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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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새해의 문턱을 넘으며(외 1수) 댓글:  조회:1002  추천:4  2013-01-18
새해의 문턱을 넘으며(외 1수)   김학송   오는 눈이 하늘의 축복을 데려온다 가는 세월이 묵은 번뇌를 데려간다 드르릉- 코노래 부르는 세월이 물레바퀴에 앉아 빙글빙글 돌아간다 너와 나의 운명도 돈다 오는것이 가는것이고 가는것이 오는것이다 이 겨울의 높은 고개 넘어서자면 우리는 아직 더 많은 옷을 벗어야 한다 더 밝은 아침을 웃으려면 우리는 아직 더 어두운 밤길에 울어야 한다 네가 꾼 악몽이 결코 나의 행복일수는 없고 너의 슬픔이 결국 나의 상처로 된다는걸 알아버릴 쯤이면 영혼의 매듭은 사라지고 우리의 동산에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가 뜨리라   마지막 눈   보리밭이 무너지게 덧쌓인 눈은 들꿩의 무덤이 되여야 했다   농부들은 얼떠름한 흥분으로 긴 겨울의 도래를 웃어야 했다   배나무집 할아버지의 긴 수염발은 이 고장의 추운 꿈을 휘날리는가   흰 소리가 묻은 화살이 나의 눈물에 꽂히던 날   저물도록, 시골의 하늘은 흔들리였고 우리의 들판에는 마지막 눈이 내리고 있었다
23    [시] 항주인상 (김학송) 댓글:  조회:869  추천:13  2010-10-23
항주인상김학송 1 뿌리 깊은 세월이 울창한 숲으로 시간의 신선함을 노래하는 곳 력사로인의 무릎아래 현대아이들이 둘러앉아 하늘의 이야기에 귀를 강구는 곳 과거와 미래가 현실의 활주로에서 화려한 비상이 시작되는 곳 등 돌리는 사이에 아차! 천년광음이 엇바뀌는 곳 서시의 고운 눈망울속에서 마르잖는 령감이 생산 되는 곳 항주는 오래된 우물에서 나래쳐오르는 거룡의 눈동자             2 력사와 말걸어보다가 현재와 투정부려보다가 남송어화원의 전래석위에 걸터앉아 옛날의 바람을 마시다가 천년고목이 기지개 켜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일어선다 희고 검고 붉고 짓누런 온갖 색갈의 꿈들이 서호의 창공을 떼지어 날으는 항주는 꿈밭이다 과거를 딛고 미래가 솟구치는 꿈밭이다 쉬익-쉬익- 태풍의 소리보다 더 큰 소리로 감성의 옷자락, 꿈의 날개 퍼덕이며 항주,항주는 꿈밭이다 이 도시 거니는 나의 발자욱에도 파르르 파르르 꿈이 돋아난다 연변일보 2010-10-21
22    [시]신년유감 댓글:  조회:728  추천:15  2010-05-17
신년유감 - 쉰고개를 넘기면서     김학송     마지막 일력장이 짐이 된다고 생각되는 날 나는 산에 올라 하늘을 찢으려 했다   높지 않은 구름너머 누군가 나의 아명을 부르고있다   굶주린 태양이 내 젊음의 일기를 훔쳐 볼때 깊은 어둠에서 기여나온 오십마리 작은 벌레들은 죽은 시간의 골회를 핥고있었다   빈 마당 굴러가는 굴렁쇠 그 흔적우에 고인 피   헐벗은 웃음소리 아쉬움 한장     -1993년       - <중국조선족 명시> 에서 선정.
21    [시]리혼하기 어려운 리유 댓글:  조회:773  추천:18  2010-05-08
리혼하기 어려운 리유   김학송     앙상한 돌밭에 돋은 새 싹이 가여웁다   열 받은 보습날이 팍! 팍! 불꽃을 튕기지만   씨톨을 터치고 죄없이 돋아난 이쁜 새 싹 뿌리를 내린 그 돌밭마저도 버릴수 없는 슬픔이다     -1990년       - <중국조선족 명시>에서 선정.  
20    [시]갈대(김학송) 댓글:  조회:697  추천:19  2010-04-25
갈대   김학송     가슴에 멍 들어 춤 추는 가을여자   비워둔 마음 한끝 그리움은 말 달리고   어둠은 깊은데   하 아 얀 피리소리…     -2001년     시인략력: 김학송,1952년 길림성 도문시 곡수촌 출생.연변대학 조문학부 졸업.시집 <사랑은 바람이 아닌거야>외 17권. 현재 연변가무단 전속작가.       - <중국조선족 명시> 에서 선정
19    [시]혼의 노래(김학송) 댓글:  조회:1522  추천:17  2010-04-02
혼의 노래--내 사랑 연변 김학송 장백산 아래 백도라지꽃이 하아얀 혼불로 타오르는 곳 여기는 연변, 조선족의 고향이라오 흰옷 입은 사람들이 오손도손 모여서 청자빛 행복 빚어가는 곳 나의 탯줄이 묻혀진 땅 나의 첫 꿈이 깃을 편 하늘 정녕 감격 없이는 바라볼수 없는 산발이며 언덕 정녕 눈물 없이는 다가설수 없는 내물이며 들판 아, 얼마나 많고 많은 사연들이 여기에서 피여나 래일로 래일로 뻗어갔던가! 쪽박 차고 두만강 건너 남부녀대 허위허위 이 땅에 정착한 그날부터 우리의 선친들은 온몸이 괭이 되어 화전 일구고 목숨 바쳐 이 터전을 지켜왔거니 백두천리 눈보라는 알고 있다 만고밀림 산안개는 알고 있다 이 고장의 래력을 뿌리 깊은 세월을… 뒤동산을 붉게 물들인 진달래는 고향 위해 목숨 바친 지사들의 넋이런가? 옥야천리 감돌아 흐르는 물은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그네들이 흘린 숭고한 땀이런가? 구수하 고동하 홍기하...어디라 없이 봄을 빚는 간민(墾民)들의 푸른 정서 넘실거리고 마반산 사방산 오봉산...그 어디에나 아름다운 항일의 피가 물들어 있다 겨레의 혼이 유유히 흘러가는 강 겨레의 기상이 층암절벽으로 솟아오른 산 우리가 버리고 가기에는 너무나 보배로운 강산임을 우리가 등지고 떠나기에는 너무나 귀중한 고향임을 2 어디서 들려오나 번지 없는 구름들이 뭉게뭉게 아리랑 고개 넘는 소리 어디서 들려오나 회벽 하얀 초가집이 맥 없이 쓰러지는 소리... 우린 지금 선인들이 유산을 저당 잡히고 피둥피둥 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린 지금 자기의 둥지 털어 불을 때며 따뜻한 겨울을 노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너와 나 하나 하나가 고향집 기둥이요 연목가지인데 하나 둘 빠져나가면 와르르-- 저 하늘이 무너지는데... 3 황금에 목 마른 꿈이 아이들의 눈물 딛고 행진한다 더 큰 만남을 위해 헤여지는 사람들 돌아오기 위해 길 떠나는 사람들 언젠가는 돌아오리 그리움의 강을 건너 바람의 문 닫고 돌아오리 4 주머니가 조금 비여도 좋다 내 부모 내 형제 내 정든 사람들과 늘 함께 할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 혼이 있는 기쁨 뿌리 있는 행복이다 소쩍새도 고향쪽 가지에 둥지를 튼다 연어도 태여난 강을 거슬러 오른다 그 누가 굽은 나무 선산을 지킨다 했던가? 나도 굽은 나무 되리라 나도 못난 나무 되리라 지지리 못난 나무가 되여 고향의 성산 푸르게하리라 5 산들이 새날을 웨치며 달려온다 들판이 바다를 꿈꾸며 달려간다 사과배꽃이 위대한 정신처럼 피어난다 여기는 산천초목, 삼라만상, 그 모두에 눈물겨운 사연 깃든 내 조상의 성역 내 후손들의 보금자리 6 우리 아이들이 우리말로 우리노래 부르는 곳 진달래 동산에 자치기발 펄펄 휘날리는 곳 떡메소리 막걸리에 흥타령이 절로나는 곳 시원한 랭면에 령혼마저 맑아지는 곳 상모춤 장구춤에 오래된 미래가 달려오는 곳 순이 옥이… 꿈에 젖은 이름들이 해란강 언덕에 민들레 꽃으로 피여웃는 곳 한피줄 동포들이 오손도손 정을 나누며 술잔을 높이 들어 해와 달을 마시는 곳 아, 연변이여 7 두만강에 가보아라 거기 뒹구는건 조약돌이 아니라 선사시대의 돌칼과 돌도끼란다 모아산 하늘을 바라보아라 훨 훨 나래치는건 수리개가 아니라 별을 움켜쥐는 우리의 기백이란다 평강벌의 쑥부쟁이를 만져보아라 따스한 살온기 전해온다 성자산성 너럭바위 위에 앉아 보아라 멀리 구름너머 하늘의 말씀 들려온다 언덕마다 들판마다 옛말이 숨쉬는 곳 나무마다 바위마다 전설이 주렁진 곳 골마다 계곡마다 자음과 모음이 돌돌 여울져 흐르는 곳 여기는 연변- 세상에 하나뿐인 조선족의 고향! 아리랑 장단에 어얼쑤- 천년만년 우리 노래 불러야 하리 후손만대 혼의 노래 불러야 하리
18    [시] 아이들의 새해 소망 (김학송) 댓글:  조회:714  추천:27  2010-02-26
아이들의 새해 소망김학송해가 뜨오아홉살 순이네 들창가에열두살 돌이의 가슴에도기다림에 지친새해의 해가 뜨오해해 년년 이맘 때부모 오길 기다리며조막손에 힘을 모아소원 삭삭 빌었건만해가 가고 달이 가도온다던 이들은 아니 오고눈 먼 바람만 사정없이어린 가슴에 불어왔소외할머니등에 기대또다시 빌어보는 피맺힌 소원저 해야 들어주 어린 마음 들어주!타향살이 영영 접고 엄마 아빠 돌아오소돈 보다는 정을 먹고 살고파요!내 마음속 해님을 돌려주세요해처럼 둥근 가정에환한 꿈이 넘치게 하소서!...연변일보 해란강문예부간 제1373기 (2010.2.5)
17    [시]예감의 새.3(김학송) 댓글:  조회:547  추천:19  2009-10-29
예감의 새.3김학송하늘이 추위에 사로잡힌 날해님도 하얀 무서움에 몸을 움츠린다자유를 비상하던 새들도 두려움에 몸을 떤다젖은 날개에 하루를 싣고세월강가의 흔들리는 바위우천년 고목에 깃들이여젖은 꿈을 말린다달님도 앓고있다앓는 달의 손이 꿈을 만지니꿈들이 살아나또 다른 새가어둠을 찢으며 총알처럼 날아간다.
16    [시]예감의 새.2(김학송) 댓글:  조회:578  추천:18  2009-10-29
예감의 새.2김학송주둥이가 온통 밤빛의 털 대신가시가 돋친 새가 하루 종일사람의 숲에서 날다가사람의 소리를 먼 숲으로 옮겨간다숲에는 사람의 냄새가 난다이상한 연기가 이상한 불이 되여 피여오른다가시 돋친 새는 불에 한번 뛰여든 후에다시 뛰쳐나와 말하는 새로 변하였다새의 둥지는 깨여졌다깨여진 둥지에는 사람의 발자국이 놓여있고나무잎의 술잔에는 숱한 거짓의 소리들이이슬처럼 눈을 깜박이고있었다후에 새는 숲을 떠났다새가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모른다.
15    [시]예감의 새.1(김학송) 댓글:  조회:695  추천:15  2009-10-29
예감의 새.1김학송어떤 곳에 왔다몹시 편리화가 되여있다자동차는 서있고길은 달린다모든 살아있는것들이 멈춰서고모든 죽었던것들이 달리고있다.
14    [시] 달리는 항아리 댓글:  조회:869  추천:22  2009-05-14
긴 항아리가 도시를 질주한다 -쌍바! 쌍바! 1원짜리 한 장이 손을 들면 무 뽑듯 제꺽 당겨올린다 항아리가 꽉 미어지게 콩나물이 자랐지만 두부 앗듯 눌러짜며 연해연송 -쌍바! 쌍바! 먼저 난 콩나물 발에 허연 뿌리가 돋았는데도 끝없는 항아리의 배는 채워지지 않고 콩나물은 콩나물끼리 얼굴을 돌린다 -쌰! 싸! 콰이! 콰이! 쫒기듯 떠밀려 항아리속을 빠지면 그새 늙어버린 콩나물은 후-안도의 숨을 쉬고 항아리는 또다시 새 콩나물을 포식하며 하이에나처럼 질주한다
13    내가 시인이 된것은... 댓글:  조회:877  추천:26  2009-02-27
그대를 사랑했던만큼으로 나의 생명은 시에 가까웠습니다 그대를 부르는 간절함만큼이나 나의 시는 세계에로 향한 막을수 없는 진실이었습니다 그대가 나에게 보여준 그 은밀스런 눈빛과 재일수가 없는 수집음의 깊이처럼 나의 시는 신비로움을 간직한 안개의 언어였지요 그대를 느끼는 분량만큼으로 나의 시는 한도 끝도 없는 꿈의 련서였으며 우리가 헤어졌던 거리만큼이나 나의 시는 아픔으로 익어가는 성숙이었습니다 더불어 땀 흘린 우리 청춘의 밭이랑만큼 나의 시는 나의 고향과 젊은 그대에게 바치옵는 긴-긴 향수였으니 나를 시인으로 만든것은 부모님, 그리고 그대입니다
12    눈이 내립니다 댓글:  조회:858  추천:23  2009-02-27
이해도 막가는, 허허로운 시간의 빈 들녘에 푸실푸실, 상실의 애수인양 눈은 내립니다 비여지는 땅위로 눈은 내립니다 사랑한다는것은 그리워한다는것입니다 그리워한다는것은 고독하다는것입니다 고독하다는것은 홀로 자기를 느낀다는것입니다 홀로 자기를 느끼는 순간만은 인생이 허무함을 알아봅니다 그리고 가슴은 가난한 사랑으로 가득합니다 홀로 자기를 느끼는 날, 눈이 내립니다 걷잡을수 없는, 허허로운 가슴의 빈 하늘에는 그대의 눈물이 가득합니다
11    김학송 프로필 댓글:  조회:1028  추천:37  2009-02-27
김학송 략력 출생: 길림성 곡수촌 학력: 연변대학 조문학부1980년 문단 데뷔 시집(사람의 숲에서 사람이 그립다), 동시집 (봄비는 전화선) 등 다수 출간 윤정석 아동문학상, 전국소수민족문학상 (준마상) 등 수상 연변문학월간사 시편집 --------------------------------------------
10    [시]가을 댓글:  조회:855  추천:22  2009-02-05
가을해빛에 한껏 젖은 단풍잎은바람이 없어도 제 무게에 진다  해빛과 함께 떨어지는 단풍잎은땅에 누운 제 그림자를 지운다단풍나무는 화려한 옷을 벗어놓고제가 라체가 된줄도 모르고 서있다  나뭇잎이 거의 다 지고나면가장 밝고 조용한 가을을 맞는다.
9    [시] 이 (김학송) 댓글:  조회:975  추천:35  2009-01-08
이 김학송내 동년을 꼭꼭 물어뜯던 이, 가난의 광야를 누비며 끝없는 점선으로 이어지던 눈부신 이들의 행진 밤마다 화로불에 속옷 쬐우면바글바글 뛰쳐나와 도망치는 이들을 한놈 두놈 불의 혀속에 집어넣었지 탁! 탁! 폭죽처럼 터지는 황홀한 살냄새 아무리 잡아도 풀싹처럼 자꾸자꾸 돋아나던 이의 뿌리어느날부터인가 그 흔하던 이들이 종적도 없이 사라지고 이가 머물던 자리에 고독이라는 손님이 슬그머니 자리 잡고 앉았으니 가끔 이가 그립다.연변일보 2009.1.8
8    [시] 고향엔 내 이름이 없다 (김학송) 댓글:  조회:1046  추천:25  2009-01-08
고향엔 내 이름이 없다김학송머리 풀어헤친 바람결에는 청보리가 흘리는 눈물의 냄새가 난다 시간이 느릿한 발걸음으로 뒤짐 짓고 령을 내린다 안개에 찔려 눈 먼 기차가 풍경을 밟으며 술병속으로 들어간다 버드나무숲을 등진 골짜기에선새들의 눈물이 여울져 흐르고 해고 당한 소들은 거꾸로 서서 비자루같은 꼬리로 내 유년의 하늘을 지우고있다누군가를 기다리다 잠들어버린 어린 쑥들을 하나하나 흔들며 기웃거려도 구름이 락엽 빚는 소리만 들릴뿐, 고향엔 내 이름이 없다.연변일보 2009.1.8
7    [시] 신년의 날개 (김학송) 댓글:  조회:940  추천:29  2009-01-08
신년의 날개김학송가슴으로 물어뜯은 마지막 달력장이 날아간다, 미지를 푸덕이는 날개가 되여 뒤안길에 력사로 된 아쉬움 한자락 남겨두고 푸릉푸릉 솟구치는 세월이 성스러운 광환에 휩싸여 오래된 꿈이 하늘 여는 곳으로 날아간다 비여지는만큼 가득 차는 너와 나, 이제 아홉겹 하늘 옷 한겹 한겹 벗겨 입고 하아얀 눈송이 같은 축복의 날개—신년의 날개에 두둥실 앉아 신나는 생명려행 무지개언덕우에 집 짓고 웃으리!연변일보 2009.1.8
6    [단상] 시인의 가치와 효용성 (김학송) 댓글:  조회:866  추천:25  2008-06-23
시인의 가치와 효용성  김학송 감동이 증발하고 인정이 추방된 세상에 대체 시인은 필요한 존재인가?  물질만능의 세월에 시는 웬 뚱딴지같은 시란 말인가?  혹자는 이런 의혹을 제기해올수도 있다. 그렇다. 세상은 갈수록 삭막해가고 물질이 인간을 지배하는쪽으로 급속히 기울어져간다. 정신적인 카오스의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있는것이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겉에 드러난 현상일뿐 삶의 전부의 본질은 아니다. 사람이 살자면 우선 먹을 밥이 있어야 하고 입을 옷이 있어야 하고 잠잘수 있는 집이 필요하다. 이것은 삶의 기본조건들이다.  그밖에 공기처럼 해살처럼 만질수는 없지만 지극히 소중한것이 있으니 그게 바로 문학이요 음악이요 시이다. 시는 정신의 밥, 정신의 옷, 정신의 집이라고 할수 있다. 여느 동물과는 달리 인간은 문화적인 동물이기때문이다.  단순 의식주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높은 지표을 향한 몸부림이 인간을 시와 문학을 옹호하게 하는것이다.  시는 생활의 품위와 품격을 높여주는 가장 훌륭한 도구이다. 그래서 유사이래 호연지기가 있는 영웅남아들은 거의 모두가 시를 써서 자신의 드넓은 흉금과 드높은 의기를 표현하였다.  허다한 사람들은 시를 가까이 하려다 다가설수 없으니 야릇한 분노와 시기심에서 타매할뿐이지 본심은 그게 아니다. 시가 중요하고 또 대단히 매력적이라는것쯤은 알고있다.  나의 작은 체험으로 보면 시는 시보다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왜냐하면 마음이 보이잖는 곳에 꿈의 집을 짓는 까닭이다. 그 집에는 해와 달이 찾아오고 신선이 춤을 추고 바람이 놀다 간다. 시는 지상과 천상을 련결하는 신비로운 통로이다. 시인의 집은 가난해도 풍요롭다. 시인은 마음의 귀로 듣고 마음의 눈으로 보는 사람들이다. 하기에 그들에겐 꽃이 웃는 소리, 돌이 말하?소리가 들리고 새와 나무가 흘리는 눈물도 보인다. 모든 사물과 령혼의 대화가 가능하다. 마음의 눈으로 보고 듣기때문이다.  그들은 찰나속의 영원을 보아내며 신과 가장 가까운 친구로 사귄다. 무한히 작은것에서 무한히 크고 위대한것을 보아내며 작은 행복에서 큰 감사와 큰 의미를 깨닫는다. 하기에 속인들이 느낄수 없는 신성한 령역에서 마음은 독립하고 정신은 자유롭다. 하나의 완정하고 독자적인 세계를 갖고 사는게 시인이다. 그들의 삶의 질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보이잖는 거대한 재부를 가진 사람들이다. 하기에 시인은 가난해도 행복하다.   <<연변문학>> 2008년 4월호
5    [수필] 산삼과 장뇌삼 (김학송) 댓글:  조회:900  추천:28  2008-06-23
산삼과 장뇌삼 김학송                       산삼이 몸에 좋다는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몇해전 백두산에서 천년산삼이 발견되여 세상을 놀래우기도 했다. 지네처럼 생기고 실근이 되게 많아 보기에도 의아하고 신기했다. 그런 초특급산삼은 보는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과시 국보급이요 자연문화재에 속할만도 하다.  신농본초경에 따르면 산삼은 약초의 으뜸이라고 한다. 오장을 돕고 눈과 정신이 맑아지게 하고 건강장수에 유익하다고 한다.  산삼은 산중보물이요 신의 뜰에서 자라는 선약이기도 하다. 그만큼 희귀하고 존귀하다는 말로도 된다. 요즘은 공해가 극성을 부리는지라 산삼같은 자연약초가 더없이 그리워질수밖에 없다.  그런데 무릇 귀한것은 흔치 않은 법이다. 산중에도 아주 깊은 산, 사람의 발길이 전혀 닿지 않는 곳에만 자생하는게 산삼이니 그 값이 천정부지로 뛰여오름도 리해할만한 일이다. 산삼은 늙을수록 명품으로 친다. 그러나 짐승에게 짓밟히고 뜯기우고 하다보면 온전히 오래 살아남기가 조련찮다고 한다. 산삼이 귀한 대접을 받는것은 원체 희소하기때문이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일정 수량만이 자생하고 대량생산이 불가능하기때문이다. 인공이 가미되지 않고 자연의 순리에 따라 아주 천천히 크기때문이다.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에서 오염되지 않은 공기와 이슬을 마시고 비바람과 눈보라에 시달리면서 조금씩 조금씩, 아주 서서히 자라기에 무공해약초의 으뜸으로 각광을 받는다.  신령한 산기와 신비한 구름을 마시며 면벽수도하는 수도승처럼 내면의 깊은 곳에 은밀한 에너지를 다져가는 신선초! 그런 산삼이니 어찌 귀하지 않을손가?  산삼이 좋다 하니 산삼을 흉내내는 약초가 있다. 장내삼이나 양삼이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장내삼은 산삼의 흉내를 아주 그럴사하게 낸다. 생김새도 꼭 산삼을 닮았는데 산삼보다 신수가 더 멀끔하게 생겼다. 진짜 프로가 아니면 진위를 분별하기가 참 어렵다. 장내삼의 특점은 쾌속성장, 대량생산이다.  계산이 밝은 사람들이 깊은 산속 여기저기에 산삼씨를 뿌리고 인공적으로 키워낸다. 일부 얌치족들은 그런 장내삼을 진짜산삼으로 둔갑시켜 폭리를 챙기기도 한다. 장내삼이 가짜산삼이라면 문단에도 그와 류사한 례가 있다. 인공적으로 조작해낸 무병신음의 시가 그것이다. 온갖 양태의 가짜시들이 진짜시인척하는게 현실인듯하다.  진짜시를 쓰자면 산삼이 자라듯이 맑은 령혼의 토양이 있어야 한다. 오염을 등진, 깨끗한 정신의 뜰이 마련되여야 한다는 얘기다. 거기에 운명처럼 떨어진 시정의 씨앗이 맑은 꿈과 처절한 아픔을 마시며 오랜 시간을 거쳐 조금씩 조금씩 자라나 사색의 뿌리를 키우고 형상의 잎을 펼치고 서정의 열매를 맺는다. 관건은 뿌리이다. 우선 뿌리가 튼실해야 한다. 뿌리가 약한데 줄기만 도장하면 비바람에 쓰러진다. 중요한것은 불결한것으로부터 자기의 순결을 지키는 일이다. 어느 싱거운 사람이 성급한 마음에 화학비료를 뿌리거나 생장자극소를 분무한다면 대바람에 슈퍼산삼이 될수는 있지만 그 시각부터 산삼은 산삼이 아니다. 장내삼이나 양삼으로 퇴락하고만다.  장내삼이나 양삼과 근사한 사이비시가 생산되는 원인은 시인의 생리에 대한 무지거나 극단적인 허영심 또는 어떤 탐욕에서 온다. 시인의 영예는 유혹적이지만 장기간의 피타는 노력은 원치 않으니 아예 과정은 생략하고 결과만 취하는쪽으로 가닥을 잡는다. 차차 그게 습관이 돼버린다.    문단이 허위나 가짜를 추호도 용납하지 않는 성역임을 모르고 하는 유치한 장난이다. 진짜시는 산삼을 닮았다. 오랜 시간의 시련과 함께 자라난다. 삶의 처절함을 온몸으로 감내하며 된장이 발효하듯 오랜 숙성을 거쳐야만 마침내 아름다운 맛― 개성적인 서정으로 피여난다.  평지돌출이나 일확천금은 있을리가 만무하다. 문학은 가장 진실하고 가장 맑은 령혼만이 그곁에 다가설수 있는 성역이다. 신의 뜰에 자라는 산삼처럼.  <<연변문학>> 2008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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