 개념에 따르는 창작규율이 일정한데, 이것이 곧 문학에는 일정한 양식이 있다는것이다. 그러나 언어표현과 문장의 기세에 이르러서는 일정한 법칙에 따르면서도 변화를구해야 오래 전해질 수 있으니 이것이 곧 표현기교에는 뚜렷한 규칙이 없다는 말이다. 문학양식의 개념과 창작규율은 일정하니 문학의 체계는 반드시 선례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 문예에 있어 변화를 추구하는 데는 일정한 법식이 없으므로 그 방법은 반드시 작가 자신의 새로운 착상을 참작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문학의 무궁한 길을 달리고 마르지 않는샘의 물을 마실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두레박의 줄이 짧으면 갈증을 느끼게 되고 발이 피곤하면 갈 길을 포기하게 된다. 이는 문예창작의 이치가 다했기 때문이 아니고 창조적인변화를 이루는 통변의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문학을 논하는 본보기로 초목에 비유하자면 뿌리와 줄기가 흙 속에 있어야 한다는 것은 공통적인 본성이나 그 향기나 맛 등은 태양을 쪼이는 데 따라 각기 달라 각각 다른품종을 이루는 것이다. -통변(通變)편-     3) 문예창작을 위한 방법을 강조함   문예의 깊이를 분석해보기 전에는 창작의 재능에 통달했는지 분별할 수가 없다. 창작의재능에 통달하려면 반드시 방법을 아는 것에 기본을 두어야 한다. 문예의 각 영역을 두루살피어 각각의 법식과 예증을 판별하지 않고서야 어찌 감정의 근원을 알아내어 문예의 영역에서 승리할 수 있겠는가.     4) 작품의 진실한 내용만이 감동을 줄 수 있음   진지한 작가는 심정의 표현을 위해 언어문자를 사용하지만 경박한 작가는 화려한 언어표현을 위해 감정을 조작한다. -장표(章表)편-   슬픔을 애도하는 표현의 기본적인 체제는 감정은 아픈 심정을 위주로 하고 언어문자의 표현은 애석함을 다한다. 가엾어 하는 마음이 있어 이를 언어문자로 표현하면 감정과 표현이 서로 합당하나 언어문자의 표현을 위해 마음을 조절하려 한다면 그 체제는 과장되게 된다. 과장된 체제로 언어문자의 표현이 이루어지면 비록 글이 화려해도 슬픔을 자아내지 못하게 된다. 반드시 감정이 슬픔으로 향하고 언어문자의 표현은 눈물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애조(哀弔)편-     5) 지나친 수식이 실질을 가리는 것을 경계함   체제를 제대로 운용하는 데 이르지도 못했으면서 붓을 움직여 문사를 경박한 태도로 구사하여, 산만하게 언어문자를 엮어 놓고 억지로 뜻을 짜맞추어 교묘함을 이루고자 헛되이언어문자의 화려한 표현을 구사한다면 이는 사실 앞에서는 무기력해지며 설사 이치에 맞은 것이 있다 해도 경박한 언어표현 속에 묻혀버리고 만다. 옛날 진(秦)나라의 공녀가 진(晉)나라로 시집을 갈 때 화려한 옷을 입은 시녀를 딸려 보냈더니 진나라 사람은 시녀를 귀히 여기고 공녀를 천대했다. 또 초나라 상인들이 정나라 사람에게 구슬을 파는데 향기 짙은 계수나무 곽에 넣었더니 정나라 사람은 곽만을 사고 구슬을 돌려보냈다. 만일 지나치게 화려한 언어문자의 수식이 이치를 넘어서고 말단이 본질을 능가한다면 이는 진나라 공녀나 초나라 구슬의 비유가 여기에도 다시금 적용될 것이다. -의대(議對)편-     6) 수식을 구사하는 이상적인 방법   체제를 설정하여 그 체제에 합당한 이치를 정하고 수식의 근본을 살펴 마음을 표현한다. 표현하려는 심정이 결정된 후에 음률을 결합시키고 체제에 합당한 이치가 정해진 후에 수식을 가하여 아름다운 표현을 구사함으로써, 아름다운 수식이 표현하려는 내용의 본질을없애지 않고 번다함이 표현하려는 마음을 매몰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붉은 색 남색의 정색을 빛내고 빨간색 자주색 등의 간색을 버려야(즉 본질을 잃지 않는 수사를 구사해야) 비로소 문장의 수식을 잘하여 ‘문질을 겸비한 군자’(형식과 내용이 조화를 이룬 이상적인 작품)라 할 수 있다. -정채(情采)-     7) 작품의 내용은 하나의 통일체   반드시 감정과 뜻으로 정신을 삼고 사건이나 전고 등의 실질적인 뜻으로 뼈대를 삼으며아름다운 수사를 피부로 하고 미적인 음률로 소리의 기세를 삼는다. -부회(附會)편-   문심조룡(文心雕龍) 8~14   8) 미적 체험을 위한 최적의 마음 상태   문학적 구상을 연마하는 데 있어서는 고요하고 빈 마음의 상태를 가장 귀하게 여긴다. 그러므로 마음을 깨끗이 하고 정신을 맑게 해야 한다. -신사(神思)편-     9) 자연경물에 대한 감동이 창작충동을 일으킴   계절의 순환과 흐리고 맑은 날씨의 변화에 따라 마음에 근심이 서리기도 하고 기분이 편안해지기도 하니 자연의 변화에 따라 사람의 마음도 동요되는 것이다. 겨울이 지나 봄이따뜻한 기운이 싹트면 개미가 활동을 시작하고 가을이 되면 개똥벌레가 먹이를 모은다. 하찮은 벌레도 기후의 변화를 느끼니, 사계절의 변화가 만물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깊다. 지혜로운 심령은 아름다운 옥보다 빼어나고 맑은 기질은 꽃의 열매보다 뛰어난 사람이 자연현상과 만나 감정에 동요를 느끼면 누군들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새해가 되어 봄이 시작되면 기쁘고 즐거운 감정이 넘치고, 더욱 기운 가득한 여름이 되면 마음이 답답하고 우울해진다. 하늘이 높고 공기가 맑은 가을이 되면 어둡고 가라앉은 심정이 깊어만 지고, 진눈깨비 끝없이 흩날리는 겨울이 오면 엄숙한 사념에 깊이빠진다. 계절마다 각기 다른 풍경이 있고 그 풍경들은 나름대로 독특한 모습들을 지닌다. 감정은 풍경에 따라 변화하고 언어문자 표현은 감정의 흐름에 따라 드러난다. 낙엽 하나에도 마음속에 생각을 일으킬 수 있으며, 풀벌레 소리만으로도 마음을 끌기에 족하다. 하물며 맑은 바람이 불고, 밝은 달이 떠 있는 아름다운 밤과 맑은 날 볼 수 있는 새벽녘의 정취를 맞는다면 과연 어떠하겠는가? -물색(物色)편-     10) 인간사의 다양한 일들이 창작충동을 일으킴   태강(太康)이 덕을 잃었을 때 다섯 형제가 모두 원망하는 노래를 불렀다. 초나라에 이르면시가 풍자와 원망을 담게 되었으니 는 풍자하는 작품이다. -명시(明詩)편-   한나라의 무제가 태산에서 천지에 제사를 지낼 때 시종인 곽선이 급사하여 무제는 그의죽음을 슬퍼하여 시를 지었다. 가의는 폄적당하는 신세가 되어 상수가를 떠돌다가 분한마음이 생겨 를 지었다. -애조(哀弔)편-   옛날에 공자는 제왕의 도가 사라짐을 슬퍼하고 문화가 실추됨을 마음 아프게 생각하여 조용히 기거할 때는 봉황이 나타나지 않음을 한탄하고 길거리를 다닐 때에는 기린이 나타나지 않는 것에 눈물을 흘렸다. 이에 악관(樂官)에게 나아가 의 아송(雅頌) 음악을 바로잡고 노나라 역사로서 를 편찬했다. -사전(史傳)편-   경통은 세상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피력하기를 좋아하였으나 문치(文治)가잘 이루어진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그가 자신의 생애를 직접 저술한 는 고통을 겪은 조개가 진주를 뱉어놓은 것에 비유될 수있다. -재략(才略)편-     11) 상상력과 문예구상   옛 사람이 이르기를 “몸은 강이나 바닷가에 있어도 마음은 높은 궁전에 있다”고 했다. 상상력에 대해 말한 것이다.   문예구상에 있어서 상상력의 범위는 참으로 요원하다. 그러므로 조용히 생각을 모으면 천년의 세월도 접할 수 있고 천천히 얼굴을 움직이면 만 리를 내다볼 수도 있다. 글을 읊조리는 가운데 주옥같은 소리가 나오며 생각을 모으는 가운데 눈앞에는 바람과 구름의 변화많은 모습이 펼쳐진다. 이는 모두 상상사유의 이치가 극에 달한 것이 아니겠는가.   산에 오르면 감정은 산에 대한 것으로 가득 차고, 바다를 바라보면 생각이 바다에 대한 것으로 넘쳐흐른다. -신사(神思)편-   이런 까닭으로 의 시인들은 자연에 감동하면 끝없이 연상을 펼치곤 하였다. 그들은모든 현상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보고들은 것들을 깊이 음미하고 즐겼던 것이다. -물색(物色)-     12) 작가 내면의 문예형상과 창조를 위한 문예구상의 과정   그러므로 문예구상의 이치는 오묘하여 정신과 외적인 사물이 서로 만나 노닐게 한다. 정신이 살고 있는 마음의 관건을 쥐고 있는 것이 바로 의지와 기질이며 외적인 사물이 눈과귀를 통해 정신과 접촉될 때 언어는 그것을 표현하는 기구가 되는 것이다. 표현기구가 잘소통되면 사물의 모습은 숨김없이 나타날 것이며 의지와 기질의 관건이 막히면 정신은 마음속에 숨게 된다.   상상활동이 시작되면 수많은 생각들이 다투어 생겨나게 되므로 제대로 체계가 잡히지 않은 구상에 구체적인 내용이 떠오르기도 하고 아직 형태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형식에 언어문자 표현을 조각해 간다.   상상력의 움직임은 자기 재능 역량의 정도에 달려 있으므로 마치 바람과 구름과 함께 달리듯이 헤아리기 어렵다. 그러므로 붓을 잡고 글을 쓰려고 할 때의 기세는 막상 글을 쓸 때보다 배가 넘게 충전한다. 그러나 문장이 완성된 후에는 처음 쓰려고 했던 내용의 반도 표현되지 않으니 어떻게 된 일인가? 구상은 상상에 의지하므로 쉽게 독특하고 신기해지지만 언어표현은 구체적인 사고에서생겨나고 언어는 구상에서 생겨나는 것이니, 이 세 가지가 긴밀하게 접촉되면 서로의 관계는 틈이 없게 되지만 소활한 곳이 있으면 세 가지의 사이에는 천 리의 간격이 생기게 마련이다. 어떤 이치는 마음속에 있는데 그것을 바깥에서 구하기도 하고, 또 어떤 뜻은 눈앞에 있는데 산과 내로 갈라져 있는 듯 멀리까지 생각하기도 한다. -신사(神思)편-     13) 예측불허인 영감의 출현   사물에는 한결같은 모습이 있으나 사고에는 일정한 법칙이 없다. 때로는 갑작스럽게 떠오른 생각이 깊은 표현을 이루기도 하고, 때로는 깊게 생각할수록 하고자 하는 표현과 더욱멀어지기만 할 때도 있다. -물색(物色)편-   부여받은 재기가 같지 않으므로 생각의 실마리도 각기 다르다. -부회(附會)편-   여덟 가지 풍격의 기본유형이 변천을 거듭하여 온 것에 대해 살펴보자면, 훌륭한 창작의성과는 학문을 쌓음으로써 이루어지고 내면에 잠재해 있는 재능은 선천적인 기질에서 말미암는다. 기질이 사고의 열매를 맺게 하고 사고는 언어표현을 결정하므로 아름다운 문예작품을 창작함에 있어서 자각의 개성과 감정을 반영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 -체성(體性)편-   구상이 민첩한 작가는 마음속에 창작의 요점을 잡고 있어서, 예민한 감각이 구상을 앞질러 글을 쓸 기회를 만나면 곧 바로 결단을 내린다.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마음속에 여러 생각들이 들어차서 의심되는 것을 거듭 살피고 깊게 사고한 후에 마침내 결정을 내린다. 기회포착에 민감하므로 순식간에 작품을 완성하고, 구상하면서 고려하는 것이 많아 장시간을 소비해야 작품을 이룬다. 어렵고 쉬운 차이는 있어도 모두 넓은 학식과 오랜 수련을 기초로 하고 있다. 학식은 천박한데 공연히 시간을 늦추기만 하거나 재능도 없으면서 속도만 내는 것, 이렇게 하여 훌륭한 작가가 되었다는 것은 아직 들어본 일이 없다. -신사(神思)편-     14) 작가 수양론   이런 까닭에 문학적인 구상을 연마하는데 있어서는 고요하고 빈 마음의 상태 -虛靜-를 가장 귀하게 여긴다. 그러므로 마음을 깨끗이 하고 정신을 맑게 해야 한다. 학문을 쌓아서 지식의 보물을 모으고 이치를 헤아려서 재기를 풍부하게 하고, 이전 것들을 연구하여 환히알도록 힘쓰고, 생각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좇아 말을 질서 있게 배열한다. 그런 다음에 오묘한 도리를 깨닫는 주체인 마음으로 하여금 성률(리듬감)에 따라 문자를 선택하게 하고독특한 견해를 지닌 구상 속의 형상인 의상(意象)을 따라 창작을 진행시킨다. 이것이 문학적인 구상을 다루는 으뜸가는 방법이며 작품 기획의 중요한 단서라 하겠다. -신사(神思)편-   마음의 생각과 언어는 정신활동의 산물이다. 그러므로 마음의 뜻에 자연스럽게 순응하면이치가 명백해지고 감정이 편안해진다. 그러나 지나치게 깊이 생각하면 정신이 피곤해지고 기운이 쇠해지니 이것이 바로 사람의 타고난 감정의 법칙인 것이다.   젊은이는 식견이 짧지만 사고의 활동이 왕성하며, 나이 든 사람들은 분별력은 강하지만기운이 쇠약하다. 사고의 활동이 왕성한 사람의 생각은 민첩하고 재치가 있어 피로를 느끼지 않으나, 기운이 쇠약한 삶은 주도면밀하게 생각하면 정신이 손상된다. 이는 일반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일반적인 자질을 가지고 나이의 많고 적음에 비추어 본 대략적인 상황이다.   만약 정열을 지나치게 소모한다면 자연스런 기운이 제대로 펼쳐지지 않아 원고를 들고 목숨을 재촉하게 되며 붓을 들고 본성을 해치게 된다. 이것이 어찌 성현이 본래 바라는 것이겠으며 문학 창작의 바른 도리겠는가.   육체적으로 부여받은 생명에는 한계가 있지만 지혜의 활용(사고의 작용)에는 끝이 없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재능이 오리의 다리처럼 짧은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다리가 긴 학처럼 재능이 풍부한 자를 흠모하여 애써 문학적인 표현력을 연마하고 생각을 짜낸다. 그 결과 내적으로는 정력과 기운이 마치 바닷물이 바다 밑에서 새는 것과 같이 소진되고, 외적으로는 우산(牛山)의 초목이 모두 잘리고 짓밟힌 것과 같이 정신과 사고에 손상을 입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근심과 두려움이 겹쳐서 질병을 자초하게 되리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수 있다.   문학적인 구상을 전개하는 사고의 속도에는 빠름과 더딤이 있고, 사고의 흐름에도 흐름이자연스럽게 통하는 시기가 있고 막히는 시기가 있다. 머리 감을 때조차 몸을 구부리면 심장의 위치가 바뀌어 정상적인 감정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없다고 하는데 정신이 혼미할때 계속 생각에 몰두하면 더욱 혼란이 가중될 뿐이다. 그러므로 문학적인 구상을 전개할때는 정신의 조절에 힘써야 한다. 마음을 맑고 평화롭게 유지해야 하며 기운이 조화롭고막힘이 없도록 해야 한다. 마음이 어수선하면 즉시 생각을 멈추어 마음이 답답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문장의 구상이 무르익으면 붓을 들어 감정을 풀어내지만, 구상의 흐름이순조롭지 못할 때는 붓을 내려놓고 마음을 쉬어야 한다. -양기(養氣)편-   마음을 잡고서 창작의 방법을 단련하고자 할 때에는 지나친 고심은 불필요하며, 창작의규칙을 장악하는 데에 굳이 마음을 수고롭게 할 것은 없는 것이다. -신사(神思)편-   학문적인 성과는 근면에 달려 있으므로 게으르지 않아야 성과를 이룰 수 있다. 그래서 송곳을 가지고 자신이 넓적다리를 찌르며 자신을 독려하는 사람도 있었고 곰의 쓸개를 맛보면서 힘든 노력을 한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문학의 창작에 마음을 두는 것은 마음에 맺혀있는 것을 풀어 써내려 하는 것이므로 차분하게 마음의 움직임을 따르면서 침착한 가운데영감이 모아지는 적절한 때를 기다려야 한다.   여유로운 산책은 피로를 푸는 좋은 방법이며 담소는 권태를 치유하는 특효약이다. 항상유유자적한 가운데서 예리한 재능을 단련해내고 창작을 할 때에도 항상 남아 있는 기력이있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문학 창작을 위한 구상이 새로 간 칼날처럼 예리하여 소를잡을 때 뼈에서 발라낸 고기의 결에 한 점 머뭇거림이 없듯이 사고의 흐름에 막힘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는 비록 도교에서 말하는 효과 만능의 호흡법과 같은 온전한 기술은 아니라 할지라도 기력을 유지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양기(養氣)편-   문학창작은 학식에 의해서 지탱되고 창작의 능력은 천부적인 것이다. 재능은 인간의 내면에서 솟아나고 학식은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완성된다. 작가 가운데는 넘칠 정도로 학식은 갖추고 있으면서도 재능이 결핍된 사람이 있고, 재능은 풍부하면서도 학식이 빈약한사람도 있다. 학식이 빈약한 사람은 묘사할 사실을 찾는 것이 힘들고, 재능이 결핍된 사람은 타당한 감정표현을 하는데 힘겨워한다. 이것은 선천적으로 내재한 것과 후천적으로 형성된 것의 차이인 것이다. 그러므로 창작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문학적인 구상이 언어문자로 표현될 때 재능은 주역이 되고 학식은 보좌역이 된다. 주역과 보좌역이 호흡을 같이할때는 수식의 아름다움이 성공적으로 드러나지만 재능과 학식이 편협하게 되면 비록 형식표현이 아름답다 할지라도 성공작은 못되는 것이다. -사류(事類)편-   감정이 움직여 말로 형상화되고 이성이 발로되어 문장으로 표현되니, 이는 은밀한 것을따라 명료한 것에 이르고, 안에 있는 것에서 말미암아 바깥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작가의 재능에는 평범함과 우수함이 있고 기질에는 강건함과 유약함이 있으며, 학문에는천박함과 심오함이 있고 습관에는 고상함과 비속함이 있다. 이는 모두 작가의 선천적인본성과 감정에 의해 용해되고, 후천적인 학습에 의해 응고된 것이다. 이러한 까닭으로 문단의 세계는 구름처럼 변화하고 문학의 정원은 물결처럼 다채롭다. 그러므로 언어표현과 논리의 평범함과 우수함은 작가의 재능을 뒤집을 수 없으며, 기풍과취향의 강건함과 유약함이 어찌 작가의 기질과 다를 수 있겠는가. 작품에 인용된 자료들의 내용이 천박하거나 심오한 것이 작가의 학문과 동떨어진 예는 들어본 적이 없으며, 체제와 격식의 고상함과 비속함은 작가의 창작 습관과 반대되는 경우가 드물다. 각자 자신의 개성을 따르게 되니, 그 차이는 서로의 얼굴이 다르듯이 다양하다. -체성(體性)편-   창작의 구성단계에는 반드시 두 가지 근심거리가 있게 된다. 생각의 이치가 막혀 있는 사람은 내용의 빈약함을 고민하고, 언어표현이 넘쳐나는 사람은 표현이 번잡해지는 것을 근심한다. 식견을 넓히는 것이 작품의 빈약한 내용을 보충하는 양식이 되고 논리의 일관성이 표현의 번잡함을 방지하는 약이 된다. 식견이 넓으면서도 논리에 일관성이 있으면 창작의 구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신사(神思)편-   문심조룡(文心雕龍) 15~16   15) 작품 전체의 구조적인 질서   부회(附會)란 무엇인가? 문장의 이치를 총괄하고, 시작과 끝을 통일시키며, 어떤 것을 쓰고 말 것인지에 대해 결정하고, 문장의 각 부분을 통합시키고 작품 전체를 종합하여 내용이 풍부하면서도 산만하지 않게 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이는 마치 건물을 지을 때 기초와 구조에 주의해야 하고 옷을 마름질한 후에 바느질을 해야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재능 있는 아동이 문장을 배울 때는 반드시 문장의 체제를 바르게 하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 나타내려는 사상과 감정으로 정신을 삼고, 글에 인용될 내용들을 골격으로 삼으며, 미적인 언어문자 표현을 피부로 삼고, 성률을 소리로 삼는다. 그런 연후에 채색을 베풀 듯 문장의 수사를 다듬고, 조화로운 운율의 아름다움을 도모하여 쓸 것은 쓰고 버릴 것은 버려서 체제의 균형을 잡는다. 이것이 문학적인 구상의 원칙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문장에는 종류도 많고 갈래도 많다. 지류를 정리하려면 본류에 근거해야 하고지엽적인 것을 정돈하려면 근간을 따라야 한다. 그러므로 언어문자를 배치하고 뜻을 안배하는데 있어서는 작품 전체의 원칙으로 이들을 총괄하는데 힘써야 한다. 이러한 원칙은무수한 길을 달리다가도 결국은 모두 같은 길로 돌아오게 하고 수많은 생각을 하나의 결론으로 정리하게 해준다. 다양한 문장의 논리가 번잡하다 해도 본말이 전도되는 모순이없도록 해주며 비록 다양한 언어표현이 넘쳐나도 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준다. 나무들이 해를 향해 가지를 뻗는 것처럼 명확하게도 하고, 해가 지면 자취를 감추는 것처럼 함축적이게도 하여, 수미가 긴밀한 연계로 일관되게 하면서도 표리가 일체화되도록 하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부회의 방법이다.   화가가 인물의 머리카락에 신경을 쓰느라 얼굴 전체적인 모습을 바꿔버린다거나, 사수가작은 부분만을 겨냥하다가 벽마저도 못 쏘게 되는 것처럼, 지엽적인 부분을 정교하게 다듬다보면 전체적인 통일성을 상실하게 된다. 그러므로 마땅히 일척(一尺)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일촌(一寸)에 구애되지 말아야 하고, 일심(一尋, 八尺)을 바르게 하기 위해서는 일척에 구애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니, 전체적인 미적효과를 위해 부분적으로 잘된 부분은 희생시킬 줄 아는 것이 바로 창작상의 기본원리인 것이다.   문학표현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에는 정해진 법칙이 없고 작가의 생각 역시 복잡다단하다. 너무 간략히 하면 의미가 고립되고, 지나치게 번잡하면 말에 조리가 없어진다. 급하게 쓴것은 오류가 많게 되고, 지나치게 머뭇거리고 주저하면서 써도 문장에 해가 미친다. 또한사람마다 부여받은 재기가 다르고 생각하는 방식 또한 같지 않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단번에 써내려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금씩 모아서 단편적인 것을 쌓아가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단번에 써내려가는 사람은 별로 없고, 단편적인 것들을 쌓아가는 사람은 상당히 많다. 문장을 통괄하는 실마리를 잃어버리면 언어문자 표현의 맛도 반드시 혼란스럽게되고, 내용의 맥락이 통하지 않으면 문학의 체제도 반신불수가 되어 버린다.   문장 전체의 구조적인 원리에 대한 깊은 인식이 있어야 문장의 각 부분들을 조화롭고도자연스럽게 결집시킬 수 있다. 이는 마치 나무의 아교질이나 돌에 붙어 있는 옥처럼 자발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네 필의 말은 각기 힘이 다르지만 여섯 줄의 고삐는 거문고의 줄처럼 가지런해서 나란히 달릴 때면 수레바퀴의 살들이 하나의 바퀴통에 모이게 되는 것이다. 문장을 짓는 방법도 이와 같다. 가고 멈추는 것은 마음에 달렸으며 느리고 빠른 것은손에 달려 있으므로 한결같은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삐를 조절해야 한다.   그러므로 말을 잘 가져다 붙이는(附辭) 사람은 뜻이 전혀 다른데도 간담(肝膽)처럼 밀접한관계를 가진 것으로 만들고, 뜻을 모으는(會意)데 졸렬한 사람은 긴밀히 연결된 것도 남북처럼 멀게 느껴지게 만들어 버린다. 한 장(章)을 고치는 것이 새로 한 편을 짓는 것보다 어렵고, 글자를 바꾸는 일이 구절을 바꾸는 것보다 힘드니, 이것은 이미 증명되었던 것이다. 옛날 장탕이 임금에게 올리는 글을 작성했을 때 재차 거부되었고, 우송이 기초한 임금에게 보고하는 글도 몇 번이고 반환되었다. 이는 모두 이치와 내용이 분명하지 않고 문자표현과 주제가 조화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관이 원고를 고치고 종회가 글자를 바꾸었을 때, 한나라 문제가 특이한 글이라고 감탄하고 진나라 경제가 좋은 작품이라고 칭찬한 것은 곧 이치가 통하고 내용이 분명하며, 사고가 민첩하고 언어문자 표현이 타당했기때문이다. 이것을 통해 볼 때, ‘부회’를 잘하고 못하는 것이 얼마나 큰 차이인지 알게 된다.   붓을 놓고 문장을 매듭짓는 것은 예컨대 배를 타고 노를 짓는 것과 같고, 언어문자를 안배하여 맥락이 통하게 논리를 구성하는 것은 고삐를 잡고 채찍을 휘두르는 것과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한 기세로 일관될 수 있으면 기탁한 뜻이 깊어져 여운의 미가 오래도록남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시작은 뛰어난데 그 뒤의 구절이 초라해져 버리면 결말의 기세가 막힐 것이고 여운의 미도 없게 될 것이다. 이것이 에서 “볼기에 살이 없으면 그 행보가 힘들어진다.”라고 한 뜻이다. 수미가 서로 상관되도록 하는 것만이 부회의본질적인 작용이다. 이렇게 되기만 하면 부회의 작용에 대해서는 더 이상 덧붙일 것이 없게 된다.   정리하여 보자.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는 작품에 계통을 세우는 어려움은 감정의 변화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가지와 잎이 잘 정돈되게 하여야 한다. 작품의 이치와 작품의 묘미가 서로 부합하면 서로 동떨어진 갈래들도 자연스럽게 연계된다. 음악의 조화로움 같이 마음의 소리인 문장도 능히 조화를 이룰 수 있다. -부회(附會)편-     16) ‘용재(鎔裁)’의 방법으로 작품 내용과 형식의 알맞은 조화를 도모하기   작품의 전체적인 구상이 이루어지면 그 가운데 수사도 더불어 진행된다. 작가의 기질에따라 강건함이나 유연함으로 기본적인 구상을 설립하고 전통과 창작성을 살려서 시기에적절하게 대응해가는 것이다. 기본적인 체제가 정해지고 나면 생각이 한쪽으로 치우치기도 하고, 또 시기에 따르는 것에는 일정한 법칙이 없으므로 언어문자 표현이 번잡해지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작품의 내용을 정제하는 ‘용법(鎔法)’과 표현의 군더더기를 제거하는 ‘재법(裁法)’에 있다. 즉 작품의 내용을 잘 정리하고 작품의 표현을 적절하게교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장의 구상을 바르게 정리하는 것을 ‘용법’이라 하고 군더더기의 말을 제거하는 것을 ‘재법’이라 한다. ‘제법’에 의해서 잡초처럼 우거진 불필요한 표현들을 제거하고 ‘용법’에 의해서 으뜸 되는 큰 줄기를 분명하게 드러낸다. 비유하자면 대목에는 먹줄로 가름새를 치고 도끼로 쓸데없는 부분을 쪼개내는 것과 같다. 쌍 엄지발가락이나 육손이는 천성적으로 불필요한 여분이 생겨난 것이며, 혹이나 사마귀도 신체 형태에 있어서 불필요한 여분인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논지가 중복된다면 그것은 쌍 엄지발가락과 같은 내용상의 기형이며 동일한 표현이 중복된다면 혹처럼 표현상의 군더더기가 될 것이다.   문예구상을 막 전개해 갈 때는 언어문자 표현이 번잡해서 고민을 하게 된다. 사람의 마음은 저울이 아니기 때문에 전체적인 구조의 안배에 있어서 균형을 잃기가 쉽다. 그러므로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먼저 다음의 세 가지 규칙을 세워야 한다. 먼저 표현하고자 하는 심정에 입각해서 체제를 정해야 한다. 다음은 내용에 합당한 사례들을 찾아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요점을 잘 표현해낼 수 있는 언어문자 표현을 찾아야 한다. 이렇게 한 다음에 구체적인 서술로 살을 붙이고 언어문자 표현을 다듬어가는 것이다. 먹줄로 줄을 놓고 불필요한 부분은 깎아버리기 때문에 수미가 원만하게 합쳐지고 일관된 조리를 지니게 되며 전체적인 질서에 계통이 서게 된다. 만약 작가가 이러한 규칙을 지키지않고 마음 내키는 대로 언어문자 표현을 해나간다면 불필요한 부분들이 생겨나서 군더더기가 많아지게 마련이다.   세 가지 기준이 정해지면 다음에는 자구(字句)를 검토해야 한다. 자구에 깎아내릴 만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작품에 결점이 있다는 증거며, 한 자도 깎아낼 것이 없게 될 때 작품은정밀한 표현을 이룬 것이 된다. 작품에는 세밀한 논리와 요긴한 표현만으로 극히 간략하게 압축한 것이 있는가 하면 자유로운 심정을 유창한 표현에 담아낸 풍부한 표현의 글도있다. 그러나 간략한 표현이냐 풍부한 표현이냐 하는 것은 작가의 개성에 달린 것이다. 길게 하자면 두 개의 구절도 하나의 작품으로 늘일 수 있고 줄이자면 하나의 작품도 두 개의 구절로 축약할 수 있다. 생각이 풍부한 사람은 부연을 잘하고 논리적인 재능을 지닌 사람은 축약을 잘한다. 축약을 잘하는 사람의 언어문자 표현은 글자를 간단히 줄인다 해도 의미가줄어들지 않으며, 부연을 잘하는 사람의 언어문자 표현은 다양한 언어문자 표현을 구사해도 의미가 잘 드러난다. 자구를 깎아내면 의미도 사라지는 경우는 문장력이 부족한 것이지 요점을 파악한 것이 아니며, 다양한 언어문자 표현을 구사한다고 하면서 표현이 중복되는 것은 쓸모없는 표현들이 잡초처럼 무성한 것이지 풍부하고 다양한 언어문자 표현을 이룬 것이 아니다. -용재(鎔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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