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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명태 댓글:  조회:584  추천:0  2010-02-13
'명태'라는 가곡이 있다.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밤늦게 시를 쓰다가/쇠주를 마실 때/(카아!)/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짜아짝 찍어지어 내몸은 없어질지라도/내 이름만 남아 있으리라... .' 한국전쟁 때 종군작가로 활동하던 양명문의 시에 미8군 통역관이었던 작곡가 변훈이 곡을 붙인 가곡'명태'는 해학과 비장감이 잘 어우러진 절창이다. 노래에서처럼 명태는 가난한 시인이 소주안주로 먹을 만큼 서민적 생선이었다.   먹을게 부족했던탓이었는지 명태요리는 놀랄만큼 다양하다. 포를 떠서 부치는 전은 제사상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었고 술꾼들은 국이나 찌개로 쓰린 속을 달랬다. 내장은 창란젓,알은 명란젓,머리는 귀세미젓으로 담갔다.명태 구이나 김치 두부장 식해 순대 등도 별미로 꼽힌다.어느 부위 하나 버리지 않고 맛깔스런 음식으로 만들어낸 지혜는 예술에 가깝다.   이름도 여럿이다. 어류학자 정문기가 쓴 '어류박물지'에는 무려 19개의 별칭이 나온다.신선한 생태를 뜻하는 선태(鮮太),말린 건태,반쯤 말린 코다리,얼린 동태 등이 있다. 잡히는 시기에 따라 일태 이태 삼태 사태 오태 섣달받이 춘태라 불렀고 크기에 따라 대태 중태 소태 왜태 애기태로 나눴다. 새끼는 노가리다. 북쪽 찬바다에서 온 고기라는 뜻의 북어(北魚)는 말릴 때 날이 추워 껍질이 하얗게 된 백태,검은 색이 나는 흑태 등으로 구분했다. 북어중에 속살이 노르스름하고 부드러운 황태를 최고로 친다. 요즘엔 동해에서 난 명태를 먼 바다에서 잡은 원양태와 구분해 진태(眞太),또는 지방태로 부른다.   명태는 지금도 한국 국민이 가장 많이 먹는 생선이지만 한반도 인근바다에선 거의 잡히지 않고 대부분 러시아에서 들여온다.이렇다 보니 수입물량이나 가격을 통제하기가 어렵다는 게 문제다. 경기가 회복된다고는 하나 일자리는 여전히 부족하고 물가는 뛰고있다. 명태를 안주로 소주 한잔 하는 낭만조차 멀어지는 듯해 아쉽다.      -한국경제신문 천자칼럼 "명태" 에서  발췌
1    웃음의 대학 댓글:  조회:557  추천:0  2010-01-29
   하루에 15초만 웃으면 수명이 이틀 늘어난다. 통증환자가 10분간 배를 쥐고 웃으면 최소2시간은 고통 없이 잠들 수 있다. 웃으면 혈액 내 코티졸(스트레스 호르몬0 분비는 줄어들고 엔도르핀 생성은 늘어나 면역력이 증강된다. 웃음은 혈액순환 및 소화효소 분비도 촉진시킨다.   웃는 게 이처럼 좋은 줄 알아도 웃기는 쉽지 않다. 살기 고단한 사람은 더하다. 웃을 일이 적은 탓이다.   연극”웃음의 대학(31일 서울 동숭동 아트원씨어터)은 상황이 심각한데 어떻게 웃느냐고 생각하는 사람과 그럴수록 웃어야 한다는 사람 사이의 실랑이를 다룬다. 배경은 2차 대전중인 1940년대 일본, 내용은 간단하다. 극단 “웃음의 대학” 연출가이자 전속작가 츠바키는 어떻게든 사람들을 웃기는 연극을 공연하려 애쓰고 검열관 사키사카는 전시상황에 무슨 희극이냐며 막으려 든다.공연허가를 내주지 않으려는 사키사카의 요구는 터무니없다.   “로미오와 줄리엣”이란 제목을 놓고 “윌리엄(쉐익스피어)에게 허락을 받았느냐”고 다그치거나 “사랑이야기는 안된다. 복수극이라면 몰라도”라고 시비를 거는식이다. 츠바키가 하룻밤새 “햄릿과 줄리엣”으로 고쳐오자 “천황폐하 만세”라는 말을 세번 넣으라고 주문하고 그런 다음에 나카쿠라라는 인물을 등장시켜라, 키스신은 안된다고 트집을 자는다. 말도 안되는 지적에도 불고, 츠바키는 매일 고쳐온다. 검열관의 요구에 순응하는 그에게 단원들은 권력에 아부하는 관료의 앞잡이라고 몰아세운다.자신과 단원들에게 이중으로 시달리면서 어떻게 계속 대본을 바꿔 쓰느냐는 검열관에게 츠바키는 자기 나름의 전투방식이라고 말한다. 검열을 무시하고 무대에 올렸다 막이 내려지고 극단이 해체되는 것보다 무대에 올려 사람들을 웃기는 게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결국 사키사카와 츠바키가 함께 대본을 완성하는 순간 츠바키는 징집당하고 사카사카는 “반드시 살아 돌아와 작품을 공연하자’고 한다.   연극은 단순한 코미디로 끝나지 않고 삶의 지혜를 전한다.   힘들수록 웃으면서 버틸것과 강한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는 메시지가 그것이다.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 웃는게 아니라 웃는 사람이 자신감을 얻게 된다고 한다. 여건이 엉망일수록 소리내 웃어볼 일이다. 억지로라도 웃으면 웃게 된다지 않는가.   박성희  수석논설위원의 천자칼럼 “웃음의 대학”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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