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일.
정말 열심히 집안청소를 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침실 3개에 객실 하나, 거기다가 주방, 위생실을 청소한건 물론이고 눈에 거슬리는 빨래감까지 몽땅 끄집어내여 두번이나 세탁기를 돌렸다.
누가 시킨것도 아니건만(ㅋㅋㅋㅋㅋ 물론 시킬 사람도 없지만) 땀을 뚝뚝 떨구며 무던히도 열심히 청소를 했다.
무릎을 꿇고 앉아서 온돌을 닦으며 참 많은것을 생각했다. 달려온 인생을 회억하고 지나온 2010년을
돌이켜보고 이제 걸어가야할 올 한해를 그려보고...
뭔가를 자꾸 생각하게 되는것은 내가 인젠 나이를 먹었다는 표징일가? 나에게도 세상 그 무엇도 두려울것 같지 않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뜨거운 열기로 사업을 했고 내키는대로 일을 처리하여 본의 아니게 다른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도 더러 있었던것 같다. 그때는 열정만, 오기만 있었을뿐 무언가를 구태여 생각하려고 하지 않았던것 같다.
새해의 이 아침에 문뜩 그렇게도 열심히 집안청소를 하고싶고 또 묵은때를 닦으며 뭔가를 그렇게도 많이 거창하게 생각하게 됨은 과연 내가 나이를 먹은때문일가?
47살, 인생의 절반을 더 살아온것 같다.
과연 내가 이 세상에 지금껏 남겨놓은것이 무엇이고 또 나 자신은 어떤 그릇으로 되여있는것인가?
따져보면 그래도 나의 가슴심처에 누구에게라도 전할수 있는 미소 한자락은 남아있는것 같다. 이제부터의 인생에는 나에게 남아있는 그 미소들을 나와 어깨를 스쳐가는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어야 겠다. 언젠가 나에게 상처를 주어서 지금껐 정말 싫어하던 그런 사람에게도 그 미소를 나누어주는 아량을 키워야 겠다.
백년도 못사는 인생을 작은것을 위해 누군가를 미워하면서 산다는것은 스스로에게 너무나 미안한 삶인것 같다.
모두와 미소를 나누면서 편한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
매일아침, 눈꼽은 묻어있지만 세상을 향해 미소하는 그런 마음으로 살아야 겠다.
세상은 정녕 미소하는 우리를 외면 하지 않을것이다.
마음의 구석구석에 묻어있는 먼지를 열심히 닦아야겠다.
오늘 집안을 깨끗이 닦아놓으니 정말 내 삶마저 깨끗해지고 빛이나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