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다 (외 5수) – 강려
혼자 까까머리 된
불치병 걸린
이슬어깨
팔 얹으며
민들레가
박박 깎은 머리 쳐들고
해해해
발 헛딛어
찰방 물에 빠진
솔바람
해누나 내민
해살 잡고
솔솔
냇가에 기여나온다
해님과 실비
도르르
해살 풀어 너비 재는
해님
강아지풀
움츠린 어깨
쪽 폅니다
실비(雨) 살랑 두르며
바람이
둘레 잽니다
가만히
허리 동그랗게
공기 쬐끔 빼는
이슬풍선
그늘
작은 새들
더위 먹지않는건
하늘이
흰구름 펼쳐들고
서있는 까닭이다
해살 내리는 날
나비의 볼
타지 않은 리유는
초롱꽃이
동그랗게
잎을 펼쳐주기때문이다
첫눈
첫걸음마 내딛고
어깨 으쓱 들먹이며
우쭐우쭐
뽀드득
찍히는 첫발자국 보며
동그래지는 눈빛
호기심 읽는데
친구 하고파
가랑잎 팔에 손 얹는
첫인사 수줍다
겨울비
뱅그르
미끄럼 타다가 넘어진
락엽 일으켜 세우곤
무릎에 묻은 먼지
톡-톡 털어준다
길 잃고 우는 겨울
집에 데려다 주고
잘 있어.
손 흔들며 돌아선다
눈사람
해살 내민 손
마주 잡으면
하얀 손등
사르르 녹을가봐
눈빛 반짝이며
눈 인사만 하네
코등이
빨갛게 익은건
홍당무로
빚은 까닭임을
눈동자 뙤록거리던
멍멍이만 눈치채네
2022년 6월 연변인민출판사 아동문학작품집 ”꽃구름”에 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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