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룡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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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3.8절에 엄마에게 올리는 글] 그때는 몰랐습니다 댓글:  조회:970  추천:0  2019-03-08
[3.8절에 엄마에게 올리는 글]   그때는 몰랐습니다  손룡호      엄마는 녀성입니다 나를 자궁속에 열달 잉태하고 흔적없던 나를 생명의 싹으로 태줄로 키웠습니다   머리가 생기고 내장이 생기고 손발이 생기면서 계속 커갔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엄마는 커가는 나 때문에 태동하는 나 때문에 곤혹을 치렀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세상에 태여나서 완전한 생명체로 호흡하고 심장이 박동하고 음식을 소화할 수 있는 기관이 생기고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이생겼을 때 엄마는 나를 자기몸체에서 탈출시켰습니다   그때도 몰랐습니다   엄마는 독자적 생명체인 나를 다시 따뜻한 가슴에 안고 젖을 먹이고 잎히고 말을 배워주고 세수시키고 학교붙이고 가장회의 다니고 틀리면 살짝 꾸중하고 엉덩이를 때리면서 작은 학교, 큰 학교를 마치고 사회인이 되게 하셨습니다    엄마는 나를 장가보내고 내 자식을 받아주고 키워주셨습니다    엄마는 남을 잘 돌보았습니다    자기리익만 챙기지 말고 남의 리익과 편리를 도모할 줄 아는 사람으로 살아야 참된 사람으로 살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우물마실 때 우물판 사람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덕성을 심어주셨습니다   남에게 수요되는 사람으로 자기가 맡은 일을 알쭌히 해낼 수 있는 책임심과 기술을 능숙히 장악하라고 하셨습니다   밖의 일만 일이라고 하지 말고 아내를 사랑하고 자식교육 잘하라고 하시였습니다   엄마는 옳바른 사상을 심어주고 맑은 영혼을 심어주었습니다    엄마는 그러면서 변함없이 밥짓고 출근하고 빨래하고 집안팎일들을 처사하면서 하루하루 주름이 늘고 하얀머리나고 등이 휘여갔습니다    엄마는 아프기 시작하였습니다    아프면서도 자식들이 돈을 쓸가봐 병원을 찾지 않고 약방에서 눅은 약을 사서 복용하다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엄마는 녀성입니다  엄마는 엄마입니다    자식을 위하여 모든 고생을 감내하고 모든 아픔을 홀로한 분이십니다    엄마가 세상에 있을 때는 힘들면 찾아가고 누울 곳이 있었지만 엄마가 없고보니 그 빈자리가 너무 크고 깊어 메워지지 않습니다    3.8절, 오늘은 3.8국제부녀절입니다    엄마살아생전에 해마다 3.8절이 돌아왔었지만 그저 녀성의 명절로 치부하고 진정어린 축배의 술잔은 올리지 못했었습니다   엄마 하늘나라에서  이 아들이 올리는 3.8절축배술잔을 받을 수 있습니까  ......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때는 너무 몰랐습니다          2019.3.8
93    [미니소설] 현대아이들...(손룡호) 댓글:  조회:840  추천:0  2018-11-02
   현대아이들의 사유의식을 반영한 미니소설 3편    손룡호                    1  "사과는 어디에 심슴니까?"                         소학교1학년 어문시간입니다.  선생님은 교과서에 그려진 사과그림을 보면서 학생들에게 물었습니다.     "사과는 씁니까? 답니까?"     "답니다."     학생들은 일제히 같은 대답을 했습니다.      "사과는 어디에 심습니까?"      "초스(超市)에 심슴니다."      아이들은 사과를 파는 곳을 기억하고 대답하였습니다.       ……                    2     "로 할아버지 이름을 압니까?      반주임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물었습니다.    " 학생동무들 아버지어머니 이름을 압니까?"    "예, 압니다."    학생들은 일제히 대답하였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이름을 압니까?"    "예, 압니다."    할아버지할머니가 있는 학생들은 다 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없는 아이들도 얼마 있어 소리가 낮아졌다.     "로할아버지 이름을 압니까?"     대답이 없다. 어른들도 로할아버지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선생님은 혀를 홀랑 내밀었다. 괜히 아이들에게 과한 물음을 제기했다고 말이다. 그런데 공부 잘하는 남자애가 손을 들었다.     "압니까?......"     "압니다. 로인입니다."     선생님은 멍해졌습니다.     ......                  3           승벽심         아침마다 소학교에 갓 입학한 아들을 자가용으로 학교에 보내는 것은 아빠의 어김없는 직책이다.      아빠는 오늘도 아들을 옆자리에 않치고 학교로 달렸다.    "아빠, 어제 반장애가 오디(奥迪)차를 타고 왔슴다."    애들도 승용차가 좋고 나쁘고를 알고 있었다.    "무슨 말이니?......아빠가 래일 더 좋은 차를 몰고 오란 말이니?......"     "녜...!"       ......         2018.10.31  
92    영웅은 승부로만 가리는 것이 아니다 댓글:  조회:1507  추천:0  2018-07-23
영웅은 승부로만 가리는 것이 아닙니다.    크로아티아는 세계컵2등자리를 석권했습니다.   400만 인구가 키워낸 국가팀 선수, 세차례의 연장전, 두번 페널티킥...하나하나의 애로를 이겨내고 끝내 2등자리에 올랐습니다.   크로아티아가 보여준 정신력은 세인을 감동시켰습니다.   프랑스는 나젊은 선수들로 옳바른 전술로 효과있는 공격으로 득점하면서 당당히 1등을 쟁취하였습니다.   독일, 에쓰빠냐, 브라질, 아르헨티나, 포도아...세계명선수들이 다 탈락한 이번 세계컵...제시하는 바가 많습니다.   인구가 적다고 약자가 아닙니다.   우리 연변축구도 휘황한 전과가 있었고 힘든 현실속에서 모대기고 있습니다.   축구는 인간의 복합적소질이 다 반영되고 발휘되는 운동입니다.   좋은 감독이 좋은 선수를 발견하고 적절히 채용합니다.   세계컵은 막을 내렸지만 흥분된 우리마음은 안새 갈 것 같습니다.   삼복무더위가 시작되는 때에 시원한 맥주로서 열오른 가슴을 시원히 적셔줍시다.
91    416만 인구 크로아티아,잉글랜드를 이겼다 댓글:  조회:1320  추천:0  2018-07-12
크로아티아가 잉글랜드를 이겼다.   15일 불란서와 1등을 다툰다.   크로아티아 400만 인구, 두번이나 연장전, 페널티킥으로 올라온 팀, 오늘도 또 지친 연장전, 그러나 그들은 이를 악물고 해냈다.      크로아티아 민족의 불굴의 정신력은 어디서 왔는가?...   곰곰히 음미해볼바이다. '416만 소국' 크로아티아, 3연속 연장투혼 끝 결승행   인구 416만 소국 크로아티아가 월드컵 결승에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다. 크로아티아 공격수 만주치키(가운데)가 잉글랜드와 러시아 월드컵 4강 연장 후반에 결승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인구 416만 소국 크로아티아가 투혼으로 사상 첫 월드컵 결승에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다.       크로아티아는 12일(한국시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에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유럽 발칸반도에 위치한 크로아티아는 1991년 유고슬라비아 연방에서 독립했다. 면적은 5만6594㎢로 세계 127위고. 한반도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인구도 416만명(세계 129위)으로 한국의 10분의 1 수준이다. 그런데도 크로아티아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3위에 오른데 이어 사상 첫 결승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크로아티아 황금세대는 경험과 노련미를 앞세워 월드컵 결승에 올랐다. [EPA=연합뉴스]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1998년 월드컵에서 득점왕(6골)에 오른 다보르 수케르를 보며 꿈을 키웠다. '크루이프 재림'이라 평가받는 모드리치(33·레알 마드리드)와 '득점기계' 마리오 만주키치(32·유벤투스), 이반 페리시치(29·인터밀란), 이반 라키티치(30·바르셀로나) 등 30대 전후 선수들이 주축이다.       '크로아티아 황금세대'는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를 3-0으로 완파하면서 D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16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덴마크를 제압했다. 8강에서 러시아를 또 다시 승부차기로 꺾고 올라왔다.      크로아티아는 경험과 노련미를 뽐냈다. 평균연령 26.1세 잉글랜드의 패기를 압도했다. 크로아티아는 전반 5분 선제실점했다. 잉글랜드 트리피어(토트넘)가 아크 부근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프리킥으로 골망 오른쪽을 흔들었다.    1골 1도움을 올리며 결승행을 견인한 페리시치. [EPA=연합뉴스]    하지만 크로아티아의 뒷심은 무서웠다. 후반 24분 브르살리코(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문전쇄도한 페리시치가 옆차기하듯 왼발을 갖다대 동점골을 뽑아냈다.       양팀은 결국 1-1로 비긴채 연장에 돌입했다. 크로아티아는16강, 8강에 이어 3경기 연속 연장혈투를 치렀다. 10일 사이에 360분, 사실상 네 경기를 치른 셈이다.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해냈다.      크로아티아는 연장 후반 4분 페리시치가 백헤딩으로 떨궈준 볼을 마리오 만주키치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크로아티아 보양식을 찾아서 먹어야겠다"고 농담을 건넬 정도였다.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오른 크로아티아는 16일 0시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프랑스와 결승전을 치른다.   중앙일보   인구 416만 소국 크로아티아가 투혼으로 사상 첫 월드컵 결승에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다.       크로아티아는 12일(한국시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에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유럽 발칸반도에 위치한 크로아티아는 1991년 유고슬라비아 연방에서 독립했다. 면적은 5만6594㎢로 세계 127위고. 한반도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인구도 416만명(세계 129위)으로 한국의 10분의 1 수준이다. 그런데도 크로아티아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3위에 오른데 이어 사상 첫 결승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크로아티아 황금세대는 경험과 노련미를 앞세워 월드컵 결승에 올랐다. [EPA=연합뉴스]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1998년 월드컵에서 득점왕(6골)에 오른 다보르 수케르를 보며 꿈을 키웠다. '크루이프 재림'이라 평가받는 모드리치(33·레알 마드리드)와 '득점기계' 마리오 만주키치(32·유벤투스), 이반 페리시치(29·인터밀란), 이반 라키티치(30·바르셀로나) 등 30대 전후 선수들이 주축이다.       '크로아티아 황금세대'는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를 3-0으로 완파하면서 D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16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덴마크를 제압했다. 8강에서 러시아를 또 다시 승부차기로 꺾고 올라왔다.      크로아티아는 경험과 노련미를 뽐냈다. 평균연령 26.1세 잉글랜드의 패기를 압도했다. 크로아티아는 전반 5분 선제실점했다. 잉글랜드 트리피어(토트넘)가 아크 부근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프리킥으로 골망 오른쪽을 흔들었다.    1골 1도움을 올리며 결승행을 견인한 페리시치. [EPA=연합뉴스]    하지만 크로아티아의 뒷심은 무서웠다. 후반 24분 브르살리코(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문전쇄도한 페리시치가 옆차기하듯 왼발을 갖다대 동점골을 뽑아냈다.       양팀은 결국 1-1로 비긴채 연장에 돌입했다. 크로아티아는16강, 8강에 이어 3경기 연속 연장혈투를 치렀다. 10일 사이에 360분, 사실상 네 경기를 치른 셈이다.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해냈다.      크로아티아는 연장 후반 4분 페리시치가 백헤딩으로 떨궈준 볼을 마리오 만주키치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크로아티아 보양식을 찾아서 먹어야겠다"고 농담을 건넬 정도였다.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오른 크로아티아는 16일 0시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프랑스와 결승전을 치른다.      [출처: 중앙일보] '416만 소국' 크로아티아, 3연속 연장투혼 끝 결승행
90    [신작시] 아버지 날에 내리는 비 (손룡호) 댓글:  조회:640  추천:0  2018-06-28
아버지 날에 내리는 비    손룡호      내립니다  아침일찍부터  비소리에 눈을 뜨고  밖을 내다 봅니다   압집의  지붕꼭대기가  다  젖었습니다.   주택구의  길바닥, 푸른 잔디, 나무들이  다  젖었습니다   생명은  다  자기의 아버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버지 슬하에서 자라다가 커서  아버지가 되면  아버지는 떠난 답니다    련계할 수 없는  이승과 저승  오늘 아버지는  비가 되여 조용히 내립니다    일찍 나온  사람몇이  우산을  들었습니다   비 올 때  우산을 들라는  아버지의 부탁이 비로 되여 내입니다    저승에 가서도  아버지는 자식들을 지켜보면서  기회만 있으면  변신하여 부탁을 전한답니다       2018.6.17
89    [미니소설] 도대체 누가 셈이 못들었는데? 댓글:  조회:790  추천:0  2018-05-07
미니소설 도대체 누가 셈이 못들었는데? 손룡호          어떻게 된 판인지 자꾸 여기저기가 아프다. 손목이 통새나서 중의를 찾아 침을 맞아 낳아지니 또 발뒤축이 아프다.      누군가 사람은 나이들면 아픔과 동무하여 살다가 가야한다고 말했다. 과연 그런 것 같다.      오늘도 아침밥을 에때우고 중의원 박교수를 찾아 보여야 하겠다. 그런데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이 아침에 올 사람이 없는데 말이다.      "누구요?......"    "일만이다."      나의 소학, 중학교 동창생 일만이다. 문을 여니 일만이는 포장한 김치상자 두개를 목밑까지 받쳐들고 서 있다.     "아니, 전화도 없이...?"   "이 시간에 니가 집에 없을리 없지. 우리회사에서 새로 개발한 배추, 무우, 마늘 김치다. 니하구 넙데기가 맛을 보고 평가해 달라."   일만이는 집에 들어도 오지 않고 돌아섰다.   "일만아..김치값을 받아야지?..."      일만이는 무슨 되지도 않는 소리를 한다고 흘겨보면서 층계를 내려갔다.      일만이는 청도서 김치공장을 세워 놓았다. 연변에 대리 판매점이 많아 자주 온다. 한번 오면 여러가지로 스케줄이 많이 잡혀 있다. 그러나 일이 아무리 바빠도 시간내서 만난다. 어떤 때는 오늘처럼 불시에 집에 뛰여들 때도 있다.      사실 나는 일만에게 별로 해준 일이 없다. 오직 한가지 일이 생각키우는데 일만이는 그 일을 기억하고 잊지 못하고 있다.      1967년 문화대혁명 때 일만의 아버지는 특무로 몰리워 갖기워 문초당하다가 어느 여름날 오후 틈을 나서 4층에서 뛰여내려 자살하였다.      아무깨 아버지가 자살했다는 소식은 하루 밤새에 퍼질 때로 다 퍼지였다.      아침에 학교에 등교하니 내곁에 앉는 일만이가 지각하였다. 일만이는 속이 싹 재가 되여 얼굴이 새까맻다. 휴식시간에 우리반의 넙데기가 씽하니 달려와 일만에게 손가락질 하였다. (계속)  
88    [미니소설] 귀먹은 할아버지와의 대화 (손룡호) 댓글:  조회:609  추천:0  2018-05-07
미니소설 귀먹은 할아버지와의 대화    손룡호           연길명성중의 진료소에 안도에서 70대 중반을 벗어난 리씨라는 할아버지 한분이 와서 앞뒤귀에 침을 여러대 꽂고 있었다.     곁에는 50대를 넘어서 풍맞아 다리를 저는 최씨라는 남자가 머리에 수두룩히 침을 꽂고 있었다.    나란히 앉아 있노라니 두 사람은 자연히 대화하고 싶어졌다.    그래도 나이가 한참 어려보이는 최씨가 먼저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는 왜 귀에 침을 맞습니까?......"     사람좋게 생긴 할아버지는 웃는다.     "무스게라우?......"     보매 귀가 들리지 않아 찾아온 모양이였다.     "귀가 들리지 않습니까?......"     "야, 고속렬차를 타면 금방 오는데...세월이 믿기 어렵게 빨리 좋아진다니까?....."     최씨는 웃었다. 사람의 귀에다 좋은 소리만 듣고  나쁜 소리는 듣지 않는 신경공능을 증가시킬 수만 있다면 오죽 좋으랴는 생각이 피뜩 들었다.      사람은 나쁜 소리 들으면 마음이 불안해나고 그런 일이 자주 있으면 피가 혼탁해지고 나중에 병이 나게 되는 법이다. 만병의 근원은 마음에 있다고 하지 않는가.    최씨는 높은 소리로 말하였다.    "할아버지, 귀가 들리지 않으면 좋은 점도 있겠습니다. 남이 욕하거나 흉보는 소리를 듣지 못하니 좋을거 아닙니까?......"     "야, 상해에 가 있는 아들 집에 가서 3년을 있다가 돌아와 지금은 경로원에 가 있소. 살아보니 그래두 제 로친이 제일입데."     "맞습니다. 늙으막에는 로친이 제일이지요. 우리 아버지두 젊어서는 우리 어머니 앞에서 우쭐대더니 눍어서 오금을 못쓰게 되니까 우리엄마만 찾습데다."     리씨할아버지는 또 알아듣지 못하고 대신 웃으면서 자꾸 두다리를 안으로 가다드린다.      "할아버지 여기서 치료하면 귀가 열릴 것입니다."     "야, 전렬선염이 있어서 오줌을 누어야겠소."     "누세요. 위생실이 저쪽에 있습니다."     "야, 오느라고 기차표 값 18원, 가느라고 18원, 기차역전서 뻐스타고 왔다갔다 2원, 점심에 초두부를 먹자면 20원은 깨질거니까......한번 나오면 50원은 달아나오."     "로임 얼마 나옵니까?......"     "올해 76섯살이요."     최씨는 웃었다. 귀는 잘 듣지 못하지만 성격은 소탈해 보이였다. 그래서 최씨는 엄지손가락을 내 들었다.     "할아버지 귀는 멨어도 마음은 메지 않았어요.".     "야, 집에서 맏이가 아니라 셋째요."     "사랑합니다."    최씨는 두 손을 머리우에 올리면서 사랑표시를 하였다. 할아버지도 웃으면서 같은 동작을 하였다.      사람이 늙어가면 나름대로 탈이 나는 법이다. 메가는 현상이 늦게 더 늦게 와야 할텐데......                                  2018.4.13  
87    [신작시] 따뜻한 사람들 (손룡호) 댓글:  조회:497  추천:0  2018-05-07
따뜻한 사람들    손룡호    그들은 물러났다  해뜨고 지는 것처럼 달뜨고 지는 것처럼  매일 그 직장 그 기계곁에 서서  하나의 부속이 되여 바삐 돌아쳤다  30--40년을 하루같이 돌아쳤다    그들은 아버지요 엄마였다  안해요 남편이였다  언니요 오빠였다  녀동생 남동생이였다  일하여 나오는 돈으로  살아가는 제일선 로동자들이였다    그들은 한 일터에서 떠날 줄 모르는 사람들이였다  해가 뜨면 줄줄이 자전거를 타고  공장대문으로 직장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였다  지각조퇴는 그들에게 금물이였다  낮과 밤을 엇바꿔가면서  리윤창출에 혼신을 다 한 사람들이였다   그들은 열심히 일하는 것을  근본으로 뿌리내린 사람들이였다 느닷없는 생활충격에 몇십년의 공령을 아쉽게 접고 사표내고 먼길을 떠난 사람들이였다 자식출세시키겠다고 출가시키겠다고  몸과 마음을 삶의 매돌에 갈았었다   그들은 일해온 것만치 할말이 많은 사람들이였다 익숙한 얼굴들을 보고싶어  서로 보면서 잘 있나 건강하나  자식들은 잘 나가고 있나 묻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들이였다  그리움이 많은 사람들이였다    위챗이 사방에 널린 그들을 모아 놓았다  세상이 아무리 크고 넓어도  사람들이 오글오글 해도  그들은 서로 찾고 싶었다  그들은 서로 보고 싶었다 그들은 서로 만나 함께 활동하고 싶었다   그들은 아픈 몸들이였다  자기를 잊고 열심히 일하면서 탈이난 몸들이였다  자주 병원을 드나들면서 병과 동무하여 살고있었다  살아온 세월을 하나하나 흰머리로 기록하고 있었다  쓰린 속에 술 몇잔이면 쓰러진다  손발이 차고 저리고 입검이 흔들고 기억이 삭막해가고    그들은 그래서 그래도  찾고 만나고 얘기하고  함께 노닐면서  삶을 공감한다  소중한 인생의 가치를 성심껏 진맥해 간다 그들은 정녕 따뜻하고 소박한 사람들이였다  2018. 4.1    
86    [미니소설] 착한 사람 (손룡호) 댓글:  조회:596  추천:0  2018-05-07
미니소설 착한 사람                   손룡호            밤 11시, 잠이 들까말까 하는데 워신이 띵똥 울린다. 열어보니 한단위 퇴직친구 리동무의 워신이다.     "김동무, 방금 우리형님이 돌아 갔소. 래일 오전에 화장하겠소."     김씨는 일어나 앉았다. 리동무형님이 돌아갔다는데 그냥 누워 있을 수가 없었다.     "지금 어느 병원에 있소?......"     "하남병원에 있소."     "알았소. 내가 택시타고 곧 가겠소."     김씨는 부랴부랴 옷을 주어입었다. 중풍맞아 운신이 불편하나 그래도 언어장애는 오지 않은 안해가 측은한 눈길로 남편을 지켜본다.     "누가 사망됐대요?......"     "리동무형님이...나이가 아깝소. 이제 66섯인데..."     김씨는 집을 나와 택시타고 달려가 뒤처사를 함께 하였다.      아침 7곱시 반에 핸드폰이 울리였다.      "아버지 오늘 내 친구아버지 사망돼서 화장터로 가야 함다. 리나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겠슴까?......"     김씨는 리동무와 함께 리동무형님네 집에 가서 리동무형님이 쓰던 유물을 꿍져가지고 화장터로 가야 하였다. 그러나 손녀도 데려다 주어야 하였다.     "리동무, 먼저 올라가서 짐을 싸놓소. 내 손녀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곧바로 올라가겠소."     "야, 온 밤 수고하고 시장하겠는데 밥을 먹어야지."     "일없소."     김씨는 택시를 잡아타고 아들네 집으로 갔다.      "이버지, 아침식사는...?..."     "먹었다. 리나를 옷을 챙겨입혀라. 리나아빠는 언 제 오나."      "이달 말 비행기표를 뗐답데다."      김씨는 손녀를 유치원에 바래다주었다. 돌아서는데 핸드폰이 울리였다.      "김동무, 리동무 형님이 돌아갔다메. 내 통지를 받았는데 내 지금 한국에 있소. 내 대신 먼저 부제해주오."      김씨는 긴 숨을 몰아 쉬였다. 성의가 있다면 워신으로 직접 리동무에게 금액을 보내면 되는데?......대신 부제하고 저 자식이 언제 돌아와서 갚는단 말인가?......      생각은 그렇게 하면서도 접수할 수 밖에 없었다. 화장터에서 같은 집에 온 며누리를 만났고 한창 친구형님 제사식 사회를 맡아보는데 핸드폰이 울리였다. 사회를 하느라고 받지 않으니 그냥 울려댄다. 유가족들이 유상에 술을 붓는 사이 핸드폰을 받았다.      "여보, 천정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우. 빨리 올라가서 말해야지."     침대에 누워서 전화기를 잡기도 불편한 안해가 전화기로 쳐대는 전화였다.     보매 요새 수도공사에서 얼어터진 수도관을 수리하느라고 물공급을 끊어서 웃집에서 혼자사는 70대로인이 수도꼭지를 열어놓고 닫지 않은 모양이였다.      제사식은 그냥 진행되고 있었다.      ......                                        2018.3.13 。
85    [미니소설] 아름다운 음모 (손룡호) 댓글:  조회:636  추천:0  2018-05-03
(미니소설) 아름다운 음모                  손룡호            셋은 항상 약속하고 뻐스타고 주내 하천자갈밭을 돌아다닌다. 이들에게는 계절이 없다. 수석주으러 시간내서 온 일년 다닌다.            따뜻한 봄날 진달래꽃이 활짝 피였다. 다 녹아내린 강물은 시름놓고 노들강변을 부르면서 흘러간다. 뻐스는 자갈이 질펀하게 널려있는 곳에서 멈춰 섰다.          셋이 내려 서로 고개숙이고 지뢰탐사하듯 자갈밭을 정밀 탐사한다. 하루 오전이 걸렸다. 주은 수석들을 벗어놓은 가방이 있는 곳에 갖다 놓았다.            세사람 나름대로 주었다. 신씨가 주은 돌이 대번에 시선을 끌었다. 장방형모양의 검스레한 청석인데        몇천년의 거센물에 패우면서 구멍이 슝슝나서 형체가 신기하고 가관이였다.           보기만해도 욕심이 났다. 줏지 못한 두 사람은 동료의 행운을 진심으로 기뻐하면서 축하의 박수를 쳐주었다.        수석인들에게는 10가지 법칙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동료가 좋은 수석을 주으면 함께 기쩌하고 축하하여 준다는 것이다. 아는 것 만치 줏는다고 열심히 수석문화를 터득해 가노라면 누구나 좋은 수석을 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씨는 흐뭇하였다. 속으로 기뻤다. 좋은 수석은 자랑을 따로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흥분된 마음은 그냥 입가에서 흥얼대였다.          "수석(寿石)님 고맙수웨다. 오늘 무슨 날인지 아쉬우?...내 딸, 사랑하는 내 딸 희나 생일이웨다. 아침부터 문을 나서는 애비보고 좋은 선물수석 주어오래서 주어온다고 대답했는데 이렇게 내 속마음을 잘 알아 줍니까요. 하하...참말 즐거운 하루였수다. 희나엄마 어쩜  23년전 오늘, 내딸 낳아 주었지? 쎄쎄! 오후에 돌아가서 선물수석구경하면서 즐거운 생일파티 열어 주겠수다."         점심먹고 셋은 주어온 돌을 가방안에 넣었다.          "일찍하니 더 돌아보기요."           인솔자 김씨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신씨는 엉덩이를 털고 일어났다. 마음이 뿌듯하여 흥얼흥얼 코노래까지 흘러 나왔다.         "노들강변 봄바람, 생일 날 돌 선물, 아침부터 좋더니 좋은 일만 생기누나...에헤야 데헤야..."        박씨와 오씨는 흥청거리는 신씨를 뒤에서 지켜보았다.        "좋은 돌을 주었으니 기쁠테지."         "그런데 뭐 생일소리가 나오지?"        "생일이 아니구. 좋은 수석을 주으면 주은 날이 바로 그 수석의 생일인거지."         "그래 맞는 말이지."         신씨가 멀어지는 사이 둘은 수작하였다. 신씨가방에서 장원수석을 꺼내고 그 안에 무게가 비슷한 돌을 바꿔 넣었다.         뻐스는 셋을 연길에 부리웠다. 신씨는 집에 도착하여 문밖에서 소리쳤다.        "문을 열거라. 장원선물수석이 도착했느니라."        문이 벌컥 열리였다. 귀여운 딸이 달려나온다. 사랑스러운 안해가 웃는다.          묵직한 가방을 벗어 들고 들고 위생실로 들어갔다. 수석의 천년의 때를 씼어 주어야 하니 말이다.          안해와 딸은 뒤에서 목을 빼들고 지켜본다. 가방을 열었다. 꺼냈다.        신씨는 낮색이 창백해졌다. 안해와 딸도 얼굴이 굳어졌다. 신씨는 피가 꺼꾸로 치솟아 올랐다.          "이럴수가?...이럴수가?..."          이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2018.5.1  
84    [시] 세상은 청소할 줄 압니다 (손룡호) 댓글:  조회:365  추천:0  2018-05-03
세상은 청소할 줄 압니다    손룡호    세상은 청소할 줄 압니다  어지러워짐을 준확히 진맥하고  처방을 내린답니다   어떤 곳에는 사계절로  어떤 곳에는 그냥 열대지대로  어떤 곳은 그냥 얼어있게......   비도 쏟고  바람도 일구고  낮과 밤을 교차하면서    세상은 청소를 반복합니다  어지러운 사람들이 세상을 어지럽힙니다  깨끗한 사람들이 비가 되고 바람이 되고 하얀 눈이 됩니다    맑고 산뜻한 아침은  어제 밤의 고요가  마음의 혼란을 정리해준 까닭입니다  2018.3.10  
83    [수필] 열심히 살아 온 한 해였다고...(손룡호) 댓글:  조회:512  추천:0  2018-02-20
 [수필 ] 열심히 살아 온 한 해였다고... 손룡호        2018년 렬차는 꼭꼭 해가 뜨고 지고 하루를 반복하면서 우리를 상관하지 않고 달리고 있습니다.        춘절의 만남과 회포도 하나 둘 력사가 되여가고 있습니다.        새 력사는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시작됩니다.        오늘은 무엇을 할 가요? 계획대로 하십쇼. 모두다 나름대로 자기가 할 일이 있습니다.            하십쇼. 가십쇼. 약속한 사람을 만나보고 하고 싶은 일을 하십쇼.      오늘 만나야 할 사람을 래일로 미루고 오늘 해야 할 일을 래일로 미루면 미루는 것이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이 당신의 인생을 좀 먹습니다.   일은 잘 해야 하고 당연히 좋은 일을 해야지요.     하고 싶은 일이 곧 당신의 삶을 만듭니다.          올해가 저물 때 당신은 할 말이 있어야 합니다. 헛되지 않게 열심히 살아온 한 해였다고 말입니다.         또 나가 보아야 겠습니다.그 분은 어제 밤에도 잘 자지 못하고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2018.2.20 
82    [미니소설] 썅디메이(想的美) 댓글:  조회:1298  추천:0  2018-02-18
미니소설 썅디메이(想的美)   손룡호            최씨는 한국으로 출국한 안해와 십여년간 갈라져 있다가 한국에 나가 있는 누이동생한테서 안해가 다른 남자와 동거하고 있다는 확실한 고발을 듣고 억울하고 분하여 법에 가서 리혼을 제기하였다.      그렇게 리혼하고 기분잡쳐 있는데 설날이 왔다. 해마다 설날이면 엄마집에 가서 하루 보내고 이튿날 가시집으로 가서 하루를 보내였다.      올해는 리혼하고 보니 더는 갈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가지 않았더니 사흘날 가시아버지가 전화를 걸어왔다.     "사위, 어디 아프오?..."     보매 리혼 한 것을 모르고 있었다. 안해도 말하지 않은 모양이다. 최씨도 맘씨 어진 가시아버지에게 리혼 소식을 고할 수 없었다.      로친을 먼저 보내고 자기처럼 혼자 외롭게 살아가는 령감이 불쌍하여서였다. 아무래도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령감을 이번까진 가보기로 작심하였다.      "안 아픔다. 래일 갈게요."      이튿날 최씨는 슈퍼에 들러 해마다 하던 것처럼 술과 과일을 사들고 호주머니에 현금 500원을 넣어가지고 갔다.      혼자 있는 령감이나 자기나 피차일반이였다. 며칠후 리혼 한 딸이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아버지, 생일에 부친 돈 받았어요?..."      "돈이 반갑지 않다. 너 나그내가 와서 그나마..."      "아버지, 난 리혼했슴다. 그 나그내 말을 안합데까?..."      "무스게라니?..."      "모름다. 그 나그내가 어디서 무슨 소리 듣고 리혼하자고 해서...아무 능력도 없어가지구..."       "니 뭐이라니?..."       "됐슴다. 그 나그내 다시 오면 들여 놓치 마쇼. 어디서 회복 할 꾸내서...썅디메이(想的美)......"       로인은 손에서 핸드폰을 훌렁 떨구었다.        ......                              2018.2.18
81    [미니소설] "뢔, 갈심 은솨 마러 어충호?..." (손룡호) 댓글:  조회:695  추천:0  2018-01-22
미니소설 "뢔, 갈심 은솨 마러 어충호?..."   손룡호                 김선생이 병원에서 퇴직하여 워신을 한지도 여러해가 된다. 뻐스타고 가면서도 워신하는 젊은이들보다 별로 못지 않았다.      그런데 근자에 와서 워신문자를 눌러대는데 자꾸 잘못 눌리워지군 하였다. 몇곳이 틀리거나 받침이 몇개 틀리는 것은 별일 아니지만 너무 많이 오타가 생기군 하였다. 그런데 그것을 별로 느끼지 못하고 그대로 발송하는 현상도 늘어났다.      같이 한해에 병원서 퇴직한 오선생이 김선생이 엊저녘에 보내온 워신을 받았다.      "애릴 졀란터딧 고어둘 머란이 있자노."      보고 무슨 뜻인지 통 알아 볼 수 없어 전화를 걸었다.      "이보, 김선생 당신이 워신으로 보내온 문자를 받았는데 조선말로 쓴 영어도 아니고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어 전화를 거오?..."      "하하, 그것도 알아 못보오. 당신이 치매가 왔구만. 래일 병원퇴직교원들 모임이 있다오."      오선생은 그제야 알아듣고 다시 보내온 문자를  훑어보았다.      "애릴 졀란터딧 고어둘 머란이 있자노."      "래일 학교퇴직 교원들 모임이 있다오."였다.      전에는 틀림없던 김선생이였다.  자주 신문지상에 작품까지 발표하던 선생이였다. 자기가 틀린문자 보낸 것은 별로 생각지도 않고 오선생이 치매가 온다고 핀잔하고 있었다.       틀린 글자를 분석해보니 워낙 눌러야 할 자모앞뒤 자모를 누른 것이 많았다. 손끝에 혼란이 왔다. 눈 시력이 떨어지지 않으면 뇌위축(脑萎缩)현상이 생기고 있었다.      보매 같은 의사로 몇십년을 한 병원에서 일해온 동료로서 동료의 오타를 두고 볼 수 없었다.      오선생은 다시 문자를 보냈다.      "김선생, 내일 나같이 병원에 나가서 시력을 검사하고 머리도 C丅 해보기요."      "뢔, 갈심 은솨 마러 어충호?..."      "왜, 당신 눈과 머리 아프오?..."라는 뜻이였다.      ......                                   2018.1.6  
80    [단편]퇴학경고를 받은 중학생 (손룡호) 댓글:  조회:746  추천:0  2017-10-29
단편소설 퇴학경고를 받은 중학생               손룡호                           1      아이 낳고 돐 생일도 못 쇠주고 리혼하여 한국에 나와 몇해 있다가 사촌언니의 소개로 지금 한국남편을 만나 아들 딸 둘을 낳고 살지만 항상 잋혀지지 않고 맘속에서 그리운 것은 내 아들 김훈이다.       2002년 봄, 꽃샘치는 을씨년스러운 날 밤에 낳았으니 올해 꼭 15살이다.                            2           그 시집은 지식분자가정이였다. 아버지는 진수학원 교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하였고 어머니는 도서관 직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하였다. 남편도 부모의 영향을 받아 책 벌레였고 서점에서 근무하였다.       사실 내가 그 집에 시집든 것은 농촌을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남편은 키가 작았다. 나는 키가 컸고 얼굴도 반반 하였다.       우리마을에서는 내가 시가지로 시집가도 좋은 집으로 갈 것이라고 수군덕거렸었다. 겉을 보면 확실히 그랬다. 지식분자가정에 수입이 높고 독자 아들이니말이다.      그러나 정작 시집들어보니 모든게 생소하였다. 남편이 나에게 엎어지는 것 같으니 시어머니가 아들을 나에게 빼았기는 것 같아 자꾸 시샘하면서 심술을 부렸고 매나네 아들을 들볶았다. 그러니 아들도 신경질이 나서 부모하고는 대들지 못하겠으니 쩍하면 나보고 화내기가 일수였다. 한번은 남편의 속내의와 내 속내의를 씻자고 세탁기에 넣으려다가 이미 안에 부모님 옷들이 있어서 도로 가지고 나오는데 시어머니와 맞띄웠다.       "시집왔으면 니 것 내 것 가리지 말아야지 왜 같이 씻지 않고 도로 가지고 나와?"      "그게 아니라 속벌이여서..."      "누기 속벌인데..."      "애기 아버지 속벌임다. 저의 속벌도 있고요."      "야, 세탁기가 속벌인지 외벌인지 가리더냐?...촌티를 언제 벗겠니?..."      나는 시가지로 시집 온 촌녀자지만 촌 사람을 업수이 여기는데는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럼 물리세요. 왜 촌 녀자를 며누리로 받아 들였어요."     "요게, 버릇없이 시어미하고 빡빡 대들어?..."     책보던 시아버지가 보던 책을 탁 내려놓으면서 소리쳤다.      "당신 틀렸어. 엄마하고 어떻게 대들어?..."      남편까지 합세하였다. 어른들의 큰 소리에 포대기우에서 우유꼭지를 빨던 애가 와하고 울어대기 시작하였다.      나는 얼른 아이를 가슴에 붙안고 젖꼭지를 물리였다. 애의 얼굴에 나의 눈물이 줄 끊어진 구슬처럼 주르르 흘러 떨어지였다.       자기아들만 옳다고 나는 아는 것이 너무 적다고 촌녀자여서 시부모를 공대할 줄 모르고 가정문제를 처리할 줄 모르고...죄명이 하루밤 자고 나면 늘어만 갔다. 그래도 오직 남편 한 사람만 믿고 시집왔는데 부모앞에서는 찍소리 안하더라도 이불속에서는 따뜻이 애무해 주었더라도 라혼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였다. 남편은 철저히 부모의 아들이였지 나와 결혼 한 남편이 아니였다.        나는 리혼을 제기하였다. 그러니 뜻밖에도 시집부모들이 도리머리를 저었다.       "젖먹는 애를 두고 어떻게 리혼한단 말이요?..."      "그럼 애가 젖을 먹지 않을 때는 리혼을 승낙한단 말입니까?"      "야, 제 어째 그래오. 그건 그때 가봐야 알지."      "결과가 뻔한데 더 미룰 것 없어요. 래일 수속하러 갑시다."       이때 눈앞에 불꽃이 튕기였다. 남편의 손이 올라왔던 것이다.                                                            3       나는 리혼수속을 끝내고 남편에게 부탁하였다.       "동무네 집은 지식분자가정이기에 아버지, 어머니, 동무 세사람이서 우리 훈이를 잘 키울것이라고 믿어요."                                 4     15년이 지났다. 수원에 와 있는 오빠가 집에 남편이 있는가 묻고는 없다고 하니 잠간 앞골목 두번째 다방으로 왔다가라고 하였다.      무슨 일인가고 하니 와보면 안다고 했다. 느낌이 이상하여 급히 달려가니 이게 누군가? 세상에서 내 평생에 제일 미운 첫 남편이 가무잡잡하여 앉아있다. 나는 말도 않고 돌아섰다.      "옥희야, 훈이 일 때문에 왔다."      훈이라는 말에 나는 멈춰 섰다.       "훈이가 어쨌게요?..."       나는 눈에 쌍삼지를 켜고 미운 남편을 쏘아보았다.       "할 말 없소. 훈이가 중학교 2학년인데 문제아이들과 휩쓸리면서 공부안하고 담배피우고 싸우고 빼았고...학교에서 퇴학시키겠다고 경고를 해왔소. 어린 것이 퇴학맞으면 가 인생은 끝장나는거요. 유치원때부터 다른 애들이 엄마 손잡고 오고가는 것을 보면 그냥 엄마를 찾았소. 우리는 엄마가 멀리 돈 벌러 갔다고 얼리였소. 애는 크면서 엄마한테서는 왜 전화가 안오는가고 자꾸 바투 물었소. 할수 없이 리혼했다고 하니 리혼이라는 것이 무언가고 했소. 중학교에 들어서면서 애 정서는 기복이 컸소. 엄마와 리혼한 나를 원쑤보듯 했소. 어제도 엄마가 전화 왔는데 하루빨리 동무를 찾아 훈이와 대화하게 해달라고 했소. 훈이가 엄마를 부르면서 층집에서 뛰여내리겠다는 것을 겨우 말렸다오."      나는 빈주머니처럼 그 자리에 폴싹 물앉았다.       "어찌한단 말인가?...어찌한단 말인가?...동무 아버지는 평생 선생출신인데 그리도 방법이 없대요?"      "어버지는 건이가 8덠살 때 돌아갔소."      "고집통 령감도 제명 다 살지 못하고 갔구나."      남자는 내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제발 훈이를 위기에서 구해주오."      남자는 훈이 핸드폰번호를 남기고 자기는 이튿날 점심 비행기로 연길로 날아간다고 했다.                         5      나는 남편에게 고향에 계시는 어머니가 꿈에 보여서 아무래도 한번 다녀와야겠다고 허락받고 이틀후에 비행기표를 끊었다.      연길에 도착하여 훈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누구?..."      훈이는 말투가 건방졌다. 모르는 전화번호이니 그럴 수도 있었다.      "김훈 맞...지?..."      아들을 상대한 내 목소리가 울먹이기 시작하였다.       "어...엄...마? 날 버리고 간 엄마?...나는 엄마가 없어..."      전화가 뚝 끊끼였다. 나도 가슴을 옥죄이면서 울었다. 한겻이나 지나서 다시 전화를 걸었다. 훈이는 전화를 받았다.      "엄마, 오늘 엄마 목소리 처음 듣는다...엄마...빨리 와...나 엄마 없으면 미치겠어...엄마...나도 살고 싶어...공부하고 싶어...그런데 안돼...엄마...한번만 와주면 안돼...엄마...보고 싶어..."      "훈이야...엄마 왔다. 우리 훈이 보러 연길로 왔다...지금 무지개다리 남쪽충집 별 다방에 있다."     "녜, 정말임까?..."     "정말이다. 빨리 오라...내 아들아..."     훈이는 학교담밖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정신없이 택시를 잡아타고 달려 왔다.     나는 다방문 밖에 나가서 아들을 기다렸다. 택시가 바로 문앞에서 멈춰 섰다. 택시문이 벌컥 열리면서 키도 날 닮고 얼굴도 날 닮은 내 아들 훈이가 내렸다. 훈이도 나를 대뜸 알아보았다.        "훈이야, 엄마다!"       "엄...마..."           ......                                 2017.10.28  
79    팬들이여 우리가 만든 노래를 계속 불러가자 ! 댓글:  조회:720  추천:0  2017-10-26
팬들이여 우리가 만든 노래를 계속 불러가자 !                       (허구가 들어간 글이니 나름대로 음미하기 바란다.)                 손룡호                        1                                    후위선수의 실수    감독: 내 그냥 강조해왔잖아. 후위의 실수는 곧 꼴로   이어진다고... 방어선수: 그래서 나도 열심히 찼는데 실수를 하지 말자고 했는데... 감독: 올해경기에서 몇번 실수 했나?... 선수: 세번... 감독: 꼴 몇개 먹었나?. 선수: 세개... 감독: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선수: ......                      2          공격수 스티프        많은 축구애호가들은 매번 경기때마다 시종 일관하게 최선에서 꼴을 넣기 위해 분전하는 흑인 용사 스티프를 찬미한다. 관중: 스티프, 어쩌면 시종일관하게 뽈을 찰 수 있고 또 자주 꼴을 넣을 수 있었지요? 스티프: 나는 흑인 공격수입니다. 나의 임무는 꼴을 넣는 것입니다. 그 것밖에 생각안합니다. 시종일관 같은 색이고 같은 마음이지요.                      3          꾀돌이 김파            나는 변선에서 꼴을 잡으면 상대방문전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까지 들어가려고 시도합니다. 그러자면 상대 방어수 한둘은 꿰야지요. 그래서 뽈을 90도로 꺽으면서 방어수를 꿰고 꼴을 넣던지 정확히 패스하여 꼴이 나게 해야지요.                        4      지문일의 입술이 탄다           갓 아빠가 된 문일이는 경기에 나설 때마다 전쟁터다. 꼴을 먹지 않는 것이 그의 사명이다. 그러나 상대팀 공격수들은 호심탐탐 모든 기회를 노려 꼴을 넣으려 시도한다. 그 하나하나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제일 안타까운 것은 방어수 실수로 먹는 꼴이다. 그때면 정말로 안스럽고 입술이 싹 타간다.                                                              5          지충국의 아픔             윤빛가람이 있을 때 사람들은 가람에게 기대를 많이 걸었다. 윤빛가람은 확실히 조직의식이 뛰여나고 침착하고 정확하게 뽈을 패스해준다.       가람은 갔다. 중창(中场)의 임무는 충국에게 맡겨졌다. 열심히 찼다. 좋은 꼴도 만들어 주고 꼴도 냈다. 그러나 이겨야 할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고 자꾸 방어실수가 나타나면서 패하고 만다. 거기에다가 억울한 재판의 오판까지 덮친다.       충국이는 안다. 강급의 원인을 안다. 그래서 속이 타고 눈물이 난다.       제일 가슴아픈 것이 현장에 달려온 관중들에게 텔레비 앞에서 소리치는 시청자들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겨주지 못하는 것이다.                                                              6       상처의 아픔보다 패배의 진통이 더 크다             손군은 상처가 낫지 않아 참전 기회가 적었다. 후기에 들어와서 뛰였는데 강급의 고배를 피할 수 없었다. 감독이 자기에 대한 사랑, 수십만 연변축구애호가, 응원자들의 한결같은 성원의 마음에 보답못한 것이 너무도 한스럽고 부끄럽다. 정말 상처의 아픔보다 패배의 진통이 더 크다.                                                               7           고패치는 정서            귀주에서의 경기다. 후반전 절반시간이 지나서 감독이 3호 전의농을 출전시켰다. 변선에서 상대방문앞으로 띄운 공을 전의농이 상대방 문지기와 높이 뛰기로 쟁탈하여 멋진 꼴을 냈다. 순간 너무 기뻐 웃적삼을 벗어버리였다. 노란 경고를 받았다.       꼴이 터지는 순간에 전의농의 기쁨, 쾌락, 흥분은 하늘에 닿았다. 선수복을 벗어버리면 노란패쪽을 잗는다는 것을 망각하였다. 정말 자기가 방어실수로 꼴을 먹을 때의 자책감보다 엄청 큰 하늘같이 높은 즐거움이였다.      사람의 마음의 정서란 하늘과 땅사이에서 자기득실에 따라 고패치는 것 같다.      그런데 강급되였으니......                                                             8             구즈믹스의 유감            한메터 구십을 넘는 키꼴로 자기문대로 날아오는 공중 뽈을 헤딩하여 막아내야 한다.       구즈믹스는 해냈다. 찰수록 발휘가 점점 더 잘 되였다. 우리방어수들의 키꼴이 다 나처럼 컸으면...끝내 꼴은 터지고 보존의 문은 지키지 못하였다.       키큰 것만치 유감도 컸다.                                                                9          실현 못한 꼴 잔치            "내가 왜서 뽈을 데꺽 넘겨 주지 않고 자꾸 끄는가구요? 내 특장인 장거리슛으로 꼴문을 열려구요! 끝내 열지 못했습니다. 이 라마가 마라가 되였네요. 명년에는 꼭 열겠습니다!"                                                                                                     10           식지 않은 불길             후반전에 들어가서 표범같이 빠르고 총알같은 슛으로 꼴을 넣은 선수, 최인이다. 언제나 식지 않은 이글거리는 정열의 불길을 홧홧하게 감수할 수 있는 훌률한 선수다. 하남건업과의 경기에서 강급이 결정되는 순간 긴 숨을 몰아쉬며 하늘을 쳐다보는 그 안스러운 얼굴에서 투사의 설음과 의지를 함께 느낄수 있었다.                                                            11            팬들의 목소리    "올해 이상하게 선수들에게서 전과 같은 우리민족선수들의 숯불처럼 뜨거운 열기를 보아낼 수 없었다."   "구락부, 감독들이 제때로 되는 조절이 없었다. 사실 정확히 분석하고 판단하여 알맞는 조치를 취했다면 보존은 문제 없는데 말이다. 처음부터 부진 했는데 왜 질질 끌면서 현상태만을 유지해 왔는가?"   "작년 강급보존의 영웅투사(최문, 하태균)들을 팔아치우고 물론 사정이 있었겠지만...자리가 비니 그 자리에 있던 선수들이 그립다."   "박태하 수고 많았다. 우리팀을 중초(中超)에 올려놓고 내려놓고..."   "이기고 지는 것은 兵家常事이다. 잘 하면 올라가고 못하면 내려가고...주력선수들이 빠지고 나니 우리팀의 실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광주헝다와의 경기를 보라. 우리의 남아있는 선수들이 똘똘 뭉치면 약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똘똘 뭉침이 사라졌다."   "실패를 딛고 싸우면서 중초까지 올라온 력사이다. 여러가지로 어려운 조건이 있겠지만 축구사랑은 연변의 브랜드 문화이다. 온 사회가 오늘 지혜와 힘을  모이면 래일은 참 좋은 날이 될 것이다."   "팬들이여, 우리가 만든 노래를 계속 불러가자!" ......                                2017.10.23  
78    [미니소설] 국경련휴 5편 (5편) 댓글:  조회:858  추천:0  2017-10-02
국경 68돐 명절휴가에 내놓는 미니소설 5편 손룡호                            1                                    국경절 만세                                        국경절 날 6살난 아들 데리고 비행기타고 북경까지 날아왔다. 공항에서 어린 아들은 아빠에게 물었다.      "아빠, 국경절이란 건 뭠까?"      "1949년도에 국민당을 몰아내고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날이다."      "국민당이란 건 또 뭠까?"      "백성을 압박하고 착취한 나쁜 놈들이였지."      "압박, 착취라는 건 뭠까?"      "사람들의 물건을 빼았고 죄없는 사람들을 붙잡고 때리고 죽이고..."     "야, 나쁨다. 땐스에서 나오던 일본놈이 아님까?"     "맞다. 일본놈이나 국민당이나 다 나쁜 놈들이다."     "정말 나쁨다...예."     "그런 놈들을 다 내쫓고 인민이 나라의 주인이 된 날이 바로 국경절이다. 그래서 우리 지예도 좋은 집에서 맛나는 밥먹고 유치원가고 비행기타고 북경까지 씽 날아오지 않았니?"      "야, 국경절이 좋슴다, 예!  만세, 국경절 만세!""                         2 아이들은 대답을 못하였다             국경절이라 형제들이 큰 형님네 집에 모였다. 사람이 많으니 애들이 좋아 한다. 귀밑 머리가 허연 큰 형님은 돌아가신 두 부모가 생각 났다.      당년에 아버지가 이 땅을 해방하는 료심전역에서 국민당과 싸우다가 총에 맞아 피를 흘리지 않았던가? 간호원으로 있던 엄마가 피흘린 아버지에게 수혈해 주지 않았던가? 그런 아버지 어머니가 만났었기에 우리형제오남매가 있게 된것이 아닌가? 인젠 형제오남매도 다 손자손녀를 보았는데 죄꼬만 것들이 어른들 사이를 뱅뱅 돌아치며 저들끼리 좋아서 난시다.       "얘들아, 한가지 물어보자. 할아버지 할머니 이름이 뭐지?"      큰 형이 애들에게 물었다.      "애들은 눈을 깜빡거리면서 대답을 못 했다.      둘째 남동생이 애들이 답할수 있는 문제를 제기하였다.       "얘들아 큰 마다바이 이름이 뭐지?"      그러자 큰 형의 손녀가 데꺽 대답했다.      "우리 할아버지 김봉호!"      "김봉호"      ......      "내 먼저 밀했다."      "내 먼저 말했다."      아이들은 서로서로 양보하지 않았다.      이때 작은 고모가 끼여 들었다.      "그럼 너희들 아버지 아버지 이름은 뭐지?"      아이들은 손가락을 빨면서 대답을 못하였다. 자기 아버지, 어머니는 알지만 아버지 어머니를 낳고 키운 할아버지, 할머니의 혁명력사는 미내 모르고 있었다.      ......                         3             뚜뚜뚜 따발총          해살밝은 모아산 푸른 소나무숲속에 가족친구를 단위로 삼삼오오 모여온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한 집에 모여온 여러 아이들이 제가끔 자기가 좋아하는 놀이감을 안고 놀아댔다. 기계사람을 쥐고 노는 아이, 우주로케트를 쥐고 노는 아이, 공룡을 쥐고 노는 아이...      어른들은 아이들이 노는 것을 보면서 자연히 자기들이 어릴 때 가지고 놀던 놀이감들이 생각났다.      뚜뚜뚜 따발총이였다......                         4      돌은 나이가 있었다         국경절 날 리씨는 할아버지 아버지 고향 두메산골 깊은 골로 갔다. 건뜩 들린 푸른 하늘이 높고 깨끗하다. 울긋불긋 단풍이 들어가는 산은 많은 이야기를 련상시킨다. 맑은 물에서 강바닥의 조약돌이 거울처럼 말쑥하게 들여다 보인다.       리씨는 물속에서 사금이 밬혀 반짝거리는 돌을 하나 쥐여 들었다.       "이 돌의 나이가 얼마나 될까?...우리 할아버지,  아버지가 이 강에서 목욕하고 빨래하고...선인들은 이미 다 한줌의 흙으로 사라졌지만 그들의 삶의 한때를 동무한 돌은 그냥 그 자리에 있었다. 돌은 나이가 있었다.      리씨는 소중한 돌을 다시 물밑 그 자리에 내려놓았다.                           5              꿈같은 세상         깊은 산골 작은 무덤앞에  "고 혁명렬사 손태관 묘" 라는 비석이 서 있다.       기념비앞에 하얗고 긴 수염의 허리구분 로인이 지팡이를 짚고 서 있다.      "태관이, 그때 자네 나이 18살이였지. 나보다 두살 어렸으니까. 사평전역에서 자넨 총에 배를 맞은 나를 구급하다가 곁에서 터지는 폭탄을 자기몸으로 막아 나는 살고 자넨 전사했잖아. 지금도 우리둘이 약속하던 말이 똑똑히 기억나이. 만약 누가 죽더라도 고향에 묻어 달라구. 해방된 고향과 함께 편히 살고 싶다구."      할아버지는 손등으로 눈굽을 닦았다.      "고향은 많이 많이 변했어. 내 목숨은 자네가 준거야. 자네도 살아서 가족을 일구고 함께 살았다면 아들 딸, 손자손녀...많이 번창하였을거야. 지금은 정말 꿈같이 좋은 세상이라구."       2017.10.2
77    [수필] 로인들은 살아 계실 때 자주 가 봐야 한다 댓글:  조회:625  추천:0  2017-08-17
수필                 로인들은 살아 계실 때 자주 가 봐야 한다                                                                손룡호          오늘 로인절 날 아침, 우리민족의 저명한 작곡가 박학림은 한영금 할머니집으로 문안가고 싶었다. 80 년대 연변신화인쇄공장에 있을 때 알게 된 분이시였고 후날 연길시 신흥가판사처 문화소에 전근되여 일 할 때 여러가지로 많은 협조와 도움을 준 분이시니 말이다.          특히 1991년부터1993년까지  상해음악학원작곡지휘학부에서 공부할 때 돈이 모자라 때시걱을 챙기지 못 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박학림은 고향의 누룽지가 무척이나 생각났다. 그래서 신흥가판사처 로인협회주임으로 일하시는 한영금주임에게 편지를 썼다. 한영금주임은 편지를 받고 가슴아파 신흥가 22개 거 유관 책임자들을 불러놓고 박학림이 써보낸 편지를 읽었다. 모두가 눈물을 흘렀다.        "우리 문화소 소장이 배를 곯아서야 되겠소. 영양있는 누룽지를 구워보내기요."     그렇게 누룽지가 해마다 상해로 부쳐졌다. 박학림은 한영금주임이 알심들여 조직하여 마련한 누룽지를 먹으면서 음악공부를 훌륭히 완수하였다.         그 누룽지가 박학림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됐는지 모른다. 어디 그 뿐인가? 한영금주임은 가도 문예보급활동을 할 때마다 언제나 앞서서 학림이를 자기 아들처럼 생각하여 궂은 일 마른 일 가리지 않고 도맡아 해주던 살뜰하고 후더운 분이시였다.        박학림은 자기에게 도움 준 분들을 잊지 않는다. 그 후 연변가무단창작실에 전근하여서도 설명절이면 잊지 않고 찾아 뵙군 하였었다.          그런데 3년전 엄마가 돌아간 다음부터 찾아 뵙지 못하였다.        오늘 로인절 날 아침엔 사무치게 꼭 찾아 뵙고 싶어졌다.          슈퍼에 들려 고급음료두상자를 사서 차에 싣고 할머니한테 소비돈도 넣어주고 할 생각에 차를 몰고  철남에 있는 할머니네 집으로 출발하였다. 명대 아빠트 선로 뻐스역에 도착하였는데 뻐스를 기다리는 친구 손룡호를 발견하고 멈춰섰다.         "어딜 가려구?"       "아, 학림이구만. 어딜 가는 데?"       이때 학림이는 손룡호도 연변신화인쇄공장에서 십년간 일했으니 한영금 할머니를 기억하고 있기에 말을 뗐다.      "이봐, 나같이 한영금 할머니네 집으로 가보지 않겠나?"        워낙 둘 사이가 허물없고 상대가 일이 있다면 자기일을 스스럼없이 포기하고 친구의 일에 먼저 동참하는 사이여서 손룡호는 고려도 않고 대답하였다.         "가기요. 가만 이재 누구랬소?"       "한영금, 그 할머니 아들이 텔레비방송국에서 일했는데 이름이 리...영...호.?"          "맞아. 리처장, 나와 함께 한 단위에서 여러해를 일했는데? 영호 어머니보러 가겠다는 말이지?"        "그렇소. 삼년이나 못 뵜소. 집이 철남에 있소."          순간 손룡호는 혀가 굳어졌다. 얼른 말이 나가지 않았다. 한영금 할머니는 올 해 봄엔가 사망하였었다.          주신문출판국과 주텔레비방송국이  합쳐 한 국이 되면서 퇴직한 리영호처장과 손룡호는 퇴직제3당지부의 골간들이였다. 올해 봄에 당지부활동이 있어 손룡호가 리영호를 부르니 연변병원에서 엄마를 호리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영금 할머니는 몇달 앓다가 돌아갔던 것이다.          "한영금 할머니 돌아갔소."         학림이는 데꾼해서 손룡호를 쳐다 보았다.        "거 무슨 소리요?..."           손룡호는 자초지종을 얘기해 주었다. 말을 다 듣고 난 학림이의 눈가에는 눈물이 고여 떨어졌다.     엄마가 돌아가고 삼년간 다니지 않은 사이에 그 잊을수 없이 고마운 한영금주임도 영영 돌아갔던 것이다.         로인들은 살아 있을 때 자주 가 봐야 한다. 박학림은 3년간 찾아뵙지 못한 것이 너무 후회되여 가슴이 저며왔다.         2017.8.15
76    [미니소설] 오늘은 로인절 6편 (손룡호) 댓글:  조회:657  추천:0  2017-08-15
로인절에 올리는 미니소설 6편                            손룡호                                            1                                랭면 한 그릇                                       8.15 로인 절 날 아침 며느리가 전화왔습니다.       "아버지 점심에 로인 절 쇱시다. 시원한 복무대루 랭면 자십시다."      참으로 기뻤습니다. 그래도 잊지 않고 쇠주겠다니!       점심에 랭면 한 사발 먹고 택시에 앉혀보냅니다.       참으로 섭섭했습니다. 그래도 해마다 아들 며느리 생일 날이면 돈천원씩 쥐여주었는데...                                          2                            어머니의 눈물              80고령인 어머니가 종내 풍 맞고 쓰러졌습니다. 팔다리를 못쓰니 대소변을 받아 냈습니다. 한달가량 치료하였지만 별로 호전이 없습니다. 인젠 병원에서 집으로 모셔 나와야 했습니다.       "누구집으로 모실까요?"      큰 형님은 안해가 출국하고 홀로 있으니 손이 부족하고 둘째는 리혼하고 금방 녀자를 만났으니 그렇고 세째는 미국가고 없으니 돈이나 붙이라 하고 막내는 시름시름 앓고 있는 장기환자여서 그렇고, 아무래도 료양원으로 보내야겠다고 합의를 보았습니다.      "어머니, 우리가 토론해 보았는데 아무래도 료양원에 가야겠습니다. 거기 시설도 좋고 전문 호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 네 자식이 륜번으로 자주 가보겠습니다."      가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자식 네자식을 낳아 알뜰히 키웠지만 운신 못하여 눕게 되니 갈곳이 없습니다. 팔다리가 성 할 때는 이 집 저 집에서 불러 가 있었건만...       어머니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3                                                            "집으로 가자"        아들며느리는 대반에 다니는 아들을 데리고 해남도 유람을 떠났습니다. 할아버지는 비행장까지 귀여운 손자를 바랬습니다.      "가서 실컷 놀고 와."      "할아버지도 같이 가자."      "할아버진 집을 자켜야 해. 잡안에 네 놀이감이 얼마나 많은데."        해남도서 실컷 물놀이하며 잘 놀았습니다. 아직도 더 놀아야 했습니다. 아빠엄마는 이번길에 놀고싶은 아들의 소망을 확 풀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아침에  깨여나서 아빠엄마보고 말합니다.       "집으로 가자. 할아버지 보고싶다. 할아버지 심심해서 내 놀아감 가지고 논다."                                               4                                                 듣기 싫치는 않았다             "어머니, 이재 70살이고 신체도 정정한데 혼자 있지 말고 좋은 령감 소개해 줄테니 만나 보세요."      "무슨 소리?"      듣기 싫치는 않았다.                                            5                                           "위생비 받으러 왔어요."          "이봐, 당신이나 나나 다 곁에 자식이 없잖은가? 오늘 로인절인데 음식점에 가서 얼량이나 하세."      "안되네. 아침에 써취(社区)주임이 와서 점심에 로인절을 쇠주겠다고 했수."      "그런가. 거기 써취는 잘하는구만. 에익 우리 여기 써취는 말이 아니네."     이때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누구요?"     "위생비 받으러 왔어요."    ......                                            6                                   밤 낚시군              로친이 사망하고 혼자 사는 김씨는 저녘에 오이 하나에 마늘 몇쪼각 고추장에 찍어서 먹고 술 두잔 마시고 강역유보도에 나왔다. 매일 만보는 걸어야 하니깐...잘 해 놓은 강역 인행도로 열심히 걷다가 강에서 낚시질하는 사람 둘이 있어 다가 갔다. 그런데 낚시대는 들었는데 강바닥에는 물이 없이 온통 모래판이였다.       "저 앞에 물이 흐르는데 가서 고기를 잡아야지 모래판우에서 낚시대를 들고 있다니?..."      정신이 부족한 사람들이라고 느껴지여 두 사람을 힐끗 쓸어보았다.      한 사람은 머리가 싹빠진 나이 많은 로인이였고 다른 한 사람도 귀밑이 허얐다.      "아니, 이게 누군가? 리동무 아니요?"      낚시군도 고개를 돌렸다.      "아, 박동무구만. 오랜만이요."      "야, 재간 많은 당신이 어데가서 뭘 하는지 몹씨 궁금했다니까."      "뭘 하겠소. 아버지가 치매와서 어디도 못 가고 곁에서 시중들고 있었지."      "그랬소? 그래 아버지는 어떻소. 우리 중학교 선생인데..."     낚시군은 곁에 앉아 있는 로인을 가리켰다. 보니 리동무부친이였다. 바로 중학교물리선생이였다.     "아버지가 치매 와서 자꾸 밖으로 나가자고 하고 밤에도 자지 않소. 그래도 여기 나와서 낚시대를 쥐여주면 엄마를 부르면서 가만히 앉아 있는단 말이요."       보매 치매아버지를 물없이 안전한 곳에서 동무하고 싶어서였다.                               @ 사람은 다 늙기 마련이다. 로인의 심정과 생활, 소망이 무엇인지 자식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 늙어 보면 알게 된다. 오늘 로인절에 6편 미니소설로서 로인 생활을 짚어본다.                                  2017.8.15
75    [미니소설] 사람과 쓰레기 (손룡호) 댓글:  조회:596  추천:0  2017-08-14
미니소설 사람과 쓰레기  손룡호         여름 밤, 그녀는 짧은 치마를 입고 애완견 이쁜이를 끌고 등불이 명멸하는 다리우에 올랐다. 널직 한 다리우로 차량들이 분주히 오가고 다리 인행도로는 야밤의 등불야경을 구경하려고 나온 사람들로 붐비였다.          꼬꼬옷을 입힌 멍멍이는 알락달락한 긴 줄에 몸체가 묶이여 끈에 행동이 제한되여 있었다. 그녀가 다리중간에 이르렀는데 끈이 갑자기 팽팽해진다. 그녀가 웬 일인가고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니 멍멍이가 똥꼬치를 떨구며 끌리우고 있었다. 그녀는 인츰 끈을 늦춰주었다. 볼일을 시름놓고 보는 것은 멍멍이 의 침범할수 없는 신성한 자유였고 또 주인의 넉넉한  배려이기도 하였다.         오가는 사람들도 시선이 가는대로 보고 있었다.    널직한 다리 인행도에는 여러사람이 앉아 쉴수 있고 누워서 허리를 펼수 있는 불룩나온 단수만한 나무휴식터가 설치되여 있고 그 곁에는 쓰레기통도 마련되여 있었다.          사람과 쓰레기는 밀접한 련계가 있나보다.         멍멍이는 볼일을 다 보자 몸을 툭툭 털고 두리번 거리면서 걷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멍멍이와 함께 흐르는 강물이며 강둑에서 울려오는 음악소리며 춤추는 사람들이며를 두루 돌아보며 여유있게 산책하였다.        누군가 허리궆혀 하아얀 종이로 멍멍이가 눈 노란 덩어리를 싸서 담아 쓰레기통에 넣고 다시 하얀 위생지로 똥자리를 여러번 싺싺 문대고 휴지를 쓰레기통에 넣은 후 다리 저편으로 걸어갔다.                                  2017.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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