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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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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    지구촌 아름다운 건축물들 댓글:  조회:1866  추천:0  2015-04-08
지구촌 아름다운 건축물들                                      
899    세계 10대 아름다운 다리 베스트 댓글:  조회:2215  추천:0  2015-04-08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베스트10 1. 프랑스의 밀라우 다리     프랑스 남부의 탄 계곡에 높이 1,125피트 짜리 타워와 함께 서 있는 다리. 이 다리를 차를 몰고 드라이빙하면 마치 하늘을 나는 기분이라고..  이 놀라운 다리의 타워는 에펠탑보다 조금 더 크고, 길이는 자그마치 8,071피트에 달한다.          2. 싱가포르의 헨더슨 파도   사람들이 도보로 건널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다리     건물 12층 높이인 36미터 상공에 도로 위에 세워진 이 다리는 헨더슨 웨이브라 불리는 사람이 걸을 수 있는 싱가포르의 가장 높은 다리라고 한다.  길이 약 300 미터의 이 다리는 파버 산과 테록 브랑하 언던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3. 중국의 항조우만 다리 세계에서 가장 긴 바다와 바다를 연결하는 다리     길이 35 킬로미터의 이 다리는 중국의 항조우만을 연장하는 바다와 바다를 연결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다. 지난 2008년 5월 1일에 오픈했다.     4. 영국의 롤링 다리 자기 스스로 돌돌 감는 다리     히더위크 스튜디오에서 디자인한 이 다리는 런던의 패딩턴 베신에 설치되어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다리는 배가 지나가거나 하는 경우 양쪽에서 벌어져 올라가는 형태인데 반해, 이 다리는 한쪽 끝에서 돌돌 감아올리는 식으로 작동한다.  당연히 그리 크지 않은 다리로, 길이는 약 12 미터이며, 8개의 철골 구조와 유압식 휠로 작동한다고 한다.     5. 브라질의 올리비에라 다리 세계 최초의 X 자 형태 구조의 다리     상파울로의 핀에이로 강에 있는 이 다리는 138미터 높이로 올해인 2008년 5월에 오픈했다.       6. 중국의 풍운교 동족 다리 이 풍운교는 중국 민족 중의 하나인 동족의 건축물을 형상화해 만든 것으로 귀주지방에서 같은 종류 중 가장 큰 것이라고 한다.  길이 50미터인 이 다리는 1894년에 건설되었으나 원 건축물은 1959년에 화재로 소실되었고, 이후 1964년에 방문객들을 위해 재건되었다고..      7. 영국의 타워브리지 너무나 유명한 영국의 빅토리안 다리 영국, 런던을 상징하는 랜드마크인 이 타워브리지는 방문객이면 누구나 한번 쯤은 들러보는 명소다.     8. 독일의 마크데브루크 수교(水橋) 유럽에서 가장 큰 수교   이 다리는 옛 동독과 서독을 연결하는 다리로, 독일 통일을 기념해 만든 것들 중의 하나라고 한다.        9. 이태리의 폰테베치오 다리   플로렌스 지방에 있는 이 유명한 다리는 수많은 관광객이 다녀갈만큼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1333년 원래 나무로 만들어졌던 이 다리는 12년 후에 재 건축되었는데, 이때 석조건축물이 되었다고..  이 다리에는 중세 상점부터 정육점, 예술품 가게 등 많은 상점들이 실제 영업을 하고 있기도 하다.  --------------------  10. 한국의 반포대교 분수 다리   새롭게 단장한 이 다리는 물을 끌어올려 다리 양쪽에서 물을 뿜어내는 분수가 특징이다. 분당 190톤의 물을 뿜어댄다고..  다른 다리도 멋지지만, 반포대교의 야경은 사진으로 담기에 부족함 없을 듯 보인다.    
898    대자연과 함께 하는 건축물들 댓글:  조회:1824  추천:0  2015-04-08
 대자연과 숨쉬는 아름다운 건축물들..                                                    
897    한국에서 아름다운 곳들 댓글:  조회:1923  추천:0  2015-04-08
  한국에서 아름다운 곳들40 (40~21)       40위 사릉 (Sareung)   위치 :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사릉리   조선 제6대왕 단종비 정순왕후 송씨의 능이다.                             39위 삼부연폭포 (Sambuyeon Falls)   위치 :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리   높이 20m의 폭포로 폭포수가 높은 절벽에서 세 번 꺾여 떨어지고 세 군데의 가마솥 같이 생긴 못이 있다고 하여 삼부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38위 남한산성 (Namhansanseong Fortress)   위치 :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북한산성과 더불어 서울을 남북으로 지키는 산성 중의 하나로, 신라 문무왕 때 쌓은 주장성의 옛터를 활용하여 1624년(인조 2년)에 축성하였다.                             37위 선정릉 (Seonjeongneung)   위치 :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   서울에 있는 조선 왕릉으로 삼릉공원이라고도 불린다. 선정릉에는 성종 왕릉과 성종의 계비인 정현왕후의 능, 그리고 중종 왕릉인 정릉이 모여 있다.                             36위 창녕교동고분군 (Gobungun, Changyeong)   위치 : 경상남도 창녕군 창녕읍 교리   가야시대 고분군으로 교동고분군은 목마산 북서쪽 기슭에 있으며 인접한 송현동고분군과 함께 창녕읍 교리 일대에 넓게 분포하고 있다.                             35위 안압지 (Anapji Pond)   위치 : 경상북도 경주시 인왕동   신라시대 때의 연못으로 연못 기슭과 섬에 실시된 호안공사는 정교하고 도수로와 배수로의 시설도 또한 교묘하다.                             34위 경복궁 근정전 (Geunjeongjeon, Gyeongbokgung)   위치 :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 1-1   경복궁의 중심이되는 정전이며 조선왕실을 상징하는 건축물이다.                             33위 창경궁 (Changgyeonggung)   위치 :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 185   조선시대 궁궐로 태종이 거처하던 수강궁터에 지어진 건물이다. 성종 14년(1483)에 정희왕후, 소혜왕후, 안순왕후를 위해 창경궁을 지었다.                             32위 인왕산 (Inwangsan)   위치 : 서울특별시 종로구 무악동 산 3-1   서울 종로구와 서대문구 홍제동 경계에 있는 산으로 높이 338.2m이다. 산 전체가 화강암으로 구성된 서울의 진산 중 하나이다.                             31위 종묘 (Jongmyo Shrine)   위치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57   조선시대 역대의 왕과 왕비 및 추존된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왕가의 사당이다.                             30위 고창고인돌 (Gochang Dolmen site)   위치 :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인돌 무리 전북 고창은 인근 화순, 인천 강화와 더불어 이름난 고인돌 분포지역이다.                             29위 왕궁리 (Wanggungri)   위치 : 전라북도 익산시 왕궁면   왕궁리에는 사적 제408호로 지정된 익산 왕궁리 유적이 남아 있다.   왕궁리성지 라고도 부르며 마한의 도읍지설, 백제 무왕의 천도설이나 별도설, 안승의 보덕국설, 후백제 견훤의 도읍설이 전해지는 유적이다.                             28위 서울성곽 (Seoul Seonggwak Fortress Wall)   위치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이화동   서울성곽은 조선을 세운 태조가 한양으로 도읍을 옮긴 후 전쟁을 대비하고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거나 도적을 방지하기 위해 쌓은 시설이다.                             27위 강릉안반데기 (Gangneung Anbandeok)   위치 :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강원도 고랭지의 감자밭과 배추밭을 감상할 수 있는 안반데기 마을은 평창군 대관령면과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사이에 놓인 피동령이라는 산비탈에 자리 잡고 있다.   봄이면 감자밭, 가을이면 배추밭으로 뒤덮인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26위 광안리 (Gwanggalli)   위치 : 부산광역시 수영구 광안2동   부산을 상징하는 장소로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바닷가이다.                             25위 소양호 (Soyang Lake)   위치 : 강원도 춘천시 북산면   1973년 소양강을 막아 만든 소양댐으로 생겨난 국내 최대의 호수로 ‘내륙의 바다’라 일컬어진다.                             24위 우포늪 (Upo Wetlands)   위치 : 경상남도 창녕군 유어면 우포늪길 220   ‘생태계의 고문서’,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라 불리는 우포늪은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 늪지다.                             23위 합천다랑논 (Hapcheon daraknon)   위치 : 경상남도 합천군 합천읍   합천은 아름다운 산과 사찰로 유명한 곳이지만 층층으로 되어 있는 다랑논도 멋진 풍경이다.                             22위 부석사 (Buseoksa)   위치 :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 부석사로 345   한국 화엄종의 근본도량이다.                             21위 금산보리암 (Geumsan Boriam)   위치 : 경상남도 남해군 상주면 상주리   남해 금산 정상에 위치한 보리암은 신라시대 638년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국내 3대 관음성지이다.                                               20위 돌산대교 (Dolsan Bridge)   위치 :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   전라남도 여수시 남산동과 여천군 돌산읍 우두리를 연결하는 다리로 1980년 12월에 착공하여 1984년 12월에 완공되었다.                             19위 안동하회마을 (Andong Hahoe Village)   위치 :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종가길 40   한국의 대표적인 민속마을로 2010년 8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18위 오작교 (Ojakgyo)   위치 : 전라북도 남원시 천거동   전라북도 남원 광한루에 있는 석재로 된 다리이다.                             17위 비양도 (Biyangdo)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제주도 서쪽, 협재해수욕장에서 바로 앞으로 보이는 작고 아름다운 섬이다.                             16위 삼화사 (Samhwasa)   위치 : 강원도 동해시 무릉로 584   강원도 동해시 두타산에 있는 절로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말사이다.                             15위 함덕 (Hamdeok)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리로 중산간지역에 자리한 마을이다. 물이 부족하여 논농사보다는 밭농사가 주로 이루어지는 곳이다.                             14위 협재해변 (Hyeupjae Beach)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한림읍 서해안 지대에 위치하며 조개껍질이 많이 섞인 은모래가 펼쳐진다.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하다.                       13위 마라도 (Marado)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리   우리나라 최남단의 섬으로 대정읍 모슬포항에서 남쪽으로 11㎞, 가파도에서 5.5㎞ 해상에 있다.                       12위 용화해변 (Yonghwa Beach)   위치 :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용화해변길   자그마한 해변이 반달처럼 휘어져 아담하며, 해변 뒤에는 소나무 숲이 우거져 있고, 양쪽 끝은 기암절벽으로 어우러진 아름다운 곳이다.                       11위 세화해변 (Sehwa Beach)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코발트 빛깔의 맑은 바다가 아름다운 곳으로 인파로 붐비지 않아 아직 자연 그대로의 깨끗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10위 송악산 (Songaksan)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81미터 높이의 산으로 저벼리 또는 저별악이라고 한다. 해안에 접한 사면이 벼랑이고, 위는 평평하다.                       9위 우도 (Udo)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우도면   제주가 품고 있는 섬 속의 섬이다. 종달리 해안가에서 바라보면 마치 소 한 마리가 누워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8위 용두암 (Yongduam)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용담1동   용연 부근의 바닷가에 용머리의 형상을 하고 있는 이 바위의 높이는 약 10m에 이르며,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승지이다.                       7위 천지연폭포 (Cheonjiyeon Falls)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천지동   제주도에는 폭포가 많은데 그 중 규모나 경관면에서 단연 으뜸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가장 많이 머무는 곳이다.                       6위 토끼섬 (Tokkiseom)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하도리 해안에서 50m쯤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간조시에는 걸어갈 수 있는 섬이다.   현재 사람들의 출입이 금지된 곳이지만 토끼섬의 비경을 감상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탐방객들이 찾기도 한다.                       5위 영암 (Yeongam)   위치 :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읍   동쪽은 장흥군, 남쪽은 해남군, 강진군, 북쪽은 나주시와 접한다.   남동쪽 군계를 중심으로 월출산이 천황봉을 최고봉으로 구정봉, 사자봉 등 많은 봉우리를 일으키면서 기암절벽을 이룬다.                       4위 만어사 주변 (Miryang Maneosa)   위치 : 경상남도 밀양시 만어산   전설에 의하면, 만어사는 46년(수로왕 5)에 창건되었다고 한다. 대웅전, 미륵전, 삼성각, 요사채, 객사가 있으며 보물 제466호로 지정된 3층석탑이 있다.   미륵전 밑에는 고기들이 변하여 돌이 되었다는 만어석이 첩첩이 깔려 있는데 두드릴 때마다 맑은 소리가 나기 때문에 종석이라고도 한다.                       3위 성산일출봉 (Seongsan Sunrise Peak)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   거대한 성과 같은 봉우리로 제주도 동쪽 바닷가에 솟아 있는 해발 182m의 수중 화산체이다. 10만년 전 제주에서 생겨난 수많은 분화구 중 유일하게 바다 속에서 폭발해 만들어졌다.                       2위 창덕궁 (Changdeokgung)   위치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99   1405년(태종 5)에 지어진 조선시대의 궁궐로 1997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창덕궁은 금원을 비롯하여 다른 부속건물이 비교적 원형으로 남아 있어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고궁들 중 하나이다.                       1위 한라산 (Halla Mountain)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해안동   제주특별자치도 중앙부에 솟아 있는 산이다. 높이 1,950m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896    하드보일드 문체 댓글:  조회:6785  추천:0  2015-04-08
헤밍웨이의 대표적 문체인 '하드 보일드 문체'는 삶은 계란 같이 구심점을 중심으로 안으로 옹골차게 쪼그려진 문체를 말한다.   특징은 1, 문장은 가능한 짧게         2, 형용사는 될수록 안쓰고         3, 사람의 심리를 그리지 않고, 행동만을 그린다.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의 한 대목을 예를 들면   - 왜 그러지, 캐더린?   - 아니에요. 아무렇지도 않아요.   - 아냐, 무슨 일이야.   - 아녜요. 아무렇지도 않아요.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니까요.   - 확실히 뭔가 있어. 말해 봐. 당신은 말할 수 있어.   - 아무것도 아니에요.   - 말해 봐.   - 말하고 샆지 않아요. 당신을 불행하게 하거나 걱정을 끼쳐 드리기 때문이에요.   - 아니, 그럴 리는 없어.   - 정말요? 저에게는 걱정이 아니지만 당신한테는 걱정이 될 거예요.   - 당신에게 걱정이 아니라면, 나에게도 걱정이 아니지.   - 말하고 싶지 않아요.   - 말해 봐.   - 말하지 않으면 안되나요?   - 암   - 아기가 생긴 것 같아요. 3개월쯤 되었어요.   여보, 걱정하지 마셔요.   부탁이에요.   걱정하지 마셔요.   걱정하시면 안돼요.   이 대화에서 느껴지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움과, 군더더기의 배재와 생략의 연쇄이다. '한 행의 낭비도 없는 걸작' 으로 추앙받는 이 문체는 애오라지 모든 것을 미화하지도 않을뿐더러, 애써 감상(感傷) 마저 짓이기는 표현이, 허무적 분위기를 도두보임과 동시에 비극까지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다.    전체 26문 232음절(문자)로, 한 문장 평균 8,9 글자의 대사이다.  평균 10음절 이내의 대사, 단문 중심, 주어 생략, 서술어 위주의 숨가쁜 전이(轉移)가 오히려 서정 너머에 도사린, 허무의 비장미 (悲壯美)를 더 강하게 전해 주는지도 모른다.    하드보일드 문체는 미국내는 물론 세계로 확산되어, 모든 문필가들의 교본이 되다시피 했다. 프랑스의 카뮈는 헤밍웨이의 문체를 단골로 익힌 작가이며, 이 문체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895    미래의 詩 그룹들 댓글:  조회:4195  추천:0  2015-04-08
현대시는 시대의 급속한 발달에 대응하며 테크닉이 변하고 있다. 과거 서정시는 이 시대 정신에 걸맞지 않는 다. 요즘   메카니즘 시대에 걸맞은 시론으로서 하이퍼 시가 등장하고 있다. 하이퍼시는 현실세계의 경계를 넘어 불연속성으로 초월의 상상공간을 넘나들며 날고 뛰는 상상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초월적 현장의 장소를 일상적 현실로 생각하는 일연의 엉뚱한 상상의 놀이라고 할수있다 현재 한국시는 현대시혁신의 뜨거운 대열을 이루고 있다. * 의식의 흐름이 하이퍼적이라는 것. @@ 꽃사과 나무 기둥에 비파를 숨겨 놓았다    하얗게 소리 지르는 나무     저녁 새들은 해를 쪼아다 나뭇가지에 콕 콕 박아 놓았다 “미래의 詩 다섯그룹으로 분화” 젊은 시인 49명의 시편 모아 분류      우리 시대 ‘젊은 시’에 대한 논란은 끝이 없다. 파격적인 언어파괴 등의 어법을 구사하는 2000년대 이후의 젊은 시인들을 한데 묶어 ‘미래파’ 논쟁이 벌어졌지만 이미 ‘또 다른 미래파’가 등장할 정도로 젊은 시의 경향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또한 1930년대 이래의 서정시 전통을 승화시킨 젊은 시인들도 많다.  이처럼 우리 젊은 시는 여러 갈래로 분화했지만 지금까지 이같은 지형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길은 없었다. 몇몇 문예지에서 특집으로 미래파 등의 젊은 시들을 분석하긴 했지만 대표적인 시편들을 모은 앤솔러지(anthology·選集)가 없어 아쉬웠다. 그런 점에서 등단한 지 10년이 채 안된 젊은 시인 49명의 자선(自選) 시편들을 모아 출간된 ‘21세기 우리 시의 미래’(실천문학사 펴냄)는 환영할 만하다. 시인 이재무씨와 이안·손택수씨, 문학평론가 유성호·엄경희씨 등 5명이 대상 작가들을 선정했다. 대상은 일단 1998년 이후 등단해 한권 이상의 시집을 발간한 시인으로 한정했다. 이재무 시인은 “유형과 상관없이 좋은 시인으로 분류할 수 있는 사람들을 판단해서 5명의 선정위원이 장시간 토론 끝에 모두 동의한 49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유형과 경향성에 대한 선입견 없이 뽑았지만 우연하게도 다섯 그룹으로 나눌 수 있게 됐다. 우선 정통적인 서정적 발화를 택하고 있는 그룹이 있다. 윤성택, 고영민, 고영, 박성우, 윤성학, 우대식, 김병호, 신용목, 김화순 등이다. 이들은 주옥 같은 시어들을 모아 시적 감동을 꾀한다. 길상호, 김충규, 조영석, 이기성, 장인수, 이창수, 박상수, 이기인 등은 미세한 감각에 집중하는 그룹이다. 이들은 “물고기가 보낸 꽃의 신호”(길상호)나 “뻑뻑한 하늘의 밀도”(김충규) 등 미세한 감각을 해석해 사물들의 존재 원리에 다가간다. 시적 문법을 새롭게 쓰고 있는 이른바 미래파 그룹에는 김경주, 김근, 이근화, 황병승, 김언, 최치언, 김행숙, 유형진 등이 있다. 합리적 해독이 가능한 어법보다는 시적 스타일을 중시한다. 새로운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그룹도 있다. 박후기, 이세기, 송경동, 배한봉, 여태천, 이종수, 유홍준, 김해자 등은 시의 사회적 관계에 주목한다. 끝으로 다양한 상황의 시적 재현에 공들이는, 철저하게 개별화된 시적 담론을 추구 하는 그룹이다. 박진성, 류인서, 문성해, 이영광, 박판식, 조말선, 김이듬, 안현미, 이덕규, 박해람, 서영처, 조정, 문혜진, 이진수, 조동범, 진은영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물론 이같은 분류에 대한 이론은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 젊은 시의 다양한 분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앤솔러지는 나름의 가치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 지금 우리 젊은 시의 모습을 통해 우리 시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정위원들은 “아직 설익기는 했지만 확실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젊은 시인들의 패기와 실험정신은 분명 우리 시단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         실천문학 -21세기, 우리 시의 미래   등단 10년 미만의 ‘젊은 시인’ 49인의 자선 대표작 모음집 『21세기, 우리 시의 미래』가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었다. 여기서 ‘젊은’이라 함은, 시인들의 실제 연배가 아니라 시단에 나와서 자기 목소리를 발화한 연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같은 분법(分法)이 최상의 방법인지는 의문이지만, 어쨌거나 그들의 자선(自選) 시편을 통해 우리 시대의 ‘젊은 시’가 그리는 지형을 일별해보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또한 그 다음 세대의 ‘젊은 시’와 ‘지금-여기’ 우리 시대의 ‘젊은 시’가 어떠한 상이성을 가지게 되는지를 비교할 수 있는 자료적 가치도 충분하다고 본다.   미래의 한국 시단을 이끌어갈 젊은 시인들   이 선집에 실린 49인의 시인들을 경향별로 분류하자면 다음 다섯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형식 실험에 대한 의지보다는 가장 정통적인 서정적 발화를 택하고 있는 그룹이다.이들은 “어두운 방 안에서 더듬더듬 스위치를 찾을 때/나도 누군가에게 건너가는 먼 불빛이었구나”(윤성택, 「산동네의 밤」)라는 새삼스런 자각 과정을 통해 아직도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가슴 뭉클하고 선명한 주말연속극”(고영민, 「주말연속극」) 같은 시적 감동을 선사한다. 그들은 또 “오래된 가구일수록 비밀도 많고 사연도 많다”(고영, 「가구의 비밀」)라든가 “웅덩이로 뛰어드는 빗방울은/있는 힘껏 빨리, 있는 힘껏 멀리, 있는 힘껏 힘차게/동그라미를 그려 제 존재를 확인하는 순간 웅덩이가 된다”(박성우, 「동그라미」)라는 일종의 존재 확인을 통해 ‘시간’의 안쪽에서 자신의 존재를 완성해가는 원리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한편, “세상의 안팎이 시원하게 내통(內通)하기 적당한 거리”(윤성학, 「내외」)에서 “한 순간/모든 빛과 어둠을 뚫고 그대와 연락되기를”(우대식, 「택리지-겨울 남행」) 소망하면서 자신을 존재하게 했던 타자와의 소통을 열망한다.   둘째는 미세한 감각에 대한 신선한 발견과 표현을 통해 사물의 의미와 생의 형식을 읽어내는 그룹이다.이들은 “수천 년 동안 물고기가 보낸/꽃의 신호를 들은 사람 몇 없다”(길상호, 「물고기는 모두 꽃을 피운다」)라든가 “그 냄새의 힘으로 새는/사나흘쯤 굶어도 어지러워하지 않고/뻑뻑한 하늘의 밀도를 견뎌내며 전진할 것이다”(김충규, 「꽃멀미」)에서 보듯이, 미세한 감각(청각이든 후각이든)의 재구(再構)를 통해 사물들의 존재 원리에 대한 놀라운 투시력을 보여준다. 이들의 집요하고도 역동적인 감각은 한편 사회적 소수자들을 향하기도 한다. “인어가 앞세운 녹슨 카세트에서/기쁨과 축복의 노래가 가난하게 흘러”(조영석, 「인어」)나오는 풍경에 대한 섬세한 묘사나 “잔업이 끝나고 처음 만난 기계와 잠을 잤다/기계의 몸은 수천 개의 부품들로 이뤄진 성감대를 갖고 있었다”(이기인, 「알쏭달쏭 소녀백과사전-흰 벽」)라는 충격적 증언은 우리 사회의 어둔 그림자를 선명하게 보여주기에 족하다.    셋째는 새로운 언어와 발상으로 시적 문법을 새롭게 쓰고 있는 그룹이다.이들은 “내 몸의 내륙을 다 돌아다녀본 음악이 피부 속에 아직 살고 있는지 궁금”(김경주, 「내 워크맨 속 갠지스」)해하면서 “말이 아니라 비로소 그가/내 몸에 새겨진 무늬를 읽어”(김근, 「뱀소년의 외출」)나가며 인간의 존재 형식과 ‘말(언어)’에 대한 관련 방식을 탐색한다. 이러한 자의식은 “때로는 웃으면서/때로는 진지하게/화폭을 얘기하고 물감을 트집잡으며/이 태양이 사실적으로 떠오르지 않는 이유를/초승달처럼/방긋 웃고 있는 이유를”(김언, 「식탁 저편에서 태양이 떠오를 때」) 생각하는 자아에 의해, 혹은 “아주 오래된 이야기는 발등에 떨어진 촛농처럼/성가시고/허기는 누군가의 죽음으로 메우는 것”(최치언, 「서로 다른 아주 오래된 송어 수프」)이라는 구성 방식에 의해 더더욱 정치하고 다양하게 증폭된다. 이들의 시편에서는 합리적 해독이 가능한 내러티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언어를 구성하고 발화하는 시적 스타일이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대중문화에 대한 핍진한 경험을 통한 감각의 환유적 나열 방식, 의도적으로 소통 자체를 불편하게 하면서 의식 안에 존재하는 분열의 리얼리티를 ‘쿨하게’ 보여주는 방식 등은 이들의 언어가 감당해낸 전위로서의 몫일 것이다.   넷째는 사람살이의 구체성에 주목하는 그룹이다. 혹자는 이러한 시적 지향이 낡은 것이라 말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그것이 가장 중요한 시적 실재임을 시인들은 광범위하게 보여주고 있다. “나는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일이/멀어져가는 별들의 뒷모습처럼/보일 듯 말 듯 위태롭게 빛날지라도”(박후기, 「움직이는 별」) 심미적 대상일 뿐인 ‘별’에도 ‘살아가는 일’의 역동성을 부여하는 이들은, “까마귀로/아버지/보름은 굶주린 모습으로/나뭇가지에 앉아/울고 울고”(이세기, 「배 이야기」) 계신 풍경이나 “서러운 날이면/혼자라도 한 솥 가득 밥을 짓는다고 쓰고”(송경동, 「외상일기」) 있는 풍경을 보임으로써 시의 사회적 관계론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뻘밭을 모르고 깊은 바다를 말할 수 없지”(이종수, 「벌교」) 같은 잠언(箴言)을 내장하고 있는 경우나 “보리밭 위로 날아가는/어린 딸을/밀짚모자 쓴 벙어리가 고개 한껏 쳐들어 바라보고 있다”(유홍준, 「오월」) 같은 감각적 충일에서 우리는 이들이 숨겨둔 만만찮은 서사들을 만나게 된다.   다섯째는 다양한 상황의 시적 재현과 발화에 공들이고 있는 그룹이다.이들은 철저하게 개별화된 시적 담론을 선보인다. “분노를 빈혈을 피워야 하는 파란 잎은 세차게 멍들었네”(조말선, 「화분들」)라든가 “도대체 길 잘 못 든 나는, 손톱을 세워 나무를 휘감는다 한 움큼의 털을 강박적으로 비벼댄다”(김이듬, 「지금은 自慰 중이라 통화할 수 없습니다」) 같은 언어에서는 여성적 ‘몸’과 ‘언어’에 대한 치열한 욕망을 읽게 되고, “불 꺼진 방에서 우우, 우, 우 거짓말을 타전하기 시작했다 더듬더듬, 거짓말 같은 시를!”(안현미, 「거짓말을 타전하다」)이라는 당찬 표현이나 “테두리에/잘근잘근 씹어 외운/이빨경전이 시리게 촘촘히/박혀있는, 그 경전”(이덕규, 「밥그릇 경전」) 같은 시구에서는 ‘시’에 대한 간단찮은 메타적 의식을 엿볼 수 있다. 우리는 이 시인들을 통해 “붉게 저민 회 두 마리 받아 들고/바람이 물샐틈없이 수색 중인 시장을 빠져나올 때”(조정, 「모슬포 시장」) 같은 일상성에 대한 치밀한 관찰로부터 “머리 아픈 책을/지루한 음악을 알아야 한다고/지껄이지도 않지”(문혜진, 「질 나쁜 연애」) 같은 실존의 감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적 경험을 하게 된다.  아직 설익기는 하지만 그래도 확실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젊은’ 시인들의 패기와 실험 정신은 분명 우리 시단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다. 물론 이 선집에 실린 시편들이 갖는 대표성은 유보적인 것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이 책이 시를 사랑하는 독자들과 미래의 시인을 꿈꾸는 문학도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리라 기대한다.      
894    성냥 한개비 댓글:  조회:4316  추천:0  2015-04-08
▲ 성냥 메마른 나뭇가지 끝에 새가 앉아 있다 무리를 잃고 부리도 발톱도 둥근 머리 속에 파묻은 붉은 새 한 마리 어두워지는 저녁을 응시한다  일어나는 불꽃 타오르는 불길 검게 타들어가는 나무 위로 새가 날아간다 바닥에 떨어지는 재 인큐베이터 갓난아이가 가파른 숨을 쉬고 있다  - 송승환(1971~)     △ 사물 속에서 새로움을 도출해내기 위해서는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사물에 관한 여러 약속들을 의심해보는 동안에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정합을 통해 세계를 보는 것이라 부정을 통해 인지해야만 하고 부정을 부정이라고 언술하는 것조차 부정하면서 사물을 읽어내야 한다.   이 시에서 타오르는 성냥의 형상은 나무 위에 올라앉은 새의 모습 혹은 솟대의 모습 등으로 상징됐다가 종국에는 이미지가 튀어올라 인큐베이터 안에 가파른 숨을 몰아쉬고 있는 갓난아이의 모습으로 환기된다. 물론 성냥과 갓난아이 숨소리 사이의 거리는 상당히 멀다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된 이미지들이 큰 무리 없이 미세하게 충돌하면서 와해되지 않고 연결되어 있다. 순식간에 타올랐다가 재가 되어버리는 성냥의 인화성과 태어나자마자 꺼질 듯한 생명을 붙들기 위해 다시 인공자궁 속으로 들어가는 아이의 운명이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불꽃 속에서 날개를 발견하는 시인의 직관과 숨소리와 불길을 병치시키는 유연성이 독특해 보인다.  수많은 시인들이 극에 닿으려고 노력을 하고 극에 닿는 순간 그 극의 거리는 다시 넓혀진다. 그렇게 닿을 수 없는 자리들의 혼미하고 환각적인 유혹 때문에 시인은 살아 있다. 아무래도 의심스러운 이 세계가 영영 봉합되지 않기를 믿고 싶다.
893    서서 글쓰기... 댓글:  조회:6676  추천:0  2015-04-07
詩 란 무엇인가 ? 詩 란 사랑이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고 듣고 만지며 느끼는 것이다 詩 란 속삭임이다 사랑의 부스럭 거림이다 나와 존재자의 비밀을 속삭이면서 간직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켜 주는 것이다 詩 란 삼키는 것이다 神의 음성. 우주의 빛. 별들의 속삭임을 생각으로서 삼키는 것이다 詩 는 마음이다 보일 것 같으면서도 보이지 않고  만져질 것 같으면서도 만져지지 않는 마음이다 느낄 것 같으면서도 느껴지지 않고 생각인 것 같으면서도 그렇지 않은 마음인 것이다 詩 는 영혼이다 별들의 영혼과 새들의 영혼과 나의 영혼과의 만남이다 그리고 詩는 영원한 유혹이다 현재에서 과거로 과거에서 미래로 또한 미래의 미래로 그러기에 詩 는 꿈이다 꿈이면서 꿈이 아닌 나 나 이면서도 내가 아닌 너 그래서 詩 는 모두인 것이다   의 작가 헤밍웨이(기자도 했음)의 경험은 그에게 독특한 두 가지를 선물했습니다. 하나는 ‘하드보일드 문체’로 불리는 짧고 간결한 문체입니다. 다른 하나는 서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습관입니다. 늘 뛰어다녀야 하는 기자의 속성에서 왔지요.  그런데 이렇게 서서 일하는 사람이 이외로 많습니다. 벤저민 프랭클린, 토머스 제퍼슨, 윈스턴 처칠, 도널드 럼스펠드 등이 서서 일했다고 합니다. 처칠은 서서 일하는 책상을 특수제작해서 일했다고 하지요.   영국 의학자들의 연구결과 하루 3시간씩 헤밍웨이처럼 서서 일하면 매일 144칼로리를 추가로 소모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앉아서 일하는 것이 만병의 원인이 되고 있는 요즘, 가급적 서서 일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죠. 특히 찜통더위에 등이 땀으로 축축해질 때 서서 일하면 건강도 챙기면서 일의 효율도 높아지지요. 사무실에서 동료와 의견을 교환할 때엔 가급적 자리로 찾아가는 것이 어떨까요? 전화 통화를 할 때에는 일어서고요.  건강습관은 거창한 게 아닙니다. 실천하느냐 않느냐에 따라 건강과 가족 행복이 크게 달라지지만요.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나만의 습관, 지금부터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요? [출처] 헤밍위이와 처칠의 공통 건강법은?|작성자 민동석 詩 란 무엇인가 ? 詩 란 사랑이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고 듣고 만지며 느끼는 것이다 詩 란 속삭임이다 사랑의 부스럭 거림이다 나와 존재자의 비밀을 속삭이면서 간직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켜 주는 것이다 詩 란 삼키는 것이다 神의 음성. 우주의 빛. 별들의 속삭임을 생각으로서 삼키는 것이다 詩 는 마음이다 보일 것 같으면서도 보이지 않고  만져질 것 같으면서도 만져지지 않는 마음이다 느낄 것 같으면서도 느껴지지 않고 생각인 것 같으면서도 그렇지 않은 마음인 것이다 詩 는 영혼이다 별들의 영혼과 새들의 영혼과 나의 영혼과의 만남이다 그리고 詩는 영원한 유혹이다 현재에서 과거로 과거에서 미래로 또한 미래의 미래로 그러기에 詩 는 꿈이다 꿈이면서 꿈이 아닌 나 나 이면서도 내가 아닌 너 그래서 詩 는 모두인 것이다  
892    고양이는 고양이... 댓글:  조회:4813  추천:0  2015-04-07
비참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두 가지 있다.  그것은 고양이와 음식이다. _알버트 슈바이처      고양이의 감정은 철저히 정직하다. 인간은 간혹 감정을 숨기기도 하지만, 고양이는 그렇지 않다. _어네스트 헤밍웨이     인생에 고양이를 더하면 그 합은 무한대가 된다. _라이너 마리아 릴케     고양이는 개보다 머리가 좋다. 고양이 여덟 마리에게 썰매를 끌라고 하면 거절할 것이다. _제프 발데즈     세상에서는 미적으로 완벽한 존재가 두 가지 있다. 그것은 시계와 고양이다. _에밀레 어거스트 사르티에     여자와 고양이는 자기가 좋을 대로 행동한다. 그러니 남자와 개는 느긋한 마음으로 그들에게 익숙해져야 한다. _로버트 A. 하인레인     여자와 시인, 미술하는 사람들이 특히 고양이를 좋아한다. 섬세한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고양이의 예민함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_헬렌 M. 윈슬로우     고양이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해 주기를 바라지 않는다. 다만, 자기가 선택한 사람이 사랑해 주길 바랄 뿐이다. _헬렌 톰슨     고양이가 있는 집에는 특별한 장식물이 필요없다. _웨슬리 베이츠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다음 생에 쥐로 태어날 것이다. _페이스 레스닉                                              
891    명시인 - 나짐 히크메트 댓글:  조회:4471  추천:0  2015-04-07
진정한 여행                                                   나짐 히크메트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러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 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나짐 히크메트(1902-1963)' 그리스 출생의 열혈  혁명가.  ,등의 시와 소설 등의 작품이 있고,   이 시는 그가 옥중에서 쓴 시.
890    ''촌철살인의 대가'' - 오스카 와일드 댓글:  조회:6287  추천:0  2015-04-07
       [killadj.com]     아이러니와 패러독스의 대가, 아일랜드 소설가 겸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1854~1900)의 명언을 모았습니다.      1. 진정한 친구는 앞으로 칼을 찌른다.        2. 나이 드는 게 비극적인 이유는 사실은 우리가 젊기 때문이다.        3. 잘 성장했다는 것은 오늘날 큰 결점이다. 그것은 한 사람을 너무 많은 것으로부터 차단시켰다는 뜻이 된다.       4. 삶에는 두 가지 비극이 있다. 첫째는 내가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하는 것이고, 둘째는 내가 원하는 것을 갖는 것이다.       5. 철저히 착한 여자가 되려면 철저히 어리석어야 한다.         6. 시대를 움직이는 것은 원칙들이 아니라, 사람들의 다양한 개성이다.       7. 누구나 친구의 고통에는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친구의 성공에 공감하는 데는 정말 착한 천성이 요구된다.       8. 일반적으로 도덕적으로 말하는 남자는 위선적이고, 도덕적으로 말하는 여자는 못생긴 편이다.       9. 삶의 첫번째 의무는 가능한 한 예술적인 삶을 사는 것이다. 두번째 의무가 무엇인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10. 여자는 사랑 받을 대상이지, 이해돼야 할 대상이 아니다.       11. 결혼에 성공하려면 서로를 오해해야 한다.        12. 유혹을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에 굴복하는 것이다.       13. 사람들이 내게 동의할 때마다 난 내가 틀렸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14. 사람들을 좋고 나쁜 것으로 구분 짓는 것은 불합리하다. 사람들의 성향은 매력적이거나 지루한 것 둘 중 하나이다.       15. 여자들은 놀랄 만한 육감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명백한 것'을 제외한 모든 것을 감지할 수 있다.     16. 훌륭한 남자에게는 적이 없다. 그리고 그를 좋아하는 친구도 없다.       17.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평생 지속되는 로맨스다.       18. 국민적 증오심은 문화 수준이 낮을수록 강하다.        19. 항상 적을 용서해라. 그것만큼 적을 짜증나게 하는 것은 없다.        20.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 한, 남자는 여자와 언제나 행복할 수 있다.        21. 아름다운 게 착한 것보다 낫다. 하지만 착한 게 못생긴 것보다 낫다.        22. 성인에게도 과거가 있고, 죄인에게도 미래가 있다.        23. 비평가는 대중을 교육시키고, 예술가는 비평가들을 교육시킨다.      24.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다. 그들 생각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다. 그들 삶은 다른 사람 삶을 흉내내는 것이다. 그들의 열정은 '인용구'들이다.       25. 나쁜 시(poetry)는 진실된 마음에서 나온다.        26. 위험하지 않은 아이디어는 아이디어라 불릴 가치도 없다.       27. 분수에 맞게 사는 사람은 상상력의 부족에 시달린다.         28. 유행이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추한 것이어서, 우리는 6개월에 한번씩 바꿔 줘야 한다.          29. 인생은 심각하게 생각하기엔 너무 중요하다.          30. 얄팍한 사람들만이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다.            31. 상대가 이기는 카드를 갖고 있을 때, 사람들은 '공정한 게임'을 하자고 한다.          32. 비관주의자 : 두 개의 악 중 둘 다를 선택하는 사람들.          33. 불가능한 것은 믿어야 하고, 가능하지 않을 법한 것은 믿지 말아야 한다.          
889    마누라 댓글:  조회:4964  추천:0  2015-04-07
“결혼은 진짜 빡센 거야. 결혼이 얼마나 빡센 거냐면 넬슨 만델라도 이혼했어. 넬슨 만델라는 27년을 남아공 감옥에 갇혀 있었어. 그 27년간 매일같이 당하는 고문과 매질도 참아냈고, 40도가 넘는 사막에서의 강제노동도 견뎌냈어. 그 지옥 같은 27년간을 참아내고 감옥에서 나와 마누라하고 6개월 지내고 곧 이혼했다고.”  크리스 록(미국 영화배우) “굉장한 적을 만났다. 아내다. 너 같은 적은 생전 처음이다.”  조지 고든 바이런(영국 시인) “나는 지금 지옥으로 가고 있다.”(유명한 악처 메리와 결혼식을 올리던 중 한 말)  에이브러햄 링컨(미국 대통령) “마누라가 죽었다, 나는 자유다!”  샤를 보들레르(프랑스 시인) “마누라는 매일 같이 똑같은 소리만 지껄이는 고장난 축음기와 같다.”   토머스 에디슨(미국 발명가) “부유한 독신주의자에게는 무거운 란 세금이 부과되어야 한다. 그런 사람만 남보다 행복하다는 것은 불공평하기 때문에.”  오스카 와일드(아일랜드 극작가) “세계를 제패한 여러분 머리 위엔 마누라라는 패권자가 있소이다.” (포에니전쟁에서 승리해 지중해를 장악하고 원로원 의원들에게 한 말) 카토(로마의 정치가) “아내에게 있어서 남편이 소중한 때란, 남편이 없을 때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러시아 소설가) “여자들은 나에게 있어서는 코끼리와 같다. 바라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집에까지 가져오고 싶지는 않다.”  WC 필즈(미국 영화배우)
888    모든것, 지난 얘기여라... 댓글:  조회:2215  추천:0  2015-04-07
모신우일가 소산에서 모택동 추모 [ 2015년 04월 07일 09시 45분 ]     4월6일 모택동주석의 유일한 손자인 모신우가 일가족을 거느리고 모택동주석의 고향 소산을 찾아 모택동동상에 헌화하고 추모했다./중신넷
887    료타르 / 포스트모더니즘 댓글:  조회:4378  추천:0  2015-04-06
  장 푸랑수아 료타르 혹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죽음     1998년 4월 23일 조간 신문은 포스트모더니즘이란 말을 전 세계적으로 유행시켰던 만큼 그 말과 거의 동일시되던 장 프랑수아 료타르의 죽음을 우리에게 전해주었다. 유행의 물결을 따라 포스트모더니즘 또한 흘러가 버린 지금어서일까? 료타르의 죽음은 마치 포스트모더니즘 자체의 죽음을 알리는 부고처럼 들린다. 1924년 베르사이유에서 태어난 그는 소르본 대학에서 철학과 문학을 공부했는데, 그의 많은 동년배들이 그렇듯이 후설의 현상학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실존주의가 풍미하던 1950년대의 프랑스는 헤겔(Hegel), 후설(Husserl), 하이데거(Heideggar)라는 이른바 3H가 지배하던 시기였다. 그래서 그가 쓴 첫 번째 저작은 현상학에 대한 것이었다. 1959년까지 10년 간 고등학교 철학 교사를 했는데, 그 중 일부는 알제리에서 보냈으며, 알제리 해방운동의 열렬한 지지자였고, 알제리 문제에 대해 프랑스 정부의 정책에 저항하는 전투적 활동가였다. 1956년부터 1966년까지 그는 카스토리아스나 르포르 등과 함께 극좌적인 사회주의 잡지 (사회주의인가 야만인가)와 사회주의 신문 (노동자 권력)의 편집위원으로서 활동하였다. 이 그룹은 흔히 트로츠키주의적이라고 분류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프랑스 공산당이 이끌던 주류 좌익에 대한 좌익적 비판 조직들 가운데 하나였다고 하는 게 더 적절해 보인다. 그런 만큼, 1968년 혁명의 진원지였던 낭테르 대학(현재 파리 10 대학)의 강사였다는 사실을 접어 둔다고 해도, 그가 ‘쁘띠 부르주아들의 관념적 급진성’의 소산이라고 공산당과 노동조합이 비난하던 68년 혁명에 적극 개입했던 것은 차라리 자연스러운 일이었던 셈이다. 68년 혁명은 그 성과의 하나로 뱅센(Vincenne) 실험대학을 탄생시켰는데, 나중에 생 드니(Saint Denis)의 파리 8대학과 통합된 이 대학에서 료타르는 1989년 은퇴할 때까지 철학을 가르쳤다.
886    리상화 고택을 찾아서 댓글:  조회:4090  추천:0  2015-04-06
이 詩를 기억하시죠??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길 들에도 봄은 오는가   .............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우스웁다, 답을 하려무나.   .............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예전에 지인으로부터 들은 이 시에 얽힌 이야기가 하나 떠오릅니다...  암울했던 시절 해외 유학생들이 많이 드나들던 서울의 한 이름난 요정에서는 기생들이 상화 선생의 ‘빼앗길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모두 암송을 했다고 합니다...  이유인즉,, 가짜 유학생들이 유학생 행세를 하며 공짜 술을 먹고 가는 경우가 너무 많아 당시 유학생들이라면 거의가 암송했다는 이 시를 손님들에게 외우게 하여 가짜 유학생들을 가려냈다고 하는 일화지요...   상화고택ㅡ 대구광역시 중구 계산동 2가 84번지.. 쉽게 계산성당과 옛 고려예식장 사이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진은 고택의 남편에서 바라본 상화고택의 전경입니다...               상화고택 동편 바로 옆에 복원해 놓은 서상돈 고택..   상화고택은 최근까지 사람이 직접 거주를 하면서 이 집이 이상화 선생의 말년 시기인 1939부터 1943년 위암으로 운명하는 순간까지 살았던 집으로 사실확인이 된 건물이지만 곁에 새롭게 복원이 된 서상돈 고택은 그렇지 않습니다.. 서상돈 고택은 현재 구 고려예식장 부지에 새롭게 들어선 주상복합 ‘신성미소시티’부지 안으로 들어가 아쉽게도 대구의 巨富 서상돈 선생의 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죠.. 현재 복원된 서상돈 고택은 실제와는 많이 다르다고 합니다.. 규모가 많이 축소된 상태라는데..                흔히들 상화고택을 소개할 때 제일 먼저 내 세우는 키워드가 바로 ‘석류, 감나무, 장독대가 이쁜 집, 상화고택’이더군요..  사진은 고택 안채의 모습이며 고택 좌측에 상화선생이 거하셨던 사랑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ㄱ’형 한옥 이해가 되시죠..   사진 맨 좌측 대문 쪽에 서 있는 나무가 감나무이며,, 정원의 중앙부에 서 있는 나무가 바로 석류나무입니다..   본래 감나무는 사진 속 감나무 외에 화장실 옆과 창고 담장 쪽에 2그루가 더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이 한 그루만 살아 있죠.. 석류나무의 경우는 상화선생 생존 당시의 나무로서 몇 장의 사진 자료를 통해 검증이 된 사실입니다..    장독대 앞쪽에 조성된 조그만 정원에는 현재 맥문동이 심어져 있는데 이것을 두고 또 말들이 많다고들 합니다... 상화 선생 생존시 찍은 사진자료를 보면 상화선생 뒤쪽으로 안채가 보이고 앞쪽으로는 정원의 꽃나무들이 보이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예의 그 석류나무와 장미넝쿨이라는 사실을 알 수가 있습니다.. 실제 상화고택 최종 거주자로 알려진 이금주씨의 증언에 의하면 이 정원에는 멋진 장미울타리가 조성되어 있었고 백장미, 붉은장미, 분홍장미 3종류의 장미가 심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수도꼭지가 복원되어 있는 바로 저 위치에는 상화 생존 당시 이 마을 공동우물이 있었다고 하는데...  복원과정에서 정원과 우물을 정확하게 복원하지 못했다하여 말썽이 좀 있었다고 하네요.. 이에 중구청에서 정원과 우물을 정확한 고증을 통해 다시 복원키로 결정을 했다고... (뒤쪽에 사진자료를 하나 올려놓았습니다..참고하시구요..)                 안채의 모습입니다...  전통 일자형 안채의 전형입니다.. 좌로부터 부엌,방,대청,방. 참고로 우리네 전통 일자형 안채의 경우 부엌을 항상 안방의 우측에 배치하죠.. 그 이유를 풍수에서는 부엌방위의 팔괘오행이 안방방위의 팔괘오행을 생하는 조건을 맞추려다보니 그러한 조합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을 합니다..  바로 ‘相生’이죠..   자료를 뒤지다가 새로운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습니다..     “이 집의 상량문에는 을축년(1925)이라 적혀 있고 지은 사람은 1970년대에 경북대학교 황교수란 분이 오셔서 자신의 아버님이 지으셨다고 증언했다고 한다. 한국전쟁 당시 6.25요리집으로 식당으로 사용되었다. 한 미망인이 운영했으며 육군사령부의 백두진 장군의 부하가 전쟁통에 사망하자 그녀의 아내를 도와주었다고 한다. 백두진 장군의 보호 아래 별자리가 아니면 술을 먹을 수 없었다 하고 집 앞에 백차(당시 지프형순찰차)가 즐비했다고 한다....(대구신택리지(260쪽),북랜드)”     왠지...              “용,봉,인,학...”   무슨 뜻일까???   “ 용봉인학은 상화선생의 4형제를 일컫는 말입니다..  목우 백기만 시인께서 자신의 저서(상화와 고월)에 밝히기를 상화 4형제를 용봉인학에 비유한 것에서 취한 것이죠..”   ‘궁하면 통 한다’더니..     드디어...   “博學之, 審問之, 愼思之, 明辯之, 篤行只”(중용 20장)   ‘ 그래..모르는 건 묻고 묻고 또 물어야... 생각할 건덕지가 생기는 것 아닌가? 그래야 명쾌한 판단이 서고,,, 독행을 할 수 있는 것이지...’                             43세의 짧은 생애를 살다간 상화선생입니다... 부부의 사진이 이렇게 될 수밖에 없겠지요...  여담입니다만  ‘상화의 여성편력’에 대해 자료집에서 몇 자 인용해 봅니다...   “상화는 18세 충청도 서순애 여사를 아내로 맞이했다. 서순애 여사와 장남 용희, 차남 충희, 막내 태희를 가졌다. 혼례를 치르자마자 부인을 냉대했다고 한다. 결혼 후에도 독립운동가 였던 손필연, 도쿄의 신전구 유학생회관에서 유보화, 송옥경, 예기 김백희와도 관계가 있었다고 한다. 상화의 여성편력에 대해서는 대부분 쉬쉬하는 경향이지만 이제는 있는 것 그대로의 상화가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상화의 큰아버지 이일우는 상화에게 ‘고놈, 매삽고 차운 놈’이라 했다고 한다. (매일신문,최미화)                 일천 선생님께서는 ‘가훈’이라는 표현을 사용치 말라 하셨는데... 마땅한 용어가 생각나지 않아 그냥 가훈이라 표현합니다...   상화선생 친필 ‘가훈’이라고 합니다... 꼬장꼬장한 선비정신이 묻어있는 게  참 좋네요...               우~~  상화선생 ‘혼례사성’이 지금껏 보존되고 있었네요...                       “日月之明, 江河之淸, 和平中正, 大韓之美”   (日月이 밝고, 江河가 맑구나, 비로소 화평중정을 이루니 대한의 아름다움이라)   해석이 제대로 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중국의 서량장군이 상화의 백씨인 이상정장군에게 보낸 친필 휘호입니다..   상화형제의 맏형인 이상정 장군에 대해 몇 자 요약 인용해봅니다...   “이상정(李相定,1897.6.10-1947.10.27)은 이상화 시인의 맏형으로 1921-1923 평북 정주의 오산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지하조직을 결성하여 항일투쟁을 전개해 오다 만주로 망명한 독립운동가였다......(중략)......   서북국민부대에서 활약하다가 상하이 ,난징 등지에서 항일투쟁을 하였다. 이 시기에 윤봉길에게 폭약을 구해주기도 했다... 1937년 중일전쟁이 일어나자 장개석 국민정부의 초청으로 중경육군참모학교의 교관을 지내고, 1938년 김구, 김규식 등과 더불어 대한민국임시정부, 1939년 임시정부 의정원의원에 선임되고 태평양전쟁의 종결과 동시에 육군중장으로 승진되어 일본군 북지나 방면 최고사령관 및 그 장병들의 무장해제를 담당하였고, 연합군 동경진주주의 중국군사령부의 막료로 임명...... (이하생략) (대구 신택리지 262쪽)”                     상화선생이 즐겨 탐독했다는 전등신화, 두시 그리고 서상기....   -       기타 당시의 책들....             그날... 유별나게 더 추웠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동쪽에 서 있는 고층 주상복합.....       남쪽을 가리고 있는 고층건물....   이 둘로 인해 상화고택은 하루 중 정오 무렵 딱 한 시간 정도만 햇볕을 받을 수 있답니다...   또한 고층건물 아래쪽은 다들 잘 아시죠??  건물에 부딪힌 바람이 아래로 곧장 쏠려 내려오기 때문에 엄청난 살풍(煞風)이 불어대는 지역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양택풍수라는 측면에서는 현 상화고택은 거의 흉지에 가까운 형국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드디어 고택에 볕이 들어오다........             위 사진이 바로 상화선생께서 정원을 앞에 두고 고택 안채를 배경으로 찍혀 있는 사진입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앞에서 말씀드린 그 장미꽃과 석류나무가 보입니다...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보수되고 있는 상화고택의 모습....           이상화, 서순애 여사, 장남 용희, 차남 충희, 막내 태희     사진 맨 오른쪽 여성은 처제라고 합니다...             이 자리에 예전의 우물을 복원할 계획이라고....           우리 곁.... 대구 계산동에서 살다간 민족운동가들...   맨 위 좌측에서부터 이상화 시인, 죽농 서균동(서양화가), 야청 최해청(청구대학설립자),이쾌대(화가), 이여성(월북사회주의 독립운동가)   아래줄 좌측에서부터 서상돈(국채보상운동 주창자), 회산 박기돈(대구상업회의소 초대회장), 이상정 장군(이상화시인의 맏형), 최정희 소설가/김유영 영화감독, 백기만 시인   우측 하단 사진은 김수환 추기경(계산성당에서 어머니와 함께)               사진 정 중앙 중첩된 부분의 아래쪽이 바로 계산성당 일대가 됩니다...  위에 언급한 인물들이 거의가 다 이 지역에서 사셨던 분들이죠...           역천 / 이상화     이 때야말로 이 나라의 보배로운 가을철이다. 더구나 그림도 같고 꿈과도 같은 좋은 밤이다. 초가을 열나흘 밤 열푸른 유리로 천장을 한 밤. 거기서 달은 마중 왔다 얼굴을 쳐들고, 별은 기다린다 눈짓을 한다. 그리고 실낱같은 바람은 길을 꺼려 바라노라 이따금 성화를 하지 않는가.   그러나 나는 오늘 밤에 좋아라 가고프지가 않다. 아니다, 나는 오늘 밤에 보고프지도 않다.   이런 때 이런 밤이 나라까지 복지게 보이는 저편 하늘을 햇살이 못 쪼이는 그 땅에 나서 가슴 밑바닥으로 못 웃어 본 나는 선뜻만 보아도 철모르는 나의 마음 홀아비 자식 아비를 따르듯 불 본 나비 되어 꾀우는 얼굴과 같은 달에게로 웃는 이빨 같은 별에게로 앞도 모르고 뒤도 모르고 곤두박치듯 줄달음질을 쳐서 가더니. 그리하여 지금 내가 어디서 무엇 때문에 이 짓을 하는지 그것 조차 잊고서도 낮이나 밤이나 노닐것이 두려웁다. 걸림없이 사는 듯하면서도 걸림뿐인 사람의 세상 ...... 아름다운 때가 오면 아름다운 그때와 어울려 한 뭉텅이 되어지는 이 살이 ...... 꿈과도 같이 그림같고 어린이 마음과 같은 나라가 있어 아무리 불러도 멋대로 못 가고 생각조차 못하게 지쳤을 때는 이 설움 벙어리 같은 이 아픈 설움이 칡넝쿨같이 몇 날 몇해나 얽히어 틀어진다.   보아라, 오늘 밤에 하늘이 사람 배반하는 줄 알았다. 아니다, 오늘 밤에 사람이 하늘 배반하는 줄도 알았다.                 방명록흔적ㅡ...   “상화선생님... 당신은 逆天者의 삶을 사셨오??  아니면,  順天者의 삶을 사신 것이오??”    
885    옛날엔 그래 그랬지... 댓글:  조회:5557  추천:0  2015-04-05
오좀싸게 친구는 소버치 쓰고 종지 들고 이웃집 소금 얻으러 갔다 오면 나았고, 아이들이 아래턱 되게 헐어 진물이 날 때(지금은 덜하지맘 그때는 왜 그렇게 아래턱이 헌 아이들이 많이도 있어는지..) 울 할배는 식전 아침에 종지에 소금을 들고온 아이의 아래턱에  마디마디 맨 삼 농오라기를 되게 헌 부위에 대고 빼또칼끝으로 그 삼 농오라기 마디마디를 가르키며 뭐라 중얼중얼 외웠었는데 련 며칠 이렇게 하면 그렇게도 진물이 질질 나며 되게 헌것도 (진료소의 시퍼런 오또정기란 약을 발라도 잘 났지았았음) 참 언제 그랬냐는듯 싹 나던 시절, 정말 정말 신비할 정도로,ㅡ 약도 아니 발랐는데도 났다니... 제가 직접 본것이라 거짓없음를 여실히 밝힘. 지금 생각하면 그 묘방을 배우지 못한것이 큰 한으로 남았음. (ㅡ 중국 연변 화룡 두만강역 로과 죽림동 김유익할아버지 묘방이였음을 공개함,                                                            ㅡ 손자 죽림으로부터)    감기 몸살은  아랫목 이불 속이 약 이던 시절   윗배가 아프면 체한 것이고 -동네  할머니가, "내손이 약 손이다," 하면서   이리주무리고 저리 주무리면 낧는다 -손톱밑을 바늘로 따 피를 내 준다 -나온피는 빨아 먹는다 (아깝기도 하지만 침으로 소독한다)   아랫배가 아프면 회충(거시)이다 -회충엔 애지름(경유,등유)마신다(목이 아리 하면서 약간 석유냄새가 난다) -회충이 배속에서 꿈틀거리면 신물이 난다(이때 짚으로 목을 감아 둔다) -국민학교 3학년 부터는 학교에서 회충약이 나왔다(봉투주고 똥 받아 오라고 한다 /남의 똥 가져가는 아도 있고 똥받다가 변소에 빠진 아도 있다)     손 등엔 사마귀(바이러스성 피부질환) 머리엔 다무시(버짐, 백선 종류의 피부 질환) -사마귀는 사마귀로 고친다 -사마귀를 잡아와 손 등에 나온 사마귀를 갉아 먹게 한다 -머리 다무시는 건축용 골타르(폐 오일)바르던지 마늘을 찍어 바른다 (억수로 씨리고 건지럽다)   다리엔 부시럼 안 나본 사람있나 -부시럼은 보지도 말고 세지도 마라, 번진다   눈에는 다래끼 -다래끼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에 돌탑을 쌓고 눈섶을 빼어둔다 -촛불을 켜두면 확실한 효과가 있다 -넘어 뜨리는 넘은 다래끼 오르고 ,만든 넘은 깨끗이 낫는다?   뼈가 다치거나 타박상을 입었을때 -똥술 해먹는다    똥술 만드는법 -대나무를 잘라 한 쪽에 작은 구멍을 내고 솔잎으로 막아 통시 안에 묻어 두면 맑은 똥물이 고이는데 이것을 술과 함께 섞어 먹던지,아기 똥을 헝겊에 싸서 술어 부어 두었다가 일정기간 숙성되면 먹는다 -똥술 먹을 때는 코를 잡고 한숨에 먹고 안주로 마늘 한 쪽 먹는다 -똥술먹고 취하지 마라 (파출소 순경들이 제일 싫어 하는 사람들이 똥술 먹고 취한 넘이다, 똥술 먹고 취하면 눈에 보이는 것이 없다, 아무라도 달라 든다)   몸살감기가 낧을 때쯤 편두선이 부어 침이 넘어가자 않을때 뱀허물을 가루로 내서 목에 불어 넣어면 즉효약 이란다   오줌식기(오좀소태/ 꼬치 끝이 퉁퉁붓는다)는 거름 더미에 오줌을 싸면  지렁이가 놀라 독을 솨 생긴다 -거름 더미엔 절대 오줌 누지마라 (꼬치크진다/평소보다 2배는 된다) -오줌식기는 동쪽으로 벋은 백일홍 나무가지를 배어 달여 마시면 낧는다   태어나 누구나 격어야 할 1차 시련   홍역이라는 전염병이다 -홍역에는 산토끼 똥이 제일 이다 -산또끼 똥을 냄비에 뽁아 가루를 내어 물에 섞어 마신다   그외 삐거나 다쳐 피가 날때 -흙을 바르거나 된장을 찍어 바르고   박이 터지면 쑥을 찍어 바르면 낧는다    전염병으로 천연두 장티퓨스 콜랠라 등이 있었는데 수인성 전염병으로 주로 공동 우물에서 발생한다   전염병이나 암 등은 당시 치료약도 없고 병명도 몰라 조상 묘를 잘못써서 그렇다는 등 무당을 불려 굿을 하는 사람도 많아 이병으로 죽은 사람도 많다   요즘은 의술도 발달하고 사람들 인식도 바뀌고 잘먹고 잘살아 옛날 같은 병이 없어 살기 좋은 세상이다  이번 이야기는 그만 하고 다음 이야기는 계절에 맞쳐  꽂같은 아름다운 이야기로 엮어 보자                   
884    zai永明 시 댓글:  조회:4242  추천:0  2015-04-05
  자이융밍(翟永明)   여성. 쓰촨 성 청두 출생. 청두전자과학기술대학을 졸업하고 물리연구소에서 일했다. 1986년 첫 시집『여인』(리쟝출판사) 출간. 1989년 시집『모든 장미 위에서』(선양출판사) 출간. 1994년『자이융밍시집』(청두출판사) 출간. 1997년 시집『그것을 모든 것이라 부르다』(춘펑문예출판사) 출간. 2000년 시집『끝내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다』(쟝쑤문예출판사) 출간. 1997년 수필집『종이 위의 건물』(둥팡출판센터) 1999년 수필집『강인한 찢어진 꽃』(둥팡출판사) 2003년 수필집『뉴욕, 뉴욕의 서쪽』(쓰촨문예출판사) 2005년 평론집『당신이 본 그대로다』(광시사범대학출판사) 영어, 불어, 네덜란드어, 이태리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으로 작품이 번역되어 해당 언어권에 소개, 출간되었다. 2004년 독일 베를린에서 시집『커피숍의 노래』출간. 2004년 프랑스에서 불어판 시집『검은 밤의 의식』출간. 수상 및 활동 1992년 네덜란드 로테르담국제시대회 참가. 1992년 영국 런던대학 중국현대시토론회 참가. 1997년 제4회 프랑스 국제시대회 참가. 2000년 독일 DAAD(독일국제학술교류협회) 상금 수상. 2002년 스페인 제7회 세계여성시인토론회 참가. 2004년 프랑스 ‘시인의 봄’ 프로그램에 참가, 강연. 2004년 독일 본대학 중국문화제 참가. 2004년 덴마크 시대회 참가. 2005년 이탈리아 치비텔라 라니에리 센터 예술센터 상금 수상.       시간 미인의 노래   자이융밍   어느 날 친구와 우연히 찻집에 앉아 이야기했다, 개원(開元), 천보(天寶)1) 그 태평성대와 어지러운 변란의 시대를   내 젊은 시절 나는 사방에서 시의 소재를 찾아 전쟁을 쓴 적도, 여인의 고독을 쓴 적도 있었다 그리고 그 고난들이 말뚝처럼 내 기억을 찔러 꿰뚫었다 나는 쓰고 또 썼다, 중년이 될 때까지   나는 모든 것을 보았다, 그 보름밤에 쟁반 위에서 춤추던 한 소녀 바람에 흔들리는 두 그림자 미(美)를 사랑하는 주위 사물들---- 그녀를 향해 기울어진 처마 그녀에게 만물의 기를 내뿜는 국화 그녀의 치맛자락을 부풀리는 서풍, 그런 다음 비로소       그녀의 춤추는 다리를 주시하는, 거의 숨겨진 사람       달이 둥글 때, 나는 그 모든 것을 엿보았다       진실하면서도 확실하게       머리에 꽃을 꽂고 춤추는 한 여자아이를.       그녀는 춤췄다, 달빛이 그녀를 투과하는 듯했고       그녀는 춤췄다, 발바닥 뼈부터 위를 향하여 그녀는 춤췄다, 바닥의 낙엽들을 온통 날리며       (그녀는 궁정의 다툼에 무관심했고 바람 따라 춤추기만을, 바람 따라 춤추기만을 바랐다)         주위의 탐욕스러운 눈길, 미를 사랑하는 만물이 그렇게 그녀의 육체가 전부 드러나는 것을 보고 있었다   내 젊은 시절 몇 명만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내 그 시들의 소재를 내가 질병과 유년기와 어둠 속의 모든 번뇌를 쓴 것을 나의 슬픔이 속세의 모든 것을 멸시한 것을 나는 쓰고 또 썼다, 중년이 될 때까지         나는 확실히 전쟁의 장면들을 본 적이 있다       봉화가 해를 가리고, 검기(劍氣)가 하늘을 찌르고       장수 깃발이 사방의 슬픈 노래를 휩쓸었다 왜 그 군막에서 처량한 노래가 흘러나온 걸까?                    술 한 잔이 빛나는 호박 술잔에 부어지고       한 여인이 페르시아 갑옷을 걸쳤다       무엇이 장군의 눈에 눈물을 고이게 했나? 무엇이 절세미녀를 공포에 질리게 했나?         (그녀는 오추마가 우는 의미에 무관심했고 그것을 따라가기만을, 그를 따라가기만을 바랐다)         오늘 밤 오래된 달과       내 머리털을 곤두서게 하는 찬바람 말고       또 누가 있는가? 피와 시체가 뒤엉킨 그 광경을 주시하는 이가   내 젊은 시절 나는 시로 쓸 소재들을 버린 적이 있다 나는 애정과 짝사랑과 남자의 응시하는 눈빛을 썼다, 오직 노쇠만큼은 쓴 적이 없다 나는 쓰고 또 썼다, 중년이 될 때까지       서쪽으로 몇 리를 가서, 온천산 속에     은은한 향의 열탕이 출렁이고 있었고 긴 비단옷이 접혀 바닥에 놓여 있었다       서쪽으로 몇 리를 가서, 고삐를 당겨 말을 멈추고     전쟁에 싫증난 장사가 버럭 고함을 지르는데 어둠 속에서 누군가 그녀들의 죄상을 낭독했다       서쪽으로 몇 리를 가서, 도망치는 도중에     눈물의 달빛과 함께, 옥비녀 하나가 땅에 떨어졌다        (그녀는 땅을 뒤흔드는 슬픈 북소리를 듣지 못하고 끊임없는 속삭임, 끊임없는 맹세를 들었다)         천군만마가 그 온천을 밟고 지나갔는데도       그 물은 여전히 뜨겁고, 여전히 향기롭다       후대의 애정, 막 생겨난 애정이 여전히 계속 솟아나온다, 그 샘구멍에서   어느 날 친구와 우연히 찻집에 앉아 연이어 오가는 태평성대의 세월을 이야기했다 나는 더 이상 젊지 않고, 더 이상 고집스레 사물의 반을 다른 반과 대립시키지도 않는다 나는 눈을 뜨고 연이어 오가는 사람과 일들을 보고 있다 세월은 그들 때문에 주저하거나 멈춘 적이 없다 나는 예전처럼 쓰고 또 쓴다 나는 이런 시행을 써내려갔다.              “둥근 달이 뜬 밤       대자리 위에서의 방자한 환락으로       그들의 뼈는 안에서 밖까지 노곤해졌다       남자는 여자를 우물(尤物)이라 부르기 시작했지만       또 다른 때       큰 화가 닥쳤을 때       도시가 타오르기 시작할 때       남자는 즐거이 그녀들의 죄상을 선고했다”       1) 개원, 천보는 모두 당나라 현종 때의 연호이지만 개원은 태평성대의 상징이며 천보 시대에는 안사의 난이 일어났음,   (김택규 역)   [출처] 중국현대시 - 자이융밍, [시간 미인의 노래]|작성자 하이에나    
883    朦朧詩 댓글:  조회:4083  추천:0  2015-04-05
  우 성(吳 晟)작  __ 중산대학출판사    몽롱시는 어떠한 가치를 추구하는가     1) 인성(人性)의 세계 구축   몽롱시파는 “ 시인은 응당 작품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야 하는데, 그것은 진실하고 독특한 세계이며 정직한 세계이자 정의와 인성의 세계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인성의 세계란 문화혁명 10년 동란 중에 파시즘의 독재에 대항해온 인도주의를 말한다. 시대에 역행한 때문에 보통 사람의 가치와 존엄성은 짓밟혔고, 인격과 인성은 왜곡되고 추상화되었으며,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는 일종의 비역사화, 비정상적 환경 이화(異化)에 의해 오랫동안 적대시하며 그 괴리 속으로 빠져 들었다.      “ 까만 밤은 나에게 검은 안경을 쓰게 했다/난 오히려 그를 쓰고서야 햇빛을 찾았다”                                         (꾸청顧城 중에서)   황당한 시대는 광열(狂熱)에서 미망(迷惘)으로, 그리고 다시 깊이 사고하며 떨쳐 일어나는(深思奮起) 청년의 세대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인도주의를 기치로 내건 몽롱시라는 새로운 시의 풍조를 잉태하였다.  몽롱시가 사상적으로 가장 선명하게 지향하는 가치는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회복시켜, 새롭게 확립하는 것, 즉 인도주의를 부르짖은 것이다.      “ 영웅이 없는 시대에/ 난 그저 하나의 사람이 되고플 뿐이다 ”   이것은 베이다오(北島)가 라는 시에서 내뱉고 있는 장엄한 부르짖음이다. “하나의 사람이 되고 싶을 뿐”, 다시 말해 ” 진실“되고 ”정직“하며 ” 정의“롭고 또 ”인성“을 갖고 있는 보통 사람, 이것은 생활에 대한 최소한의 요구이다. 그러나 그 착오의 시대에 그러한 요구를 제기하는 것은 피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 나는 사람이다/ 난 사랑이 필요하다/ 난 사랑하는 이의 눈동자 안에 있기를 갈망한다/ 조용한 황혼을 지날 때면/ 요람의 흔들림 속에서/ 아들의 첫 번째 울음소리를 기다린다 /풀밭과 낙엽 위로 / 모든 진지한 눈빛 속에서/ 난 생활의 시를 쓴다/ 이 지극히 평범한 바램이/ 이제 와서 사람 구실하는 대가의 전부가 되어 버렸다”   이 베이다오의 시 은 에게 참혹하게 살해된 위루어커(遇羅克)열사에게 바치는 시이다. 그 의의는 이미 시 자체를 벗어나 보다 넓은 의의를 가지고 있다. 저 인간과 요괴가 뒤바뀐 시대에 얼마나 많은 우루오커와 장즈신(張志新) 같은 “진지함”과  ”정직“, ” 정의“의 진리수호자들이 기본적 생존의 권리를 위해 젊은 생명을 바쳤던가. 또한 얼마나 많은 선량한 공민들이 이화(異化) 속에 왜곡당하고, 심령을 심각하게 상처받았는지 모른다. ” 나는 일찍이 형체가 없는 인간과/ 악수하였다, 한번 울부짖으니/ 나의 손은 화상을 입고 / 낙인이 찍혔다“에서 더 나아가 “ 나의 내면 깊은 곳에 / 낙인이 남겨졌다/” (베이다오의 ), 여기에서 “ 형체가 없는 인간” 은 10년간의 문화혁명 시기의 이데올로기를 가리킨다. 베이다오의 이란 시는 바로 인도주의의 찬가이다.      “ 부드러운 어린 풀들의 팔이 태양을 받쳐 든다 / 피부색이 다른 사람이 널 향해 간다 / 빛이 모여들고, 넌 벽시계처럼 종소리를 내고 / 산 정상에 쌓인 눈을 털어버린다 / 주름살 깊이 전율의 공포와 슬픔 / 마음은 다시는 무대 뒤로 숨지 않는다 / 책이 창을 열고, 새들은 무리지어 자유롭게 비상한다 / 늙은 나무는 다시는 코를 골지 않고, 다시는 마른 등나무를 가지고/ 어린 아이의 저 민첩한 종아리를 붙잡아 두지 않는다 / 보석 같은 열매가 소녀의 손 안에서 반짝이고 / 모든 사람들은 각기 자기 이름을 갖고/ 자기의 소리, 사랑과 소망을 갖는다 ...,”   이것은 1981년 제 5기에 발표한 시로, 시간적으로 보면, 분명 우리민족과 인민들이 10년 대란을 거쳐 새로운 삶을 획득한 것을 노래한 시이다. 아침의 태양은 벽시계처럼  저 황당한 시대에 대해 조종(弔鐘)을 울리고, 기나긴 밤과 적설의 냉혹한 겨울을 마감했던 것이다.  선량한 인민의 “전율의 공포와 슬픔”도 없애 버리고,  서로 경계하던 방어선도 없애고 나서, 사람들은 하고 싶은 말을 실컷 하게 되었다. 한 때 황폐했던 학업이 다시 시작되어, 이상의 돛을 달았다. 사상이 해방되어, 새떼처럼 하늘 아래 자유롭게 비상한다.  노인들은 현상에 안주하지 않고, 아량 있고도 너그러운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다시는 청년들의 손과 발을 구속하지 않는다. 소녀는 빛나는 사과를 받쳐 들고 있는, 여전히 아름다운 작은 천사이다: 한 때 자아가 왜곡되고 상실되었던 사람들은 사람됨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그 인격을 회복하였던 것이다. _______      “ 바로 그렇게, 늦은 밤에서 늦은 밤까지/ 넌 매번 죽어갔고, 매번 다시 태어났다/ 생명은 연연히 이어지고, 지평선도 계속 연장되고/ 모든 이야기는 새로운 시작이 있는 것이니/ 그럼 다시 시작해보자꾸나”     “늦은 밤에서 늦은 밤으로”이어진 10년 동란 중에 우리 민족은 전대미문의 재앙을 맞아 준엄하고도 파멸적인 시련을 견디어냈다. 그러나 그녀는 한 거인 같아서 일단 일어서면, 아무도 다시 밀어 넘어뜨릴 수 없었다. 보라, 그녀는 동란 중에 새 삶을 획득했다, “ 생명은 연연히 이어지고, 지평선도 계속 연장되고” 그녀는 새로운 자태로 동방의 지평선 위에 우뚝 서있다. 만물이 다시 소생하고 모든 폐허가 다시 부흥하여, 우리 민족은 마치 막 떠오르는 태양과도 같이 새 날을 맞아 새로운 역사발전의 시대로 진입하기 시작하였다.   수팅(舒婷)은 말하기를 “나는 내 자신을 통해 오늘날 사람들은 존중과 신임과 온난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을 깊이 인식할 수 있었다. 나는 가능한 한 시를 통해 사람에 대한 모든 관심과 사랑을 표현하고 싶다.  ”사람과 사람은 충분히 서로 이해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왜냐하면 마음의 길을 따라가면 결국은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따라서, 그녀는 사람과 사람의 마음세계를 깊이 들어가 인성을 깊이 탐색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존중과 신임, 이해를 갈망하며, 더 나아가 집착하게 된다. 그녀는 이라는 시에서 ”모든 고난과 실패를 견디어내고/ 따뜻한 광명의 미래를 향해 영원히 날아오르는/ 아, 피 흘리는 날갯죽지/ 한 줄이라도 만족할 만한 시를 쓰고/ 모든 이의 마음속으로 깊이 들어가 /모든 연대로 진입하고 싶다/ “   에서는:         오직 승인 받지 못할 때에만 / 비로소 특별히 용감하고 진실해 질 수 있는 것 / 비록 눈물처럼 부서져 내릴지라도 / 민감한 대지 / 아직도 곳곳에는 / 오래고 깊숙한 메아리 소리가 있다/   그녀의 에서 중심이미지는 “진주조개”이다. 인생의 가치를 상징한다. 시인은 그것을 시를 통해 “바다 눈물”의 결정체로 의미심장하게 보았다. 개체의 생명가치의 실현은 마치 진주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같아서 무수한 어려움과 고통을 견뎌내어 무수한 실패의 엄중한 시련을 이겨낸 뒤, 마침내 생명의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에서도 지적하듯, 인생가치의 실현은 외부 현실 환경에 대한 투쟁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고질적 결함의 도전을 받아야 한다. 에서는, “하늘에서는/한 떨기 별이 되고 싶다”, “땅 위에서는/ 한 개의 등불이 되길 바란다”라 하면서 조금이라도 열기가 남아 있으면, 그만큼의 빛을 발하고 싶다고 한다. 개인 가치의 실현은 반드시 개인의 사회에 대한 책임과 공헌, 그리고 사회의 개인에 대한 승인과 존중이 결합되어야 하며, 어느 한 쪽만 강조하는 것은 모두 단편적인 것이다. 에선 생명을 “못"  “기계” “나뭇잎” “물보라” 등과 등가로 보는 가치관을 철저히 부정하였다.          누가 영웅이 이미 추인되었다고 말했나 / 사망은 잊혀질 수 있다/ 누가 말했던가, 인류 현대화의 미래가 / 반드시 생명으로 이처럼 선혈 낭자한 제사를 지내야 한다고/   맹렬한 공격으로 “발해 2호” 시추선 72명 대원들이 조난을 당하게 한 관료주의 작태는 사람들의 생명가치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다.      꾸청(顧城)은 말한다, “ 후에 아주 긴 사상반복의 과정을 겪었다 . 당시 서방문화가 중국대륙에 들어오도록 해금된 후, 하나의 유행이 생겨나, 영향력이 아주 컸는데, 이를 ”자아 찾기“라 불렀다. 나 역시 당시의 그 사상 논리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어 갔다.” *(주: 105) “자아 찾기”란 이것은 잃어버린 생존가치와 생명의 의미를 되찾자는 것이다. 꾸청의 시에 비교적 빈도 높게 나타나는 이미지는 “ 작은 풀” 이다.  그것은 “고통의 대지 위에서 성장해온, 그렇게 여리고 작게, 그렇게 밀집되어 하늘아래 서 있다. 더군다나 먹구름과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어떤 것도 피하지 못하고 모두를 다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아무도 그들을 알지 못하고, 색깔 고운 나비도 벌꿀도 날아오지 않으며, 아름다운 찬미의 말도 경이로운 탄식도 없다. 그러나 그들은 태어나 성장하여, 작고 작은 꽃을 피워내며 자랑스럽게 머리를 쳐들고 있다“ *(주: 106) 이 평범하고도 보잘것없는 ”작은 풀“은 시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생명 의지의 창의적 표현이며, 역시 저 시대 청년들의 생존상태를 드러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들은 비록 열악한 환경 조건 아래서, 심각한 기형으로 자라고, 사람들로부터 주목받지 못하고 사회로부터 버림을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완강하고도 자랑스럽게 병든 것처럼 보이는 꽃잎으로 ” 머리를 쳐들고“ 자신의 가치실현을 위해 항쟁하고, 전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분명히 일시 유행했던 개인숭배나 영웅 신화에 대한 배반이나 전복이 아니라, 보통 사람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긍정이며, 예찬이다.   다른 몽롱시인과 다르게 꾸청은 보통사람의 생존 가치와 인생을 탐구하고, 사람의 자성(自性)의 본질로 회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말하기를, “그 당시 나는 자연에 대하여 일종의 신앙을 갖고 있었고, 나의 자성에 대하여도 일종의 신앙을 갖고 있었다. 나는 자연 속으로 돌아가면, 다시는 수많은 망상을 갖지 않게 되고, 내 생명의 자연미가 나타나게 된다는 것을 느낀다. *(주 107) 그의 작품으로 보면, 이러한 자성은 인간의 자연성과 본질이다. 꾸청이 보기에, 그들이야말로 사람들이 특수시대에 이화되어 잃어버린 가장 진귀한 것이다. 그래서 시인은 순박과 진실로 되돌아 가고, 사람의 자연성을 회복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나는 물고기고, 나는 새다/순은의 비늘과 깃털이 가득 나서“ ”가야금 줄을 강 뚝에 보내고/ 꿀을 꽃의 애인에게 보내는“ 인생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 (〈夢痕〉) 〈感覺〉에서 ”새빨감“과 ”연녹색“은 ”아이들“을 주제로 한 동화세계를 상징하며, 인간의 자연성을 은유한다.  ”한 무더기 죽음의 재 가운데/두 아이가 지나간다/ 하나는 새빨갛고/ 하나는 연록색이다“에서 인간의 자성과 본질 즉 자연성과 순진에 대한 회귀를 암시하고 있다.   양리앤(楊煉)의 〈푸른 광상곡〉은 “깎아지른 절벽 몸서리치면/ 흑색 메아리가 들리고”, “차디찬 도깨비 불 음산하게 흔들리면/ 시끄러운 대낮이 이미 죽어버렸다”는 냉혹한 현실 앞에서 또 하나의 “향기로운 세계”를 환상하게 된다. 또 “”하늘과 대해의 흉금에는/ 천천만만 송이 자주 붓꽃을 가득 꽂고“, ”소녀들은 금 빛 조개껍질을 뛰쳐나가/ 시원한 달 빛 아래 노래하고/ 하늘은 아름답고, 바닷물은 조용한 데“, 깊은 사색을 거쳐 시인은  마침내 철저히 깨닫게 된다.      나의 자작나무가 침묵하고 있네 / 다시는 흔들리지 않을 돗대처럼 /  세계의 색체는 그의 발 아래 변화하고 / 바로 여기, 무수히 날아가 버린 순식간 / 그것은 햇볕을 고맙게 생각하지도 않고, 매미의 우수를 따라 노래하지도 않는다 / 오직 낳고 자라는 것만이 자신의 운명을 증명해 준다   자작나무는 시인의  “자아”를 나타내 준다. 시인은 개체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외부의 힘을 빌거나, 현실을 도피하거나, 환상에 희망을 걸거나 하는 것은 모두 쓸데없는 일이라 여긴다.             2) 이미지의 충격과 신속한 전환   새로운 시의 조류로서 몽롱시는 예술적으로도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시가는 형식의 위기를 맞고 있다. 많은 낡은 표현 수단은 이미 매우 부족한 상태이다. 은유. 상징, 통감(通感), 시각 변화, 관계 투시, 시공 질서 타파 등 수법을 자신의 시 속에 끌어 들여 우리에게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나는 영화의 몽따지 수법을 내 시 속에서 시도함으로써 이미지의 충격과 신속한 변환을 이루고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대대적 도약이 남긴 공백을 메꾸고자 한다. 또한 나는 시의 용량, 잠재의식, 순간 감수(感受)의 포착을 중요시한다. *(주 108)   신 중국 탄생 이후의 중국 시단은 기본적으로 현실주의와 낭만주의의 두 가지 창작방법을 조작하는 것이었다. 현실주의는 객관적 진실 반영을 특징으로 하여, 객관을 충실히 모사하는데 비해, 남만주의는 주관, 이상의 표현을 특징으로 하여, 주관, 이상에 대하여 아름다운 동경을 하고 있다. 70, 80년대에 들어서 사람들의 생활과 정감이 날로 풍부하고 복잡해 지며, 특히 젊은 이들이 10년 동란을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심각한 상처와 환멸, 방황과 미망, 그리고 각성을 남겼다 섬세하면서도 민감한 여 시인인 수팅은 솔선해서 새로운 시의 조류의 미학선언인 〈나의 동시대인에게 바침〉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마음의 처녀지를 개척하기 위하여 / 금지구역에 들어갔다, 아마도- / 바로 그곳에서 희생되어 / 비뚤어진 발자국을 남긴 것은 / 후세 사람들을 위해 / 통행증에 시인을 해준 것인가 보다 /   “마음의 처녀지를 개척”한다는 것은 예술적으로 낭만주의처럼 그렇게 감정을 직접 나타내거나, 이미지를 빌려서 상징, 은유 또는 암시하는 것이 아니다. 몽롱시가 취하고 있는 “상(象)”은 대부분이 현실의 象이지만, 그 뜻은 현실 사물 자체가 아니고, 시인의 주관적 정서의 일종의 대응물이다. 의화(意化)되었기 때문에 취득한 물상이 그것 자신이었건 그것 자체가 아니건 심미적으로 불확정성과 다원성, 모호성을 조성하고 이에 따라 주제의 다의성과 복사성(輻射性)을 만들어 낸다. 몽롱시란 명칭이 여기서 유래된 것이다.   몽롱시의 예술적 가치 지향 중의 하나는 바로 이미지화- 이미지의 고도 밀집을 통해 충격의 태세를 형성하게 된다. 수팅의 〈思念〉을 보자.       한 폭의 색채현란하나 선감이 부족한 괘도, / 청순하나 해답 없는 대수 한 문제, / 한 줄 거문고 하나, 처마 낙수의 염주를 튀긴다, /  피안에 다다를 수 없는 한 쌍의 노. / 꽃봉오리처럼 묵묵히 기다린다, / 석양처럼 멀리서 주목하고, / 아마 먼 바다를 감추고 있나 보다, / 그래도 흘러나오면, 두 방울 눈물일 뿐.   그것은 누구를 사념한다거나, 어떻게 사념한다거나 하고 쓰지 않고, 일련의 이미지로써 사념의 특징을 포착하여, 사념을 깊이를 투시하며, 추상족 사념을 느낄 수 있는 구상으로 바꾸어 놓는다. “괘도”는  “색체현란하나 선감이 부족”하고,  대수는 청순하나 해답이 없어서 사념을 포착하는 것이 분명한 데서 모호한 데로 운행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빗소리와 한줄 거문고가 화음을 이루고, 서로 받쳐 주면서 한 방울씩 빈 계단에 떨어지는 처마 빗물과 선사의 손안에 있는 염주가 상응 대조하여, 사념의 고적함과 지속성을 체험한다. 피안에 다다를 수 없는 노 한 쌍으로 사념의 영원과 집착을 느낄 수 있고, 꽃 봉오리도 사념이 기다림의 희망이 있어 아름다운 고통임을 비유한다. 석양은 사념이 아름다운 사물에 대한 연민과 사물에 충만한 생동의 이치를 포함하고 있음을 암시하며, 마음 속 깊은 곳에 먼 바다를 감추고 있으나, 흘러나오면 두 방울 눈물일 뿐이라 한 것은 사념의 풍부성과 심각성, 그리고 함축의 품격- 동방 민족의 심오함축적 정서적 특징을 나타내 주고 있다. 짧은 몇 줄의 시에서 사념의 품격을 남김없이 통쾌하고, 충분히 풍부하게 투시하고 있다. 이는 현실주의나 낭만주의가 해내기 어려운 일이다.   수팅과 꾸청의 부드럽고 아름다운 이미지와 다르게 베이다오의 시의 이미지는 보다 냉엄하고 장려하며, 심지어 얼마간 황당기괴함까지 있다. 예를 들어 〈雨中紀事〉에서는 초현실주의 수법으로 직각을 썼다.        책이 탁자 위에 펼치면/ 푸석푸석 소리가 나네, 마치/ 불 속에서 나는 소리 같이/ 부채를 접은 듯한 날개/ 아름답게 펼치면, 심연의 상공에/ 화염과 새가 같이 있네   탁자 위에 펼친 책은 시인의 심미적 직각 속에서 갑자기 불속에서 푸석푸석하는 소리와 펼쳐진 날개로 바뀌고, 이는 각각 열정과 이상을 상징한다.  그러나, 그 잘못된 시대에 가슴 가득 열정이 충만하지만, 이상은 항시 물거품으로 변한다. 열정이 높아질수록, 이상이 더욱 고통스러워져, 마치 “화염과 새가 같이 있는” 것과 같고, 열정은 이상에 고통을 주고, 양자는 깊은 모순에 빠지게 되어, 비정상적 시대에 대한 시인의 분노를 표현해 주고 있다.   쟝허(江河), 양리앤(楊煉)의 후기 몽롱시 필묵을 원시 신화시대로 뻗어, 민족 문화의 심층구조를 다루면서, 민족 문화 정신을 발굴하고, 현대 동방의 역사시를 창조하고자 한다. 양리앤의 연작시 〈敦煌〉, 쟝허의 연작시 〈태양과 그의 반사〉는 모두 원시 신화로부터 제재를 따오고 있지만, 단순히 신화를 다시 서술한 것이 아니라, 신화 원형에 대한 개조를 통하여 선명한 현대 의식을 부여하고 있다. 〈태양과 그의 반사. 해쫒기〉에서는 “길 떠나던 그 날, 그는 이미 늙었다/ 그렇지 않다면 그는 태양을 쫒지 않았을 것이다/ 청춘 자체가 바로 태양인 것을”, “전설에 의하면, 그는 목이 말라 위수와 황하를 다 마셔 버렸다지만/ 사실은 자기자신을 가득 따라 태양에게 보낸 것이다”, “그는 스스로를 울퉁불퉁한 땅 위에 깔고/ 길이 있고, 주름 살이 있고, 말라버린 호수가 있어“, ”태양을 그의 마음 속에 잘 간직하고 있을 때/ 그는 태양이 매우 연약하서 아플 정도로 연약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 시는 신화 〈과부추일(誇父追日)〉의 완강한 투지와 희생정신을 보존하면서도, 과부라 하는 인류 주체성의 추상적 공동(空洞)을 버리고 그의 자신의 가치와 생명의 의의에 대한 추구를 추가시켰다. 그가 해를 쫒는 것은  인류를 위해서이기도 하고, 또한 자기 자신의 청춘불로를 위해서 이기도 하다, 과부와 태양, 즉 인류와 자연의 대항이 인류와 자연의 화합으로 개조되고, 자연이 인류를 위협하던 데서 인류에 의해 정복된 역사 과정과 사회 진화로 융화되어, 민족성과 현대 의식이 성공적으로 융합되는 것이다.                                      발표      [출처] 중국의 몽롱시는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가(1)|작성자 푸른섬  
882    gou城의 시론 연구 댓글:  조회:4408  추천:0  2015-04-05
顧城의 詩論 硏究 金泰成* Ⅰ. 들어가는 글 Ⅱ. 顧城 詩와 詩論의 背景 Ⅲ. 顧城 詩 內容上의 範疇 1. 自然 2. 幻想 3. 生命 Ⅳ. 맺는 글 Ⅰ. 들어가는 글 中國의 當代詩歌는 ‘10년간의 동란’으로 규정되는 문화대혁명(이하 ‘文革’으로 약칭함)이 막을 내리고 이른바 社會主義 新時期가 시작되는 시점인 1976년을 기점으로 하여 청년시인들을 중심으로 자유와 번영에 대한 謳歌, 개인과 사회의 모순 및 文革의 상처와 사회의 어두운 현실에 대한 폭로,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대한 정신적 충격 등 다양한 내용의 詩歌가 대거 창작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부흥기를 맞게 되었다. 이에 따라 진정한 문학정신이 소생하고, 정치에 종속되어 위축되고 왜곡되었던 문학의 부정적 현상들이 일소되어 중국 시단에 새로운 백화제방의 활기가 넘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중국 當代 新時期 詩歌를 특징지워주는 대표적인 思潮로서 이른바 ‘朦朧詩 論爭’을 불러일으켰던 朦朧詩派를 들 수 있는데 北島, 顧城, 舒婷, 江河, 芒克 등을 대표적 시인으로 하는 이 新詩의 흐름은 단순히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몇몇 청년시인들의 현대적 기법을 사용한 창작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文革시기에 北京에서 비밀리에 이뤄졌던 살롱문학과 70년대초 ‘上山下鄕’ 시기에 知識靑年들의 주요 문학활동 거점 가운데 하나였던 ‘白洋淀詩群’, 그리고 1976년의 천안문 詩歌運動으로 이어지는 문학의 역량이 결집되면서 지하간행물인「今天」을 중심으로 풍부한 문학적 토양을 형성함으로써 이뤄지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혹자는 이들의 詩를 개혁 개방에 따라 유입된 서구 문학사조의 반영으로 보기도 하지만 이는 中國 當代 詩歌의 경향을 세분화하지 않고 개괄적으로 서술한 것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비평가들은 이들의 詩에 담긴 진지한 문학정신과 역사의식, 인간에 대한 애정 등을 근거로 하여 이들의 詩를 역사의 특정한 단계와 이를 견뎌낸 문학역량의 결정으로 보는 보다 구체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혁명의 실패와 왜곡된 역사에 대한 실망, 그리고 자아에 대한 처참한 억압을 체험한 이들 청년시인들의 작품 경향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그 대표적인 유형으로 초현실주의 상징수법을 통해 정치성과 자아의식을 동시에 표출한 北島의 시와 낭만적이고 여성적인 색체의 詩語로 이성적 사고와 감성의 융합을 시도하면서 왜곡된 현실의 고통을 폭로하고 인간에 대한 휴머니즘적 애정을 토로한 舒婷의 敍情詩, 동양신화의 원형을 매개로 한 陰柔의 美와 군체의식을 바탕으로 한 영웅 서사시로 대표되는 江河의 시세계, 主知的인 思辨과 화려한 낭만성을 겸비한 楊煉 詩의 主知性, 아이들의 천진한 눈동자로 純粹의 美를 추구하며 몽상을 통한 영혼의 시각으로 모순이나 갈등이 없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지하여 현실에 실현하려고 시도했던 顧城의 시세계를 들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이 같은 朦朧詩를 現代主義 또는 現代派 詩로 단정하면서 서구의 현대시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려는 시각을 지양하고 이들의 詩가 주로 현대적 기법으로 쓰여지긴 했으나 그 창작의 바탕은 특수한 역사현실에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동시에 이를 위한 수단으로 朦朧詩派의 대표적 詩人이면서도 국내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顧城의 詩와 詩論에 대해 초보적인 분석을 가하고자 한다. 이 같은 작업은 국내에서는 전체적인 분석과 이해가 미흡한 채 中國當代文學史의 한 章으로 정리되고 있는 中國 當代 朦朧詩에 대한 종합적이고도 체계적인 분석과 정리를 위한 기초적인 시도로서, 우선 그 一環으로 1993년에 이미 사망함으로써 창작활동을 마감했고 대부분의 詩歌 작품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경향성의 굴곡을 보이지 않았던 顧城의 散文과 對談, 講演錄 등에 나타난 詩에 관한 편린들을 분석, 정리함으로써 그의 시세계를 개괄하고, 이를 통해 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작품의 이해를 위한 視覺의 형성을 꾀하고자 한다. 제목에 ‘詩論’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으나 여기서는 문학적 기교나 詩作의 당위성, 작품의 사상성 등을 체계적으로 서술한 일반적 개념의 詩論이 아니라 그가 지향하는 문학행위의 전체적인 방향을 의미하는 것임을 밝혀둔다. Ⅱ. 顧城 詩와 詩論의 背景 먼저 顧城의 창작배경을 一覽함으로써 그의 詩와 詩論을 보다 쉽게 조명할 수 있는 관점을 마련하기로 한다. 그의 창작배경은 크게 文革이 초래한 기형적 역사현실과 이에 대한 반응, 자연에의 경도, 어린시절부터 계속된 남다른 독서력, 그리고 이 과정에서 체득한 道家的 세계관을 들 수 있다. 顧城은 1956년 北京에서 태어났다. 文革이 시작되었을 당시 겨우 10세의 소년이었던 그는 1969년에 詩人인 아버지 顧工과 함께 ‘下放’되어 山東省 古黃河道의 황량한 해변에서 외로운 생활을 하면서 항상 접하는 대자연에 대한 감응을 소재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이 때에 쓴 시들은 주로 자연을 통해 감지된 인간적 친밀감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후에 「이름없는 작은 꽃들(無名的小花)」이란 제목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1974년 다시 北京으로 돌아온 그는 설탕제조공, 운반공, 도장공 등 다양한 임시직을 전전하다가 이른바 朦朧詩 詩人들과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시가창작에 몰두하게 된다. 文革 초기부터 그는 당시의 혼란한 정치상황과 왜곡된 삶에 대한 민감한 반응을 絶句 형태의 짧은 시구로 표현해내곤 했는데 이러한 기록들은 매우 특수한 역사의 한 단계에 처한 한 ‘조숙한 아이’의 기형적 심리와 주변 세계에 대한 상념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처럼 특수한 역사상황이 顧城 개인에게는 ‘꿈의 파멸’이란 형태로 반영되고 있다.   꿈이 파멸되고 있다. 꿈은 항상 파멸에 대해 관대하다. 그러나 파멸은 오히려 꿈을 그냥 놔두지 않는다. 幻想在破滅着; 幻想總把破滅寬恕, 破滅却從不把幻想放過.   그는 자신이 체험한 일단의 역사전개 과정에서 개인과 사회 사이의 극복될 수 없는 대립의 모습을 보았고 이에 대해 모종의 분노를 느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분노를 근거로 오히려 理想에 대한 강한 긍정과 확신을 갖게 되었다.   어둔 밤은 내게 검은 눈동자를 주었으나 나는 오히려 그것으로 빛을 찾는다 黑夜給了我黑色的眼睛 / 我却用它尋找光明   그리하여 顧城에게는 詩가 한 마디로 말해 ‘이상의 나무에 매달려 반짝이는 물방울’로 정의되었다. 그는 시 창작의 모티브를 ‘마음속의 純銀으로 열쇠를 주조하여 천국의 문을 여는 것’으로 비유하면서 예술의 목표를 ‘순수한 아름다움’의 실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낭만적 색채의 詩歌觀念은 현실세계의 갖가지 갈등과 분열, 부조화 등으로 인한 고통이 모두 詩속에 용해되어 하나의 해결점을 찾으면서 꿈 또는 환상의 세계라는 형식을 통해 인간영혼의 절대적 자유를 찾게 된다는 신념에 기초하고 있다. 때문에 그에게 있어서 시의 세계는 예술창조의 범주일 뿐만 아니라 인간생활 전체의 범주이기도 한 것이다. 이처럼 특수한 역사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반응은 顧城뿐 아니라 대부분의 몽롱시 시인들에게 커다란 창작동기로 작용하여 몽롱시의 전체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는 人本主義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수한 역사현실에 외에 그의 詩를 만들어낸 또 하나의 배경으로 어린 시절부터 잠시도 그치지 않았던 왕성한 독서력을 들 수 있다. 특히 문혁과정에서 대부분의 책들이 走資派의 노선에 물들어있다는 이유로 압수되었을 때 우연히 남아서 그를 사로잡았던 책이 바로「파브르 곤충기」였고 이것이 자연에 대한 경도를 더욱 가중시키면서 그의 의식 속에 몽환의 세계를 가져다주는 동시에 자연과 생명과 꿈의 和諧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동화적 작품세계를 형성해주었다고 볼 수 있다.   운 좋게 살아남은 이 책이 그날 밤 나를 열광적인 동물애호가로 만들어주었다. 수백만 가지의 곤충들이 무한히 신기한 세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중략) 점벌레와 호랑나비의 몸에는 이상한 도안이 그려져 있어 매일 밤 내 꿈속을 날아다녔다.   就是這本幸存的「昆蟲記」, 使我一夜之間, 變成了狂熱的昆蟲愛好者. 上百萬種昆蟲, 構成了一個無限神奇的世界, (中略) 飄蟲和蛺蝶身上愧誕的圖案, 每夜都在我的夢中浮動…   山東을 떠나 北京으로 오자마자 그는 ‘책을 쌓아 만든 산’을 만나게 된다. 이 때 그가 책을 통해 접할 수 있었던 예술가들은 屈原, 陶淵明, 李白, 杜甫, 曹雪芹 등 중국 고전문학의 작가들뿐만 아니라 빅톨 위고, 발작, 안델센, 하아디, 도스또옙스키, 잭 런던, 시모노프, 로망 롤랑, 휘트먼, 헤밍웨이, 다빈치, 미켈란젤로, 롬바르트, 레빈, 로뎅 등 서양의 문인, 예술가들이 두루 망라되어 있다. 이처럼 광범위하고 집중적인 독서력이 그의 詩作에 있어서 서양 현대시의 영향을 거론하는 근거가 되기도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이처럼 집중적이고 폭넓은 독서를 통해 시인의 의식 속에 비범한 정신세계가 형성될 수 있었고 이것이 그의 詩作의 배경으로 크게 작용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셀 수 없이 많은 태양의 조명 속에서 검은 밤은 사라져버렸다. 나는 잠을 거의 잊어버린 것 같았다. 한 시간도 쉬지 않고 읽고 보면서 미친 듯이 위인들의 땅을 향해 달려갔다. (중략) 이것은 곤충학에 이어 두 번째로 내게 찾아온 ‘열애’였다.   在數不淸的太陽照耀下, 黑夜消逝了. 我幾乎忘記了睡覺, 一刻不停地看着, 讀着, 向着偉人的陸地狂奔. (中略) 這是繼昆蟲學之後, 我的第二次‘熱戀’.   물론 詩를 단순한 讀書의 産物로 볼 수는 없지만 顧城에게 있어서 讀書는 그와 그의 同時代人들이 처했던 특수한 역사현실 속에서 정신세계의 파괴와 왜곡을 막아주고 문학적 자양을 제공해줄 수 있는 유일무이한 수단으로서 매우 중요하고 커다란 의의와 기능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셋째로 顧城 詩와 詩論의 배경으로 거론할 수 있는 것은 상술한 자연에의 경도와 몽환의식을 바탕으로 그의 왕성한 독서력이 가져다준 道家的 세계관과 문예관이다. 儒家와 더불어 중국인의 사유체계에 있어서 커다란 줄기를 이루고 있는 道家的 세계관의 흔적은 顧城 詩의 詩論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1992년 11월에 베를린에서 있었던 기자들과의 대담에서 그가 자주 언급해온 ‘동양적 의미’와 ‘靈性’에 대해 설명하면서 자연상태의 직관과 無爲로써 서양예술과 구별되는 동양예술의 정신을 천명한 바 있다.   동양예술의 주체는 있음(有) 또는 존재가 아니라 없음(空無), 즉 어떤 心境하에서의 자연적 觀注입니다. 이를 서양문화와 비교하면 달빛이나 공기와 같다고 할 수 있지요. 어떤 기운이 새떼를 날게 할 때 새들은 자연상태 그대로 입니다. 비행의 일정한 방향이 없고 자유롭습니다. 어디든지 마음대로 날아갈 수 있는 것이지요. 靈性의 靈動이 동양예술로 하여금 無에서 有가 생성되게 하고 일정한 격식에 구애됨이 없이 저절로 천연의 상태를 이루게 합니다. 동양정신은 지리적 개념이 아닙니다. 靈性 역시 文字의 형식이 아니라 일종의 관계입니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하늘의 관계이지요. 이것은 對象이 아니라 일종의 바램, 즉 선택방식의 자유입니다. 이러한 바램이 있기 때문에 저는 어디 있든지간에 저의 歸宿과 來源을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作爲東方的藝術精神, 與西方不同, 它的主體不是有, 存在, 而是空無, 一種心境下的自然觀注, 與西方文化相比, 它更像月光和空氣. 一種氣息使鳥群飛翔, 它是自然的, 沒有旣定的方向, 又是自由的, 它可能飛向任何地方. 靈性的靈動使東方藝術無中生有, 不拘一格, 自成天然. 東方精神並不是一個地理的槪念, 靈性也不是一種文字的形式, 它是一種關係; 人與人, 人與天; 它不是一個對象, 而是一種愿望-選擇方式的自如. 這愿望與我同在, 不論我走到哪裡, 都可能感悟到我的歸宿和來源.   또한 그는 이러한 자연상태의 直觀과 無爲의 결과는 예술품이 아니라 예술유희가 만들어내는 일종의 志向 또는 心境이라고 규정하면서 莊子가 말한 庖丁解牛의 비유를 들어 동양의 예술을 ‘뜻을 얻고 형태를 잃어버리는’(得意而忘形) 전형적인 관념예술로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그 전형적인 예로 도가적 경향이 강했던 위진 남북조 시기의 竹林七賢의 예술을 제시하고 있다. 이같은 점으로 미루어 顧城이 道家에서 추구했던 무위자연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으며 그의 시 전체가 추구하는 환상과 자연, 그리고 이를 통한 생명의 체현은 다분히 道家的 傳統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3, 4세기경에 중국에서 가장 추앙받던 예술은 詩詞文章이나 繪畵彫塑가 아니라 일종의 風度, 이른바 魏晉風度였습니다. 이러한 풍도는 갖가지 형식으로 표현될 수 있는데 그 예로 시인 阮籍을 들 수 있습니다. 在中國公元三, 四世紀時, 最受推崇的藝術不是詩詞文章, 繪畵彫塑, 而是一種風度, 所謂魏晉風度. 這種風度可以表現爲各種形式, 比如詩人阮籍.   또한 그는 언어의 규칙이 마음 속의 느낌을 표현하는 데는 부족하기 때문에 순수정신의 상태에서의 自然流露를 제시하면서 언어의 한계를 주장하고 있다.   언어사용의 규칙은 실용적 정보를 전달하는 데 있습니다. 예컨데 제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를 전달할 수 있게 해주지요.(여러 차례의 분명한 전달을 통해 思路는 곧 관념이 됩니다.) 그러나 언어로 마음속의 느낌을 표현하거나 詩를 쓰고자 할 때는 그 규칙의 도움을 받을 수 없고 오히려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인간은 순수한 정신의 상태에서 호흡과 맥박에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데 이것이 소리에 영향을 미쳐 文字와 節奏를 선택하는 데도 상응하는 변화를 일으킵니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전달입니다. 語言使用規則, 便於傳導實用的信息. 比如我們將在甚麽地方, 甚麽時間內做甚麽. (經過多次淸哲的傳導, 思路也就變成了觀念) 但是想要用語言表達你心裏的感覺, 寫詩的時候, 規則不能總是幇助你, 它還會使你誤入歧道. 人在一種純粹的精神狀態中, 呼吸和心跳都會發生變化, 這會影響到人的聲音, 使人在選擇文字和節奏時發生相應的變化, 這是自然的表達.   이는 “道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참 道가 아니다”, “진실한 말은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말은 진실하지 않다”라고 하여 언어의 완벽한 표현능력을 부정했던 道家의 언어관을 그대로 반영하는 견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 외에 1950년대 초반부터 문예창작을 시작하여 희곡, 평론, 소설 등 여러 장르에 걸쳐 20여권에 달하는 작품집 낸 바 있는 중견시인인 아버지 顧工과 顧城 스스로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인물이자 정신적 지주였다고 술회한 바 있는 모친, 그리고 어려서부터 가장 가까운 詩友로서 현재 동화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누나 顧鄕 등 가정 내의 문학적 분위기와 가족들의 영향도 그의 審美觀 형성과 詩歌創作에 있어서 무시할 수 없는 배경요소라 할 수 있다. Ⅲ. 顧城 詩 內容上의 範疇 상술한 詩作의 배경으로 인해 顧城 詩의 내용상의 범주는 매우 다양하고 풍부하여 하나의 개념으로는 개괄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하면서도 그의 문학과 삶 전체에 절대적인 동기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바로 自我意識이고 이것은 다시 ‘꿈’, ‘幻想’, ‘夢幻’ 등의 어휘로 표현되는 상상적 요소와 숭배에 가까울 정도의 자연에의 경도, 그리고 자연을 매개로 하는 생명의식의 추구로 요약될 수 있다. 曹文軒은 중국 80년대의 문학현상을 논하는 글에서 당시의 문학현상을 ‘낭만주의의 부활’로 규정하면서 이 세 가지 요소를 그 특징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顧城이 浪漫主義 詩人으로 설명되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1. 幻想 顧城의 다양한 詩的 범주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 특히 80년대의 작품들은 현대적 自我가 발붙일 곳 없는 현실에 대한 도피의 형식으로서의 환상과 자연에의 경도를 통해 나타나기도 했다. 비교적 현실성이 강했던 초기 몽롱시 단계에도 顧城의 현실도피적 경향은 두드러진 편이었다. 소년의 감수성으로 잘 이해되지 않는 현실로부터 탈피하여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또 다른 환상의 세계를 찾아낸 것이다. 顧城의 시와 시론에 ‘幻影’, ‘幻想’, ‘꿈’, ‘夢幻’ 등의 어휘로 셀 수 없이 자주 등장하는 상상적 세계는 그의 자아의식의 핵심을 이루며 詩와 詩論의 骨幹이 되고 있다.   내 환영과 꿈을 좁고 길다란 조가비 안에 넣어둔다 버들가지로 엮어 만든 돛은 아직도 여름매미의 긴 울음을 맴돌고 있다. 바람이 새벽 안개를 일으키면 나는 돛대의 밧줄을 팽팽하게 당기고 항해를 시작한다. (중략) 잠들어버리자! 두 눈을 꼭 감으면 세상은 나와 무관해진다.   把我的幻影和夢 / 放在陜長的貝穀裏 / 柳枝編成的船蓬 / 還旋繞着夏蟬的長鳴拉緊椬繩 / 風吹起晨霧的帆 / 我開航了 / …… / 睡吧! 合上雙眼 / 世界就與我無關.   그러나 顧城은 꿈과 환상의 세계 속에서 自足하면서 이것이 단순한 현실도피가 아닌 순수한 아름다움의 추구이며 또 다른 자아의 실현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만물과 생명, 인간은 모두 자기만의 꿈을 갖고 있다. 모든 꿈이 바로 하나의 세계이다. (중략) 나 역시 나만의 꿈이 있다. 그것은 요원하면서도 분명하다. 그것은 하나의 세계일 뿐만 아니라 세계 위에 존재하는 천국이기도 하다. 그것은 바로 아름다움, 가장 순정한 아름다움이다. (중략) 그것을 향해 나아가다 보면 나는 점점 투명해지고 내 뒤의 어둔 그림자는 사라진다. 길만 있을 뿐이다. 자유의 길만이 있을 뿐이다. 萬物, 生命, 人, 都有自己的夢. 每個夢, 都是一個世界. (中略) 我也有我的夢. 遙遠而淸晰. 它不僅僅是一個世界, 它是高於世界的天國. 它就是美, 最純淨的美. (中略) 我向它走去, 我漸漸透明, 抛掉了身後的暗影, 只有路, 自由的路.   현실을 떠나 환상의 세계에서의 순정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자아의 완전한 자유를 謳歌하려는 試圖가 그의 詩를 다른 朦朧詩人들의 작품과 차별화시키는 주요 특징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경향은 지나치게 抽象的인 觀念의 遊戱로 빠지기 쉬운 일면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몽롱시 전체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비평가 洪子誠도 이점에 대해서만은 부정적인 지적을 놓치지 않는다.   현실세계에 대한 그의 일방적 관찰과 현실세계에 대한 지나친 부정은 그의 동화세계를 허황되게 만든다. 독자는 물론 시인 자신에게 있어서도 꿈에 의해 만들어진 천국 속에서 오래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들은 마침내 저 세상을 떠나 현실로 돌아와야 할 것이다. 순수하지 못하고 모순에 가득차 있긴 하지만 진실한 생명과 활력의 땅으로 돌아와야 할 것이다.   對現實世界過多否定, 也越發使他的“童話世界”陷於更多的虛幻. 不論對於讀者來說, 還是對於詩人自己, 都將不可能長久生活在這個夢幻來編造的“天國”裡, 他們終究要離開“彼岸”, 回到現實, 回到這塊雖不純淨, 而且充滿矛盾, 但却有眞實生命和活力的土地上來.   하지만 顧城에게는 꿈에 의해 만들어진 천국이 결코 추상적 관념의 유희로 국한되지 않는다.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이는 물질에 대비되는 정신세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파악되어야 할 것이다. 정치의 출발점과 귀착지는 이익, 즉 경제적 이익인 데 반해 예술의 출발점과 귀착지는 아름다움, 즉 이상주의적 아름다움이기 때문이다.   政治的出發點和歸宿是利益 ― 經濟利益. 而藝術的出發點和歸宿則是美 ― 理想主義的美.   또한 顧城은 詩가 이뤄지기 위해선 이러한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 뿐 아니라 정련된 언어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과 정련된 언어가 결합되어야만 비로소 시가 만들어질 수 있다. 감각이 아름다울수록 언어도 더욱 정련된다. 양자의 결합이 조화로울수록 시는 더욱 詩 다워질 수 있다. 詩人은 美的 感覺과 精鍊된 言語를 위해 혼례를 치러주는 사람이다.   只有美好的感覺和精練的語言相結合時, 詩才可能出現. 感覺越美, 語言越精, 二者結合得越和諧,(矛盾, 不平衡也能構成一種和諧)詩則越成爲詩. 詩人, 就是爲美感和精練的語言擧行婚禮的人.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과 정련된 언어의 결합을 위해 顧城은 시의 독립을 요구한다. 시를 위해선 어떠한 습관이나 ‘합법적 사유방식’, ‘공인된 표현방식’에도 길들여지지 않는 완전한 자유의 공간이 필수적이며 이는 참된 詩精神의 소생을 의미한다. 그의 이 같은 주장은 신시기 이전에 정치에 완전히 종속되어 ‘典型 환경 속의 전형 인물’을 묘사한다는 현실주의의 고전적 원칙이 무너져버리고 극도로 획일화되었던 문학현실에 대한 반작용이라 할 수 있다.   습관은 정신의 감옥이요 담벼락이라 세계를 관통하는 믿음의 바람과 사랑, 이해, 그리고 신뢰를 단절시키고 마음의 바다에 조수를 단절시킨다. 습관은 정체요, 늪이요, 노쇠함이다. 나는 습관이 또 다른 습관에 의해 포위 당해 생기를 잃고 심지어 생명마저 잃어버리는 것을 쉽게 발견한다. 시인이 참신한 시편과 심미의식으로 습관을 부숴 버린 다음에야 비로소 시인과 독자는 함께 소생의 환희를 누릴 수 있고 다시 한 번 자신과 세계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習慣是精神的獄墻, 隔絶了橫貫世界的信風, 隔絶了愛, 理解, 信任, 隔絶了心海的潮汐. 習慣就是停滯, 就是沼澤, 就是衰老. 習慣的終點是死亡. 我感到, 習慣於習慣的包圍, 詩會失去了血色甚至生命. 當詩人用他嶄新的詩篇, 嶄新的審美意識, 粉碎了習慣之後, 他和讀者都將獲得一次再生 ― 重新地感知自己和世界.   想像이라는 詩의 본질은 시로 하여금 영원히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새로운 정신세계를 건설해나가도록 결정지워 놓았기 때문에 변하지 않으면서 모든 변화에 적응하는 철학만이 역사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詩的幻想天性決定了它永遠要開拓新的領域, 建築新的精神世界. 以不變應萬變的哲學, 終究會成爲歷史.   물론 다양한 시의 내포에 근거하여 顧城은 시의 본질을 想像으로 규정하면서 시의 사회적 기능도 매우 다양하고 중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나는 사회문제를 직접 반영하는 정치시도 긍정하고 영혼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창조적으로 표현하는 서정시는 특히 더 좋아한다. 진정으로 아름다운 시에는 적극적인 사회의식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장미와 劍은 결코 대립하는 존재가 아니고 투쟁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이 세계를 보다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중략) 결국 정치가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없듯이 물질도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없는 것이다.   我贊成有直接反映社會問題的政治詩, 更喜歡創造性地表現靈魂和自然美的抒情詩. 我以爲一切眞正美的詩, 都具有積極的社會意識. 玫瑰和劍並不對立, 鬪爭並不是目的, 鬪爭是爲了使世界變得更美好的手段.(中略) 政治不能代替一切, 物質也不能代替一切.   이 같은 詩論을 바탕으로 顧城은 한 시대의 인간들이 함께 조우하고 당면해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부정할 것이 아니라 이를 함께 추구하는 이상을 통해 용해하고 승화시켜야 하며 詩는 이를 위한 훌륭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조국을 생각하고 있었다. 조국이 우리에게 준 것과 우리가 조국에게 주어야 할 것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조국의 역사와 위대함, 그리고 조국의 불행을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내 모든 직각적 인상과 생각의 편단들을 정리하여「백주의 달」이라는 시적 필기로 엮었다.   我在想祖國. 在想她給予我們的, 和需要我們給予的. 在想她的歷史, 她的偉大和不幸. 我把我的一切直覺印象和思想偏斷, 整理成了一本詩體筆記 ―「白晝的月亮」.   하지만 그가 말한 적극적인 사회의식 역시 환상적 요소를 통한 현실의 개조를 의미한다. 결국 顧城 詩의 내포는 인간의 삶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이를 아름답게 승화시키려는 의지를 기본 원칙으로 하여 현실을 회피하지 않는 ‘현실의 또 다른 이름’으로서의 환상과 이를 통한 현실비판까지 망라하고 있으며 이 같은 의지를 강한 자아의식의 표출과 묘사로 일궈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처럼 단순하지 않은 그의 시세계를 顧城 자신은 ‘주체적 진실’과 ‘현대적 자아’의 표현으로 요약하고 있다.   새로운 이론에 따르면 (朦朧이란) 시의 상징성과 암시성, 깊고 어두운 관념, 중첩되는 인상, 그리고 잠재의식에 대한 의식 등을 지칭한다고 합니다. 이런 해석도 어느 정도의 의미는 있겠지만 이것들만으로는 아직 이 新詩(朦朧詩)의 중요한 특징들을 완전히 파악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 신시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진실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객체의 진실에서 주체의 진실로, 피동적 반영에서 주동적 창조로의 전이를 말하는 것이지요. 근본을 놓고 따지자면 이 신시는 ‘몽롱’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심미의식의 소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按新理論是指詩的象徵性, 暗示性, 幽深的理念, 疊加的印象, 對潛意識的意識等等. 這有一定道理, 但如果但但指這些, 我覺得還是沒有抓主這類新詩的主要特徵. 這類新詩的主要特徵, 還詩眞實 ― 由客體的眞實, 趨向主體的眞實, 由被動的反映, 傾向主動的創造. 從根本上說, 它不是朦朧, 而是一種審美意識的蘇醒.   과거 우리의 문예와 시는 줄곧 내가 아닌 또 다른 유형의 ‘나’, 즉 자아취소, 자아회멸의 ‘나’를 선전하는 데 이용되어 왔다. 예컨데 나는 상황에 따라 모래알이 되기도 하고 길에 깔리는 돌이 되기도 했다. 때로는 톱니바퀴가 되거나 나사못이 되기도 했다. 한 마디로 말해 칠정육욕을 갖고 있고 思考와 懷疑를 할 줄 아는 인간이 아니었다. (중략) 새로운 자아는 바로 이 같은 파멸의 깨어진 기와와 벽돌조각 위에서 탄생한다. 그는 자신을 강제로 소외시켰던 거푸집을 깨뜨리고 꽃향기라고는 조금도 섞여있지 않은 바람 속에 자신의 몸을 내뻗는다. (중략) 그는 자신을 사랑하고 ‘자아’가 된 자기 즉 인간이 된 자기를 사랑한다. 때문에 그는 모든 사람과 민족, 생명과 대자연을 사랑한다. (억압과 파멸을 기도하는 기계들을 제외한 모든 것을 사랑한다.) 그는 표현을 필요로 한다. 이것이 바로 현대적 특징을 갖춘 ‘자아’이고, 그것이 또한 현대 新詩의 내용이다.   我們過去的文藝, 詩, 一直在宣傳另一種非我的‘我’, 卽自我消失, 自我毁滅的‘我’. 如:‘我’在甚麽甚麽面前, 是一粒沙子, 一顆鋪路石子, 一個齒輪, 一個螺絲釘. 總之, 不是一個人, 不是一個會思考, 懷疑, 有七情六欲的人. (中略) 新的‘自我’, 正是在這一片瓦礫上誕生的. 他打碎了迫使他異化的模殼, 在並沒有多少花香的風中伸展着自己的軀體. (中略) 他愛自己, 愛成爲‘自我’, 成爲人的自己, 因而也就愛上了所有的人, 民族, 生命, 大自然.(除了那些企圖壓抑, 毁滅這一切機械) 他需要表現. 這就是具有現代特點的‘自我’, 這就是現代新詩的內容.   이처럼 顧城은 인간존재인 ‘나’로부터 출발하여 시대와 사회에 대한 자신의 사고를 표현하면서 영원히 민족의 일원으로서 노래하는 것임을 잊지 않으려 했다. 때문에 顧城의 시를 포함한 몽롱시에서 표현되는 자아는 결국 시대적 자아와 상통하는 것이다. 환상적 요소가 그의 시와 詩論 전체를 관통하는 기조이긴 하지만 이를 만족시키는 필수적이고도 상호보완적인 요소로서 自然과 生命이 수반된다. 2. 自然 顧城은 자신의 의지에 관계없이 생의 수많은 시간들을 자연과 교우하면서 살아야 했다. ‘감수성이 예민한 조숙한 아이’였을 때부터 그에겐 자연이 교사였고 친구였으며 삶의 보금자리이기도 했다. 때문에 그의 詩에는 바람, 들풀, 강, 바다, 각종 곤충과 동물, 눈, 태양, 나무 등이 주요 詩語로 자주 등장하고 있고 산문 작품도 크게 詩論的 편단과 자연과의 교감을 묘사한 우화, 또는 동화적 이야기로 대별되고 있다. 그는 천성에 의해, 또는 갈망에 의해, 아주 자연스럽게 속세를 떠나려는 바람을 갖고 있었으며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사회의 가장자리로 빠져나가 절대적 자연의 세계로 몰입하려 했다.   나는 자연에 감사한다. 자연이 내게 자아를 느끼게 해주었고 무수한 생명과 그 생명의 역사를 깨닫게 한 것에 대해 감사한다. 나는 자연에 감사하고 자연이 계속해서 내게 가져다주는 모든 것 ― 시와 노래에 대해 감사한다. 이것이 현실의 긴박한 전쟁 속에서, 기계의 굉음속에서 내가 여전히 가장 아름다운 소리로 (자연에게) “나는 네꺼야”라고 속삭일 수 있는 이유이다.   我感謝自然, 使我感到了自己, 感到了無數生命和那生命的歷史, 我感謝自然, 感謝它繼續給我的一切 ― 詩和歌. 這就是爲甚麽現實緊迫的征戰中, 在機械的轟鳴中, 我仍然用最美的聲音, 低低的說我是你的.   顧城에게는 自然이 그의 이상세계를 건설하는 조감도가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시세계를 건축하는 주요 자재가 되고 있다. 실제로 시에 대한 감각과 감지능력, 영혼과 정신공간에 대한 천착 등이 모두 시골의 자연환경에 둘러싸여 조형된 것이다.   철새가 내 머리 위에서 울고 커다란 기러기가 강가에서 잠든다. 이 때 나는 길을 상상하기도 하고 직접 태양과 바람, 그리고 海灣의 한결같이 깨끗한 색갈을 마주하기도 한다.   候鳥在我的頭頂鳴叫, 大雁在河岸上睡去, 我可以想像道路, 可以直接面對着太陽, 風, 面對着海灣一洋干淨的顔色.   이 같은 자연의 음성과 빛깔 속에서 그는 자연계만이 자신의 신선하고 미묘한 감각을 환기시키고 자연으로부터 무한한 계시를 받을 수 있음을 인식한다. 이리하여 자연과의 밀착은 物我一體의 경지를 이루면서 그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 모든 빗방울마다 안에서 유영하는 무지개를 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모든 빗방울들이 정교하고 아름다운 파란색 공간을 지니고 있었고 그 안에 나와 나의 세계가 들어 있었다.   我看見每粒水滴中, 都有彩虹遊泳. 都有一個精美的藍空, 都有我和世界.   이 같은 자연과 인간존재와의 일체감은 앞에서 설명한 환상, 즉 이상세계의 실현을 위한 결정적인 수단이자 통로가 되고 있다. 3. 生命 환상과 자연에 대한 천착과 더불어 顧城 시의 주요 내용이 되고 있는 것이 생명이다. 시와 생명의 二爲一體가 바로 그의 문예관이자 인생본체론이기도 하다. 지난 10여년 동안의 新時期 文學에 있어서 생명의식에 대한 각성은 비교적 보편적인 현상이었으나 顧城이 추구하는 생명은 일반적 의미의 외재적 생존상태나 내재적 생명력의 개념과는 달리 생명 본원에 대한 깨달음에 집중되어 있다. 顧城의 생명의식은 다른 同時代 사람들에게서보다 훨씬 먼저 나타나는데 이는 ‘生의 畏敬’을 선전하는 서양 철학의 영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시인의 천부적 悟性에 의해 영혼을 의식하고 인간과 세계의 동일성을 체험하면서 생명의 내원과 귀착에 대해 숙고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생명’이라는 詩語는 그가 12살 때 부친을 따라 山東省의 해안 마을로 ‘下放’되어 황량한 해변에서 돼지를 키우며 고독한 세월을 보내고 있을 당시에 지었던「生命幻想曲」에 처음 나타나 그의 시 전체를 관통하는 주요 詩語로 자리잡는다.「生命幻想曲」은 사회로부터 유기된 한 소년의 의지할 데 없는 처량함과 함께 세계에 대한 연약한 생명의 선험적인 감각을 묘사하고 있다.   내가 내 발자욱을 도장인 듯 대지 위에 두루 찍어대면 세계도 내 생명 속으로 녹아들어 온다   我把我的足迹 / 象圖章印遍大地 / 世界也就溶進了 / 我的生命   이 같은 표현은 理性에 역행하는 어두운 사회에 대한 완곡한 항의이자 현실을 초월한 인간과 세계의 관계에 대한 이해라고 할 수 있다. 顧城은 이 때 이미 생명을 위한 또 다른 존재방식을 설정해두었다.   나는 부르리라 인간의 노래를 천백 년 후에 우주 한가운데 울려퍼지도록   我要唱 / 一支人類的歌曲 / 千百年後 / 在宇宙中共鳴   顧城에게 있어서 詩作은 생활에 대한 발언이라기보다는 生命의 內在的 完成이며 일종의 자아실현의 방법인 것이다.   나는 내 일을 완성하고 싶다. 생명이 다할 때쯤 과실을 남기고 싶다. 나는 내 생명에 정해진 일을 완수하고 싶다. 즉, 생명으로써 세계를 건설하고 그 세계로써 내 생명을 완성하고 싶다.   我要做完我的工作, 在生命飄逝時, 留下果實. 我要完成我命裡注定的工作 ― 用生命建造那個世界, 用那世界來完成生命.   그가 건설하고자 하는 세계는 자신이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는 ‘세계보다 높은 天國’, ‘詩를 위한 童話의 樂園’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예술세계는 다분히 외향적이고 이타적이며 인류의 이상을 반영하는 성질을 갖는 동시에 내향적이고 自愛的이며 인생의 자아실현의 경로가 된다는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 한편 생명의식에 대한 천착은 영혼에 대한 문제와 아울러 피안의 세계, 즉 죽음의 문제로 귀결되지 않을 수 없다. 이점에 대해 顧城은 생명의 필연적 歸宿을 인식하고 있다.   아무도 그들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태양에 뜨겁게 달궈진 모든 생명은 멀리 가지 못한다는 것을 곧 다가올 어둔 밤을 멀리 피하지 못한다는 것을 죽음은 세심한 농부처럼 한 알의 보리도 놓치지 않는다는 것을.   被太陽曬熱的所有生命 / 都不能遠去 / 遠離卽將來臨的黑夜 / 死亡是位細心的收穫者 / 不會丢下一穗大麥.   죽음은 아무도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顧城에게는 이것이 생명의 종말이 아닌 ‘歸宿’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자연의 일부인 인간의 생명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 또 다른 형태의 자연으로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顧城 詩의 주요 내용이자 소재가 되고 있는 自然과 幻想과 生命은 서로 분리된 개념이 아니라 서로 밀접한 순환 내지 의존관계를 갖는 三位一體的 요소이다. 자연은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생명의 구현체요, 환상은 생명으로 향하는 통로이자 수단이며 생명은 환상과 자연의 속성이 되는 것이다. 사실 幻想과 自然, 生命은 한 가지 실체에서 나타나는 세 가지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요컨대 자연, 환상, 생명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顧城의 詩世界를 이루는 골간이며 이것이 서론에서 열거한 다른 朦朧詩人들과 작품에 있어서 확연한 차별성을 갖게 해주면서 그를 新詩潮에 있어서 ‘浪漫主義의 復活’을 상징하는 대표적 시인으로 부각시키는 근거가 되고 있다. Ⅲ. 맺는 글 顧城은 37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함으로써 20여년의 창작생활을 마감하긴 했지만 北島, 舒婷, 江河, 楊煉, 芒克 등과 더불어 중국의 80년대 詩壇을 대표하는 주요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그가 생명과 환상에의 천착이라는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통해 중국 當代詩歌史에 이른바 ‘新詩潮의 前衛詩人’ 의 하나로 기록되면서 문혁 이전의 관료주의 문학을 타파하고 진정한 의미의 문학정신을 회복하는 데 한 몫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그가 뉴질랜드에서의 의문의 죽음으로 인해 그간 쌓아놓은 문학적 성취에 대한 평가마저 잠식당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의 문학세계에 대한 다양한 각도의 평가와 해석이 부단히 시도되고 있고 중국 당대문학사에서의 위상도 상당한 비중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顧城은 초기 작품에서 소년적 감수성으로 왜곡된 역사현실이 가져다준 고통과 좌절을 정확히 읽어냄으로써 어느 정도의 현실참여 경향을 보이다가 시적 내포의 확대와 더불어 80년대로 들어서면서 환상에의 천착으로 인해 다소 현실도피적이고 추상적인 관념의 유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그에게 있어서의 환상 또는 꿈은 진실을 구현하는 하나의 방법이며 결국은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현실을 아름답게 실현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그의 산문에 나타난 詩論的 편린들에서 잘 나타나있듯이 역사현실에 의해 소외되지 않은 주체적 진실의 표현과 자유를 본질로 하는 현대적 자아의 추구, 그리고 이를 토대로 한 생명과 환상에의 천착으로 요약할 수 있다. 중국에서 문혁이 끝나고 개혁, 개방 정책이 실시된 지 20여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정치경제의 안정과 더불어 문예를 비롯한 문화 전반에 안정적인 발전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文革이라는 특수한 역사현실이 가져다주었던 청년시인들의 분노와 감정, 그리고 시적 상상력이 위축되면서 변화된 현실에 대한 文學的 解釋이 80년대처럼 그렇게 활발하진 못한 실정이다. 한편 이미 시단 일각에서는 ‘後朦朧’이라는 시파가 나타나 초기 몽롱시의 진지한 문학정신을 희석시키면서 치열한 문학정신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몽롱시’가 이제 정리의 단계에 이르렀음을 암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국내에서도 그 동안 이루어져왔던 중국 當代詩歌에 대한 부분적인 해석과 이해를 종합하고 다소 미진했던 부분들에 대한 연구를 서둘러 중국 新詩史에 굵은 획을 그었던 몽롱시파의 작가와 작품에 대한 정확한 자리 매김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먼저 作家別 심층연구가 이루어져야 하고 아울러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하나의 ‘文統’으로 整理해냄으로서 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반의 中國 當代詩歌에 나타난 文學現象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작업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1. 單行本類 江熙, 萬象. 「靈魂之路-顧城的一生」. 北京: 中國人事出版社, 1995. 孟繁華. 「激情歲月」. 濟南: 山東敎育出版社, 1998. 顧城. 「顧城散文選集」. 天津: 百花文藝出版社, 1993. 顧城. 「顧城詩全集」. 上海: 上海三聯書店, 1995. 顧鄕. 「我面對的顧城最後十四天」. 北京: 國際文化出版公司. 1994. 孟繁華. 「1978: 激情歲月」. 濟南: 山東敎育出版社. 1998. 復旦大學中文系資料室. 「新時期文藝學論爭資料」. 上海: 復旦大學出版社. 1986. 王光明. 「艱難的指向―新詩潮與二十世紀中國現代詩」. 長春: 時代文藝出版社. 1993. 張鍾, 洪子誠. 「當代中國文學槪觀」. 北京: 北京大學出版社. 1986. 曹文軒. 「中國八十年代文學現象硏究」. 北京: 北京大學出版社. 1988. 趙俊賢. 「中國當代文學發展綜史」. 北京: 文化藝術出版社. 1994. 陳仲義. 「中國朦朧詩人論」. 南京: 江蘇文藝出版社. 1996. 陳超. 「中國探索詩鑑賞辭典」. 西安: 陝西師範大學出版社, 1990. 洪子誠. 「當代中國文學的藝術問題」. 北京: 北京大學出版社. 1986. 洪子誠. 「中國當代新詩史」. 北京: 人民文學出版社, 1993. 許世旭. 「中國現代詩硏究」. 서울: 明文堂. 1992.   2. 論文類 朴鍾淑. . 「忠淸中國學會 中國學論叢」제2집. 1993. 謝冕. . 「光明日報」1980년 5월 7일. 徐敬亞. . 「新葉」. 1982, 北京. 張學夢 等. . 「詩探索」제1기, 1980, 北京. 정성은. . 「中國語文學」제12집. 1990, 서울.  
881    남영전 / 률원소적 댓글:  조회:3954  추천:0  2015-04-05
남영전은 신화가 아니다  률원소적  (중국 백족)  착실하게 시를 읽는 사람이거나 진지하게 시를 담론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지명도가 아주 높은 당대 시인의 이름과 그의 시작품에 서먹해 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일부러 회피하는 경우는 제외하고 말이다. 그렇다면 이렇게도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시인은 과연 누구인가? 그가 바로 백의겨레의 후예이고 조선족의 우수한 시인의 하나인 남영전 선생이 아니겠는가.  시인 남영전은 년초(1999년초­역자 주)에 자기의 시집 몇 부 특히는 그의 ꡐ토템시ꡑ 시리즈를 수천리 떨어져 있는 동북의 장춘에서 서남의 성도에 있는 나에게 부쳐왔을 때 그의 이 묵직한 창조결실은 나의 열독 시선을 한껏 끄당겨서 저도 모르게 말해야 하겠다는 시심, 격정이 불시에 나를 사로잡았다.  무어라 할 것인가? 내 생각에는 가지가지 허황한 색채로 충만된 중국의 당대시단에서 남영전은 마술을 부려 ꡐ인위적인 부각ꡑ을 해낸 그런 시가 신화인물이 아니다. 이를테면 북도(北島), 서정(舒停)이라든가, 왕국진(汪國眞), 석모용(席慕容)이라든가, 떠, 이를테면 우견(于堅), 이사(伊沙) 등등이 아니라 남영전은 질박하고 구체적이며 감득하고 감지할 수 있는 시인이며 진정한 의미에서의 계관시인이다.(비록 계관시인이란 칭호가 중국에는 없고 구미시단에만 있지만서도) 남영전의 계관이 직조된 것은 전적으로 그의 순수한 시인적인 정회를 포함한 시가예술에 대한 참된 탐구에 의한 것이지 사회에서 선사하였거나 그 어떤 외재적 신분 예컨대 박사, 교수, 잡지주필, 행정직무 등등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ꡐ직함ꡑ에 의한 것이 아니다.  요컨대 남영전은 시가란 이름을 빌어 세상을 떠도는 예술떠돌이가 아니며 더구나 시인이란 간판을 내걸고 국록을 타먹는 벼슬길의 브로커는 더욱 아니다. 시인 남영전의 시가창작성취와 갈수록 높아가는 시단에서의 명망에 대해 나는 양자침 선생이 「역사의 부각 시혼의 굴기」란 글에서 시인 남영전에 대한 적중한 평어를 내린 그 말에 아주 찬동한다.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ꡒ영전은 엄숙하고도 참된 시인으로서 민족과 인류와 시대에 대해 높은 책임감이 있는 시인이다. 그는 시단에 그 어떠한 미로와 경망이 나타나든 끝끝내 자기의 길을 꾸준히 걸었다. 그의 시는 시행마다 어렵게 산출되었기에 비로소 이런 진실한 성공이 있게 된 것이다.ꡓ(「길림일보」 1998년 3월 24일부) 의심할 바 없이 이는 시인 남영전이 시단에 나타나고 우뚝 서게된 데 대한 설득력이 크고 필요 불가결한 주석으로 여겨진다.  이제 나 자신이 시인 남영전을 계속 담론하려 한다.  만일 우리가 시인 남영전의 시문학의 발자취를 더듬어 본다면 어쩔수 없이 가슴을 들먹이게 하는 스냅(掠影)이 우리의 눈시울을 축축히 젖게할 것이다. 20세를 갓넘긴 남영전은 70년대초로부터 조선민족 고유의 문명과 견정불이한 성결한 영혼과 조선민족의 전통적 문화 그러면서도 새로운 창조를 향한 시가의 등짐을 지고 착실하게 시가왕국에서 시의 예술을 탐구하는 먼길에 들어섰다. 그동안의 고초와 간난신고는 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시인 남영전에게서는 그것이 의지를 구현하는 필연의 길이였다. 시인이 「호태왕비」에서 은유한 것처럼  일월의 성스런 빛발  하백의 영험한 서기  은장도 날카론 서리  활궁의 강인한 탄력  피타는 부르짖음과  지성의 향불들이 모여 모여  웅위로운 비석으로 우뚝 솟았다  이 돌비석은 분명 일종의 상징이다. 그것으로 무얼 표현하려는가? 두 말할 것 없이 풍상고초를 겪었으나 쇠망하지 않는 위대하고도 고귀한 민족의 정신적인 거대한 기둥을 부각하려 함이다. 또한 새로운 역사적 비석을 우뚝 세우려는 것이다.  우뚝 솟아 세상을 굽어보고  우뚝 솟아 세상을 깨우치며  우뚝 솟아 불굴의 넋을 기른다.  장하고 벌묘하다! 한 민족의 정신품격과 이미지가 풋풋이 살아난다. 이로부터 알 수 있는 바 시인 남영전은 천박하게 일반적으로 옛일을 회고하여 읊조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심혈, 절실한 체험의 시로 백의겨레의 사라질 수 없는 장려한 재생의 시를 생동하게 표출하였다. 얼마나 기백 있는가!  이러한 시적 경지는 흉금이 좁고 사유가 경직된 시인은 절대 이루어내지 못한다고 나는 단언한다.  시인 남영전은 민족정신의 신념과 개체생명의 신앙, 게다가 넓고 큰 인류의식을 밑바침으로 하였기에 시종여일하게, 쇠소리나게 시가왕국에로 끊임없이 매진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시인 남영전이 알려지지 않은 시골의 조선족 마을에서 걸어나오고 줄기뻗은 장백산맥의 원시림에서 걸어나와 중국 시단의 앞자리를 걷고 세계 시단을 걷고 있는 모습을 보다 똑똑히 볼 수 있게 된다.  특히, 그리고 주로는 새로운 역사 시기 시인 남영전은 더더욱 혈기왕성해 범에게 날개 돋친듯 격정 드높이 공전의 활약을 하고 있다. 그는 예민하고도 능란하게 「두 자루의 검」(조선민족 모어와 제2언어 한어)을 사용해 시가의 왕국에서 「남정북전」하면서 부단히 자신의 사유관념을 쇄신하는 동시에 독자들에게 한묶음 또 한묶음 시가의 ꡐ미끼ꡑ를 던졌다. 이를테면, 『산혼』, 『백학』, 『해와 달』, 『신단수』, 『뻐꾹새』,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들』, 『백의혼』, 『남영전시선집』 등등이다. 국내외에서 선후로 출판된 이러한 시집들은 하늘땅 뒤번지는 기세로 세찬 물결 파도치듯이 시의 애독자들을 정복하고 있다. 거듭 지적해야 할 것은 시인 남영전이 86년부터 창조해낸 특산품­ꡐ토템시ꡑ 시리즈인데 예컨대 신령토템의 「곰」, 생명토템의 「물」, 각성의식을 상징한 「사자」, 불굴의 의지를 표현한 「솔개」, 민족운명을 제시한 「백학」, 생존상태를 보여준 「백조」, 망령을 기리는 「뻐꾹새」 그리고 이상 세계에 잠긴 「거북」 등등은 더구나 감탄을 금할 수 없게 한다.  상술한 바와 같이 시인 남영전은 어찌 공적이 탁월하고 성취가 뛰어났다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니 사람들이 경모하고 보편적으로 칭찬함도 뜻밖의 일은 아닌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떳떳히 말할 수 있는 즉 그것은 시인 남영전이 수십차 시가의 수상대에 올라 자기에게 마땅한 창조의 보답을 받은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우리에게 더욱 흥취를 느끼게 하는 것은 시인 남영전이 자신의 성취와 영예 앞에서 내내 침착하고 냉정하여 스스로 만족하지도 않고 속세의 욕망도 강구하지 않는 점이다. 이는 바로 내가 여태껏 인정해 온 것처럼 진정한 시인과 진정한 시품은 거개가 다 군림하는 기개와 우주같이 넓은 도량이 있어서 그 시와 그 사람이 혼연일체를 이루는데 일종의 초종교와 가깝다는 것이다. 이런 유형의 시인은 독자들이 포기하거나 파기할 수 없게 한다. 동시에 시인 남영전이 「신단수」에서 암시한 모종의 힘을 구유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크나큰 기백으로 얼음산 이겨  아늑한 인간낙원 펼쳤습니다  신비론 신단수  천년 간들 만년 간들  칼바람에 찍히우랴  불갈기에 먹히우랴  물사태에 쓰러지랴  눈보라에 얼어 죽으랴  언제나 그 언제나  창천을 떠받치고  대지를 거머쥐고  떳떳이 떳떳이 솟았습니다  혹시 권내의 어떤 사람이 즉각 일어나 질문할 수도 있다. 시인 남영전과 그 시가는 그래 완전완미하단 말인가? 그렇다면 그는 이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시가의 거장으로 되었단 말인가?  내가 듣건대 질문에 일리가 있으나 전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다. 설사 세상이 공인하는 이른바 시가의 거장들도 꼭 완벽하지는 않다. 하물며 시가의 스찔에 구별이 있음에랴. 시인 남영전으로 말할 때 시가의 거장으로서의 상황이 이미 이루어졌는가에 대해서는 너나없이 목전에는 단정하기 어렵다. 시간과 역사가 검증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론 객관적 입장에서 말하면 남영전의 시가에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일부 흠집들이 있고, 또 적어도 나 개인이 인정하는 ꡐ흠집ꡑ이 있다. 이를테면 한문시에서의 ꡐ之ꡑ. 이 허사는 적당히 사용할 때 어감의 역도를 증강하고 어태의 변화가 선명하고 이미지의 효과적인 면접에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더구나 음운에서 절주감을 풍부화하게 된다. 하지만 ꡐ之ꡑ가 시인 남영전의 시에서 눈길 끄는 ꡐ섬광ꡑ으로 매수 매행 매구에 다 있어 거의 초부하상태이다. 그러다나니 밀집화된 ꡐ之ꡑ는 도리어 뜻의 캐리어(裁體)의 발휘를 약화시켜 의경의 공간에 막히는 감이 있게 되고 마땅히 있어야 할 장력이 뻗치지 못하는 듯하고 많이 읽으니 외려 격막이 생긴다. 본래는 아주 현대적인 시구인데 도리어 현대문에 고문이 섞인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시가는 언어구사에 대한 요구가 아무튼 높고 또 높아서 일자천균(一字千鈞) 즉 글자마다 매우 중요하니 옳게 쓰느냐 그르게 쓰느냐는 시인에게서 각별히 중요시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또 내가 지나치게 남의 흠집을 캐내는 까닭이 아니겠는가고도 생각해 본다. 다른 독자나 평자들은 아마도 나와 같은 느낌이 없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고 생각해 보기도 한다. 시인 남영전이 탐구의 수요로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겠는가고도 생각한다. 세 가지 가능성이 각기 성립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글을 마무리 지으면서 나는 다시 한번 귀띔해야 하겠다고 생각한다. 시인 남영전과 그의 시작품에 관하여 우리는 신문잡지에서 자주 평론이나 보도를 보게 되지만 내가 인정하건대는 그 관심하는 측면이 아직은 너무도 부족하고 그 평가의 폭도가 아직은 너무도 미달이다.(나 자신을 포괄하여 평만하고 론하지는 않는다는 잠정적인 전제를 설정하였으므로 깊이있는 발굴과 유력한 선양을 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더 많은 문학평론가 주로는 시평, 시론분야의 전문가들이 전반 한어문시가 건설의 대업에서 그에 대하여 종횡관조, 전면결부, 겉에서 속으로, 속에서 겉으로 그 연구가 벌어지어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시인 남영전과 그의 시가 앞에서 우리는 이제 할말이 더 없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말하느냐는 과제가 남아있다.       
880    개 // 시모음 댓글:  조회:4265  추천:0  2015-04-05
장하빈의 '개 짖는 소리' 외  + 개 짖는 소리 개 짖는 소리 들으면 누가 고갯마을 찾아오는지 알 수 있다 동네사람인지 외지사람인지 굵은 빗줄기 재 넘어 오고 있는지 개 짖는 소리의 파장으로 금방 가늠할 수 있다 꼬리 흔드는 개를 보면 마을 손님 어디쯤 돌아가는지 알 수 있다 청도원인지 먹감나무집인지 동구나무 그늘 빠져나가고 있는지 먼 발소리 듣고 개는 꼬리로 신호를 보낸다 개 짖는 소리에 귀 쫑그리는 고개티사람들 땅바닥에 납작 엎드리고 산다 (장하빈·시인, 1957-) + 개에게서 배우다 개가 사람을 키운다 목숨 같은 밥 때 맞춰 주질 않고 갈 곳 많은데 진종일 묶어 두고 몸 한 번 깨끗이 닦아주지 않으면서 실수해 밥그릇이라도 엎으면 이때라는 듯 눌러 온 속마음 죄다 드러내 욕질 발길질 질질대는 주인더러 사는 게 그리 고달프냐 나라고 이해 못하겠냐며 세상 다 품을 눈빛 실어 보낸다 뼈 부수는 송곳니 잘 감추고 함부로 발톱 내밀지 않고  사랑 받을 생각 없이 제자리 지키며 뭉텡이 외로움 푸르르 털어내 차가운 골방도 포근하게 만드는 걔, 워리가 죽는 날까지 한 사람만 사랑하려면 배고픔도 쓸쓸함도 삭이며 사는 거라고 사람을 가르친다 나, 개를 키우며 배운다 (박하현·시인) + 응시 사슬에 매인 루키를 한없이 바라보고 있다. 불쌍한 밥그릇 옆에 하염없이 목줄이 매여 묶여 있는 루키 ----루키야, 너는 왜 개로 태어났니? 하늘이 비치는 순한 눈동자를 들어 루키는 하염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흰 옷 입고 걸어가던 어머니처럼 인자하게 한번 더 나를 바라보는 루키. ----그런데, 너는 왜 사람으로 태어났니? 루키와 나. 그렇게. (김승희·시인, 1952-) + 개가 바라보는 세상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일 미터 이내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오직 세 가지 색깔  대지에 코를 박고 잠들 때 감싸주는 푸른 공기와 낯선 자를 공격할 때 덮쳐오는 까만 어둠 일용할 양식을 들고 오는 아줌마의 흰 앞치마   그 밖의 색깔은 내겐 필요없다   콧등을 어루만지는 다섯 살 배기의 서툰 애정이나 술 취해 귀가할 때만 반기는 주인아저씨의 세상 냄새 함께 집을 지키는 주인아줌마의 외로운 잔소리 코만 들이대면 모든 변덕이 냄새로 감지된다  나는 변방에 머무는 아웃사이더 사람들 세계로부터 소외된 방관자   하느님조차 나와 눈빛을 맞추지 않지만  아무도 키를 낮춰 나와 소통하지 않지만 게릴라처럼 달겨드는 천둥, 번개의 말씀이나 낮은 대지로부터 구름 밖 하늘의 말씀까지  나의 예언은 정확하다  열린 맨홀을 돌아나가라고 경고하는 것도  낯선 이의 통행을 먼저 차단하는 것도 골목의 하루를 점검하며 이웃 파수꾼과 교신하는 것도 모두 나의 하루치 몫   냄새나는 사람들의 하루를 지켜내는 나의 몫 나는 오늘도 경비를 선다 외로워 싸움을 거는 사람들 향해  불을 켜도 어둠을 쫓지 못하는 세상을 향해  (김금용·시인, 서울 출생) + 개  망둥이를 낚으려고  노을 첨벙거리다가 돌아오는 길  어둠 속에서도 개는 내 수상함을 간파하고  나를 겁주며 짖는다  내가 여기 더 오래 살았어  네가 더 수상해  나는 최선을 다해 개를 무시하다  시끄러워  걸음 멈추고 개와 눈싸움을 한다  사십여 년 산 눈빛으로  초저녁 어둠도 못 뚫고  똥개 하나 제압 못하니  짖어라  나도 내가 수상타  서녘 하늘에  낚싯바늘 같은 달 떠 있고  풀 꿰미에 꿴 망둥이 댓 마리  푸덕거린다  (함민복·시인, 1962-) + 네 발로 걷는 스승  네 발로 걷는 스승이라는 冊이 있었다 거기, 악보를 볼 줄 알고 산수를 하고 천리안을 가진 개들이 있었다 인간이 개의 입장에서 본 이야기였는데 둘 사이에 對話도 가능하다는 것, 물론 나도 개를 사랑하지만, (내 누이는  장애견이나 유기견을 거두고 있지만,  그 중 '자비' 녀석은 忌日까지 기념하지만,  한겨울 뒷산에서 학대와 기아로 凍死 직전에  구출된 '기쁨'이는 다시 얻은 이름 그대로  재활에 성공한 케이스지만,)  오늘 나는 보았다   출가한 것이 분명한 어느 집 개인지 도심의  횡단보도를 단정히 건너는 준법的인 모습을 진화한 개들은 과연 그럴 수 있다                 개들이 얼마나 세상을 알려고 하는지 차에 태워보면 안다 슬픈 가축의 歷史,  초롱하기도 하고 그윽한 그 눈이 선량하다 (최병무·시인, 1950-) + 개   서라면 서고 앉으라면 앉았다 가라면 가고 오라면 왔다 쫓으라면 쫓고 물라면 물었다 나이가 들어 기운이 빠지자 주인은 개를 개장수한테 팔았다 그리고 그는 살과 뼈가 따로 추려져 탐욕스러운 사람들의 식탁에 올랐다 주인도 끔찍이도 사랑하던  제 개의 고기를 먹으며 자못 흡족했다 그 개는 죽어서 헐값의 가죽밖에 남긴 것이 없다 가죽보다 더 값진 교훈을 남겼다는 거짓과 함께. (신경림·시인, 1936-) + 유기견(遺棄犬)                                                               하늘이 보시기에                                                    개를 버리는 일이                                                    사람을 버리는 일인 줄 모르고                                                    사람들은                                                    함부로 개를 버린다                                                     땅이 보시기에                                                    개를 버리는 일이                                                    어머니를 버리는 일인 줄 모르고                                                    사람들은                                                    대모산 정상까지                                                    개를 데리고 올라가                                                    혼자                                                    내려온다                                                     산이 보시기에도                                                    개를 버리는 일이                                                    전생을 버리는 일인 줄 모르고                                                     나무가 보시기에도                                                    개를 버리는 일이                                                    내생을 버리는 일인 줄 모르고                                                    사람들은                                                    거리에                                                    개만 혼자 내려놓고                                                    이사를 가버린다  개를 버리고 나서부터                                                    사람들은                                                    사람을 보고                                                    자꾸 개처럼 컹컹 짖는다                                                     개는                                                    주인을 만나려고                                                    떠돌아다니는                                                    나무가 되어                                                    이리저리                                                    바람에 흔들리다가                                                    바람에 떠도는                                                    비닐봉지가 되어                                                    이리저리                                                    거리를 떠돌다가  마음이 가난해진다                                                     마음이 가난한 개는                                                    울지 않는다                                                    천국이 그의 것이다  (정호승·시인, 1950-) + 어떤 죽음 털이 짧고 갈색인 애완견이  며칠 전부터 모든 음식을 거부한다 가능하면 혼자 있으려고 한다 천성인 듯 사람을 잘 따르고  언제나 경쾌하던 개가 좋아하던 고기나 치즈를 줘도  제 발 위에 올려놓은 턱을 꿈쩍도 않았다 다만 주인의 마음을 안다는 듯  젖은 눈망울을 한번 껌벅이고 스르르 눈꺼풀을 닫는다 15년 함께 한 주인이 가까이 오는 것도 거부하고 혼자 현관 앞으로 가 대문을 향해 엎드린다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개와 나 사이가 참 적막했다 다음날 아침에 보니 그 자세로 죽어 있었다 저만 갈 수밖에 없는 길이었다 (이성이·시인) + 엘레지 말복날 개를 잡아 동네 술추렴을 했다  가마솥에 발가벗은 개를 넣고  땀 뻘뻘 흘리면서 장작불을 지폈다  참이슬 두 상자를 다 비우면서  밭농사 망쳐놓은 하늘을 욕했다  술이 거나해졌을 때  아랫집 김씨가 나에게 말했다  -이건 오씨가 먹어요, 엘레지요  엉겁결에 길쭉하게 생긴 고기를 받았다  엘레지라니? 농부들이 웬 비가(悲歌)를 다 알지?  -엘레지 몰라요? 개자지 몰라요?  30년 동안 국어선생 월급 받아먹고도  '엘레지'라는 우리말을 모르고 있었다니!  그날 밤 꿈에서 나는 개가 되었다  가마솥에서 익는  나의 엘레지를 보았다  (오탁번·시인, 1943-) + 돈 워리 비 해피  1.  워리는 덩치가 산만한 황구였죠  우리집 대문에 줄을 매서 키웠는데  지 꼴을 생각 못하고  아무나 보고 반갑다고 꼬리치며 달려드는 통에  동네 아줌마와 애들, 여럿 넘어갔습니다  이 피멍 좀봐, 아까징끼 값 내놔  그래서 나한테 엄청 맞았지만  우리 워리, 꼬리만 흔들며  그 매, 몸으로 다 받아냈습니다  한번은 장염에 걸려  누렇고 물큰한 똥을 지 몸만큼 쏟아냈지요  아버지는 약값과 고기 값을 한번에 벌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한성여고 수위를 하는 주인집 아저씨,  수육을 산처럼 쌓아놓고 금강야차처럼  우적우적 씹고 있었습니다  평생을 씹을 듯했습니다  2.  누나는 복실이를 해피라고 불렀습니다  해피야, 너는 워리처럼 되지 마  세 달만에 동생을 쥐약에 넘겨주었으니  우리 해피 두 배로 행복해야 옳았지요  하지만 어느 날  동네 아저씨들, 장작 몇 개 집어들고는  해피를 뒷산으로 데려갔습니다  왈왈 짖으며 용감한 우리 해피, 뒷산을 타넘어  내게로 도망왔지요  찾아온 아저씨들, 나일론 끈을 내게 건네며 말했습니다  해피가 네 말을 잘 들으니  이 끈을 목에 걸어주지 않겠니?  착한 나, 내게 꼬리치는 착한 해피 목에  줄을 걸어줬지요  지금도 내 손모가지는 팔뚝에 얌전히 붙어있습니다  내가 여덟 살, 해피가 두 살 때 얘기입니다  (권혁웅·문학평론가 시인, 1967-)
879    北島 / 舒 女亭 댓글:  조회:4045  추천:0  2015-04-05
중국 상징시의 절망과 희망 베이다오와 수팅 시 비교     김금용                   중국 상징시의 절망과 희망             --- 베이다오와 수팅의 시 비교---        모든 것( 一切)                               베이다오(北島)     모든 것이 운명이요     모든 것이 뜬구름이다.     모든 것이 결말 없는 시작이요     모든 것이 순간적인 추구이다.           모든 즐거움엔 미소가 없고     모든 고난엔 눈물 자욱이 없다.      모든 언어는 거듭되는 반복이요     모든 교제는 첫 만남이다.     모든 사랑은 마음 속에 있고       모든 지난 일은 한 바탕 꿈이다.     모든 희망은 보충해석을 달고 있고      모든 신앙은 신음소리를 내고 있다.     모든 폭발에는 찰나의 고요가 있고       모든 죽음에는 쓸데없이 긴 메아리가 있다 (一切都是命運/ 一切都是煙雲/ 一切都是沒有結局的開始/ 一切都是稍縱卽逝的追尋         一切歡樂都沒有微笑/一切苦難都沒有淚痕/一切言語都是重複/一切交往都是初逢               一切愛情都在心理/一切往事都是夢中/一切希望都帶着註釋/一切信仰都帶着呻吟/                一切爆發都有片刻的寧靜/ 一切死亡都有冗長的回聲 )                        또 하나의 모든 것(這也是一切)      __ 한 청년 시인의 시에 답하여(答一位靑年朋友的)__                                                     수팅(舒女亭)          모든 거목들이 다            폭풍에 쓰러진 것은 아니다         모든 씨앗들이 다              뿌리내릴 땅을 찾지 못한 것은 아니다        모든 참사랑이 다           인심의 사막에서 유실된 것은 아니다        모든 꿈들이 다            자청하여 날개를 꺾은 것은 아니다         아니다, 모든 것이        그대가 말한 대로는 아니다        모든 화염이 다             스스로를 태워 버리기만 하고             남을 비춰주지 않는 것만은 아니다       모든 별이 다               단지 어둠만을 가리키며             새벽을 알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모든 노래가 다             귓가에 스쳐 지나가              마음에 남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니다, 모든 것이        그대가 말한 대로는 아니다       모든 호소가 다 반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모든 손실에 다 보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모든 심연이 다 멸망만은 아니다       모든 멸망이 다 약한 자의 머리에만 내리는 것은 아니다       모든 심령이 다             발에 짓밟혀 진탕 밭에 짓이겨 지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결과가 다            눈물과 피에 얼룩져 밝은 얼굴을 보이지 않는 게 아니다      모든 현재는 미래를 잉태하며          미래의 모든 것은 어제로부터 자라 난 것이다.      희망을 갖고, 그것을 위해 투쟁할 일이다      이 모든 것을 그대의 어깨에 짊어질 일이다.                                                      不是一切大樹/都被暴風折斷:/不是一切種子,都 不到生根的土壤:/不是一切眞情              都流失在人心的沙漠里:/不是一切夢想/都甘願被折掉翅膀./不,不是一切/都像 說的那樣!/不是一切火焰,/都只燃燒自己/而不把別人照亮 /不是一切星星,/都僅指示黑夜/而不報告曙光/不是一切歌聲,/都掠過耳旁/而不留在心上/不,不是一切/都像 說的那樣!/不是一切呼 都沒有回響:/不是一切損失都無法補償:/不是一切深淵都是滅亡/不是一切滅亡都覆蓋在弱者頭上/不是一切心靈都可以 在脚下,爛在泥里:/不是一切後果/都是眼淚血印, 而不展現歡容/一切的現在都孕育着未來,/未來的一切都生長于 的昨天/希望, 而且爲 斗爭/請把這一切放在 的肩上/                                                             중국의 현역시인 베이다오(1949- )와 수팅(1953- )은 한창 예민한 사춘기 시절에 문화혁명을 거친 파의 대표 시인들이다. 베이다오는 경제개혁이 한창이던 1986년부터 몇 차례에 걸쳐 시 강연을 위해 베를린, 오슬로, 스톡홀름 등에 머물며 반정부적인 시를 발표, 지금까지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는 망명시인이다. 베이다오(北島)는 1949년 북경 출생. 본명은 짜오진카이趙振開. 베이다오(北島)라는 필명은 "중국 북쪽의 고립된 섬"이란 뜻으로 그의 조국과의 정치적 정신적 현실적 고립, 단절, 격리를 의미한다. 그는 삼남매 중 맏이로 상해 민주촉진회 조직원이었던 아버지와 카톨릭 집안의 간호원이었던 어머니 사이에서 자라 劉少奇(1898_ 1969)등 제일 가는 정치가의 자녀와 같은 북경 제일의 명문인 북경 제4중학에 다녔다. 그러나 文革(1966-1976)으로 학업을 중단, 잠시 홍위병이 되기도 했으며 1969년엔 河北 농촌으로 강제의무노동을 갔다가 그 해 북경으로 돌아와 건축공사장에서 인부로 일하기도 했다. 이 때부터 조국현실의 위선과 모순을 실험적이고도 창의적인 시로 피력해왔다. 그러므로 1976년 천안문사건 이후엔 친구시인이었던 왕커(芒克)와 함께 최초의 대자보형태로 을 발행, 북경 문화성 벽, 시단(西單:현 북경서쪽으로 중심가)등에 포스터 형식으로 붙여 대자보운동에 불을 붙였다. 이 은 1978년 12월부터 1980년 9월까지 총 9회 발행했고 매 호 1천부 정도 찍었으며, 50전에서 80전까지 팔렸다. 그 후 81년에 라는 에스페란토어(만국어) 잡지의 문학부를 담당, 초빙되어 외국을 나가기 시작, 자주 드나들며 민주와 인권을 위해 시를 발표하며 투옥을 반대하는 연명부작성에 참여하기도 해서, 결국 북경의 가족들과 영구히 만날 기회를 잃고 말았다  반면, 1953년 福健省에서 출생한 수팅(舒亭)은 10 년 간 계속된 文革기간 중에 전구고장의 여공으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으나 시작에 몰두, 문혁 중 금기시되던 남녀간의 연애시
878    西川 / 古馬 댓글:  조회:4008  추천:0  2015-04-05
  시촨(西川)과 구마(古馬)의 두 지류                                                      김 금용(시인)     1976년 문화혁명이 끝나고 등소평의 경제개방이 이뤄지면서 중국시단도 영락없이 한바탕 새 물결에 휩쓸렸다. 종전의 정치찬양 일색에서 문혁文革 중 노동개조소로 내몰렸던 아이칭艾靑같은 귀거래파歸去來波시인들이 대거 도시로 돌아오면서 진정한 개인의 사고와 감정을 표현하는 시풍이 꽃을 피우기 시작, 80년대엔 몽롱시파朦朧詩波가 시단의 중심이 되었다. 즉, 시가운동에 의해 지하로부터 지상으로 부상하는 계기가 이뤄졌던 것이다. 더욱이 1978년 12월 23일 민간 간행물로는 처음으로 《오늘(今天)》이 등장하면서 문인들의 통로가 열려 이로부터 막 부상한 몽롱시파의 대표시인인 北島베이다오, 多多둬둬, 顧城꾸청, 舒婷수팅의 시들이 빛을 보기 시작, 많은 독자층을 얻어냈다. 그러나 얼마 뒤 《오늘今天》도 폐간되고 베이다오는 망명 중이라 중국내 활동이 금지상태이고 꾸청은 아내를 사살한 후 자살을 하면서 몽롱시파는 이제 몇몇에 그치고 있다. 오히려 지금은 이들의 터전 위에서 ‘신생대 시인’들과 ‘포스트모더니즘 시인’들이 등장, 각가지 외국사조를 받아들여 몽롱시파 시인들에게 패스를 외치며 나름의 개성 있는 시풍을 이뤄내고 있다. 그런 까닭에 중국시단도 지금은 우리나라처럼 시의 춘추전국시대에 휘말린 느낌이다. 특히나 2008년 올림픽을 치루면서 더더욱 그 현상은 고조되어 최근엔 조시組詩라는 새 형태가 도입, 시전문지마다 발표가 쏟아지고 있다. 조시組詩는 그러나 내용이나 시 경향상의 차이가 아니라 형태상의 차이일 뿐이다. 즉, 짧은 단시를 여럿 합친 연시 같은 시 형태로 長詩와는 구분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보이는 시 형태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엔 한 주제 안에서 몇 개의 소재를 선택, 그리 길지 않으나, 중국의 조시는 5페이지 이상 되는 시가 많다. 또한 일상생활에 중점을 두고 쓰는 현실주의 시가 많이 나오면서 산문시도 쉽게 보게 된다. 그런가 하면, 서구화 영향을 받은 시풍에 반론을 내세우며 중국전통시를 가미한 새로운 신시가 최근 주목을 끌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젊은 유망주 시인들이 바로 시촨(西川)이나 구마(古馬)같은 시인들이다.   이 두 시인은 모두 60년 대 출생한 30대 젊은이들이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중국의 젊은이들이 시만을 쓰면서 살아간다는 건 참 쉽지 않은 결단을 요구한다. 물밀듯이 들이닥친 시장경제는 젊은이들에게 특히 상당한 유혹과 압박을 주는 게 현실인 만큼 상당수 시인들은 이미 등을 돌려 사회로 나갔다. 그만큼 이들 두 시인의 각오와 의지, 그들에게 거는 독자들의 기대가 남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시촨(西川)의 시는 관용과 개방, 산문화 경향을 갖고 있다. 내용적으론 일상생활을 낯설게 하거나 불확실한 것으로 만들고, 세세하게 시대를 재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우화 형식의 이야기와 잠언식 어귀는 순수고전에 대한 회귀와 심미적 자주의 정신과 창작의 이념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구마(古馬)의 시에선 칭하이성과 간쑤성甘肅省이라는 서역 밖 특수한 환경 아래서 성장하고 지금까지 거주하면서 얻어낸 그 만의 독특한 빛깔과 냄새가 있다. 마치 사막 아래 모래밭을 뒹굴며 사는 회색표범의 공격성과 낙타의 인내와 양떼의 회귀본능의 향수까지 느껴진다. 그의 시엔 중국 으로부터 이어져 온 전통 동양시가의 정수가 뿌리 깊게 박혀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한 답습이나 예찬이 아닌, 새로운 신시 형식의 도입을 통한 탈바꿈을 모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나 중국내에서도 제일 문명 발전이 더디고 가난한 서역의 신장新藏 주민들의 삶과 애환을,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가축이며 자연과 합일시키며 순환시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 점이 이 시인의 시가 그리도 많은 독자를 확보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이에 이 젊은 중국의 유망주 두 시인의 대표적인 시 두 편과 시평을 각기 옮겨 소개한다.   일상의 포기에서 나오는 시촨의 신시     시촨은 1963년 출생으로 본명은 류쥔刘军이다. 1981년 베이징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면서 시단에 발을 들여놓았다. 베이징대 54문학사에 있을 때 시촨은 시인 하이즈海子와 뤄이허骆一禾와 함께 셋이서 베이징대의“삼검객”이라 불리웠다. 85년 졸업 후, 시촨은  신화사 소속 《환구环球》잡지에 근무하였으며, 1988년 친구들과 함께 “지식분자 시쓰기”라는 개념적 시잡지 《경향倾向》을 창간하였다. 1991년에는 민간잡지 《현대한시现代汉诗》의 편집을 맡아보며 출판에도 관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문화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1993년 시촨은 신화사에서 중앙미술학원의 교수로 자리를 옮겨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다. 1992년 여러 간행물에 연속하여 장시「존경을 표하며 致敬」을 발표한 것이 작품 활동의 중대한 전환이 되었다. 1995년, 시촨은 자살시인인 하이즈海子를 기념하여  『하이즈시海子的诗』를 편집, 정리하여 2009년 3월에 재출판했다. 2006년에는「존경을 표하며 致敬」이래 시작의 성과를 반영한 시문록詩文錄 『심천 深淺』을 출판하였다. 그의 시집으로는『은밀한회합 隐秘的汇合』(1997)、『허구의족보 虚构的家谱』(1997), 『대체로 그러하다 大意如此》(1997),『시촨의시 西川的诗』(1999)가 있으며 산문집으로 『복면인에게 말하게 하라 讓蒙面人說話』『물자국 水漬』(1997), 평론집에 『외국문학 명작독본 시집편 外國文學名作导讀本.詩歌卷』(2001), 번역 작품으로 『보르게스 회고(Jorges Louis Borges, 1899-1986, 알젠틴 시인, 소설가, 번역가)』, 『밀로스사전(Czeslow Milosz, 1980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리투아니아의 시인)』 등이 있다。1994년에 ‘현대한시漢詩상’, 2001년에 ‘루신魯迅문학상’과 1997년 ‘UNESCO장학금’, 2002년 ‘미국 브리만 기금회’의 상금 등을 받았다.   일부 시촨의 작품세계에 대해 보르게스 Borges 등 세계 대시인들의 시풍을 이어받았다고 하지만, 그는 국제화의 배경 아래 중국의 시인은 어떠한 시를 써야 하는가? 이 문제에 골몰하는 시인이다. 그만큼 중국적인 시를 쓰고 싶어하는 시인이다. 어쩜 이런 고민은 현 중국에 머무는 작가, 화가, 영화감독들이 모두 겪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그만큼 더 시촨은 순수지향이며 더 현실화된 소박한 심리를 갖고 있다.  시촨은 인텔리 시인이라고도 불린다. 나날이 물질화, 세속화 되어가는 현실 속에서 “순수한 시정”을 갖고 생명, 영혼, 정신에 주력, 그것들을 정화하기 위해 생명의 의의와 참뜻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시촨의 시에서 우리는 단번에 펼쳐지는 무궁한 상상력, 감수성, 창조력으로 축적시킨 심령의 고지를 발견할 수 있다. 그의 시쓰기는 때론 일상이 만들어내는 현상으로부터의 “포기”같다. 자연과 사랑, 도덕 등의 전통주제가 아닌 것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고 있다. 순간의 포착을 통한 우화성과 시인의 풍부한 관용과 자비와 연민의 종교적 심정이 나타나는가하면 우주본체에 대한 시인의 심오한 탐색도 보인다. 그의 대표적인 최근의 시 두 편을 보자.    열두 마리의 백조   찬란하게 호수위로 날아드는 열두 마리 백조는         그림자가 없습니다   서로 의지하며 사랑하는 열두 마리의 백조는 가까이 가기가 어렵습니다   열두 마리의 백조가 열두 개의 악기가 되어 노래를 할 때   그들이 백동전 같은 날개를 펴고 춤을 출 때  공기는 그들의 큰 몸을 떠받쳐 줍니다   한 시대는 한쪽으로 물러나고 그의 비웃음도 함께 사라집니다   생각해 보면, 나와 열두 마리의 백조는  한 도시에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저 호수 위 찬란하게 빛나는 열두 마리의 백조는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물오리들 가운데에서 그들은 순결한 야성을 지켜나갑니다   물은 그들의 밭입니다 물거품은 그들의 보석입니다   우리가 꿈에 열두 마리의 백조를 보면 그들의 오만한 긴 목은  물속으로 굽히고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그들은 가라앉지 않는 걸까요 물갈퀴 때문인가요? 깃털의 관상만 갖고 그들은 계속 잃어버린 호신부를 찾고있는 걸까요   호수는 덧없이 넓고, 하늘은 높고 멀으니: 시는 덤이라 할 밖에요   난 아흔아홉 마리 백조가 정말 보고 싶습니다 달빛아래 탄생하는 !   반드시 백조가 되어야만 그들 몸 뒤를 따라서 별자리를 보고 운행할 수 있을 겁니다   혹은 연꽃과 물박나무 잎새로부터 깜깜한 밤을 빨아들일 수 있을 겁니다   十二只天鹅                 那闪耀于湖面的十二只天鹅 /没有阴影 /那相互依恋的十二只天鹅/难于接近//  十二只天鹅——十二件乐器—— /当它们鸣叫 //当它们挥舞银子般的翅膀 /空气将它们庞大的身躯 托举 //一个时代退避一旁,连同它的/讥诮//想一想,我与十二只天鹅/生活在同一座城市!//   那闪耀于湖面的十二只天鹅/使人肉跳心惊//在水鸭子中间,它们保持着/纯洁的兽性 //水是它们的田亩/ 泡沫是它们的宝石//一旦我们梦见那十二只天鹅/它们傲慢的颈项便向水中弯曲//是什么使它们免于下沉?/是脚蹼吗?//羽毛的占相 /它们一次次找回丢失的护身符//湖水茫茫,天空高远:诗歌  是多余的//我多想看到九十九只天鹅/在月光里诞生!//必须化作一只天鹅,才能尾随在/        它们身后—— /靠星座导航//或者从荷花与水葫芦的叶子上/将黑夜吸吮//                          윗 시는 일단 형식면에서도 종전의 중국시와는 다르다. “열두 마리의 백조”는 왠지 이상의 시 「오감도」를 떠올리게 한다. 두 행이 하나의 연으로 단락을 나눈 것이며 백조가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생각하게 한다. 왜냐면, 중국 도시 한복판에서 기실 백조를 본다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12마리씩이나,.., 이 시어에 감춰진 은유는 무엇일까, 앞에서도 비췄지만, 이 시인은 경계를 스스로 깨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어느 한 순간에 초점을 맞춰 비극적인 현실을 희극적으로 때론 우화적으로 과장하여 때론 황당하게 한다. 이런 그의 시도는 이 시에서도 어김없이 저질러진다. 공해로 찌들린 도시 한복판 위로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백조들이 날아든다. 반짝이는 호수 위에서 12 마리의 백조가 한 점 그림자도 없이 서로 사랑한다. 차마 가까이 갈 수도 없게 말이다. 특히 12 마리의 백조가  12 개의 악기가 되어 물오리 가운데서도 순수한 야성을 지켜나갈 땐 더 그렇다. 그들은 우리 인간과는 다르다. 도도한 빛이 있다. 물에 떠서 가라앉지 않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분명 그들에겐 우리에겐 없는 호신부라도 갖고 있는 것이다. 그 오만한 긴 목이며 찬란한 은빛날개며,..그렇다면 정말 그들의 존재는 현실에서 있기나 한 것일까? 결국 백조는 그의 환상의 대상일 뿐이다. 아니면 맑고 순수한 백조라는 존재로 태어나지 않고는, 그들 꼬리를 붙잡지 않고는 도저히 저 밤하늘 너머 별자리를 찾아갈 수도 없는 거다. 여기에 시인의 아픔이 있다. 이뤄질 수 없는 소망을 갖은 자의 슬픔이 있다. 그에게도 12 명의 형제가 있고 가족이 있지만, 한데 모여 백조처럼 군중 무리 안에서도 자신들만의 가족애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던가. 어둔 밤을 밝게 빛나는 힘이나 세상 밖으로 날개짓 한 번 제대로 발휘해 본 적이 있던가. 도대체 이 세상으로부터 견뎌낼 물갈퀴는 갖고 있던가. 그의 세상을 향한 아픔이 나름대로 수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한 무리 백조에게로 쏠린다.   하느님의 마을   난 하느님이 필요해요, 한밤에  내 방에 자면서 꿈결에 별빛과 바다를 보며 베들레헴의 마리아를 만나요 어둑한 등잔불 아래 옷을 벗는   난 하느님이 필요해요, 입법자 모세보다 더 자유로워 등잔 속 기름을 탐하고      나의 기도를 들어주어요      그리고 우리 가족 12 형제를 사랑하는 무너지지 않는 봉선화가 가득한 마을에  개 짖는 소리가 목 쉰 이방인을 맞이하는 봉선화가 그의 발 아래 무릎을 꿇는 한 송이를 꺾어 품속에 넣는   그리고 난 멀리 떠나지 않는 하느님이 필요해요 그의 고집으로 분명히 폐쇄가 되기도 하는 그의 빛이 구멍난 벽을 뚫고 내 마루바닥에까지 비추는 마치 내가 주울 수 없는 금화 한 잎처럼   천둥번개가 번갈아 치는 늦은 밤, 난 필요해요 저 노하는 노인, 아버지가 내 앞에 가면서 옥수수를 주고 상처를 감싸주고 동틀 무렵 파수꾼을 보내주는     그는 결코 정복하려 하지 않고 피를 빠는 태양으로 로마와 신전을 불태워요 :그리고 사실상  그가 세계를 전복시키는 건 식은 죽 먹기에요  그는 우리들의 안식을 위해 관을 만들거든요.   上帝的村庄               我需要一个上帝,半夜睡在 /我的隔壁,梦见星光和大海 /梦见伯利恒的玛利亚/              在昏暗的油灯下宽衣 //我需要一个上帝,比立法者摩西/ 更能自主,贪恋灯碗里的油 听得见我的祈祷/ 爱我们一家人:十二个好兄弟 /坚不可摧的凤仙花开满村庄 狗吠声迎来一个喑哑的陌生人/所有的凤仙花在他脚旁跪下/他采摘了一朵,放进怀里 //        而我需要一个上帝从不远行/用他的固执昭示应有的封闭 /他的光透过墙洞射到我的地板上   像是一枚金币我无法拾起 //  在雷电交加的夜晚,我需要/ 这冒烟的老人,父亲/ 走在我的前面,去给玉米/ 包扎伤口,去给黎明派一个卫士// 他从不试图征服,用嗜血的太阳/ 焚烧罗马和拜占庭;而事实上/ 他推翻世界不费吹灰之力/他打造棺木为了让我们安息 //   이 시 역시 현 중국 현실로서는 쓰기 힘든 소재이다. 종교를 사실상 인정한 지가 얼마 안된 정치현실 속에서 드러내기가 조심스럽고도 망설이게 되는, 그러나 갈구하는 맘이 부정적인 시각 속에서도 은연중에 드러나는 작품이다. 우선 하느님 마을은 현실적이지가 않다. 너무 멀리 있다. 필요할 때 다가와주지 않는다. 그래서 시인은 불만이고 빈정거리는 모양새도 눈에 띄인다. 그러나“우리들의 안식을 위해 관을 만드는” 하느님이라고 비아냥거리면서도 하느님은 절실하게 내 곁에 있었으면, 하는 본능적인 바램을 묵과할 수 없다. 천둥번개가 치거나 아픔이 있거나 현실은 늘 하느님이 가까이 있기를 갈망하고 있음을 어찌 하랴. 감춰도 보이는 그 눈물과 삶의 고통이 12 형제가 사는 마을 속에, 나라 속에, 세계 속에, 웅크리고 있음이 보인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시촨과 프레드.와(Fred Wah)의 인터뷰   1985년『 Saskatchewan을 기다리다 (Waiting for Saskatchewan)』로 캐나다 대통령 문학상을 받은 프레드.와(Fred Wah)캐나다 시인과의 인터뷰에서 시촨은 현 중국시단의 문제점과 함께 자신의 시에 대한 방향 및  시풍의 발전 변모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토로한 내용을 옮겨본다. 이는 축사 위주의 평론보다는 이 인터뷰 글을 옮김으로써 좀더 현 중국시단의 실황을 알리며 또한 그의 시적 욕구와 중국 시단을 이끌어나갈, 동양 철학에 기반을 둔 새로운 신시의 새 경지를 밝히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이다. 이 인터뷰 글은 《중국예술비평中国艺术批评》1996년 8월호에 게재된 것으로 재편집했다.    나도 현실 문제에 관심이 있다. 중국 현대시는 이미 몽롱시, 후기몽롱시에서 벗어나 현실주의로 회귀하는 중에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솔직히 현실주의로 회귀하는 것이, 또한 현실생활로 돌아오는 것이 두렵다. 80년대 초 중국엔 많은 시인들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시인들이 이미 시를 쓰지 않고 장사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나도 현실 문제에 관심이 있다. 어쩌면 현실주의자 보다 더 관심이 있을 거다. 우리는 선악관에 대한 상식에 부족함이 없고, 시인으로서 우리는 반드시 일정한 사유방식을 갖고 있다.  몇 몽롱시인이나 몽롱시에 동조하던 시인들이 나중에 방향을 바꿨다. 이는 물론 일종의 심미적 선택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 선택이기도 하지만, 창조력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어떤 이들은 나를 만족스럽게 안 본다. 몇 년 전, 사천성에서 시인회의를 개최했을 때, 한 시인은 나를 가리켜  “ 시촨을 보면 이도저도 아냐“ 라고 했다.   근래 중국 청년시인들의 작품은 비교적 구체적이다  몽롱시인들은 문화대혁명 중 나온 슬로건에 반대하고 비교적 구체적인 시를 썼다. 그것은 정치수요, 언어수요였고 그들의 영향은 지금까지 존재한다. 또한, 최근 많은 시인들이 이상을 노래하는 시를 쓰고, 거기에 서사적인 요소가 더 증가, 강조되고 있어서 시는 더 구체적이 되고 있다. 특히 몽롱시 이후 위지엔于坚과 한동韩东 같은 시인들은 일상생활을 쓰기 시작, 새로운 시의 재료로 구체성을 띄게 되었다. 아울러, 서양의 시 특히 에즈라 파운드의 이미지즘은 중국의 당대시에 큰 영향을 주었다. 어떤 비평가들은 한자와 중국 당대시가의 관계를 탐구했다. 흥미로운 건 그 비평가는 바로  시인이 아니라 싱가폴의 스후石虎라는 화가라는 것이다. 그림은 공간감이고 문학은 시간의 예술이라 좀 복잡한데, 한자는 중국인의 사유방식으로서 중국시를 지배한다. 상형문자는 회화처럼 간단하지는 않다. 시는 문화의 일부분이고 문화는 역사, 사상, 학술, 종교, 예술, 생활방식을 포함한다. 중국현대시인 중 이미지를 사용하여 시를 구체적으로 쓰는 데 관심을 갖지 않은 사람이 많지 않으나, 자살한 시인 하이즈海子가 그 좋은 예다. 대다수 시인과 다른 점은 하이즈가 받아들인 영향이 서방으로부터 온 게 아니라 옛 중앙아시아로부터 온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언어의 어감과 감정, 리듬을 강조했다.     난 100% 시인이 아니다. 50%만 시인이다. 난 본래 내가 쓴 시가 시든 아니든 관심이 없다. 단지 내가 관심 있는 건 “문학”이라는 큰 개념이다. 동시에 난 사회와 역사, 철학, 종교, 문화에도 관심이 있다. 현재의 중국은 역사적 이유로 해서 철학도 종교도 없다. 그러므로 현대 시인들은 아주 곤란하다. 시인이 동시에 철학가이고 사상가이고 신학자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국에서는 “시는 언어로 마무리 된다”라는 말이 있는데, 난 동의하지 않는다. 왜냐면, 침묵은 사유의 또 다른 반이기 때문이다.  언어가 침묵을 만들 수 있다지만, 불교를 통해 보면, 언어는 믿을 수 없다.   언어시인들은 어휘의 의미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난 일찍이 각종 경계를 무너뜨리려고 노력했다. 언어의 경계, 시가형식의 경계, 사유방식의 경계, 이는 1989년 전에 내가 쓴 “순수시‘에 들어있다. 많은 시인들의 작법을 바꾸게 한 것으로 나의 시작과 시대생활상을 비교했다. 1992년에 이르러 난 순수시에서 벗어나 한 발 더 나아가 내 시를 하나의 잡탕으로 만들었다. 시가 아닌 것으로, 이론이 안되는 것으로, 산문이 아닌 것으로 뭐라 불러야 할 지 모르겠지만, 난 그런 경계가 싫었다. 매 시인이 모두 새롭게 창조하는 건 아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두 스스로 경계를 부숴야 한다. 언어시인들은 시어와 어구, 어휘의 의미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언어와 의미는 서로 벗어날 수 있다고 보는데, 마치 나무는 목수의 재료로 철은 철쟁이의 재료인 것과 같다. 언어는 일단 시의 재료이고 시인들은 언어를 갖고 놀 수 있다.   대다수 시인들은 정치적으로 모두 좌파이다. 그들은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자이다. 그들은 사회가 변하고 시어 역시 변했다는 걸 인식한다. 그러므로 시인들은 이 장르를 벗어나려 애쓴다. 단 나는 내 방식이 있다. 형식적으로 나의 시는 갈수록 시가로부터 벗어난다. 방금 다 쓴 「액운」이란 글은 역사서의 방식으로 시사있게 쓴 글이다. 많은 이들이 일생에 맞선다. 고통을 맛보며 죄를 지으며, 혹자는 화려하게, 그러나 혹자는 암담하게, 그러나 결국은 그들 생명 모두 역사서의 한 작은 문자로 마감되고 만다.  나 역시 늘 나의 간단한 이력을 제공하도록 요구될 뿐이다. 이 작품은 대중의 이력을 쓴 게 아니다. 시가 아닌 것으로 형식을 빌려 썼다. 역사의 상당부분은 고대 희랍신화이다. 서방의 신은 신화 속의 신이다. 그러나 중국의 신은 역사적 인물이 그 원본이다. 역사는 중국인들에게 상당히 중요하다.    “대화”의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다.   대중시도 유행시도 아니다. 만약, 아마추어가  합당치 않으면, ‘비전문가’라고 하자. 나 역시 독자가 나의 시를 좋아하길 바란다. 그러나 그들이 진정 내 시를 이해하는 가는 다른 문제이다. 독자들은 문학에서 기대하는 게 있다. 작가도 독자에 대해 기대하는 게 있다. 유감스럽게도 양쪽 다 서로 마주치기를 기대한다. 어떤 비평가는 이런 상황을  대중문화와 엘리트 문화의 모순이며 충돌이라고 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모순과 충돌은 없다. 왜냐면 양쪽이 기대하는 건 마주치지 않고 서로 어긋나기 때문이다. 이렇게 “홀로”의 시대가 가고 박틴(Bakhtin, 1895-1975, 소련의 문학이론가, 언어 배후의 사회 이데올로기와 역사 관계를 천착하는 역사 시학을 주창)이 말한 “대화”의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다. 왜냐면, 공동의 문화적 배경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문화배경의 건립은 반드시 현재 시를 쓰는 작가들에 의해, 시인들의 노력에 의존해야 한다. 많은 중국청년시인들은 언어시에 대해 흥미가 없다. 내 생각엔 난징의 장즈칭张子清 교수와 황윈터黄运特 선생이 번역한 『미국언어시선』때문인 것 같다. 내겐 별반 인상적이지 않았지만, 서방언어는 영문을 포괄해서 중문과는 실로 차이가 크다. 유럽어 사이에는  상호전달이 가능하나 중국어로는 완전하게 전달이 되지 않는다. 나는 철학자를 흉내 내어 단어들을 새롭게 다시 해설하고 새로운 함의를 부여하고 있다. 시인과 철학가는 같은 류라고 본다. 난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쓴다. 시가 지향하는 것은 미지이기 때문에, 이것은 산문과 다르다. 산문으로 쓰는 것은 내가 아는 것이다. 내가 이해하는 것이다. 대개 철학이나 산문에서 쓰는 것은 서로 비슷하다. 철학은 많은 것을 배척한다, 모호하고 혼란스럽고, 논리적이지 않고 비이성적인 것들을 배척한다. 그러나 내 맘 깊은 곳에 거대한 암흑의 해양이 있어서 철학으로는 비춰낼 수가 없다. 그러므로 나는 아직도 대부분의 장님들을, 가면을 쓴 사람들을, 두려워한다. 나는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난 그들을 쓴다. 새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동물이다. 내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최고의 높은 곳으로 날아갈 수 있는 동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지 위를 걸어다니는 큰 동물이 있지만, 대지의 상공을 날아갈 수 있는 건 조류뿐이다. 난 날아가는 새를 보는 것만큼 별을 보지 못했다. 나는 하느님을 새만큼 확실하게 보지 못했다. 날아가는 새는 나와 별과 우주, 하느님의 중간에 있기 때문이다.                                   * 이외에 2007年 11月 13日 동방아침신문东方早报에서 발췌한 내용을 역시 일부 재편집해서 옮긴다.                                                       큰 시에 거는 큰 기대     시의 조예와 국내외의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시인 시촨은 당대 중국시가의 가장 두드러진 대명사 중의 하나라고 할 만하다. 20여 년의 시창작 생활에 있어 시촨은 놀랄만한 창조력과 고귀하고도 독특한 시이론을 견지하며, 매우 높은 시의 창작 수준을 유지하였다. 또한 스스로 반복하는 것을 거부하고 가파른 작품 전환을 표방함으로써 1990년대 이래의 시촨은 시단에 경악과 자극, 그리고 새로운 사고를 가져다 주었다. 시촨은 또한 시 창작 이외에 오랫동안 시문의 번역과 시이론 수립에도 종사하여 커다란 성과를 이루었다.  최근에 그는 더욱 시의 한계를 벗어나려 애쓴다. 많은 문체, 심지어 여러 가지 다른 예술형식을 창조하려 한다. 고수하면서도 변화하는 시촨은 시종 땅에 내던질 때 나는 소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 소리는 땅으로 내던지지만 다시 튀어 올라 자신을 물어버리는 소리이다. 『시촨의 시』와 『심천』은 기본적으로 1990년대를 전후로 나뉘는 시촨의 창작적 전변을 대표한다. 『시촨의 시』는 주로 단시를 위주로 어조적으로는 침울하지만, 시적으로는 왕왕 간단하고 명쾌하다. 예를 들어 「체험」,「바람불기」「하얼가이(哈尔盖,칭하이성의 역 이름)에서 별하늘을 보다」등의 대표작품을 보면, 80년대 말과 90년대 초 친구(하이즈 시인)와의 사별에서 오는 정신적 충격과 시대적 변화에 대한 예민한 반응을 용기있게 표현하고 있다. 이로써 「표경」「액운」「매의 말」등 부피 큰 작품을 대표로 하여 시촨의 시적 표현은 잡다하고 이질적이며 이탈적 주제에 대한 편애와 비시적非詩的 요소에 대한 강조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시 창작의 근본이념은 시종일관 같다. 바로 이렇게 변치 않는 것들이 시촨의 시 매력일지 모른다. ‘성경’식 자아에 대한 위엄, 초경험과 철학적 사고의 작품 활동 구상, 광활한 기질, 지성의 강조와 전제를 두지 않는 가치부담 등... 최근 몇 년간 시촨은 범시가적 문화활동에 보다 많이 참가하고 있다. 그 외에 장커(贾樟柯, 1970- ,영화감독)의 영화 “플랫폼”에 성공적으로 출연하였으며, 음악가 궈원징(郭文景)과 함께 장시 “먼여행遠游”를 교향곡으로 작곡하였으며, 실험 연극 감독 멍징후이(孟京輝)와 연극 “경화수월(鏡花水月)”을 제작하였다. 이런 행위는 시촨의 신시를 초월하는 이해 모델에 대한 “대시가大詩歌”적 시도라고 해도 지니치지 않을 것이다. 그는 현재 중국에서 대중의 시에 대한 흥미가 감소하는 징표의 하나는 바로 시를 단순히 문학의 큰 범주에 넣어버리는 경향이라고 본다. 그러나 사실상 전문가의 입장에서 본다면 시는 여전히 문학 창작의 최첨단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비록 여타 예술 장르에서 장점과  계발을 흡수한다 하지만, 시가 다른 예술에 주는 영향은 깊은 의미에선 항상 있어왔다고 볼 수 있다.  
877    海子 / 西川 / 그리고, 李箱 댓글:  조회:4463  추천:0  2015-04-05
  자살한 하이즈海子와 『하이즈시선海子詩選』을 내준 시촨 시인   1. 하이즈와 시촨의 만남     최근 한국의 모 잡지에서 중국 젊은 현대시인과 그의 대표작을 함께 번역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13억 인구 속에 섞여있는, 이름 하여 잘 나가는 ‘유망주 젊은 시인’을 찾아보았다. 마침 선양沈陽에 거주한 지 두 달여 되가는 동안, 급조로 사귄 중국시인이며 중국 잡지사 주간들에게 만나는 데로 부탁도 해보았다. 그러나 중국 역시 이 태평세월에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는 각양각색의 시 경향을 보여주고 있는 때여서 내가 찾는 그 ‘유망한 시인’이란 구체적으로 무얼 말하는지, 그들은 난색을 표할 뿐,... 결국 무조건 중국시인의 블로그를 찾아 들어가게 됐는데, 마침 시촨西川의 블로그가 나왔다. 수상도 많았고 특히 블로그에 올린 작품들이 눈에 띄어 훑어보니 현실로부터 얻어지는 소재를 갖고 언어시를 시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唐, 宋 전성기의 시에 대한 회고와 편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국인들의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나 서구시의 발전과 새로운 시도를 나름 찾고 연구하며 중국시의 새로운 방향 모색을 꾀하는 시인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그가 베이징 대학 영문과를 다닐 때 동대학의 법과대학을 다니던 하이즈海子와 동인이었으며 80년대에 등단하고 같은 64년생이고 하이즈가 자살하고 문단으로부터 많은 질책과 혹평을 받을 때 하이즈의 자살동기와 그에 대한 추모의 글들을 발표, 쓸데없는 무모한 추측과 힐난으로부터 벗어나게 한 진정한 친구였으며 동료 시인이었음을, 올 2009년 3월에 출판한 『하이즈시선海子詩選』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 책엔 미발표작을 포함, 200여수의 서정시와 7부의 장편 연시가 실려있다고 한다. 어쨌거나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왜냐면, 하이즈는 내가 이미 몇 년 전에 그의 시편들이 좋아서 소개한 바 있는 시인이었기 때문이다. 하필 그가 시촨西川의 친구였다니,...! 세상은 넓고도 좁다는 말이 하나 틀리지 않음을 다시 실감하며 우선 하이즈의 삶과 그의 대표시 세 편을 소개한다.   2. 보리밭 시인 하이즈의 자살 동기는   우선 그의 본명은 자하이성查海生이고 1964년 3월25일 안휘성安徽省 안칭시安庆市의 한 작은 농촌 마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성장했다. 1979年 15세 때 북경대학 법학과에 합격, 북경에 올라와 재학 중에 시를 쓰기 시작했다. 1983年 베이징 대학을 졸업한 후 중국정법대학 철학연구실에서 근무하며 학교강의도 나갔다. 그는 시 외에도 소설과 희곡, 논문 등을 발표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의 대표시로는 장시《그러나 물, 물但是水,水》、《토지土地》가 있으며、시극으로는 《태양太阳》(미완성작), 합창극《메시아弥赛亚》、시극《시해弑》등과 약 200수의 서정시가 있다. 또한 시촨과 합동으로 만든 《보리밭의항아리麦地之瓮》가 있다. 1986년 베이징대학 제 1회 예술제에서 《5.4문학대상 특별상》을 받았으며 1988년엔 제 3회 《시월十月》문학영예상을 받았다. 그리고 하이즈가 자살한 뒤, 대학 당시 동인으로 함께 활동했던 시인 시촨西川과 시인 스즈食指로 알려진 꿔루성郭路生과 함께 작품을 모아 출판한 시집으로 2001년 4월 28일 제 3회 시 부문 《인민문학상》을 받았다.  이렇게 주목받던 하이즈가 25세 젊은 나이에 왜 갑자기 자살을 했을까. 안정적인 직장을 내던지고 황산이 있는, 안휘성 벽지로 다시 소도시 핑창으로 베이징으로 오르내리며 정착하지 못하던 그가 끝내는 당시 문명의 첨단이 되었던 기차레일에 누워 한 생을 마감한 이유는 무엇일까. 1989년 3월 26일, 허베이성河北省 산하이관山海關과 롱자잉龙家营 부근의 기차 레일에 누워 25년간의 생을 마감했을 때, 문단은 물론 세간도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그 반향은 한동안 세간에 자살 유행을 불러일으켰다. 즉, 북경대 시인 거마이戈麥와 아내를 권총사살하고 이어 자살한 꾸청顧城 시인이 생겨나 문단은 오히려 혹독한 비평과 힐책으로 그의 자살동기를 추리, 한동안 여러 추측이 난무했다.  그 예로 어떤 이들은 하이즈를 *“장랑차이진江郎才尽” [남조(南朝)의 강엄(江淹)은 젊은 시절 문재가 뛰어나 모두들 ‘강랑(江郞)’이라 불렀으나, 노년에는 좋은 글귀가 나오지 않아 사람들이 그의 재주가 다 고갈되었다고 말하였음] 즉, 창작력이 고갈되어 죽었다고 하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도시와 농촌의 모순이 그 원인이라고 하고, 반면 기공을 너무 지나치게 연마하다 주화입마(走火入魔)하였다고도 했다. 사천성 시인 종밍(鐘鳴)은 라는 문장에서 하이즈는 한동안 머물었던 창핑(昌平)과 베이징을 분주히 왔다갔다 했지만 두 곳 어디서도 자신의 집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일종의 중간지대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그의 생일과 기일이 한 날이어서 그의 자살이 하나의 충동만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들이었다.        한편 하이즈가 죽은 뒤 하이즈의 시의 수준문제에 대해서도 크고 작은 논쟁이 벌어졌다. 어떤 이는 그의 시는 위대하다고 하고 어떤 이는 그의 시적 사유가 너무 혼란스럽고 언어는 창백해서 읽을 가치가 없다고 했다. 한 수청잡지书城杂志에 《대박난 병적 언어病句走大运》라는 문장을 발표한 사람은 본인이 하이즈의 대학동창이라며 그의 시 몇 구절을 인용하면서 그의 시와 언어 수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그런가 하면, 주따커(朱大可)선생의 “선지자의 문 先知之門”에서는 하이즈의 죽음이 시 예술에서 행동예술로의 급속한 비약을 의미한다고 보았다. 세심한 천재적 계획에 따라 자살로순수한 생명의 언어와 최후의 위대한 시편을 완성하였다고 보았다. 다소 형이상학적인 것 같지만 논리가 엄밀해서 많은 이들에게 설득력을 주었다. 그러나 하이즈와 대학시절부터 동인으로 함께 활동을 했던 시인 시촨이 하이즈를 추모하는 시편들을 발표하면서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시촨은 하이즈의 시 작품을 전면적으로 편집, 출판을 하면서 한편 도 썼는데, 이는 자살을 모방하지 말도록 일깨우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3. 황토를 사랑한 시인   그는 농사꾼의 아들로 황토를 사랑한 시인이다. 경제와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사라져가는 대표적 대상인 황토에 그는 애착을 가졌으며 그런 만큼 그 상실감도 자연 컸다. 1989년 초, 그의 고향 안휘성으로 돌아갔을 때, 고향은 그에게 커다란 황량한 삭막함을 주었다. “내게 익숙한 어떤 것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는 말했다. 그는 1964년 4월 2일, 백양 별자리였다. 1984년, 같은 백양자리였던, 반 고흐에 대한 시《그대의 태양 阿尔的太阳》 를 보면     瘦哥哥梵高,梵高啊/从地下强劲喷出      的/火山一样不计后果的/是丝杉和麦田/   还有你自己/喷出多余的活命时间        말랑깽이 형 반 고흐, 반 고흐여    땅 밑으로부터 힘차게 분출하는    화산처럼 갑자기 생겨난 삼나무와 보리밭    그리고 네 자신까지    남아도는 생명의 시간을 분출하고 있구나     하이즈가 자신과 비유한 것임을 금새 알 수 있다. “계획에 없던 결과” 가 하이즈 신상에도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의 생활방식은 상당히 폐쇄적이었다. 1988년 말, 그는 오히려 그의 친구, 시촨의 결혼을 반대했다. 그 때 그는 막 결혼하자고 말하는 소도시 평창의 한 여자와 헤어진 뒤였는데, 베이징으로 돌아오지 않고 평창을 배회하며 보냈다. 그 때 일화로 창평의 한 식당 주인에게 이런 주문을 했다고 한다. “내가 이곳 손님들 앞에서 내 시를 낭송할테니, 당신은 내게 술을 주지 않겠느냐? 그러나 그 식당 주인은 그런 니체주의적 낭만이 없었으므로 ”줄 수야 있지요. 단 당신은 여기서 낭송할 생각은 하지 마세요. “ 그의 집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의 식구들조차 그의 사상이나 시작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의 아버지는 심지어 그와 말을 할 생각조차 안했다. 유일하게 대학을 나온 선생인 아들이 베이징에서 그래도 안정적인 직업을 가졌음에도 시골에 들어와 흑백 티브이를 놓고 들어앉았기 때문이었다.   하이즈는 당시 양방면의 저항을 갖고 있었다. 그 하나는 권력과 결합한 수구문학과 선봉문학의 대립에서 오는 사회에서의 시인에 대한 불신임이었다. 다른 하나는 선봉문학계 내부의 상호불신임으로 서로 배척하고 이해하지 않는 데서 오는 정신적 압박감이었다. 그것은 그가 죽은 뒤에까지 심각했다. 이 일로 1989년 이전 대부분의 청년시인들은 하이즈의 시에 대해 유보의 자세를 취했다. 어떤 시인은 하이즈에게 ”물기만 너무 많다“라고 편지를 써보냈고 1988년 즈음 베이징 한 시인단체는 ‘다행히 살아있는 자”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이 말은 한 시모임에서 하이즈의 장시가 시대적 착오이며 더불어 그의 시는 결핍투성이 무일푼이라고 말한 데서 비롯되었다.  1987년, 하이즈가 남쪽으로 여행을 다녀와 민간시 잡지에 발표를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 평론가가 말하길 “북방으로부터 왔다 고통스런 한 시인이/ 가방에서 꺼내지는 유용하기를 바라는 시편들을 갖고” “인류는 오직 한 사람의 단테로 족하다” “그는 현재 내 친구다, 그러나 장차 나의 적이 될 것이다” 이 글을 읽고 하이즈는 너무 상심해서 바로 어린아이처럼 친구 이화一禾에게 달려가 울었다고 한다.      하이즈의 생전의 발표된 작품은 그다지 순조롭지 못했다. 그는 발표와 동시에 많은 이들에게 타자로 쳐서 보내는 걸 즐기곤 했는데, 당시 유명했던 시인의 시 몇 항들을 표절했다 해서 한동안 시끄러웠다.   그러나 자살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아무래도 한 여인 때문이었을 것이다. 자살 며칠 전의 금요일, 하이즈는 그의 첫사랑의 연인을 만났다. 그녀도 1987년 중국법과대학을 졸업, 학생시절 그의 시를 좋아했다. 그녀는 보통 키의 둥근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그녀는 내몽고의 시인 슈에징저薛景泽(옌베이雁北)의 친척이었다. 하이즈의 최초 발표한 대부분의 시가 내몽고의 간행물에 실리게 된 데는 바로 그녀의 영향이 크다. 그녀는 하이즈가 일생 가장 깊이 사랑한 여인으로 하이즈가 쓴 대부분의 애정시는 그녀를 생각하며 쓴 것이었다. 그들은 왜 도대체 헤어져야 했을까. 이해할 수가 없지만, 단 하이즈가 최후로 그녀를 만났을 때, 그녀는 이미 가정을 이루고 있었고 하이즈에 대해 냉담했다. 그 날 저녁, 하이즈는 그 일로 술을 꽤 많이 마셨고 계속 그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는 자신을 질책하고 있었고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며 괴로워했다. 그리곤 25일 아침, 그는 바로 법과대학이 있는 베이징 학원로를 출발, 산해관으로 갔다. 그 날 아침 시촨의 모친이 마침 출근하면서 베이징 학원로로부터 시즈먼西直门쪽 기차역으로 머리를 떨구고 달려가는 하이즈를 보았다고 한다.     바로 죽기 하루 전의 일이었다.   4. 하이즈의 시와 시 세계   중국 신문학사에서 문학과 생명의 한계에 도전, 충돌해 온 시인으로 하이즈海子를 뽑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농촌의 단조로운 생활환경과 극도의 빈곤 속에서도 해박한 지식 아래 그만의 날카로운 직관과 비범한 창조력으로 시를 써온 시인이었다. 하이즈는 시를 통해 모든 아름다운 사물에 대한 사모의 정과 생명의 세속적이고도 숭고하기까지 한 그 격동과 관심을 읽어냈다. 때론 그것이 개방된 이래 마구 쏟아지는 숱한 사상과 문예사조 및 서구 문단의 새 변화에 따른 중국내의 변화를 다 수용하지 못하기도 했지만, 그러나 시인의 궁핍한 농촌의 현실에 대한 애정과 아픔은 그를 ‘보리밭 시인’으로 불리게 했으며 한편, 도시 유랑자의 모습, 취약하고 민감한 심령, 실현할 수 없는 이상에 대한 불안과 고뇌의 모습은 그대로 시로 우러나와 좌절하는 현대인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의 시에는 특히 죽음, 흑색, 검은 밤, 슬픔, 은빛 노을, 끝없이 긴 황혼 등과 같은 이미지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자아이상의 극도의 확장과  평범한 생존 현실에 대한 심각한 포기와 경시 또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붉은 흙에 바탕을 둔 보리밭과 황막한 들판에 펼쳐진 이름 모를 풀밭에 서서 그들의 뜨거운 생명의 숨소리를 들으며 그 자리에 선 자신, 즉, 인간의 존재에 한 가닥 희망을 놓칠 수 없음을 또한 깨닫곤 했던 것이다.    꽃피는 봄날 바다를 향해 서면     내일부터는, 행복한 사람이 되어야지 말을 먹이고, 장작을 패고, 세계를 주유해야지 내일부터는, 양식과 채소에 관심을 가져야지 내 집 한 채는 바다를 향해 있어 봄엔 꽃이 핀다네   내일부터는 모든 친지와 통신을 해야지 그들에게 나의 행복을 말해 줘야지 그러면 행복이 번개 치듯 나에게 말할 거야 나는 모든 사람에게 말해야지 모든 강과 모든 산에게 하나씩 따뜻한 이름을 지어 줘야지 이방인이여, 나도 그대를 축복하네 그대에게 찬란한 앞날이 있기를 바라네 그대의 애인과 마침내 가족이 되기를 바라네 그대가 풍진 세상에서 행복하기를 바라네 나는 그저 꽃피는 봄날 바다를 향해 서 있기를 바라네                                   - 1989년 1월 13일                  『하이즈시전집』 중에서, 상하이 산리엔 서점에서 1997년 출판 面朝大海, 春暖花開 / 海子                   總明天起, 做一个幸福的人/喂馬, 劈柴, 周遊世界/總明天起, 關心糧食和蔬菜 我有一所房子, 面朝大海, 春暖花開 // 總明天起, 和每一个親人通信/告訴他們我的幸福 /那幸福的閃電告訴我的 我將告訴每一个人 /給每一條河每一座山取一个溫暖的名字/陌生人, 我也爲你祝福 愿你有一个燦爛的前程 /愿你有情人終成眷屬/愿你在塵世獲得幸福/我只愿面朝大海, 春暖花開                               1989年 1月 13日                         (選自 , 上海三聯書店 1997 年版)      이 시는 바로 자살하기 두 달 전에 쓴 시이다. 사후 근 10년 만에 간신히 상하이의 한 작은 출판사로부터 『하이즈시선집海子詩全篇』으로 묶여 빛을 보았다. 이 시는 쉽고도 소박해 보이지만, 사실 그의 간절한 희망의 시이다. 이 때까지도 그는 “나는 그저 꽃피는 봄날 바다를 향해 서 있기를 바라네” 적어도 “내일부터는, 행복한 사람이 되길” 소망하고 있었다. 여기에 중의법으로 쓰인 “내일”이란 단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대지에 밀착된 그의 소박한 ‘말을 먹이고, 장작을 패’는 삶이 현실적으로는 “풍진세상”의 행복이 아니며 오히려 세상을 배반하는 일이어서 그의 꿈은 단지 상상과 영원을 갈구하는 그의 道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유로운 삶으로 넘나들기 위해 바다로 머리를 돌리고 집도 그 바닷가에 짓고 싶은 그의 행복관은 그래서 실패이고, “꽃피는 봄”은 현실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한편 평론가 방창안 方長安은 윗 시에서 “양식과 채소에 관심을 가져야지” 라든가 “세계를 주유해야지” “바다를 향해 ”등은 중국전통 민본民本사상과 서구식 탐구정신이 결합된 것이라는 민족적인 시선으로 그의 시를 평가하기도 했다.     까만 밤의 헌시      ─ 까만 밤의 여인에게 바칩니다     까만 밤이 대지에서 올라와 밝은 하늘을 막고 있다 추수 후 황량해진 대지 위로 까만 밤이 그대의 내부에서부터 올라온다 그대는 먼 곳에서 오고, 난 먼 곳으로 떠나련다  멀고 먼 노정은 이곳을 지나고 있고 텅 빈 하늘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데 어찌하여 나에게 위안을 주는 것일까 추수 후 황량해진 대지, 사람들이 일 년의 수확을 다 가져갔다 양식을 가져가고, 말도 타고 가 버렸다 땅에 남은 사람들은 땅 속 깊이 묻혀버렸다   쇠스랑이 번쩍번쩍 빛을 발하고, 볏짚 단이 불 위에 쌓인다  곡식들이 깜깜한 곡창에 쌓여 있다   곡창은 너무 어둡고, 너무 적막하고, 너무 풍성하다 또 너무 황량해서, 풍작 속에도 염라대왕의 눈동자가 보인다   검은 빗방울 같은 새떼들이 노을로부터 까만 밤으로 날아든다 그 까만 밤은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는데 어찌하여 나에게 위안을 주는 것일까             길을 걸으면서 소리쳐 노래한다 거센 바람이 산마루를 휩쓸며 지나가지만 그 위는 끝도 없이 빈 하늘일 뿐이다     1987년 11월 14일, 하이즈는 그의 일기에 이렇게 썼다. “암흑이란 건 영원하다. 내 소란한 맘을 가득 채우고 다시 범람하게 한다. 어둠은 한낮보다 아름다운 한낮의 시詩이다. 태양을 창조한 사람은 부득불 자신을 위해 암흑의 형제가 될 수밖에 없다.” “8년 전 한겨울에 야간열차를 탄 적이 있다. 그때 처음으로 한 여인에게서 아름답고도 부드러운 온기를 느꼈다. 그때의 어둠은 오히려 한낮 같이 밝았다. 한편 현재의 밝은 한낮은 정말로 어둔 노동의 장소나 자궁 속처럼 아득하게 느껴진다. 내가 광란이나 폭풍의 중심에 있을 땐, 어떤 위안도 필요하지 않다. 난 암흑을 중시한다. 그래서 나는 「까만 밤」이란 제목으로 시를 썼던 것이다.” (「하이즈 시 전편」 883~884 쪽) 하이즈는 독일시인 헬더린을 좋아했다. 니체의 “암흑시기”보다 몇 배 더 긴 정신착란증세로 36년간이나 암흑 같은 병고에 시달렸던 시인 헬더린도 그의 시에서 “정신의 까만 밤 속에서 나는 대지로 달려나갔다”를 토로했는데, 하이즈는 “헬더린의 시를 읽다보면, 내 맘 속은 아무 것도 없는 망망한 대 사막 가운데서도 문득 푸른 샘물이 솟아나는 것 같은 희열을 느낀다.”고 밝힌 바 있다. 헬더린의 영향을 받아 그는“멀다는 것은 요원한 걸 빼면 아무 것도 없다”라는, 나름대로의 시론 아래 시를 썼다. (「하이즈 시 전편」 914~917 쪽에서 인용) 그만큼 이 시에서 「흑암黑暗」 은 아주 중요한 상징이다. “암흑”은 생명을 지닌 단어이다. 왜냐하면, 까만 밤은 암흑의 여인을 잉태했기 때문이다. “암흑”과 “광명”의 관계는 실제로 대지와 하늘의 관계이다. “黑夜從大地上昇起 / 遮住了光明的天空” (까만 밤이 대지에서 올라와/ 밝은 하늘을 막고 있다) 이 시구는 이 시에서 전반적인 기조가 된다. 봄엔 씨를 뿌리고 가을엔 거둬들이는 사람들의 행위 속에서 그는  오히려 생장의 멈춤과 생명의 사망을 봤기 때문이다. 추수 뒤에 오는 황량함을 지켜보며 그는 추수의 의미가 풍요로움을 지나 어둠을 상승시킨다는 걸 깨닫는다. 그래서 시인은 “大風刮過山岡(거센 바람이 산마루를 휩쓸며 지나)가지만” “走在路上 / 放聲歌唱(길을 걸으면서/소리쳐 노래한다)” 라고 쓴 것이다. “上面是無邊的天空(그 위는 끝도 없이 빈 하늘일 뿐이다)” 이런 극명해진 상황 속에서 오히려 적극적인 생존방식을 선택함으로써 진정으로 “어둠의 여인”에게 인생의 잠언을 바치는 것이다. 1987년 하이즈는 「시학 : 하나의 제안」에서 “토지를 상실한 현재의 의지할 곳 없이 표류하는 영혼들이 대신 찾는 것은, 바로 욕망이다. 그것도 아주 가벼운 대지 본연의 생명력은 단지 욕망을 대체품으로 사용하거나 대신 지칭할 때만 이용된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상실했다.(「하이즈 시 전편」 889쪽, 인용)”고 했는데, 정말 “그 까만 밤은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는데/어찌하여 나에게 위안을 주는 것일까”를 생각해 보았는지, 어둠이 한낮보다 더 따뜻하고 부드러웠던 적이 있었는지 생각하게 한다.      아시아의 구릿빛 땅이여     아시아의 구리빛 땅이여 아시아의 구리빛 땅이여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여기, 아버지가 돌아가신 여기에, 나 역시 여기에서 죽으리라 그대만이 유일하게 사람이 묻힐 땅이로다   아시아의 구리빛 땅이여 아시아의 구리빛 땅이여 회의와 비상을 좋아하는 새, 모든 것을 집어 삼키는 바닷물  그러나 그대의 주인은 푸른 풀이구나, 스스로 허리를 오그린 채 들꽃의 손바닥과 그 비밀을 지켜주는구나   아시아의 구리빛 땅이여 아시아의 구리빛 땅이여 보이는가? 저 두 마리의 비둘기가, 그것은 굴원이 모래사장에 남겨 두고 간 흰색 신발이도다 우리는―― 우리는 강물과 함께 그걸 신어 보자꾸나   아시아의 구리빛 땅이여 아시아의 구리빛 땅이여 북소리 끝난 뒤, 어둠 속에서 벅차게 뛰는 심장을 우리는 달빛이라 부르련다 그 달빛은 주로 그대를 가지고 만들었으니     亞洲銅   亞洲銅, 亞洲銅/祖父死在這里, 父親死在這里, 我也將死在這里 /你是惟一的一塊埋人的地方 亞洲銅, 亞洲銅/愛懷疑和愛飛翔的是鳥, 淹沒一切的是海水 /你的主人却是靑草, 住在自己縮小的腰上, 守住野花的手掌和秘密// 亞洲銅, 亞洲銅 /看見了嗎? 那兩只白鴿子, 它是屈原遺落在沙灘上的白鞋子/讓我們_______我們和河流一起, 穿上它吧 //亞洲銅, 亞洲銅/擊鼓之后, 我們把在黑暗中跳舞的心臟叫做月亮 / 這月亮主要由你構成      위 시는 전체적으로 몽롱하면서도 우의성이 깊은 작품이다. 제목부터 그렇다. 아니 네 번이나 를 반복 영탄하며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도대체‘아시아 구리亞洲銅’는 무엇이란 말인가. ‘아시아 구리亞洲銅’에 대한 시인의 깊은 애정과 정서는 또 어떻게 이해, 해석해야 하는가.   단어 그대로를 풀어본다면, 이지만, 이 시편에서 시인이 의도적으로 숨겨둔 우의寓意는 무엇일까? 구리, 동銅은 황동과 청동이 있다. 그러나 여기선 시를 통해 흙빛, 즉 황동을 가리킴을 추측할 수 있다. 왜냐면 할아버지가, 아버지가 그리고 장차 내가 죽어 묻힐 대지를 말하기 때문이다. 또한 굴원이 신발을 벗어놓고 빠져 죽은 장강의 한 지류인 멱라강으로부터 중국문명이자 동양문명의 발상지인 황허 유역을 통해 문명은 시작되었고 그 중에서도 구리를 발견, 사용함으로써 그 때로부터 문명은 발달되었기 때문이다. 즉 흙, 대지는 문명의 근거가 된 황토빛 구리와 같은 것이다. 이 시에서 자유를 갈망하며 현실에 만족치 않고 탐색을 하는 새는 그들의 민족성을 나타내며 모든 걸 침몰하게 하는 바다는 그들을 단련시키는 온갖 재앙과 역사적 시건을 나타낸다. 그럼에도 이 두 상징을 구리빛 땅에 대비시킨 까닭은 한 포기 풀꽃을 피워내는 황토빛 구리 땅이야말로 동방문명의 번영과 다원성을 상징함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 시의 주제는 끝 연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달빛은 아시아 구릿빛 땅에서 만들어진 것이며 동방문명은 어둠 중에 세상을 밝히는 달빛이라고. 왜냐하면 “어둠 속에서 벅차게 뛰는 심장을 우리는 달빛이라 부르”며 “그 달빛은 주로 그대, 아시아 구릿빛 땅을 가지고 만들었기”때문이다. 달은 빛이고 그 빛은 양성문명이며 대지의 모든 것을 포용하며 어둠 속의 빛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5.  이상李霜을 닮은 천부적 시인      시촨에 의하면, 하이즈는 키가 작고 얼굴은 둥글고 큰 안경을 낀 천진한 어린아이 같았다고 한다. 그는 대학 3학년 때 이미 등단을 했는데, 그는 우리나라의 천재시인 이상李霜과도 어딘가 닮은 구석이 있는, 시인이었다. 15살 때 그는 안휘성 시골 구석에서 베이징 대학 법학과로 들어와 중국법학대학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다. 초기엔 교지편집에, 후기엔 철학과 교수연구실에서 근무하면서 학생들에게 계통론과 미학에 대해서도 강론을 했는데, 하이즈의 미학강의는 학생들로부터 많은 환영을 받았다고 한다. 한 예를 들면,  “상상력”의 수의성에 대해 강의 할 때, “너희들은 갈매기에 대해 상상해 봤니?  하느님의 수영 팬티 같지 않니! ” 라고 말해서 학생들은 그가 시인임을 단번에 알아냈다고 한다. 그래서 방과 후 10분간 그가 낭송하는 시를 듣곤 했다고 한다.  하이즈는 25 년의 생애 중 15년간을 시골서 살았다. 그래서인지 그의 시안에선 늘 바람의 방향과 보리의 자라는 모습  등이 그려지고 있으며 그 붉은 흙의 빛과 어둠, 생명의 온화하고도 잔혹한 본질, 침묵의 대지가 그에게 들려주고 또 말하게 하는 유창하고도 간결하고도 또 연마된 뿌리 깊은 시어들이 그를 대지 안으로 품게 하고 성장하게 했음을 간파하게 된다. 광대한 중국의 빈곤한 고향이 그에게 선물한, 풍부한 시정신의 복을 누렸다고 할 수 있겠다.        ▲ 참고서적:  《하이즈의 시海子的诗》//               『하이즈. 사유海子·思绪』인민문학출판사 편집/ 1990.2.17 //              《하이즈. 난화 海子·暖花》인민문학출판사 편집/ 1994年5月31 //     ​1987년 11월 14일 하이즈의 일기       "암흑이란건 영원하다. 내 소란한 맘을 가득채우고 다시 범람하게 한다. 어둠은 한낮보다 아름다운 한낮의 詩이다. 태양을 창조한 사람은 부득불 자신을 위해 암흑의 형제가 될 수밖에 없다"   "8년 전 한겨울에 야간열차를 탄 적이 있다. 그때 처음으로 한 여인에게서 아름답고도 부드러운 온기를 느꼈다. 그때의 어둠은 오히려 한낮같이 밝았다. 한편 현재의 밝은 한낮은 정말로 어둔 노동의 장소나 자궁 속처럼 아득하게 느껴진다. 내가 광란이나 폭풍의 중심에 있을 땐, 어떤 위안도 필요하지 않다. 난 암흑을 중시한다. 그래서 나는 [까만 밤]이라는 제목으로 시를 썼던 것 이다.([하이즈시 전 편]883~884쪽)   하이즈는 독일 시인 헬더린을 좋아했다. 니체의 '암흑시기'보다 몇 배 더 긴 정신착란증세로 36년간이나 암흑같은 병고에 시달렸던 시인 헬더린도 그의 시에서"정신의 까만 밤 속에서 나는 대지로 달려나갔다"라고 토로 했는데, 하이즈는 "헬더린의 시를 읽다보면, 내 맘 속은 아무것도 없는 망망한 대 사막 가운데서도 문득 푸른 샘물이 솟아나는 것같은 희열을 느낀다"고 밝힌 바 있다.   헬더린의 영향을 받아 그는 "멀다는 것은 요원한 걸 빼면 아무것도 없다" 라는, 나름대로의 시론 아래 시를 썼다([하이즈 시 전편] 914~917쪽에서 인용) 그만큼 이 시에서 흑암은 아주 중요한 상징이다.'암흑'은 생명을 지닌 단어 이다. 왜냐하면, 까만 밤은 암흑의 여인을 잉태했기 때문이다. '암흑'과 '광명'의 관계는 실제로 대지와 하늘의 관계이다.   '까만 밤이 대지에서 올라와/ 밝은 하늘을 막고 있다' 이 시구는 이 시에서 전반적인 기조가 된다.   봄엔 씨를 뿌리고 가을엔 거둬들이는 사람들의 행위 속에서 그는 오히려 생장의 멈춤과 생명의 사망을 봤기 때문이다. 추수 뒤에 오는 황량함을 지켜보며 그는 추수의 의미가 풍요로움을 지나 어둠을 상승시킨다는 걸 깨닫는다. 그래서 시인은 '거센 바람이 산마루를 휩쓸며 지나'가지만 '길을 걸으면서/소리쳐 노래한다'라고 쓴 것이다.   '그 위는 끝도 없이 빈 하늘뿐이다' 이런 극명해진 상황 속에서 오히려 적극적인 생존방식을 선택함으로써 진정으로 '어둠의 여인'에게 인생의 잠언을 바치는 것 이다. 1987년 하이즈는 [시학:하나의 제안]에서 '토지를 상실한 현재의 의지할 곳 없이 표류하는 영혼들이 대신 찾는 것은, 바로 욕망이다. 그것도 아주 가벼운 대지 본연의 생명력은 단지 욕망을 대체품으로 사용하거나 대신 지칭할 때만 이 용된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상실했다.([하이즈시 전편]889쪽 인용)고 했는데, 정말 ' 그 까만 밤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데/ 어찌하여 나에게 위안을 주는 것일까'를 생각해 보았는지, 어둠이 한낮보다 더 따뜻하고 부드러웠 던 적이 있었는지 생각하게 한다.   終 [출처] 1987년 11월 14일 하이즈의 일기 |작성자 다리오75  
876    紹興 柯岩에서 댓글:  조회:1921  추천:0  2015-04-05
                     
875    명시인 - 안드레이 보즈네센스키 댓글:  조회:5268  추천:0  2015-04-05
  백만송이 장미 심수봉 (1) 먼옛날 어느별에서 내가세상에 나올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음성 하나들었지 사랑을 할때만 피는꽃 백만송이 피워오라는 진실한 사랑을 할때만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수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별나라로 갈수있다네 (2) 진실한 사랑은 뭔가 괴로운 눈물흘렸네 헤어져간 사람많았던 너무나 슬픈 세상이였기에 사랑을 할때만 피는꽃 백만송이 피워오라는 진실한 사랑을할때만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수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별나라로 갈수있다네                   러시아 시인 안드레이 보즈네센스키(1933- )  (열린책들, 1989) 중에서  보즈네센스키는 옙투센코와 함께 1960년대 가장 인기있었던 대중 시인의 한 사람이었다.      이 세상에 옛애인은 없어요   옛 애인에게 돌아가지 마세요. 이 세상에 옛애인은 없어요. 그들이 수년 동안 살아온 잘 정돈된 작은 집처럼, 사본이 있을 뿐입니다. 당신은 짖어대는 하얀개를 만나고 언덕위에 늘어 선 양쪽의 숲은 - 왼쪽, 오른쪽에- 어둠속에서 서로를 향해 짖어댄다. 숲속의 두 메아리는 따로 살아간다. 마치 두개의 스테레오 스피커처럼, 당신이 해온 내가 해야 할 모든 것을 그들은 큰소리로 세상에 퍼뜨린다. 집안에서 메아리가 찻잔을 떨어뜨리고, 거짓 메아리가 차를 권하고, 울어야만 할 밤을 위해, 거짓 메아리는 당신을 남겨둔다: 내일 저녁, 떠나가는 기차를 따라가며, 당신은 개울가에 열쇠를 던질거요. 오른쪽 숲과 왼쪽의 숲. 당신의 목소리로 외칠거요: 그러나 당신은 충고를 듣지 않을 것이오.     Не возвращайтесь к былым возлюбленным, былых возлюбленных на свете нет. Есть дубликаты —                 как домик убранный, где они жили немного лет. Вас лаем встретит собачка белая, и расположенные на холме две рощи — правая, а позже левая — повторят лай про себя, во мгле. Два эха в рощах живут раздельные, как будто в стереоколонках двух, все, что ты сделала и что я сделаю, они разносят по свету вслух. А в доме эхо уронит чашку, ложное эхо предложит чай, ложное эхо оставит на ночь, когда ей надо бы закричать: «Не возвращайся ко мне, возлюбленный, былых возлюбленных на свете нет, две изумительные изюминки, хоть и расправятся тебе в ответ...» А завтра вечером, на поезд следуя, вы в речку выбросите ключи, и роща правая, и роща левая вам вашим голосом прокричит: «Не покидайте своих возлюбленных. Былых возлюбленных на свете нет...» Но вы не выслушаете совет.         'Million Alyh Roz(백만 송이 장미)'    러시아의 여가수 알라 푸가체바(Alla Pugacheva)가 1982년에 발표한 노래로 심수봉(沈守峰, 본명: 심민경 沈玟卿)이 1997년에 부른 '백만 송이 장미'의 오리지널 곡이다.   ‘Million Alyh Roz’도 사실은 번안곡이다. 1981년 라트비아(Latvia)의 방송국 Mikrofons가 주최한 가요 콘테스트에서 아이야 쿠클레(Aija Kukule)와 리가 크레이치베르가(Liga Kreicberga)란 여가수가 '마라가 준 인생(Dāvāja Māriņa)'을 불러 우승하였는데 이 곡에다 러시아의 대표적 시인인 안드레이 보즈네센스키(Andrey Voznesensky, 1933~2010)가 노랫말을 쓰고 알라 푸가체바가 달콤하면서도 우수에 찬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Million Alyh Roz'가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마라가 준 인생’과 ‘Million Alyh Roz’의 가사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  ‘마라가 준 인생’은 라트비아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 마라(Māriņa)가 딸을 낳았으나 행복을 주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강대국에 나라의 운명이 휘둘리는 라트비아의 고난을 암시한 것이지만 ‘Million Alyh Roz’의 노랫말은 원곡과는 완전히 달라서 그루지아(Gruziya)의 화가 니코 피로스마니(Niko Pirosmani, Nikolay Pirosmanashvili, 1862~1918)와 프랑스 여배우와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그 내용이다.   ‘쏘비에트 인민가수(Peoples Honor Singer of the Soviet Union)’라는 칭호를 받은 알라 푸가체바는 1981년 영국에서 행해진 인기투표에서 세계에서 가장 노래 잘하는 가수에 뽑히기도 했다.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는 사랑을 주면 백만 송이 장미꽃이 피게 되고 그립고 아름다운 별나라로 갈 수 있다”는 심수봉의 ‘백만 송이 장미’의 내용 역시 ‘마라가 준 인생’과 ‘Million Alyh Roz’와는 완전히 다르다.   좋은 노래는 어떤 내용, 어떤 언어로 불러도 그 빛을 잃지 않는다.      여배우를 흠모(欽慕)한 니코 피로스마니의 절절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 안드레이 보즈네센스키의 노래말     Million Of Red Roses   There once lived a painter He had a house and his paintings He was in love with an actress And that actress loved flowers Then he sold his house Sold his paintings too And with that money he bought A whole sea of flowers   Million, million, million of red roses From your window, from your window From your window you can see Who's in love, who's in love Who's crazy in love with you My whole life for you I will turn into flowers   In the morning you'll wake up at your window Maybe, you've lost your mind As if still in a dream Your whole yard is filled with flowers Suddenly your heart is turning cold Who's the rich baron doing this? Instead under the window, barely breathing The poor painter is standing   Million, million, million of red roses From your window, from your window From your window you can see Who's in love, who's in love Who's crazy in love with you My whole life for you I will turn into flowers   The meeting was short By night she left on a train But in her life she always remembered Song of the beautiful of roses The painter lived out his life alone Many pains he lived through But in his life he always had A whole sea of beautiful roses   Million, million, million of red roses From your window, from your window From your window you can see Who's in love, who's in love Who's crazy in love with you My whole life for you I will turn into flowers       Alla Pugacheva (1949 - )          [출처] 백만 송이 장미(Million Alyh Roz) - Ala Pugacheva|작성자    백만송이 장미 심수봉 (1) 먼옛날 어느별에서 내가세상에 나올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음성 하나들었지 사랑을 할때만 피는꽃 백만송이 피워오라는 진실한 사랑을 할때만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수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별나라로 갈수있다네 (2) 진실한 사랑은 뭔가 괴로운 눈물흘렸네 헤어져간 사람많았던 너무나 슬픈 세상이였기에 사랑을 할때만 피는꽃 백만송이 피워오라는 진실한 사랑을할때만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수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별나라로 갈수있다네     백만송이 장미 심수봉 (1) 먼옛날 어느별에서 내가세상에 나올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음성 하나들었지 사랑을 할때만 피는꽃 백만송이 피워오라는 진실한 사랑을 할때만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수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별나라로 갈수있다네 (2) 진실한 사랑은 뭔가 괴로운 눈물흘렸네 헤어져간 사람많았던 너무나 슬픈 세상이였기에 사랑을 할때만 피는꽃 백만송이 피워오라는 진실한 사랑을할때만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수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별나라로 갈수있다네                                     백만송이 장미 심수봉 (1) 먼옛날 어느별에서 내가세상에 나올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음성 하나들었지 사랑을 할때만 피는꽃 백만송이 피워오라는 진실한 사랑을 할때만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수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별나라로 갈수있다네 (2) 진실한 사랑은 뭔가 괴로운 눈물흘렸네 헤어져간 사람많았던 너무나 슬픈 세상이였기에 사랑을 할때만 피는꽃 백만송이 피워오라는 진실한 사랑을할때만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수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별나라로 갈수있다네                         P.S. 보즈네센스키와 레이건 대통령과의 면담 사진, 그의 활발한 대외 할동을 짐작하게 해준다.         ‘백만송이 장미’의 시인, 러 보즈네센스키 타계       l    러시아의 저명 시인 안드레이 보즈네센스키(사진)가 2010년 6월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타계했다고 AP·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향년 77세. 보즈네센스키는 스탈린 사후 해빙기의 지적 자유를 누린 지식인 세대를 가리키는 ‘60년대 아이들’의 대표적 인물이다. 한국 가수 심수봉씨가 부른 가요 ’ 러시아   ‘백만 송이 장미' 러시아 원곡의 노랫말을 쓴 주인공이기도 하다. 보즈네센스키는 혁신적인 시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으나 소련 당국은 그에 대해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추방 위협 등 권력의 압박을 받으면서도 크렘린에 고개를 숙이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등의 시집을 남겼다.  안드레이 보즈네센스키(러시아어: Андре́й Вознесе́нский, Andrey Voznesensky, 1933년 5월 12일 ~ 2010년 6월 1일)는 러시아의 시인이다. 생애 1933년 5월 12일 소비에트 연방 모스크바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린 시절을 주로 소비에트 연방의 도시 블라디미르에서 보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에는 어머니와 함께 우랄 산맥에 있는 쿠르간 지방에서 살기도 했다. 그의 양친은 모두 문학과 예술에 깊은 관심이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어린 시절부터 그에게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시를 읽어주었다. 그의 아버지는 레닌그라드에서 공학 교수로 일했다. 보즈네센스키는 전쟁 중 전선으로 돌아가던 아버지가 쿠르간에 들렀던 날을 회상한다. 그의 아버지는 면도를 하지 않아 초췌한 모습으로 약간의 식량이 들어 있는 배낭과 고야의 작품집을 가져왔다. 고야의 그림은 화가가 되고자 했던 꿈 많은 어린 소년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보즈네센스키는 고야의 그로테스크하고 무시무시한 전쟁 그림을 통해서 전쟁의 참상을 이해했다. 바로 그의 유명한 시 <나는 고야>(1957)가 전쟁에 대한 시인의 이해를 반영한 작품이다. 전쟁 후 보즈네센스키의 가족은 모스크바로 돌아왔다. 청년이 된 그는 예술가가 되고 싶었으나 건축학을 공부하게 되었다. 이 시기에 대하여 그는 말한다. “나는 이미 글을 쓰고 있기는 했으나 주로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시는 얼음장 밑의 강물처럼 내 마음속에서 흐르고 있었다.” 1957년 모스크바 건축대학을 졸업하기 바로 전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는 그에게 있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이 화재로 인해 보즈네센스키가 수년간 공들여 작성한 졸업 작품이 완전히 불타버렸다. 이 사건은 보즈네센스키에게 불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그는 상징을 믿고 있었기 때문에 건축학은 이미 그의 마음속에서 타버렸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그는 시인이 되었다. 이 화재 사건은 그의 시 <건축대학의 불>(1957)의 테마가 되었다. 그가 화재 때문에 시를 쓰게 되었다고 할지라도 그림과 건축에 대한 관심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림과 건축은 그의 시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는 많은 시 속에서 특히 테마와 이미지 선택에 있어서 건축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보여준다. 그의 시 <대가>에서 그는 모스크바 붉은광장 위에 있는 성(聖)바실리 성당의 건축가 바르마가 이반 4세에 의해 눈이 멀어 다시는 어떤 건물도 지을 수 없었다는 전설을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시 속에서 건축 이미지를 통해서 시각적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시각 이미지는 그의 성공적인 실험시 속에서 중요한 예술적 기법으로 나타난다. 보즈네센스키의 형식적 교육은 건축대학으로 끝났으나, 그의 시 수업은 정신적 스승인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와의 만남 속에서 이루어졌다. 이 만남은 보즈네센스키의 생애에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그는 자신의 첫 시 작품들을 파스테르나크에게 보냈으며, 그로부터 격려의 편지와 초대장을 받았다. “나는 페레델키노(Peredelkino)까지 이사 가서 그가 죽을 때까지 그의 곁에 머물러 있었다… 그는 나의 유일한 스승이었다”고 보즈네센스키는 말하고 있다. 보즈네센스키의 초기 작품들은 파스테르나크와 비슷한 시풍을 보여준다. 물론 보즈네센스키는 이내 자신의 독창적인 시어를 발견하지만 시 속에서 풍기는 연민의 정과 비애감은 파스테르나크 시의 특성과 어느 정도 일체감을 주고 있다. 보즈네센스키의 유기체적 삶의 통일감은 파스테르나크의 시적 분위기와 유사하다. 보즈네센스키는 시뿐만 아니라 도덕적 일상에서도 파스테르나크의 영향을 받았다. 당시 파스테르나크는 도덕적 지성의 상징이었다. 그는 스탈린 시대에 일어난 언어의 타락과 황폐화에 반대하여 행동했다. 스탈린에 의해 황폐해진 러시아 순수문학을 재창조하기 위한 투쟁에서 그는 도덕적 지성으로 무장했다. 그는 인간 개인의 가치를 믿고 있었다. 작품세계 보즈네센스키는 인간에 대한 애정을 주된 관심사로 두면서도 전통적인 시 형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장르를 창조하고자 과감한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이러한 열정은 다양한 예술적 기법을 사용한 다중 운율시, 산문시, 시와 산문의 혼합시, 그래픽시, 시각시 등을 개발하게 했다. 시인으로서 보즈네센스키의 인기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러시아에서 시인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알아야 한다. 보즈네센스키는 과거 소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인이었다. 독재자 스탈린의 사망 후 저항 시인 옙투셴코와 더불어 ‘젊은 시인들’의 선두 주자인 보즈네센스키는 195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줄곧 화제의 중심이 되어온 러시아의 대표적인 시인으로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시 낭송회, 텔레비전과 신문 등 각종 매스컴을 통해 대중과 친숙한 이 시인은 러시아 시 전통 속에서 독자적인 시어를 개발하고 자작시 낭송을 통하여 언어 예술의 진수를 보여준다. 수많은 청중의 갈채와 환호 속에서 행해지는 그의 시 낭송은 새로운 예술 장르, 즉 낭송 예술의 창조라 할 수 있다. 시어 선택과 배열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 시인은 일상의 단어들을 조합하여 신어(新語)를 만들어낸다. 그의 시 속에서 일상적인 단어와 신어는 새로운 표현력과 생명력을 지니고 살아난다. 그리하여 그의 시어는 새로운 의미와 이미지를 창출한다. 그가 종종 ‘언어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것은 지나친 말이 아니다. 분명히 그의 언어는 러시아 문학어 발전에 상당한 공헌을 하고 있다. 인간과 역사, 인간과 자연, 인간과 사회, 문명과 기술의 위태로운 공존, 역사와 현대 생활의 상호작용, 비난받기 쉬운 시인의 사회적 위치 등 다양한 테마들이 그의 시 속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그의 시 세계 속에서 주된 핵심은 무엇보다도 인간이다. 그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인간의 본질과 특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의 시에는 자연과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포착된 많은 표상들이 인간에 대한 다양한 상징과 알레고리로서 나타난다. 그리고 역사와 인간의 행동에 비교되는 자연의 절대적 위치와 최고의 가치에 대한 테마들이 그의 시 <정적>과 <죽은 듯이 고요하다> 등에 나타난다. 이런 시들은 60년대 자신의 고민스런 상황과 그에 대한 어려움을 노래한 것들이다. 이런 시들에서 지배적인 선율은 사랑과 자연에로의 도피와 후퇴다.
874    명시인 - 칼 샌드버그 댓글:  조회:6838  추천:0  2015-04-05
샌드버그 Carl Sandburg 폰트확대| 폰트축소| 공유하기|   인쇄 미리보기   출생 1878. 1. 6, 미국 일리노이 게일즈버그 사망 1967. 7. 22., 노스캐롤라이나 플랫록 국적 미국 1878. 1. 6 미국 일리노이 게일즈버그~ 1967. 7. 22. 노스캐롤라이나 플랫록. 미국의 시인·역사학자·소설가·민속학자.   원본사이즈보기 칼 샌드버그 미국의 시인인 칼 샌드버그의 사진(연대 미상) 11세부터 이발소 급사, 우유배달차 운전수, 벽돌공, 캔자스 밀농장 일꾼 등 여러 가지 일을 했다. 1898년에 미국 -스페인 전쟁이 터지자 일리노이 제6보병대에 입대했다. 이러한 어린시절은 그의 자서전 〈언제나 어린 이방인 Always the Young Strangers〉(1953)에 기록되어 있다. 1910~12년에 사회민주당 조직원이자 밀워키 시장의 비서로 일했다. 1913년 시카고로 이사하여, 경제지 〈시스템 System〉의 편집인이 되었고 그뒤에는 〈시카고 데일리 뉴스 Chicago Daily News〉의 임원이 되었다. 1914년 〈포이트리 Poetry〉지에 일군의 〈시카고 시 Chicago Poems〉(1916)가 실렸다. 가장 유명한 시 〈시카고 Chicago〉에서 잘 웃고 건장하며 부주의한 '백정, 연장 제작자, 밀을 쌓는 사람, 철도주식 투기꾼, 짐꾼'을 통해 시카고의 도시 풍경을 잘 그렸다. 샌드버그의 시는 발표되자마자 좋은 반응을 얻었다. 휘트먼식의 자유시 형식인 시집 〈연기와 강철 Smoke and Steel〉(1920)에서 "피츠버그·영스타운·개리, 이들은 사람들과 함께 강철을 만든다"라고 노동자들을 찬미했다. 〈안녕 아메리카 Good Morning, America〉(1928)에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일부 잃어버린 것처럼 보이지만, 심각한 경제 대공황을 겪으면서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민중의 힘을 시적으로 처리하여 〈그렇다, 민중이여 The People, Yes〉(1936)를 썼다. 환호하는 청중 앞에서 그가 부른 민요를 모아 〈미국의 노래주머니 The American Songbag〉(1927)와 〈미국의 새 노래주머니 New American Songbag〉(1950)를 펴냈다. 유명한 전기 〈에이브러햄 링컨 Abraham Lincoln:The Prairie Years〉(2권, 1926)과 〈에이브러햄 링컨 Abraham Lincoln:The War Years〉(4권, 1939, 1940년 역사부문 퓰리처상 수상)을 썼다. 샌드버그의 매부인 유명한 에드워드 스타이켄의 전기 〈사진가 스타이켄 Steichen the Photographer〉이 1929년에 나왔다. 필그림 교도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처음 밟은 플리머스 록(Plymouth Rock)에서 제2차 세계대전까지의 미국의 경험을 요약한 장편소설 〈추억의 바위 Remembrance Rock〉를 출판했다. 〈시전집 Complete Poems〉은 1950년에 나왔다. 아동도서 〈루터배가 이야기 Rootabaga Stories〉(1922)·〈루터배가 비둘기 Rootabaga Pigeons〉(1923)·〈루터배가 컨트리 Rootabaga Country〉(1929)·〈감자 모양 얼굴 Potato Face〉(1930) 등을 썼다.     안개                  칼 샌드버그[미국]     칼 샌드버그(Carl Sandburg ,1878~1967) 시카고가 낳은 현대 아메리카 이미지즘 시인. 평민적인 소박한 언어로 도시나 전원 등을 노래했으며, 시카고를 주제로 한 서정시를 많이 발표했다.    안개는 걸어온다. 작은 고양이 발로,   조용히 쪼그려 앉아 항구와 도시를 바라보다가 다시 또 간다.   Fog    Carl Sandburg   the fog comes on little can feet.   It  sits looking over harbor and city on silent haunches and then moves on.        
873    력사는 력사... 北島 / 대답 댓글:  조회:5443  추천:0  2015-04-05
아물지 않은 상흔을 노래하는 시인 베이다오 모더니즘 시라는 건 서방의 시각일 뿐                     지난,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한국디지털문학가협의회와 한국언어문화원이 공동 주최한 중국의 망명시인 베이다오(北島.)의 초청강연회가 열렸다. 세종문회회관에서 열린 제 2회 서울 국제문학포럼에 참석차 방한한 베이다오는 중국 몽롱시의 대표 작가로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될 만큼 현대 중국문학에 위대한 변화를 가져다준 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1970년대 후반 문화대혁명 직후, 오늘이란 잡지에 실린 그의 시는 집단 실어증 상태로 억눌려 있던 수많은 노동자와 학생들을 고무시켰고 89년 6.4민주화운동 당시에는 톈안먼 광장에 그의 시 이 대자보 형식으로 곳곳에 나붙을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1989년 유럽으로 망명한 이후 7개국을 돌아다니다 현재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는 조국의 전체주의적 현실, 팔레스타인의 학살, 미국의 이라크 침공 반대 서명에 참여하면서 독자적이고 진보적인 지식인의 길을 걸어왔다. 이번 초청강연회에서 그는 국내 문인들의 관심 속에 출간된 ‘한밤의 가수’(1972년부터 1998년까지 창작한 시를 수록한 시집) 사인회를 가졌다. 시집에 수록된 여러 편의 시와 미 발표작 5편을 직접 낭송하기도 하였다. 이날 그는 필명인 北島(북쪽지방 바다에 있는 침묵의 섬)처럼 차분하고 조용했다. 그는 “1990년 여름 고은 시인을 만난 적이 있다. 그때 한국에도 군사독재시절 옥중시인이 있다는 것을 들었는데 지금 보니 한국은 크게 변화한 것 같다. 한국에 와서 서대문 형무소, 5.18 기념관 등을 둘러보았다. 민주와 자유를 얻기 위한 투쟁은 한 세기의 대가를 치러 이루어졌다. 오늘은 중국에서 6.4가 일어난 지 16주년이 되는 날이다. 언젠가 중국에도 그 간의 세월에 쌓인 먼지를 씻어줄 수 있는 공동묘역이 생기길 희망한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20세기는 인류의 황금기이다. 공업혁명과 각종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인류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러나 그것은 인류의 어둠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면서 동시대 인류가 가지고 있는 밝음과 어둠의 양면성이 극렬하게 대립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중국의 솔제니친이라고 불린다. 그의 시는 혁명 시로 간주되기도 하고, 모더니즘적 요소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런 시각에 대해 그는 “나의 시는 모더니즘 개념에 속하지 않는다. 이는 다만 서방언론의 시각일 뿐이다. 위대한 시는 거대한 메아리를 낳는다. 시는 세월의 안개를 뚫고 다가와야 한다. 언어는 시의 현실이며, 시는 바뀐 현실을 보여준다. 지금의 우리 언어는 무거운 이데올로기에 의해 공통된 운명의 짐을 지고 있다.”면서 저항적인 이미지에 국한된 그의 시에 대한 평가는 자신의 의도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의 시에 날짜와 시간이 없는 것도 시를 시대적인 배경에서 해석하기보다는 시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망명 이후 시와 세계관의 변화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그는 “ 크게 변한 것이 없다.”고 대답했다. 고려대 허세욱 교수는 “베이다오의 시는 회의와 불신, 부정이 일관되게 흐르고 있다. 시대에 대한 개인의 저항과 분노가 시를 만들어냈고, 사물을 직접 투시 하는듯한 그의 작풍은 많은 젊은이들을 격동시켰다. 중국에는 베이다오 말고도 많은 저항 작가들이 있었고, 수많은 지하 간행물도 있었지만, 베이다오가 주목받는 이유는 저항적이고 혁명적인 내용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예술적으로도 고도의 승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며 그의 시가 보여주는 예술적 감각을 높이 평가했다. 작가는 책벌레처럼 어둠속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존재라고 베이다오는 말한다. 많은 이들은 그를 저항시인으로, 노벨상 후보로  기억하지만 그는 다만 시인의 길을 갈 뿐이다. 뭐라 이름 할 수 없는 세계,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어둠과 고독, 미처 아물지 않은 상흔들을 그는 기억하고 회상한다. 그리고 끝없는 메아리로 어둠과 안개를 뚫고 빛을 밝힌다. 마치 '한밤의 가수'처럼. 조윤덕 기자    베이다오 시인 약력 △ 1949년 중국 베이징 출생(본명은 자오전카이[趙振開])  △ 1960년대 후반 베이징의 명문 제4중학 재학 중 문화대혁명을 만나 잠시 홍위병 활동. 1968년 졸업  △ 1969년 허베이의 한 농촌에서 의무 노동. 이후 베이징으로 돌아와 건설노동자로 11년간 복무  △ 1970년부터 시 창작 활동. 중국 현대시의 흐름을 바꾼 몽롱(朦朧)시의 주요 창시자.  △ 1976년 저우언라이 총리 사망을 계기로 촉발된 4.5 청명절 시위 주도.  △ 1978년 중국 최초의 민간 문학잡지인 『오늘(今天)』창간. 문혁이후 새로운 문학운동 주도. 단편소설 『파동』발표  △ 1986년 중국에서 『베이다오 시선』, 『6인 시선』출판  △ 1989년 중국의 유명한 민주인사 웨이징성(魏京生) 구명운동 전개. 천안문 사건 직전에 유럽으로 망명. 이후 유럽 6개국과 미국 각지를 방랑하며 강연. 1995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정착. 89년 6.4천안문 민주화운동 당시 그의 시 『대답(回答)』이 대자보 형식으로 광장 곳곳에 부착됨.  △ 1992년 노벨 문학상 후보  △ 1995년, 1996년, 1999년에 각각 시집 『한밤의 가수』, 『영도 이상의 풍경』, 『자물쇠 열기』를 대만에서 출판.  △ 2002년 모로코 국제시가상, 2005년 독일 지네트 쇼큰 문학상 수상 .  △ 2004년 산문집『실패한 책』중국에서 출판.   대 답  비겁은 비겁한 자들의 통행증이고 고상함은 고상한 자들의 묘비이다 보라 저 금도금한 하늘에 죽은 자의 일그러져 거꾸로 선 그림자들이 가득 나부끼는 것을. 빙하기는 진즉 지났건만 왜 도처에 얼음뿐인가 희망봉도 발견되었건만 왜 죽음의 바다에는 온갖 배들이 앞을 다투는가   내가 이 세상에 올 때는 다만 종이와 새끼줄 나의 그림자 그리고 심판에 앞서 판결문을 읽기 위한 목소리를 가져왔을 뿐이다.   너에게 고하노니, 세계여! 나는 믿-지-않는다 네 발 아래 천 명의 도전자가 있다면 나를 천한 번째로 생각하라   하늘이 파랗다는 걸 나는 믿지 않는다 천둥의 메아리를 나는 믿지 않는다 꿈이 거짓임을 나는 믿지 않는다 죽으면 보답이 없다는 걸 나는 믿지 않는다   바다가 제방을 무너뜨리고 끝내 터지고 말 것이라면 그 모든 쓴 물들을 내 가슴으로 받아내리라 육지가 솟아오르고 말 것이라면 인류가 생존을 위한 봉우리를 다시금 선택하게 하여라   새로운 조짐과 반짝이는 별들이 훤히 트인 하늘을 수놓고 있다 그것은 오천 년의 상형문자이고 그것은 미래인들의 응시하는 눈동자다. ※1989년 톈안먼 광장에 게시, 베이다오의 대표작 [출처] 아물지 않은 상흔을 노래하는 시인 베이다오 모더니즘 시라는 건 |작성자 난공산당이싫어요
872    죽기전에 꼭 한번 가봐야 할 곳 모음 댓글:  조회:7517  추천:0  2015-04-05
  죽기전에 꼭 한번 가봐야 할 곳 모음   안녕하세요^^    오늘의 포스팅은 죽기전에 꼭 한번 가봐야 하는 전 세계의 명소들을 모아봤습니다.  아주큰 지구에는 숨은 명소들이 아주 많은데요 . 그중에서도 죽기전에는 꼭 한번 가봐야 하는 곳의 사진들을 모아 봤는데요 . 사진만 봐도 왜 죽기전에 가봐야 하는지 딱 느껴질 정도로 좋네요~~~!   사진들을 보면서 느씬거지만 자연의 신비함은 대단한거 같네요^^ 거의 자연친화적인 현상과 모습의 명소들인데요!  너무 감탄만했나요? 이제 감탄 그만 하고 함께 보시죠!      캘리포니아, "유리비치" 첫번째 사진은 캘리포니아, "유리비치" 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북부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글래스 비치인데요~ 여느 해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형형색색의 자갈들이 영롱한 빛깔을 뽐내는 이곳은 매커리셰르 주립공원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특히나 큰 인기를 끄는 장소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유리 비치에는 놀라운 비밀이 한가지 있었는데요~ 그 비밀은 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악취가 진동하는 쓰레기장이었다는 건데요! 이렇게 예쁜 장소가 쓰레기장이였다니 믿기지가 않는데요~    20세기 초부터 인근 포트 브래그 시의 쓰레기 매립장 역할을 해왔던 이 곳은 주민들의 무단 쓰레기 투기와 소각이 공공연히 이뤄지던 장소라고 합니다.  이로 인한 바다 오염이 심각해지자 당국은 1967년 이곳을 폐쇄하고 수차례 쓰레기 정화 작업을 실시했다고 하는데요~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지 40년이 지난 후 이곳은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고 하는데요~ 이곳에 버려진 수백만 개의 유리병 파편들이 바닷물과 모래에 씻기고 마모되어 고운 색상의 작고 둥글둥글한 유리 자갈로 변신한 것! 그성이 유리 비치가 된것이라고 하는데요~  슬픈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너무 예쁘네요^^!!      호주, "시어러 핑크호수" 미들섬은 105개의 작은 섬들로 구성되어 있는 섬이라고 하는데요~  그 섬위에 예쁜 핑크빛 호수인 시어러 핑크호수가 있다고 합니다.  시어러 핑크호수는 염도가 90%이상의 소금 호수라고 하는데요      그때문인지 호수의 물 색이 핑크로 보인다고 하네요! (염전 저수지에 붉은염색을 내는 미세조류가 살고 있다는 추측도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고 하네요!)       뉴질랜드, "반딧불 동굴" 수만개 수천개 어마어마한 숫자의 반딧불이 모여있는 동굴!  꼭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장소 같네요!!  너무 멋집니다!     터키, "파묵칼라 온천" 이렇게 아름다운 석양에 온천을 하면 정말 좋을거 같은데요~  사랑하는 가족들과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마음에 모든 상처가 치유될 거 같은 곳이네요~      진짜 크다...!         독일, "노이슈반슈타인 성" 왠지 디지니 공주복장을 하고 찾아가야 할거 같은 노이슈반슈타인 성!  나니아 연대기가 생각나는 궁전인데요~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수많은 엽서, 퍼즐, 광고는 물론 저 유명한 디즈니랜드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에 등장하는 성의 모델까지 된 덕분에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디지니 공주가 생각이 난거군요...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성 중의 하나로, 노이슈반슈타인이 세워지게 된 경위 또한 성 자체만큼이나 잊히지 않다고 하는데요~ 진짜 화려하고 예쁘네요!!!         베트남, "하롱베이" 중국과의 국경 근처에 있는 넓이 1,500㎢에 이르는 곳이라고 하는데요~  베트남 제1의 경승지로, 바다의 구이린[桂林]이라고 불린다고 하는데요~ 1962년 베트남의 역사·문화·과학 보존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1994년 그 아름다운 경관으로 UNESCO유네스코에도 세계유산 목록 가운데 자연공원으로 등록되어 있는 아름다운 곳이라고 하네요^^         벨리즈, "그레이트 블루홀" 그레이트 블루홀은 벨리즈 해안 근처에서 볼 수 있는 커다란 블루홀이라고 합니다. 정말 크기가 크네요!!  이 곳은 라이트하우스 리프의 중앙 근처에 있으며, 본토와 벨리즈 시티로부터 70 km (43 mi)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환초지대라고 하는데요~이 장소는 이곳이 세계 스쿠버 다이빙 장소 베스트 10 중 한 곳이라 알린 자크 쿠스토에 의해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근데...다이빙하기에는 너무 무서울거 같네요!! 그래도 넘 예쁘다ㅎ         요세미티, "국립공원"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중부 시에라네바다(Sierra Nevada) 산맥 서쪽 사면에 위치한 산악지대로, 빙하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절경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진짜 감동이 올정도의 경관이네요!!빙하가 만들어낸 기암절벽을 비롯한 절경을 감상하려는 관광객들이 연간 3백만에 이르며, 깎아지른 듯 솟아 있는 암벽이 많아 암벽 등반가들이 즐겨찾는 곳이라고 하는데요 등반하기에 정말 좋을거 같네요! 마음이 뻥 뚫리는거 같은 ㅎ 1890년 미국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1984년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등록되었다고 합니다^^       프랑스, "애트르타 절벽" 가운데가 뻥 뚫렸네요!!  절벽이 아주 멋진데요? ㅎㅎ  자연은 참 신기한듯? ㅎㅎ     미국, "그레이트 폴스" 미주리강에 있으며 총높이는 58m이고 막힘없이 낙하하는 최대 높이는 24m이다. 평균 유량은 초당 214㎥이고 최대 유량은 854㎥이라고 합니다.  다섯 단으로 이루어지는데, 각각 ‘그레이트폭포(Great Falls)’ 쿡트폭포‘(Crooked Falls)’ ‘레인보폭포(Rainbow Falls)’ ‘콜터폭포(Colter Falls)’ ‘블랙이글폭포(Black Eagle Falls)’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폭포가 5단으로 되어 있어 더욱 볼만한것 같은데요? ㅎㅎ     담수가 솟는 샘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샘이 있는 자이언트스프링스유산주립공원(Giant Springs Heritage State Park)로 가는 길에 바라보이며 1882년 정착이 시작된 도시 이름은 폭포 이름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십자계곡 우와....시원해지는 기분!     노르웨이, "대서양 해안 도로" 꼬불꼬물 늘어져있는 대서양 해안 도로 정말 멋지네요! 꼬 긴~~~용이 날아가는것 처럼 보여지는데요~  드라이브 가면 진짜 좋을거 같네요^^       언달루시아 꼭 텔레토비가 나올거 같네요 나무인데요? ㅋㅋ  너무 신기하고 예쁘네요! 동화책 메인 같네요 ㅎ     택사스 주립공원 으악 아찔해라~  아름다운 광경에 다이빙을 ~~~  정말 멋지네요 ㅎ           콜로라도, "균형 바위" 한국에는 흔들바위가 있듯 콜로라도에는 균형바위가 있네요~ 큰 돌이 살짝 걸쳐있는 것같아도 균형을 제대로 잡고 있는데요~ 너무 신기하네요^^       포르투칼, "바위집" 저게 실제로 잇는건지 의심이 될정도로 신기한거 같네요!!  돌과 돌사이에 바위집이....?ㅋㅋㅋ 근데 너무 에쁘네요!!!  근데 아찔해서 잠도 못잘거 같은데요? ㅎㅎ     네덜란드, "신비의 숲" 말그대로 신비의 숲인데요.... 정말 신기롭네요... 영화에서 본것처럼 식물들이 말을 걸것 같네요...!!와우!       유타, "국립공원" 별이 총총한 유타의 국립공원 사진 아래쪽으로 보시면 사람이 서있는데...  진짜 크네요.....!!! 굿         바하마, "카퍼필드 베이" 바다와 바다사이에 길이 나있네요!  그것도 그렇지만 더욱 예쁜건 하늘색 투명한 물 인거 같네요!!  진짜 꼭 한번 가보고 싶다....!       뉴질랜드, "코로만델 반도" 뉴질랜드 북섬[北島] 동해안에 있는 반도. 와이카토 지방자치지역에 속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한폭의 그림같네요!!     이탈리아, "투스카이" 마치 동화속의 한장면 인듯한 이탈리아의 투스카이...!!  이거 일러스트 아닌가요? 너무 멋진거 같네요!!      이렇게 많은 곳이 있는데....죽기전에 다 보고 죽을 수 있을까요? ㅠㅠ  아름다운 자연에 감탄을 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 생기는거 같네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오늘의 포스팅은 여기까지 입니다!!
871    중국 당대 시인 10인 댓글:  조회:4390  추천:0  2015-04-05
北島, 중국 당대 시인 10명 중 첫번째로 꼽혀 중국의 저명한 시인 베이다오(北島 61)가 중국의 현시대를 대표하는 10명의 시인 가운데 첫 번째로 꼽혔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중국 문학잡지 '중산(鐘山)'은 1979~2009년 사이에 활동해온 10대 시인을 선정하면서 베이다오를 최고의 시인으로 뽑았다. 잡지는 베이다오가 중국의 영향력 있는 대학교수와 시평론가 12명으로 이뤄진 심사위원단에게서 유일하게 만장일치로 추천을 받았다고 전했다. 본명이 자오전카이(趙振開)인 베이다오는 시의 형식을 대담하게 혁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어두우면서도 힘 있고 호방한 시를 많이 지었다.  '몽롱시파(朦朧詩派)를 대표하는 베이다오의 주요 작품으로는 톈안먼(天安門) 사건을 배경으로 당시의 사회적 현상을 폭로하고 비판한 '해답'을 비롯해 '가자', '선언', '비 내리는 밤' 등이 있다.  베이다오는 1978년 시인 망커(芒克)와 민간 시전문지 '오늘(今天)'을 창간했다. 그는 1990년 미국으로 가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데이비스 분교에서 교수를 역임했으며 노벨문학상 후보로 추천받기도 했다. 2008년 베이다오는 홍콩 중문대학의 초빙으로 동아연구센터 인문학과 교수를 맡고 있다. 베이다오와 함께 시촨(西川) 위젠(于堅) 자이융밍(翟永明) 창야오(昌耀) 하이쯔(海子) 어우양장허(歐陽江河) 양롄(楊煉) 왕샤오니(王小妮), 둬둬(多多)가 10대 시인으로 뽑혔다. 鐘山잡지는 중국이 개혁개방을 시작한 이래 가장 빠른 1979년 창간됐으며 장쑤성 작가협회가 주관하고 있다. 
870    와인, 나와 얼쑤~ 놀아보쟈... 댓글:  조회:8733  추천:0  2015-04-05
 와인 용어 *Appellation -.A.O.C와 동일한 의미인지,다른 의미가 있는지 헸갈립니다.   A.O.C. (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 : 아뺄라시옹 도리진 꽁트롤레)   A.O.C.는 직역하면 “원산지 통제 명칭”이라는 의미인데  와인 라벨에 A.O.C가 표시될 경우에는 가운데'origine'의 자리에 원산지명칭이 삽입됩니다. 예를 들어 보르도 지역이라면 ‘Appellation Bordeaux Controlee’  이렇게 표시가 되는겁니다.     *맛에 대한 기본적 표현중 -.Dry하다 -.산도가 높다  -.떫고 강한 맛이다등등    -  Dry하다 : 단맛이 전혀 안나는 와인을 일컫는말입니다.    -  산도?.. 화이트와인일떄 산도라는 말을 씁니다.     .산도가 강한경우 : 드라이함, 산뜻함, 짜릿함     .중간정도의 산도인경우 : 산뜻함, 짜릿함     .낮은 산도의 경우: 달콤하고 원숙하다         -  타닌산?.. 레드와인의 경우에는..     . 높은 타닌 : 휘발성이 강한 쓴맛 드라이하다     . 낮은 타닌 : 부드러우며 마시기가 쉽다     - 피니쉬 : 와인을마시고 입안에 맴도는와인의 맛..이럴때는 피니쉬가 길다고한다.   와인의 맛이 위와 같은떄..와인용어로 바꾸어서 말하는 것입니다.     *Light Wine/Medium Bodied Wine/Full Bodied Wine 구분방법?           - 바디(BODY) : 입안에서 느껴지는 와인의 중량     꽉찬듯(Full)한 맛을 느낄경우  FullBody  (와인이 드라이할경우)     중간정도의 (Medium)한 맛을 느낄경우 Mediumbody (단맛없이 약간 떫을때)     가벼운(Light)한 맛을 느낄경우 Lightbody (단기숙성와인이나 약간달거나/떫은맛이X)     + 와인을 직접 본사람이..느끼시는 와인의 느낌을 표현하는 용어입니다.     * Table Wine과 Rose Wine은 어떤 것인지요?   - 뱅 드 따블르(Vins de Table) - 테이블 와인 (Les Vins de Table) 이 포도주들은 원산지 표시를 전혀 할 수 없는 와인으로써~  만약에 프랑스 여러지역의 포도주를 섞었을 경우에는 Vins de Table de France(French Table Wine)이라 표기하고 유럽 여러 지역에서 온 포도주를 조합했을 경우에는 "Melange de vins de differents pays de 1'Union Europeenne"라고 표기하면 된다.여기에는 수확연도를 적을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와인자체가 굉장히 저렴하다.   - 로제 와인 (Rose Wine)   로제 와인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화이트와 레드 와인을 혼합하여 만드는 와인이 아니고. 레드 와인과 같이 레드 품종으로 시작하여 1차 발효기간 즉, 침용기간을 짧게 가져 포도 껍질의 색소가 약간만 묻어나도록 해서 생산되는와인이다^^. 그리고 나머지 과정은 레드 와인과 동일!      추가   ∴ 만드는 과정   - 레드 와인  레드 품종의 포도는 양조장에 들어서면 우선, 파쇄기(destemmer/crusher)에 들어간다. 이 과정을 통해서 포도송이에서 포도 알맹이들이 분리되고 알맹이들은 터뜨려지게 된다. 그리고는 곧바로 발효탱크에 옮겨져 1차 발효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을 달리 침용과정(maceration)이라고 한다. 이때 포도껍질의 적색 색소가 백색의 포도즙에 용해되어 보라빛이 감도는 색이 되는 것이다. 발효된 포도와 포도즙은 이제 압착기에서 포도즙과 껍질 등등이 분리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며, 다음은 2차 발효(말로락틱발효) 단계이고 이 과정도 끝나면 여과 과정을 통해 남은 효모 등을 걸러내는 단계를 맞게 된다. 그리고는 다시 숙성 통 속에서 여러 날 숙성이 된 후 병입 되어 소비자들에게로 가게 된다. - 화이트 와인 화이트 와인을 만들 수 있는 포도는 백포도뿐이다? 그건 아니다. 위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과즙은 백포도나 적포도나 다 같이 투명한 색이므로 두 가지 다 화이트 와인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려는 경우에는 레드 와인의 경우처럼 껍질이 있는 상태에서 진행되는 (침용)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화이트 와인은 발효 과정에 먼저 색소나 탄닌 성분이 우러날 수 있는 소지를 제공하는 껍질을 없애기 위해서 압착을 하는데 이건 포도즙과 나머지 부분들을 분리해 내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나서야 축출된 포도즙으로 발효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발효 후에 여과, 숙성, 병입절차를 거쳐 소비자에게로 가게 된다.    포도품종   ∴적포도 품종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보르도(Bordeaux) 지방, 쒸드 웨스트(Sud-Ouest:남서) 지방과 발 드 르와르(Val de Loire : 르와르강 계곡)에서 재배되는 품종이며 검은 딸기나무향기에 프랑브와즈(framboise)향기가 가미된 포도주를 생산한다.까베르네 프랑 포도주는 까베르네 쏘비뇽 포도주 보다 색깔이 옅고 탄닌 함량이 적다.   까베르네 쏘비뇽 (Cabernet Sauvignon) 주로 보르도 지방과 쒸드 웨스트 지방에서 재배되나 발 드 르와르 지방과 프로방스(Provence), 랑그독(Languedoc) 지방 등에서도 재배된다. 색깔이 진하고 탄닌 함량이 많으며, 미숙할 때는 녹색 피망 향기가 나지만 곧 낙엽이 덮힌 진흙 토양의 향기가 나는 포도주를 생산한다.   가메이 (Gamay)   보졸레 (Beaujolais)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이 나무만을 재배하며, 앙주(Anjou), 뚜렌느(Touraine), 싸브와(Savoie) 오베르뉴(Auvergne) 지방 등에서도 재배한다. 생산 후 곧 마실 수 있는 순하며 과일 향미를 지닌 포도주를 생산한다.   네비올로(Nebbiolo) 삐에몬테 지역에서 재배되는 이태리 최고의 적포도 품종으로 진하고 강건한 와인을   말벡 (Malbec) 지방에 따라 명칭이 다른 포도 품종. 까오르(Cahors)지방와인의 주요 구성성분이며 이 지방에서는 오쎄르와(Auxerrois), 뚜렌느지방에서는 꼬(Cot), 보르도 지방에서는 말벡(Malbec)이라 불린다. 탄닌 성분이 많고 색상이 강하며 조합용으로 사용된다. 메를로 (Merlot) 쒸드 웨스트 전지역에서도 재배되는 보르도 지방의 포도 품종. 까베르네 포도주보다 빨리 숙성되는 순하면서 향긋한 포도주를 생산한다. 쌩떼밀리옹(Saint-Emilion)과 뽀므롤(Pomerol) 포도주의 주성분이다.   삐노 느와(Pinot noir) 부르고뉴 레드 와인의 명성을 가져온 포도 품종. 삐노 느와 와인은 미숙할 때는 대개 특징적인 붉은 작은 열매 과일향을 갖고 있으나, 수년간의 숙성 후에는 야생 고기향을 띈다. 부르고뉴 레드와인 양조에 주로 사용되나 알자스, 쥐라, 뷔게 등의 다른 지방에서도 재배된다. 백포도주로 양조될 경우에는 샹빠뉴(Champagne : 샴페인) 양조에 사용된다.   진판델(Zinfandel) 이태리에서 전해진 품종으로 현재는 캘리포니아가 원산지가 된 것으로 다른 지역에서는 재배되지 않는다. 딸기 향기를 지니고 있으며 그 향기와 조직이 생동감이 넘친다. 여러 스타일로 만들어지며 스튜나 토마토 소스등과 잘 어울린다. 숙성되면 Cabernet Sauvignon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흡사하다.   ∴ 백포도 품종 샤도네이 (Chardonnay) 대부분의 유명한 부르고뉴 화이트와인을 만드는 품종이며 샹빠뉴(Champagne: 또는 샴페인)지방, 특히 꼬뜨 드 블랑에서도 재배된다 ("샹빠뉴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은 이 포도로만 생산한다). 쥐라 지방과 르와르 계곡에서도 볼 수 있다. 샤르도네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섬세하고 마른 과일 향을 갖는 양질의 와인으로 재배지의 토양에 따라 오래 보관할 수 있다.   꼴롱바르 (Colombard) 예전에는 샤랑뜨와 쒸드 웨스뜨 지방에서 증류용 (꼬냑, 아르마냑의 생산용) 와인을 양조하기 위해 재배한 품종. 근래에는 쒸드 웨스뜨의 뱅드 뻬이 양조용으로 많이 재배된다.   게부르츠트라미네르(Gewurztraminer) 알자스 지방에서 재배되며 이 지방 포도 나무의 20 %를 차지한다. 향이 강하고 짜임새 있는 힘찬 무감 미 화이트와인을 생산하는데, 포도작황이 좋은 해에는 감미 와인의 생산에도 사용된다.   뮈스까델 (Muscadelle) 주로 보르도와 도르도뉴(Dordogne) 지방에서 재배되며 다른 품종들, 특히 쏘비뇽과 쎄미용과 혼합되어 사용된다. 뮈스까 계열의 품종은 아니다.   뮈스까데 (Muscadet (믈롱 드 부르고뉴 : Melon de Bourgogne)) 발 드 르와르 지방의 향이 뛰어난 무감미 화이트와인인 뮈스까데 원산지통제명칭(AOC)와인의 생산에 사용되는 유일한 포도 품종이다.   삐노 그리(Pinot gris) 예전에는 또깨 달자스(Tokay d'Alsace)라고 불리운 푸른 빛이 도는 회색 포도로 알자스 지방 포도 재배량의 5%를 차지한다. 삐노 그리로 생산된 백포도주는 진한 향을 지녔고 힘차며 때로는 단 맛을 지니기도 한다. 싸브와, 발 드 르와르 지방에서도 재배되며 부르고뉴에서도 약간 재배된다.   리슬링 (Riseling) 알자스 지방의 가장 오래된 포도 품종으로 이 지방에서 재배되는 포도 품종의 20 %를 차지한다. 과일 향의 기품 있고 상쾌하며 탁월한 무감미 백포도주를 생산한다.   쏘비뇽(Sauvignon) 향기가 강하며 보르도, 쒸드 웨스트, 발 드 르와르 지방이 주된 재배지이다. 쌍쎄르(Sancerre), 뿌이퓌메(Pouilly Fum ), 깽씨(Quincy) 등의 화이트와인의 유일한 구성 품종이다. 쏘떼른(Sauternes), 몽바지악(Monbazillac) 지방 등에서는 쎄미용 품종과 조합되어 감미의 리꿰르 화이트와인을 생산한다.   산지오베제(Sangiovese) 끼안띠 와인의 주포도 품종으로, 산도의 균형이 잘 이루어져 있으며 기분 좋은 향기를 풍긴다.   쎄미용(Smillon) 보르도와 쒸드 웨스트 지방에서만 재배된다. 이 품종이 걸리는 귀부병(貴腐病)은 이 지방의 유명한 리꿰르 와인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해준다. 쏘비뇽과 혼합되어 섬세하고 산미가 약간 있으며 전체가 조화된 무감미 화이트와인을 생산한다.   실바네르 (Sylvaner) 신선하고 과일향을 띈 가벼운 와인을 생산하는 알자스 품종. 단독으로도 사용되기도 하고, 또는 조합용으로는 알자스 고유의 백포도품종들의 조합인 에델쯔빅께르(Edelzwicker)를 만드는데 사용된다.   위니 블랑 (Ugni blanc) 프랑스에서 재배 면적 2위의 포도 품종. 특히 샤랑뜨(꼬냑 지방 포도원의 주품종)와 쒸드 웨스뜨 지방에서 재배된다. 랑그독, 프로방스, 꼬르스 지방의 일부 화이트와인의 제조에 사용되어 신선함과 산미를 더해 준다.   뮬러-투르가우(Muller-Thurgau) 뮬러-트루가우는 현재 독일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품종으로 포도경작면적의 약 24%를 점하고 있다. 이 품종은 리스링과 실바나의 교배종(交配種)으로 리스링보다 부드러운 산미(酸味), 약간의 Muskat의 풍미가 있고, 신선하며 숙성 직후가 최적이다.   폴 블랑슈 (Folle blanche) 옛날에는 꼬냑 생산용으로 재배되다가 회색 탈저병에 약하여 샤랑뜨 지방에서 거의 사라졌던 포도 품종. 현재에는 낭뜨 지방의 그로 쁠랑 원산지명칭 우수품질제한(AO VDQS)와인에 사용되는 유일한 포도이다.   마까붸 (Macabeu) 주로 루씨용 지방에서 천연감미와인(VDN)과 꼬뜨 뒤 루씨용(C tes du Roussillon) 화이트와인 생산용으로 재배된다. 산미(酸味)가 거의 없고 향취가 풍부한 힘찬 포도주를 생산한다.   트레비아노(Trebbiano) 이태리의 북부와 중부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 화이트 포도 품종으로 쏘아베, 오르비에토, 프라스카티를 만드는데 쓰인다.   삐노 뭬니에 (Pinot Meunier) 샴페인의 제조에 사용되며 주로 마른(Marne)과 오브(Aube) 지방에서 재배되나, 발 드 르와르 지방과 동부 지방 (모젤포도주 와 꼬뜨 드 뚤)에서도 재배된다. 흰 곰팡이 병의 일종인 뭬니에가 이름에 사용된 까닭은 잎에 흰 솜털이 덮여 있기 때문이다.    나라별 원산지              보르도 지역   이미 오랜 옛날부터 프랑스의 지롱드(Gironde) 지방에서는 포도 재배가 번성하였다. 4세기에는 로마의 집정관이자 시인이며 포도원 주인이기도 했던 오소니우스(Ausonius)가 보르도 와인을 널리 알리는 초대 사절이 되었다.아끼덴(Aquitaine)의공주와 영국 왕 헨리(Henry) 2세와의 결혼으로 보르도 와인은 1152년부터 영국에 수출되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와인 애호가들의 요구 수준이 높아졌고, 와인의 질에 따라 등급을 매기고, 또 이에 따라 가격도 차이가 나게 되었으므로 와인 제조 방법의 상당한 발전이 이루어 졌고, 또 이에 따라 가격도 차이가 나게 되었으므로 와인 제조 방법의 상당한 발전이 이루어 졌고, 무엇보다도 와인의 질에 가장 큰 관심을 쏟게 되었다. 오늘날에는 한 A.O.C.안에서도 여러 등급으로 나누어지는데, 1855년 파리 만국 박람회를 계기로 메독(Medoc)과 소테른(Sauternes)와인에 여러 등급이 생긴 것이 바로 그 예이다.   * 환경 프랑스의 남서부 대서양의 연안에 위치하며 북극과 적도의 정중앙에 놓여진 이 보르도 포도원은 지롱드(Gironde)도 전반에 걸쳐 있다. 가론(La Garonne)강과 도르돈뉴(La Dordogne) 강 그리고 수많은 지류들이 이 포도원을 지나가고 있어 자연적으로 풍부한 수자원의 혜택을 받고 있다. 이 지방의 온도를 조절해주며 따뜻하게 해주는 더운 바닷 바람인 골프 스트림과 지롱드강의 안으로 들어온 만(내포:內浦)과 강들이 있고 서풍을 막아주는 랑드 숲으로 인해 이 곳 기후는 매우 온화하다.   가론강의 좌안과 지롱드강의 내포 위에 펼쳐진 토양은 대개 자갈 많은 땅과 두께를 달리하며 쌓여있는 가론강의 퇴적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자갈 많은 토양(굵은 자갈, 조약돌, 모래)은 매우 배수가 뛰어나며 열기를 품고 있을 수 있어 포도알이 익는데 매우 좋다.) 명칭(와인) 메독  매독이란 '중간에 위치한 땅'이라는 뜻이다. 왜냐하면 서양과 지롱드강의 내포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지롱드와 가론 강 어귀의 좌안을 따라서 길게 펼쳐진 130km가 넘는 좁은 띠 모양의 땅으로 형성되어 있는 이 포도원의 독특한 특징은 크룹쁘라는 자갈, 모래, 조약돌 성분의 조그마한 언덕들이 이어지며 내포를 내려다 보고 있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척박한 토양은 배수가 뛰어나고 온기가 있어 이 지역의 주 품종인 까베르네 쇼비뇽에게 특히 알맞다. 메독와인은 골격이 있고 짜임새가 있으며 오래 보존할 수 있는 레드와인들이다. 지방명칭 ∴ 메독(Medoc) - 오 메독(Haut- Medoc) 위의 두 와인이 이 지역 생산의 60%를 차지한다. - 마고(Margaux) 아주 독하지는 않지만 산성도가 꽤 높고 그윽한 향취와 섬세함을 자랑하는 와인이다. - 셍줄리앙(St. Julien) 강하지만 섬세함을 지녔으며 주로 꽃향기의 미묘한 향을 풍긴다. - 뽀이악(Pauillac) 붉은 과일(까시스, 산딸기)향이 나며 강한 맛을 지니고 (꼬르세 : corse) 저장기간이 길다. - 셍 떼스테프(St, Estephe) 탄닌 성분이 많은 풍부한 맛을 지녔으며 섬세한 향이 난다. - 물리(Moulis) 다즙질(샤르뉘 : Charnu)이며 탄닌 성분이 많고 강한 향을 풍긴다.   - 리스트락(Listrac) 탄닌 성분이 매우 풍부하며 과일향이 난다.   [그라브] 메독에 이어서 그라브 명칭은 드라이 화이트와인과 레드와인에 적용된다. 토질은 자갈등 중퇴적물 층이 모래 섞인 토양이나 점토성 토양에 섞여 구성된다. 몇 년전부터는 북부 그라브는 뻬싹-레오냥(Pessac-Leognan)이라는 자신만의 명칭을 갖게 되었다. 이 지역은 더욱 짜임새 있는 레드와인을 생산한다. 여기에서 모든 그라브 지방의 그랑크뤼급 와인을 발견할 수 있다. 남쪽으로는 토질에 모래성분이 더 첨가되며 화이트와인 생산이 유리하므로 레드와인의 경우는 더 가벼운 성질을 띤다. 그라브 쉬뻬리웨르는 감미가 풍부한 화이트와인을 자랑한다. 그라브 와인도 그랑 크뤼 대상이 된다   [쏘떼른느 와 바싹] 스위트한 와인의 생산지인 이곳은 가론강 좌안에 위치하며 석회질의 규토, 그라브 토양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침에는 안개가 끼고 낮에는 활짝 개는 특수한 미기후가 형성되어 "보트리티스 시네레아균(Botrytis Cinerea)"이 왕성히 번식한다. 이 주류는 수확기에 다다른 포도에서 번식하여 수분을 증발시킴으로서 당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신맛을 없애주며, 익은 과실(살구, 복숭아)향, 아카시아, 오렌지 껍질향을 내는 특수 방향 물질을 생성시킨다.   [쌩떼밀리옹] 이 지역은 도르돈뮤강의 좌안에 위치하며 리부른느 도시 주변지역에 퍼져있다. 메를로 품종이 주된 품종인 레드와인 지역이다. 실제로 이 지역에는 토양이 매우 다양하지만 대체로 진흙을 함유하고 있으며 이것이 메를로 품종에는 최적의 조건이 되는 것이어서 그 품종이 이 지역에서는 자신의 질적인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지역 와인은 주로 장기 숙성용이 많아 힘차면서도 섬세하고 복합적이며 메독의 와인의 복합적이며 메독의 와인보다 향의 변화가 두드러지게 빠른 것이 특징이다. 이 포도원은 상이한 토양들로 구성된 중세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석회질 고원, 석회 성분과 모래 진흙의 언덕들, 아래쪽은 진흙 섞인 모래가 주성분인 토양등이 대표적이다. ?? 떼밀리용 와인은 일반적으로 매우 짜임새가 있으나 토양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 떼밀리용과 ?? 떼밀리용 그랑크뤼(St.Emilion Grand Cru) 두 종류의 AOC가 있다. 주변 명칭으로는 루싹 ?? 떼밀리용(Lussac Saint- Emilion), 몽따뉴 ?? 떼밀리용(Montagne Saint- Emilion), ?嬋별? ?? 떼밀리용(Puisseguin Saint- Emilion), ?읒恬A? ?? 떼밀리용(Saint - Georges Saint- Emilion) 이렇게 4가지가 있다. 총 38,000헥타.   [뱅 데 꼬뜨(Vins des Cotes)] 지롱드강, 가론강, 도르도뉴강 우안에서 생산되는 와인이다. 산지에 따라 독특한 개성과 특징을 지녔으며 색, 향기, 농도, 과일맛의 차이에 따라 구별된다.   [보르도 와 보르도 슈페리외르] 지롱드강 연안의 포도원 전역에서 생산된다. 주정도가 높으며 조화로운 맛, 감미로운 향, 혀 끝에서 녹는 부드러움이 그 특징이다. 전반적으로 좀 강한 맛의 보르도 슈페리외는 숙성될수록 풍미가 더해진다.   [엉트르 두 메르 (Entre-deux-mers)] 가론강(La Garonne)과 도르돈뉴 강(La Dordogne) 사이에 위치한 이 포도원은 이곳을 둘러싼 두 개의 커다란 강으로 인해 그러한 이름을 얻게 되었다. 대서양 연안의 늪지를 끼고 있어 마치 두개의 내포로 형성된 바다를 안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언덕에서 작은 골짜기로 갈수록 토양은 극단적으로 변해간다.  석회, 모래, 규암, 자갈 등이 대부분 진흙과 섞여있는 것이 특징이며 무감미 화이트와인만을 생산하는 포도원이다. 세미용품종은 와인에 부드러움을 부여하며 쇼비뇽품종은 입안에서 신선함을 돋구며 강한 향기와 과일향을 드러낸다. 이들은 모두 2,3년 안에 소비해야하는 아주 마시기 쉬운 와인들이다. [뽀므롤(Pomerol)] 이 지역은 지하 토양은 철분이 함유된 충적층으로 이루어진 특성을 갖고 있어 '쇠찌꺼기 '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다. 와인들은 매우 강하며 풍부하고 대개는 붉은 열매나 숲의 어린 나무들의 향과 더불어 동물성 향이 살짝 난다. 뽀므롤에는 공식적으로 그랑 크뤼급 분류가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이 지역의 명예를 빛내주는 샤또 뻬트뤼스(Chateau Petrus)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프롱싹(Fronsac)] 릴(l'isle)과 도르돈뉴강 사이에 진흙과 석회성분, 혹은 진흙과 모래로 이루어진 언덕에 위치한 프롱싹과 까농 프롱싹(Canon-Fronsac)은 알코올 함량이 높고 짜임새 있는 장기보관이 가능한 레드와인을 생산한다.                   부르뉴고 지역     포도원의 면적 24,000헥타   포도 품종  레드와인 -피노 느와(Pinot Noir), 가메(Gamay)  화이트와인- 샤르도네(Chardonnay), 알리고떼(Aligote) 색상별 비율 레드와인 - 48%화이트와인 - 52%   부르고뉴 지방의 포도원은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원 중 하나이다. 서기 약 300년경, 갈로 로망 시대에 한 로마 황제의 적극적인 진흥 정책으로 이 지역 포도원은 급속히 발전하게 되었다. 중세에는, 이 지방의 성직자들과 영주들이 부르고뉴 와인을 프랑스와 유럽 전역에 알림으로써, 부르고뉴 와인은 오늘날의 명성을 얻게 되었다. 그 예로, 당시 부르고뉴의 공작들은 거의모든 나라에 대표부를 설치하였으며, 그들이 지배하던 봉토는 오늘날의 네덜란드, 벨기에와 스위스 일부 지역에 해당한다. 미사집전과 환자 치료를 위해 와인이 필요했던 카톨릭 성직자들이 역시 수 세기에 걸친 와인 제조기술 완성의 노력을 통해 이 지방 포도원 발달에 큰 기여를 하였다. 환경 겨울에는 한냉하고 빙결기가 잦으며 여름에는 고온인 대륙성 기후이다. 어린 묘목에 치명적인 춘빙(春氷)현상을 막기 위해, 포도원 중앙에 화덕을 만들어 전체적으로 기온을 높인다. 토양의 다양성으로 인하여 와인, 포도원, 상품명 또한 여러 가지이다. 샤블리(Chablis)포도원은 석회질의 구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토양은 석회질의 이회토(弛灰土)이다. 꼬뜨 드 뉘(Cote de Nuits)포도원은 가파르며 경사가 심하고, 석회질의 이회토와 편암질(片岩質)의 점토로 이루어졌으며, 동향이다. 좀 더 광활한 꼬뜨 드 본(Cote de Beaune)포도원은 남동향이며, 석회질, 점토, 규토로 이루어져 있다. 구릉이 연속하여 자리잡고 있는 마꼬네(Maconnais)포도원 역시 석회토와 점토성 석회토로 이루어져 있다.   부르고뉴 산지별 분류 Chablis (샤블리)   - Cote de Nuits 꼬뜨드뉘 Gevrey Chambertin 즈브리 샹베르땅Vosne Romanee 본느 로마네Vougeot 부조Nuits Saint Georges 뉘생 조르쥬Chambolle Musigny 샹볼 뮤지니   - Cote de Beaune꼬뜨드본 Pommard 뽀마르Aloxe Corton 알록스꼬르똥Puligny Montrachet 뿔리니 몽라쉐Chassagne Montrachet 샤샤니 몽라쉐Meursault 뫼르소 Maconnais 마꼬네 - Pouilly Fuisse 뿌이 퓌세   [샤블리(Chablis)] 오쎄르시 근처에 위치한 샤블리 포도원은 2,400헥타르에 펼쳐져 있으며 이 석회암 토양에 재배된 샤르도네 포도는 Bodyrk 있고 힘차며 섬세한 무감미 화이트와인을 생산한다. 샤블리 포도원 근처의 땅에서 수확된 포도로 만드는데 이 와인들은 생동감있고 가벼워 마시기 좋으며 햇포도주로 즉시 소비해야 한다   - 샤블리 그랑 크뤼(Chablis Grand Cru) 7개 끌리마에 해당하며, 끌리마의 이름이 AOC명칭에 첨부된다. 레 르뤠즈(Les Preuses), 레 끌로(Les Clos),그르누이으 (Grenouilles), 부그로(Bougros), 발미르(Valmur), 블랑쇼(Blanchot)등이다. 황금색의 와인이며 감미가 없고 색이 선명하며 10년까지 장기 숙성할 수 있다 - 샤블리 프르미에 크뤼(Chablis Premier Cru) 거의 그랑 크뤼만큼 우수한 고급와인이다 - 샤블리  수확후 2~3년동안에 완벽해지는 이 와인은 세련되고 과일향이 풍부한 와인이다.   [꼬뜨 드 뉘(Cotes de nuits)] 토양의 지하는 산성백포, 표면은 이회암으로 구성되었으며 약간 석회질이다. 부르고뉴 와인의 명성을 가져온 심오하고 풍요롭고 탁월한 레드와인만을 생산한다. 나폴레옹 1세가 가장 애음한 샹베르땡(Chamcertin), 벨벳처럼 부드럽고 레이스처럼 화려한 뮈지니(Musigny), 수도원의 영지였으며 현재 슈발리에 뒤 따스뜨뱅(Chevalier du tastevin)의 본거지인 끌로드 부조(Clos de vougeot),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와인의 하나를 생산하는 로마네 꽁띠(Romanee-Conti)등이 있다.   - 픽셍(Fixin) 제일 북쪽에 있으며 6개의 상급의 와인이 있으며 강한 맛과 장기보관이 가능하다.   - 즈브리-상베르뗑(Gevrey-Chambertin)  "와인의 왕"으로 알려져 있으며 강한 맛과 함께 특유의 감초 향내를 지니며 20년 이상 장기보관이 가능하다.   - 모레-셍-드니(Morey-St-Denis)  "제브레이-샹베르뗑"보다는 맛이 약하나 풍부하고 섬세한 맛을 지녔으며 딸기와 제비꽃의 복합향을 자랑한다.   - 샹볼-뮈지니(Chambolle-Musigny) "꼬뜨 드 뉘" 와인 중에서 가장 섬세한 맛을 지녔다.   - 부조(Vougeot) 따스뜨-벵(Taste-Vin)기사 수도회 본부가 위치한 끌로 드 부조(Clos de Vougeot)에서생산 - 본-로마네(Vosne-Romanee) 로마네-꽁띠(Romanee-Conti), 따쉬(Tache) 등지에서 생산되며 부드럽고(므왈뢰 : moelleux), 달콤하며 그윽한 맛을 지녔다. 특히 부드럽고 풍부한 향내는 비할 데 없다.   - 뉘-셍-조르쥐(Nuit-St-Georges) 여러종의 상급 와인이 있다. 좀 더 북쪽에 위치한 특급 포도원의 것보다는 가벼운 맛(Leger)을 지녔으며 그윽함을 풍깁니다.   [꼬뜨 드 본(Cotes de Beaune)] 이 지방의 토질은 꼬드 드 뉘 지역과는 매우 다르며 꼬드 드 본의 토질은 매우 다양하여 자갈이 많고 철분이 함유된 소금 성분을 띤 점토, 석회질 토양, 이회암의 석회암, 맑은 이회암등을 포함한다. 볼레(Volnay), 뽀마르(Pommard), 본(Beaune), 알록스꼬똥(Aloxe Corton)등 우수한 레드와인을 생산할 뿐만 아니라 몽라쉐(Montrachet), 뫼르소(Meursault), 꼬똥 지방에 포도원을 소유했던 샤를마뉴 대제를 기념하여 명명된 꼬똥 샤를마뉴(Corton Charlemagne)등의 탁월한 화이트와인을 생산, 와이트와인은 섬세한 과일향을 지닌 원만하고 가벼운 무감미와인이며 완벽하게 균형이 잡힌 와인이며 충분히 숙성된다. 레드와인도 완벽하게 균형을 유지하여 섬세하여 Body가 확고한 우수한 장기보관용 와인. - 꼬똥(Corton)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유일한 상급 레드와인이다.   - 꼬똥-샤를마뉴(Corton-Charlemagne) 순수한 맛에 계피향이 나며 저장 기간이 긴 상급 화이트와인이다   - 본, 샤비니-레-본(Beaune, Savigny-les-Beaune) 매혹적이며 미묘한, 그리고 과일향이 나는 레드와인을 주로 생산한다.   - 뽀마르(Pommard) 맛이 강하며 탄닌 성분이 많고 색이 짙은(꼴로레 : colore) 레드와인을 주로 생산한다.   - 뫼르소(Meursault) 주정도가 높으며(제네뢰 : genereux), 잘 익은 포도와 개암 열매 향이 나는 화이트와인은 시간이 흐를수록 맛이 배가된다.   - 뽈리니-몽라쉐, 샤샤느-몽라쉐(Pulligny-Montrachet, Chassagne-Montrachet) 화이트와인을 제조하는 몇몇 상급 포도원에서 생산된다. 그 중 특히 몽라쉐는 "개암열매와 꿀, 편도향이 풍기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드라이 화이트와인"로 알려져 있다. [꼬뜨 샬로네즈(Cotes de Chalonnaise)] 이곳의 풍경은 포도원에 다양한 위치를 안겨준다. 몽따니(Montagny), 뤼이(Rully) 등의 명칭은 샤르도네 품종으로 만든 훌륭한 화이트와인을 생산한다. 피노 느와는 갈색 석회석 지대의 토양인 메르뀌레(Mercurey), 지브리(Givry), 뤼이 일부 지역에서 재배된다. 그외 비노 블랑, 피노 그리, 알리고떼, 가메등의 여러 품종을 안배하여 다양하게 재배할 수도 있다. 꼬뜨 샬로네즈의 북쪽에서 생산되는 부르고뉴 알리고떼 부즈롱(Bourgogne Aligote Bouzeron)은 매우 마시기 좋은 무감미 화이트와인이다. 서쪽으로는 꾸슈아 (Couchois) 포도원에서는 부르고뉴 레드, 화이트와인을 생산한다   - 메르퀴레, 지브리(Mercurey, Givry) 꼬뜨 드 본 와인과 흡사한 유형의 레드 와인이 생산된다. - 뤼이(Rully) 가벼운(레제 : Leger) 과일향의 화이트와인이 생산된다.   [마꼬네(Maconnais)] 과일풍미와 방향을 지닌 부르고뉴 크뤼의 또다른 생산지. 일반적으로 이회암질이며 화이트와인을 생산하는 남부는 점토-석회질토양. 마꼬네지역은 대부분 화이트와인이나 소량의 레드와인과 로제와인도 생산하며 가장 유명한 와인은 뿌이 퓌세(Pouilly Fuisse)이다. 이는 녹색을 띤 금빛의 무감미 화이트와인이며 섬세하고 방향을 지녔으며 일반적으로 숙성을 거치지 않고 마시거나 10년이상의 보관기간을 거쳐도 향기를 잃지 않는다. 마꽁 비라쥐는 전부 화이트와인이며 감미가 없고 과일향을 지녔으며 숙성을 거치지 않고 마시기에좋다.                                                                                                    보졸레 지역   포도원 면적 22,000헥타 포도 품종 적포도 - 가메(Gamay) 백포도 - 샤르도네(Chardonnay) 색상별 비율 레드와인, 로제 와인 - 99% 화이트와인 - 1%   환경 서쪽에서 부는 찬바람과 보졸레 지방의 산맥으로부터 불어오는 습한 바람을 언덕들이 잘 막아주며 이 곳 기후는 아주 온화하지만 가끔 한파가 닥치기도 한다. 토양은 주로 화강암과 편암으로 이루어져 있어 가메이 품종이 자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등급 보졸레 쉬페리에르(Superieur), 보졸레 비라주(Villages), 보졸레 크뤼(Cru)의 세 등급이 있다. 보졸레 크뤼는 오랜 기간 보관해 마실 수 있는 개성 있는 고급 레드와인으로 10개 지역에서 생산된다.   시루블(Chiroubles) - AOC 섬세하고 조화로운 맛과 함께 작약, 제비꽃의 향에 과일향이 복합되어 있다   브루이 (Brouilly) - AOC 까치밥나무 열매, 뽕 열매, 버찌 등의 과일향이 풍기는 와인으로 특히 출하된 첫해에 가장 맛이 좋습니다   꼬뜨 드 브루이 (Cote de Brouilly) - AOC 신선한 포도향과 제비꽃향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2의 브루이보다 좀 더 그윽하며(엘레강 :elegant) 복합향을 띠며(꽁플렉스 : complexe) 숙성 2~3년 후엔 그 섬세함을 만끽할 수 있다.   쌩 따무르(Saint-amour) - AOC 버찌술 향을 띠며, 강한 맛의 다즙질(샤르뉘 : charnu) 와인이다   플러리(Fleurie) - AOC 선명한 루비색에, 말린 장미와 보랏빛 붓꽃향을 띤 감미롭고 부드러운 와인이다.   쉐나(Chenas) -AOC 짙은 색에 탄닌 성분이 꽤 많은 편이며(샤르빵테 : charpente) 모란향이 약간 나는 와인으로 장기 저장이 가능하다.   모르공(Morgon) - AOC 산화철을 함유한 편암이 풍화되어 얻어진 "풍화암"으로 형성된 1,100ha의 지대에서 생산된다. 짙은 암홍색을 띠며 살구, 복숭아, 산버찌의 과일향이 난다. 맛이 진하며 숙성기간은 3~5년이다   쥴리에나(Juliena) - AOC 짙은 루비색에 향신료와 복숭아, 딸기, 물푸레나무 등의 과일향을 지닌 와인이다. 강하고 진한 맛을 지녔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맛이 좋아진다.   물렝 아 방 (Moulin-a-Vent) - AOC 초기에는 신선한 과일향을 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제비꽃, 장미 등의 꽃내음이 난다.강하면서 조화된 풍미(에끼리브레 : equilibre)를 자랑하며 4~5년까지 저장이 가능하다.   레니에(Regnie) - AOC 레니에는 아름다운 루비빛의 색깔과 까치밥 나무 열매, 산딸기 등의 향과, 매우 우아한맛으로 매혹적이다. 이 와인의 힘찬 성질은 모르공과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 법령에 의해 매년 11월 세 번째 목요일 새벽 0시를 기해 전세계적으로 일제히 판매에 들어간다. 보졸레 누보라는 명칭은 엄격한 검사를 거쳐 일정 기준을 충족시킨 보졸레 지역의 햇포도주에만 붙일 수 있다. 즉 라벨에 AOC(원산지통제명칭)가 표기되며, 보졸레 누보는 보졸레 지역에서 첫 수확되는 적포도를 일주일 정도 발효시킨 후 4~5주간의 짧은 숙성과정을 거쳐 여과, 병입한다. 이 때문에 탄닌 성분 등의 추출이 적어 맛이 가볍고 상큼하다. 또 과일향이 풍부하고 신선한 것이 특징이다. 발효 과정이 짧기 때문에 일반 레드와인보다 엷게 착색되며, 이에 따라 핑크색을 머금은 엷은 붉은색을 띈다. 보졸레 누보의 포도 품종은 가메(Gamay)인데, 다른 품종에 비해 보존성이 약해 시간이 지날수록 품질이 떨어지며 쉽게 변질되는 특성이 있다. 보졸레 누보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또는 새해까지, 출하된 지 1~2개월 내에 가장 많이 소비된다. 통상 이듬해 부활절 전까지도 마시지만 이때는 신선한 맛이 적고 변질되기 시작해 와인으로서 생명력이 없어진다. 보졸레 누보는 레드와인이면서 화이트와인의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약간 차게(섭씨 10~13도)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 가벼운 음식이면 어느 것이든 잘 어울린다                                      라그독-루씨옹 (Langue d'oc -Roussillon)지역   포도원의 면적 40,000헥타   포도 품종  레드 와인 -까리냥(Carignan), 그르나슈 누아르(Grenache Noir), 쌩쏘(Cinsault), 무르베드르(Mourvedre), 쉬라(syrah) 화이트와인 -마까뵈(Macabeu), 그르나슈 블랑(Grenache Blanc), 부르불랭(Bourboulenc), 끌레렛뜨(Clairette) ,픽푸(Picpoul) 색상별 비율 로제와인 - 83% 레드와인 - 11% 화이트와인 - 6%   역사 랑그독 루씨용 지방에서는 이미 2,000년전부터 포도원이 마을마다 활기를 불어 넣어 주고 이 지방 풍경을 수놓아 왔었다. B.C. 5세기에 그리스인들에 의해 상업적 목적으로 최초의 포도원이 시작되었고 B.C. 1세기부터 로마인들은 이곳 토양의 다양성과 기후에 매혹되어 이 곳을 프랑스의 가장 오래된 포도원으로 만들어 놓았다.   고트족과 사라센과 침범이후 침체되었던 포도원은 9세기부터 교회에 의해서 재건되었고 17세기에 완공된 쎄뜨(Sete)항을 거쳐 내륙으로 통하는 운하의 건설에 힘입어 내륙지방과의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브랜디의 수요가 증가되어 포도원의 규모는 더욱 확장되었다.   19세기말 이래로 주류 시장이 성장하면서 광대한 지방 환경과 풍부한 포도 수확량에 비례하여 이 지방의 뱅 드 따블의 생산이 크게 증가되었으며 1987년 10월의 생산 조건에 대한 법령제정이후 단일 품종 포도를 사용한 양질의 AOC급 와인의 생산도 주목할 만하다.   환경 이 곳은 지역적으로도 지중해 지역일 뿐 아니라 적고 불규칙적인 비와 고온 건조한 기후로도 또한 그러하다. 그러나 다양한 영향(대서양, 산맥, 고도)으로 가뭄에 대한 피해를 줄일 수가 있고 지상에서 불어오는 시원하고 건조함 바람과 바다에서 부는 온화하고 습기찬 바람사이에서의 계속적인 투쟁의 결과 포도나무와 포도에 대해서 놀랄만한 기술을 이루었다.   모리(Maury)의 검은 편암, 꼬르비에르(Corbiere) 지방 라그라쓰(Lagrasse)의 붉은 석회질 토양, 뤼넬(Lunel)의 구르는 자갈과 규토 등 이곳의 토양의 다양성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특징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프랑스에서 가장 넓은 포도재배지역으로 4개 도(道)에 걸쳐진 포도원의 면적은 38만 헥타르로써 프랑스 총재배면적의 38%에 해당한다. 많은 양의 프랑스 뱅 드 따블과 대부분의 뱅드 뻬이를 생산하며 천연감미와인(Vins Doux Naturels)로 유명한 이 지방은 뛰어난 원산지 명칭 와인들도 생산한다.   면적으로 볼 때 프랑스 제 2의 원산지명칭 포도원이다. 이 지방은 포도품종(품종의 다양화)과 양조기술(각 포도품종에 적합한 양조법을 실시하여 개별적으로 양조함, 온도조절, 등)을 개선하려는 정책을 끊임 없이 실시하여 고급와인의 생산량을 매년 증가한다   명칭(와인) 꼬뜨 뒤 루씨옹 (Cotes du Roussillon) 이 명칭은 단지 아글리(Agly)의 척박한 계곡들에 위치한 25개의 마을에서 만들어지는 레드와인으로 구성된다. 특이한 떼루아르 덕분에 까라마니(Caramany)와 라뚜르 드 프랑스(Latour de France)가 새로이 명칭에 편입되었다. 짜임새 있고 알코올 함량이 풍부하며 탄닌 성분이 많은 이 와인들은 가죽향, 감초, 숲의 냄새 등이 나며 몇 년 숙성 시킨 뒤에 제 맛을 낼 수 있다   꼴리우르(Colioure) 바다와 직면해 있으며 바뉠스 명칭과 같은 떼루아르인 편암의 테라스 위에 꼴리우르 AOC 와인에는 그르나슈 누아르로 양조된 레드와인와 로제와인이 있다. 레드와인은 수확량은 매우 적지만 색깔이 짙고 온화하며 잘 익은 과일 냄새가 강하게 나며 로제와인은 방향이 짙고 시원하다.   피뚜(Fitou) 랑그독 루씨용 지방에서는 최초로 1948년에 AOC명칭을 획득한 레드와인이다. 피뚜의 와인들은 주조통에서 최초 9개월 정도 숙성한 뒤에야 시장에 출하될 수 있다. 루비빛의 와인들은 들꽃향이 나며, 남프랑스의 황야에서 나는 풀의 향이 나는 육감적인 화인들로 몇 년후에는 향신료향과 야생적인 향등의 풍부한 부께를 얻게 된다.   꼬르비에르 (Corbieres) 만 3천 헥타르의 산악 지대에 위치한 이 포도원은 석회암, 석회질, 점토질, 편암 토양 등의 다양한 토질의 특성을 지난 4개월 지역으로 나뉘어 있다. 주로 진한 레드와인으로 생산되나 화이트와인과 과일향기를 띤 로제 와인의 생산도 증가하고 있다   미네르브와 (Minervois) 정남향의 넓은 원곡에 올리브와 푸른 참나무 숲 사이에 자리잡은 미네르부아 포도원은 화이트와인을 주로 생산하며, 레드, 로제 와인도 생산한다. 그르나슈, 시라, 무르베드르로 만든 풍부하고 육감적인 레드와인은 야생꽃 향기, 향신료향 등이 난다. 미네르부아 로제 와인은 과일향이 풍부하며 화이트와인은 기분좋은 꽃향을 풍기며 매우 신선하다 블랑께뜨 드 리무(Blanquette de Limoux) 바위가 많은 석회암 토양에서 재배된 모작, 샤르도네, 슈냉 등의 품종에서 얻은,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발포성 와인이다. 가볍고 감칠 맛이 있으며 과일 향기와 좋은 방향을 띤다.   꼬또 뒤 랑그독 (Coteau du Langue d'oc) 이 명칭에 속하는 12개의 떼루아르를 가지고 있는 또또 뒤 랑그독은 레드, 로제, 화이트와인에 있어 매우 큰 다양성을 보여준다. 편암 지역은 부드러운 과일향이 나는 와인을, 진흙 석회 성분은 좀 더 짜임새 있는 와인을 선사한다.   천연 감미와인 (뱅 두 나뛰렐 Vins doux Naturels) 그르나슈, 마까붸, 말브와지, 뮈스까 품종에서 생산된 AOC 천연 감미와인이 매우 풍부하다. 그르나슈 누아르품종에서 생산된 바뉠스(Banyuls)과 리브잘뜨(Rivesaltes)등이 대표적이다.   쌩 쉬냥 (St. Chinian) 소나무와 금작화의 전형적인 향이 나는 와인의 산지.   끌라쁘 (Clape) 바다에 면해 있는 해안 지대   까브리에르 (Cabrieres) 진홍색이 감돌며 꽃향기가 감미로운 로제 와인 "에스따벨(Estable)"의 산지로 유명   쌩 사뛰르넹(St. Saturnin) 오랜 침전 기간을 거친 로제와인 "벵 뒨느 뉘 : Vin d'une nuit(밤의 와인)"의 산지로 유명. 지방명 와인 (Vins de Pays) 1년에 4백만 헥토리터의 지방명 와인을 생산해내는 이 지방은 프랑스 뱅드 뻬이의 전체 생산량 중 70%를 차지한다. 60여개 정도의 서로 다른 이름의 뱅 드 뻬이를 꼽을 수가 있다. 뱅 드 뻬이 독(랑그독 지방의 지방명의 와인)의 성공의 열쇠가 된 것은 특히 뱅 드 쎄빠쥬(Vins de cepages - 단일 품종 와인)에 있다              꼬뜨 뒤 론 (Cote du Rhone)지방   포도원의 면적 75,000헥타   포도 품종  레드와인 -시라(Syrah),쌩쏘(Cinsaut),무르베드르(Mourvedre), 그르나슈(Grenache) 화이트와인 비오니에(Viognier),마르싼(Marssanne),그르나슈(Grenache)루싼 (Roussanne), 부르불랭끄(Bourboulenc) 색상별 비율 레드와인 - 24%  화이트와인 - 14%  로제와인 - 55% 위치 Bourgogne 지방 남쪽 Lyon으로부터 Avignon까지 약 200km를 흐르는 Rhone강을 끼고 전개되는 포도재배 지대다.   역사 꼬뜨 뒤 론 포도원은 매우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포도원으로서, 그리스인들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되기 시작하여 로마인의 지배하에서 발전하였다. 가장 처음으로 각광 받기 시작한 것은 비엔느(꼬뜨 로띠 Cote Rotie) 포도원이었고, 그 후에는 기원전 1세기부터 일구기 시작한 에르미따쥬(Hermitage) 포도원이 명성을 얻었다. 한동안 쇠퇴의 길을 걷던 이 지역 포도원은 교회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다시 발전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1305년부터 1377년까지 교황이 아비뇽에 머물기도 하였다. 18세기부터 론(Rhone)강 좌안과 북쪽에서 생산되는 와인도 "꼬뜨 뒤 론" 와인이라 명명하게 되었다. 20세기에 들어서 꼬뜨 뒤 론 지역 와인 생산자들은 AOC 규정이 생기기 이전부터 이미 품질 향상을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하였다.   환경 - 산악지대 : 매우 가파른 언덕 위와 매우 좁은 화강암 테라스 위에 심어져 있는 포도나무들은 주로 적은 면적에서 재배된다. 일조량은 많으나 남쪽보다는 선선하고 아침 안개로 인해 온화한 기후를 형성한다. 남동향과 남서향은 좋은 일조향을 선사한다. - 해안지대 : 계곡이 펼쳐지면서 기복은 점점 완만해지고 포도나무는 조그만 언덕에 재배되며 강가를 따라 펼쳐진다. 매우 더운 이 곳의 지중해성 기후는 폭풍우의 형태로 불규칙한 비를 동반한다. 때때로 부는 매우 강한 바람인 미스트랄은 기본적인 기후 요소이다.   명칭(와인) 북부 꼬뜨 뒤 론 :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모두 AOC 와인으로써, 포도 품종(레드와인에 있어서는 '시라 Syrah'라는 단일 품종)이 유사하고 포도 재배 조건이 열악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론강의 가파른 경사면에 계단식으로 포도를 재배하고 있다. 토양은 화강암과 편암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꼬뜨로띠(Cote rotie)", "크로즈에르미따쥬(Crozes-Hermitages)"와 같은 레드와인은 매우 진하고, 빛깔과 강한 향기가 매우 독특하다. 이 와인은 오랫동안 즉, 십 여년동안 숙성 시켜야 그 향기의 진가를 알 수 있다. 이 지역에서는 고아한 향취가 돋보이는 "꽁뜨리외(Condrieu)", "샤또 그리에(Chateau Grillet)"와 같은 프랑스 화이트와인도 생산된다   꼬뜨 로띠 (Cote Rotie) 남국의 태양광선이 강렬하게 내려 쪼이기 때문에 Cote Rotie(Roast Slope, 불타는 계곡)이름이 붙여졌다. 강렬한 햇볕을 받으며 자란 포도로 빚은 와인은 색깔이 짙으며 맛이 농후하고 수명이 길다. Cote Rotie는 색깔이 진하고 감칠맛이 있는 와인을 생산하는 Cote Brune(갈색계곡, 주로 Syrah 품종재배)와 색깔이 진하지 않고 가벼운 와인을 생산하는 Cote Blonde(Blonde의 계곡, 주로 Viognier 품종재배)의 두 경사면의 포도재배 지역으로 나누어진다.) 주로 Syrah 품종으로 만든 Cote Rotie 와인은 깊고 맑고 색조를 띠며 맛은 섬세하고Ronder하고 나무딸기의 방향을 갖는다.   꽁드리예와 샤또 그리예(Chateau Condrieu & Grillet) Condrieu는 Viognier 백포도 품종으로 화이트와인만을 생산한다. 생산량은 작지만 품질이 뛰어나다. Dry, 우아하고 섬세함, 과실의 향미가 가득한 독특한 방향을 갖는다. 총면적 2ha인 Chateau Grillet는 독자적인 A.C.를 갖는다. Neyret Cachet가 소유하고 있는 Chateau Grillet 와인은 프랑스의 아주 뛰어난 화이트와인 중의 하나로 황금 색조이다.   에르미따쥬(Hermitage) 프랑스 궁정의 와인으로 명성을 얻은 Hermitage는 루이 15세때 그의 조카인 영국Charles Ⅱ세에게 두 병의 와인을 선물한 인연으로 오랫동안 영국의 모든 고급 식탁에 등장했다. Hermitage 이름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Saint Patrick가 첫 부임지인 Gaul에 머무르는 동안 이 언덕에 포도나무를 심었다. 이 언덕에 남 프랑스의 알비타 이교도를 무찌르는데 참여했던 십자군의 기사였던 Gaspard de Sterimberg가 자기의 잔혹했던 과거를 참회하기 위하여 Hermitage(은자의 암자)에서 살고 있으면서 포도원을 개설하고 와인을 빚으며 살았다. 이 때, 많은 방문객이 찾아왔는데 자기가 빚은 와인을 전부 제공했는데, 이 연유로 Hermitage 와인이 유명해 지기 시작했다. 약 160ha의 포도원의 약 2/3는 Syrah 종을 주로 재배해서 농후하고 힘차며 희미한 인동초를 연상케 하는 방행을 가진 수명이 아주 긴 레드와인을 생산한다. 약 1/3 Roussanne와 Marsanne 화이트와인 품종으로부터 일반 화이트와인과 비교할 때 농후하고 수명이 긴 화이트와인을 생산한다   셍 조세프(St. Joseph) 레드와인은 산딸기와 제비꽃향을 지녔으며2~3년 후면 美酒로 숙성됩니다. 가볍고 신선한(후레: frais) 맛을 지닌 화이트와인으로 꿀과 아카시아향을 지닌다.   꼬르나 (Cornas) 색이 매우 진하여 일명 "흑포도주"라고도 불리우며 "꼬뜨 뒤 론"의 와인 중 타닌 성분이 가장 많다. (숙성 초기에는 강한 맛을 띠며 20년까지 저장할 수 있다.)   셍쁘레(St.Peray) 샴페인과 같은 방식으로 주조된 거품 와인이다   남부 꼬뜨 뒤 론 : 이 지역에서는 강을 경계로 토질은 모래와 석회질이 주를 이루며,작은 자갈이 섞여있다. 바로 이런 토양에서 "꼬뜨 뒤 론 빌라쥬(Cote du Rhone Villages)"를 만드는 포도 품종이 재배된다. 여기에서 생산되는 와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프랑스 로제 와인의 원조인 "따벨(Tavel)"과 "리락(Lirac)"인데, 이 두 가지 모두 크고 동그란 자갈의 토양에서 생산된다. 아비뇽 근접 북부 지방이기도한 에서는 프랑스에서 레드와인으로 가장 유명한 "샤또네프-뒤 빠브(Chateaunef du-Pape)" 포도원이 위치한다. 진한 빛깔의 향신료 향이 가미된 이 와인은 자극적이고 강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맛이 좋아지는 균형이 잘 잡힌 와인이다. 이 와인은 13가지의 포도 품종을 섞어 만든다. 샤또뇌프 뒤 빠프(Chateauneu-du-pape)  1309년 Roma 법왕청의 분열로 인하여 Roma로 부임하지 못하고 Avignon에 유배되었을 때 Chateauneu-du-pape(법왕의 새로운 집) 지역에 피서용의 별장을 지어놓고 지낸 데서 이 이름이 붙여졌다. 이 별장은 16세기 종교전쟁 때 파괴되어 현재는 흔적만 남아있다. Chateauneu-du-pape 지구에는 법적으로 10여종 이상의 포도품종을 적절히 섞어서 만들도록 허가되어 있다.   : 레드와인용 포도품종 - Syrah, Grenach, Clairette, Mourvede, Picpoul, Terret Noir, Counoise, Muscadin, Vaccrese, Picarden, Cinsault   : 화이트와인 포도품종 - Roussette, Marsanne, Bourboulenc, Carignan, Viognier, Pascal Blanc, Mauzac, Pinot Blanc de Bourgogne   지구는 강렬하고 풍부한 일조량과 작은 돌과 자갈이 많은 토양 구성으로 특색있는 양질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여러 종류의 포도를 섞어서 만들기 때문에 각 품종이 갖는 포도의 향을 지닌다. 레드와인은 색깔이 짙고 부드러우며 Dry Full Body와인이다. 탄닌분이 많아 수명이 길다. 화이트와인은 작황이 좋은 해에 만들어진 와인은 가볍게 감미를 느끼고 감칠맛이 풍부하고 짙은 맛이 있다.   꼬뜨 뒤 론 제네리끄(Cote du Rhone "generiques") : AOC  주로 꼬드 뒤 론 전역에서 생산되는 레드와인이며 특히 남부 지방에서 집중 생산된다. "꼬뜨 뒤 론 프리뫼르(Cote du Rhone primeurs)"도 소량 생산된다.   - 꼬뜨 뒤 론 빌라쥐(Cote du Rhone Villages) : AOC  17개 마을(Villages)에 한정되어 생산되는 와인으로서 레드와인이 80%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분홍, 화이트와인이다. 이 와인은 "꼬뜨 뒤 론 빌라쥐"라고 명명되거나 "꼬뜨 뒤 론"이라는 명칭 뒤에 마을 이름이 첨가되기도 한다. AOC "꼬뜨 뒤 론"과 같은 포도품종이 쓰이지만 훨씬 엄격한 생산 조건이 요구되기에 생산량도 적고 주정도도 훨씬 높습니다. - 따벨(Tavel) : AOC  드라이 분홍 와인으로 부드러운 장미빛을 띠며(침용 기간이 짧은 데서 기인) 제비꽃 내음과 말린 과일향이 난다. 숙성 기간은 짧은 편이다. - 지공다(Gigonda) : AOC  주로 레드와인이며 강한 멋의 분홍 와인도 소량 생산된다. 진하고 탄닌 성분이 많으며(샤르빵떼 : charpente) 향신료이 난다. 10~15년 저장할 수 있다.             프로방스 지방     포도원의 면적 25,000헥타   포도 품종  레드와인 -그르나슈(Grenache),시라(Syrah),쌩쏘(Cinsault), 까리냥(Cariganan), 무르베드르(Mourvegre), 띠부랭(Tibouren),까베르네쑈비뇽(Cabernet Sauvignon) 화이트와인 - 롤(Roll), 위니블랑(Ugni Blanc), 끌레렛뜨(Clairette), 쎄미용 (Semillon) 색상별 비율 레드와인 - 25% 로제와인 - 47% 화이트와인 - 5%   역사 프로방스(Provence) 지방 포도원은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원이다. 기원전 600년경부터 그리스인들은 이 지방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이 때 제조된 와인은 로제와인이였다. 그 후, 로마인들이 이 지역에 대규모 농토를 조직하였으며, 새로운 포도 종자를 도입함과 동시에 와인 제조 기술도 개량하였다. 중세에는, 프랑스 왕들이 와인을 매우 애호하였다. 프로방스의 엘레오느르(Eleonore)가 영국의 왕비가 된 것을 계기로 프랑스 와인이 영국 왕실에 소개되었다. 1977년에는 그 동안의 와인 제조 기술 개선을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되어, 꼬뜨 드 프로방스 와인이 그 질을 인정 받아 원산지 통제 명칭(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 아뺄라시용 도리진 꽁트롤레)를 획득하였다 환경 토질을 보면, 전반적으로 부식토가 적어서 배수가 잘되고 자갈이 많아 포도 재배에 적합하다. 기후는 지중해성 기후로, 여름에는 고운 저습하고 강우는 초봄과 늦가을에 집중되었으나, 그 양은 많지 않다. 때때로 불어로는 차고 건조한 '미스트랄'이라 불리우는 북풍도 포도 재배에 좋은 영향을 준다.   꼬뜨 드 프로방스 (Cotes de Provence) 이 지방에서 가장 규모가 큰 원산지통제명칭(AOC) 포도원으로 평균 80만 헥토리터를 생산한다. (프로방스 포도원의 80% 차지) 주로 과일향기와 무감미 분홍와인으로 알려진 꼬뜨 드 프로방스는 3-4년 숙성 후에 완벽해지는 레드와인과 우수한 무감미 화이트와인도 생산한다. 꼬또 덱 썽 프로방스(Coteaux d' Aix-En-Provence) 짜임새 있는 레드와인으로 무르베드르 품종을 주종으로 양조하면 동물향이 나며 쉐리가 주 품종이면 과일과 꽃향이 나는 섬세한 부케를 지닌다. 로제와인은 매우 힘차고 이곳에서는 드물게 양조되는 화이트와인은 햇포도주로 마신다. 레 보 드 프로방스(Les Baux-de-Provence) 최근의 새로운 명칭인 레 보드 프로방스는 적어도 12개월 정도 주조통에서 숙성된 레드와인이며 로제 와인의 경우 배출법(saignee;사혈법)으로 숙성시켜 매우 신선하다. 빨레뜨(Palette) 액-상-프로방스(Aix-en-Provence)지방의 방풍이 잘 된 석회암질의 원형 계곡에 위치한 아주 작은 포도원에서 생산된다. 여기에서는 오래 전부터 유명하고 섬세한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분홍와인이 생산된다 꼬또 바루아(Coteaux Varois) 자갈로 덮인 언덕과 석회질의 평평한 면을 구성된 이 명칭은 그르나슈, 시라, 무르베드르로 만든 강한 레드와인을 생산하며 기분 좋고 신선한 로제와인과 햇포도주로 마시는 과일향이 풍부한 무감미 화이트와인도 생산한다. 벨레(Bellet) 벨레의 작은 포도원은 니스의 높은 지대에 펼쳐지며 흔하지 않은 품종으로부터 양조되어 예외적인 와인이 생산되며 화이트와인은 풋 아몬드와 오레지 꽃, 감귤류 향 등이 은은히 나는 신선한 와인들이며 로제와인은 회향풀과 꿀 향이,장엄한 느낌의 레드와인은 체리향의 부케를 가지고 있다. 방돌(Bandol) 바다를 굽어보는 넓은 계단식 강의실 형태의 방돌 포도원은 석회질성의 척박하고 돌이 많은 토양에 테리스식으로 재배되고 있다. 이곳은 무르베드르에게는 최고의 떼루아르이다. 까씨스(Cassis) 프랑스에서 가장 높은 절벽 밑의 까씨스 포도원이 있는 조그마한 항구로 이어지는 작은 골짜기는 흰 석회석 바위 위에 위치한 이 포도원을 보호하고 있다. 이 곳은 로마랭, 히이드향 및 꽃향기가 풍기는 무감미 화이트와인으로 유명하다. 소량의 레드와인과 방돌의 로제와인과 흡사하나 짜임새가 덜한 로제와인도 소량 생산하고 있다              샹빠뉴 지방   포도원 면적 30,000헥타   포도 품종  적포도 - 피노느와, 피노 뫼니에  백포도 - 샤르도네 색상별 비율  레드와인 1%  화이트 와인 99%   역사 아주 오랜 옛날부터 "샹파뉴(샴페인 Champagne)"이라 불리 우는 지역에는 포도원이 존재하였다. 로마 사람들이 이 지역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하였고 줄리어스 시저는 렝스라는 도시를 건설하였는데, 이 도시는 후에 샴페인 지방의 수도가 되었다. 이 도시는 계속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특히 중세시대에는 대관식이 치루어 지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룩하였다. 그 당시 이 지역에는 생산되던 와인은 보통 와인이다. 17세기말, 이 지역 사람들은 酒甁을 한 후, 날씨가 더워지면 와인에 거품이 생긴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한 시원에서는 승려들이 이러한 발포 방법을 완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서 마침내, 사원의 재무담당이었던 동 페리뇽(Dom Perignon)이 이 방법을 완성시킴으로써 샴페인이 탄생한 것이다.   환경 비교적 온난한 기후도 특상품의 포도 생산에 큰 역할을 한다. 이 지역 연중 평균 기온은 10℃로, 포도의 성숙에 필요한 최저 온도인 9℃에 근사한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 점이 이 지역 생산 포도의 독특한 맛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봄의 서리는 종종 꽃봉오리와 어린 포도송이를 위협하여 포도 재배인이 며칠밤을 각 포도나무의 밑둥에 난로를 놓아 따뜻하게 해주어야 할 정도이다. 토양은 대부분 백악질로 경작 가능한 흙이 1미터 미만의 두께로 덮고 있다. 지역분류 - 몽따뉴 드 랭스(montagne de Reims : 랭스 산)  - 발레 드 라 마른느(Vallee de la Marne : 마른느 계곡)  - 꼬뜨 데 블랑(cote de Sezanne : 쎄잔느 구릉 지역)  - 오브(Aube)  - 바르-쒸르-오브(Bar-sur-Aude) 지방과 바르-쒸르-쎈느(Bar-sur-Seine) 지역.   저장 시장에 출하된 샴페인은 소비자가 즉시 소비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상태이므로 따로 숙성 시킬 필요는 없다. 샴페인은 상표에 따라 나름대로의 독특한 맛이 있다. 이러한 독특한 맛은 제조 연도에 따른 와인의 품질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러 특산 샴페인과 제조 연도가 다른 샴페인을 섞는 제조법에 의해 항상 일정하게 유지된다. 와인의 품질이 좋았던 해에 주조된 샴페인은 다른 해에 생산된 샴페인과 섞지 않는다. 그러한 해에 주도된 샴페인은 주조연도를 표시하여 저장 창고에 보관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 맛이 더욱 좋아지게 된다.                                                      알자스 지역   포도원의 면적 14,000헥타   포도 품종  레드와인 - 피노 느와(Pinot noir) 화이트와인 - 게부르츠 트라미너(Gewurztraniner), 토케-피노그리 (Tokay-pointgris),리슬링(Riesling),뮈스카 달자스(Muscat d'Alsace), 실바너(Slvaner), 피노 블랑 (Pinot blanc) 색상별 비율  레드와인,로제 와인 - 8%  화이트와인 - 82%  발포성 와인 - 10% 역사 알자스 와인의 역사는 로마 군단이 라인강 지역에 포도 재배 기술을 전파하기 시작한 서기 1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세에는 알자스 와인은 왕실의 연화에서 애용될 정도로 유럽에서 가장 사랑 받고 또한 가장 비싼 와인 중의 하나로 손꼽혔다. 그러나, 불행히도 30년 전쟁으로 인해 알자스 지방은 황폐되었고 많은 주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 때 파괴된 포도원은 수세기 후인 제 1차 세계 대전말에야 복구 되었다. 오늘날, 알자스 지방은 50여년간의 피나는 노력과 엄격한 제품 품질 관리 덕택에 프랑스의 우수한 와인 생산지로 각광 받게 되었다 환경 보쥬산맥이 차갑고 습한 북서풍으로부터 보호해주며 남동쪽으로 노출된 포도밭은 프랑스에서 가장 건조한 기후와 포도수확 전 수개월간 풍부한 일조량의 혜택을 누린다. 석회질, 이회암, 화강암, 사암, 모래와 황토 등 매우 다양한 토양이 이 지방 포도밭의 독특한 특성을 이룬다 특징 수확은 일반 포도들의 공식적인 수확 철 이후에 시작되어 이 포도로 만들어진 와인들은 매우 당도가 높다. 이 와인은 농익은 포도알이나 곰팡이(보트리티스 씨네레아) 핀 포도알로 만들어지는 모든 포도알에서 한꺼번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하나하나 계속적으로 고르는 작업을 통하여 선별하여야 한다. 향의 농도와 감미가 뛰어나며 복합적이고 지속적인 맛은 가위 일품이라 칭할 만하다.               발 드 르와르 지방   포도원의 면적 75,000헥타   포도 품종  레드와인 - 삐노 도니(Pineau d' Aunis), 그롤로(Grolleau), 가메(Gamay),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꼬뜨(Cot), 삐노 누아르(Pinot Noir) 화이트와인 - 슈냉(Chenin), 쑈비뇽(Sauvignon), 샤르도네 (Chardonnay), 뮈스까데 혹은 믈롱 드 부르곤뉴(Muscadet ou Melon Bourgognc) 색상별 비율  레드와인 - 24% 화이트와인 - 14% 로제와인 - 55% 발포성와인 - 7%   위치 파리의 서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약 1070km에 이르는 Lotre강 연안의 와인 산지이다 역사 발 드 르와르 지역에서 포도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로마 시대부터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재배는 중세 때부터 시작되었다. 이 지역의 빼어난 경관으로 인해 일찍이 많은 수도원이 이 지역에 자리잡게 되었고, 15세기에서 17세기 사이에는 프랑스의 왕과 귀족들이 르와르 강변에 그들의 별장으로 사용할 성을 건설하였다. 이 지역의 와인을 맛본 왕과 귀족들은 그 가볍고 신선함에 감탄하였다. 그 후, 이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은 영국과 네덜란드 상인에 의해 유럽 전역에 판매되었다. 기후 해안성 온대(온난한 겨울, 혹서 없는 겨울)이며, 일조량도 항상 풍부하고 강수량도 일정하다. 토양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지대가 높아지는 지역으로 낮은 구릉 지대를 제외하면 "뻬이 낭뜨" 지역은 대체로 저지대이며 앙주 지역은 해발 60m, 뚜렌 지역은 130m에 달한다.  명칭(와인)   낭뜨(Nantes)와인 제조 후 곧 마시는 가볍고 과일 향미가 나는 뮤스까데(Muscadet)와인의 본고장이다. 이 와인은 믈 롱 드 부르고뉴(Melon de Bourgogne)라는 포도 품종으로 제조하는데, 이 포도는 17세기말, 혹한으로 이 지역 포도 나무가 모두 동사한 후 이 지역에 들어온 것이다. 이 품종은 이 지역의 토양과 기수에 적합한 것이었다. 이 외에도 그로 쁠랑(Gros Plant)이라고 하는 품종으로 만든 신선하고 가벼우며 빛깔이 연한 드라이 화이트와인도 생산된다   - 뮈스까데 "믈롱 드 부르고뉴(Melon de Bourgogne)"라는 품종만이 사용되며 명칭이 상이한 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 그로 쁠랑 VDQS (Gros Plants VDQS) 그 지방에서는 "그로 쁠랑"이라고 불리우는 "훨 블랑쉬(Folle blanche)" 품종만이 사용되며 순하고 신선하며 매우 드라이한 화이트 포도주이다   앙주 와인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로제 와인이 주종을 이룬다. 로제 당주(Rose d'Anjou)와 까베르네 당주(Caberbet de Saumur), 로제 드 르와르(Rose de Loire)는 드라이 와인이다 또한 앙주에서는 짙은 루비 색깔에, 산딸기 또는 제비꽃 향을 연상시키는 향취를 지닌 소뮈르(Saumur), 소뮈르 쌍삐니(Saumur Champigny)와 같은 훌륭한 레드와인, 녹색이 감도는 황금빛의 보리수 향, 꿀 맛이 나는 스위트 화이트와인이 생산된다   [앙주(Anjou)] 약간 감미가 있는 Rose가 유명하다   [쏘뮈르(Saumur)] 발포성, 비발포성 와인 생산, 발포성 쏘뮈르는 중간 감미 정도로 마시기 좋다.   [뚜렌 와인 (Touraine)와인] 바?? 파리지앙(Bassin Parisien : 파리분지) 남서부 끝부분에 위치하며 르와르강과 그 지류의 양안 100km에 걸쳐 있는 이 지역에서는 거품이 나는, 고 품질의 화이트와인 및 레드와인을 생산한다. 가볍고 섬세하며 과일 향미가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맛이 더해가는 부브레(Vouvray)와 몽루이(Montlouis)와인이 가장 우수한 화이트와인이다. 레드와인 중에서 향미가 좋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맛이 더해가는 쉬농(Chinon), 부르괴이르(Bourgueil)와 쌩 니꼴라 드 부르괴이으(Saint Nicolas Bourgueil)가 가장 우수하다. 부르괴이으(Bourgueil), 셍니꼴라드 부르괴이으(St. Nicolas de Bourguei) 레드와인 탄닌 성분이 많고 산딸기향이 풍기는 와인 쉬농(Chinon) 주로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품종을 사용하는 레드와인으로서 처음에는 꽃, 특히 제비꽃향이 두드러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과일향(딸기)으로 변함 부브레(Vouvray) 슈넹(Chenin) 품종만이 사용되는 화이트와인으로 드라이하거나 반쯤 드라이한 또는 부드러우며(므왈레 : moelleux) 신선한 포도향, 잘 익은 마르멜고, 아카시아 향이 나는 와인. 몽루이(Montlouis) 드라이하거나 반쯤 드라이한 또는 부드러운 와인이 있으며 그 외에 거품이 일거나 탄산성 기포가 형성되는 것도 있음. 뚜렌(Touraine) 총 면적 5,000ha의 포도원으로 화이트, 로제, 레드와인이 생산되며 "가메이 드 뚜렌(Gamay de Touraine)"과 같이 저장기간을 거치지 않고 곧장 출하되는 와인도 만들어짐   중앙 프랑스 르와르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강 한편에는 뿌이 휴메(Pouilly Fume)와 뿌이 쉬르 르와르(Pouilly sur Loire) 화이트와인이, 그 반대편에서는 새콤하고 과일 향미가 나는 상세르(Sancerre) 화이트와인이 생산된다   뿌이 퓌메(Pouilly Fume) : 화이트와인 쇼비뇽 블랑(Sauvignin Blanc)종으로서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앙뜨와네뜨가 애음했다. 석회질이 풍부한 토양의 포도원에 Sauvignin Blanc종이 재배되고 있는데, 이 지방에서는 블랑 퓌메(Blanc Fume)와인을 생산한다. 녹색을 띤 아름다운 색깔을 가지며 상쾌하고 과일향이 강한 드라이 와인(Dry wine)이다. 뿌이 퓌메 와인은 우리 16세의 왕비 앙뜨와네뜨가 즐겨 마셨다 뿌이 쉬르 르와르(Pouilly Sur Loire) 샤쓸라(Chasslas) 종의 포도로 화이트와인을 생산하나 뿌이 퓌메(Pouilly Fume) 와인보다 질이 좀 떨어진다. 상세르(Sancerre) : 화이트, 레드, 로제 화이트와인 : 쇼비뇽 블랑(Sauvignin Blanc)종으로부터 과실 풍미가 풍부하고 입맛이 좋은 드라이 화이트와인. 레드와인 : 피노 느와(Pinot Noir) 종과 가메이(Gamay)종으로 만들며 가볍고 좋은 향미의 레드와인이다. 생산량은 많지 않다 깽씨(Quincy) 쉐르(Cher) 지방의 가장자리에 위치하여 쑈비뇽을 주로 재배하는 이 포도원은 화이트와인만을 생산한다. AOC 깽씨는 우아하며 야채향과 신선한 민트향이 많이 감도는 신선한 와인이다. 뢰이이(Reuilly) 이 곳 떼루아르에 매우 잘 적응한 쇼비뇽 블랑은 과일향이 매우 좋은 무감미 화이트와인인 뢰이이 와인의 주 품종을 이룬다. 그 외 삐노 누아르 품종으로 만든 맛이 매우 좋은 로제와 매혹적인 레드와인 등이 있다    와인의 적정온도   무겁고 중후한 맛이 나는 적포도주 - 보르도 지역와인, 부르고뉴지역와인, 바롤로지역와인   16℃ ~ 18℃   중간 정도의 무겁고 중후한 맛이 나는 적포도주 - 론강 계곡 지방와인, 보졸레, 알자스, 키안티 와인   13℃ ~ 15℃   가벼운 맛의 적포도주와 로제와인 - 샤브리, 무스까데, 알자스 리스링, 양주지방, 로제와인  10℃ ~ 13℃   백포도주 - 꼬뜨 뒤 프로방스, 따벨, 부르고뉴 와인  9℃ ~ 10℃   샴페인과 발포성 와인(스파클링 와인) - 베비끌리꿔, 폴레미등 같이 샴페인    6℃ ~ 8℃   [출처] 와인 용어|작성자 노연화  
869    北島 시모음 댓글:  조회:4059  추천:0  2015-04-05
뻬이따오: 혁명에서 유랑으로  뻬이따오(北島, 1949∼)를 만나는 건 문화대혁명(1966∼1976) 10년간 철저히 억압되었던 중국 현대시의 시적 자아의 부활과 그 미완의 초상의 확인이다. 그리고 그의 시를 읽는 것은 역사와 문학의 쉼없는 조우 속에서 빚어지는 시적 철학적 경구(警句)와 냉정한 서정을 음미하는 과정이다.  본명이 자오전카이(趙振開)인 뻬이따오는 공교롭게도 중화인민공화국의 탄생연도인 1949년에 뻬이징의 상류가정에서 나서 중국 제일의 명문인 뻬이징 제4중학교에 다니던 중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에 휩쓸렸다. 지식의 획득보다 노동자, 농민의 계급의식 획득이, 합리적 의사소통보다 운동적 성격의 정치의식화가 우선시되었던 그 시대에, 뻬이따오는 잠시 홍위병(紅衛兵)에 참가했지만 곧 흥미를 잃고 노동자가 된다. 그래서 허뻬이성(河北省)의 어느 농촌에서 건축일에 종사하였고 나중에 뻬이징에 돌아와 일반기업에 입사한다. 혹독한 정치운동에 휘말려 배움의 기회를 박탈당했던 당시의 모든 지식청년들처럼 그 역시 정규교육과정을 거치지 못한 셈이다.  뻬이따오가 시를 쓰기 시작한 시점은 1970년 말이었지만 연대 확인이 가능한 작품은 1972년의 것이 최초이다. 그리고 그가 본격적인 시 창작을 드러내고 시인으로서의 명성을 얻은 계기는 역시 지하간행물 {오늘(今天)}의 창간(1978)이었다. 하지만 고작 9호를 발행하고 폐간당한 {오늘}의 동인들 중 뻬이따오를 비롯한 꾸청(顧城), 망커(芒克), 수팅(舒 ) 등의 시인들은 이미 1970년대 중반부터 자신들의 작품을 필사본으로 젊은이들 사이에 유통시켰으며 1976년의 제1차 천안문사건을 통해 시인으로서의 자기동일성을 확인하였다. 그 사건은 저우언라이(周恩來)의 죽음을 추도하기 위해 천안문 광장에 모인 수백만 군중들이 벌인 민주화 투쟁이었으며 그들은 기존 권력층을 비판하고 새로운 역사를 고취하는 격문과 시를 광장 곳곳에 게시하였다. 그 글들은 곧바로 사람들에게 필사되어 광범위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이때 공개된 시들은 자그만치 만여 수에 달했으며 그 중에서 1500편을 엄선하여 엮은 {천안문시초(天安門詩抄)}가 1978년에 발행되기도 했다. 비록 이 책에는 실리지 않았지만 뻬이따오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아래의 시도 천안문사건에 참여하면서 씌어졌다.  [회답]  비열함은 비열한 자의 통행증이며  고상함은 고상한 자의 묘지명이다.  보라, 저 도금된 하늘에  사자(死者)의 일그러진 그림자가 가득 비쳐 날린다.  빙하기는 벌써 갔건만  왜 곳곳이 다 얼음투성이인가?  희망봉이 발견됐건만  왜 죽음의 바다에서 온갖 배가 앞을 다투는가?  이 세계에 내가 온 것은  오직 종이와 밧줄, 그림자를 가져와  심판에 앞서  그 판결의 목소리를 선언하기 위한 것.  네게 말해주마, 세계여  나는 --- 믿지 --- 않는다!  네 발 밑에 천 명의 도전자가 있다면  날 천 한 번째 도전자로 세어다오.  난 하늘이 푸르다고 믿지 않으며  난 천둥의 메아리를 믿지 않는다.  난 꿈이 거짓이라 믿지 않으며  난 죽음에 대가가 없음을 믿지 않는다.  바다는 제방을 무너뜨릴 것이니  온갖 쓴 물이 내 가슴에 스며들게 하고  육지는 솟아오를 것이니  인류가 다시 생존의 봉우리를 선택케 하리라  새로운 계기와 반짝이는 별들이  거침없는 하늘을 메우고 있다.  그것은 오천 년의 상형문자이며  그것은 미래 세대의 응시하는 눈동자이다.  [回答]  卑鄙是卑鄙者的通行證  高尙是高尙者的墓志銘,  看 ,, 在那鍍金的天空中,  飄滿了死者彎曲的倒影.   川紀已過去了,  爲什 到處都是 凌?  好望角發見了,  爲什 死海里千帆相競?  我來到這個世界上,  只帶着紙, 繩索和身影,  爲了在審判前,  宣讀那些被判決的聲音.  告訴  , 世界  我 - 不 - 相 - 信!  縱使 脚下有一千名挑戰者,  那就把我算作第一千零一名.  我不相信天是藍的,  我不相信雷的回聲,  我不相信夢是假的,  我不相信死无報應.  如果海洋注定要決堤,  就讓所有的苦水都注入我心中,  如果陸地注定要上升,  就讓人類重新選擇生存的峰頂.  新的轉机和閃閃星斗,  正在綴滿沒有遮 的天空.  那是五千年的象形文字,  那是未來人們凝視的眼睛.  치졸한 권력투쟁을 은폐하기 위해 거짓된 역사적 유토피아를 강요해 온 '세계'에게 시인은 "나는 --- 믿지 --- 않는다!"고 결연한 '회답'을 보낸다. 아무리 당연시되어 온 담론이라도, 혹시 그것이 "하늘이 푸르다"는 절대진리의 외표를 뒤집어 쓰고 있다 해도, '빙하기'가 지난 대지에 '얼음'을 깃들게 하고 "온갖 배가 앞을 다투는" '죽음의 바다'를 만든 담론이므로 '나'는 "믿지 않는다". 그리고 '천한 번째 도전자'가 되어 싸우리라 맹세하고 결국 새로운 '생존의 봉우리'로 인류를 이끌 '미래 세대의 응시하는 눈동자', 그 냉철한 인류정신의 잠재력을 믿는다.  역사의 전환을 바라는 뻬이따오의 외침은 실제로 실현되는 듯했다. 문화대혁명의 실세였던 이른바 사인방(四人幇)이 축출되고 떵샤오핑(鄧小平)이 권력의 중심부에 복귀하여 개혁개방의 노선을 고취했으며, 1978년 12월에 공산당이 발표한 '사상해방'의 원칙에 힘입어 문예계에도 활기가 돌았다. 하지만 급진적 민주화를 외치던 웨이징성 등의 지식인들이 체포, 투옥되는 등 "바다가 제방을 무너뜨리는" 국면은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뻬이따오가 1975년에 초고를 완성한 이 시를 뒤늦게 이 시기에 발표한 것은 아직도 '시대와의 불화'가 해소되지 않았음을 감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선고 - 위루어커 열사에게]  최후의 시각이 와도  유언은 남기지 않겠다  오직 어머님께 말씀 전하련다  저는 결코 영웅이 아니에요.  영웅 없는 시대에  그저 한 인간이 되고 싶었어요  고요한 지평선  산 자와 죽은 자의 줄을 가른다  난 하늘을 택할 수 있을 뿐  결코 땅에 꿇어앉아  자유의 바람을 막으려는  사형집행인을 커 보이게 하지 않겠다  별 모양의 총알구멍에서  핏빛의 여명이 흘러나오리  [宣告 - 獻給遇羅克]  也許最后的時刻到了  我沒有留下遺囑  只留下筆, 給我的母親  我 不是英雄  在沒有英雄的年代里,  我只想做一個人.  寧靜的地平線  分開了生者和死者的行列  我只能選擇天空  決不 在地上  以顯出 子手們的高大  好阻 自由的風  從星星的彈空里  將流出血紅的黎明  한 열사의 죽음에 대한 비장한 회고이면서 강렬한 이미지로 그의 미래지향적 신념을 형상화시킨 수작이다. 위루어커는 1970년 '반혁명분자'의 죄목을 뒤집어쓰고 처형당한 그의 친우이자 민주청년이었다. "별 모양의 총알구멍에서 / 핏빛의 여명이 흘러나오리"라는 시적 화자의 선언도 의미심장하지만, "영웅 없는 시대에 / 그저 한 인간이 되고 싶었어요"라는 시구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알려진 대로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의 중국은 노동자와 전사인 '영웅'이 횡행하는 시대였다. 공산당은 철저한 프롤레타리아트 계급의식으로 무장한 '영웅'을 전형화하고 이에 맞는 인물들을 모범적 영웅으로 찬미함으로써 대중의 의식개조에 활용하였다. 하지만 시인에게 그 시대는 '영웅 없는 시대', 게다가 "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없었던" 시대로 인식된다. 즉 모든 개인들이 고유의 이성과 감성을 포기하고 '계급'의 그것으로 자리를 채워야 했으며 철저히 집단의 한 원자로만 생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인은 이제 '영웅'을 거절하고 '한 인간'이 되는 것이 '진정한 영웅'이 되는 길임을 천명하였다. 이것은 시대적이며 역사적인 선언인 동시에 현대시사의 차원에서는 간접적으로 '시적 자아'의 복권을 의미하기도 한다. 1949년부터 문화대혁명의 종결에 이르기까지 중국 시단의 지배적 조류는 '송가(頌歌)'와 '전가(戰歌)' 두 양식으로 설명될 수 있다. 정치사회적 장에서의 지배담론이 고스란히 문학예술의 장에 이식되어 자아의 표현과 개성적 세계인식으로서의 시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훼손되어 있었다. 개혁개방 직후 순수지향적 현대시의 최초의 물결이었던 '몽롱시(朦朧詩)'의 대표주자이기도 했던 뻬이따오는 이 시를 통해 '한 인간'의 고귀한 가치에 주목함으로써 은유적으로 중국 현대시에서의 시적 자아의 회귀를 암시하였다.  80년대에 들어서면서 뻬이따오의 시는 주지시의 성향을 띠기 시작한다. 철학적 성찰과 시적 상상력이 대등하게 교차되면서 독특한 알레고리의 시세계가 구축된다. 먼저 [태양도시의 메모]라는 시를 살펴보자.  [태양도시의 메모]  생명  태양도 떠오른다  사랑  고요하고, 기러기떼 날아간다  거칠은 처녀지를  자유  흩날린다  갈기갈기 찢긴 종이조각이  자손  바다 전부를 담은 그림이  접혀 한 마리 백학이 되었다  아가씨  아른대는 무지개는  나는 새들의 화려한 깃털을 모았다  청춘  붉은 파도가  외로운 노에 스민다  예술  억만 개의 빛나는 태양이  흩어진 거울조각 위에 빛난다  인민  달은 찢겨 빛나는 밀알이 되어  성실한 하늘과 대지에 뿌려졌다  노동  손, 지구를 감싸고 있는  운명  아이는 멋대로 난간을 두드리고  난간은 멋대로 밤을 두드린다  믿음  푸른 분지에 양떼 넘쳐 흐르고  목동은 단조(單調)로 피리를 분다  평화  제왕이 죽어간 곳에  저 낡은 창이 가지 쳐지고, 싹을 틔워  불구자의 지팡이가 되었다  조국  그녀는 청동의 방패 위에 주조되어  박물관의 검은 벽에 기대어 있다  생활  그물  太陽城札記  生命  太陽也上升  愛情  恬靜, 雁群飛過  荒蕪的處女地  自由  飄   碎的紙屑  孫子  容納整個海洋的圖畵  疊成了一隻白鶴  姑娘  顫動的虹  採集飛鳥的花翎  靑春  紅波浪  浸透孤獨的   藝術  億萬個輝煌的太陽  顯現在打碎的鏡子上  人民  月亮被 成閃光的麥粒  播在誠實的天空和土地  勞動  手, 圍擾地球  命運  孩子隨意敲打着欄杆  欄杆隨意敲打着夜晩  信仰  羊群溢出綠色的 地  牧童吹起單調的朴笛  和平  在帝王死去的地方  那支老槍抽枝, 發芽  成了殘廢者的拐杖  祖國   被鑄在靑銅的盾牌上   着博物館黑色的板墻  生活  網  이 시의 각 연의 소제목을 이루는 단어들은 하나같이 현대사의 각 단계마다 다양한 의미작용을 가졌으며 그만큼 현대인의 고뇌와 성찰을 요구했던 시대적 표제어들이다. 뻬이따오는 시라는 문학양식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무모하리만큼 과감하게 그 표제어들을 나열하고 그것들마다 형상화된 해석을 부여한다. 이 해석은 물론 시인의 철학적 성찰을 토대로 하고 있는 만큼, 모든 시니피앙들은 알레고리로서 독자의 눈에 다가온다. 하지만 그 시니피앙들은 본래 대상으로서의 물질성을 송두리째 박탈당하지 않았다. 각각의 시어들은 추상적 관념의 시적 발현인 동시에 뻬이따오 자신의 서정의 산물이기도 하다. "푸른 분지에 양떼 넘쳐 흐르고 / 목동은 단조(單調)로 피리를 부는" 세계는 평화로움을 꿈꾸는 그의 '믿음'이면서 '믿음'의 시화(詩化)인 것이다. 그래서 당시의 평론가들은 그의 시의 특징을 '차가운 서정'이라고 명명한 바 있다.  이 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예술'과 '생활'이다. 예술을 "억만 개의 빛나는 태양이 / 흩어진 거울조각 위에 빛난다"고 해석한 그의 시선이 생활로 옮겨져 그것이 '그물'이라고 끝을 맺는 방식은 향후의 그의 시적 노선을 가늠케 한다. 부연하자면, 숱한 거울파편마다 태양이 되어 빛나는 예술은 단순히 다원화된 현대적 예술의 본질에 대한 찬미나 기대로만 읽히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시적 주체의 달라진 실존적 조건, 즉 정치영역과 일상영역이 거의 일치되었던 과거의 조건과는 사뭇 달라진, 각종 사회적 역할과 지향이 중첩되고 파편화된 현대적 주체의 조건을 경고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생활은 '그물'이다. 각 주체들은 독립된 공간을 전유하고 있는 듯하지만 그 공간들은 복잡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고, 이 네트워크는 원활한 상호소통의 기능을 하기도 하지만 권력담론의 미시적 전파와 지배기능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시적 주체는 곧 생활의 주체인만큼, 그리고 시 텍스트는 생활이란 텍스트 위에 건축되는 만큼, 달라진 중국 현대의 조건은 민감한 뻬이따오로 하여금 새로운 철학적 성찰을 시도하게 하였다.  우화  그는 자기 우화 속에 산다  그는 더는 우언의 주인이 아니다  이 우언은 벌써 되팔리어  또 다른 살찐 손에 넘어갔다  그는 살찐 손에서 산다  카나리아는 그의 영혼  그의 목구멍은 장신구점에 있고  주위는 유리로 된 새장  그는 유리새장에 산다  모자와 구두 사이에서  저 사계절의 호주머니에  열두 개의 얼굴이 꽉 찼다  그는 열두 개의 얼굴 속에 산다  그가 배반한 저 강물이  바짝 그의 뒤를 쫓는다  개의 눈을 연상시키며  그는 개의 눈 속에 산다  온 세계의 굶주림과  한 사람의 풍요로움을 봤다  그는 자기 우화의 주인이다  寓言  他活在他的寓言里  他不再是寓言的主人  這寓言已被轉賣到   一隻肥 的手中  他活在肥 的手中  金絲雀是他的靈魂  他的喉 在首飾店里  周圍是 璃的牢籠  他活在 璃的牢籠中  在帽子與皮鞋之間  那四個季節的口袋  裝滿了十二張面孔  他活在十二張面孔中  他背叛的那條河流  却緊緊地追隨着他  使人想起狗的眼睛  他活在狗的眼睛中  看到全世界的饑餓  和一個人的富足  他是他的寓言的主人  [백일몽·6]  나는 광장이 필요하다  넓고 텅 빈 광장  그릇 하나 숟가락 하나  연 하나 외로운 그림자 놓을  광장을 차지한 자가 말한다  그건 불가능하다고  새장 속의 새는 산보가 필요하다  몽유병자는 빈혈의 햇빛이 필요하다  길들이 서로 부닥치려면  평등한 대화가 필요하다  인간의 충동은 압축되어  우라늄으로, 안전한 곳에 숨겨졌다  조그만 가게에서  지폐 한 장, 면도날 한 개  독한 살충제 한 봉  탄생했다  [白日夢·6]  我需要廣場  一片空廣的廣場  放置一個碗,一把小匙  一隻風箏孤單的影子  占据廣場的人說  這不可能  籠中的鳥需要散步  夢游者需要貧血的陽光  道路撞擊在一起  需要平等的對話  人的衝動壓縮成   , 存放在可 的地方  在一家小店鋪  一張紙幣, 一片剃刀  一包劇毒的殺蟲劑  誕生了  위의 두 시는 모두 1980년대 중반 이후에 씌어졌다. 신랄하면서도 해독하기 힘든 이미지들의 조합, 행과 행 사이에 조성된 넓은 의미론적 간격,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전의 비장하고 의지적인 색채를 찾아보기 힘든, 건조하고 음울한 분위기가 눈에 띈다. 하지만 이런 시적 전환은 뻬이따오의 본래의 형식관에 비추어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다. 그는 이미 1981년에 {상하이문학(上海文學)}이란 잡지에서, "나는 영화의 몽타쥬 수법을 나의 시에 응용해서 이미지의 충돌과 빠른 전환을 꾀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그는 '이미지의 충돌'과 '빠른 전환'이라는 극도의 도약이 낳은 공백을 상상력으로 채워야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이론적으로는 벌써 시적 낯설게하기의 독자수용적 측면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그의 시들은 여전히 '시대성'이라는 코드를 떠나서는 분명한 해석이 불가능하다.  위 시들은 분명 달라진 시대를 형상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 '다름'은 개인에 대한 시대의 억압과 이에 대한 항변을 책임지는 그의 시적 사명과는 무관한 '다름'이다. 오히려 달라진 시대는 더욱 그의 시선을 냉철하게 하고 세밀한 사유를 요구하고 있다. 왜냐하면 80년대 중반 이후의 중국에서, '개혁개방'의 현대화된 중국에서 인간은 비로소 독립된 공간을 획득했지만, 그 공간은 '우화'였기 때문이다. 우화는 그것 바깥에서 관조하는 인간에게만 우화일 뿐, 그것 안에 존재하는 인간에게는 자신의 '생활'이자 '삶' 그 자체이다. 강제된 관념으로 획분되고 경계지어진 우화의 공간 안에서 사는 인간은 그 우화의 '주인'이면서 동시에 '주인'이 아니다. 관조하는 인간(시인)은 본다. 그가 '유리새장' 혹은 '살찐 손' 안에서 살고 있음을. 그래서 시인은 [백일몽·6](장편인 이 시의 23편의 단시들 중 하나)에서 우화를 벗어나 '광장'을 요구하는, 아직 무엇으로도 점유되거나 질서화되지 않은 '광장'에 자신만의 원초적인 삶(숟가락, 그릇)과 도약(연)을 이루려는 '나'를 상정한다. 하지만 광장을 차지한 자는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그 광장에서 '평등한 대화'를 나눠야할 개인들의 충동은 '우라늄'처럼 알지 못할 곳에 보관된다.  뻬이따오의 한층 깊어진 성찰의 시들은 1989년 6월 제2차 천안문사건 전후에 더욱 강화된 권력의 폭력성을 견뎌내지 못했다. 급진적 민주화세력의 주도자로 지목된 그는 결국 1989년 4월에 해외로 망명을 떠난다. 망명자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독일,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프랑스를 전전하다 1993년에 비로소 미국에 정착하였다. 다음 작품은 그 망명과정에서 창작되었다.  밤샘  달빛이 희미하게 잠을 비추고  강물이 우리 방을 뚫고 흐른다  가구는 어느 기슭에 닿으려는가  연대기만은 아닌  비겁함까지 깃든 기후 속에서  공인된 한편이  비오는 숲으로 우릴 몰았다  흐느끼는 방어선으로  유리 문진(文鎭)이 읽는다  문자들의 이야기 속의 상처를  얼마나 많은 산이 막아섰던가  1949년을  이름 없는 노래의 끝에서  꽃은 주먹을 쥐고 부르짖는다  守 夜  月光小于睡眠  河水穿過我們的房間  家具在 兒 岸  不僅是編年史  也包括非法的氣候中  公認的一面  使我們接近雨林   哭泣的防線   璃鎭紙讀出  文字述述中的傷口  多少黑山 住了  1949年  在无名小調的盡頭  花握握拳頭叫喊  뻬이따오는 1987년 한 스웨덴잡지의 방문기에서 다음과 같이 조국과 자신의 관계를 토로하였다: "나는 중국으로부터 떠날 수 없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아무리 절망하려 해도 중국은 멘탈리티, 언어, 역사, 그리고 내가 하려고 하는 모든 것과 관계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 개인으로서는 바꿀 수 없는 운명입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떠날 수 없도록 정해져" 있는데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그는 타국 땅을 헤매며 시를 쓰면서도 조국에 두고 온 자신의 뿌리를 어찌할 수 없었다. 그리고 "현실세계가 어떻게 추락해서 사라지더라도 시의 사명은 영원히 숭고한 것"이라는 자신의 신념이 더더욱 조국의 현실을 잊지 못하게 하였다. "얼마나 많은 산이 막아섰던가 / 1949년을"! 그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이름 없는 노래의 끝에서' 주먹을 불끈 쥔다. '꽃'이 되어, 뿌리없는 꽃이 되어 가련하게 부르짖고 있다.  중국 현대시의 시적 자아를 복권하고 이른바 차가운 서정으로 시대적 메시지를 전했던 시인 뻬이따오는 현재 중국 현지에서는 과거의 인물이다. 망명 이후 4권의 시집을 타이완과 서구 각국에서 출간하였지만 중국에서는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가 처음 시인으로 이름을 알렸던 문예지 {오늘}은 폐간되었고, 현재의 중국 시문학사는 그에 대한 언급을 삭제하라는 당국의 요구에 따르고 있다. 그는 단지 {오늘}과 몽롱시파의 한 구성원으로 이름이 올라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차원에서 그는 여전히 '오늘'의 인물이다. 스웨덴, 미국의 유수한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매년 노벨문학상의 후보로도 거명되고 있다. 지금은 뉴욕주립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1990년에는 망명한 친구들과 함께 미국 현지에서 {오늘}을 복간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활발한 그의 창작과 사회적 활동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뿌리 뽑힌' 시인일 수밖에 없다. 조국을 사랑하지만 조국에게서 버림받은 그의 삶이, 그의 시가 언제 "어느 기슭에 닿아" 쉴 수 있을지는 아무도 가늠할 수 없다.  
868    책 초판본 보물 사냥꾼 - (영국) 릭 게코스키 댓글:  조회:5720  추천:0  2015-04-05
  영국의 초판본 수집가이자 문학박사인 릭 게코스키가 들려주는 희귀 초판본 거래 시장의 흥미진진한 내막과 수집 문화, 20세기 영미 문학 걸작 20선의 초판본 발간과 거래 내력.   때로는 목숨과도 맞바꾸는, 위대한 작가의 데뷔 시절과 그들의 첫 책에 얽힌 기막힌 이야기들!!   “어떤 이는 책을 쓰고 어떤 이는 그 책을 읽는다. 또 어떤 이는 책을 숭배하고, 또 어떤 이는 보물(희귀본)을 추적하여 손에 넣은 후 더 비싼 값으로 책 숭배자에게 넘긴다.”       __개요 이 책은 희귀 초판본 거래 시장의 에피소드와 19~20세기 영미문학 걸작의 발간 과정을 담고 있다. 저자 릭 게코스키는 ‘책 세계의 빌 브라이슨’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다방면으로 지식이 풍부하고 그 깊이를 인정받는 영국의 희귀본 거래업자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옥스퍼드 대학에서 제임스 콘래드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던 그는 초판본 거래 시장에 매력을 느껴 대학 강사직을 포기하고 평생 직업으로 희귀본 거래업에 뛰어들었다. 그때까지 천편일률적이던 희귀본 거래업자들과는 달리 게코스키는 자신의 연구 주제이던 현대 영미문학의 고전 초판본을 주 영역으로 삼아 뛰어난 사업 수완과 깊은 문학적 소양으로 바탕으로 성공을 거둔 끝에 오늘날 세계적인 희귀본 거래업자로 꼽힌다. 이 책은 BBC 라디오 4의 인기 프로그램인 의 내용을 바탕으로 씌어졌다. 당시 그는 해박한 지식, 번득이는 통찰력, 재기발랄한 수다솜씨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여 영국인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게코스키 자신의 도전적이면서도 희귀한 삶이기도 한 이 책은 그가 20여 년 희귀본 수집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날줄로 하고 영문학의 황금기라 할 20세기 전반 작가들의 데뷔와 작품 뒷얘기를 씨줄로 엮은 것이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존 케네디 툴의 『바보들의 연합』부터 톨킨의 『호빗』, J. K.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 J. 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잭 캐루액의 『길 위에서』 등에 이르기까지 현대 영미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작품 20편의 발간 과정과 초판본 거래에 얽힌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놓고 있다.   희귀본 거래시장이라는 또 하나의 책 세상이 궁금한 독자, 헤진 원고 뭉치를 들고 10여 군데 출판사를 전전하는, 위대한 작가들의 풋내기 시절을 생생히 들여다보기 원하는 책 숭배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__초판본 수집이라는 또 하나의 책 세계 지금 한국 출판계의 화두는 도서정가제이다. 그런데 이와는 상관없이 시간이 지날수록 정가보다 두 배, 세 배, 심지어 십여만 배로 뛰어오르기만 하는 책의 세계가 있다. 바로 희귀본 거래시장이다. 우리에게 희귀본이란 훈민정음 해례본처럼 수백 년이 넘는 고문헌으로만 각인되어 있지만, 이 책의 저자 게코스키가 활동하는 영국에서는 현대의 ‘초판본’도 중요 목록을 차지한다. 책의 세계는 주로 절대 다수의 일반 독자와 소수의 작가, 그리고 인쇄업자와 출판업자, 서적상 등으로 이루어져있다.그러나 비록 극소수이긴 하지만 책의 세계에는 희귀본 거래업자들도 엄연한 자리를 차지한다. 책을 숭배하다 못해 발품을 팔아 책을 수집하는 사람들이 있거니와, 희귀본 거래업자는 이 수집가들을 매개하는 중개상이다. 물론 수집과 거래를 겸하는 사람도 상당수가 된다. 『아주 특별한 책들의 이력서』는 ‘은밀한 열정(secret passion)’ 혹은 ‘점잖은 광기(gentle madness)’에 사로잡힌 이런 사람들의 세계를 잘 보여준다. 잘 알려진 『젠틀 매드니스』가 사재를 털어 책을 수집하여 개인 컬렉션을 구축하는 과정을 보여 주였다면, 『아주 특별한 책들의 이력서』는 책의 거래를 중심으로 하여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이 책은 또한 9천 파운드(1,700만 원)짜리 초판본을 생일 선물로 주고받는 사람은 팝음악 작사가, 톨킨을 숭배한 나머지 톨킨의 초판본도 아니고 톨킨이 걸치던 낡은 대학 가운을 구입하여 애지중지하는 어느 대학 강사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200만 달러가 넘는 가격으로 원고 뭉치를 구입하고도 스스로 ‘임시 관리자’일 뿐이라며 순회 전시회를 기획한 미식축구 구단주의 이야기 등 우리에게는 낯선 수집의 문화도 엿볼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문화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수필가 박연구 씨는 한 고서점에서 우연히 “기껏 판지로나 쓰이고 있는 마분지로 된 수필집”인 이태준의 『무서록』을 발견하고 책의 저자를 만나기라도 한 것처럼 말을 잃었다고 한다. 그리고 하루를 고심한 끝에 물경 쌀 한 가마니 값을 치르고 그 책을 구입하고 나서 “무슨 보물이나 되는 것처럼 감싸 안고 그 집을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분명 『아주 특별한 책들의 이력서』는 한국 근현대 문학의 고전들, 가령 이광수의 『무정』이나 이인직의 『혈의 누』 초판본에게 우리가 어떤 대접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우리에게는 생소할지 모르지만 희귀본 거래시장은 이미 세계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북페어나 런던 북페어가 신간 출판물을 거래하는 거대 규모의 국제전시회라는 점을 이제 웬만한 사람들은 알고 있겠지만, 국제희귀본거래업협회가 격년제로 주최하는 희귀본 북페어가 벌써 16차까지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 것이다(제16회 희귀본 북페어는 바로 2007년 12월 7일부터 9일까지 벨기에 미셀렌에서 개최되었다). 일본, 스위스, 영국, 이탈리아, 미국 등 내로라하는 문화강국들은 개별적인 전시회를 열 예정인데, 그 전통이 대부분 20년이 넘는다. 이런 희귀본 시장은 수집가를 위한 거래의 장일 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이 고서와 고전 출판물을 전시물로 접할 수 있는 귀중한 문화체험장이 된다.   __희귀본이 갖추어야 할 기본 조건 게코스키와 같은 보물 사냥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가치 있는 책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저자가 현대의 발간물을 취급하면서도 영미 문학의 고전에 주력한 것도 그와 같은 이유에서이다. 이 점에서 우표수집과 책 수집은 차이가 있다. 둘째, 같은 값이면 초판본이어야 하되, 작가의 친필 서명과 헌사가 있으면 금상첨화이다. 나비 수집에 취미가 있던 나보코프가 그레이엄 그린에게 보내는 헌사와 함께 나비 그림을 그려 넣은 『롤리타』 초판본이 희귀본의 대명사가 된 까닭이 그렇다, 셋째 책 자체가 예술적 오브제로서의 가치를 담아야 한다. T. S. 엘리어트의 작품 목록에서 그다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는 편인 『시들(Poem』은 시인의 서명이 없는데도 1만 파운드에 팔렸다. 이는 이 시집의 북 디자인이 예술품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책을 인쇄하고 제본한 사람이 바로 버지니아 울프였음에야! 또 ‘아라비아 로렌스’(T. E. 로렌스)의 『지혜의 일곱 기둥』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도 내용보다는 호화 장정이 워낙 돋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게코스키의 말을 빌리면 ‘내용에 대한 형식의 승리’). 마지막으로 책이 발간될 당시의 겉표지(dustwrapper)까지 온전히 갖춰야 한다. 20세기 중반까지 영미 독자들은 양장 겉표지를 불필요한 덤으로 생각하여 벗겨 버리기 일쑤였기 때문에 오늘날 겉표지를 갖춘 책이 귀해졌다. 그리하여 때로는 본 책보다 겉표지가 더 비싸게 거래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한국 출판계에서는 양장 겉표지 위에 홍보 문구와 저자 사진을 넣은 ‘띠지’를 다시 두르는 경우가 많은데, 수집가의 입장에서는 이 띠지를 어떻게 처치할지 궁금해진다.   __책은 모두 저마다 ‘그 책’만의 이력서를 갖는다 게코스키가 다루는 책들은 우연치 않게 우리나라에서도 ‘고전’ 혹은 ‘추천 도서’로 꼽히는 것들이다. 학교의 독서목록은 딱딱하고 위압적인 풍채를 자랑하지만, 이 책은 한껏 인간적이고 경쾌한 면모로 이야기를 풀고 있다. 그 이유는 물론 이 책이 다루는 주제가 ‘처음, 첫 책’이기 때문이다. 신참내기 작가와 시인들은 출판사 문을 수도 없이 두르려도 번번이 퇴짜를 맞고(윌리엄 골딩의 은 스물세 번째 출판사를 만나고 나서야 발간될 수 있었다!), 편집자가 요구하는 대로 고치고 또 고쳐도 기약이 없어 처럼 탈고에서 출간까지 6년의 세월이 걸리기도 한다. 시대를 앞서는 내용 때문에 출판할 곳을 찾지 못하거나(), 외설 시비로 재판을 받고 금서목록에 오르기도 한다(, ). 우여곡절 끝에 첫 책이 나오긴 하지만, 기껏해야 1,500부, 심지어 500부()로 발간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고, 특집 문학지를 헌정 받았지만 작가의 이름이 엉뚱하게 표기되는 사고(헤밍웨이)도 생긴다. 게코스키는 이와 같은 에피소드를 웃음과 눈물로 전달해준다. 가령 제임스 조이스의 를 ‘즐겁게 독파’하기는 거의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가 세상에 태어나기까지의 내력은 드라마틱하기 짝이 없다. 문제작 을 읽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함이 필요하겠지만, 저자 나보코프가 나비 그림까지 그려 헌정한 그 유명한 파리 올랭피아 초판본 앞에서 그레이엄 그린과 게코스키가 보드카 한두 잔으로 흥정을 끝내버리는 장면은 한판의 재담을 구경하는 마음으로 넘기기 충분하다. 1950년대 미국 비트 문화의 선구 역할을 한 잭 캐루액의 『길 위에서』는 무려 120피트 길이의 두루마리 원고뭉치로 더욱 유명하다(노먼 메일러는 이 뭉치를 보고 캐루액이 소설가가 아니라 행위예술가라고 말했다). 이 길고 거추장스러운 원고뭉치를 들고 6년 동안 헤매다 겨우 출판한 책이 미국 문화를 바꿔버린 것이다. 책은 또한 가슴 저린 탄식도 안겨준다. 미국판 라 할 은 출판사의 요구에 따라 고치고 또 고치기를 2년을 거듭하다가 좌절한 저자의 자살을 불러온 작품이다. 아들의 유고를 들고 출판사와 평론가의 문전을 전전한 어머니의 힘이 아니었다면 이 저주받은 걸작은 세상에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작품의 제목은 천재가 등장하면 세상의 바보들이 연합전선을 펼친다는 조너던 스위프트의 경구에서 따온 것인데, 저자인 존 케네디 툴의 불운한 삶과 정확히 들어맞는다. 이밖에도 영문학사상 천재로 꼽히던 오스카 와일드가 처럼 비극으로 인생을 마감한 이야기, 헤밍웨이의 데뷔 작품집인 가 55페이지짜리밖에 채우지 못한 까닭이 그려져 있다.   데뷔는 언제나 어렵다. 훗날 위대한 작가 반열에 오르는 이들도 처음에는 데뷔의 고통에 전전긍긍하던 풋내기였다. 그러니 수십 년의 시간이 흘러 이 풋내기 작가의 첫 책, 그것도 초판본을 보노라면 제본, 표지, 서체, 광고 문구 등 모든 것이 기념될 만하다. 책 수집가들이 초판본에 집착하는 이유, 소더비 경매장에 가 나왔을 때 모두들 숨죽여 결과를 지켜본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듯하다. __지은이 릭 게코스키(Rick Gekoski) 이 책의 저자 릭 게코스키는 모든 책벌레들의 우상이다. 그는 옥스포드 대학 영문학 박사 출신으로 희귀 초판본 거래업을 평생 직업으로 선택한 이색적인 인물이다. 영국 워릭 대학에서 강사 생활을 하던 그는 초판본 수집에서 황금의 세상을 발견하고 “좁은 방에 갇혀 사는 꽁생원 같은” 교수의 길 대신 “책을 사 모으는 열정으로 가득 찬 유쾌한 세상”으로 뛰쳐나왔다. 시작은 비록 무모했지만 희귀 초판본을 감별하고 낚아채는 ‘보물 사냥꾼’다운 안목을 자랑하며 숱한 거래를 ‘금전적으로’ 성공시킨 끝에 오늘날에는 영국에서 으뜸가는 초판본 거래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본문 틈틈이 그가 밝히고 있듯이 그의 성공 비결은 자신의 전공 분야를 잘 살린 데에 있다. 그는 자신의 연구 분야이던 19세기에서 20세기 중반까지의 영미문학 거장들의 서명이 들어있는 초판본과 원고를 주력 분야로 삼았다. 헨리 제임스, 조셉 콘라드, T. S. 엘리엇, 제임스 조이스, D. H. 로렌스, 헤밍웨이, 버지니아 울프, 사무엘 베케트 등 우리의 귀에도 익숙한 대가의 책과 원고가 그의 목록에서 중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책 세상의 빌 브라이슨’이라는 별칭 이외에도 문학 평론가로서도 깍듯이 대접 받는다. 그가 2005년 부커상 심사위원에 선정되었을 때 영국의 언론은 “20세기 중반의 대작에 정통한 게코스키가 심사위원이 되었기 때문에 아마도 진지한 작품이 선정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실제로 그는 현대 영국 문학계가 수준 높은 작품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존 반빌의 『신들은 바다로 떠났다(The Sea)』가 그해 수상작으로 선정된 데에는 게코스키의 영향이 작용했다는 평이 나돌기도 했다).           01 | 올랭피아 출판사의 유일한 걸작      롤리타_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    02 | “원고 값으로 100만 파운드를 가져오시오”      파리대왕_ 윌리엄 골딩 …    03 | 은둔 작가를 세상에 나오게 한 저작권 소송      호밀밭의 파수꾼_ J. D. 샐린저 …          04 | 내용에 대한 형식의 승리      지혜의 일곱 기둥_ T. E. 로렌스 …    05 | 스스로 호빗을 자처한 톨킨      호빗_ J. R. 톨킨 …    06 | 저자, 역자, 출판인 모두에게 내려진 사형선고      악마의 시_ 살만 루슈디 …    07 | 자살한 작가의 어머니가 살려낸 희비극      바보들의 연합_ 존 케네디 툴 …    08 | 서평 한 꼭지의 힘      길 위에서_ 잭 케루액 …    09 | 금서 출간을 밀어붙인 용감한 여성들      율리시즈_ 제임스 조이스 …    10 | 천재를 파멸로 이끈 위험한 사랑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_ 오스카 와일드 …    11 | 영국 출판사들도 출간을 겁먹다      동물농장_ 조지 오웰 …    12 | “초판이건 41판이건 무슨 상관인가?”      아들과 연인_ D. H. 로렌스 …    13 | 아내의 헌정 시집을 시장에 내다 판 남편      거상(巨像)_ 실비아 플라스 …    14 | 열세 번째 출판사에서야 초판 500부를 발행하다      해리포터와 현자의 돌_ J. K. 롤링 …    15 | 원화 한 장에 10만 파운드?      피터 래빗 이야기_ 베아트릭스 포터 …    16 | 누구나 데뷔는 고단하다      세 편의 단편과 열 편의 시_ 어니스트 헤밍웨이 …    17 | 버지니아 울프가 손으로 인쇄한 책      시(詩)들_ T. S. 엘리엇 …    18 | 초판 50부      다시 찾은 브라이즈헤드_ 이블린 워 …    19 | 연인을 위한 선물이 희귀본으로      2년 후_ 그레이엄 그린 …    20 | 편지에 휘갈긴 시도 수집의 대상?      높은 창_ 필립 라킨 …   
867    명시인 - 긴즈버그 댓글:  조회:4906  추천:0  2015-04-05
긴즈버그   Irwin Allen Ginsberg 1926. 6. 3 미국 뉴저지 뉴어크~1997. 4. 5 뉴욕 뉴욕시티. 미국의 시인. 195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문화운동인 비트 운동을 주도했다. 긴즈버그를 비롯한 이 운동의 참여자들은 비트 제너레이션으로 불리는데, 이들의 삶은 제도권 사회로부터의 일탈과 저항, 그리고 마약 사용으로 집약되었다. 그가 미술·음악·정치에 미친 영향은 이후 40년 동안이나 지속되었으며 애비 호프먼, 바츨라프 하벨, 보브 딜런, 오노 요코 등 다양한 인물들이 그를 정신적 스승으로 여겼다고 한다. 법률가가 되려고 컬럼비아대학교에 입학한 긴즈버그는 중간에 전공을 문학으로 바꾸었고 잭 케루악, 윌리엄 S. 버로스, 닐 캐서디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이후 이들은 함께 비트 제너레이션을 이끌었다. 긴즈버그에게 명성을 가져다준 시 〈울부짖음 Howl〉은 기성 사회에 대한 노골적인 분노와 함께 그의 급진적인 정치이념과 동성애를 표현하는 작품이었다. 로렌스 펄링 게티의 시티라이츠 서점 출판부에서 그 시를 〈울부짖음 Howl and Other Poems〉(1956)이라는 시집에 수록해 출간했는데, 그 때문에 게티는 외설죄로 재판을 받았다. 그는 곧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그 사건을 계기로 검열 반대운동이 거세게 일었다. 긴즈버그의 작품 중 가장 높이 평가받는 것은 아마도 시집 〈카디시 Kaddish and Other Poems〉(1961)에 실린 〈나오미 긴즈버그(1894~1956)를 위한 카디시 Kaddish for Naomi Ginsberg(1894~1956)〉일 것이다. 이 작품은 시인이 어머니에게 바친 시로서 시인과 어머니와의 관계, 정신병원에서의 어머니의 죽음 등을 다루었다. 1960년대에 비트 운동이 한풀 꺾이고 히피 시대가 막을 올린 다음에도 긴즈버그는 반(反)문화의 중심에 확고히 서 있었다. 그는 불교에 심취했으며, '비인'(be-in : 공원 등지에서 가지는 히피 모임)을 처음으로 조직했다. 또한 플라워 파워(flower power : 히피족)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고 마약 합법화 운동과 베트남 전쟁 반대운동을 벌였으며, 1968년에는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Democratic Party) 전당대회에서 시위를 주도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그는 세계 각지를 여행했고, 미국에서의 정치적 저항도 계속했다. 1984년에는 긴즈버그의 시들을 1권의 책으로 묶은 〈시선집, 1947~80 Collected Poems, 1947~80〉이 출간되었다. 그는 〈미국의 가을, 1965~1971 The Fall of America : Poems of These States, 1965~1971〉(1972)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했고, 미국도서상도 수상했으며(1990), 〈코스모폴리탄의 인사, 1986~1992 Cosmopolitan Greetings : Poems 1986~1992〉로 1995년 퓰리처상 후보로 지명되었다.
866    명시인 - 구상 댓글:  조회:4489  추천:0  2015-04-05
                가을 병실(病室)                                             구상    가을 하늘에 기러기 떼 날아간다. 내 앓은 가슴 위에다 긴 그림자를 지으며 북으로 날아간다. 한 마리 한 마리 꼬리를 물 듯이 一直線을 그으며 날아간다. 팔락    팔락       팔락          팔락             팔락                팔락                   팔락                      팔락 내 가슴 空洞에 내려 앉는다.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마지막 한 마리는 내가 붙잡았다.               팔딱               팔딱               팔딱 내 가슴이 뛴다.               끼럭               끼럭               끼럭 내 가슴이 운다. 끼럭 끼럭 끼럭 하늘이 운다.                끼럭 끼럭 나는 놓아 보낸다. 혼자 떨어져 날으는 뒷모습이 나 같다. 가을 하늘에 기러기 떼 날아간다. 나의 가슴에 平行線을 그으며 날아간다.         초토(焦土)의 시·8                                        -적군 묘지 앞에서 오호, 여기 줄지어 누웠는 넋들은 눈도 감지 못하였겠고나. 어제까지 너희의 목숨을 겨눠 방아쇠를 당기던 우리의 그 손으로 썩어 문드러진 살덩이와 뼈를 추려 그래도 양지바른 드메를 골라 고이 파묻어 떼마저 입혔거니 죽음은 이렇듯 미움보다, 사랑보다도 더 너그러운 것이로다. 이곳서 나와 너희의 넋들이 돌아가야 할 고향 땅은 삽십(三十) 리면 가루 막히고 무주 공산(無主空山)의 적막만이 천만 근 나의 가슴을 억누르는데 살아서는 너희가 나와 미움으로 맺혔건만 이제는 오히려 너희의 풀지 못한 원한이 나의 바램 속에 깃들여 있도다. 손에 닿을 듯한 봄 하늘에 구름은 무심히도 북(北)으로 흘러 가고 어디서 울려 오는 포성 몇 발 나는 그만 이 은원(恩怨)의 무덤 앞에 목놓아 버린다.         기도                                                                땅이 꺼지는 이 요란 속에서도 언제나 당신의 속사귐에 귀 기울이게 하옵소서. 내 눈을 스쳐가는 허깨비와 무지개가 당신 빛으로 스러지게 하옵소서. 부끄러운 이 알몸을 가리울 풀잎 하나 주옵소서.       나의 노래는 당신의 사랑입니다. 당신의 이름이 내 혀를 닳게 하옵소서. 이제 다가오는 불 장마 속에서 '노아'의 배를 타게 하옵소서. 그러나 저기 꽃잎 모양 스러져 가는 어린 양들과 한 가지로 있게 하옵소서.         거듭남                                                    저 성현들이 쳐드신 바  어린이 마음을  지각(知覺) 이전의 상태로 너희는 오해하지들 마라! 그런 미숙(未熟)의 유치란  본능적 충동에 사로잡히거나 독선과 편협을 일삼게 되느니, 우리가 도달해야 할  어린이 마음이란 진리를 깨우침으로써  자기가 자신에게 이김으로써 이른바 '거듭남'에서 오는  순진이요, 단순이요,  소박한 것이다.       나는 알고 또한 믿고 있다                            이 밑도 끝도 없는 욕망과 갈증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없음을  나는 알고 있다. 이 밑도 끝도 없는  오뇌와 고통의 멍에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나는 알고 있다. 이 밑도 끝도 없는 불안과 허망의 잔을  피할 수 없음을  나는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또한 믿고 있다. 이 욕망과 고통과 허망 속에 인간 구원의 신령한 손길이 감추어져 있음을,  그리고 내가 그 어느 날  그 꿈의 동산 속에 들어  영원한 안식을 누릴 것을 나는 또한 믿고 있다.       날개                                                        내가 걸음마를 떼면서 최초에 느낀 것은  내 팔다리가 내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내가 이제 칠순을 바라보며  새삼스레 느끼는 것도 내 팔다리가 내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엄마의 손길을 향하여  기우뚱대며 발걸음을 옮기던 때나  눈에 보이지 않는 손길에 매달려 어찌 어찌 살아가는 이제나 내가 바라고 그리는 것은  '제트'기도 아니요,  우주선도 아니요, 마치 털벌레가 나비가 되듯 바로 내가 날개를 달고 온 누리의 성좌(星座)를 꽃동산 삼아  첫사랑 어울려 훨훨 날으는  그 황홀이다.         네 마음에다                                              요즘 멀쩡한 사람들 헛소리에  너나없이 놀아날까 두렵다. 길은 장님에게 물어라. 해답은 벙어리에게 들으라.  시비는 귀머거리에게서 밝히라.  진실은 바보에게서 구하라.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길은 네 마음에다 물어라.  해답은 네 마음에서 들으라.  시비는 네 마음에서 밝히라. 진실은 네 마음에다 구하라.         시                                                            우리가 평소 이야기를 나눌 때 상대방이 아무리 말을 치장해도 그 말에 진실이 담겨 있지 않으면  그 말이 가슴에 와 닿지 않느니 하물며 시의 표상(表象)이 아무리 현란한들  그 실재(實在)가 없고서야 어찌 감동을 주랴? 흔히 말과 생각을 다른 것으로 아나 실상 생각과 느낌은 말로써 하느니 그래서 "언어는 존재의 집"이렷다. 그리고 이웃집에 핀 장미의 아름다움도 누구나 그 주인보다 더 맛볼 수 있듯이  또한 길섶에 자란 잡초의 짓밟힘에도  가여워 눈물짓는 사람이 따로 있듯이 시는 우주적 감각*과 그 연민(憐憫)에서 태어나고 빚어지고 써지는 것이니  시를 소유나 이해(利害)의 굴레 안에서  찾거나 얻거나 쓰려고 들지 말라! 오오, 말씀의 신령함이여!                            * 하이데거의 "언어와 사고"에서의 말.                             * 폴 발레리의 시에 대한 정의.       시심                                                       내가 달마다 이 연작에다가  허전스런 이야기를 고르다시피 하여  시라고 써내니까 젊은 시인 하나가 하도 이상했던지 "그러면 세상에는 시 아닌 것이  하나도 없겠네요"하였다. 그렇다! 세상에는 시 아닌 것이  정녕, 하나도 없다. 사람을 비롯해서 모든 것과 모든 일 속의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운 것은  모두 다가 시다. 아니, 사람 누구에게나  또한 모든 것과 모든 일 속에는 진·선·미가 깃들어 있다. 죄 많은 곳에도 하느님의 은총이 풍성하듯이 말이다.*  그것을 찾아내서 마치 어린애처럼  맞보고 누리는 것이  시인이다.                        * 성서의 로마서 5장 20절         어른 세상                                                네 꼬라지에 어줍잖게  그리 생각에 잠겨 있느냐고  비웃지 말라. 내가 기가 차고 어안이벙벙해서 말문마저 막히는 것은 글쎄, 저 글쎄 말이다. 이른바 어른들이 벌리고 있는 이 세상살이라는 게, 그 모조리 거짓에 차있다는 사실이다. 저들은 정의를 외치며 불의를 행하고 저들은 사랑을 입담으며 서로 미워하고 저들은 평화를 내걸고 싸우며 죽인다. 내가 주제넘어 몹시 저어되지만  어느 분의 말씀을 빌려 한마디 하자면 저들이 어린이 마음을 되찾지 않고선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가 없듯이  저들이 어린이 마음을 되찾지 않고선 이 거짓세상의 그 덫과 수렁 속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홀로와 더불어                                               나는 홀로다.  너와는 넘지 못할 담벽이 있고  너와는 건너지 못할 강이 있고  너와는 헤아릴 바 없는 거리가 있다. 나는 더불어다.  나의 옷에 너희의 일손이 담겨 있고  나의 먹이에 너희의 땀이 배어 있고  나의 거처에 너희의 정성이 스며 있다. 이렇듯 나는 홀로서 또한 더불어서 산다. 그래서 우리는 저마다의 삶에  그 평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白 蓮                                                      내 가슴 무너진 터전에 쥐도 새도 모르게 솟아난 백련 한 떨기 사막인 듯 메마른 나의 마음에다  어쩌자고 꽃망울 맺어 놓고야 이제 더 피울래야 피울 길 없는 백련 한 송이 왼 밤 내 꼬박 새어 지켜도 너를 가리울 담장은 없고 선머슴들이 너를 꺾어 간다손  나는 냉가슴 앓는 벙어리 될 뿐 오가는 길손들이 너를 탐내 송두리째 떠간다 한 들 막을래야 막을 길 없는 내 마음의 망울진 백련 한 송이 차라리 솟지야 않았던 들  세상없는 꽃에도 무심한 것을 너를 가깝게 멀리 바랠 때 마다  퉁퉁 부어오르는 영혼의 눈시울         오늘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오늘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         혼자 논다                                                  이웃집 소녀가  아직 초등학교도 안들어 갔을 무렵  하루는 나를 보고  ㅡ 할아버지는 유명하다면서?  그러길래  ㅡ 유명이 무엇인데?  하였더니  ㅡ 몰라!  란다. 그래 나는  ㅡ 그거 안좋은 거야!  하고 말해 주었다. 올해 그 애는 여중 2학년이 되어서  교과서에 실린 내 시를 배우게 됐는데  자기가 그 작자를 잘 안다고 그랬단다.  ㅡ 그래서 뭐라고 그랬니?  하고 물었더니  ㅡ 그저 보통 할아버진데, 어찌보면  그 모습이 혼자 노는 소년 같아!  라고 했단다. 나는 그 대답이 너무 흐뭇해서  ㅡ 잘 했어! 고마워!  라고 칭찬을 해 주고는  그날 종일이 유쾌했다.                구상 具常 (1919 - 2004)                                     본명 : 구상준(具常浚) 세례명 : 요한 출생 :  1919년 9월 16일  학력 :  일본 니혼대학교  약력 :  1942년 북선매일신문 기자 1952년 효성여자대학교 부교수 1960년 경향신문 논설위원 1985년 문예진흥원 이사 1997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객원교수  2004년 5월 11일 폐질환으로 별세    시집 『구상시집』(청구출판사, 1951), 『초토의 시』(청구출판사, 1956), 『까마귀』(흥성사, 1981),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큰손, 1982), 『드레퓌스의 벤취에서』(고려원, 1984), 『모과 옹두리에도 사연이』(현대문학사, 1984), 『구상연작시집』(시문학사, 1985), 『구상시전집』(서문당, 1986), 수필집 『침언부어』(민중서관, 1961) 등.      [시인 구상 이야기]   시인 구상(구상)씨는 남북 양체제에서 필화를 경험한 유일한 문인이다. 46년 구씨는 고향인 원산에서 사화집 "응향"에 시를 발표했다가 부르조아적, 퇴폐주의적, 반역사적, 반인민적인 반동시인으로 몰린다. 예컨대, 시작품「길」의 「안개를 생식하는 짐승이 된다」는 구절에 대해서 좌익 평론가들은 「사람이 밥 없이 안개를 마시고 산다는 게 얼마나 비과학적이며 관념적이요,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이냐」며 유물사관을 잣대로 비난을 했던 것이다. 그 체제를 못 견뎌 월남한 구씨는 65년 8월 희곡 "수치"를 드라마센터의 무대에 올리려다 당국으로부터 공연보류조치를 당했다. 등장인물 중 빨치산 군관의 대사 "우리의 영웅이신 김일성 장군께서" 등이 문제가 되어서다. 북한에서 상투어로 쓰이고 있는 말을 작품에 사실성을 불어넣고 또 그러한 공산당을 비판하기 위해 동원된 것인데도 탄압을 받은 것이다.   시인 구상(구상)의 진짜 고향은 함경도 원산이 아니라고 한다. 그가 태어난 곳은 서울 이화동이다. 시인의 고향을 원산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게 된 것은 그 자신이 원산의 소농(小農) 가정에서 태어난 것으로 말하고 다녔기 때문이다. 이는 그가 東京 유학시절에 만난 사회주의 사상과 관련이 깊다.   구상 시인의 집은 젊은 시절 그가 말하고 다닌 것과 달리 대대로 班家(반가)였다. 할아버지가 울산부사였고, 큰아버지들은 창령 현감, 현풍 군수를 지냈고 아버지도 궁내부 주사로 있다가 한일합방 후에는 경찰학교 교관으로 한문을 가르친 집안이었다. 아산 李씨 집안인 구상 시인의 외가는 전통적인 천주교 집안으로 구상 시인의 아버지도 결혼과 함께 천주교회에 다니게 된다.   원산과 구상 시인네 집과의 인연은 시인이 네 살 되던 해에 맺어진다. 독일계 신부들이 원산에 교구를 개설하면서 교육사업을 구시인의 아버지에게 맡긴 것이다.   원산에서 보통학교(초등학교)를 마친 「서울집 도련님」 구상은 형처럼 신부가 되기 위해 신학교(수도원)에 입학한다. 구상 시인은 중도에 신학교 과정을 포기하고 만다. 표면적인 이유는 중풍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아버지의 중풍은 하나의 핑계였는지도 모른다.   신학교를 그만둔 후 그는 일반 중학교로 전학을 하지만 금방 퇴학을 당한다. 문학을 한다며 소위 不逞鮮人(불령선인: 불평불만을 일삼는 조선인)들과 어울려 다니며 경찰서 유치장 신세를 지기 일쑤였던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나를 主義者로 불렀지. 당시 主義者는 저항적 지식인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그 사람 버렸다」는 말이었지. 사실 내가 어려서부터 레지스탕스 기질이 있었어』   결국 시인은 고향을 떠나 노동판을 전전하고 야학당에서 공부도 가르치다가 일본 밀항을 감행한다. 일본으로 밀항한 시인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연필공장 노무자 등 일급 노무자로 전전하다가 선배의 권유로 일본 대학 종교과에 시험을 친다. 東京 유학생활 중 저항적 기질의 구상 시인은 사회주의에 경도되게 된다. 평등을 지고지순의 가치 중 하나로 삼게 되면서 자신의 출신 성분도 小農 출신이라고 숨기게 되는 것이다.   東京에서의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아버지의 죽음과 형님의 흥남교회 부임으로 집에 어머니가 혼자 남게 되면서 시인은 귀국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귀국 후 시인은 글만 읽으며 詩 작업에 매달렸다. 그런 그를 두고 마을 사람들은 『서울집 도련님이 主義를 하다가 정신 이상에 걸렸다』며 폐인 대접을 했다. 게다가 마침 시인은 폐병까지 결렸다. 전쟁 말기의 일제는 다급해지자 폐병에 걸린 시인마저 징집을 하려고 했다. 징집을 피해서 선택한 길이 시인이 지나온 궤적에서 접어 버리고 싶어하는 親日(친일) 한국인이 함경도 원산지역에서 발행하던 「북선매일」 기자였다.    그가 자전적 詩에서 쓴 표현을 그대로 빌리면 『목숨을 부지하려는 일념과 펜을 잡는다는 매혹에 식민지 어용(御用)신문의 기자가 되어 용왕 앞의 토끼처럼 쓸개는 떼어놓고 날마다 성전송(聖戰頌)과 공출독려문(供出督勵文)을 써 댔다』는 북선매일의 기자를 한 것이다. 저항적 기질을 버리지 못하는 피끓는 청년 구상이 그 일을 오래 할 리 만무했다. 그는 이내 기자직을 그만두고 교회 학원을 맡았다가 곧 광복을 맞는다. 광복된 조국은 「主義者 구상」을 한순간에 선각자이자 독립투사로 바꾸어 놓는다. 마을에서 인민투표를 했는데 그는 최고 득표자가 되었다. 여러 가지 대접도 받았다. 교원직업동맹 부위원장도 과거의 「주의자」 라는 꼬리표가 준 선물이었다. 이듬해 필화 사건에 연루된 구상 시인은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자유를 찾아 월남을 결행한다.   6·25 전쟁이 발발하자 구상은 국방부 기관지인 「승리일보」를 만들고, 종군 문인단인 '창공구락부'에 참여한다.   『종군 문인단(창공구락부)을 창설하자는 제의를 받았죠. 그래서 아동 문학의 대가인 마해송 선생(당시 승리일보 고문)을 주축으로 사학자였던 이선근 선생(당시 대령)과 전투기 조종사였던 이계환 대위, 국방부 출판국장을 하던 지훈 조동탁 선생 등이 모여 공군의 모든 홍보 활동을 선도하고, 특별 정훈 교육은 물론 후방에서의 대민 사기 진작을 위하여 모였죠.』   당시 활동하시던 중 재미있는 일화에 대해서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구상은 답했다. 『쑥스러운 이야기라서 잘 하지는 않는 것인데…. 사관학교로 특강을 나간 적이 있었어요. 당시 민기식 장군과 서정철 부사단장이 정훈 교육을 나온 나를 굳이 대접하겠다고 인제에 있는 '명월관'이라는 술집으로 데리고 간 적이 있어요. 말이 명월관이지 판자집이나 다름없는 선술집이었죠. 여하튼 무척이나 폭음을 한 것 같아요.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사고가 났어요. 차가 논으로 달려들어 갔거든요. 어쨌든 사고를 수습하고 여기저기 붕대를 감고 있으니까, 자초지종을 모르는 지인들이 나를 위로하며 한다는 말들이 모두 '이렇게 고생하시면서 정훈 교육을 하고 있으세요?'였어요. 지금도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그들에게 무척이나 미안해요.』   시인은 『나는 역사의식이 강한 사람』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그의 말대로 일제시대 한때 「主義者」가 됐던 것도 , 작가로서 전쟁의 한가운데에 섰던 것도 그의 역사의식이 바탕이 된 것이었다. 전쟁 후 그는 反독재 투쟁에 앞장선다.   『나는 자유를 찾아서 남쪽으로 왔고 그 다음에는 자유를 위해서 민간인으로서 전쟁의 최일선에 섰던 사람이야. 그런데 전쟁 후에 이승만 정권이 자유를 억압하고 독재정치를 하니까 그래서 투쟁에 앞장섰던 거지』 1952년, 전세가 교착상태에 빠지고 승리일보가 폐간되자 구상 시인은 영남일보의 주필 겸 편집국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1953년에는 「민주고발」이라는 사회평론집을 낸다. 이승만 정권의 독재를 비난한 이 평론집은 곧바로 판매금지령이 떨어졌다.   이러한 활동을 벌인 시인을 기다린 것은 감옥이었다. 자유당 정권은 利敵兵器(이적병기)를 북한에 밀송하려 했다는 혐의로 구상 시인을 잡아넣는다. 이 사건은 구상 시인의 친구가 남대문 시장에서 美製(미제) 진공관 2개를 東京대학에서 연체생물 연구를 하고 있는 사위에게 사보낸 것을 구실삼아 반공법 위반죄로 시인의 친구와 시인을 잡아넣은 사건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구속된 구상 시인에게 검찰은 15년 형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구상 시인은 최후 진술에서 『조국에 모반한 죄목을 쓰고 有期刑囚(유기형수)가 되느니보다 사형이 아니면 무죄를 달라』 고 말했다. 다행히 재판관이 무죄를 선언함으로써 시인의 감옥생활은 8개월여의 기간으로 막을 내리게 된다.   『자유당 정권 말기 민권투쟁을 할 때 나는 민권투쟁위원회의 부장이었고, 김대중, 김영삼 씨는 간사고 그랬어요. 나는 엄상섭이니 전진한이니 하는 분들과 시공관에서 강연도 하고 그러다가 잡혀 감옥에 갔지요. 감옥에 가서 8개월 지내다가 4·19 직전에 나왔어요. 감옥에서 줄곧 현실에 나서느냐, 문학의 길에만 정진할 것인가를 고민했었는데, 마침내는 문학의 길만을 가기로 결심했어요. 그런데 지금까지도 내가 소위 박정희 정권에 참여하지 않은 이야기만이 널리 알려져 있지요.(략) 좀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감옥에서 이미 결심한 바가 있어 민주당 때에도 현실 참여를 하지 않았고 박정희에게도 나를 남산골 샌님으로 그대로 놔두라고 했지요. 그런데도 자꾸 권하길래 그때 내가 서강대에 나가면서 카톨릭에서 경영하고 있던 경향신문의 논설위원으로 있었는데 그 신문사에 이야기하여 그해 가을에 동경의 지국장으로 나가게 되었어요. 말하자면 피신이었지요. 이 곳에 있으면서 참여는 안하면서 친구가 하는 일에 대해서 잘 했느니 못 했느니 시비를 할 수도 없고 해서 차라리 외국으로 나가겠다고 결심한 것이지요. 그러자 박정희 장군은 김팔봉 선생을 비롯한 주변 분들을 통해서 직간접적으로 나의 동경행을 만류하기도 했지요. 나는 현실에서 완전히 이탈해서 일본에 가서 60년대를 보내면서 폐를 두 번이나 수술했지요. 70년대에는 하와이 대학에 교수로 취직을 해서 5년 넘게 있었지요. 상주 작가로 동서문화센터에 가서도 있었고, 60-70년대를 그렇게 외국에서 보내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그 사람이 대통령을 했지만 나와는 아무런 이해 관계를 갖지 않을 수 있었지요. 그 사람이 세상을 떠나고 난 뒤에 세상이 다 죽일 놈으로 모는 악당일지라도 친구는 친구니까 5년 동안 내가 제례미사를 드렸어요.』   시인 구상은 1959년의 감옥 생활 이후 그의 결심대로 일체의 사회적 직책을 맡지 않는다. 일체의 사회활동을 접은 시인이 그 후 걸은 길은 후학 양성을 위한 교수의 길이었다. 그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 등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는 교직자의 길을 걸었다.   朴대통령과 구상 시인의 인연 한가운데는 李龍文(이용문) 장군이 있다. 구상 시인은 李장군의 소개로 朴대통령을 만났다. 구상 시인이 李장군을 알게 된 것은 1949년에 육군정보국에 들어가면서다. 당시 정보국장이 李장군이었고 두 사람은 이내 친해져 밤낮 술자리를 하는 사이가 됐던 것이다.   『의기투합했지. 말이 통했어. 李장군이 소개해 준 朴대통령도 마찬가지였고』구상 시인의 말대로 세 사람은 의기투합했고 말이 통하는 사이로 서로에 대한 정 또한 깊었던 것 같다. 세 사람 중 李장군이 제일 일찍 세상을 떠나는데 그날이 1953년 6월24일이다. 비행기 사고로 李장군이 먼저 그들 곁을 떠나게 된 것이다. 그날은 대구에서 저녁에 셋이 함께 만나 술을 마시기로 약속한 날이 기도 했다. 5·16 후 朴대통령이 정치외적으로 처음 한 일은 수유리에 있는 李장군의 동상 건립이었다고 한다. 구상 시인이 그 일에 간여했음은 물론이다. 朴대통령 逝去 (서거) 후에 세 사람 중 홀로 남은 구상 시인은 朴 前 대통령을 위해 5년 간 제사를 올렸다고 한다.   朴대통령과 시인의 사이가 어느 정도로 각별한가를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호칭이다. - 朴대통령을 부를 때 「박첨지」라고 불렀다면서요. 『官에 나가 있으니까 그렇게 불렀지(웃음)』  ―대통령 되기 전부터 그렇게 불렀습니까. 『아냐, 대통령 되기 전에는 서로 존대를 했지. 대통령 되고 나서 그렇게 불렀어』 ―한 나라의 최고 책임자였는데도요. 『나에겐 만만한 사람이었으니까』 ―대통령 각하라고 부른 적은 없습니까. 『없어, 그렇게 부른 적 없어. 朴대통령도 그걸 원하지 않았지』 ―그렇게 격식이 없을 정도로 가까이서 지켜본 인간 朴正熙의 모습은 어떠했습니까. 『의협심이 많은 사람이었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그래서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었어 . 군인 때 만났지만 아주 해박했어. 플라톤의 국가론도 읽고, 월남 패망사도 읽고 한 마디로 박학다식에 견식이 풍부한 사람이었어』 ―朴대통령 이후로는 정계 입문을 권유받은 적이 없습니까. 『있지. 5共 출범할 때 소위 말하는 3許씨 가 찾아왔었어. 민정당 10인 발기위원회에 참여해 달라는 부탁이었어. 거절했지. 그 후에도 총재 고문이라든가, 전국구 의원 등의 제의가 있었지』   시인 구상과 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기인들과의 교류다. 절친한 친구인 천재 화가 李仲燮(이중섭), 시인인 空超(공초) 오상순, 우리나라 아동문학의 선구자이자 「어린이 헌장」의 기초자인 馬海松(마해송) 선생을 비롯 세상을 떠난 사람에서부터 현존하는 걸레 스님 重光(중광)에 이르기까지 시인은 마치 기인(奇人)들과의 교류가 취미인 사람처럼 보인다. 그가 우리 시대의 아웃사이더들과 함께 하기를 즐기는 이유는 간단하다. 『모두 규격품만 있으니까 재미가 없잖아. 非규격품인 奇人들은 재미없는 사회에 재미도 주지만 거리에 청량감을 주는 살수차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이중섭과의 우정은 남달랐다. 구상의 서재에는 특이한 그림이 걸려 있다. 옛날 이중섭 화백이 담뱃갑의 은박지에 연필로 그린, 그 유명한 천도 복숭아 그림이다.  "왜 어떤 병이든지 먹으면 낫는다는 천도복숭아 있지 않아. 그걸 먹고 우리 상(常)이 어서 나으라는 말씀이지."  구상 선생님이 폐 절단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문병을 가긴 갔지만 돈이 없어 빈손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이중섭 화백이, 즉석에서 담뱃갑 속지인 은박지에다 구상이 평소 좋아하던 천도 복숭아를 그려준 것이다.   구상이 중섭과 공초 선생에 대해서  밝힌 글을 보자. 『어려운 시대를 함께 살았던 화가 이중섭은 절친하게 지내던 고향친우로, 일찍 세상을 떠나보내고 나니 그를 기억할 때마다 늘 가슴이 아프지요. 생전에 그림밖에 몰랐고 생존의 무기란 오직 그림뿐이었던 천재적인 화가였지요. 그러나 중섭은 뭇천재들이 그랬듯이 너무 비참하게 살다가 가엾게도 너무나 빨리 세상을 떠났어요. 그리고 우리 신시 개척에 선구자이신 공초 선생에게 대해서는 내게 이런 일화가 있지요. 내가 영남일보사에 근무하고 있을 때 하루는 그분이 찾아와 하시는 말씀이 “이 사회를 건질 묘방으로 날마다 자신의 모습을 성찰해 보는 묵상의 시간을 국가가 정해서 그 캠페인을 벌이자”는 겁니다. 선생 생전에 기행 일화는 많지만 그때는 그저 공초다운 말씀이라 생각하고 비현실적인 제안이다 싶어 신문에 사설화하지 못했는데 물질만능의 세태에 이르러 보니 선생의 그 치세훈이 절실해집니다.』   젊은 작가들에게 구 시인은 당부한다. 『말과 생각이나 느낌이 이원적으로 분리되어, 문학이라는 것을 말의 치레로 잘못 생각하고 있어요. 서로 대화를 할 때에도 말을 번드레하게 잘 한다고 해도 그 말 속에 등가량의 진실이 없으면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가 없지요. 소위 말의 깊이와 넓이와 높이는 그 사람의 인식추구의 치열성과 진실성에 따르는 거지요.』라고.      
865    시인들, 봄을 노래하다... 댓글:  조회:5828  추천:1  2015-04-05
                       꽃몸살                             장철문                            몸살 한 번 되게 앓은 뒤에                          산길 간다                          이 화창한 날을 보려고                          되게 한 번 튼 것인가                          볕살만큼이나 가벼운 몸이다                          배꽃보다                          거름 냄새 짙게 흩어진 날인데                          오늘이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이 시소 타는 그날인가                          당신만 늙어가는 것 같다고                          취로 사업도 잃은 아버지는                          백주에 약주                          아직도 아버지와 적대하는 내게                          형님은 나무라는 전화 넣고                          당신이 그랬듯이                          이쪽에서 당신을 품어야 할 나이인가                          배꽃보다                          분뇨 냄새 짙게 흩어진 날인데                          갓 피어나는 것들은                          갓 피어나는 그것만으로 아름다운 것인가                          몸살 지난 몸처럼이나                          가벼운 봄날                          바람깃 같은 몸 데리고                          산길 간다                                                                   시집< 산벚나무의 저녁> 창비. 2003년                         꽃피는 봄날         남진우   햇살 아래 고드름처럼 녹아내리는 눈동자   텅 빈 눈구멍 속에 지렁이 떼가 꼬물거린다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았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그 봄날 저녁                              엄원태(1955 - )                            그날 저녁엔 바람이 심하게 쏠려 불고                            나무들도 서 있기가 불편했습니다                          옮겨 심은 지 얼마 안 되는 향나무들은                          제 멋대로 가울고, 뿌리덩이를 쳐든 채                          황량히 쓰러지고 있었습니다                            서성대는 키 큰 나무들 위로                          음산히 구름들이 짓누르듯, 낮게 낮게 흐르고                          컴컴한 구름 사이로 간간이 비치는 하늘은                          남빛이 점차 짙어 어두워 같습니다                            밤이 오면, 누구는 저 거친 들판으로                          누구는 또 세상의 허술한 집들을 향하여                          습기찬 바람을 온 몸에 맞으며 갑니다                            제 몸 하나 가누기 어려워 쓸쓸하기만 한                          들풀들의 영토에도 밤은 내리고                          사람들은 그 어두운 풍경 속으로 들어가                          시린 어깨를 웅크려 잠들고                          꿈꾸어 아픈 밤을 지나서는 정말 우연히                          불확실한 새벽에 이르곤 하는 것입니다                                                           1990년 로 등단                                              그저 막연한                               신석종                                  봄은 아리다                                가끔은 그렇다                                  구덩이에서 꺼낸                                봄 감자를 날 것으로                                처음 먹을 때처럼                                  목이 아리다가                                눈이 아려져오고                                마음이 싸해진다                                  아리다는 건                                막연한 설움이다                                설명할 수 없는       금잔디            김소월   잔디 잔디 금잔디 심심산천에 붙는 불은 가신 님 무덤가에 금잔디 봄이 왔네, 봄빛이 왔네 버드나무 끝에도 실가지에 봄빛이 왔네, 봄날이 왔네 심심산천에도 금잔디에             기다리는 봄    이병주   버들강아지 기지개 켜고 졸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 들려오는 봄에 온다 하고 겨울에 떠난 임 아직 풀지 못한 그리움 그대로입니다   겨울 잔바람 피하려 먼 곳에 있는 노란 흰나비 빨리 오라 하는 것은 진달래 빨리 피워 임 오는 날 앞당기려 합니다                 긴 봄날    허영자     어여쁨이랴 어찌  꽃뿐이랴   눈물겹기야 어찌 새 잎뿐이랴   창궐하는 발병 죄에서조차 푸른 미나리 내음 난다 긴 봄날엔 ㅡ   숨어사는  섧은 情婦    난쟁이 오랑캐꽃 외눈 뜨고 내다본다 긴 봄날엔 ㅡ                                                                                     나비야 나비야         주병률(1960 ㅡ  ) 경주.1992년 현대시 등단.   봄, 하루해 짧아서 강물에 떠 가는 꽃잎 하나 보지 못하네   붉거나 희거나 그 꽃잎 떠나고 빈자리 사무쳐 밤바람 흥성한 봄날 저녁   보이는 것 하나 없이 애타는 마음 죄가 여기 있었네 그 꽃잎 내 안에 있었네               내사랑은           송수권   저 산마을 산수유꽃도 지라고 해라 저 아랫뜸 강마을 매화?도 지라고 해라 살구꽃도 복사꽃도 앵두꽃도 지라고 해라 하구 쪽 배밭의 배꽃들도 다 지라고 해라 강물 따라가다 이런 꽃들 만나기로서니 하나도 서러울 리 없는 봄날 정작 이 봄은 뺨 부비고 싶은 것이 따로 있는 때문 저 양지 쪽 감나무밭 감잎 움에 햇살 들치는 것 이 봄에는 정작 믿는 것이 있기 때문 연초록 움들처럼 차오르면서 햇빛에도 부끄러우면서 지금 내 사랑도 이렇게 가슴 두근거리며 크는 것 아니랴 감잎 움에 햇살 들치며 숨가쁘게 숨가쁘게 그와 같이 ? 부비는 것 소근거리는 것 내 사랑 저만큼의 기쁨은 되지 않으랴                                      내 손에 남은 봄          강인한   부드러운 능선의 칼금을 문 하늘 위로 제비가 왔다 생일이면 내 전생에 상제의 딸을 엿본 죄로 여기 서서   담 너머 눈부신 향기가 날아오고 영롱한 구슬소리가 종일토록 늙은 벚나무 꽃잎을 털어 목욕을 마친 그대 속살의 본홍 그대 속살의 향긋한 흰빛을 다 비춰줄 때까지 기다린다   후생의 내가 살아 바라보는 스스로의 옷이 문득 낯설고 오랜 기다림에 목이 말라 자꾸만 거울을 보는데 뒤꼭지 까만 밤이 발을 적실 듯 길게 흘러나온다   사랑이여 펼치고 펼쳐서 내 손에 남은 봄이 이제 많지 않다               내 척박한 가슴에 온 봄    김영승   우리 동네 향긋한 들길을 걸으면 두엄냄새 상큼히 코끝 찌르고 학교에서 돌아오는 학동들 등에 맨 예쁜 가방 위에 쌓인 변두리 황토 흙먼지 과수원 나무 사이사이 쥐불은 검게 타고 목장 젖소들 음매음매 되새김질 하는데 작은 교회 지붕에 숟가락처럼 걸린 십자가도 눈물겹고 이제 다시 돌아온 탕자의 무거운 발길 또 무섭다 무슨 변고가 또 있을까 나 같은 죄에 물든 미물도 다 살아가는데 새싹이 돋을 거라고 꽃이 또 필 거라고 그 무슨 못다 기다린 슬픈사람이 남아 있다고 봄비가 내리듯 술로 적셔야겠다 썩은 고목에 버섯이라도 돋게 해야겠다                         늦은 봄날                          강인한                           간장 항아리 위에                         둥근 하늘이 내려오고                         매지구름 한 장                         떴다가                         지나가듯이                           어디 아프지는 않은지                         가끔은 내 생각도 하는지                            늦은 봄날 저녁                          머언 그대의 집 유리창에                          슬며시 얹히는 놀빛                          모닥불로 피었다가                          스러지듯이                                                                                                       놓치다 봄날                        이은규                            저만치, 나비가 난다                          생의 귓바퀴에 봄을 환기시키는 운율로                            저 흰 날개에 왜                          기생나비란 이름이 주어졌을까                          색기없는 기생은 살아서 죽은 기생                          모든 색을 날려 보낸 날개가 푸른빛으로 희다                          잡힐 듯 잡힐 듯, 읽히지 않는 나비의 문장 뒤로                          먼 곳의 네 전언이 거기 그렇게 일렁인다                          앵초꽃이 앵초앵초 배후로 환하다                          바람이 수놓은 습기에                          흰 피가 흐르는 나비날개가 젖는다                          젖은 날개의 수면으로 햇살처럼 비치는 네 얼굴                          살아서 죽은 날들이 잠시 잊힌다                             이 봄날 나비를 쫓는 일이란,                           내 기다림의 일처럼 네게 닿는 순간 꿈이다                           꿈보다 좋은 생시가 기억으로 남는 순간                           그 생은 살아서 죽은 나날들                              바람이 앵초 꽃잎에 앉아                            찰랑, 허공을 깨뜨린다                            기록이 없을 나비의 문장에 오래 귀 기울인다                            꼭 한 뼘씩 손을 벗어나는 나비처럼                            꼭 한 뼘이 모자라 닿지 못하는 곳에 네가 있다                              어느 날 저 나비가                            허공 무덤으로 스밀 것을 나는 알지 못한다                            봄날,                            기다리는 안부는 언제나 멀다                                                                              다시 봄이 왔다                           이성복                            비탈진 공터 언덕 위 푸른 풀이 덮이고                          그 아래 웅덩이 옆 미루나무 세 그루 갈라진 밑둥에도                          푸른 싹이 돋았다                          때로 늙은 나무도 젊고 싶은가보다                          기다리던 것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누가 누구를 사랑하고                          누가 누구의 목을 껴안듯이 비틀었는가 나도 안다                          돼지 목 따는 동네의 더디고 나른한 세월                          때로 우리는 묻는다                          우리의 굽은 등에 푸른 싹이 돋을까 묻고 또 묻지만                          비계처럼 씹히는 달착지근한 혀,                          항시 우리들 삶은 낡은 유리창에 흔들리는 먼지 낀 풍경 같은 것이었다                          흔들리며 보채며 얼핏 잠들기도 하고                          그 잠에서 깨일 땐 솟아오르고 싶었다                          세차장 고무 호스의 길길이 날뛰는 물줄기처럼                          갈기갈기 찢기우며 아우성치며 울고불고 머리칼 쥐어뜯고 몸부림 치면서...                          그런 일은 없었다                          돼지 목 따는 동네의 더디고 나른한 세월,                          풀잎 아래 엎드려 숨죽이며 가슴엔 윤기나는 석회암이 깊었다                                                                                        시집 문지. 1986년                                                               대책없는 봄                            임영조                             무엇이나 오래 들면 무겁겠지요.                              앞뜰의 목련이 애써 켜든 연등을                            간밤엔 죄다 땅바닥에 던졌더군요                              고작 사나흘 들고도 지루했던지                             파업하듯 일제히 손을 털었더군요                               막상 손 털고 나니 심심했던지                             가늘고 긴 팔을 높이 뻗어서 저런!                             하느님의 괴춤을 냅다 잡아챕니다                               파랗게 질려 난처하신 하느님                             나는 터지려는 웃음을 꾹 참았지만                             마을 온통 웃음소리 낭자합니다                               들불 같은 소문까지 세상에 번져                             바야흐로 낯 뜨거운 시절입니다                               누구 짓일까                             거명해서 무엇하지만                               맨 처음 발설한 것은 매화년이고                             진달래 복숭아꽃 살구꽃이 덩달아                             희희낙낙 나불댄 게 아니겠어요                                싹수 노란 민들레가 망보는 뒤꼍                              자꾸만 수상쩍어 가보니                                이런!                               겁없이 멋대로 발랑까진 십대들 ....                                 냉이 꽃다지 제비꽃 환하더군요.                                 몰래 숨어 꼬나문 담뱃불처럼                               참 발칙하고 앙증맞은 시절입니다                               나로서는 대책없는 봄날입니다                                                                           더딘 슬픔                           황동규                               불을 끄고도 어둠 속에 얼마 동안                               형광등 형체 희끄무레 남아 있듯이                               눈 그치고 길모퉁이 눈더미가 채 녹지 않고                               허물어진 추억의 일부처럼 놓여 있듯이                               봄이 와도 잎 피지 않는 나뭇가지                               중력마저 놓치지 않으려 쓸쓸한 소리 내듯이                               나도 죽고 나서 얼마 동안 숨죽이고                               이 세상에 그냥 남아 있을 것 같다                               그대 불 꺼지고 연기 한번 뜬 후                               너무 더디게                               더디게 나는 봄                                                                    따뜻한 봄날                          김형영                             어머니 꽃구경 가요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어머니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마을을 지나고                           들을 지나고                           산자락에 휘감겨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었네                           봄구경 꽃구경 눈 감아버리더니                           한웅큼 한웅큼 솔잎을 따서                           가는 길바닥에 뿌리며 가네                             어머니, 지금 뭐하시나요                           꽃구경은 안하시고 뭐하시나요                           솔잎은 뿌려서 뭐하시나요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돌아갈 길 걱정이구나                           산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로카르노의 봄      헤세   우듬지들이 어두운 불 속에서 나부낀다 신뢰에 찬 푸르름 속에 더 어린아이처럼 더 새롭게 모든 것이 보라는 듯 열려 있다   자주 디뎌 낡은 계단들이 환심을 사려는 듯 영리하게 산 쪽으로 기울어 있다 불타 버린 담벼락으로부터 맨 먼저 핀 꽃들이 가녀리게 나를 부른다   산 개울이 초록 고추냉이 속을 헤집는다 바위들은 물방울 떨어뜨리고 해는 핥는다 기꺼이 잊을 용의가 있는 나를 본다 낯선 곳은 쓴맛이 난다는 것을                          먼 곳에서부터                      김수영                          먼 곳에서부터                        먼 곳으로                        다시 몸이 아프다                          조용한 봄에서부터                        조용한 봄으로                        다시 내 몸이 아프다                          여자에게서부터                        여자에게로                           능금꽃으로부터                         능금꽃으로 ....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몸이 아프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서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섭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몸살, 찔레꽃 붉게 피는                            오정국                             그 어디서 누가                           이토록 간절하게 노래를 부르고 싶어                           난데없이 내 입에서 이런 노래가 흘러나올까 찔레꽃,                           붉게 피는                            해질녘이면                          그 어딘가에서                          또 다른 내가 저물고 있듯이                            여태 내가 가보지 못한 곳에도 풍경이 있고                          책이 있고                          출렁거리는 물결이 있기에                             내가 강바닥에 쓰러져 울고 있을 때                           누군가 등 뒤에서 내 몸을 일으켜주었다 그런                           이야기다, 이 끝나지 않는 문장은                             때때로 시가 되고                           강가의 모닥불이 되고                           불 곁의 목쉰 노래, 노랫가락이 되어                           이 마음 이리 서성거리고                             그 어디서 누가                           이토록 간절하게 노래를 불러                           난데없이 내 몸이 이런 몸살을 앓을까 찔레꽃,                           붉게 피는                                                                                  시집 세계사 2005                                                                                                                                                                                                                                                                                                                                                                                                                 몹쓸 꿈     김소월   봄 새벽의 몹쓸 꿈 깨고 나면! 우짖는 까막까치, 놀라는 소리 너희들은 눈에 무엇이 보이느냐   봄철의 좋은 새벽, 풀 이슬 맺혔어라 볼지어다, 세월은 도무지 편안한데 두새 없는 저 까마귀, 새들게 우짖는 저 까치야 나의 흉한 꿈 보이느냐?   고요히 또 봄바람은 봄의 빈들을 지나가며 이윽고 동산에서는 꽃잎들이 흩어질 때 말 들어라, 애틋한 이 여자야, 사랑의 때문에는 모두 다 사나운 조짐인 듯, 가슴은 뒤노아라              바람과 봄          김소월   봄에 부는 바람, 바람부는 봄 작은 가지 흔들리는 부는 봄바람 내 가슴 흔들리는 바람, 부는 봄 봄이라 바람이라 이내몸에는 꽃이라 술잔이라 하며 우노라                                봄길                           김명인                            꽃이 피면 마음 간격들 한층 촘촘해져                          김제 봄들 건너는데 몸 건너기가 너무 힘겹다                          피기도 전에 봉오리째 져내리는                          그 꽃잎 부리러                          이 배는 신포 어디쯤에 닿아 헤맨다                          저 亡海 다 쓸고 온 꽃샘바람 거기 부는 듯                          몸 속에 곤두서는 봄 밖의 봄바람!                          눈앞 해발이 양쪽 날개 펼친 구름                          사이로 스미려다                          골짜기 비집고 빠져나오는 염소떼와 문득 마주친다                          염소도 제 한 몸 한 척 배로 따로 띄우는지                          만경萬傾 저쪽이 포구라는 듯                          새끼 염소 한 마리                          지평도 뿌우연 황삿길 타박거리며 간다                          마음은 곁가지로 펄럭거리며 덜 핀 꽃나무                          둘레에서 멈칫걸자 하지만                          남몰래 출렁거리는 상심은 아지랑이 너머                          끝내 닿을 수 없는 항구 몇 개는 더 지워야 한다고                          닻이 끊긴 배 한 척                                                                          시집< 길의 침묵> 문학과 지성사. 1999년                                  봄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봄, 가지를 꺾다        박성우                                                        상처가 뿌리를 내린다                               화단에 꺾꽂이를 한다                             눈시울 적시는 아픔                             이 악물고 견뎌내야                             넉넉하게 세상 바라보는                             수천개의 눈을 뜰 수 있다                               봄이 나를 꺾꽂이 한다                             그런 이유로 올봄엔                             꽃을 피울 수 없다 하여도 내가                             햇살을 간지러워하는 건                             상처가 아물어가기 때문일까                               막무가내로 꺾이는 상처,                             없는 사람은 꽃눈을 가질 수 없다                               상처가 꽃을 피운다                                   봄 나들이        정양(1942 - ) 전북 김제. 우석대 교수.   지긋지긋한 이 아파트 말고 어느 산기슭 어느 시냇가에 집 하나 짓고 예쁘게 사는 것이 아내는 소원이라 한다 말 못하는 짐승들도 기르고 오가는 새들 모이도 뿌려주면서 채소랑 곡식이랑 감 대추들 다 가꾸어 고맙고 다정하고 아까운 이들과 골고루 나누고 싶다고 한다   그런 소원쯤 언젠가 못 들어주랴 싶고 사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어서 그런 산기슭 그런 시냇가를 틈날 때마다 눈 여기며 나는 늙는다 먼 길 나다니는 차창마다 그런 산천을 먼발치로 탐내는 것이, 부끄럽지만 어느새 버릇이 되어 있다 친해지는 건지 철이 드는 건지 부끄럽기는 마찬가지다 햇빛 바르고 물길도 곱고 바람 맑은 곳 혼자서 점찍어보는 그런 그리운 데가 나다니다보면 참 많기도 하다 점찍어 보는 데가 너무 많은가 간이라도 빼주고 싶은 아내에게 간 빼낼 재주가 나에게는 영 없는가 간도 쓸개도 뱃속에 있기나 한가   모처럼 아내와 나선 봄나들이 나이 들수록 속절없이 산천은 곱다 꽃범벅으로 점찍어보는 그리움들이 먼발치로 자꾸 외면하면서 지나간다                    봄날에선가  꿈속에선가 릴케   어느 봄날에선가 꿈 속에선가 나 언제였던가 너를 만난 것이 지금 이 가을날을 우리는 함께 걷고 있다 그리고 너는 내 손을 쥐고 흐느끼고 있다   흘러가는 구름 때문에 우는가? 핏빛처럼 붉은 나뭇잎 때문인가?  그렇지 않으리 언제였던가 한 번은 네가 행복했기 때문이리라 어느 봄날에선가 꿈 속에선                봄날에 글을 읽다가     정약용(1762-1836)   아침 해 맑은 눈을 녹이고 맑은 창엔 똑똑똑 물방울 소리 독서란 본래 즐거운 것 경세에 어찌 이름을 추구하리 요임금 순임금 때는 풍속이 질박했고 이윤과 부열은 몹시 근면했지 나도 늦게 태어난 것은 아니니 먼 훗날의 희망을 품어 보노라                 봄날 아침       로렌스(1885-1930) 영국     아아, 열린 방문 저쪽 저기 있는 것은 아몬드나무 불꽃 같은 꽃을 달고 있다 이제 다투는 일은 그만두자   아아, 열린 방문 저쪽 저기 있는 것은 아몬드나무 불꽃 같은 꽃을 달고 있다 이제 다투는 일은 그만두자   이제는 정말 봄! ㅡ 보라 저 참새는 자기 혼자라 생각하면서 그 얼마나 꽃을 못살게 구는가 너와 나는   얼마나 둘이서 행복해지랴, 저걸 보렴 꽃송이를 두드리며 건방진 모습을 하고 있는 저 참새 하지만 너는 생각해 본 일이 있니?   이렇듯 괴로운 것이라고. 신경쓰지 말지니 이제는 끝난 일 봄이 온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여름처럼 행복해지고 여름처럼 우아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죽었었다 죽이고 피살된 것이니 우리는 예전의 우리가 아니다 나는 새로운 느낌과 열의를 지니고 다시 한번 출발하려 마음 먹는다   살고 잊는다는 것 그리고 또한 새로운 기분을 가진다는 것은 사치다 꽃 속의 새가 보이는가? ㅡ 저것은 흔히 취하는 일 없는 큰 소동을 벌이고 있다   저 새는 이 푸른 하늘 전부가 둥지 속에서 자기가 품고 있는 작고 푸른 하나의 알보다 훨씬 작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행복해진다 너와 나와 그리고 나와 또 너와   이제 다툴 일이란 하나도 없다 적어도 우리들 사이에서는 보라 방문 밖의 세계는 얼마나 호화로운가                  봄날 오후       김선우   늙은네들만 모여앉은 오후 세시의 탑골 공원 공중변소에 들어서다 클클 연지를 새악시처럼 바르고 있는 할마시 둘 조각난 거울에 얼굴을 서로 들이밀며 클클, 머리를 매만져주며 그 영감탱이 꼬리를 치잖여 ㅡ 징그러바서 높은 음표로 경쾌하게 날아가는 징,그,러, 바, 서, 거죽이 해진 분첩을 열어 코티분을 콕콕 찍어바른다 봄날 오후 세 시 탑골 공원이 꽃잎을 찍어놓은 젖유리차엥 어름어름 젊은 나도 백여시처럼 클클 웃는다 엉덩이를 까고 앉아 문 밖에서 도란거리는 소리 오래도록 듣는다 바람난 어여쁜, 엄마가 보고 싶다                      봄눈          정호승 봄눈이 내리면 그대 결코 다른 사람에게 눈물을 보이지 말라 봄눈이 내리면 그대 결코 절벽 위를 무릎으로 걸어가지 말라 봄눈이 내리는 날 내 그대의 따뜻한 집이 되리니 그대 가슴의 무덤을 열고 봄눈으로 만든 눈사람이 되리니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과 용서였다고 올해도 봄눈으로 내리는 나의 사람아                   봄바람   김억 하늘하늘 잎사귀와 춤을 춥니다 하늘하늘 꽃송이와 입맞춥니다 하늘하늘 어디론가 떠나갑니다 하늘하늘 떠서 도는 하늘 바람은 그대 잃은 이 내 몸의 넋들이외다                봄바람    김종해 개같이 헐떡이며 달려오는 봄 새들은 깜짝놀라 날아오르고 꽃들은 순전히 호기심 때문에 속치마 바람으로 반쯤 문을 열고 내다본다 그 가운데 숨은 여자 정숙한 여자 하얀 속살을 내보이는 목련꽃 한 송이 탓할 수 없는 것은 봄뿐이 아니다 봄밤의 뜨거운 피가 천지에 가득하다 손에 잡히는 대로 뜨뜻해지는 개 같은 봄날!               봄바람 맞는 노인     王伯(1277-1350) 고려 문신   어젯밤 산촌에 가랑비가 부슬부슬 대숲 밖 복사꽃이 환하게 피었네 봄빛에 취했나 백발의 저노인 꽃가지 꺾어 머리에 꽂고 봄바람 맞네              봄보다 따뜻한       문복주(1952-)     삼일 내내 눈 내리고 정형이 무너진 지리산 산골   눈길 따라 토끼 눈만 내놓고 여린 짐승으로 기어가며 낄낄거리는 아내                  봄볕     문 태준     오늘은 탈이 없다 하늘에서 한 움큼 춤쳐내 꽃병에 넣어두고 그 곁서 잠든 바보에게도 밥 생각없이 종일 배부르다 나를 처음으로 쓰다듬는다 오늘은 사람도 하늘이 기르는 식물이다                  봄볕에 굽다     고 영 봄볕 좋은 날 네 식구가 마당에 멍석을 깔아 앉아 숯불 화덕에 석쇠를 걸쳐놓고 꽃삼겹살을 굽습니다 봄볕에 익은 아이의 볼에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숯불 속에도, 꽃 삼겹살 위에도 개나리 노란 꽃잎이 기분좋게 피었습니다 고기 굽는 냄새에 몸이 달아오른 동네 개들은 울대가 꺾이도록 짖어대고 우리 안 돼지들은 새까맣게 속이 타들어 갑니다 집짐승들의 사소한 소란 속에 봄볕은 요란하지도 화려하지도 않게 내 집 마당에 평등하게 꽃을 피웠습니다 꽃 삼겹살 위에 봄볕이 자글거리지 않았더라면 아이들의 봄날은 얼마나 무료했을가요 살가운 봄볕에 구워진 자리마다 노란 개나리꽃이 꽃잎만 따먹어도 나는 배가 불렀습니다                     봄빛              이경진(1968 - ) 나는 그곳에 두터운 겨울 외투를 입고 갔었다 무채색에서 연두색을 도발하고 있던 햇살이 어린 것들을 바닥에 품고 겨울을 흘러온 진주 남강의 허리를 낚아채고 있었다 자기 땅에서 유배된 자들*을 쓰다듬다가 나도 그처럼 담담하게 낡아갈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 모차르트의 레퀴엠D단조가 햇빛에 변주되어 강물의 몸에 파문을 일으키는 것을 바라보고 있던 그날, 그대는 어느 골목에서 마른 울음을 삼키고 있을까 생각했었다 죽은 자를 위한 노래가 너무 아름다워 내 몸이 쪽빛 강물이고 싶던 오후   낯선 정거장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화사한 봄옷을 입고 촉석루 공원 간이 의자에 앉아 있던 늙은 부부와 그 위를 날아다니던 작은 새들이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렸다 몇 번 버스가 그냥 지나가고 눈이 시려 왔다               봄빛소견    김석규 새로 돋은 풀잎을 물고 새들이 날아오른다 봄이 오는 길목에 무량으로 내리는 햇살 첫아이 초등학교 입학 시키고 가는 걸음으로 온다 아까부터 마을 쪽에선 아지랑이 타는 냄새 자운영 꽃밭 속으로 송아지는 달아나고 퍼담을 수 없는 바람만 종일 불고 있다                           봄 섬진강  박라연 백사장에는 촛불 켜놓고 물새들에게 쌀을 바친 마음들이 새하얗다 물새가 흘린 답례의 눈물 울음웅덩이 이루는 데 함께 살면서 각자 살아온 발자국들이 덩달아 울어버린다   받아들여지지 않는 마음 함께 아파한 적 많을 것 같은 봄 섬진강 저 반짝이는 물결들 속엔 어젯밤 내 심장을 떠난 거친 눈물들 맑게 씻겨져 끼여 있다는 것 굳은살처럼 박혀 있는 잘못된 인연 씻고 또 씻다 보면 안다 그 인연 수의 입히어 모래무덤 속에 묻어줘야 한다는 것 봄 섬진강의 제망매가 들으면 안다 심장이 터지도록 켜켜이 숨이 피는 꽃을 문신하며 사는 꽃 혈통이라는 것 자목련 백목련 청매화 홍매화 다투어 가의 무릎 베고 눕는 자태 보면 안다 봄 섬진강은 상처를 반짝이게 하는 文靑이라는 것 깊은 물의 연두 바람의 풋풋한 방황 나눠 마시는 것을 보면 안다 사람의 이슬을 알아봐주는 커다란 눈동자라는것                        봄소식          천상병 입춘이 지나니 훨씬 춥구나! 겨울이 아니고 봄 같으니 달력을 아래 위로 쳐다보기만 한다   새로운 입김이여 그건 대지의 작난인가! 꽃들도 이윽고 만발하리라   아슴푸레히 반짝이는 태양이여 왜 그렇게도 외로운가 북극이 온지대가 될 게 아닌가                       봄소풍     박성우 봄비가 그쳤구요 햇발이 발목 젖지 않게 살금살금 벚꽃길을 거니는 아침입니다 더러는 꽃잎 베어문 햇살이 나무늘보마냥 가지에 발가락을 감고 있구요 아슬아슬하게 허벅지 드러낸 버드나무가 푸릇푸릇한 생머리를 바람에 말리고 있습니다 손거울로 힐끗힐끗 버드나무 엉덩이를 훔쳐보는 저수지 나도 합세해 집적거리는데 얄미웠을까요 얄미웠겠지요 힘껏 돌팔매질하는 그녀   손끝을 따라 봄이 튑니다   힘껏 돌팔매질 하는 그녀 신나서 폴짝거릴 때마다 입가에서 배추흰나비떼 날아오릅니다 나는 나를 잠시 버리기로 합니다                        봄, 싫다        이규리 백골 단청, 하얀 절 한 채 지금 막 무너지고 있다 그걸 받아 안는 한낮 무너져도 소리가 없다 저걸 누가 고요라 했겠다 언제 왔다 갔는지 만개한 벚나무 아래 신발 한 켤레   봄마다 땅 속으로 마약을 주사하는지 이맘때, 거품 물고 사지를 틀다 몸서리 잦아드는 마흔 노총각이 있지 깜빡 까무러진 대낮이 있지 백약이 무효한 청춘 덤불처럼 걷어내고 이내 어깨를 허문 잠 누가 고요라 했겠다   더 이상 속지 말자 해놓고 속는데 꽃 탓이라 하겠나 약 탓이라 하겠나 너무 가까워서 안 보이는 것도 있지 취하게 하는 건 향이 아니라 취하고 싶은 제 뜻일 텐데   그래, 나무가 언제 꽃 피웠나!                     봄아, 오너라    이오덕(1925-2003) 청송 먼 남쪽하늘 눈 덮힌 산봉우리를 넘고 따스한 입김으로 내 이마에 불어오너라   양지쪽 돌담 앞에 소꿉놀이하던 사금파리 밑에서 새파란 것들아, 돋아나거라   발가벗은 도토리들 가랑잎 속에 묻힌 산기슭   가시덤불 밑에서 달래야, 새파란 달래야, 돋아나거라   종달새야, 하늘 높이 솟아올라라 잊었던 노래를 들려다오   아른아른 흐르는 여울 물가에서 버들피리를 불게 해다오 쑥을 캐게 해다오   개나리꽃 물고 가는 노랑 병아리 새로 받은 교과서의 아, 그 책 냄새 같은   봄아, 오너라 봄아 , 오너라                 봄아침           양애경 새벽 잠자리에서 반쯤 깨어 양쪽 어깨에 번갈아 얼굴을 묻으며 누군가 안아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호 호 호 호이오 휘파람새가 노란색 장미 꽃잎을 수없이 감았다가 펼쳐 보여 주었다                    봄아침      이해인 창틈으로 쏟아진 천상 햇살의 눈부신 색실 타래   하얀 손 위에 무지개로 흔들릴 때 눈물로 빚어 내는 영혼의 맑은 가락   바람에 헝클어진 빛의 울을 정성껏 빗질하는 당신의 손이 노을을 쓸어 내는 아침입니다   초라해도 봄이 오는 나의 안뜰에 당신을 모시면 기쁨 터뜨리는 매화 꽃망울   문신 같은 그리움을 이 가슴에 찍어 논 당신은 이상한 나라의 주인   지울 수 없는 슬픔도 당신 앞엔 축복입니다                    봄에게1   김남조 아무도 안 데려오고 무엇 하나 들고 오지 않는 봄아 해마다 해마다 혼자서 빈 손으로만 다녀온 봄아 오십 년 살고나서 바라보니 맨손 맨발에 포스스한 맨머리결 정녕 그뿐인데도 참 어여쁘게 잘도 생겼구나 봄아                        봄에 소박하게 질문하다  엄원태 몸 풀린 청량천 냇가 살가운 미풍 아래 수북해서 푸근한 연둣빛 미나릿단 위에 은실삼단 햇살다발 소복하니 얹혀 있고 방울방울 공기의 해맑은 기포들 바라보는 눈자위에서 자글자글 터진다   냇물에 발 담근 채 붓둑에 퍼질고 앉은 아낙네 셋 미나리를 냇물에 씻는 아낙네들의 분주한 손들 너희에게 묻고 싶다 다만 살아 기쁘지 않느냐고   산자락 비탈에 한 무더기 조릿대들 칼바람도 아주 잘 견뎠노라 자랑하듯 햇살에 반짝이며 글썽이는 잎 잎들 너희에게도 묻고 싶다 살아 기쁘지 않느냐고   폭설과 혹한, 칼바람 따윈 잊을 만하다고 꽃샘추위며 황사바람까지 견딜만 하다고 그래서 묻고 싶다, 살아 기쁘지 않느냐고                  봄 연못       프로스트 이 연못들, 숲속에서도 언제나 흠 잡을데 없는 하늘을 비추고 곁에 있는 꽃처럼 추위에 떨기도 하고 곁에 있는 꽃처럼 이내 사라지기도 할게다 하지만 개울이나 강이 되어 사라지는 대신에 뿌리 타고 올라가 어두운 잎을 이루리   나무는 그 새싹 속에 숨기고 있으니 여름 숲이 되어 자연을 어둡게 하는 힘 나무여, 다시 생각해 다오, 어제 눈이 녹은 물 그 꽃 같은 물을 그 물 같은 꽃을 빨아들여 마시고 쓸어버리는 데에만 그 힘을 모두 써버릴건가                                   봄은          이대흠                               조용한 오후다                               무슨 큰일이 닥칠 것 같다                               나무의 가지들 세상 곳곳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다                               숨 쉬지 말라                               그대 언 영혼을 향해 언제 방아쇠가 당겨질지 알 수 없다                               마침내 그곳에서 탕, 탕, 탕, 탕 세상을 향해 쏘아대는 저 꽃들                               피할 새도 없이 하늘과 땅에 꽃들 전쟁은 시작되었다                               전쟁이다    ----> 등단 당시 오세영 시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거셌음.                                                                                                                                                                    봄은 또 어이해서 찾아오는가         임보                                    지난 온 겨울을                                    진눈깨비로 절인 산과 들판에                                    봄은 또 어쩌자고                                    그 작은 해빙의 가는 물소리로                                    찾아오는 것인가?                                      지난 온 겨울을                                    북풍에 찢긴                                    빈 나뭇가지 마른 풀잎 위에                                    봄은 또 어쩌자고                                    그 여린 꽃눈으로                                    솟아오르는가?                                      지난 온 겨울을                                    호열자보다도 무서운                                    매서운 零下로 가득했던 골목                                    그리하여 주민들은                                    눈과 귀를 그들의 두터운                                    커튼 뒤에 숨기고                                    病棟처럼 죽어 있었던 빈 마을에                                    봄은 또 어쩌자고                                    그 푸른 유혹의 입김, 아지랑이로                                    그렇게 피어오르는가?                                                                            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1900-1929)대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금성 3호. 1924년                       봄은 전쟁처럼           오세영                  늦바람 무섭다더니                  겨우내 적멸로 돌아가리라                  일제히 한 잎마저 벗고 동안거에 들었던 나뭇가지들                  입춘 지나 우수 지나 웅성 꿈틀거린다                  저, 저, 어누새 툭 불거진 눈방울 두릿두릿한 산수유 좀 보게                  살 오른 목련 봉오리 봉긋한 털가리개 좀 보게                  진달래 영산홍 아뜩한 입술부터 샐쭉, 적멸보궁이 눈앞이라도 못 참겠네 못참아                  여든 살 삭정이도 무릎을 일으켜 세우다 우지끈!                  큰일났네 산너머 전쟁이 온다네                  울긋불긋 아롱다롱 아무도 안죽고 무덤마저 살아나는 전쟁이 온다네                                                                                      봄은 해마다 ㅡ 괴테                                         꽃밭은 어느 새                                         언덕이 되어 흔들리고                                         그 곳에서 작은 꽃송이들이                                         새하얗게 나폴거린다                                         사프란이 활짝 피어                                         작열해 있고                                         스마라그드 꽃순도                                         핏빛으로 돋아난다                                         앵초꽃은 의기양양하게                                         뽐내고 있고                                         약삭빠른 제비꽃은                                         애써 숨는다                                         언덕에 존재하는 만물이                                         꿈틀거리고 피어나니                                         완연히, 봄은                                         소생하며 활동하도다                                         정원에는 꽃들이                                        화창하게 피어나니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고운 마음이로다                                        그 곳에는 끊임없이 나를 향한                                        불타는 눈길에                                        노래가 흘러나오고                                        즐거운 말이 샘솟는다                                        언제나 열려 있는                                        꽃들의 마음은                                        진지한 가운데 정답고                                       익살스런 가운데 순수하다                                       장미와 백합이 피는                                       여름이 와도                                       봄의 꽃들은                                       지지 않으리라                              봄을 기다리는 마음  신석정 우수도 경칩도 머언 날씨에 그렇게 차가운 계절인데도 봄은 우리 고운 핏줄을 타고 오기에 호흡은 가빠도 이토록 뜨거운가?   손에 손을 쥐고 볼에 볼을 문지르고 의지한 채 체온을 길이 간직하고픈 것은 꽃 피는 봄을 기다리는 탓이리라   산은 산대로 첩첩 쌓이고 물은 물대로 모여 가듯이   나무는 나무끼리 짐승은 짐승끼리 우리도 우리끼리 봄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이다                                         봄을 그대에게            릴케                                   갖가지의 기적을 일으키는                                   봄을 그대에게 보이리라                                   봄은 숲에서 사는 것                                   도시에는 오지 않네                                     쌀쌀한 도시에서                                   손을 잡고서                                   나란히 둘이서 걷는 사람만                                   언젠가 한 번은 봄을 볼 수 있으리                          봄을 맞는 폐허에서       김해강 어제까지 나리든 봄비는 지리하던 밤과 같이 새벽바람에 고요히 깃을 걷는다   산기슭엔 아즈랑이 떠돌고 축축하게 젖은 땅우엔 샘이 돋건만 발자취 어지러운 옛 뒤안은 어이도 이리 쓸쓸하여 ...   볕 엷은 양지 쪽에 쪼그리고 앉어 깨어진 새검파리로 성을 쌓고 노는 두셋의 어린아이   무너진 성터로 새어 가는 한 떨기 바람에 한숨지고 섯는 늙은이의 흰 수염은 날린다   이 폐허에도 봄은 또다시 찾아왔건만 불어 가는 바람에 뜻을 실어 보낼 것인가 오 ㅡ 두근거리는 나의 가슴이여! 솟는 눈물이여!   그러나 나는 새벽바람에 달음질치는 동무를 보았나니 철벽을 깨트리고 새 빛을 실어 오기까지 오 ㅡ 그 걸음이 튼튼하기만 비노라 이 가슴을 바쳐 ㅡ                             봄의 금기사항       신달자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그저 마음 깊은 그 사람과 나란히 봄들을 바라보아라 멀리는 산벚꽃들 은근히 꿈꾸듯 졸음에서 깨어나고 들녘마다 풀꽃들 소근소근 속삭이며 피어나며 하늘 땅 햇살 바람이 서로서로 손잡고 도는 봄들에 두 발 내리면 어느 새 사랑은 고백하지 않아도 꽃 향에 녹여 사랑은 그의 가슴 속으로 스며들리라 사랑하면 봄보다 먼저 온 몸에 꽃을 피워내면서 서로 끌어안지 않고는 못 배기는 꽃술로 얽히리니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무겁게 말문을 닫고 영혼 깊어지는 그 사람과 나란히 서서 출렁이는 생명의 출항 파도치는 봄의 들판을 고요히 바라보기만 하라 문학사상 2003년 5월호                         봄의 연못들     프로스트 숲 속에 있지만 거의 온 하늘을 깨끗이 담아주는 이 연못들은 연못가의 꽃들처럼 추워서 떨다가 그꽃들마냥 사라지리라 하지만 강이나 개울로 흐르지 않고 뿌리를 타고 올라 왕성한 잎을 피워내리라   자연을 짙게 물들이고 찬연한 여름 숲을 이를 힘을 그들의 숨겨진 봉우리에 감추고 있는 나무들 겨우 엊그제, 쌓인 눈에서 녹아내린 꽃같은 물과, 물과 같은 꽃들을 지우고 마시고 쓸어가 버릴 그 힘을 다 사용하기 전에 침착히 그 의미를 생각하여라                  봄의 줄탁            도종환 모과나무 꽃순이 나무껍질을 열고 나오려고 속에서 입술을 움찔움찔 거리는 걸 바라보다 봄이 따뜻한 부리로 톡톡 쪼며 지나간다 봄의 줄탁 금이 간 봉오리마다 좁쌀알 만한 몸을 내미는 꽃ㄷㄹ 앵두나무 자두나무 산벚나무꽃들 몸을 비틀며 알에서 깨어나오는 걸 바라본다 내일은 부활절   시골 교회 낡은 자주색 지붕 위에서 세워진 십자가에 저녁 햇살이 몸을 풀고 앉아 하루 종일 자기가 일한 것을 내려다보고 있다 애지.2006년 봄호.                         봄의 진동          고재종 조팝나무에 피죽새 운다 하여 그 소리 듣고자 뒷산에 갔더니만 아무리 귀 쫑긋대고 눈 씻어보아도 하늘은 정정하고 연둣빛만 차오를 뿐인데 대마침 저기 숲수평에서 꿩 꿔엉...적막을 깨는 장끼 소리에 순간 조팝꽃 새하얀 그 긴 꽃자루들이 바르르 떨리며 은잎 꽃잎 빗살 속에 마구 뿌리던 것이라니                            봄의 幻          남진우 봄이 오고 있다 몸속의 얼음이 녹아 조금씩 밖으로 스며 나오고 있다 나는 먼 나라에 있는 친구에게 편지를 부치고 혼잡한 거리를 걷는다 한걸음 걸을 때마다 몸 속의 추가 미묘하게 흔들리고 저울이 기울어진다 땅엔 구름을 끌어당기는 자석이 있어 빗방울을 내리게 하는 걸까 새 한 마리 날아가는 모습에도 나는 텅 빈다 대기 속을 떠도는 햇살의 씨앗에 얼굴을 부비며 나를 끌어당기는 천상의 자석을 떠올린다 길가의 상점 유리창마다 하나씩 나를 남겨두고 나는 걷는다 잔잔한 바람에도 몸 전체로 번겨가는 잎파랑 눈을 감고 한 세기가 저물기를 기다리지만 내 몸은 어느덧 투명한 물이 되어 흐르고 자전거를 탄 아이가 길게 경적을 울리며 지나간다 봄이 와서 머무는 자리 몸속의 저울이 간신히 평형을 회복한다                         봄이 그냥 지나요      김용택                             올 봄에도                            당신 마음 여기 와있어                            여기 이렇게 내 다니는 길가에 꽃들 피어나니                            내 마음도 지금쯤                            당신 발길 닿고 눈길 가는데 꽃 피어날 거에요                            생각해보면 마음이 서로 곁에 가 있으니                            서로 외롭지 않을 것 같아도                            우린 서로                            꽃 보면 쓸쓸하고                            달 보면 외롭고                            저 산 저 새 외롭고                            밤새워 뒤척여져요                            마음이 가게 되면 몸이 가게 되고                            마음이 안 가더래도                            몸이 가게 되면 마음도 따라가는데                            마음만 서로에게 가서                            꽃 피어나 그대인 듯 꽃 본다지만                            나오는 한숨은 어쩔 수 없어요                            당신도 꽃산 하나 갖고 있고                            나도 꽃산 하나 갖고 있지만                            그 꽃산 철조망을 두른 채                            꽃 피었다가                            꽃잎만 떨어져 짓밟히며                            이 봄이 그냥 지나고 있어요                                  봄이되면     김용택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는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봄이 오는 길목에서 박영희 그냥 가도 좋으련만 회색빛 겨울 하늘은 기어이 어머니 머리에 내려앉아 흰머리 한올 심어놓고 가고   지리한 겨울 대지보다 먼저 당신의 품으로 씨앗들 품은 채 밭은 기침 몇번으로 지난 가을을 용서해버린 아버지는 파란 하늘에 파종을 하고   삼월이라 햇살도 고와 낮에 뿌린 씨앗들 밤이면 별로 돋아나 대지는 아침을 열고 하늘은 탄식을 걷어내고                                                         봄처녀    이은상(1903 -1982) 경남 마산                       봄처녀 제 오시네 새풀 옷을 입으셨네                       하얀 구름 너울 쓰고 진주 이슬 신으셨네                       꽃다발 가슴에 안고 뉘를 찾아 오시는고                         님찾아 가는 길에 내 집 앞을 지나시나                       이상도 하오리다 행여 내게 오심인가                       미안코 어리석은 양 나가 물어볼꺼나                          봄 한낮       박규리 치자향 흐드러진 계단 아래 반달이랑 앉아 하염없이 마을만 내려다본다 몇 달 후면 철거될 십여호 외정마을 오늘은 홀로 사는 누구의 칠순잔친가 이장집 스피커로 들려오는 홍탁에 술 넘어가는 소리 소리는 계곡을 따라 산으로 오르지만 보지 않아도 보이고 듣지 않아도 들리는 그리운 것들은 다 산 아래 있어서 마음은 아래로만 흐른다 도대체 누구 가슴에 스며들려고 저 바람은 속절없이 산을 타고 오르느냐 마을 개 짖는 소리에 반달이는 몸을 꼬며 안달을 하는데 나는 어느 착한 사람을 떠나 흐르고 흐르다가 제비집 같은 산중턱에 홀로 맺혀 있는가 곡진한 유행가 가락에 귀 쫑긋 세운 채 반달이보다 내가 더 길게 목을 뽑아 늘인다                   봄 햇살 속으로   이해인 긴 겨울이 끝나고 안으로 지쳐 있던 나 봄 햇살 속으로 깊이 깊이 걸어간다 내 마음에도 싹을 틔우고 다시 웃음을 찾으려고 나도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눈을 감고 들어가고 또 들어간 끝자리에는 지금껏 보았지만 비로소 처음본 푸른 하늘이 집 한채로 열려있다                                    봄, 희망            김영승                            일곱달 째 신문대가 밀려                            신문도 끊겼다                            저녁이면 친구인 양 받아보던 신문도                            이제 오지 않는다                            며칠 있으면 수도도 전기도 끊길 것이다                            며칠 있으면                            이 생명도 이 몸에서 흘리던 핏줄기도                            끊길 것이다                            은행의 독촉장과 법원의 최고장                            최후통첩장                            수많은 통고장들이 수북히 쌓여 있다                              아내가 보낸 절교장도                            그 위에 놓여있다                              진달래가 피었노라고                            아내에게 쓰던 편지 위에                            핏방울이 떨어진다                            가장 빛나는 것을                            나는 한 장 집어 들었다                     불취 불귀       허수경(1964 - ) 진주 어느 해 봄 그늘 술자리였던가 그때 햇살이 쏟아졌던가 와르르 무너지며 햇살 아래 헝클어져 있었던가 아닌가 다만 마음을 놓아 보낸 기억은 없다   마음들끼리는 서로 마주 보았던가 아니었는가 팔 없이 안을 수 있는 것이 있어 너를 안았던가 너는 경계없는 봄 그늘이었는가   마음은 길을 잃고 저 혼자 몽생취사하길 바랐으나 가는 것이 문제였던가 그래서 갔던 길마저 헝클어뜨리며 왔는가 마음이   나 마음을 보내지 않았다 더는 취하지 않아 갈 수도 올 수도 없는 길이 날 묶어 더 이상 안녕하기를 원하지도 않았으나 더 이상 안녕하지도 않았다   봄 그늘 아래 얼굴을 묻고 나 울었던가 울기를 그만두고 다시 걸었던가 나 마음을 놓아 보낸 기억만 없다                                                          산 너머 남촌에는  김동환 1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 피는 4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5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대나   2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너른 벌엔 호랑나비 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 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대나   3 산 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재에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었다 이어 오는 가는 노래는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네 조선문단 18호.                      산도화        박목월 산은 구강산 보랏빛 석산   산도화 두어 송이 송이 버는데   봄눈 녹아 흐르는 옥 같은 물에   사슴은 암사슴 발을 씻는다               산방山房의 밤       왕발(650-676) 당나라 거문고 안고 방문을 열어놓고 술잔을 잡고 情人을 대한다 숲 속의 못가, 달밤의 꽃 아래 또 다른 하나의 봄나라                 술받으러 가는 봄       이화은 물병아리 한 마리가 딱 반 되짜리 주전자 뚜껑만한 고것이 겁 없이 봄강을 끌고 가네 꼬리 물살이 풍경화 속 원근법 같기도 하고 후라쉬 비추고 가는 외로운 밤길 같기도 한데 고 뚜껑이 잠시 물 속으로 잠수라도 해버리면 강은 덩치 큰 아이처럼 철없이 길을 쏟아버리고 마는데 반 되가 턱없이 말술이 되기도 한다는 걸 오래된 풍경화 속 원, 근, 어디쯤에 후라쉬 불빛 가까이 들이대고 보면 거기 쭈그러진 아버지 반 되짜리 주전자 꽥꽥 혼자서 울고 있다네 술 받으러 가는 아이처럼 물병아리 달그락달그락 추억 쪽으로 너무 멀리 가지 말거라 봄은 겉 늙어버린 덩치만 큰 아이 같으니                              아득한 봄날       정진규                       모내기 전 무논 가득                       슬어놓은 개구리 알 도룡뇽 알들                       동그랗게 다닥다닥 붙어 있는 마알간 유리창                       그 안에 새까아만 외눈동자 하나씩                       눈 뜨고 있다                       바깥을 내다보고 있다                       한창이던 찔레꽃 하얗게 눈발 날리고                       아득하다                       달래 간장에 밥 비벼먹고 나온                       심심한 동네 아이들                       개구리 알 도롱뇽 알 쪼그려 들여다보다가                       외눈박이다 도깨비 새끼다아                       논두렁길 줄지어 내달리는 한낮                                                                    아름다운 봄이 찾아와  하이네                                    아름다운 봄이 찾아와                                    온갖 꽃망울들이 피어날 때에                                    내 가슴 속에도                                    사랑이 움텄네                                      아름다운 봄이 찾아와                                    온갖 새들이 지저귈 때에                                    그리운 그대에게                                    불타는 사랑을 고백했지                                       아무도 없는 봄  이승훈 밖에 나가 음메 하고 돌아오고 방에 있다 다시 나가 하늘 보고 음메 하고 돌아오네 아무도 없는 봄 대문앞에서 지나가는 닭을 보고 음메 하고 돌아오지 책 읽다 말고 가슴이 막히면 또 뛰어나가 음메 하고 돌아오는 봄 머리 아프면 번개처럼 뛰어나가 골목 보고 음메 하고 지나가는 개를 보고 음메 하면 개가 웃지 웃어라 나를 먹어라 이 뼈다귀를 먹고 진창을 먹고 귀신을 먹어라 다시 돌아와 방에 앉지만 사는게 지옥이든 천국이든 밥 먹다 말고 다시 나가 음메 하고 돌아오는 봄                    어느 봄날  나희덕 청소부 김씨 길을 쓸다가 간밤 떨어져 내린 꽃잎 쓸다가 우두커니 서 있다 빗자루 세워 두고, 빗자루처럼 제 몸에 화르르 꽃물 드는 줄도 모르고 불타는 영산홍에 취해서 취해서   그가 쓸어 낼 수 있는 건 바람보다도 적다                                              연분홍          김억                          봄바람 하늘하늘 넘노는 길에                          연분홍 살구꽃이 눈을 틉니다                            연분홍 송이송이 못내 반가와                          나비는 너훌너훌 춤을 춥니다                            봄바람 하늘하늘 넘노는 길에                          연분홍 살구꽃이 나부낍니다                            연분홍 송이 송이 바람에 지니                          나비는 울며울며 돌아섭니다                                                           애모             김소월 왜 아니 오시나요 영창에는 달빛, 매화꽃이 그림자는 산란히 휘젓는데 아이, 눈 꽉 감고 요대로 잠을 들자   저 멀리 들리는 것! 봄철의 밀물 소리 물나라의 영롱한 구중궁궐, 궁궐의 오요한 곳 잠 못 드는 용녀의 춤과 노래, 봄철의 밀물 소리   어두운 가슴 속의 구석구석 .... 환연한 거울 속에, 봄구름 잠긴 곳에 소슬비 나리며, 달무리 둘녀라 이대도록 왜 아니 오시나요, 왜 아니 오시나요                      오는 봄              김소월 봄날이 오리라고 생각하면서 쓸쓸한 긴 겨울을 지나 보내라 오늘 보니 백양의 뻗은 가지에 전에 없이 흰 새가 앉아 울어라   그러나 눈이 깔린 두덩 밑에는 그늘이냐 안개냐 아지랑이냐 마을들은 곳곳이 움직임 없이 저편 하늘 아래서 평화롭건만   새들게 지껄이는 까치의 무리 바다를 바라보며 우는 까마귀 어디로서 오는지 종경소리는 젊은 아기 나가는 조곡일러라   보라 때에 길손도 머뭇거리며 지향없이 갈 발이 곳을 몰라라 사무치는 눈물은 끝이 없어도 하늘을 쳐다보는 삶의 기쁨   저마다 외로움이 깊은 근심이 오도 가도 못하는 망상거림에 오늘은 사람마다 님을 여의고 곳을 잡지 못하는 설움일러라   오기를 기다리는 봄의 소리는 때로 여읜 손끝을 울릴지라도 수풀 밑에 서러운 머리결들은 걸음걸음 괴로이 발에 감겨라                                 올봄        김용택                           올 봄엔 때없이 바람이 불곤 하였습니다                           저물녘에 잠들었던 바람이                           한밤중에 깨어나                           잠긴 문을 아무데나                           흔들어대곤 했습니다                           아무도 문 열지 않았습니다                           나도 이불 속에서                           생각을 생각하며                           생각이 자리잡히지 않아                           돌아눕곤 했습니다                           잠들어 누운 대로 눈 뜨면                           새벽별 하나가                           금 간 벽 틈으로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곤 했습니다                                                                                                                        울 엄마 봄          정완영                               바빠진 우리 엄마 맨발 벗고 나선 엄마                               지독한 두엄 냄새 떡 주물듯 주물면서                               구덩이 호박씨 심고, 새 소리도 심는대요                                 어째서 울 엄마는 귀도 그리 밝은 걸까?                               흙 냄새 간질간질, 빗소리도 간질간질                               상추씨 촉 트는 소리도 간질간질 들린대요                      이따금 봄이 찾아와  나희덕 내 말이 네게로 흐르지 못한 지 오래 되었다 말을 입에서 나오는 순간 공중에서 얼어붙는다 허공에 닿자 굳어버리는 거미줄처럼 침묵의 소문만이 무성할 뿐 말의 얼음조각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이따금 봄이 찾아와 새로 햇빛을 받는 말들이 따뜻한 물 속에 녹기 시작한 말들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아지랑이처럼 물 오른 말이 다른 말을 부르고 있다 부디 이 소란스러움을 용서하시라                               이래도 안오시겠어요        박남준                    아른아른 아지랭이가 먼 산들에 피어오르는 이 봄날                    겨우내 묵은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는 들녘에 가보아요                    양지쪽마다 새순 곱게 피어올리는 냉이며 달래 씀바귀                                                                            이른 봄      톨스토이                            이른 봄                            풀은 겨우 고개를 내밀고                            시냇물과 햇빛은 약하게 흐르고                            숲의 초록색은 투명하다                               아직 목동의 피리 소리는 아침마다                             울려 퍼지지 않고                             숲의 작은 고사리도                             아직은 잎을 돌돌 말고 있다                               이른 봄                             자작나무 아래서                             미소를 머금은 채 눈을 내리깔고                             내 앞에 너는 서 있었다                               내 사랑에게 보내는 응답으로                             살며시 눈을 내리깔았던 너                             생명이여!  숲이여!  햇빛이여!                             오오, 청춘이여!  꿈이여!                                                              이른 봄    헤세 바람이 밤마다 포효한다 그 축축한 날개가 무겁게 퍼덕인다 도요새들이 공중에서 비틀거린다 이제 아무 것도 더 잠자지 못한다 이제 온 땅이 깨었다 봄이 부르고 있다   가만, 가만히 있어라 내 마음아! 피 속에서도 비좁고 무겁게 격정이 솟구쳐 너를 옛길로 해서 인도하더라도 ㅡ 젊음 쪽으로는 이제 네 길이 가지 않는다                                이른 봄      호프만 시탈                        봄바람이 달려 간다                        잎사귀 없는 가로수 사이를                        이상한 힘을 가진                        봄바람이 달려 간다                          흐느껴 우는 소리 나는 곳에서                        봄바람은 몸을 흔들었고                        사랑에 가슴 아파 하는 아가씨의 흩어진 머리칼에서                        봄바람은 흔들었다                          아카시아 나무를 흔들어                        아카시아꽃을 떨어뜨리고                        숨결 뜨겁게 내몰아 쉬고 있는                        두 연인을 싸느다랗게 했다                          소리내어 웃고 있는 아가씨의                        입술을 웃고 있는 아가씨의                        입술을 살짝 어루만졌고                        부드러운 봄날에 눈을 뜬 들판을                        여기저기 찾아다닌 것이다                          목동이 부는 피리 속을 빠져 나와                        흐느껴 우는 소리와도 같이                        새벽놀 붉게 물든 곳을                        훨훨 날아 지나온 것이다                          연인들이 속삭이고 있는 방을 빠져 나와                        봄바람은 말없이 날았다                        그리고 희미한 낚시 불빛을                        허리를 굽히면서 끄고 온 것이다                          봄바람이 달려 간다                        잎사귀 없는 가로수 사이를                        이상한 힘을 가진                        봄바람이 달려간다                         벌거숭이 나무와 나무 사이를                       미끌어지듯 지나가면서                       봄바람의 입김은                       창백한 그림자를 뒤따른다                         지난 밤부터 불고 있는                       이른 봄날의 오솔바람은                       향긋한 냄새를 지니고                       이 마을에 찾아왔다                                          이른 봄  아침          정지용                              귀에 설은 새소리가 새여 들어와                              참한 은시게로 자근자근 얻어맞은듯                              마음이 이일 저일 보살필 일로 갈러저                             수은방울처럼 동글동글 나동그라저                              춥기는 하고 진정 일어나기 싫어라                               쥐나 한마리 훔켜 잡을 듯이                             미다지를 살포-시 열고 보노니                             사루마다 바람 으론 오호! 치워라                               마른 새삼넝쿨 새이 새이로                             빠알간 산새새끼가 물레ㅅ북 드나들듯                               새새끼 와도 언어수작을 능히 할가 싶어라                             날카롭고도 보드라운 마음씨가 파다거리여                             새새끼와 내가 하는 에스페란토는 회파람이라                             새새씨야, 한종일 날어가지 말고 울어나 다오                             오늘 아침에는 나이 어린 코끼리처럼 외로워라                               산봉오리 ㅡ 저쪽으로 몰린 푸로우ㅇ피일 ㅡ                             페랑이꽃 빛으로 볼그레 하다                             씩 씩 뽑아 올라간, 밋밋하게                             깎어 세운 대리석 기둥 인듯                             간ㅅ뎅이 같은 해가 익을거리는                            아침 하늘을 일심으로 떠바치고 섰다                             봄ㅅ바람이 허리띄처럼 휘이 감돌아서서                             사알랑 사알랑 날러 오노니                             새새끼도 포르르 포르르 불려 왔구나                                           22호.1927년 2월                              이번 봄         정진규 요즈음엔 자주 절대예감 같은 게 찾아온다 이번 봄 해인사 가서 또 그걸 보았다 장경각 가파른 계단 올라 들여다보다가 나무 창살 사이로 드나드는 꽃바람결 한참을 만지다가 장경각 바닥에 떨어져 조금씩 배밀이 하는 봄 햇살 살 오른 햇살도 한참을 만나다가 아무래도 해독되지 않는 경판들 쌓인 높이만 아득하게 더듬다가 저녁 예불 시간까지 기다리면 기필코 황홀 하나 만지게 되리라는 그게 왔다 보았다!  법고였다 마음 心자로 한참을 휘몰아가던 북채가 마지막 마음 心자로 북 바닥을 드윽 긁고 지나갔다 몇 번을 그랬다 열렸다 터졌다 법을 끝낸 손, 어혈의 손에서 피가 듣고 있었다 나도 직방 돌아서 내 법고가 되어 있는 팽팽한 여자를 마음 心자 하나로 드윽 긁었다 열렸다 터졌다 경판 한 장을 새기었다 이번 봄                                   이 봄의 노래          정희성                               무엇이 이 산에 꽃을 피우나                               봄이 오면 해마다 진달래 피어                               이 마음 울연히 붉어오겠네                               가야지 어찌 아니 돌아가리                               그리운 보리밭 푸른 하늘아                               정답던 친구 어디 가고                               이 봄만 남아 푸르러지나                               만나면 부둥켜 울고 싶어서                               4월은 꽃보다 더욱 붉어라                                                      이제는 봄이구나   이해인 강에서는 조용히 얼음이 풀리고 나무는 조금씩 새순을 틔우고 새들은 밝은 웃음으로 나를 불러내고 이제는 봄이구나 친구야 바람이 정답게 꽃이름을 부르듯이 해마다 봄이면 제일 먼저 불러보는 너의 고운 이름 너를 만날 연둣빛 들판을 꿈꾸며 햇살 한 줌 떠서 그리움, 설레임, 기다림... 향기로운 기쁨의 말을 적는데 꽃샘바람 달려와서 네게 부칠 편지를 먼저 읽고 가는구나, 친구야                   일용직 정씨의 봄         이명윤 벚꽃 가득한 풍경을 파일에 담는다 휴대폰을 여는 순간 (봄이다) 부르튼 입술이 봄을 한입 베어 물면 당신 잠시나마 봄이 되지 않을까 한가하게 봄 타령이라니요 어쩌면 쓴웃음 짓겠지만 언제 또 다른 일 찾아야 할지 모를 불안이 습관적으로 피고 지는 저녁 밥이 되지 못하는 봄이란 사치스런 감성으로 피고 지는 거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길 가 벚나무의 수많은 입이 터뜨리는 환한 웃음에 저게 다 출그도장이면 저게 다 밥이면 좋겠네 당신 잠깐의 미소로 행복할 수 있다면 봄이 그저 당신의 얼굴을 스쳐가는 가벼운 은유로 머물지라도 늦은 밤 찬밥을 얹은 숟가락에 꽃잎 한 장 올려주고 싶네 (계약기간을 연장합니다) 기다리던 통보가 오지 않는 당신의 저녁 계약하지 않아도 매년 찾아오는 봄 당신이 잃어버린 봄날의 한 컷을 돌려드리고 싶네                                     일획             장석주                       초봄에 매화 꽃눈 돋다, 어제와 다른 하늘 밑                       내닫는 호랑이다, 호랑이 눈동자다, 저 꽃들!                       아버지 가고 맞은 늦봄 천지에 모란꽃 붉다                       벚 꽃잎 분분하게 무너진다, 저 끊긴 인연들                       자다 깨다 설친 밤 개구리 떼 서책 읽는 소리                       물 빠진 개펄에 혼자 서 있는 민댕기물떼새                      오동은 곧고 소나무 굽었다, 무릇 금생이다                      풍란이 허공에 붓을 친다, 획이 굽은 듯 곧다                      하마 당신 올까, 무서리에도 꿋꿋한 까치밥                      아, 살아 움직인다, 명월 아래 기러기 떼 서체                      매화 국화 다 진 뒤 초겨울 앵두나무에 박새                      가는 길에 꽃 없어 섭섭할까 가지마다 설화!                                                                장터의 봄      김수우                            도살장에 팔려갈 늙은 소의 코끝에 붙은                            살구꽃잎 한 장                            소와 ?잎이 들여다보는                            길끝, 광주리 하나 걸어온다                              살 수 있을 것 같다                              자전거 시장꾸러미에 높다랗게 얹혀 실려가는                            붓꽃 몇 송이                            나를 본다, 모든 꽃은                            오랜 약속에 붙이는 느낌표이다                              얼마든지 살 수 있을 것 같다                      적선        길상호(1973 - ) 충남 논산 마음이 가난한 나는 빗방울에도 텅텅텅 속을 들키고 마는 나는   뭐라도 하나 얻어 보려고   계절이 자주 오가는 길목에 앉아 기워 만든 넝마를 뒤집어쓰고 앉아   부끄러운 손 벌리고 있던 것인데   깜빡 잠이 든 사이 아무 기척도 없이 다가와 너는 깡통 가득 동그란 꽃잎을 던져 넣고 갔더라   보지도 못한 얼굴이 자꾸 떠올라 심장이 탕탕탕 망치질하는 봄 깡통처럼 찌그러든 얼굴을 펼 수 없는 봄                                첫치마            김소월                                    봄은 가나니 저문 날에,                                    꽃은 지나니 저문 봄에,                                    속없이 우나니, 지는 꽃을                                    속없이 느끼나니 가는 봄을                                    꽃지고 잎진 가지를 잡고                                    미친 듯 우나니, 집 난 이는                                    해 다 지고 저문 봄에                                    허리에도 감은 첫 치마를                                    눈물로 함빡이 쥐어짜며                                    속없이 우노나 지는 꽃을,                                    속없이 느끼노나, 가는 봄을                                                              초록 기쁨-봄 숲에서          정현종                         해는 출렁이는 빛으로                         내려오며                         제 빛에 겨워 흘러넘친다                         모든 초록, 모든 꽃들의                         왕관이 되어                         자기의 왕관인 초록과 꽃들에게                         웃는다.  비유의 아바지답게                         초록의 샘답게                         하늘의 푸른 넓이를 다해 웃는다                         하늘 전체가 그냥 기쁨이며 신전이다                           해여, 푸른 하늘이여,                         그 빛에, 그 공기에                         취해 찰랑대는 자기의 즙에 겨운,                         공중에 뜬 물인                          나뭇가지들의 초록 기쁨이여                            흙은 그리고 깊은 데서                          큰 향기로운 눈동자를 굴리며                          넌즈시 주고 받으며                          싱글거린다                            오 이향기                          싱글거리는 흙의 향기                          내 코에 댄 깔때기와도 같은                          하늘의, 향기                          나무들의 향기!                                                                               초봄    송길자                              겨우내 헝클어진 산수유 울타리에                              신행 온 햇살들이 입김들을 나누는 날                              북성산 냉이 돌나물 봄을 살짝 엿본다                                개나리 진달래꽃 신접 난 담장 아래                              보라빛 목련 가지에 맑은 바람 걸어주고                              작약순 흙을 비집고 빨간 촉수 내민다                                                                           초봄          정완영                               내가 입김을 불어 유리창을 닦아내면                               새 한마리 날아가며 하늘을 닦아낸다                               내일은 목련꽃 찾아와 구름 빛도 닦으리                                                               초봄이 오다      하종오                          산수유 한 그루 캐어 집에 옮기려고                          산에 가만가만 숨어들었다                          나무는 뿌리를 밑으로 밑으로 내려놓았겠지                          자그마한 산수유 찾아 삽날을 깊숙이 꽂았다                          이제 한 삽 뜨면 산에게서 내게로 올 게다                          겨울 내내 집 안은 텅 비고 날 찾아오는 이 없었어                          이제 마당귀에 산수유 심어놓고                          그 옆에서 꽃 피길 기다리면                          이 산이라도 날 찾아오겠지                          삽자루에 힘을 주어도 떠지지 않아서                          뿌리 언저리 손으로 파헤쳐보았다                          산수유는 뿌리를 옆으로 옆으로 벌려놓고 있었다                          나는 삽날 눕혀 뿌리 밑을 돌아가며                          둥그렇게 뜬 뒤 밑동 잡고 들어올렸다                          한 그루 작은 산수유 실뿌리 뚜두두둑 뚜두두둑 끊기자                          산에 있던 모든 산수유들 아픈지 파다닥파다닥                          노란 꽃망울들 터뜨렸다                                                                              춘니春泥          김종길                              여자대학은 크림빛 건물이었다                              구두창에 붙은 진흙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알맞게 숨이 차는 언덕길 끝은                              파릇한 보리밭 ....                              어디선가 연식정구의 흰 공 퉁기는 소리가 나고                              있었다                              뻐꾸기가 울기엔 아직 철이 일렀지만                              언덕 위에선,                              신입생들이 노고지리처럼 재잘거리고 있었다                                                                                   춘래불사춘      양채영(1935 - ) 문경                                배반한 놈들의 이름과 낯짝                                그 말소리와 웃음을 생각하고 있는 동안                                창 밖에선 봄눈이 친다                                오락가락 재수없는 잎눈은 얼겠지                                배반은 쉽다                                배반은 차갑다                                꽃샘바람에 실려                                내리는 눈발은                                얼까 녹을까 망설이며                                어지러이 어지러이                                이 창 밖에 분분하다                                                                                     1966등단                                               춘설           정지용                                        문 열자 선뜻!                                        먼 산이 이마에 차라                                          우수절 들어                                        바로 호하로 아츰,                                          새삼스레 눈이 덮인 뫼뿌리와                                        서늘옵고 빛난 이마받이 하다                                          어름 금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                                        흰 옷고름 절로 향귀롭어라                                         옹숭거리고 살어난 양이                                       아아 꿈 같기에 설어라                                         미나리 파릇한 새순 돋고                                       옴짓 아니귀던 고기입이 오믈 거리는                                         꽃 피기전 철아닌 눈에                                       핫옷 벗고 도로 칩고 싶어라                           春信     유치환 꽃등인 양 창 앞에 한 그루 피어 오른 살구꽃 연분홍 그늘 가지 새로 작은 멧새 하나 찾아와 무심히 놀다 가나니   적막한 겨우내 들녘 끝 어디메서 작은 깃을 얽고 다리 오그리고 지내다가 이 보오얀 봄길을 찾아 문안하여 나왔느뇨   앉았다 떠난 아름다운 그 자리에 여운 남아 뉘도 모를 한 때를 아쉽게도 한들거리나니 꽃가지 그늘에서 그늘로 이어진 끝없이 작은 길이여                                           춘일      오탁번                                          풀귀얄로                                          풀물 바른 듯                                          안개 낀 봄산                                          오요요 부르면                                          깡종깡종 뛰는                                          쌀강아지                                          산마루 안개를                                          홑이불 시치듯 호는                                          왕겨빛 햇귀                                                                                            시안. 2005년 봄호                                 하얀 봄   오남구(계간 시향 주간) 이른 아침 티 없이 하얀 봄 속으로 내가 모자를 쓰고 구두를 신고 집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간다 글을 쓰다가 책상 위에 놓고 나간 봄의 A4하얀 종이 위엔 내 작은 키의 그림자가 흔들린다 어제 밤에 늦게까지 시를 말하며 마신 커피 그 붉은 눈을 뜨고 있는 카페인이 잠을 설쳐 놓아서 몽롱한 배경이 깔려 있다 엎지른 물도 얼룩을 남기고 있다 내가 승차장에서 전철을 기다리고 있는 하얀 봄 교향악이 울려 퍼지자 반짝하고 파랗게 보리밭이 떠오른다                                 해마다 봄이 되면         조병화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땅 속에서, 땅 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쉼 없는 작업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명을 생명답게 키우는 꿈                              봄은 피어나는 가슴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오,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나뭇가지에서, 물 위에서, 둑에서                              솟는 대지의 눈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햇빛이 말을 걸다     권대웅                           길을 걷는데                           햇빛이 이마를 툭 건드린다                           봄이야                           그 말을 하나 하려고                           수백 광년을 달려온 빛 하나가                           내 이마를 건드리며 떨어진 것이다                           나무 한 잎 피우려고                           잠든 꽃잎의 눈꺼풀 깨우려고                           지상에 내려오는 햇빛들                           나에게 사명을 다하며 떨어진 햇빛을 보다가                           문득 나는 이 세상의 모든 햇빛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강물에게 나뭇잎에게 세상의 모든 플랑크톤들에게                           말을 걸며 내려온다는 것을 알았다                           반짝이며 날아가는 물방울들                           초록으로 빨강으로 답하는 풀잎들 꽃들                           눈부심으로 가득 차 서로 통하고 있었다                           봄이야                           라고 말하며 떨어지는 햇빛에 귀를 기울여본다                           그의 소리를 듣고 푸른 귀 하나가                            땅 속에서 솟아오르고 있었다                     피파의 찬가         로버트 브라우닝(1812 -1889) 계절은 이른 봄 시간은 아침 아침 중에도 일곱 시 저 뒷동산 구름에 이슬구슬 맺혔다 노고지리 퍼덕이고 달팽이 가시 위에 앉아 있다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니 이 세상이 평화롭도다               하늘 펄펄 꽃사태     박두진 어떻게 당신은 내게 믿음을 주셨을까 당신을 믿을 수 있는 믿음을 주셨을까 그때 내 영혼 홀로 방황하고 칠흑 벌판 끝도 없는 무인 광야 사막 소낙비 천둥 번개 우릉대고 깨지고 우박 폭풍 폭설 펑펑 퍼붓다가도 갑자기 햇덩어리 폭양 펄펄 용광으로 끓어 동남서북 어딜 가나 절망뿐인 천지 진실로 나는 광야에서 나고 자란 어린 들짐승 스스로를 저주하고 스스로를 연민 해온 외롭고도 완강한 탕자였나니 말을 하는 짐승 날 수 없는 영혼 피로 이은 향수와 날고 싶은 꿈 오늘도 내일도 어제도 모르고 목숨도 혼도 영도 그냥 그래도 넘어지며 일어서며 상처뿐인 영혼에 놀라워라 무지갤지 섬광일지 하늘 사다릴지 할렐루야 그 십자가 길 피로 사서 이기신 부활이신 당신 앞에 황홀하나니 진실로 바라는 것의 그 실상이며 영생이신 당신 믿음의 그 증거이신 사랑이신 당신 하늘 펄펄 꽃사태의 영광 우러러 탕자 하나 무릎 꿇고 울음 울어라  
864    명시인 - 김억 댓글:  조회:4092  추천:0  2015-04-05
봄은 간다 밤이도다 봄이다.   밤만도 애달픈데 봄만도 생각인데    날은 빠르다. 봄은 간다.    깊은 생각은 아득이는데 저 바람에 새가 슬피 운다.    검은 내 떠돈다. 종 소리 빗긴다.    말도 없는 밤의 설움 소리 없는 봄의 가슴    꽃은 떨어진다. 님은 탄식한다.     요점 정리  지은이 : 김억(金億)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율격 : 내재율에 가까움. 각운(-다,-데, -ㅁ), 3·4조 혹은 4·4조 의 음수율  성격 : 감상적, 상징적, 낭만적, 독백적  표현 : 감정이입법, 영탄법, 대구법(각 연이 2행 대구로 됨)  어조 : 봄밤에 대한 애상적 어조  심상 : 공감각적 이미지  구성 : 1-3연 가는 봄의 아쉬움과 상실감 4-5연 시대 상황이 주는 절망감 6연 침묵할 수밖에 없는 답답함 7연 가 버린 봄에 대한 탄식  제재 : 봄밤  주제 : 봄밤의 애상적 정서, 상실한 자의 애상적 정서  특징 : 감정이입, 대구법(2행 1연의 대구), 3·4조 1음보와 2음보의 교체, 대구법의 잦은 사용으로 딱딱한 느낌→완전한 자유시가 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  출전 : (1918)   내용 연구 밤(어둠, 암담한 현실의 상징)이도다 봄(덧없이 흘러가 버리는 상실의 존재, 암담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주는 희망의 시간)이다.[대조를 통해 애상감 부각, 시간적 배경을 제시한 시구다. 밤은 암담한 현실의 상징이고 봄은 암담한 현실을 벗어나게 하는 희망의 시간이다. 양자의 대조를 통하여 봄밤에 느끼는 섬세한 애상이 표현된다.]  밤만도 애달픈데 봄만도 생각인데(애달픈 심정을 드러냄)[희망이 없는 암담한 현실에서 봄은 생각에만 그친다. 시적 화자의 애달픈 심정을 표현한 시구다. '-데'의 각운이 나타난다.]  날은 빠르다.(덧없음, 아쉬움) 봄은 간다.(덧없이 가는 세월의 무상감을 표현하는 시구다.)  깊은 생각은 아득이는데(아득하기만 한데, 시인이 창조한 시적 허용어) 저 바람에 새가 슬피 운다.[무상감으로 생각은 더욱 많고 아득하기만 한데 슬픈 새 울음소리가 들린다. '새'에 시인의 시적 감정이 이입이 되었다. '아득이는데'는 시적 조어(造語)로 '아득하다'라는 형용사에 동사의 연결어미 '-는데'를 붙여서 만들어 낸 말이다.]  검은 내(검은 밤 안개) 떠돈다. 종 소리 빗긴다.(비껴 간다,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는 소리)[검은 밤 안개와 들리지 않고 비껴가는 종 소리. 시적 자아가 인식하는 암담한 주변 상황을 표현한 시구다. '종 소리 빗긴다'는 표현은 청각이 시각으로 전이(轉移)한 공감각적 표현이다.]  말도 없는 밤의 설움(침묵해야 하는 현실) 소리 없는 봄의 가슴[말로 드러내어 표현할 수 없는 애달픈 밤의 서러움과 소리 내어 말할 수 없는 안타까운 봄에 대한 애상을 표현한 시구다. '-ㅁ'의 각운을 보여 준다.]  꽃은 떨어진다.('봄은 간다'에 상응하는 표현으로 상실감이 드러남) 님은 탄식한다.[가 버린 봄에 대한 탄식을 표현한 시구다. 이 글에서 '님'은 지금까지 표현된 주체로 보아서 시적 화자로 해석할 수 있다.]    밤 : 어둠, 암담한 현실의 상징  봄 : 덧없이 흘러가 버리는 상실의 존재, 암담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주는 희망의 시간  아득이는데 : 아득하기만 한데, 시인이 창조한 시적 허용어  빗긴다 : 비껴 간다  밤이도다 / 봄이다. : 시간적 배경을 제시한 시구다. 밤은 암담한 현실의 상징이고 봄은 암담한 현실을 벗어나게 하는 희망의 시간이다. 양자의 대조를 통하여 봄밤에 느끼는 섬세한 애상이 표현된다.  밤만도 애달픈데 / 봄만도 생각인데 : 희망이 없는 암담한 현실에서 봄은 생각에만 그친다. 시적 화자의 애달픈 심정을 표현한 시구다. '-데'의 각운이 나타난다.  날은 빠르다. / 봄은 간다. : 덧없이 가는 세월의 무상감을 표현하는 시구다.  깊은 생각은 아득이는데 / 저 바람에 새가 슬피 운다. : 무상감으로 생각은 더욱 많고 아득하기만 한데 슬픈 새 울음소리가 들린다. '새'에 시인의 시적 감정이 이입이 되었다. '아득이는데'는 시적 조어(造語)로 '아득하다'라는 형용사에 동사의 연결어미 '-는데'를 붙여서 만들어 낸 말이다.  검은 내 떠돈다. / 종 소리 빗긴다. : 검은 밤 안개와 들리지 않고 비껴가는 종 소리. 시적 자아가 인식하는 암담한 주변 상황을 표현한 시구다. '종 소리 빗긴다'는 표현은 청각이 시각으로 전이(轉移)한 공감각적 표현이다.  말도 없는 밤의 설움 / 소리 없는 봄의 가슴 : 말로 드러내어 표현할 수 없는 애달픈 밤의 서러움과 소리 내어 말할 수 없는 안타까운 봄에 대한 애상을 표현한 시구다. '-ㅁ'의 각운을 보여 준다.  꽃은 떨어진다. / 님은 탄식한다. : 가 버린 봄에 대한 탄식을 표현한 시구다. 이 글에서 '님'은 지금까지 표현된 주체로 보아서 시적 화자로 해석할 수 있다.   이해와 감상 암담한 시대 상황을 인식한 데서 비롯된 작품으로, 독백체의 표현과 간결한 구조를 통하여 주관적 정서를 절박하게 표현하고 있다. '밤, 애달픈데, 간다, 깊은 생각, 새가 슬피 운다, 검은 내, 밤의 설움, 꽃은 떨어진다, 님은 탄식한다' 등 일련의 이미지와 사물의 연쇄를 통해 상징주의 취미의 '암시·몽롱·밝음도 어둠도 아닌 음울·절망·염생(厭生)의 비조(悲調)'를 나타냄으로써 시적 상황을 모호하게 하였다. 이러한 모호한 형상화로써 이 시는 봄밤에 시적 자아가 까닭 없는 상실감으로,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느끼는 연민과 슬픔을 노래하고 있다. 이 시는 최초의 자유시로 널리 알려져 있는 주요한의 '불놀이'(1919)보다 앞서 발표된 것으로 문예 주간지 에 실린 선구적 작품이다. 이 시엔 교훈이나 계몽 의식의 보이지 않으며 한문투의 문장에서 벗어나 순 우리말을 구사하고자 한 흔적이 뚜렷하다. 완전한 내재율의 시는 되지 못하였지만 식민지 지식인 청년의 심리적 고뇌를 3.4조, 4.4조의 애조 띤 민요 가락으로 표현하고 있다. 전체 7연으로 각 연이 2행씩 형태적으로 배열되어 있으며 1,3,5,7연에는 '-다' 형태의 종지부가 나타나고, 2연에 '-데', 6연에 '-ㅁ'의 각운에 의한 율격 효과를 노리고 있다. 시 전체의 분위기는 어둡고 침울한데 어두운 현실을 '밤, 바람, 검은 내' 등의 상징적 시어로 표현하여 상징주의 경향을 느낄 수 있다. 신시에 대한 자각이 부족했던 당시에 형태에 대한 관심을 갖고 순 우리말을 구사한 한글시를 정착시키려 노력한 점을 의미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  심화 자료  김억(金億) 1896∼? 시인·평론가. 본관은 경주(慶州). 처음 이름은 희권(熙權), 뒤에 억(億)으로 개명하였으며, 필명으로 안서 및 안서생(岸曙生), A.S., 또는 본명 억(億)을 사용하였다. 평안북도 정주 출신. 아버지는 기범(基範)이며, 어머니는 김준 (金俊)이다. 5남매 중 장남이다. 출생 연도는 호적상으로 1896년으로 되어 있으나, 김억 유족의 말에 의하면 1895년이라고 한다. 오산학교(五山學校)를 거쳐 1913년 일본 게이오의숙(慶應義塾) 영문과에 진학하였다가,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하였다. 그 뒤 오산학교(1916)와 숭덕학교(崇德學校) 교원을 역임하였고, 동아일보사(1924)와 매일신보사 기자를 지냈으며, 한동안 ≪가면 假面≫을 편집하기도 하였다. 1934년 중앙방송국에 입사하여 부국장까지 지냈고, 8·15광복 후 육군사관학교와 항공사관학교 및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에 출강한 적도 있었다. 6·25남침 당시 피난하지 못하고 서울에 남아 있다가 그의 계동 집에서 납북되었다. 그 뒤의 행적은 확실하지 않다. 1904년 고향에서 박씨가(朴氏家)의 규수와 혼인하였으나, 1930년 중반에 사별하고, 1944년 봄 신인순(辛仁順)과 재혼하였다. 문단 활동으로는 1914, 1915년 ≪학지광 學之光≫에 시 〈이별 離別〉·〈야반 夜半〉·〈나의 적은 새야〉·〈밤과 나〉 등을 발표한 것을 시발점으로 하여, 1918년 ≪태서문예신보 泰西文藝新報≫에 프랑스 상징주의 시의 번역과 소개 및 창작시를 발표함으로써 본격화되었다. 그 뒤 창조 및 폐허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창조 創造≫·≪폐허 廢墟≫·≪영대 靈臺≫·≪개벽 開闢≫·≪조선문단 朝鮮文壇≫·≪동아일보≫·≪조선일보≫ 등에 시·역시(譯詩)·평론·수필 등 많은 작품을 발표하였다. 1910년대 후반부터 활발해진 프랑스 상징파의 시와 타고르·투르게네프 등 해외 문학의 번역·소개에 있어서의 구실과 한국 근대문학의 형성 과정에 그가 남긴 공적은 매우 컸다. 특히, 1921년 광익서관(廣益書館)에서 간행된 우리 나라 최초의 역시집 ≪오뇌(懊惱)의 무도(舞蹈)≫가 폐허 및 백조동인들의 초기 시에 미친 영향은 더욱 주목된다. 이와 같은 사실은 그가 행한 전신자적(轉信者的) 역할의 중요성을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1923년에 간행된 창작시집 ≪해파리의 노래≫는 한국 최초의 근대시집으로서, 프랑스 상징주의의 시와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고 있어 그의 전신자적 구실을 짐작하게 해준다. 한편, 에스페란토의 연구에서도 선편(先鞭)을 잡고 그 보급을 위하여 강습소를 열기도 하였으며, ≪개벽≫에 〈에스페란토자습실〉을 연재하여, 뒤에 간행된 ≪에스페란토 단기강좌 Esperanto Kurso Ramida≫라는 한국어로 된 최초의 에스페란토 입문서가 되었다. 또한, 김소월(金素月)의 스승으로서 김소월을 민요시인으로 길러냈고, 자신도 뒤에 민요조의 시를 주로 많이 썼다. 그리고 해외 시를 번역하는 데 주력한 다음, 이어서 민요시운동에도 적극성을 보였던 그는 1920년대 한국 근대시 형성기에서 매우 중요한 구실을 담당하였다. 첫 창작시집 ≪해파리의 노래≫ 전편에 흐르고 있는 감상주의적 색채는 역시집 ≪오뇌의 무도≫와도 그 맥락이 닿는다. 시적 서정의 단순성을 바탕으로 그 안에 시대의 아픔을 수렴시키고 새로운 율조를 창안하려는 실험의식에서 이 시집이 지니는 문학사적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기타 저서로는, 시집 ≪해파리의 노래≫ 이외에도 ≪불의 노래≫(1925)·≪안서시집≫(1929)·≪안서시초≫(1941)·≪먼동이 틀제≫(1947)·≪안서민요시집≫(1948), 역시집으로 ≪오뇌의 무도≫ 이외에 타고르의 시집 ≪기탄자리≫(1923)·≪신월 新月≫(1924)·≪원정 園丁≫(1924)·≪잃어진 진주≫(1924)가 있다. 한시 번역시집으로≪망우초 忘憂草≫(1934)·≪동심초 同心草≫(1943)·≪꽃다발≫(1944)·≪지나명시선 支那名詩選≫(1944) 2권·≪야광주 夜光珠≫(1944)·≪선역애국백인일수 鮮譯愛國百人一首≫(1944)·≪금잔듸≫(1947)·≪옥잠화 玉簪花≫(1949), 편저로 ≪소월시초≫(1939)·≪소월민요집≫(1948)이 있다. 산문집으로 학창여화 (學窓餘話)인 ≪사상산필 沙上散筆≫(1931)과 서간집 ≪모범서한문 模範書翰文≫ (1933) 등이 있다. 그밖에 중일전쟁 발발직후인 1937년 9월 종군간호부의 노래를 작사하였고, 일본의 고전인 ≪만엽집 萬葉集≫을 우리말로 변역하기도 하였다.  ≪참고문헌≫ 친일파군상(민족정경문화연구소 편, 1948), 韓國現代詩人硏究·其他(鄭泰榕, 語文閣, 1976), 韓國作家傳記硏究 下(李御寧, 同和出版公社, 1980), 韓國代表詩評說(鄭漢模·金載弘編, 文學世界社, 1983), 눈물의 詩人 金億論(朴貴松, 조선일보, 1936.2.23.∼29.), 岸曙의 先驅的位置와 文學(洪起三, 文學思想, 1973.5.), 近代民謠와 두 詩人(鄭漢模, 文學思想, 1973.5.).(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863    류시화 시모음 댓글:  조회:5164  추천:0  2015-04-05
류시화 시 모음 시 제목에 클릭하세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지금 알고있는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사랑이란 여행자를 위한 서시 우리는 한때 두 개의 물 만났었다 슬픔에게 안부를 묻다 짠 맛을 잃은 바닷물처럼 누구든 떠나갈 때는 겨울의 구름들 안개 속에 숨다 잊었는가 우리가 전화를 걸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 나무 들 풀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두 사람만의 아침 인간으로 태어난 슬픔 사랑의 기억이 흐려져간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지 않는다 그만의 것 세월 그건 바람이 아니야 뮤직박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잇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정말로 자주 입을 맞췄으리라.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 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 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사랑이란 또 다른 길을 찾아 두리번 거리자 않고 그리고 혼자서는 가지 않는 것 지치고 상처입고 구명 난 삶을 데리고  그대에게 가고 싶다. 우리가 더불어 세워야 할 나라 사시장철 푸른 풀밭으로 불러다오 나도 한 마리 튼튼하고 착한 양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여행자를 위한 서시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때는 불꽃 같은 삶과 바람 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열고  여행길 나서는 자는 행복하여라  아직 잠들지 않은 별 하나가  그대의 창백한 얼굴을 비추고  그대는 잠이 덜 깬 나무들 밑을 지나  지금 막 눈을 뜬 어린 뱀처럼  홀로 미명 속을 헤쳐가야 하리 이제 삶의 몽상을 끝낼 시간  순간 속에 자신을 유폐시키던 일도 이제 그만  종이꽃처럼 부서지는 환영에  자신을 묶는 일도 이제는 그만 날이 밝았으니, 불면의 베개를  머리맡에서 빼내야 하리  오, 아침이여  거짓에 잠든 세상 등 뒤로 하고  깃발 펄럭이는 영원의 땅으로 홀로 길 떠나는 아침이여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자  혹은 충분히 사랑하기 위해 길 떠나는 자는 행복하여라 그대의 영혼은 아직 투명하고  사랑함으로써 그것 때문에 상처입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리  그대가 살아온 삶은  그대가 살지 않은 삶이니  이제 자기의 문에 이르기 위해 그대는 수많은 열리지 않는 문들을 두드려야 하리 자기 자신과 만나기 위해 모든 이정표에게 길을 물어야 하리  길은 또다른 길을 가리키고 세상의 나무 밑이 그대의 여인숙이 되리라 별들이 구멍 뚫린 담요 속으로 그대를 들여다보리라. 그대는 잠들고 낯선 나라에서 모국어로 꿈을 꾸리라    우리는 한때 두 개의 물방울로 만났었다 우리는 한때 두 개의 물방울로 만났었다 물방울로 만나 물방울의 말을 주고받는  우리의 노래가 세상의 강을 더욱 깊어지게 하고 세상의 여행에 지치면 쉽게 한 몸으로 합쳐질 수 있었다 사막을 만나거든 함께 구름이 되어 사막을 건널 수 있었다 그리고 한때 우리는 강가에 어깨를 기대고 서 있던 느티나무였다 함께 저녁강에 발을 담근 채 강 아래쪽에서 깊어져 가는 물소리에 귀 기울이며 우리가 오랜 시간 하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람이 불어도 함께 기울고 함께 일어섰다 번개도 우리를 갈라 놓지 못했다 우리는 그렇게 영원히 느티나무일 수 없었다 별들이 약속했듯이 우리는 몸을 바꿔 늑대로 태어나 늑대 부부가 되었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늑대의 춤을 추었고 달빛에 드리워진 우리 그림자는 하나였다 사냥꾼의 총에 당신이 죽으면 나는 생각만으로도 늑대의 몸을 버릴 수 있었다 별들이 약속했듯이 이제 우리가 다시 몸을 바꿔 사람으로 태어나 약속했던 대로 사랑을 하고 전생의 내가 당신이었으며 당신의 전생은 또 나였음을 별들이 우리에게 확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당신은 왜 나를 버렸는가 어떤 번개가 당신의 눈을 멀게 했는가 이제 우리는 다시 물방울로 만날 수 없다 물가의 느티나무일 수 없고 늑대의 춤을 출 수 없다 별들의 약속을 당신이 저버렸기에 그리하여 별들이 당신을 저버렸기에    슬픔에게 안부를 묻다 너였구나 나무 뒤에 숨어 있던 것이 인기척에 부스럭거려서 여우처럼 나를 놀라게 하는 것이 슬픔, 너였구나 나는 이 길을 조용히 지나가려 했었다 날이 저물기 전에 서둘러 이 겨울숲을 떠나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만 너를 깨우고 말았구나 내가 탄 말도 놀라서 사방을 두리번거린다 숲 사이 작은 강물도 울음을 죽이고 잎들은 낮은 곳으로 모인다 여기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또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한때 이곳에 울려퍼지던 메아리의 주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무들 사이를 오가는 흰새의 날개들 같던  그 눈부심은 박수치며 날아오르던 그 세월들은  너였구나 이 길 처음부터 나를 따라오던 것이 서리 묻은 나뭇가지를 흔들어 까마귀처럼 놀라게 하는 것이 너였구나 나는 그냥 지나가려 했었다 서둘러 말을 이 겨울숲과 작별하려 했었다 그런데 그만 너에게 들키고 말았구나 슬픔, 너였구나    짠 맛을 잃은 바닷물처럼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걸까 마치 사탕 하나에 울음을 그치는 어린아이처럼 눈 앞의 것을 껴안고 나는 살았다 삶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태어나 그것이 꿈인 줄 꿈에도 알지 못하고 무모하게 사랑을 하고 또 헤어졌다 그러다가 나는 집을 떠나 방랑자가 되었다 사람들은 내 앞에서 고개를 돌리고 등 뒤에 서면 다시 한번 쳐다본다 책들은 죽은 것에 불과하고 내가 입은 옷은 색깔도 없는 옷이라서 비를 맞아도 더 이상 물이 빠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걸까 무엇이 참 기쁘고 무엇이 참 슬픈가 나는 짠 맛을 잃은 바닷물처럼 생의 집착도 초월도 잊었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고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겨울의 구름들  1 겨울이 왔다 내 집 앞의 거리는 눈에 덮이고 헌 옷을 입은 자들이 지나간다 그들 중의 두세 명을 나는 알고 더 많은 다른 얼굴들은 알지 못할 것 같다 나는 소리쳐 그들을 부른다 내 목소리는 그곳까지 들리지 않는다 겨울은 저 아래 길에서 보이지 않는 그 무엇에 열중해 있는 것이다 2 겨울이 왔다 나의 삶은 하찮은 것이었다 밤에는 다만 등불 아래서 책을 읽고 온갖 부질없이 깊은 생각들에 사로잡힐 때 늘어뜨려진 가지, 때 아닌 붉은 열매들이  머리 위에서 창을 두드리고 나는 갈 곳이 없었다 희고 창백한 얼굴로 바깥을 내다보면 겨울의 구름들이 붉은 잎들과 함께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었다 나는 내 집을 떠나지 않았다 나는 홀로 있었다 등불의 심지만을 들여다보며 변함 없는 어떤 흐름이 갑자기 멈춘 일은 이전에도 여러 번 있었다 3 아니다, 그것이 아니었다 나는 책장에 얼굴을 묻고 참이 들곤 했다, 겨울이 왔다 나의 삶은 하찮은 것이었고 나는 오갈 데가 없었다 내 집 지붕 위로 겨울의 구름들이 흘러가는 곳 나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침묵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람은 그렇게 오래 불고 조용히 속삭이면서 더 큰 물결을 내 집 뒤로 데리고 온다   안개 속에 숨다 나무 뒤에 숨는 것과 안개 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나무 뒤에선 인기척과 함께 곧 들키고 말지만 안개속에서는 가까이 있으나 그 가까움은 안개에 가려지고 멀리 있어도 그 거리는 안개에 채워진다 산다는 것은 그러한 것 때로 우리는 서로 가까이 있음을 견디지 못하고 때로는 멀어져 감을 두려워한다 안개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나무 뒤에선 누구나 고독하고, 그 고독을 들킬까 굳이 염려하지만 안개속에서는 삶에서 혼자인 것도 여럿인 것도 없다 그러나 안개는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머무를 수 없는 것 시간이 가면 안개는 걷히고 우리는 나무들처럼 적당한 간격으로 서서 서로를 바라본다 산다는 것은 결국 그러한 것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시작도 끝도 알지 못하면서 안개 뒤에 나타났다가 다시 안개 속에 숨는 것 나무 뒤에 숨는 것과 안개 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잊었는가 우리가 잊었는가 우리가 손잡고 나무들 사이를 걸어간 그 저녁의 일을 우리 등 뒤에서 한숨지며 스러지던  그 황혼의 일을 나무에서 나무에게로 우리 사랑의 말 전하던 그 저녁새들의 일을 잊었는가 우리가 숨죽이고 앉아서 은자처럼 바라보던 그 강의 일을  그 강에 저물던 세상의 불빛들을 잊지 않았겠지 밤에 우리를 내려다보던 큰곰별자리의 일을, 그 약속들을 별에서 별에게로 은밀한 말 전하던 그 별똥별의 일을 곧 추운 날들이 시작되리라 사랑은 끝나고 사랑의 말이 유행하리라 곧 추운 날들이 와서 별들이 떨어지리라 별들이 떨어져 심장에 박히리라  전화를 걸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 당신은 마치 외로운 새 같다  긴 말을 늘어놓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당신은 한겨울의 저수지에 가 보았는가  그곳에는 침묵이 있다. 억새풀 줄기에 마지막 집을 짓는 곤충의 눈에도 침묵이 있다. 그러나 당신의 침묵은 다르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누구도 말할 수 없는 법 누구도 요구할 수 없는 삶 그렇다, 나 또한 갑자기 어떤 깨달음을 얻곤 했었다 그러나 그것들은 정작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생각해 보라, 당신도 한때 사랑을 했었다. 그때 당신은 머리 속에 불이 났었다. 하지만 지금 당신은 외롭다 당신은 생의 저편에 서 있다. 그 그림자가 지평선을 넘어 전화선을 타고 내 집 지붕 위에 길게 드리워진다..       나 무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 주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주었다 내집뒤에  나무가 하나 서 있었다 비가 내리면 서둘러 넓은 잎을 꺼내 비를 가려주고 세상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로도 다가오지 않을때 그바람으로 숨으로 나무는 먼저 한숨지어 주었다 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때면 나무는 저의 잎을 버려 버림의 의미를 알게 해 주었다    들 풀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언의 언어로 노래부르라 언제나 들풀처럼 무소유한 영혼으로 남으라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세상을 잊기 위해 나는 산으로 가는데 물은 산 아래 세상으로 내려간다 버릴 것이 있다는 듯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듯 나만 홀로 산으로 가는데 채울 것이 있다는 듯 채워야 할 빈 자리가 있다는 듯 물은 자꾸만 산 아래 세상으로 흘러간다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눈을 감고 내 안에 앉아 빈 자리에 그 반짝이는 물 출렁이는 걸 바라봐야 할 시간    두 사람만의 아침 나무들 위에 아직 안개와 떠나지 않은 날개들이 있었다 다하지 못한 말들이 남아 있었다 오솔길 위로 염소와 구름들이 걸어왔지만 어떤 시간이 되었지만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 사람과 나는, 여기 이 눈을 아프게 하는 것들 한때 한없이 투명하던 것들 기억 저편에 모여 지금 어떤 둥근 세계를 이루고 있는 것들 그리고 한때 우리가 빛의 기둥들 사이에서 두 팔로 껴안던 것들 말하지 않았다 그 사람과 나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한때 우리가 물가에서 귀 기울여 주고받던 말들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가고 새와 안개가 떠나간 숲에서 나는 걷는다 걸어가면서 내 안에 일어나는 옛날의 불꽃을 본다 그 둘레에서 두 사람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숲의 끝에 이르러 나는 뒤돌아본다    인간으로 태어난 슬픔 넌 알겠지 바닷게가 그 딱딱한 껍질 속에 감춰 놓은 고독을 모래사장에 흰 장갑을 벗어 놓는 갈매기들의 무한 허무를 넌 알겠지 시간이 시계의 태엽을 녹슬게 하고 꿈이 인간의 머리카락을 희게 만든다는 것을 내 마음은 바다와도 같이 그렇게 쉴새없이 너에게로 갔다가 다시 뒷걸음질친다 생의 두려움을 입에 문 한 마리 바닷게처럼 나는 너를 내게 달라고 물 솔의 물풀처럼 졸라댄다 내 마음은 왜 일요일 오후에 모래사장에서 생을 관찰하고 있는 물새처럼 그렇게 먼 발치서 너를 바라보지 못할까 넌 알겠지 인간으로 태어난 슬픔을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을 사랑하는 무한 고독을 넌 알겠지 그냥 계속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것을 그것만이 유일한 진실이라는 것을    사랑의 기억이 흐려져간다 시월의 빛 위로 곤충들이 만들어 놓은 투명한 탑 위로 이슬 얹힌 거미줄 위로 사랑의 기억이 흐려져간다 가을 나비들의 날개짓 첫눈 속에 파묻힌 생각들 지켜지지 못한 그 많은 약속들 위로 사랑의 기억이 흐려져간다 한때는 모든 것이 여기에 있었다, 그렇다, 나는 삶을 불태우고 싶었다 다른 모든 것이 하찮은 것이 되어 버릴 때까지 다만 그것들은 얼마나 빨리 내게서 멀어졌는가 사랑의 기억이 흐려져간다 여기, 거기, 그리고 모든 곳에  멀리, 언제나 더 멀리에 말해 봐 이 모든 것을 위로 넌 아직도 내 생각을 하고 있는가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지 않는다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 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서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 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다시는 묻지 말자 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돌아 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그만의 것 외딴 집에 홀로 사는 남자, 침묵은 그의 것 오후의 나른함과 권태는 그의 어깨죽지에서 피어오르고, 한두 시간쯤 시간을 내어 그가 산책하는 길에는 잎사귀가 넓은 붉은 꽃들이 피어있다, 붉은 꽃들 그의 그림자는 그의 것, 반항하지 않으며 그가 좋아하는 엉겅퀴풀들, 엉켜 있는 뿌리들, 시간의 얼룩들 위를 지나 우리는 가끔 마주치기도 하는 남자, 태양은 등 뒤에서 그의 뇌를 미지근하게 부풀린다 둥글고 딱딱한 것, 열에 들뜬 열매들 좁고 가파른 돌길을 걸어내려와 우리가 한쪽으로 비켜섰을 때 우리 발앞을 지나쳐간 남자, 그의 시간은 그만의 것, 그가 꿈꾸는 것과 위험한 생각들도 그만의 것 그가 비탈을 걸어 내려갈 때 그의 발이 굴러 떨어뜨리는 흙은 비탈에게 한 세계를 준다 그는 왜 모자를 썼을까, 왜 모자로 얼굴의 반을 가리고 있을까, 그는 살아가는 일보다 꿈꾸는 일이 더 두렵다, 우리는 그것을 알고 있다 그는 홀로 사는 남자, 이따금 한번도 내려가보지 않은 강 아래쪽의 풍경과 한 낮의 수증기, 구름들에 이끌리기도 하지만 오후에 한 두시간 쯤 시간을 내어 그는 어느 곳에 이른다 그의 삶은 그의 것, 그가 이르는 곳에는 그만이 서 있다, 꽃들의 그림자 그림자가 감추고 있는 그림자 산책하는 이들의 발길을 비웃는 비탈길에서 그는 미끄러진다, 미끄러져 내린다 우리가 놀고 있는 강 아래쪽으로 떠 내려온 남자, 죽음은 그의 것 햋빛을 피해 얼굴을 물 속에 처박고 뒤통수에 앉아 있는 검은 물잠자리도 그의 것, 이미 알수 없는 곳에 가 있고 알수 없는 그만의 것에 이끌려 있다   세 월 강물이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네 저물녘 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홀로 앉아 있을 때 강물이 소리내어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네 그대를 만나 내 몸을 바치면서 나는 강물보다 더 크게 울었네 강물은 저를 바다에 잃어버리는 슬픔에 울고 나는 그대를 잃어버리는 슬픔에 울었네 강물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먼저 가 보았네 저물녘 강이 바다와 만나는 그 서러운 울음을 나는 보았네 배들도 눈물 어린 등불을 켜고 차마 갈대 숲을 빠르게 떠나지 못했네   그건 바람이 아니야 내가 널 사랑하는 것 그건 바람이 아니야 불 붙은 옥수수밭처럼 내 마음을 흔들며 지나가는 것 그건 바람이 아니야 내가 입 속에 혀처럼 가두고 끝내 하지 않은 말 그건 바람이 아니야 내 몸 속에 들어 있는 혼 가볍긴 해도 그건 바람이 아니야    뮤직 박스   나 어렸을 때 뮤직박스 하나를 갖고 있었다 태엽을 감으면 음악이 흘러나오는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집착했던 것 유리상자 안의 인형이 음악에 맞춰 빙글빙글 돌아가는 내 머리맡에 늘 놓여 있던 뮤직박스 나 잠이 들면 세상 전체가 뮤직박스가 되어 별자리들의 음악에 맞춰 끝없이 돌아가곤 했다 그것이 곁에 있을 때 나는 슬픔을 잊었다 나는 나이를 먹고 뮤직박스는 어느새 내 곁을 떠났다 그리고 나는 이 생에서 마지막으로 당신에게 집착했다 당신이 곁에 있을 때 나는 세상 모든 것을 잊었다 당신이 내 태엽을 감으면 나는 음악에 맞춰 빙글빙글 돌아가는 뮤직박스 속의 인형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당신은 그 뮤직박스를 버렸다 아무도 태엽을 감아 주는 이 없이 춤을 추던 그 동작 그대로 나는 영원히 정지해 있다 
862    도종환 시모음 댓글:  조회:4658  추천:0  2015-04-05
도종환 시 모음 시 제목에 클릭하세요  가을사랑 겨울 골짜기에서 그대여 절망이라 말하지 말자 담쟁이 사연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인차리 5 차라리 당신을 잊고자 할 때 사랑의 길 홍매화 돌아가는 꽃 흔들리며 피는 꽃 오월 편지 여린 가지 벗 하나 있었으면 홀로 있는 밤에 겨 울 나 기 그대 잘 가라 길 꽃씨를 거두며 끊긴 전화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다시 떠나는 날 당신과 가는 길 당신을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아홉 가지 기도 어떤 편지 이 별 접시꽃 당신 종이배 사랑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꽃잎 비 내리는 밤 늦깎이 깊은 물 어떤 날 맑은 물 어릴 때 내 꿈은 꽃 피는가 싶더니 꽃이 지고... 가죽나무 식민지의 이 푸르른 하늘 밑에... 만들 수만 있다면 먼 발치서 당신을 구름처럼 만나고 헤어진 많은... 시집 - 부드러운 직선/시낭송(10편) 가을사랑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읍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읍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겨울 골짜기에서 낮은 가지 끝에 내려도 아름답고 험한 산에 내려도 아름다운 새벽눈처럼 내 사랑도 당신 위에 그렇게 내리고 싶습니다. 밤을 새워 당신의 문을 두드리며 내린 뒤 여기서 거기까지 걸어간 내 마음의 발자국 그 위에 찍어 당신 창 앞에 놓아두겠습니다. 당신을 향해 이렇게 가득가득 쌓이는 마음을 모르시면 당신의 추녀 끝에서 줄줄이 녹아 고드름이 되어 당신에게 보여주겠습니다 그래도 당신이 바위처럼 돌아앉아 있으면 그래도 당신이 저녁산처럼 돌아앉아 있으면 바람을 등에 지고 벌판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당신을 사랑했었노라는 몇 줄기 눈발 같은 소리가 되어 하늘과 벌판 사이로 떠돌며 돌아가겠습니다.   그대여 절망이라 말하지 말자   그대여 절망이라 말하지 말자. 그대 마음의 눈 녹지 않는 그늘 한쪽을  나도 함께 아파하며 바라보고 있지만  그대여 우리가 아직도 아픔 속에만 있을 수는 없다.  슬픔만을 말하지 말자. 돌아서면 혼자 우는 그대 눈물을 우리도 알지만  머나먼 길 홀로 가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지 않은가  눈물로 가는 길 피 흘리며 가야 하는 길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밤도 가고 있는지  그대도 알고 있지 않은가 벗이여 어서 고개를 들자 머리를 흔들고 우리 서로 언 손을 잡고 다시 일어서 가자  그대여 아직도 절망이라고만 말하지 말자.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사연 한평생을 살아도 말 못하는 게 있습니다. 모란이 그 짙은 입술로 다 말하지 않듯 바다가 해일로 속을 다 드러내 보일 때도 해초 그 깊은 곳은 하나도 쏟아 놓지 않듯 사랑의 새벽과 그믐밤에 대해 말 안하는 게 있습니다 한평생을 살았어도 저 혼자 노을 속으로 가지고 가는 아리고 아픈 이야기들 하나씩 있습니다.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자연의 하나처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서둘러 고독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고 기다림으로 채워간다는 것입니다. 비어 있어야 비로소 가득해지는 사랑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평온한 마음으로 아침을 맞는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은 몸 한쪽이 허물어지는 것과 같아 골짝을 빠지는 산울음소리로 평생을 떠돌고도 싶습니다. 그러나 사랑을 흙에 묻고 돌아보는 이 땅 위에 그림자 하나 남지 않고 말았을 때 바람 한 줄기로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 이 세상 사는 동안 모두 크고 작은 사랑의 아픔으로 절망하고 뉘우치고 원망하고 돌아서지만 사랑은 다시 믿음 다시 참음 다시 기다림 다시 비워두는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으로 찢긴 가슴은 사랑이 아니고는 아물지 않지만 사랑으로 잃은 것들은 사랑이 아니고는 찾아지지 않지만 사랑으로 떠나간 것들은 사랑이 아니고는 다시 돌아오지 않지만 비우지 않고 어떻게 우리가 큰 사랑의 그 속에 들 수 있습니까 한 개의 희고 깨끗한 그릇으로 비어 있지 않고야 어떻게 거듭거듭 가득 채울 수 있습니까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평온한 마음으로 다시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인차리 5 인차리를 돌아서 나올 때면 못다 이룬 사랑으로 당신이 내게 슬픔을 남기고 떠나갔듯 나 또한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슬픔을 남기고 떠나야 하는 때가 있음을 생각한다. 사랑으로 인해 꽝꽝 얼어붙은 강물은 사랑이 아니고는 다시 풀리지 않으리라 오직 한번 사랑한 것만으로도 우리가 영원히 사랑해야 한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으나 확실히 살아 있는 것들이 이 세상엔 있음을 믿기 때문이다. 언젠가 한번은 꼭 다시 만나야 하는 그날 우리 서로 무릎을 꿇고 낯익은 눈물 닦아주며 기쁨과 서러움으로 조용히 손잡아야 할 그때까지의 우리의 사랑을 생각하는 때문이다.   차라리 당신을 잊고자 할 때 차라리 당신을 잊고자 할 때 당신은 말없이 제게 오십니다. 차라리 당신에게서 떠나고자 할 때 당신은 또 그렇게 말없이 제게 오십니다. 남들은 그리움을 형체도 없는 것이라 하지만 제게는 그리움도 살아있는 것이어서 목마름으로 애타게 물 한잔을 찾듯 목마르게 당신이 그리운 밤이 있습니다. 절반은 꿈에서 당신을 만나고 절반은 깨어서 당신을 그리며 나뭇잎이 썩어서 거름이 되는 긴 겨울동안 밤마다 내 마음도 썩어서 그리움을 키웁니다. 당신 향한 내 마음 내 안에서 물고기처럼 살아 펄펄 뛰는데 당신은 언제쯤 온몸 가득 물이 되어 오십니까 서로 다 가져갈 수 없는 몸과 마음이 언제쯤 물에 녹듯 녹아서 하나되어 만납니까 차라리 잊어야 하리라 마음을 다지며 쓸쓸히 자리를 펴고 누우면 살에 닿는 손길처럼 당신은 제게 오십니다. 삼 백 예순 밤이 지나고 또 지나도 꿈 아니고는 만날 수 없어 차라리 당신 곁을 떠나고자 할 때 당신은 바람처럼 제게로 불어오십니다.   사랑의 길 나는 처음 당신의 말을 사랑하였지 당신의 물빛 웃음을 사랑하였고  당신의 아름다움을 사랑하였지  당신을 기다리고 섰으면  강 끝에서 나뭇잎 냄새가 밀려오고  바람이 조금만 빨리 와도  내 몸은 나뭇잎 소리를 내며 떨렸었지  몇 차례 겨울이 오고 가을이 가는 동안  우리도 남들처럼 아이들이 크고 여름 숲은 깊었는데  뜻밖에 어둡고 큰 강물 밀리어 넘쳐 다가갈 수 없는 큰물 너머로  영영 갈라져버린 뒤론 당신으로 인한 가슴 아픔과 쓰라림을 사랑하였지  눈물 한 방울까지 사랑하였지 우리 서로 나누어 가져야 할 깊은 고통도 사랑하였고 당신으로 인한 비어있음과  길고도 오랠 가시밭길도 사랑하게 되었지.   홍매화 눈 내리고 내려 쌓여 소백산자락 덮어도 매화 한송이 그속에서 핀다  나뭇가지 얼고 또 얼어  외로움으로 반질반질해져도  꽃봉오리 솟는다.  어이하랴 덮어버릴 수 없는 꽃같은 그대 그리움 그대 만날 수 있는 날 아득히 멀고 폭설을 퍼붓는데 숨길 수 없는 숨길 수 없는  가슴 속 홍매화 한 송이    돌아가는 꽃 간밤 비에 꽃 피더니  그 봄비에 꽃 지누나 그대로 인하여 온 것들은  그대로 인하여 돌아가리 그대 곁에 있는 것들은 언제나 잠시  아침 햇빛에 아름답던 것들  저녁 햇살로 그늘지리    흔들리며 피는 꽃 여린 가지 가장 여린 가지가 가장 푸르다. 둥치가 굵어지면 나무껍질은 딱딱해 진다. 몸집이 커질수록 움직임은 둔해지고 줄기는 나날이 경직되어 가는데 허공을 향해 제 스스로 뻗을 곳을 찾아야 하는 줄기 맨 끝 가지들은 한 겨울에도 푸르다 모든 나무들이 자정에서 새벽까지 견디느라 눈비 품은 잿빛 하늘처럼 점점 어두운 얼굴로 변해가도 북풍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가지는 살아 움직이기 때문에 엄동에도 초록이다. 해마다 꽃망울은 그 가지에 잡힌다.   벗 하나 있었으면 마음 울적할 때 저녁 강물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 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흙 속에서도 다시 먼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홀로 있는 밤에 이것이 진정 외로움일까  다만 이렇게 고요하다는 것이  다만 이렇게 고요하게 혼자 있다는 것이  흙 위에 다시 돋는 풀을 안고 엎드려  당신을 생각하다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홀로 깊이 어두워져가고 있는 다만 이 짧은 순간을 외로움이라 말해도 되는 것일까  눈물조차 조용히 던지고 떠난 당신을 생각하면  진정으로 사랑을 잃고 비어 있는 것은 내가 아닌데  나도 당신으로 인해 이렇게 비어 있다고  내가 외롭다 말해도 되는 것일까  새로 돋는 풀 한 포기보다도 떳떳치 못하고 돌아오는 새들보다 옳게 견디지 못한 채  이것을 고독이라 말해도 되는 걸까  저 길고 긴 허공을 말없이 떨어져 어둔 땅 너머로 빗발들은 소리없이 잠겨가는데 빗방울 만큼도 참아내지 못하면서 겨우 몇 날 몇 해 홀로 길 걷는다고  쓸쓸하다 말해도 되는 것일까  흔들리기만 하면서 흔들리기만 하면서  고독하다고 말해도 되는 것일까    겨 울 나 기 아침에 내린 비가 이파리 위에서 신음소리를 내며 어는 저녁에도 푸른 빛을 잃지 않고 겨울을 나는 나무들이 있다 하늘과 땅에서 얻은 것들 다 되돌려 주고 고갯마루에서 건넛산을 바라보는 스님의 뒷모습처럼 서서 빈 가지로 겨울을 나는 나무들이 있다. 이제는 꽃 한 송이 남지 않고 수레바퀴 지나간 자국 아래 부스러진 잎사귀와 끌려간 줄기의 흔적만 희미한데 그래도 뿌리 하나로 겨울을 나는 꽃들이 있다. 비바람 뿌리고 눈서리 너무 길어 떨어진 잎이 세상 거리에 황망히 흩어진 뒤 뿌리까지 잃고 만 밤 씨앗 하나 살아서 겨울을 나는 것들도 있다. 이 겨울 우리 몇몇만 언 손을 마주 잡고 떨고 있는 듯해도 모두들 어떻게든 살아 견디고 있다. 모두들 어떻게든 살아 이기고 있다.   그대 잘 가라 그대여 흘러흘러 부디 잘 가라 소리없이 그러나 오래오래 흐르는 강물을 따라 그댈 보내며 이제는 그대가 내 곁에서가 아니라 그대 자리에 있을 때 더욱 아름답다는 걸 안다. 어둠 속에서 키 큰 나무들이 그림자를 물에 누이고 나도 내 그림자를 물에 담가 흔들며 가늠할 수 없는 하늘 너머 불타며 사라지는 별들의 긴 눈물 잠깐씩 강물 위에 떴다가 사라지는 동안 밤도 가장 깊은 시간을 넘어서고 밤하늘보다 더 짙게 가라앉는 고요가 내게 내린다 이승에서 갖는 그대와 나의 이 거리 좁혀질 수 없어 그대가 살아 움직이고 미소 짓는 것이 아름다와 보이는 그대의 자리로 그대를 보내며 나 혼자 뼈아프게 깊어가는 이 고요한 강물 곁에서 적막하게 불러보는 그대 잘 가라    길 아무리 몸부림쳐도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자정을 넘긴 길바닥에 앉아 소주를 마시며 너는 울었지 밑바닥까지 내려가면 다시 올라오는 길밖에 없을 거라는 그따위 상투적인 희망은 가짜라고 절망의 바닥 밑엔 더 깊은 바닥으로 가는 통로밖에 없다고 너는 고개를 가로 저었지 무거워 더이상 무거워 지탱할 수 없는 한 시대의 깃발과 그 깃발 아래 던졌던 청춘 때문에 너는 독하디 독한 말들로 내 등을 찌르고 있었지 내놓으라고 길을 내놓으라고 앞으로 나아갈 출구가 보이지 않는데 지금 나는 쫓기고 있다고 악을 썼지 살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희망이 있는 것이라는 나의 간절한 언표들을 갈기갈기 찢어 거리에 팽개쳤지 살아 있는 동안 우리가 던지는 모든 발자국이 사실은 길찾기 그것인데 네가 나에게 던지는 모든 반어들도 실은 네가 아직 희망을 다 꺾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것마저도 너와 우리 모두의 길찾기인데 돌아오는 길 네가 끝까지 들으려 하지 않던 안타까운 나의 나머지 희망을 주섬주섬 챙겨 돌아오며 나도 내 그림자가 끌고 오는 풀죽은 깃발 때문에 마음 아팠다. 네 말대로 한 시대가  그렇기 때문에 가벼워질 수밖에 없다고 나는 동의할 수 없다 도대체 이 혼돈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너는 내 턱밑까지 다가와 나를 다그쳤지만 그래 정말 몇 면이 시 따위로 혁명도 사냥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던 한올의 실이 피륙이 되고 한톨의 메마른 씨앗이 들판을 덮던 날의 확실성마저 다 던져버릴 수 없어 나도 울었다 그래 네 말이 맞다 네 말대로 길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 네 말대로 무너진 것은 무너진 것이라고 말하기로 한다 그러나 난파의 소용돌이 속으로 그렇게 잠겨갈 수만은 없다. 나는 가겠다 단 한 발짝이라고 반 발짝이라도    꽃씨를 거두며 언제나 먼저 지는 몇 개의 꽃들이 있습니다. 아주 작은 이슬과 바람에도 서슴없이 잎을 던지는  뒤를 따라 지는 꽃들은 그들을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꽃씨를 거두며  사랑한다는 일은 책임지는 일임을 생각합니다. 사랑한다는 일은 기쁨과 고통,아름다움과 시듦, 화해로움과 쓸쓸함 그리고 삶과 죽음까지를 책임지는 일이어야 함을 압니다. 시드는 꽃밭 그늘에서 아이들과 함께 꽃씨를 거두어 주먹에 쥐며 이제 기나긴 싸움은 시작되었다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 아무 것도 끝나지 않았고 삶에서 죽음까지를 책임지는 것이 남아있는 우리들의 사랑임을 압니다. 꽃에 대한 씨앗의 사랑임을 압니다.   끊긴 전화 전화벨이 울렸다 수화기를 들었다 말이 없었다 잠시 그렇게 있다 전화가 끊어졌다. 누구였을까 깊은 밤 어둠 속에서 아직도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가 두근거리는 집게손가락으로 내 가장 가까운 곳까지 달려와 여보세요 여보세요 두드리다 한발짝을 더 나아가지 못하고 넘어서지 못하고 그냥 돌아선 그는 누구였을까 나도 그러했었다 나도 이 세상 그 어떤 곳을 향해 가까이 가려다 그만 돌아선 날이 있었다 망설이고 망설이다 항아리 깊은 곳에 버린 것을 눌러 담듯 가슴 캄캄한 곳에 저 혼자 삭아가도록 담아둔 수많은 밤이 있었다 그는 조금도 눈치채지 못한 채 나 혼자만 서성거리다 귀뚜라미 소리 같은 것을 허공에 던지다 단 한마디 전하지 못하고 돌아선 날들이 많았다. 이 세상 많은 이들도 그럴 것이다 평생 저 혼자 기억의 수첩에 썼다 지운 저리디 저린 것들이 있을 것이다 두 눈을 감듯 떠오르는 얼굴을 내리닫고 침을 삼키듯 목끝까지 올라온 그리움을 삼키고 입술 밖을 몇번인가 서성이다 차마 하지 못하고 되가져간 깨알같은 말들이 있을 것이다. 한발짝을 더 나아가지 못하고 넘어서지 못하고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였음 해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 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 시들면 자취 없는 사랑말고 저무는 들녘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 억새풀처럼 늙어 갈 순 없을까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 썰물보다는 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 이렇게 손을 잡고 한세상을 흐르는 동안 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 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   다시 떠나는 날 깊은 물 만나도 두려워하지 않는 물고기처럼 험한 기슭에 꽃 피우길 무서워하지 않는 꽃처럼 길 떠나면 산맥 앞에서도 날개짓 멈추지 않는 새들처럼 그대 절망케 한 것들을 두려워 하지만은 않기로 꼼짝 않는 저 절벽에 강한 웃음 하나 던져 두기로 산맥 앞에서도 바람 앞에서도 끝내 멈추지 않기로   당신과 가는 길 별빛이 쓸고 가는 먼 길을 걸어 당신께 갑니다. 모든 것을 다 거두어간 벌판이 되어 길의 끝에서 몇 번이고 빈 몸으로 넘어질 때 풀뿌리 하나로 내 안을 뚫고 오는 당신께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이 땅의 일로 가슴을 아파할 때 별빛으로 또렷이 내 위에 떠서 눈을 깜빡이는 당신과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동짓달 개울물 소리가 또랑또랑 살얼음 녹이며 들려오고 구름 사이로 당신은 보입니다. 바람도 없이 구름은 흐르고 떠나간 것들 다시 오지 않아도 내 가는 길 앞에 이렇게 당신은 있지 않습니까 당신과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당신을 사랑하는 그 마음으로 초저녁달이 떴습니다. 당신과 헤어지던 팔월입니다. 당신과 함께 죽음에 맞서 싸우던 그 뜨겁던 여름 석달처럼 올해도 뜨거운 여름입니다 당신에게서 얻은 겨자씨만한 사랑을 이 세상에 심고 가꾸는 일이 어찌 이리 어렵습니까 사랑하는 사람과는 죽음으로 가는 길까지도 하나 되어가지만 미워하는 사람 어두운 사람들의 밭에 씨앗 하나 가꾸고 풀 한 포기 뽑아내는 일이 이 세상에서는 어쩌면 이리 어렵습니까 크고 하나인 것을 사랑하는 것보다 작은 여럿인 것을 사랑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사랑으로 가는 길은 초저녁달이 구름을 헤치고 가는 것처럼 그렇게 가는 길이 아닙니다. 풀벌레 울음이 깊은 밤의 가운데를 뚫고 가는 것처럼 그렇게 은은히 가지 않습니다. 자식을 찾는 어머니의 애끓는 목청처럼 갑니다. 모래밭에 쓰러진 이에게 마지막 남은 내 몫의 물을 내어주고 내가 타는 목으로 가듯 가는 길입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던 그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지금 감옥에 있습니다. 한 사람을 깊이 사랑하는 일보다 이 세상을 두루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더 어려운지 알게 하시려는 뜻으로 새기며 조용히 견디고 있습니다. 지금은 나를 여기 가두고 창 밖으로 흐르는 세월을 봅니다. 비가 내리다 그치고 구름이 모였다 흩어지면서 아침이 오고 저녁바람이 부는 것을 봅니다. 많은 이들이 우리 곁을 울면서 떠나고 손에 끌려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눈물 그들의 돌아서던 뒷모습까지 사랑하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말하지 않지만 언젠가는 우리를 미워하던 이들까지도 사랑할 것입니다 다만 지금은 여기 이 자리에 끝까지 남습니다. 우리의 사랑이 결코 삿되지 않았으므로 나는 이 감옥에 홀로라도 남습니다. 이 세상을 사랑하기로 함께 손을 잡고 다짐하던 처음 그 마음 한가운데 남아 먼 길을 지나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을 기다릴 것입니다. 걸어온 길보다 걸어가야 할 길이 더 많아서 함께 나눈 사랑보다 함께 해야 할 사랑의 날들이 더 많아서 이 세상을 사랑하는 일이 그저 살아가는 일이 될 때까지 여기 이 자리에 남기로 합니다.    아홉 가지 기도 나는 지금 나의 아픔 때문에 기도합니다. 그러나 오직 나의 아픔만으로 기도하지 않게 하소서 나는 지금 나의 절망으로 기도합니다. 그러나 오직 나의 절망만으로 기도하지 않게 하소서 나는 지금 깊은 허무에 빠져 기도합니다 그러나 허무 옆에 바로 당신이 계심을 알게 하소서 나는 지금 연약한 눈물을 뿌리며 기도합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남을 위해 우는 자 되게 하소서 나는 지금 죄와 허물 때문에 기도합니다 그러나 또 다시 죄와 허물로 기도하지 않게 하소서 나는 지금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니다. 그러나 모든 내 이웃의 평화를 위해서도 늘 기도하게 하소서 나는 지금 영원한 안식을 기도합니다 그러나 불행한 모든 영혼을 위해 항상 기도하게 하소서 나는 지금 용서받기 위해 기도합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을 더욱 사랑할 수 있는 자 되게 하소서 나는 지금 굳셈과 용기를 주십사고 기도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더욱 바르게 행할 수 있는 자 되게 하소서...    어떤 편지 진실로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자만이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진실로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자만이 한 사람의 아픔도 외면하지 않습니다 당신을 처음 만난 그 숲의 나무들이 시들고 눈발이 몇 번씩 쌓이고 녹는 동안 나는 한번도 당신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내가 당신을 처음 만나던 그때는 내가 사랑 때문에 너무도 아파하였기 때문에 당신의 아픔을 사랑할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헤어져 돌아와 나는 당신의 아픔 때문에 기도했습니다. 당신을 향하여 아껴온 나의 마음을 당신도 알고 계십니다. 당신의 아픔과 나의 아픔이 만나 우리 서로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생각합니다. 진실로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동안은 행복합니다. 진실로 모든 이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줄 수 있는 동안은 행복합니다.     이 별 당신이 처음 내 곁을 떠났을 때 나는 이것이 이별이라 생각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내 안에 있고 나 또한 언제나 당신이 돌아오는 길을 향해 있으므로 나는 헤어지는 것이라 생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자꾸 함께 있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는 이것이 이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별은 떠날 때의 시간이 아니라 떠난 뒤의 길어지는 시간을 가리키는 것인가 합니다. 당신과 함께 일구다 만 텃밭을 오늘도 홀로 갈다 돌아옵니다 저물어 주섬주섬 짐들을 챙겨 돌아오면서 나는 아직도 당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립니다. 당신이 비록 내 곁을 떠나 있어도 떠나가던 때의 뒷모습으로 서 있지 않고 가다가 가끔은 들풀 사이에서 뒤돌아 보던 모습으로 오랫동안 내 뒤를 지켜보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헤어져 있는 시간이 이렇게 길어가도 이 세상이 다 저물기 전의 어느 저녁 그 길던 시간은 당신으로 인해 한 순간에 메꾸어 질 것임을 믿고 있습니다.    접시꽃 당신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 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 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약한 얼굴 한 번 짖지 않으며 살려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어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어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 것 없는 눈 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을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 가는 노랑꽃 핀 얼굴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뚱아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 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 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종이배 사랑 내 너 있는 쪽으로 흘려 보내는 저녁 강물빛과 네가 나를 향해 던지는 물결소리 위에 우리 사랑은 두 척의 흔들리는 종이배 같아서 무사히 무사히 이 물길 건널지 알 수 없지만 아직도 우리가 굽이 잦은 계곡물과 물살 급한 여울목 더 건너야 하는 나이여서 지금 어깨를 마주 대고 흐르는 이 잔잔한 보폭으로 넓고 먼 한 생의 바다에 이를지 알 수 없지만 이 흐름 속에 몸을 쉴 모래톱 하나 우리 영혼의 젖어 있는 구석구석을 햇볕에 꺼내 말리며 머물렀다 갈 익명의 작은 섬 하나 만나지 못해 이 물결 위에 손가락으로 써두었던 말 노래에 실려 기우뚱거리며 뱃전을 두드리곤 하던 물소리 섞인 그 말 밀려오는 세월의 발길에 지워진다 해도 잊지 말아다오 내가 쓴 그 글씨 너를 사랑한다는 말이었음을 내 너와 함께하는 시간보다 그물을 들고 먼 바다로 나가는 시간과 뱃전에 진흙을 묻힌 채 낯선 섬의 감탕밭에 묶여 있는 시간 더 많아도 내 네게 준 사랑의 말보다 풀잎 사이를 떠다니는 말 벌레들이 시새워 우는 소리 더 많이 듣고 살아야 한다 해도 잊지 말아다오 지금 내가 한 이 말이 네게 준 내 마음의 전부였음을 바람결에 종이배에 실려 보냈다 되돌아오기를 수십번 살아 있는 동안 끝내 이 한마디 네 몸 깊은 곳에 닻을 내리지 못한다 해도 내 이 세상 떠난 뒤에 너 남거든 기억해다오 내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별빛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사랑은 고통입니다.. 입술을 깨물며 다짐했던 것들을 우리 손으로 허물기를 몇 번, 육신을 지탱하는 일 때문에 어둠 속에서 울부짖으며 뉘우쳤던 허물들을 또다시 되풀이하는 연약한 인간이기를 몇 번, 바위 위에서 흔들리는 대추나무 그림자 같은 우리의 심사와 불어오는 바람같은 깨끗한 별빛 사이에서 가난한 봄들을 끌고 가기 위해 많은 날들을 고통 속에서 아파하는 일입니다.. 사랑은 건널 수 없는 강을 서로의 사이에 흐르게 하거나 가라지풀 가득한 돌자갈밭을 그 앞에 놓아두고 끊임없이 피 흘리게 합니다.. 풀잎하나가 스쳐도 살을 베히고 돌 하나를 밟아도 맨살이 갈라지는 거친 벌판을 우리 손으로 마르지 않게 적시며 적시며 가는 길입니다. 그러나 사랑 때문에 깨끗이 괴로워해본 사람은 압니다. 수없이 제 눈물로 제 살을 씻으며 맑은 아픔을 가져보았던 사람은 압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고통까지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런 것들을 피하지 않고 간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서로 살며 사랑하는 일도 그렇고 우리가 이 세상을 사랑하는 일도 그러합니다. 사랑은 우리가 우리 몸으로 선택한 고통입니다.    꽃잎 처음부터 끝까지 외로운게 인생이라고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지금 내가 외로워서가 아니다. 피었다 저 혼자 지는 오늘 흙에 누운 저 꽃잎 때문도 아니다.  형언할 수 없는 형언 할 수 없는 시작도 아지 못할 곳에서 와서 끝 모르게 흘러가는 존재의 저 외로운 나부낌 아득하고 아득하여   비 내리는 밤 빗방울은 장에 와 흐득이고 마음은 찬 허공에 흐득인다 바위 벼랑에 숨어서 젖은 몸으로 홀로 앓는 물새마냥 이레가 멀다하고 잔병으로 눕는 날이 잦아진다. 별마다 모조리 씻겨 내려가고 없는 밤 천리 만길 먼 길에 있다가 한 뼘 가까이 내려오기도 하는 저승을 빗발이 가득 메운다.    늦깎이 고통 속에서 깨달음을 얻고 그 깨달음 때문에 고통은 깊어갑니다. 이별이 온 뒤에야 사랑을 알고 사랑하면서 외로움은 깊어갑니다. 죽음을 겪은 뒤 삶의 뜻 알 것 같아 고개 드니 죽음이 성큼 다가섭니다.  우리가 사는 이 짧은 동안 잃지 않고 얻는 것은 없으며 최후엔 또 그것마저 버리게 됩니다.  깊은 물 물이 깊어야 큰 배가 뜬다 얕은 물에는 술잔 하나 뜨지 못한다. 이 저녁 가슴엔 종이배 하나라도 뜨는가 돌아오는 길에도 시간의 물살에 쫓기는 그대는 얕은 물은 잔돌만 만나도 소란스러운데 큰물은 기어서 소리가 없다.  그대 오늘은 또 얼마나 소리치며 흘러갔든가 굽이 많은 이 세상의 시냇가 여울을     어떤 날 어떤 날은 아무 걱정도 없이 풍경소리를 듣고 있었으면 바람이 그칠 때까지 듣고 있었으면 어떤 날은 집착을 버리듯 근심도 버리고 홀로 있었으면 바람이 나뭇잎을 다 만나고 올 때까지 홀로 있었으면 바람이 소쩍새 소리를 천천히 가지고 되오는 동안 밤도 오고 별 하나 손에 닿는 대로 따다가 옷섶으로 닦고 도 닦고 있었으면 어떤 날은 나뭇잎처럼 즈믄 번뇌의 나무에서 떠나 억겹의 강물 위를 소리없이 누워 흘러갔으면 무념무상 흘러 갔으면   맑은 물 맑은 물은 있는 그대로를 되비쳐 준다  만상에 꽃이 피는 날 산의 모습은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보여주고  잎 하나 남지 않고 모조리 산을 등지는 가을 날은 쓸쓸한 모습 그대로를 보여 준다. 푸른 잎들이 다시 돌아오는 날은 돌아오는 모습 그대로 새들이 떠나는 날은 떠나는 모습 그대로 더 화려하지도 않게 구태여 더 미워하지도 않는다 당신도 그런 맑은 물 고이는 날 있었는가 가을 오고 겨울 가는 수많은 밤이 간 뒤 오히려 더욱 맑게 고이는 그대 모습 만나지 않았는가   어릴 때 내 꿈은 어릴 때 내 꿈은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나뭇잎 냄새 나는 계집애들과  먹머루빛 눈 가진 초롱초롱한 사내 녀셕들에게  시도 가르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들려주며 창 밖의 햇살이 언제나 교실 안에도 가득한 그런 학교의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플라타너스 아래 앉아 시들지 않는 아이들의 얘기도 들으며 하모니카 소리에 봉숭아꽃 한 잎씩 열리는 그런 시골학교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나는 자라서 내 꿈대로 선생이 되었어요. 그러나 하루 종일 아이들에게 침묵과 순종을 강요하는  그런 선생이 되고 싶지는 않았어요. 밤늦게까지 아이들을 묶어놓고 험한 얼굴로 소리치며 재미없는 시험문제만 풀어주는 선생이 되려던 것은 아니었어요. 옳지 않은 줄 알면서도 그럴 듯하게 아이들을 속여넘기는  그런 선생이 되고자 했던 것은 정말 아니었어요. 아이들이 저렇게 목숨을 끊으며 거부하는데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편이 되지 못하고  억압하고 짓누르는 자의 편에 선 선생이 되리라곤 생각지 못했어요.  아직도 내 꿈은 아이들의 좋은 선생님이 되는 거예요.  물을 건너지 못하는 아이들 징검다리 되고 싶어요. 길을 묻는 아이들 지팡이 되고 싶어요. 헐벗은 아이들 언 살을 싸안는 옷 한 자락 되고 싶어요. 푸른 보리처럼 아이들이 쑥쑥 자라는 동안 가슴에 거름을 얹고 따뜻하게 썩어가는 봄 흙이 되고 싶어요.    꽃 피는가 싶더니 꽃이 지고 있습니다 피었던 꽃이 어느 새 지고 있습니다.  화사하게 하늘을 수놓았던 꽃들이  지난 밤비에 소리없이 떨어져  하얗게 땅을 덮었습니다.  꽃그늘에 붐비던 사람들은 흔적조차 없습니다.  화사한 꽃잎 옆에 몰려 오던 사람들은  제각기 화사한 기억속에 묻혀 돌아가고  아름답던 꽃잎 비에 진 뒤 강가엔  마음없이 부는 바람만 차갑습니다.  아름답던 시절은 짧고  살아가야 할 날들만 길고 멉니다. 꽃 한송이 사랑하려거든 그대여  생성과 소멸, 존재와 부재까지 사랑해야 합니다. 아름다움만 사랑하지 말고 아름다움 지고 난 뒤의  정적까지 사랑해야 합니다.  올해도 꽃 피는가 싶더니 꽃이 지고 있습니다.     가죽나무 나는 내가 부족한 나무라는 것을 안다. 어떤 가지는 구부러졌고 어떤 줄기는 비비꼬여 있다는 걸 안다. 그래서 대들보로 쓰일 수도 없고 좋은 재목이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다만 보잘 것 없는 꽃이 피어도 그 꽃 보며 기뻐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도 기쁘고 내 그늘에 날개를 쉬러 오는 새 한 마리 있으면 편안한 자리를 내어주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내게 너무 많은 걸 요구하는 사람에게 그들의 요구를 다 채워 줄 수 없어 기대에 못 미치는 나무라고 돌아서서 비웃는 소리 들려도 조용히 웃는다. 이 숲의 다른 나무들에 비해 볼품이 없는 나무라는걸 내가 오래 전부터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늘 한 가운데를 두 팔로 헤치며 우렁차게 가지를 뻗는 나무들과 다를게 있다면 내가 본래 부족한 나무라는 걸 안다는 것뿐이다. 그러나 누군가 내 몸의 가지 하나라도 필요로 하는 이 있으면 기꺼이 팔 한 짝을 잘라줄 마음 자세는 언제나 가지고 산다. 나는 그저 가죽나무일 뿐이기 때문이다.   식민지의 이 푸르른 하늘 밑에 또다시 가을이 오면 나뭇잎 몇개가 떠서 지켜보는 그 날의 하늘도 오늘처럼 이렇게 푸르렀을 겁니다 푸르른 가슴으로 그들도 젊음에 대하여 생각하고 과일처럼 자라오는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을 겁니다. 이 세상 많은 이들이 그러하듯 그들도 보장된 미래와 영예롭게 빛나는 자신의 이름 하나를 가꾸기 위해 제복 속에서 꿈꾸고 행복하였을 겁니다. 적어도 식민지에 대하여 눈뜨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내 이웃의 삶과 빼앗긴 땅에 대하여 생각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나 자신보다 더 큰 것을 사랑하면서부터 이 땅에는 피 흘리며 지켜야 할 것이 있음을 알면서부터 그들은 사랑보다는 고통 속에서 살았습니다. 남보다 먼저 깨어 피 흘리며 살았습니다. 자신밖에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빗장을 걸어 잠그고 문을 닫은 채 창 안에서 흘리는 소리없는 비웃음도 받았습니다 물살이 거세면 물살만을 탓하고 불길이 세차면 불길만을 두려워하며 사랑에 대하여 평등에 대하여 정의에 대하여 한 발짝도 걸어 나갈 줄 모르는 사람들이 등 돌리고 서서 질타하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오랜 세월 우리 모두를 짓밟아온 이민족의 총대 밑에서 아직도 다만 기다려야 한다고만 하는 사람들과도 섞여 살았습니다. 용기에 대하여 민족에 대하여 지나치다고만 탓하는 근엄한 꾸지람을 들으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이 땅을 지켜온 사람들은 누구였습니까 아니다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말해온 사람들은 누구였습니까 이민족의 총칼 앞 그 가장 가파른 선봉에 서서 쓰러지던 이들은 누구였습니까 이민족과 야합하여 동족의 등을 밟고 선 사람들의 주먹을 향하여 가장 먼저 팔 걷고 나서던 사람들은 누구였습니까 그렇게 살아 오랏줄에 꽁꽁 묶여 차디찬 감옥으로 가장 많이 끌리어가던 사람들은 누구였습니까 분단된 이 나라 눈물의 이 나라 철조망을 걷어내는 일까지 두려워하지 않으며 함께 걸음을 딛던 이들은 누구였습니까 태극기의 그 절반의 붉은 피를 목에 걸고 목메어 목메어 통일의 그 날을 향해 가는 이는 지금 또 누구입니까 식민지의 이 푸르른 하늘 밑에 또다시 가을이 오면 그들도 이 땅의 많은 이들과 똑같이 사랑하고 아파하고 사랑하는 이의 어깨에 기대어  투정할 줄 아는 젊은 가슴들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장례행렬이 끊이지 않는 죽음의 이 시대에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버리고 가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이 땅은 진정 누가 피 흘리며 지켜오는 나라입니까 이토록 푸르른 가을하늘 밑에 끊임없이 붉은 피 흐르는 이 나라는.    만들 수만 있다면 만들 수만 있다면  아름다운 기억만을 만들며 삽시다.  남길 수만 있다면  부끄럽지 않은 기억만을 남기며 삽시다.  가슴이 성에 낀 듯 시리고 외로웠던 뒤에도  당신은 차고 깨끗했습니다. 무참히 짓밟히고 으깨어진 뒤에도  당신은 오히려 당당했습니다  사나운 바람 속에서 풀잎처럼 쓰러졌다가도 우두둑 우두둑 다시 일어섰습니다.  꽃 피던 시절의 짧은 기쁨보다  꽃 지고 서리 내린 뒤의 오랜 황량함 속에서  당신과 나는 가만히 손을 잡고 마주서서  적막한 한세상을 살았습니다.  돌아서 뉘우치지 맙시다  밤이 가고 새벽이 온 뒤에도 후회하지 맙시다.  만들 수만 있다면  아름다운 기억만을 만들며 삽시다.     먼 발치서 당신을 처음엔 당신이 나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도 사람들 뒷 편에서 당신 모습 바라보다 돌아왔습니다  사람들 틈에 쌓여 있는 당신 모습이  전보다 더 야위어 보인다고 생각했습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당신이  나를 알아보시지 못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왜 당신에게 좀더 가까이 가서  내 자신을  당신에게 드러내보이기 부끄러운 것일까요 혼자 맘으론 당신이 내 목소리를 잊지 않고  계시리라 생각하곤 하면서  이렇게  다시 천천히 되돌아 걸어오곤 하는 것인지요  돌아오는 길에 먼 어둠 속에서 불빛 두어 개 반짝이는 걸 보았습니다.  별 몇 개 그 위에 희미하게 떠서  내가 생각하는  당신 마음처럼 반짝이는 걸 보았습니다.  나는 왜 당신 앞에  가까이 나서기가 부끄러운 것인지요  처음엔 당신이  나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무엇인가 자꾸만 당신 앞에 떳떳하지 못하여  나 혼자만 생각하는 당신 향한 이 마음을 그리움이라 말하고  당신이 기쁘게 나를 알아보실 때까지  내가 몰래 보내는  나의 이 작은 목소리를  다만 기다림이라고 달래보면서  살고 있는 걸까요    구름처럼 만나고 헤어진 많은 사람 중에 구름처럼 만나고 헤어진 많은 사람 중에 당신을 생각합니다. 바람처럼 스치고 지나간 많은 사람 중에 당신을 생각합니다. 우리 비록 개울처럼 어우러져 흐르다 뿔뿔이 흩어졌어도 우리 비록 돌처럼 여기 저기 버려져 말없이 살고 있어도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많은 사람 중에 당신을 생각합니다. 이 세상 어느 곳에도 없으나 어딘가에 꼭 살아있을 당신을 생각합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벚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붓꽃이 핀 교정에서 편지를씁니다. 당신이 떠나고 없는 하루 이틀은 한 달 두 달처럼 긴데 당신으로 인해 비어있는 자리마다 깊디 깊은 침묵이 있습니다. 낮에도 뻐꾸기 울고 찔레가 피는 오월입니다. 당신있는 그곳에도 봄이 오면 꽃이 핍니까 꽃이 지고 필때마다 당신을 생각합니다. 어둠 속에서 하얗게 반짝이며 찔레가 피는 철이면 더욱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가 많은 이 땅에선 찔레 하나가 피는 일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 세상 많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을 사랑하여 오래도록 서로 깊이 사랑하는 일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 생각을 하며 하늘을 보면 꼭 가슴이 메입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서로 영원히 사랑하지 못하고  너무도 아프게 헤어져 울며 평생을 사는지 아는 까닭에 소리내어 말하지 못하고 오늘처럼 꽃잎에 편지를 씁니다. 소리없이 흔들리는 붓꽃잎처럼 마음도 늘 그렇게 흔들려 오는 이 가는 이 눈치에 채이지 않게 또 하루를 보내고 돌아서는 저녁이면 저미는 가슴 빈자리로 바람이 가득가득 밀려옵니다. 뜨거우면서도 그렇게 여린데가 많던 당신의 마음도 이런 저녁이면 바람을 몰고 가끔씩 이땅을 다녀갑니까 저무는 하늘 낮달처럼 내게와 머물다 소리없이 돌아가는 사랑하는 사람이여.     오월편지    
861    박노해 시모음 댓글:  조회:4658  추천:0  2015-04-05
박노해 시 모음 시 제목에 클릭하세요    하늘     신혼일기 천생연분 그리움 통박 진짜 노동자 준비 없는 희망 그해 겨울나무        민들레처럼 강철새잎 마지막시    그대 나 죽거든 아직과 이미 사이     거룩한 사랑 고난은 자랑이 아니다 줄 끊어진 연 겨울이 온다 참혹한 사랑       하늘   우리 세 식구의 밥줄을 쥐고 있는 사장님 나의 하늘이다. 프레스에 찍힌 손을 부여안고 병원으로 갔을 때  손을 붙일 수도 병신을 만들 수도 있는 의사 선생님은  나의 하늘이다.  두달째 임금이 막히고 노조를 결성하다 경찰서에 끌려가  세상에 죄 한번 짓지 않은 우리를  감옥소에 집어 넌다는 경찰관님은 항시 두려운 하늘이다. 죄인을 만들수도 살릴수도 있는 판검사님은 무서운 하늘이다. 관청에 앉아서 흥하게도 망하게도 할 수 있는 관리들은 겁나는 하늘이다. 높은 사람, 힘있는 사람, 돈 많은 사람은 모두 우리의 생을 관장하는  검은 하늘이다.  나는 어디에서 누구에게 하늘이 되나 대대로 바닥만으로만 살아온 힘없는 내가 그 사람에게만은 이제 막 아장아장 걸음마 시작하는 미치게 예쁜 우리 아가에게만은  흔들리는 작은 하늘이겠지 아 우리도 하늘이 되고 싶다 짖누르는 먹구름 하늘이 아닌 서로를 받쳐 주는 우리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푸른 하늘이 되는 그런 세상이고 싶다.  신혼일기 길고긴 일주일의 노동 끝에 언 가슴 웅크리며 찬 새벽길 더듬어 방안을 들어서면 아내는 벌써 공장 나가고 없다. 지난 일주일의 노동 긴 이별에 한숨지며 쓴 담배연기 어지러이 내어뿜으며 혼자서 밤들을 지낸 외로운 아내 내음에 눈물이 난다. 깊은 잠 속에 떨어져 주체못할 피로에 아프게 눈을 뜨면  야간일 끝내고 온 파랗게 언 아내는 가슴위로 엎으러져 하염없이 쓰다듬고 사랑의 입맞춤에 내 몸은 서서히 생기를 띤다. 밥상을 마주하고 지난 일주일의 밀린 얘기에 소곤소곤 정겨운 우리의 하룻밤이 너무도 짧다.  천생연분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당신이 이뻐서가 아니다. 젖은 손이 애처로와서가 아니다. 이쁜걸로야 TV탈렌트 따를 수 없고 세련미로야 종로거리 여자들 견줄수 없고 고상하고 귀티나는 지성미로야 여대생년들 쳐다볼 수도 없겠지 잠자리에서 끝내주는 것은 588 여성동지 발뒤꿈치도 안차고 서비스로야 식모보단 못하지 음식솜씨 꽃꽃이야 강사 따르겠나 그래도 나는 당신이 오지게 좋다. 살아 볼수록 이 세상에서 당신이 최고이고 겁나게 겁나게 좋드라. 내가 동료들과 술망태가 되어 와도  몇일씩 자정 넘어 동료집을 전전해도 건강걱정 일격려에 다시 기운이 솟고 결혼 후 3년 넘게 그 흔한 세일 샤스하나 못사도 짜장면 외식 한번 못하고 로션하나로 1년 넘게 써도  항상 새순처럼 웃는 당신이 좋소. 토요일이면 당신이 무더기로 동료들을 몰고와 피곤해 지친 나는 주방장이 되어도 요즘들어 빨래, 연탄갈이,김치까지 내 몫이 되어도 나는 당신만 있으면 째지게 좋소. 조금만 나태하거나 불성실하면 가차없이 비판하는 진짜 겁나는 당신 죄절하고 지치면 따스한 포옹으로 생명력을 일깨 세우는 당신 나는 쬐그만 당신 몸 어디에서  그 큰 사랑이 , 끝없는 생명력이 나오는가 곤히 잠든 당신 가슴을 열어 보다 멍청하게 웃는다. 못배우고 멍든 공순이와 공돌이로 슬픔과 절망의 밑바닥을 일어서 만난 당신과 나는 천생연분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과 억압 속에 시들은 빛나는 대한민국 노동자의 숙명을 당신과 나는 사랑으로 까부스고  밤하늘 별처럼 흐르는 시내처럼 들의 꽃처럼 소곤소곤 평화롭게 살아갈 날을 위햐여 우린 결말도 못보고 눈감을지  몰라 저 거친 발굽 아래 무섭게 소용돌이쳐 오는 탁류 속에 비명조차 못지르고 휩쓸려갈지도 몰라. 그래도 우린 기쁨으로 산다 이 길을 그래도 나는 당신이 눈물나게 좋다 여보야 도중에 깨진다 해도 우리 속에 살아나 죽음의 역사를 넘어서서 이름 봄마다 당신은 개나리 나는 진달래로  삼천리 방방곡곡 흐트러지게 피어나 봄바람에 입맞추며 옛얘기 나누며 일찌기 일 끝내고 쌍쌍이 산에 와서 진달래 개나리 꺽어 물고 푸성귀 같은 웃음 터뜨리는  젊은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며 그윽한 눈물을 짖자 여보야 나는 당신이 좋다. 듬직한 동지며 연인인 당신을  이 세상에서 젤 사랑한다. 나는 당신이  미치게 미치게 좋다.  그리움 공장 뜨락에 따사론 봄볕 내리면 휴일이라 생기 도는 아이들 얼굴 위로 개나리 꽃눈이 춤추며 난다 하늘하늘 그리움으로 노오란 작은 손 꽃바람 자락에 날려 보내도 더 그리워 그리워서 온몸 흔들다 한 방울 눈물로 떨어진다. 바람 드세도 모락모락 아지랑이로 피어나 온 가슴을 적셔 오는 그리움이여 스물다섯 청춘 위로 미싱 바늘처럼  꼭꼭 찍혀 오는 가간에 울며 떠나던 아프도록 그리운 사람아     통박 어느 놈이 커피 한잔 산다 할 때는  뭔가 바라는게 있다는 걸 안다. 고상하신 양반이  부드러운 미소로 내 등을 두드릴 땐 내게 무얼 원하는지 안다. 별스런 대우와 칭찬에  허릴 굽신이며 감격해도 저들이 내게 무얼 노리는지 안다. 우리들이 일어설 때 노사협조를 되뇌이며 물러서는 저 인자한 웃음 뒤의 음모와 칼날을 우리는 안다. 유식하고 높은 양반들만이 지혜로운 것은 아니다 일찌기 세상마다 뒹굴며  눈치밥을 익히며 헤아릴 수 없는 배신과 패배 속에 세상 살아가는 통박이 생기드만 세상엔 빡빡 기는 놈들 위해서 신선처럼 너울너울 나는 놈 따로 있어 날개 없이 기름바닥 기는 우리야 움츠리며 통박을 굴리며 살아가지만 통박이 구르다 보면 통박끼리 구르고 합쳐지다 보면 거대한 통박이 된다고 좆도 배운 것 없어도 돈날개 칼날개 달고 설치는 놈들이 무엇인지 이놈의 세상이 어찌된 세상인지 누구를 위한 세상인지 우리들 거대한 통박으로 안다. 쓰라린 눈물과 억압과 패배 속에서 거대한 통박으로 구르고 부딪치고 합치면서 우리들의 통박은 점점 날카롭고 명확하게  가다듬어지는 것이다. 우리들의 통박이 거대한 통박으로 하나의 통박으로 뭉쳐지면서 노동하는 우리들이 새날을 향하여 이놈의 세상을 굴려갈 것이다.    진짜 노동자 한세상 살면서 뼈빠지게 노동하면서 아득바득 조출철야 매달려도 돌아오는 건 쥐씨알만한지 죽어라 생산하는 놈 인간답게 좀 살라고 몸부림쳐도 죽어라 쇳가루만 날아들고 콱콱 막히고 골프채 비껴찬 신선놀음 허는 놈들  불도자처럼 정력좋은 이윤추구에는 비까번쩍 애국갈채 제기랄 세상사가 왜이리 불평등한지 이 땅에 노동자로 태어나서  생각도 못하고 사는 놈은 죽은 송장이여 말도 못하는 놈은 썩은 괴기여 켈레비만 좋아라 믿는 놈은 얼빠진 놈 이빨만 까는 놈은 좆도 헛물 실천하는 사람 동료들 속에서 살아 움직이며 실천하는 노동자만이 진실로 인간이제 진짜 노동자이제 비암이라고 다 비암이 아니여 독이 있어야 비암이지 센방이라고 다 센방이 아녀 바이트가 달려야 센방이지 노동자라고 다 노동자가 아니제 동료와 어깨를 꼭 끼고 성큼성큼 나아가 불도자 밀어제께 우리 것 찾아 담은 포크레인 삽날 정도는 되어야  진짜 노동자지    준비 없는 희망 준비없는 희망이 있습니다 처절한 정진으로 자기를 갈고 닦아 저 거대한 세력을 기어코 뛰어넘을 진정한 자기 실력을 준비하지 않는 자에게 미래가 없습니다. 희망이 없습니다. 희망없는 준비가 있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변해 가는데 세상과 자기를 머릿속에 고정시켜 미래가 없습니다. 희망이 없습니다.    그해 겨울나무 1 그해 겨울은 창백했다 사람들은 위기의 어깨를 졸이고 혹은 죽음을 앓기도 하고 온몸 흔들며 아니라고 하고 다시는 이제 다시는 그 푸른 꿈은 돌아오지 않는다고도 했다. 팔락이던 이파리도 새들도 노래소리도 순식간에 떠나 보냈다. 잿빛 하늘에선 까마귀떼가 체포조처럼 낙하하고 지친 육신에 가차없는 포승줄이 감기었다. 그해 겨울, 나의 시작은 나의 패배였다. 2 후회는 없었다 가면 갈수록 부끄러움뿐 다 떨궈주고 모두 발가벗은 채 빚남도 수치도 아닌 몰골 그대로 칼바람 앞에 세워져 있었다. 언 땅에 눈이 내렸다. 숨막히게 쌓이는 눈송이마저 남은 가지를 따닥따닥 분지르고 악다문 비명이 하얗게 골짜기를 울렸다. 아무 말도 아무말도 필요 없었다. 절대적이던 남의 것은 무너져 내렸고 그것은 정해진 추락이었다. 몸뚱이만 깃대로 서서 처절한 눈동자로 자신을 직시하며 낡은 건 떨치고 산 것을 보듬어 살리고 있었다. 땅은 그대로 모순투성이 땅 뿌리는 강인한 목숨으로 변함없는 뿌리일 뿐 여전한 것은 춥고 서러운 사람들아 산다는 것은 살아 움직이며 빛살 틔우는 투쟁이었다. 3 이 겨울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말할 수 없었다. 죽음 같은 자기 비판을 앓고 난 수척한 얼굴들은 아무데도 아무데도 의지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마디를 긁히며 나이테를 늘리며 부리는 빨갛게 언 손을 세워 들고 오직 핏속으로 뼛속으로 차오르는 푸르름만이 그 겨울의 신념이었다. 한점 욕망의 벌레가 내려와 허리 묶은 동아줄을 기어들고 마침내 겨울나무는 애착의 띠를 뜯어 쿨럭이며 불태웠다. 살점 에이는 밤바람이 몰아쳤고 그 겨울 내내 모두들 말이 없었지만 이 긴 침묵이 새로운 탄생의 첫발임을 귿게 믿고 있었다.  그해 겨울, 나의 패배는 참된 시작이었다.    민들레처럼 일주일의 단식 끝에 덥수룩한 수엽 초췌한 몰골로 파란 수의에 검정고무신을 끌고 어질어질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굴비처럼 줄줄이 엮인 잡범들 사이에서 "박노해씨 힘내십시요." 어느 도적놈인지 조직폴력배인지 노란 민들레 한송이 묶인 내 손에 살짝이 주어주며 환한 꽃인사로 스쳐 갑니다. 철커덩, 어둑한 감치방에 넣어져 노란 민들레꽃을 코에도 볼에도 대어보고 눈에도 입에서 ?줘보며 흠흠 포근한 새봄을 애무한 민들레꽃 한 송이로 환하게 번져오는  생명의 향기에 취하여 아~ 산다는 것은 정년 아름다은 것이야 그러다가 문득 내가 무엇이길래 긴장된 마음으로 자세를 바로잡고 민들레꽃을 바로 봅니다.  어디선가 묶인 손으로 이 꽃을 꺾어 정성껏 품에 안고 내 손에까지 쥐어준 그분의 애정과 속뜻을 정신 차려 내 삶에 새깁니다.  민들레처럼 살아야 합니다.  차라리 발길에 짓밟힐지언정 노리개꽃으로 살지 맙시다. 흰 백합 진한 장미의 화려함보다 흔하고 너른 꽃 속에서 자연스레 빛나는 우리 들꽃의 자존심으로 살아야 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특별하지 않아도 빛나지 않아도 조금도 쓸쓸하지 않고 봄비 뿌리면 그 비를 마시고  바람 불면 맨살 부대끼며 새 눈과 흙무더기 들풀과 어우러져 모두 다 봄의 주체로 서로를 빛나게 하는 민들레의 소박함으로 살아야 겠습니다. 그래요. 논두렁이건 무너진 뚝방이건 폐유에 절은 공장 화단 모둥이 쇠창살 너무 후미진 마당까지 그 어느 험난한 생존의 땅 위에서건 끈질긴 생명력으로 당당하게 피어나는  민들레 뜨거운 가슴으로 살아야 겠습니다.  가진 것도 내세울 것도 없는 우리는 보호막 하나 없어도 좋습니다. 말하는 것 깨지는 것도 피하지 않습니다. 마땅히 피어나야 할 곳에 거침없이 피어나  온몸으로 부딪치며 봄을 부르는 현장의 민들레 그 치열함으로 살아야겠습니다. 자신에게 단 한번 주어진 시절 자신이 아니면 꽃피울 수 없는 거칠은 그 자리에 정직하게 피어나 성심껏 피어나 기꺼이 밟히고 으깨지고 또 일어서며 피를 말리고 살을 말려 봄을 진군하다가  마침내 바람찬 허공중에 수천수백의 꽃씨로  장렬하게 산화하는 아 - 민들레 민들레 그 민들레의 투혼으로 살아가겠습니다. 고문으로 멍들은 상처투성이 가슴위에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 받아 들고 글썽이는 눈물로 결의합니다. 아- 아- 동지들,형제들 준엄한 고난 속에서도  민들레처럼 민들레처럼 그렇게 저는 다시 설 것입니다.    강철 새잎 저거 봐라 새잎 돋는다 아가 손마냥 고물고물 잼잼 봄볕에 가느란 눈 부비며 새록새록 고목에 새순 돋는다. 연둣빛 새 이파리 네가 바로 강철이다. 엄흑한 겨울도 두터운 껍질도 제힘으로 뚫었으니 보드라움으로 이겼으니 썩어가는 것들 크게 썩은 위에서 분노처럼 불끈불끈 새싹 돋는구나 부드러운 만큼 강하고 여린 만큼 우람하게 오 눈부신 강철 새잎    마지막 시 거대한 안기부의 지하밀실을  이 시대의 막장이라 부른다. 소리쳐도 절규해도 흡혈귀처럼 남김없이 빨아먹는 저 방음벽의 절망 24시간 눈 부릅뜬 저 새하얀 백열등 불어 불엇! 끝없이 이어지는 폭행과  온 신경이 끊어 터질 듯한 고문의 행진 이대로 무너져서는 안된다 더이상 무너질 수는 없다. 여기서 무너진다면 아 그것은 우리들 희망의 파괴 우리 민중의 해방출구이 붕괴 차라리 목슴을 주자 앙상한 이 육신을 내던져 불패의 기둥으로 세워두자 서러운 운명 서러운 기름밥의 세월 뼛골시게 노동하고도 짓밟혀 살아온 시간들 면도날처럼 곤두선 긴장의 나날 속에 매순간 결단이 필요했던 암흑한 비밀활동 그 거칠은 혁명투쟁의 고비마다 가슴치며 피논물로 다져온 맹세 천만 노동자와 역사 앞에 깊이 깊이 아로새긴 목숨 건 우리들의 약속 우리들의 결의 지금이 그때라면 여기서 죽자 내 생명을 기꺼이 바쳐주자 사랑하는 동지들 내 모든 것인 살붙이 노동자 동지들 내가 못다 한 엄중한 과제 체포로 이어진 크나큰 나의 오류도  그대들 믿기에 승리를 믿으며 나는간다 죽음을 향해 허청허청  나는 떠나 간다. 이제 그 순간 결행의 순간이다. 서른다섯의 상처투성이 내 인생 떨림으로 피어나는 한줄기 미소 한 노동자의 최후의 사랑과 적개심으로 쓴 지상에서의 마지막 시  마지막 생의 외침 아 끝끝내 이 땅 위에 들꽃으로 피어나고야 말 내 온 목숨 바친 사랑의 슬로건 "가자 자본가세상, 챙취하자 노동해방"    그대 나 죽거든 아영아영 나 죽거든 강물 위에 뿌리지마 하늘바람에 보내지 말고 땅속에다 묻어주오 비 내리면 진 땅에다 눈 내리면 언 땅에다 까마귀 산짐승도 차마 무시라 뒷걸음쳐 피해가는 혁명가의 주검 그대 봄빛 손길보다 다독다독 묻어주오 나 언 땅 속에 길게 뿌리누워 못다 한 푸른 꿈과 노래로 흐를 테요 겨울 가고 해가 가고 나 흙으로 사라지고 호올로 야위어가는그대.. 어느 봄 새벽, 수련한 함박꽃으로 피어 날 부르시면은 나 목메인 푸르른 깃발 펄럭이면서 잠든 땅 흔들어 깨우며 살아날 테요 아영아영 나 죽거든 손톱 발톱 깎아주고 수염도 다듬어서 그대가 빨아 말린 흰옷 이쁘게 입혀주오 싸늘한 살과 뼈 험한 내 상처도  그대 다순 숨결로다 호야호야 어루만져 하아- 평온한 그대 품안에 꼬옥 보듬어 묻어주오 자지러진 통곡도 피 섞인 눈물도 모질게 거두시고  우리 맹세한 붉은 별 사랑으로, 눈부신 그 봄철로 슬픔 이겨야해. 아영 강인해야 해  어느 날인가 그대 날 찾아 땅속으로 오시는 날  나 보드란 흙가슴에 영원히 그댈 껴안으리니  아직과 이미 사이  아직에 절망할 때  이미를 보아 문제 속에 들어 있는 답안처럼 겨울 속에 들어찬 햇봄처럼 현실 속에 이미 와 있는 미래를 아직 오지 않은 좋은 세상에 절망할때 우리 속에 이미 와 있는 좋은 삶들을 보아  아직 피지 않은 꽃을 보기 위해선 먼저 허리 굽혀 흙과 뿌리를 보살피듯  우리 곁의 이미를 품고 길러야 해 저 아득하고 머언 아직과 이미 사이를 하루하루 성살하게 몸으로 생활로 내가 먼저 ?은 세상을 살아내는 정말 닮고 싶은 좋은 사람 푸른 희망의 사람이어야 해       아직과 이미 사이 거룩한 사랑 성은 피과 능이다. 어린 시절 방학때마다 서울서 고학하던 형님이 허약해져 내려오면 어머님은 애지중지 길러온 암탉을 잡으셨다 성호를 그은 뒤 손수 닭 모가지를 비틀고 칼로 피를 뭍혀가며 맛난 닭죽을 끓이셨다. 나는 칼질하는 어머니 치맛자락을 붙잡고 떨면서 침을 꼴깍이면서 그 살생을 지켜 보았다.  서울 달동네 단칸방 시절에  우리는 김치를 담가 먹을 여유가 없었다 막일 다녀오신 어머님은 지친 그 몸으로 시장에 나가 잠깐 야채를 다듬어 주고 시래깃감을 얻어와 김치를 담고 국을 끊였다. 나는 이 세상에서 그 퍼런 배추 겉잎으로 만든 것보다 더 맛있는 김치와 국을 맛본 적이 없다. 나는 어머님의 삶에서 눈물로 배웠다. 사랑은 자기 손으로 피을 묻혀 보살펴야 한다는 걸 사랑은  가진 것이 없다고 무능해서는 안 된다는 걸 사랑은  자신의 피와 능과 눈물만큼 거룩한 거라는 걸    고난은 자랑이 아니다 고난은 싸워 이기라고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역경은 딛고 일어서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좌절은 뒤어넘으라고 오는 것이 아닙니다 맑은 눈 뜨라고! 고통을 피하지 말고  맞서 싸우려들거나 빨리 통과하려 하지 말고 오히려 고통의 심장을 파고들어 그 안에 묻힌 하늘의 얼굴을 찾으리고 고난은 살아낸 그대여 그것은 장한 인간 승리이지만 맑은 눈 뜨지 못하면 철저히 무너지고 깨어져 내려 먼지만큼 작은 자신으리 실상을 보지 못하면 내세운 정의와 진리 속에 숨어있는 자신의 참모습을 보지 못하면, 고난을 ?고 나온 자랑스러운 그대 역시 또 하나의 닻입니다. 슬픔입니다.  고난을 온몸으로 끌어안고 승화시킨 사람이 아니라면 생의 가장 깊은 절망과 허무의 바닥에서 맑은 눈으로 떠오른 사람이 아니라면 우리 앞을 비추이는 희망의 사람이 아닙니다. 행여 제가 고난받았다고 얼굴을 들거든 침을 뱉어 주십시요 고난받았기에 존경받는다면 그것은 나의 치욕입니다 슬픈 일이지만, 고난이 나를 키웠고 고난이 나를 깨우쳤고 고난 속에서 나는 사랑을 배웠고 그대를 만났습니다. 아- 나에게 고난은 자랑이 아니라 아름다운 슬픔입니다.    줄 끊어진 연 한겨울 바람이 맵찬 어느 날이었어요 창살 너머 어둑한 빈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데 줄 끊어진 가오리 연 하나가 뒤척이며 고행중이더군요 스스로를 산채로 파묻고 인연 줄도 다 놓아 버려 깊어가는 감옥이 조금은 적막하지만 한사코 붙잡지 않습니다 탓하지도, 의지하지도, 소망하지도 않습니다. 난 지금 줄 끊어진 연처럼 홀로 빈 하늘 떠도는 듯해도 하하, 나는 나대로 고독한 긴장 속에 생명줄 내건 치열한 날들입니다. 보이는 줄만 줄일까요 세 손으로 거두어야만 삶일까요 이헐게 날면 되는 것을  줄 없는 줄을 타고 허공 찬바람 속에 몸 던져주며 나는 홀로 날았습니다 처절하게 몸부림치며 내 목숨 같은 외줄을 끊고 살아 있는 모든 것과 다시 이어지는 고투의 세월을  참흑한 투쟁과 묵상의 나날이었습니다 아- 눈 맑게 열리고 마침내 내 인연의 때가 오는 날 줄 없는 줄을 통해 아직도 첫마음 밝혀든 그대에게 나 뜨거운 떨림으로 차전할 것입니다. 그래요 희망의 줄은 이미 저마다의 몸 속에 내장되어 있고 좋은 세상은 이미 현실 속에 와 자라고 있고 외줄의 때가 있고 거미줄의 때가 있고 밤새 거미 한 마리가 제 몸 속에서 투명한 줄을 뽑아 쇠창살에 잘 짜인 집을 짓더니 아침 햇살에 이른 영롱한 팽팽한 거미줄망이 그대로 한 우주, 내 삶의 안과 밖이 이어지는 관계 그물망으로 확 비추어 오더군요.    겨울이 온다 와수수 가랑잎 쓰는 바람에 삭발한 머리 쳐드니 하늘은 저만큼 높아져 있다. 나는 이만큼 낮아져 있는데 시린 하늘 흰 구름은  옥담 질러 사라지고 나는 컴컴한 독방으로 사라지고 맑은 가을볕도 잠깐 여위어가는 가을 설움도 잠깐 벌써 독방 마루 바닥이 찹다 의시시 몸 웅크리며 겨울 보따리 풀어 해진 옥 궤맨다 아 어느덧 저만큼 겨울이 온다 겨울이 온다 벽 속에 시퍼렇게 정좌한 채  겨울 정진 깊어가는 날 온다 대낮에도 침침한 독거방 불빛 아래  갑자기 바느질 손 바빠진다.    참혹한 사랑 그대 소식 전해 들었습니다 우리 못 본지 벌써 7년인데 얼굴이 몹시 안되었더라고 그동안 크레 앓아 몹쓸 수술까지 받았다고 사람들과도 잘 만나지 않는다고 내 얘기 듣고 말없이 울기만 하더라고 바보같이... 바보같이... 그렇게 혹독하게 시대앓이를 하다니 그냥 좀 살지 몸이라도 챙기지 다들 돌아가 따뜻한 자리를 잡는데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고 다 바친 그대가 왜 바보같이 정말 바보같이 나도 가끔은 웃으며 사는데 그래 내가 힘들까 봐 엽서 한장 없었나요 혼자서 여린 몸에 그 패배를, 가혹한 상처를 그렇게 지독히 앓아야만 했나요 누구보다 빛나는 재능과 아름다움이 아까웠어요 맑은 열정과 가능성이 너무 아까웠어요 그래서 그 ?치울 때까지만 좀 떨어져 하라고 했던 거에요 그런데도 울며 꽃 꺾어 던지며 현장으로 수배길로 오시더니 이렇게 쓰러지자고, 피투성이로 망가지자고 한사코 조은 길만 골라 걸으셨나요 이제는 더 울지 마세요 슬픔도 착함도 버리세요 떨리는 기다림도 버리세요 남들처럼 대충 잊어버리세요 그대 안의 나도 지워버리세요 많이 늦었지만 따뜻하게 둥그렇게  이젠 부디 행복하세요. 바보같이... 바보같이 ... 아아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꽃같이 싱싱하던 그대가 아니라  다시는 필수 없는 흘러간 꽃이라도 그대의 좌절 그애의 상처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내 남은 목숨이 다하도록  멀리서... 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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