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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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시]내 가슴속의 별은 아직 손발이 따뜻하다(허창렬) 외 5 수 댓글:  조회:3042  추천:12  2014-03-23
  [시]내 가슴속의 별은 아직 손발이 따뜻하다(허창렬)   어느 하늘아래 서러운 별이였던지 이제는 기억에조차 아리숭하다 흔들리는 눈섭,  흔들리는 가슴ㅡ 흔들리는 바람속에서 나의 손발은 항상 너무 차거웠다 캄캄한 밤하늘. 눈 내린 보리밭, 마음이 가난한 돌멩이 새벽이 휘파람 불며 끌고 오는 저 긴 기적소리에도 어김없이 풀 가위질해대던 여리고 아팠던 나의 잔등 똥별이 지핀 모닥불에 눈물로 꽁꽁 언 몸을 녹여가면서도 그렇게 나의 별은 항상 손발이 가슴보다 더욱 따뜻했다. 지킬수 없는 약속따윈 이제와서 진리조차 아니기에 용서라기보다는 때늦은 관용이나마 내 마지막 자존이라 굳게 믿고 그렇게 억새풀처럼 꿋꿋이 살아온 삶 오늘은 살아서 죽어가야 할 내 인생의 마지막 자서전을 다시 쓰면서 나는 다시 필을 씹는다 이제와서 찢어진 가슴 깁는다는건 녀와가 하늘을 깁기보다도 더욱 어려운 일이기에 사월은 마침내 손발이 아닌 가슴을 먼저 덥힌다 가슴에서 떠오르는 찬란한 별 하나 허이ㅡ허이ㅡ 쾌나 칭칭 ㅡ어절씨구 ㅡ 장구치며 탈춤 추며 노래 부르며 아리랑고개를 혼자 넘어간다  [시]봄 1(허창렬)  다 주기로 했다 아낌없이 내 모든것을 이제는 죄다 돌려주기로 했다 후회마저 없다 아무런 방황조차 없다 통통 젖살이 오른 풀잎들이 담장아래 입술을 오무르고 실실 웃는다 천만개의 해살을 쪼개여 금빛으로 만든 큼직한 나막신을 신고 옷자락 너풀거리며 바람이 다시 산에 오른다 벌판에서 깔깔대며 뛰여다닌다 페허의 뜰밖에는 냉큼 꽃씨도 쥐여 뿌린다 물주전자속의 안타까운 시간들이 지친 모습으로 긴 머리채 감으면서 창턱의 화분우에 두 마리의 가재미 되여 나란히 눕는다 갓 피여난 월계화의 향기를 개구리는 천서로 두 손에 언뜻 받아쥐고서도 아직 읽을줄조차 모른다 잘 여문 주름살이 글이 없는 세상을 바위우에 조심스레 쏟아붓는다   2014년3월20일     [시]봄 2 (허창렬)   드디여 깨여난다 하나둘씩 기지개 켜며 살풋이 눈을 뜬다 잘 썪어 문드러진 아름다운 향기속에서 지렁이며 개구리며 제비들이 제각기 따로따로 손발을 움직여본다 너는 부처님이 고행(苦行)으로 흘리신 무수한 땀방울 너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묶여 흘리신 빨간 피방울 개나리가 베토벤의 제 3악장을 신나게 연주한다 봉성화가 아리랑에 박자맞춰 덩실덩실 탈춤을 춘다 오늘도 물은 풀잎에 손 베여도 상처가 없다   [시] 갈대 (허창렬)   바람을 읽고 다시금 꿋꿋이 일어선다 하늘에 서슴없이 날리는 창백한 붓끝 웅덩이에 고인 한방울 물에도 곱게 또 인사를 한다 낫 놓고 기억자 , 아무것도 모르는 흰 노루와 놀란 사슴떼    헐레벌떡 뛰여가는 내 숨결의 크나 큰 폭포소리여 추호의 망설임도 모르는 대자연의 거대한 장편서사시여 언제나 장님처럼 나만 믿고 따르는 잃어버린 옛사랑의 얼룩진 흰 손수건이여  [시]물이 되려는 녀자(허창렬)   방울방울 불속에 떨어지는 물이 꼭마치 휘발유같다는 사실을 이제야 처음이라도 아는듯이 그녀는 시퍼런 가스불에서 잠깐 눈길을 떼고 칼도마우의 잘 익은 돼지고기를 썩뚝썩뚝 먹기좋게 썰고 있다   흰 비게덩이 살들이 저마다 요란스레 불룩한 배를 불쑥 내밀고 탐스럽게 푸들치며 몸을 흔들어 댄다 안타깝게 얼굴이 가무잡잡한 웬 아이가 말없이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훔쳐보다가 손가락을 입에 넣고 뽁 다시 빤다   주전자속의 물은 몹시 화가 난듯이 입투레질까지 해가면서 어둑스그레한 방안에 흰 김을 가득 채운다 궁색하게 방구석에 처박혀 있던 빈 술병들이 어느새 줄레줄레 긴 기지개를 켠다   구들목에 꼬꾸라져있던 산 송장이 벌써 두번째로 앙상한 손을 공중에서 파리 쫓듯이 휘저어대고 있다 성가신듯이 녀자는 플라스틱 바가지에 건성으로 맑은 물을 푸욱 떠서 털썩 구들목에 올려놓는다   덩대에서 궁시렁 궁시렁 금방 목욕을 끝낸 사발들이 줄 지어 차례로 밥상우에 오르는 소리 어느새 저가락들이 서로 키 재는 소리 물속에 푸욱 손을 담그고 녀자는 그렇게 하루종일 아무런 말이 없다   먼 발치에서 강아지도 하루종일 아무런 말없이 기대에 찬 눈길로 그 녀인을 쳐다보고 있다…  [시]천장(天葬)   이 세상 끝은 언제나 아무런 대사(台词)마저 없다 꺼부정한 허리 잘 벗겨진 좁은 이마 장작개비같이 바싹 마른 여윈 손이 바르르 바르르 허공에서 춤을 춘다   이제라도 죽은 엄마가 천국에서 집으로 다시 돌아오시기라도 할가? 이글거리는 불씨가 드디여 그의 두눈에 옮겨 붙는다   차마 입에 담을수조차 없는 그런 말은 아니지만 이제 마지막 남은 성한 몸뚱아리라도 원하는 이들에게 뿌듯이 다 주고 깨끗이 살아가야 할일   목구멍까지 골똑 찬 독수리의 배부른 모습을 보면서 저도몰래 쭈뼛ㅡ쭈뼛ㅡ 곤두서는 산 사람들의 머리카락
50    탈 1 댓글:  조회:1895  추천:5  2014-03-22
탈 1   탈을 쓴다 탈을 벗는다 하루에도 수없이 반복하는 이 동작ㅡ 부처는 허영(虚荣)이라 하고 예수는 가면(加冕)이라 하고 알라는 멋(流行)이라고 부른다 오ㅡ오ㅡ 노블레스 오블리지(noblesse oblige)의 슬픈 소망이여   주해; 귀족의 의무, 고귀한 신분에는 의무가 따른다는 뜻 탈2   낯을 씻는다 누군가의 손바닥만큼한 낯을 씨는다 기실 종이장보다 더욱 얇은 낯이건만 사람들은 씻고 또 씻는다   아침마다 녀자들은 더욱 분주하다 새빨간 립스틱에 커피색 아이샤도 사람마다 사랑스런 어리광대가 된다   누군가는 얼굴에 뼁끼칠까지 해댄다 그처럼 탈을 쓰고싶어하는 인간 일조(一兆)의 세포로 구성된 생명유기체 그래서 인생은 보조리한 존재인가?   아침마다 일어나면 부석부석한 자신의 얼굴을 머쓱하게 마주서서 나는 노랗게 웃는다 제2의 얼굴이 클로즈업되여 더욱 가소로울뿐이다…    씨앗   아직 씨앗이기에 우리 모두 아무런 말이 없다 계절이 숨 한번 크게 내 쉬면 밭이랑에 파랗게 돋아나는 눈알   보리의 부화는 률동의 작은 키잡이다 감자의 노래는 까아만 구리단추 욕망의 샘속에서 서러운 꿈이 모락모락 피여오른다   살아서 움직이는 파도ㅡ 숨 죽이고 무성한 침묵 덩어리ㅡ 말끔히 허울을 다 벗고 드디여 새들은 가슴을 활짝 연다      장뇌삼  몸속의 병마개를 뽁 따서 시커먼 두 손으로 내 여린 심장을 꼬옥 움켜쥔다 어느새 목덜미까지 돋아난 개미들의 이발자국 웅크린 가슴속에서 다시금 아슬아슬하게 문둥이가 슬며시 일어 선다 모락모락 김이 새여버린 내 령혼이 내팽개쳐버린 크고 흰 살덩이들 꼬르륵ㅡ 꼬르륵 ㅡ 젊음이 부르는 어떤 낡은 노래소리에 이상한 욕심들이 냄비처럼 잔뜩 찌그러져 있다                     식어버린 커피를 마지막 한방울까지 톡톡 털어가며 마저 마셔버리자 버려진 캔을 냉큼 찾아 들고 날 쉬파리 한마리 포크로 엉덩이며 코구멍까지 낱낱이 쑤셔가면서 아비뇽의 처녀들처럼 야단법석을 떨다가 지쳤는지 아무런 말조차 없다 조심스레ㅡ 움직이는 그림                      화분에 칠색 무지개 살짝 내린 장뇌삼 한뿌리
49    고향 댓글:  조회:1862  추천:4  2014-03-22
고향   장님이 되여 어두운 벽속을 더듬거린다 기둥마다 뼈가 썪는 희뿌연 노래소리 나도 이젠 이 곳을 멀리 떠나야지 흰 쌀뜨물 울바자굽에 붓다말고 꼬장꼬장한 두 손으로 언제나 나를 반겨 안타깝게 웃으시던 이웃집 할머니의 이발 빠진 그 황홀한 미소   맨손으로 어지러운 이 방바닥을 또 누가   어린 아이 잔등 어루만지듯이 언제 어느때 다시금 조심스레 쓸어볼련지도 모르겠지만, 잘 다스른 문턱에 잡새들이 남겨놓은 어지러운 지도 한장 찾아들고서 도시의 추억은 지금 재빛이 나는 아침의 바다   잘 있거라, 더 이상 내것만이 아닌 아름찬 열망들이여 바이 바이 언녕 목이 쉬여버린 우리들만의 아름다운 전설 하나 늙은 나무 우듬지 그 목덜미 꽈악 잡고 오늘도 기를 쓰고 일어서려는 내 기억에 너무 생생한 오두막집 한채ㅡ     부처님   5억년후의 미륵을 알지언정 부처님은 여직 내 이름조차 모르신다 아예 그 누구도 기억하려 하질 않으신다   아침마다 지극정성 온갖 향불을 다 피워놓고 묵묵히 합장으로 날마다 달마다 해마다 보도중생을 꿈 꾸어 보지만 나는 이제 내 한몸 건사하기에도 너무 지쳐 있다   구사경(居舍经)이며 기세경(起世经)이며 십륜금강(十轮金刚)이며 삼장십삼부(三藏十三部)를 매일 옆꾸리에 끼고 살아도 나는 왜 이 세상에 왔고 또한 너와의 하찮은 말다툼속에서 가슴이나 기워가면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나는 여직 모른다   봉인을 떼면 입안에서 구렝이떼 다시 스르륵 쏟아져 나온다 천개의 손과 천개의 발을 가진 보살님은 한숨을 풀풀 내쉬고 오독(五毒)의 근성이 내 팔을 호화로운 요트쪽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그래도 부처님은 언제나 아무런 말씀조차 없으시다 잠자리에 들면 그제야 누군가 슬며시 인과경(因果经)을 내 머리맡에 소리없이 다시 가져다 놓으신다   십방 정토ㅡ 아미타불ㅡ 그리고 지옥 , 륜회     바람꽃 너도 달맞이꽃이였던가 바람이 불면 언제나 가슴에서 꺼내드는 진붉은 심장 왈랑ㅡ절랑ㅡ 발목에서 흔드는 구슬픈 은방울소리   비가 오면 너도 가슴까지 푸욱 젖어드니 김치에 깎두기 손발마저 통통 부르튼 어젯날 잔치국수에 덤으로 살짝 얹어주던 어머님의 하얀 살점 등신불(灯身佛)의 눈망울에 매달린 련민의 이슬방울 상두꾼이 나르던 꽃상여속에 날이 선 칼바람 미워도 다시한번 사랑한게 죄라면 죄이여서 이렇게 잘 썪어 문드러진 아름다운 향기여   오늘도 바람은 한자리에서 울지조차 않는다…
48    씨앗 댓글:  조회:2087  추천:7  2014-03-20
새 2   새 한마리 바다에서 아침의 옷을 깁습니다 새벽을 꼴깍 삼킨 새까만 모래알들, 코등에 흘러내린 점잖은 돋보기너머로 엄마의 찢어진 심장 바람에 말리웁니다 아빠의 어이없는 손사래에서는 긴 한숨이 풀풀 휘날리고 형님의 일기책엔 눈물이 골똑 아아 바람같이 왔다가 바람같이 사라져간 누나야 어디 있니? 보고싶다 춤추는 콩팥 흐느끼는 창자 빵부스레기 손에 들고 새 한마리 수림쪽으로 피리 불며 날아갑니다 씨앗   씨앗이기에 우리 모두 아무런 말이 없다 숨을 한번 크게 내 쉬면 파랗게 밭이랑에 돋아나는 눈알   감자의 노래는 까아만 구슬바울 보리의 부화는 률동의 작은 키잡이 욕망의 샘속에서 달빛이 무르익는다   파도의 침묵ㅡ 무성한 고백ㅡ 허울을 벗고 드디여 가슴을 연다 안개   문을 닫고(열고) 들어오세요 전등불을 껐다(켰다) 죽였다 껐다 죽였다 하며 바람이 눈앞에서 드르렁 드르렁 코를 곤다 잃어버린 손발, 아우성치는 길손들 나무의 진동모드속에서 바르르 바르르 심장을 달달 턴다 눈앞에서 흐물거리는 길 뜻과 목 쉰 소리 길게 묶어서 제단에 바치는 하얀 노래ㅡ   아버지 손발 어머니 잔등   널뛰기를 합니다 문턱을 가로타고 앉아 춤 추는 손발 ㅡ   검은 가죽잠바 입으시고 아버님이 꿀꺽꿀꺽 마시는 빗물 가대기 창살 활짝 열고 어머님의 피고름에서는 깊은 골짜기들이 우쭐우쭐 일어섭니다   두 귀 쫑긋한 토끼의 애간장 내옆에서 속살거리는 하얀 꽃의 작은 숨소리 산막은 천사의 뼈무덤 아버지 손발 ㅡ그리고 어머니의 넓고 포근한 잔등   파동(波动)   하늘과 땅 사이 나는 대체 무엇이관대 울고 웃어야 나요?   별과 달 사이 나는 도대체 무엇이관대 저 푸른 빛을 받아야 하나요?   시와 시의 놀란 풀숲사이에서 시간과 시간의 물결치는 모텔사이에서   흔들리는 지구 어깨 흔들며 깨여지는 구리산   어느 친구의 초라한 돈지갑 도시의 한적한 어느 단칸 세집에서   그렇게ㅡ 파들파들 떨리는 긴 눈섭…     모래시계   시간은 장난이 아니랍니다 세월은 더욱 장난이 아니랍니다 사랑의 부드러운 모래시계 수미산 배꼽을 닮아가는 토르노속의 작은 우주 나는 너를 외롭게 한 죄인이여 너는 나의 왼손잡이 사과 한알 짬뽕이 된 달타령속에 성황당 손수레에 곱게 앉아 술에 취해 넘어가는 망각의 산고개길이여   탑 1   탑이 탑속으로 들어가 탑의 마음을 읽습니다 탑탑하고 매캐하고 떫은 그 연기 활활 털어내고 하늘이 내린 천서(天书) 글이 없는 무자경(无字经)을 련꽃이 번지없는 노래로 부릅니다 방실방실 춤 추는 사리탑 너울너울 노래 부르는 에펠탑 줄레줄레 념불 외우는 피사탑 종각(钟壳)에 널어놓은 스님의 숨가쁜 발자국소리 부처님이 슬며시 거울을 향하여 다시 돌아 앉습니다 갯벌이서 갓 건져 올린 탑속의 달덩이 하나ㅡ     탑2   굴러가던 시간의 수레바퀴 여기서 뚝 멈춘다 살아서 꿈틀거리는 욕망 아직 햇님의 꼬리 물고 파도치는 갈증 태양이 안경을 벗고 불쑥 부처님앞에 경건히 마주섭니다 무주(无住) 무득(无得) 무소위(无所谓) 깨달음의 방생못에서 깜짝 놀란 사슴떼 잉어며 붕어며 미꾸라지며 또한 메기며 한바구니의 삼장십삼부(三藏十三部)를 저마다 손에 하나씩 나눠들고 풀떡풀떡 무아경(无我境)을 헤맵니다
47    사랑을 알기에 사랑마저 버린다 (외4수) 댓글:  조회:2353  추천:12  2014-03-19
시 사랑을 알기에 사랑마저 버린다 (외1수)    (심양) 허창렬   사랑을 알기에 사랑마저 버린다   버리고난후에야 다시금 주어드는 이 리별   그때는 사랑한다는 그 말이 이렇게 어려운 말인줄도 미처 몰랐다   그저 꼭 지켜주리라는 그 말 한마디마저 이처럼 가슴 찌르는   헐망한 돌멩이임을 하나 둘씩 다시금 새롭게 배워간다   정녕 너를 사랑하였기에   눈동자처럼 너를 아껴주는것이 내 생명의 전부, 성스러운 의무였듯이   이제는 지켜줄수가 없기에 돌아서야만 하는 이 헐망한 박수소리   아아 언녕 파김치된 안녕아   손발의 고함소리에 귀를 막는 돌고래떼여   우리들의 슬픈 사랑은 이렇게 너무 빨리 끝이 났어도   우리들의 깊은 사랑은 드디여 나무의 창문을 열고 다시 시작된다   너를 멀리로 떠나보내면서 나는 진정한 남자가 된다   너를 넋없이 지켜보면서 나는 드디여 노오란 손수건이 된다   오늘도 그렇게 느낌을 주며 그렇게 느낌을 받으며   꺼지지 않는 불씨 사진속의 우울한 두 얼굴   사랑을 알기에 사랑으로 버려진 장미꽃 한송이여 기다려달라는 말 이제 더는 하지 않을래       기다려달라는 말 이제 더는 하지 않을래   애써 침착하게 꽃처럼 웃는 파아란 너에게   이파리의 속살에도 부드러운 너의 물향기   작고 침침한 내속에서 자꾸 내 심장을 어루만져주는 너   그렇게 시간이 우리를 버리고 간 그 빈 자리에 하얗게 홀로 서서   죄꼬만 손 보따리처럼 살랑살랑 자꾸 흔들어주는   아아 찢어진 가슴에 내려앉는 먼지여   바라보는 눈길이 차갑게 얼어붙는 싸늘한 등뼈여   강물이 돌담 쌓고 흰 가슴 내밀어도   너는 언제나 내속에서 탁탁 튀는 작은 불꽃이여   이제는 두번 다시 기다려달라는 말 하지 않을래   장미의 눈물마저 작은 풀의 가위질로   얼어든 가슴에 그처럼 큰 상처 아로새겨가면서   마주서면 언제나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내 침묵의 얼큰한 파편쪼각들이여   앉고싶은 자리마다 비둘기떼가 주르륵 흘리는 구슬같은 눈물방울이여   해빛이 몸을 펴고 돌개바람 쫓아갈 때   안녕 내 사랑아 바이바이 내 삶의 무거운 십자가여   쉬다가도 끊임없이 걸어가야만 하는 너와 나 인생의 십자길에서   이제는 두번 다시 기다려달라는 말 하지 않으리.     어떤 느낌 1   하늘에 통통 모래알 차 올리며 입술의 작은 그릇, 쉴줄 모르는 새 한마리 천년의 고요속에 구름 한송이 꺾어들고 숨 막히는 성벽아래 카메라 든 겨울 한쪼각이여 초모자에 말간 눈물 얼어붙은 고드름이여 새들이 잠 재운 동그란 체념 하나 산곡(山曲)의 쇠스랑에 꽁꽁 묶인 손수레여 이제 도시는 나무가 되여 말 없으리 태양이 은하수에 발목 다시 씻더라도 하늘에서 사품치는 정액의 폭포소리 광야에 일떠 선 빌딩숲은 요지부동 죽어서야 입을 여는 창백한 주목 하나   어떤 느낌 2   고삐 풀고 뛰쳐나온 바다 이상한 질문에 다시 발목이 꽁꽁 묶인 바람 천년의 사랑 만년의 애증이여 시간을 노래하는 불타는 도화선이여 로쇠한 갱신속에 울퉁불퉁 깔리는 내 사랑의 아픈 파도여 백조의 외투에 폭포로 물들인 빨간색 물감이여 사슴이 숙녀의 몸에 수놓은 점잖은 인삼꽃이여 손가락에서 딸깍거리는 마녀의 새까만 유리구두여 정령의 입김속에서 나풀거리는 하루살이 시간들이여 젖을 먹고 키 크는 한마리의 예쁜 호랑나비여…     돌틈에 피는 꽃 ㅡ고 박화선배를 기리며ㅡ   서러운 땅 60여년 메주 밟으며 돌틈에서 치수 잰다 재빛구리단추 하나 쪽배속에 볕쪼임하던 그 멋진 양산도 술타령이였던가 언제나 내속에서 숨 쉬는 발자국 돌틈마다 하얗게 손톱 발톱 다 박고 하늘을 우러러 파랗게 숨을 쉬는 궁궐안의 파랭이꽃 한송이 창을 열면 언제나 어둠에서 터벅터벅 걸어나와 장등같은 아픔으로 날개를 쓰다듬으며 어김없이 내곁으로 달려오는 푸른 종소리ㅡ  
46    야랑자대(夜郎自大) 댓글:  조회:2383  추천:2  2014-03-19
  야랑자대(夜郎自大)     한사람이 자신의 속성(属性)마저 인지(认知)하려 하질 않고 자신의 무명(无明)에 대하여 알려고조차 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이 세상에서 저밖의 세상을 제일 잘 모르는 그런 사람일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이런 부류에 속하는가?  필자가 생각하건대 오민불손(桀骜不训) , 광망(狂妄) , 자시심고(自视什高) , 안공무물(眼空无物) 혹은 살아가면서 콤플렉스가 너무 크거나 바로 지적인 장애가 있는 그런 사람들인것 같다     중국고사성어중에 야랑자대(夜郎自大)라는 이야기가 있다. 고증(考证)된바 이 말은 한서(汉书)중 한편인(西南夷两粤朝鲜传)에 기록된것인데 기록에 따르면 한나라때 한무제(汉武帝)가 사신을 전(滇),즉 지금의 운남에 파견, 당시의 서남이전왕(西南夷滇王)이 한나라 사신에게 묻기를 이 말의 뒤끝에는 고 기록돼 있음. 월은 지금의 광동과 광서성, 전은 지금의 운남성, 굳이 풀이하면 이러하다. 전왕과 야랑후는 모두 그 당시 서남이조선(西南夷朝鲜)의 수령들이였는데 그들은 한나라와 종래로 래왕이 없었으며 또한 아무런 서산거래조차 없었던만큼 한나라가 얼마나 큰지를 전혀 모르고 있었던것이다. (한나라가 우리 나라만큼 큰가? 汉于我郭大?)는 전왕(滇王)이 물은것이 분명한데 거기에 야랑후까지 끌어들여 오늘날 폄하와 조롱의 대상으로까지 번져진것이다.     길게 더 설명을 하자면 후세에 야랑후가 벌판에 이르러 하고 물으면 신하들이 일제히 하고  산꼭대기에 올라서서 하고 물으면 또한 일제히 하고 대답한다는 등등 ㅡ조금 더 허심하고 실제적인 각도에서 살펴보면 필자가 보건대 , 는 근본 존재하질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에게서는 자대(自大)의 뜻이 전혀 보여지질 않기때문이다. 진정한 대(大)의 자거(自居)는 한조(汉朝)ㅡ 여기서 누구나 명백히 엿볼수 있는것은 한나라사신의 자대심리뿐이기때문이다. 이렇듯 한자는 참으로 오묘하고 뜻이 또한 너무 깊다. 자(自)와 대(大)를 합치여 점 하나만 더 찍으면 추(臭)자ㅡ 사람은 누구나 추하게 살지 말아야 한다. 나는 현재 남에게 너무 추하게 살고 있지나 않은지? 이 세상에 털면 먼지 나지 않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가 ? 이제는 누구나 한번쯤 자신만이 아닌 다른 사람의 립장에 서서 자신의 지난 행보를 조심스레 되돌아볼 그런 시간들이 필요하지 않을가 나름대로 생각해본다.
45    에밀도 4 댓글:  조회:2265  추천:7  2014-03-17
  에밀도( 额娘图) 4   거미의 손에서 엄마의 숨결을 읽는다 아들은 하늘이 내여준 선물 딸은 싱그러운 국화꽃 땀방울이 무성하게 숲속에 줄 지어 서있다   눈곱을 뗀 새벽이 강을 건넌다 갓 잡아올린 붕어의 창(肠)을 가재와 사이좋게 나눠먹는다 개구리보다 언제나 더욱 슬프게 우는 바위ㅡ   엄마의 손은 새로 짜놓은 거미줄이다 배고픈 자식들을 등에 업고 오늘도 동구밖에서 누가 오나 하루종일 눈빠지게 하염없이 기다린다 에밀도 5   바람이 귀구멍을 뚫는다 귀구멍에서 황소울음소리 꺼내든다 쩡ㅡ쩡ㅡ 짱ㅡ짱ㅡ 거부기등, 갈라터지는 근심덩어리 손발이 꽁꽁 언 하늘을 가슴에서 녹인다 잠간 야채수프를 입에 물고 생각에 빠진 저가락 황소의 눈에서 엄마냄새가 물씬 난다 울바자밑에 기어이 쓰러지는 애기똥풀 카메라앞에 조심스레 모자 벗는 앵무새 산장의 레코트 긴 음반에서 에밀레종소리가 떠엉ㅡ떠엉ㅡ 코끝에 울린다   에밀도 6   깎두기 , 물김치인가요? 잔치집에 흥이난 손발이 통통 부르튼 메밀국수인가요? 치마자락 너풀거리는   영웅의 색깔 죠지수아의 방탕한 웃음 넌덜머리치는 지페 한장 실밥이 터진 아기울음소리ㅡ    에밀도 7   사랑하다 죽을겁니다 아마도ㅡ 사랑하다 죽일겁니다 아마도ㅡ 사랑하다 벙긋 웃을겁니다 아마도ㅡ 사랑하다 왈칵 다시 울겁니다 아마도ㅡ   그렇게 사랑하고 또 사랑하다가 내가 먼저 북이 될겁니다 두웅ㅡ 둥ㅡ 둥둥둥 ㅡ 흔들리는 호수 흔들리는 지구…    에밀도 8   산이 풀잎에 손을 벱니다 물의 코끝에 잉어 푸들칩니다 항해의 기발을 무덤에 꽂아놓고 콜롬부스의 고함소리에 녹이 쓴 장검 내 삶의 끝은 십방(十方)어디입니까? 해적의 손끝에서 부서지는 해살 보장(宝藏)속의 에메랄드 부서지는 무지개     에밀도 9   점 점 다가서는 두 사람 코끝의 땀방울 바람이 씻는다 여기서부터 시작일가? 부서지는 눈길 꺾두룩히 다시 마주잡은 두손 아빠의 멜가방속에서 두근닥근 가쁜 숨 몰아쉬는 저가락ㅡ   에밀도 10   마이산* 곱바람에 찢어진 푸른 살결 십리하* 잔등에 기대앉아 흰수염 만지던 최령감* 열하의 기록속에 얹어놓은 에밀레종소리에 백암성* 버들가지도 서러워 우누나   1, 마이산(马耳山) 심양시 경내에 있음 2, 십리하(十里河) 현재 료양시 경내의 작은 실개천 3, 최치원과 열하일기를 가르킴 4,백암성(白岩城) 현재 료양시 경내에 고구려 산성     고개길  1   옥이랑 순이랑 손에 손잡고 책가방 어깨 걸고 학교 갈적에 랄라라 코노래 방실 함박꽃 보고싶다 그 동년의 돌돌 돌다리   메뚜기 베짱이 손을 내밀고 보풀이 인 입술에 밥알 매달고 고개너머 숲속으로 달려가던 하학종소리 아아 꿈엔들 잊으리오 추억속에 배 부른 내 고향 고개길이여         고개길  2   까맣게 운다 노랗게 웃는다 어느새 익어버린 산딸기의 안타까운 눈물 꼬장꼬장 말라버린 긴 추억을 두손에 돌돌 말아쥐고 인정의 문턱에서 서성이는 계산된 눈물은 또한 얼마였더냐? 한숨쉬는 딸라 하품하는 인민페 아슬아슬한 고개길엔  내 그림자 이젠 없다…   고개길 3   ####&&$$   종소리 따라 아빠가 걸어가신다 엄마가 뒤쫓아가신다 지구를 열한바퀴쯤 더 돌고나서야 동생이 손발을 내민다   구불구불 빗자루에 타고 세월이 넘어진 그 자리ㅡ
44    돌 2 댓글:  조회:1855  추천:5  2014-03-16
돌 2   나에게 너는 아무것도 아니듯이 너에게 나역시 아무것도 아니리라 아무것도 아닌 아무것이   아무렇게나 모여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아무것으로 완성이 되면 돌은 손발이 너무 시려 다시 돌아눕는다 아직 푸른 이마, 아직 쓰거운 생각ㅡ 한때 바위였다고 떠들지도 마라 왕년에 호랑이 안 잡은 영웅이 어디 있으랴 돌은 그저 그냥 돌이여서 좋다 돌돌돌 시내물과 노래 부르며 먼 바다로 달려갈 이른 새벽 푸른 꿈을 혼자 꾼다…   돌 3   이상하게 모난 돌이 자꾸 가슴을 찌른다 비켜서면 비켜 설수록 기어이 쫓아와 또 이마를 쫗아댄다 심장을 홰불로 조심스레 꺼내든다 출렁이는 강물속에서 붕어의 파란 눈알이 번뜩번뜩거린다 어느새 돌틈에 끼여 옆구리 잡는 돌쫑개 돌아 앉아 한숨 쉬는 돌과 돌돌 ㅡ 두루뭉실한 돌이 모난 돌의 어깨를 다시 툭툭 건드린다 깨여지고 부서져도 돌은 계속 그렇게 아픔 모르는 새 돌이 된다   돌 4   돌도 아닌 진흙이 가슴에 돌을 품고 부화를 시도한다 주절주절 끝없는 누군가의 념불소리 해산을 도와 미꾸라지가 땅을 박박 뚜진다 드디여 드러나는 손발 새까만 머리카락 그대는 뉘신데요?ㅡ 출생의 아픔을 잊고 말끔히 하품하는 돌…   돌5   엎어지고 짜개지고 넘어지고 베여지고 손발이 통통 부르튼 너의 모습에서 낮은 산의 그림자를 본다 이 세상의 굴삭기 얼마나 많이 네몸을 짓밟고 지나갔을가? 바람은 또한 얼마나 많이 네 얼굴을 걸레로 딲고 땀방울로 어루만졌을가? 돌이 되기 위하여 너는 바위의 모습마저 언녕 버렸다 돌이 되여서야 다시금 귀향길을 온몸으로 밟아보는 너무 늙고 생채기마저 아픈 돌 ㅡ   돌 6   돌은 손에 주어들면 울지를 않는다 멀리 쥐여뿌리면 그제야 윙ㅡ윙ㅡ 운다 가슴이 아파도 아예 울줄조차 모르는 돌은 언제나 길바닥에 조용히 눕는다 이 세상의 숱한 인간과 숱한 짐승떼 그리고 차들이 짓밟고 지나가면 그제야 삐꺽대며 혼자 잉ㅡ잉ㅡ 달빛에 운다…     돌7   돌아서서 둘러보면 한무더기 돌더미 인생을 반평생 돌과 씨름 하였다 아파도 꾸욱 참고 이마에 굵직하게 새겨온 년륜 손발에 얼룩진 피자국은 또 얼마였더냐? 이 세상의 진리마저 차갑고 딱딱한 그런 지침돌이였음을 불쑥 깨닫고 나는 다시 허름한 돌이 되기로 결심한다 밟고 더 높이 올라서라고 그리고 새별이 전하는 휘파람소리라도 가끔씩 전해달라고…     돌 8   아직 팔팔하다 아직 쌩쌩하다 눈 먼 돌팔매질에 유리창이 찰랑 깨여져도 주어들면 돌은 상처가 없다 그냥 사람들의 더운 입김에 하얗게 가슴 시린 돌… 돌…
43    시인의 자세 댓글:  조회:4672  추천:6  2014-03-14
시인의 자세      누가 만약 나를 시인이라고 부르면 나는 거부한다. 왜냐하면 황공하고 황송스럽기때문이다. 그만큼 시인의 자격은 아무나 마음대로 가질수 있는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때문이다. 특히 요즘같은 세월 돈만 주면 명순이도 돌석이도 시집 한두권정도씩은 낼수가 있고 또한 정말 하찮은 시들로 얼렁뚤땅 상도 받을수가 있겠지만 빈 퉁재가 소리 높다고 이런 얼간이들이 어디를 가나 시인행세를 해대고 굳이 주석대에까지 부둥부둥 기여올라 무슨 회장이요, 주임이요 설쳐대는 그런 장면에 마주치면 누구나 저도몰래 눈살이 찌프려지는것을 어쩔수가 없다. 우리 다함께 한번 상상을 해보자. 평생 옳바른 글 한편 시 한수 써본적이 없는 얼간이가 무슨 학회 회장, 무슨 분과 주임, 시인이랍시고 명함부터 내민다면 당신은 보기가 어떠할련지?    시인은 말이 아닌 작품으로 승부하여야 한다. 일찍 고 김성휘시인님이 그러하셨고 현재 사실주의와 초현실주의 창작거장 ㅡ강효삼시인님 역시 그러하시다. 언젠가 한 이름있는 평론가가 강효삼시인님을 우리 시단의 이라고 묘사한것을 보고 섭섭했던적이 있다. 필자와 나이 비슷한40- 50대 문인치고 북방시단에서 강효삼시인을 모른다면 그는 진짜 간첩이 아니면 외계인일것이다 .흑룡강태생인 필자에게 있어서 강효삼선배님은 그런 푸닥거리꾼이 아닌 북방시단의 엄연한 시혼(诗魂)이시다. 혹자는 이게 무슨 망발인가고 불복할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강효삼 선배님의 시 한수를 우선먼저 살펴보자     아버지의 초상화 강효삼 한평생 락을 바라고 허위 허위 쫓았지만 그건 꿈에 본 신기루 쫓고 쫓아도 그냥 그만큼 멀리 있어 가다가다 지쳐누운 나지막한 산비탈에 허리 착 꼬부라진 늙은 비술나무 한구루 - 삼밭처럼 숨막히는 오두막,찢어진 문풍지를 비집고 젓가락처럼 새여드는 빛을 거친 피부에 바르던 못난 사나이였다. 산해진미는 평생 팔자에 없어 다마토리 술 석잔 - 그것에도 취해서 목침베고 뽑는 가락은   그나마 앞에선 노래도 못 넘기고... 가파론 산을 톱는 초부처럼 암벽을 쪼아대는 석공처럼 힘들고 아프게 흙을 뚜져 참께 기름같은 땀을 동이로 짜냈던 누렇게 말라도 독한 잎담배였던걸 그래도 때묻은 동저고리 옷고름 잡아 풀면 장작개비처럼 말라가는 가슴에도 남은 것은 비취색 하늘같이 깨끗한 마음 - 젖은 장작같이 바른 금 쫙쫙 서는 참나무였다. 옹배기는 숭늉같이 근심과 걱정을 증발시키며 인내를 연덩이로 굳혀들고 굴종을 담배로 말아피우며 근로와 선을 새끼처럼 꼬아서 뒤로뒤로 넘겨주고 태여날 때처럼 맨주먹 저세상을 가시였다. 아, 흙을 앗기고 흙에 미쳐 흙을 찾아 지구를 류랑한 나그네 - 그때문에 고향도 혈육도 다 잃는 눈물에 젖은 무명수건아, 무지와 순박, 근로와 인내를 한데 버무려 소여물처럼 새김질한 늙은 황소여       이 시를 읽고서 눈시울이 뜨거워지지 않는 자가 있다면 우리 어찌 그를 인간이라 부를수가 있으랴? 그래도 불복이라면 아래에 두수 더 보자   나의 방황 강효삼 결국은 떠나기 위하여 우리는 이곳에 온것인가  그 먼 시발역이 오늘 그렇게 발길 닿고싶은 종착역이 될줄을 하다면 누가 알리 끝없는 방황속에서 오늘의 종착역이 다시 또  래일의 시발역이 될지 이렇게 시발역과 종착역이 엇갈리는 고행길우에 피와 땀의 눈물어린 발자욱을 먹으며  향방도 없이 굴러가는  어쩜 나는 하나의 못난 굴레바퀴인가 길과 아버지 강효삼 누우런 알몸뚱의 황토길 길의 운명이 된 그날부터 얼마나 많은 발길이 이 한몸 짓뭉개고 지나갔을가 깊고 낮은 그 상처 기워내느라 길의 처절한 몸부림이 보인다 하지만 세월이 핥퀴고 간 그 많은 상처 죄다 아물수 없는 길은 아픈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한채 신음소리 없이 뒤척이고있다 세월이 가면 길도 늙는지 거친 피부 꼬부라든 몸뚱이 수림속에 묻혀가는 그 옛날 수레길 따라 걷노라니 아, 이 길너머에 이 길을 짚고 가신 아버지의 쇠잔한 얼굴이 보인다    어떤가 ? 당신은 이 앞에 시인이라고 떳떳이 명함을 내밀 자신이 있는가? 어떤이는 나는 현대시를 쓴다고 할것이다. 그렇다면 한마디 더 묻고싶다. 최룡관선배님의 을 읽었느냐고? 혹자는 이 책을 이단적이라고 한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단이 아니라 삼단 사단 오단이라고 해도 나에게 필요한것이라면 꼭 읽어야한다. 이렇게 좋은 책을 읽고서도 당신의 시적인 근본사유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미안하지만 당신은 바보 아니면 둔재일것이니 이제라도 아예 문학을 접으라고 권고하고 싶다. 일전 필자가 작가창작마당에 라는 즉흥시를 올려놓았더니 어떤 작자가 무척 찔리는것이 있었던지 련속 여섯번이나 똑같은 댓글을 반복하면서 비아냥거렸다. 역시 소인배다운 그의 행적에 허구픈 쓴웃음이 절로 나는것을 어쩔수가 없었다. 평론은 올리추기식이 아니다. 아픈 매가 문인으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되듯이 남이 조금 비평을 하였다 하여 숨어서 댓글이나 달 그 지경의 형편없는 문인이라면 한마디 묻고싶다 . 넌 시인이 아니라 인간이 될 최소한의 자격이라도 있는가고?   2014년3월13일
42    전통시 현대시 하이퍼시 묶음 댓글:  조회:2109  추천:2  2014-03-13
전통시묶음 우리 가끔 한번쯤은 1   너무 쉽게 사랑하고 너무 쉽게 헤여지며 너무 쉽게 마주서서 너무 쉽게 다시 만나자 말하지를  말자   따지고보면 우리네 인생은 허다한 막무가내ㅡ   준것 없이 밉고 미운 그저 그런 사람에게도 때로는 그 악연마저 코마루가 시큼하도록 고마울때가 더욱 많더라   너무 쉽게 하나 얻고 너무 쉽게 하나 버리며 너무 쉽게 이 세상을 손가락질해가며 너무 쉽게 이제는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척도 하지를 말자   따지고 보면 이 세상 인연이란  항상 바늘과 실같은것ㅡ 바늘 없는 실이 무슨 소용있으랴? 실 없는 바늘이 또 무슨 소용있으랴?   살을 저미고 뼈를 깎는 크나큰 고통이 없이는 작디 작은 행복마저 없는 법 마음이 무거우면 무거운대로 가슴이 미여지면 또 미여지는대로   저 작은 숲의 움직임에도 순리를 알며 차 한잔 시 한수에라도 만족해하며 살자 풀잎에 손을 베고 터벅터벅 혼자 걷는 날이면 너무 슬프다   우리 가끔 한번쯤은 가슴이 미여지게 아프고 쓰라리더라도 너무 쉽게 만났다가 너무 쉽게 돌아서며 다시 만나자는 말을 쉽게 하지를 말자   존재의 리유   사람이면 사람인가? 사람이라면 사람처럼 사람다운 사람이 되여 사람이 사람을 아끼고 사람이 사람을 서로 배려할줄도 알고 사람이 사람을 서로 미워하지도 않고 사람이 사람을 너무 시기질투하지도 않으며 사람이 사람다운 사람으로 거듭나 사람답게 사람다운 사람이 되여 사람처럼 떳떳이 살아야 내 너를 사람이라 하리라ㅡ   너를 보면 자꾸 웃음이 나온다 너를 보면 자꾸 웃음이 터진다 너를 보면 자꾸 웃음이 쏟아진다 그러다도 하루종일 옹색한 너를 쳐다보고 또 쳐다보노라면 종내 울음이 나온다 종내 울음이 터진다 종내 울음이 쏟아진다 필경 너역시 이 세상의 미물도 아닌 인간이기때문에 필경 너역시 이 세상의 추물도 아닌 인간이기때문에   사람이면 사람인가? 사람이라면 사람처럼 사람다운 사람이 되여 사람이 사람을 서로 아끼고 사람이 사람을 서로 배려할줄도 알고 사람이 사람을 너무 미워하지도 않고 사람이 사람을 너무 시기하고 질투하지도 않으며 사람이 사람처럼 사람답게 그 어디에 내놓아도 떳떳한 사람다운 사람이 되여 사람답게 살아야 내 너를 사람이 하리라ㅡ                                     2013년6월16일   어떤 문단 풍경 1   파리가 복뚜꺼비 꿀꺽 삼킨격 여우가 돼지를 꼴깍 삼킨격 속까지 새까만 생쥐 몇마리 잡아놓고 오늘도 저 쥐 잡은 포수들의 우렁찬 개선가는 듣기조차 너무 민망하고 요즘은 또 이렇게 정신이 온건한 사람이 되려 이상한 취급 받을 때가 가끔 있다   신작로 대통로로 활개치며 걷는 이를 절름발이 행군에 땀동이 펑펑 쏟고있는 이들이 코 막고 답답하다 풉풉 웃고 해마다 열리는 어느 캠퍼스안 이상한 세미나에서는 뒷골목 고스톱천재들과 이데올리기천재들이 얼큰한 소주에 시며 소설이며 수필이며 평론을 낙지처럼 구워놓고 한 세상 푸념끝에 저마다 제 털이 검붉고 제일 독창적이다고 아우성치고 있다   전통은 언녕 이발빠진 사발 현실주의는 어느사이 쓰고버린 콘돔 사생아취급에 모더니즘이 비루먹은 당나귀신세 되여 한켠에 물러 서서 눈치보기에 너무 바쁘다 새소리인지 바람소리인지도 모를 누군가의 어설픈 축사ㅡ 이게 무슨 개 뼉다귀 갉아먹는 소린지 도통 알아 들을수조차 없건만   객 하나없는 큰 잔치판에서 짝짓기 급한 숱한 홀애비들과 살만 피둥피둥 찐 과부들이 어절씨구 북을 치고 어화둥둥 장구치고 제 멋에 흥겨워 춤 추고 노래 부른다 말 없는 랭보 할말을 잃은 밀턴 이런 잔치엔 결코 참여치도 않는다며 지나가던 이웃집 개가 전봇대밑에 멈춰서서 껄껄껄 하루종일 웃고 있다                             2013년3월20일       주해; 랭보와 밀턴 모두 현대시 주장파들임                어떤 문단 풍경 2   벼룩이 간 듬뿍 소금찍어 빼여놓고 한다하는 식객들이 줄줄이 모여든다 선생《先生》은 많으나 의인《义人》하나 없다 한치 두치 세치 길어봤자 네치ㅡ 결국 한치 앞도 제대로 못보는 날쌘 준치들에겐 지금 아무런 사상이 준비되여 있질 않다   하나 둘 셋 넷 그리고 또 어느 하늘아래 똥별만큼 눈물이 너무 헤픈 녀인네들과 궁중의 내시마냥 지조 높으신 꽤 듬직한 분들이 아이러니하게 시인 학자 수필가 소설가 평론가 온갖 간판 죄다 내다 걸고 21세기 종족번식을 위한 심포지엄이 한창이다   쩍하면 된장에 고추장타령 부를줄 아는 노래라곤 세치네타령뿐인 그대 지금 철학하는가? 헤세나 피타고라스 저작 한두권정도 아니 읽고 칼을 막 쓰는 사람처럼 그대 지금 철학하는가?   노루가 제 방귀에 깜짝 놀라 이상하게 까무러치던 날 방귀다운 말씀에 그들은 언제나 제법 큰 전설이 된다                           2013년3월30일 현대시묶음 지구   감기라도 드셨나요? 손발이 너무 차거웁군요 밤이불이 너무 얇은건 아닌가요?   뭐라구요? 살기가 너무 힘이 든다구요 왜서일가요?   직장에선 스트레스 집에 가면 마누라 바가지 아직 대학 갈 아들애의 학비마저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구요?   그럼 어쩌죠? 리자돈이라도 꿔드릴가요? 뼈빠지게 너무 부담스러울텐데ㅡ   지구는 말이 없다 하루종일 그는 지구의를 돌려가며 혼자 중얼거린다   당신이 부르실때 1   우리 이대로 정말 좋을가? 우리 이대로 정말 행복할가? 식상한 맨트보다도 더욱 근사한 아침에 과거를 초대한다   력사는 아이러니하게도 언제나 코미디언 추억은 언제나 쓰다버린 콘돔 말쑥한 꽃향기에 흠뻑 취한 꿀벌처럼 부지런한 숱한 아낙들이 벌써 흡혈귀처럼 끈적끈적한 오르가즘을 하얗게 분칠을 한 하늘가에 거침없이 쏟아낸다   이천공십삼년 계사년팔월이십구일 여름은 아무런 리유도 없이 외도같지도 않은 리유 하나때문에 낯이 뜨겁고 유치한 몽상속에서 안타깝게 젊은 시간들을 헐값으로 팔고 사며 그렇게 축축히 젖은 래일을 맞이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여보게 마이거스 뮤러ㅡ 우리들의 이야기 시작은 언제나 날쌘 돌멩이였지 그러나 결말은 언제나 발기부전 신이 아직 살아있다면 나는 이제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하고 나는 이제 무엇을 더 기다려야 하는가?   진군의 저 나팔소리에 천사들은 언제나 그러하듯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천국과 지옥의 상공을 오르락 또 내리락 우르릉 쾅쾅 번개치는 심장 우르릉 쾅쾅 우뢰 우는 부름소리 이제야 나는 드디여 게으른 잠속에서 깨여나 보네   아아 우리 이대로 살다가 떠나가면 얼마나 원통할가 아아 우리 이대로 살다가 훌쩍 떠나버리면 또한 얼마나 억울할가? 스펀지에 조심스레 새겨놓은 깨달음의 락서 미래의 또 다른 반쪽얼굴에서 미련이 조심스레 깨여나고 있다       2013년6월19일      *마이거스 뮤러(麦克斯.缪勒); 영국적 독일인 동방 종교학자 는 명언이 있다* 당신이 부르실때 2   네가 여직 모르고 있는 진실 하나 말하면 너 이제 정말 믿겼니?   전생에 우리 집 꼴 머슴이였던 너는 그 잘난 꼴값 다 하느라 언제나 내앞에서 온갖 꼴값을 다 떨고   전생에 우리집 문지기였던 너는 나만 보면 으르렁대며 노려보고 있구나   또 내 귀한 도령시절 방자였던 너는 오늘날 불쑥 나의 상전이 되여 나의 일거수일투족 낱낱히 살펴보고   향단이였던 너는 오늘날 도고한 녀인이 되여 마주치면 언제나 못본척 외면하고 있구나   심은만큼 거두는 리치 모두다 아는 법 이제는 치가 떨리게   신물이 나는 이 세상사ㅡ 래생에는 우리 다시 귀한 손님이 되여 다시 만나자   남은 여생 내가 이제 너희들의 종이 되고 머슴이 되고ㅡ손발이 되고   륜회의 강가에서 쪽배 한척 애타게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태초의 여름   태초의 여름 우주의 자궁에서 알몸뚱이 너와 나는 발가벗은 진실앞에 웃고 떠들고 까부러치며 그렇게 아무런 후회도 없이 그렇게 아무런 미련도 없이 흘러가는 시간들을 이글거리는 숯불에 부지런히 굽고 있었다   태양은 존재의 의미로 그냥 빛났고 별들은 우리들의 이야기에 취해 두눈을 계속 깜빡거렸고 시대의 목마른 갈증에 뼈마디 굵직한 좌우명들은 누군가의 목에 무거운 십자가를 진주 목걸이인양 척 걸고 있었다   얼마나 찬란한 우리들의 사명이였던가? 얼마나 눈이 부신 우리들의 과거였던가? 또한 얼마나 유치하고도 서러운 신들의 통곡이였던가? 어느사이 숲을 이룬 문명 칼춤이 류행처럼 란폭해져가는 인심ㅡ   이제는 팔고 사는 인정보다 오히려 추억이 더욱 지혜로운 시기 이제는 질투나 배신보다는 포용이 더욱 필요한 시기 태초의 여름이 잠을 깨고 불쑥 우리들곁에서 조용히 일어서고 있다…   2012년 10월12일 태초의 가을   네가 알수 없는 비밀 하나 더 말해줄가? 위대한 시인의 심장은 가난해도 쿵쿵 뛰고 어리석은 저 세월의 어리광대들은 량심의 빈 터전에 궁전을 짓고  부를 축적하고 있다   태초의 가을도 오늘처럼 오곡이 무르익었고 우유와 빵으로 허기진 배를 겨우 달랜 무함모드나 요셉의 그 거짓같은 설교는 오히려 거짓에 거짓하나 없는 너무나도 새빨간 거짓말같은 진실이였다   또 무엇이 우리를 이처럼 힘들게 하고 있는가?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해답인가? 그것을 알려고 했던 자들은 이제 아예 알려고도 하지를 않고 아무것도 모르는 자들이 차려놓은 술좌석에서는 언제나 하느님마저  항상 말석이다   그렇게 시간은 너무나도 많이 흘렀고 며 굼벵이 한마리 화려한 나비의 새로운 몸짓을 꿈꾸며 이 세상 이 끝에서 이 세상 저 끝으로 부지런히 기여가고 있다       2012년10월12일   하이퍼시 3수   달 2   구월의 꽃장대우에 팔월의 입술이 떠올라 손목이 파르르 눈섭이 자꾸 떨린다   로련한 뻐스기사의 그 헬쓱한 미소를 길섶의 돌멩이며 참개구리들이 아무도 기억조차 하지 않는다   반디불이 호박잎 하나 따들고 서성이는 어느마을 동구밖 개짖는 소리가 문득 총포소리로 들린다   찌르륵ㅡ찌르륵 ㅡ 짜르륵ㅡ짜르륵ㅡ   귀뚜라미 손 씻는 소리는 변형된 상형 문자체   어둑시레한 뜨락에서 암탉이 수탉의 손을 잡고 알을 똘똘 굴린다         무지개   피, 피, 수술칼이 하늘을 긋자 별들이 와르르ㅡ 와르르ㅡ 호주머니속으로 쏟아진다. 금시 심장들이 살아서 팔딱팔딱 숨을 쉰다. 단단한 부리로 노래를 골라 부른다. 콜롬부스와 해적의 노래, 병마개 딴 아버지의 노들강변, 아코뎅에 발목 묶인 창녀촌의 긴 창부타령, 노숙자의 숫구멍마다 금박상표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상복을 차려입은 나무들이 나란히 줄을 서서 볼륨을 높여가며 짝짝짝 박수를 친다. 빗물은 빛의 속도로 빨갛고 파란 신호등을 넓은 잔등으로 서슴없이 켜댄다. 잠시 우리에 갇힌 짐승떼. 다시금 포효하는 젊은 바다ㅡ   심장이 딸깍 멈춰버린 흰갈매기 한마리 겁에 질린채 허름한 비파를 안고 바위곁에 쭈크리고 서 있다 비속의 안경, 그리고 나무가 되여버린 남자   뿌옇게 개구리 울음 슽피 우는 어떤 곰바위우에 흰광목옷 차려입은 신단나무 한 그루 어두커니 서있다 언제 어느때부터 손발을 꽁꽁 묶어버린 빨간 댕기 현미경으로 들여다봐도 사람의 그림자는 없다   그는 포도밭 넌출사이에 서서 까만 눈을 깜빡거리는 그녀 몰래 살짝 샤타를 눌러간다 머루가 다래보다 달다는 사실 여태 몰랐다며 포도밭에서 그녀는 하ㅡ손을 벌리고 또다시 앙탈을 탄다   실내의 가구들이 깨끗한 걸레로 얼굴을 말끔히 딲는다 마른벽이 축축히 땀에 젖는다 정자밖의 오동나무숲에서 멧새 한마리 봉황의 꿈을 꾸며 흠뻑 젖은 깃을 훌훌 입김이 더운 안개속에서 털며 근시안경을 건 나무에 기대여 서있다
41    폭죽 댓글:  조회:1732  추천:5  2014-03-12
폭죽   터지는 가슴속에 활짝 핀다 꽃들이 윈윈 쌈쌈 컨트롤이 되여 한점ㅡ또 한점ㅡ 손끝에서 퍼져나가는 빨간 피방울 하늘을 발목에 불쑥 잠근다 우왕ㅡ좌왕ㅡ 갈곳 잃는 잡귀신떼의 더욱 요란스러워지는 빨간 울부짖음 소리ㅡ   도시의 아침   뻐스의 바퀴에 껌이 잔뜩 매달려 있다 한결 소란스러워진 바퀴벌레 소금을 뿌린다   해님의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되여 있다 피곤하시죠? 꽃의 깎듯한 물음에 눈물이 주르륵ㅡ   아침은 어깨를 툭툭 털고 그제야 가방을 한손에 주어들고 조심스레 일어선다…     삼학사의 그늘   심양의 황궁에는 그늘이 있다 웃어도 떠엉 떵ㅡ 우는 종   칼이 부러진다 붓끝에 피를 찍어 연지 바른다   돌아앉는 부처 손발 찾는 하이에나   긴 이발ㅡ     새 1   옷을 벗으면 우습다 모자를 쓰면 더욱 우습다 근시안경에 탁구채 잡은 너를 보노라면 옛날  제기 차던 고구의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이제는 또 당구 치고 있니?    
40    이슬이 방울 지어 댓글:  조회:1924  추천:4  2014-03-11
이슬이 방울 지어   이슬이 방울 지어 행진을 한다 이슬이 방울 지어 피아노를 친다 밥 짓는 오선보에 콩나물이 풍덩 연기의 하얀 손이 얼기설기 술래잡기를 한다 상아의 하얀 이발이 풀을 살짝 아침이 토끼뜀질로 깡충깡충 뛰여온다   이슬이 줄을 서서 노래 부른다 이슬이 줄을 지어 체조를 한다 머루다래 향기에 잘 여문 콤파스 나팔꽃의 심장에는 하이에나 발자국이 아직 없다 비 오기전에 이제 눈물부터 깨끗이 소제해야지 물새의 등을 타고 바람이 강물에 몸 씻는다 마귀의 웃음소리   내 심장은 가끔 일분에 120개라는 박자속을 달린다 마귀가 흔드는 종소리 은은히 귓가에 들린다 어지럽고 새까맣게 현기증이 날때면 나는 세상을 지켜보던 눈을 조용히 감고 무의식중의 자신의 손발을 찾아 멀리 떠난다 니스호의 괴물이 내 살점을 물어뜯고 장백산 천지속의 괴물이 허리띠를 풀어헤친다 벌거벗은 마귀ㅡ 자꾸 허울을 뒤집어쓰는 나 부처도 보살도 하기 나름임을 깨닫고나서야 나는 잠자리에 든다 오늘밤 이브와 살놀이나 해보아야지 우수의 돌멩이가 찰랑 또 유리창을 깬다…
39    단시묶음 댓글:  조회:16687  추천:9  2014-03-09
단시묶음   해란강   너무   짧 은 바지ㅡ   두만강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나 도   따라 운다…   모아산     다시 찾은   벙어리   장갑   한ㅡ짝ㅡ     심양   비만에ㅡ 허리굵은   너 무   거 대 한   살덩어리   서탑   주름살이 없다   흑룡강   까만 허리띠   할빈   하얀   눈사람   대련   코등에   앉 은   무적의   자벌레ㅡ   연길   숨소리   까칠한   반가운   사람들ㅡ   혼하   너무   맑아   멀   건   콧물     태자하   텅   빈   무덤   압록강   책 읽는 누나   오녀산성   오래전에 벗어 내친 누드의 잠옷   단동   빨간 입술ㅡ   환인   잠자는   력 사   …   천산   부 처 님 을 닮은 부드러운 손발ㅡ   백두산   술에ㅡ   취한                           아버지   눈물… 끌려 가고ㅡ 끌고 가며ㅡ 달려 가고ㅡ 달고 가며ㅡ   해가 알을 낳는다 그 알이 부화하여 또 하나의 큼직한 황금알을 낳고 그 알은 지금 또 무엇을 낳을가 한창 고민중이다 버마재비가 허수아비 어깨우에 올라앉아 고개숙인 벼이삭들의 이마를 손가락질하기에 여념이 없다 강물은ㅡ   끌려 가고 끌고 가며 달려 가고 달고 가며 풀잎에 손을 베여도 별로 개의치 않는다 거품이 소용돌이속에서  또 혼자 왁짝 떠든다
38    황소 댓글:  조회:1849  추천:4  2014-03-08
황소   단 하루 더 산다는게 황소에겐 고통일뿐다   단 하루 더 살고픈게 황소에겐 크나 큰 고독일뿐이다   두눈이 슴벅슴벅 울어도 그것은 눈물이 아니다 긴 꼬리 찰싹찰싹 바람벽에 흔들어도 그것은 기쁨만이 아니다   전생에 사람이였기에 금생에 자꾸 어메ㅡ어메ㅡ목이 메여 누군가를 부르고 또 부른다   어지러운 흙탕물에 발목이 빠지는 모래톱에 손발이 다 부르트고 매서운 채찍에 살갗이 갈갈히 다 갈라터져도   그것이 업보임을 이제는 알고 하루종일 속으로만   눈물 삼켜가며 그렇게 산다     홀로서기   미끌어지다 계속해서 미끌어지다   잔등은 하늘에 대고 이마를 뚝뚝 땅에 맞쫗는다   돌아눕는다 가끔 반듯하게 되돌아눕는다   관뚜껑을 열고 약은 가재미처럼 썪은 발도 살짝 세상에 꺼내놓아보았다가   온몸이 부르르 전률에 떨며 다시금 천길나락으로 깊숙히 떨어진다   어항속의 거부기는 오늘도 바쁜 하루 살기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37    그렇칠 않더냐? 댓글:  조회:1836  추천:3  2014-03-07
그렇칠 않더냐?   슬ㅡ슬ㅡ 기지를 말고 서서 걸어라 달ㅡ달ㅡ 떨지를 말고 앞을 보고 달리거라 썪은 눈물ㅡ 아픈 주먹ㅡ 가슴에 떨구지 말고 가시밭길 자갈밭길이라도 홀로 헤쳐 나가거라 세상이 언제 우리들에게 관대하였던가? 짧고도 긴 우리네 인생 어찌 마냥 거울인양 밝기만 하랴   잘 살아도 한 세상 못살아도 또 한 세상 한번뿐인 귀중한 인생 내내 팔짱 끼고 관중이 되지를 말고 지프라기 한오리라도 손에 선뜻 잡히거든 그게 다 내 팔자이거니 껄껄껄 웃으며 그렇게 살거라 산다는게 언제나 다 그렇고 그렇칠 않더냐?   삭막한 모래밭에 엎어지고 넘어지고 뾰족한 자갈밭에 또 뒤로 자빠져 팔다리 으깨지고 분신쇄골이 돼도 가스불 담금질에 녹물을 철철 녹여 날마다 새롭게 태여나는 우리네 반듯한 얼굴 괴롭고 외롭고 항상 너무 쓸쓸하여도 언제나 희망으로 꽁꽁 언손 호호 녹여가며 나는 아닌척, 애써 늠름하게 휘파람까지 불어가야 하는 너와 나의 깊고 깊은 상처들 ㅡ 산다는게 다 그렇고 그렇칠 않더냐?  2014년2월15일   불씨(佛种)   내 만약 죽거들랑 부처님 모시려고 십방정토(十方净土) 황금못에 아름다운 한떨기 련꽃으로 활짝 피여있다고 그렇게 믿어다오   빚 갚으러 왔다가 빚만 지고 가는 인생 살아서 본의 아니게 허름한 쪼각돌마저 서슴없이 손가락질해가며 또한 그렇게 손가락질 받아가며 허무하게 살아온 헐망한 나의 삶 이제 남은 여생이라도 욕되지않게  충실히 살아야 하리   수미산(须弥山)기슭에서 리백이 운다 륜회의 강가에서 굴원이 또 운다 혜초의 붓끝에는 참을 인(忍)자 그대로 새겨져 있고 세상의 명리도 부귀도 다 부질없는짓임을 떵ㅡ떵ㅡ 가슴을 울리는 에밀레종소리에서 불쑥 깨닫는다 내 죽거들랑 다시는 지옥에서 너를 만나지않으리ㅡ 오늘밤 불씨가 가슴에서 법글 번진다…  
36    ㅡ줘마(桌玛)ㅡ 外2首 댓글:  조회:2053  추천:7  2014-03-06
ㅡ줘마(桌玛)ㅡ   말잔등에 피여난 아름답고 미운 꽃ㅡ 초원의 바람은 검은색 고무줄이다 당겼다가 살짝 놓으면 까르르 손벽치며 박수치는 젊디 젊은 파랭이꽃ㅡ   소유차(酥油茶)의 인정에서는 생소한 불길이 활활 타오른다 여덟개의 태양을 하나로 반죽하여 털썩 흰 잔등을 화로불우에 올려놓고 빙그레 손발이 곱게 부르튼 수줍은 줘마ㅡ   혹부리까지 새까만 배가 덜썩 큰 주전자로 말없이 나에게 더운 물을 부어주는 초원의 꽃 이승의 꽃 이슬속의 까아만 이슬 꿈속의 꿈이여     에밀도( 额娘图) 2   봄가을이 따로 없다 여름과 겨울이 창과 방패를 들고 난투극을 벌인다 이마가 찢겨져 피가 철철 흐른다 의자왕의 허리띠는 박물관에 전시돼 있고 락화암 삼천 궁녀 시체를 참새가 똑똑 쪼아먹는다 에밀레ㅡ에밀레ㅡ 제야의 종소리가 산이며ㅡ 벌이며ㅡ 삼천리 강산을 맨발 맨손 맨몸으로 뚝뚝 뛰여 다닌다…     에밀도( 额娘图) 3   거미의 손에서 엄마의 숨결을 읽는다 아들은 하늘이 내여준 선물 딸은 싱그러운 국화꽃 땀방울이 무성하게 숲속에 줄 지어 서있다   눈곱을 뗀 새벽이 강을 건넌다 갓 잡아올린 붕어의 창(肠)을 가재와 사이좋게 나눠먹는다 개구리보다 언제나 더욱 슬프게 우는 바위ㅡ   엄마의 손은 새로 짜놓은 거미줄이다 배고픈 자식들을 등에 업고 오늘도 동구밖에서 누가 오나 하루종일 눈빠지게 하염없이 기다린다
35    허씨 집안에는 상놈이 없다! 外1首 댓글:  조회:2398  추천:8  2014-03-04
허씨 집안에는 상놈이 없다!      허씨 집안에는 상놈이 없다고 한다 입 비뚤어지고 코 비뚤어지고 조금 모자란 자가 있을지 언정 아버님은 기어이 상놈이 없다고 하셨다…   2000년전 인도 허왕후와 김수로왕으로부터 물려받은 존귀한 이 피 가야산의 돌가재마저 부처님 념불소리에 귀를 기울릴줄 안다고 아버님은 평생을 량반답게 남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 아니하시고 그렇게 조용히 이 세상을 떠나셨다   그런데 내 몸에서는 가끔 흉악한 야수의 피가 철철 넘쳐 흐른다 눈 감으면 이 구석 저 구석에서 수천마리 수만마리의 뭇짐승이 늘쌍 포효하고 가끔 미친듯이 울부짖으며 온몸에서 욱씬욱씬거린다   밤마다 리씨조선의 허정승 , 허판서 여덟명이나 되는 집안의 뼈마디 굵직굵직한 웃어른들이 내 종아리를 무르팍까지 거둬올리고 회초리를 높이 추켜든다. 아아ㅡ이제와서 나보고 어떡하라고ㅡ   허씨 집안에 상놈이 없다는 말이 이제는 입안에서 신물이 돈다 차라리 상놈이 된다 허울을 벗고 마침내 나는 나다운 나가 된다 개 짖는 소리에 서슴없이 돌멩이도 쥐여 뿌릴줄을 알고 리도령과 춘향이의 판소리에 어깨도 들썩들썩일줄을 아는   ㅡ그래도 피는 대대로 조용히 흐른다ㅡ                                                                                                  2014년3월2일                                                      한국 김이듬시인의 수상작를 읽고       서탑 종합시장에서   낙지의 손발이 통통 부르텄다 순대의 옆꾸리에서 고소한 김이 솔솔 샌다 골무떡이 손끝에서 나풀나풀 춤을 춘다 인절미가 목청껏 아리랑노래를 부른다 더덕을 삽소ㅡ 달래 사세요ㅡ 한근에 얼맘꺄? ㅡ 경상도, 평안도, 함경도 구수한 사투리에 덤으로 인심좋게 서울말씨까지 살짝 서비스로 얹어준다 마주서면 마냥 반가워 두눈이 반짝반짝 별처럼 빛난다…  
34    에밀도1(额娘图) 外7首 댓글:  조회:2030  추천:10  2014-03-03
에밀도( 额娘图) 1   꽃 피는 소리가 비옷을 입은 요트의 노란 입술이란다 산을 싣고 한강이 배꼽에 털썩 닻을 내린다   좋은 피ㅡ 나쁜 피ㅡ 더러운 피ㅡ 이상한것 불쌍한것 요상한것들이 우주의 자궁을 들춰 자서전 에세이 칼럼을 줄줄이 세상에 꺼내놓는다   칼춤이 군화가 짓밟고 지나가는 무덤우에서 쓸쓸히 피리를 분다 에밀레종소리는 가슴으로 그릴수록 눈길이 더욱 슬프다 섬   난파선이 운다 두꺼비 한마리 바다의 혈을 노래로 부른다 돌멩이 이마에 납짝 매달린 낙지ㅡ 눈을 파랗게 날을 세운다   갈매기 바다의 머리채를 움켜쥐고 잉잉 혼자 운다 맨손ㅡ 맨발 ㅡ맨몸으로ㅡ 산이 심장 하나씩  꺼내들고 팔딱팔딱 뛴다 물가에서 주먹이 동그랗게 떠오른다 바람에 거부기 등은 저절로 시원하다… 바람   바람이 센스있게 피아노를 친다 도ㅡ레ㅡ미ㅡ파ㅡ쏠 ㅡ   산이 고개 기웃거리며 잉어의 아가미에 버들가지 살짝 끼운다   굵직한 음부(音符)들이 꼬리 치며 해살을 부서뜨린다 층계   여보세요 늙은 아코뎅소리는ㅡ 오늘도 코 고는 소리가 요란한가요?   땀에 비상구가 흠뻑 젖어있다 호박꽃이 흐믈쩍 흐믈쩍 나를 삼킨다   목이 멘 욕소리가 쨉싸게 뛰쳐나가다가 비자루에 걸려 쿵 하고 저 멀리 나자빠진다   영문 모르는 이웃집 삽살개가 간이 찢어지게 컹컹 짖어대고 발자국소리 다닥 다다닥 불이 달려있다… 달 2   오다가 넘어집니다 엎으려졌다가도 다시 우뚝 일어섭니다 눈과 코를 나막신처럼 잠시 손에 주어들고 눈섭이 하얀 골목길로 꺾어듭니다 길섶에서 한창 교미중이던 두꺼비 한쌍이 암컷이 수컷을 등에 업고 슬금슬금 뉘집 뜨락으로 기여 들어갑니다 ㅡ잘 가세요 또 오세요ㅡ 맨드라미가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는군요 분수대옆의 얼굴이 하얀 련꽃 한송이 개구리의 긴 혀바닥으로 물 한모금을 힘껏 공중에 내뿜었다가 다시 인차 꿀먹은 벙어리가 됩니다 부엉이 눈에서 시간이 짤깍짤깍 몸부림치고 있군요 마을을 벗어난 덩치 큰 산이 슬그머니 육중한 바람속에서 얼굴을 감춥니다 밤새 신나게 호각을 불던 베짱이와 귀뚜라미들이 서로 깎듯이 마주서서 악수를 나누다가 가시달린 은비늘 한보따리씩 동구밖에 살짝 내려놓고 뿔뿔히 동서남북으로 제 갈길을 찾아 떠나갑니다 $$$$$$$  @@@@@@@  UUUUUUU 새벽을 알리는 먼 고동소리 어느새 따갑게 귀속을 파고듭니다…. 산이 나를 먹고 노래 부르네   산이 내 옷을 입고 내 모자를 쓰고 내 장갑을 끼고 내 신을 신고 내 목도리를 두르고 봄이 오는 길목에서 나를 먹고 노래 부르네 풀씨며 잔잔한 모래알이며 잣송이며 구름이며 바람이 냇가에서 갈증을 푸네 별이 푸들거리네 달이 한들거리네 눈이 펀들거리네 손이 짤깍거리네 누가 저 푸른 바다를 조그마한 어항속에 가두어놓았는가? 시간이 유유히 흔드는 지느러미ㅡ 산은 나를 먹고 나는 산의 하얀 피 빨간 살을 다 파먹고 자신을 유감없이 세상에 보여준다 달빛이 풀잎에 손을 벤다 하늘에서 돛 단 배 한척이 둥둥 멀리로 떠나간다… 강강수월래   그림을 거꾸로 그린다 시간의 모래밭에 한무데기의 별이 살짝 내려앉는다 뽀송뽀송하고 앳된 얼굴들이 서로 낯선 손을 잡고 불씨를 강가에서 높이 추켜든다 볼륨을 높인다 률동이 시작된다 손발이 시계바늘을 따라서 빙빙 잘도 돌아간다 필름이 갑자기 뚝 끊긴다 모기들이 앵앵거리는 소리가 여기 저기서 폭탄처럼 꽝꽝 터진다 퇴마루에 고무신짝이 나란히 놓여있다 오늘도 고구려벽화에는 우리들의 얼굴이 왠지 아직 없다 괄호안으로 들어가기   괄호가 열린다 검푸른 속살이 살며시 드러난다 괄호를 닫는다 5월이 따갑게 비청거린다 다시 괄호를 연다 나뭇잎이 하늘을 뭉청 잘라먹는다 다시 괄호를 닫는다 뼈파도가 단단하게 출렁거린다 하루종일 밖에 아무도 없다 물푸레나무에 코 꿰인 뻐스가 고단한 인생길을 생각이 무거운 손님을 잔뜩 싣고 한발자국 두발자국 톺아오르고 있다
33    어떤 세상1 댓글:  조회:1705  추천:9  2014-03-02
어떤 세상 1   자신의 그림자를 보고 깜짝 놀란다 자신의 뒷그림자 보고 깜짝 놀란다 자신의 옆그림자 보고 또 깜짝 놀란다 나는 이제 얼마만큼 더 변해야 인간이 완성되는가 나는 이제 얼마만큼 더 낯설어져야 자아를 완성하는가?   자신의 표정없는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란다 자신의 굵직한 손가락 발가락보고 또 깜짝 놀란다 자신의 변함없는 마음을 읽고서 더욱 깜짝 놀란다 우리에게 외로움이란 항상 이렇게 너무나도 익숙한것 우리에게 그리움이란 항상 이렇게 너무나도 친숙한것   이제 우리 처음 만났던 그때처럼 너무 수줍어하지도 말자 이제 우리 처음 손잡았을 그때처럼 너무 어색해하지도 말자 해맑은 보리싹이 청아한 목소리로 부르는 새 아침 입을 열면 스르륵 스르륵 공포의 뱀이 침묵의 여의주 입에 물고 슬그머니 내곁에 다가서고 어떤 날은 이렇게 할말을 다 잊고서야 비로소 산다     2012년2월19일
32    연변의 산 연변의 강 연변의 구름 연변의 사람들 댓글:  조회:2088  추천:7  2014-03-02
연변의 산 연변의 강 연변의 구름 연변의 사람들                      없다...                     아                     무                     도                   없다...                                       아                    무                    것                    도                                    없다...
31    하이퍼시 4수 댓글:  조회:2177  추천:5  2014-03-01
                                 달       력사의 숨쉬는 소리가 심판대우에 꺾두룩히 서있다  애써 평형을 유지하려하는 사람들과 자꾸 뒤로 나자빠지는 사람들 물컵이 벌컥벌컥 피방울같은 갈증을 항아리 배속에 조심스레 부어넣고 있다 운무의 별은 점잖게 어느 누군가의 숱구멍만 뚫어지게 내려다보고 준비된 아픔이 어느새 피고석상에 줄 지어 서있다      거품이 말끔히 빠진다 빨래가 적청황록색 밝은 살결을 해볕에 말리운다  엉덩이가 한번 씰룩하면 바람이 신나서 깔깔댄다 손을 씻은 비누는 깨끗한 곽을 찾아 제자리로 다시 돌아간다      아인슈탄과 베토벤이 어떤 방에서 마주섰다 아인슈탄은 하고 베토벤은 신데렐라 제 3 제 4악장이 손끝에 불이 달렸다고 한다 누군가의 무덤을 파던 그림자가 슬그머니 우물속을 들여다 본다 달은 없고 너무 여윈 얼굴이 기억속에 뿌옇게 떠오른다              길   한발자국 더 물러서서 지렁이에게 길을 내여준다 참새들의 짹짹거리는 울음소리에 방울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얼굴이 까만 노숙자다 손발이 싸늘한 주검들이다 갈길 잃고 허덕이는 다이아몬드들이다   여기 저기서 웨침소리가 귀구멍 뚫고 바람이 벌떡벌떡 자리를 차고 일어선다 시간이 바퀴달린 로라스케트 신고 신나게  쌩쌩 평행선을 달린다                  무의식     책상이 뚜벅뚜벅 무덤위를 걸어다닌다 에메랄드 손가락에 굳어져 있는 돌의 얼굴 하얀 피가 방울방울 모래밭에 집을 짓고 이승의 젊은 꽃이 조용히 혈관에 스며든다   빵부스레기를 어둠의 하이에나가 계속 핥는다 한쪽에서 소박맞은 걸상우의 긴 그림자가 책가방속의 연필이며 콤파스며 크레용학습용지를 꺼내들고 눈이 까만 아이의 종아리를 슬프게 그린다   하늘에서 수천개의 눈알이 와르르 쏟아져 내린다 빨간 심장이 톡톡 튀여다니며 여기 저기서 천진란만한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한바구니씩 주어담는다 나무는 피가 거꾸로 흐르고 별은 조용히 하품을  한다                  성(城)        지키려고 발버둥치는 자와 빼앗으려고 날뛰는 눈먼 돌멩이 밤수리개의 젖은 날개에는 저주의 린방울이 좁쌀처럼 잔뜩 매달려있다 천개의 어설픈 눈물방울과  천개의 눈먼 화살이 어느 천사의 예쁜 가슴에서 에메랄드 , 진주 , 보석인양 픽션에 반짝거리고 다리까지 후둘후둘 떨리는 그 충격에 깜짝 놀란 짐승과 돌멩이의 우수(忧愁)속에서 바람이 쌩쌩 내달리다 멈춰선 어느 정야의 한산한 뭍에는 기차의 목쉰 고동소리가 붕어의 희뿌연 동공과 함께 꽁꽁 얼어붙어 있다     삼천의 밤과 삼천의 날 드디여 깊은 잠을 깨고 어느 날 어느 새벽 천년바위에서 다시금 솔로로 태여난 환상의 바이브는 이 세상의 코 막고 답답한 끈질긴 감기와 끈적끈적한 스트레스에 더 이상의 화려한 레이싱도 없이 악착스레 이쁜 꿈을 포장하고 미친이들의 끔찍한 광란에 손동작 발동작을 딱 멈추고 파란 유리알같이 딱딱하게 굳어져버린 참개구리의 이상하게 맑은 두눈에는 더 이상의 아무런 시츄이션마저 없다   ㅡ어쩔것인가? 지킬것인가 버릴것인가?ㅡ     사유가 해와 달을 반죽하여 휘발유에 큼직한 빵을 굽는다 옆동네에서는 벌써 시체 타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마침내 빼앗으려는 자가 성큼성큼 성안으로 들어서고 지키려던 자들이 휘청휘청 성밖으로 쫓겨 나간다  로시인의 떫떠름한 얼굴에는 고드름이 데롱데롱 매달려 있다 까투리 한마리 날쌘 돌멩이마냥 수림속으로 날아가며 멋대가리 없이 계속 혼자 주절주절거린다
30    이발 빠진 소녀 外1首 댓글:  조회:1786  추천:8  2014-02-28
       이발 빠진 소녀  도회지의 급물살을 요리조리 잘도 타다가 시골마을 좁은 골목에서 황소의 영각소리에 깜짝 놀라 두눈이 휘둥그레ㅡ   달을 보며 짭짭 껌을 씹던 소녀야 별을 보며 깔깔 배꼽 잡던 소녀야 아무도 없는 아빠의 고향집 생가앞에서 어둠을 등에 지고 슬밋슬밋 마당에 들어서는 산그늘을 마주서서   그래도 태연스레 왔던 길 되돌아서며 래년에 다시 와보자 손가락 걸어 재삼 약속 다지며 능갈맞게 발씬 웃던 이발 빠진 소녀야   너도 크면 이제 엄마가 되고 할머니가 되여 아빠의 고향은 어느 먼 별나라의 이야기 되여 기억에 어렴풋이 남겠지?   한번도 본적없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발마저 제가 제일 많이 닮았다고 앙탈을 부릴줄 아는 너 이발 빠진 소녀야 추억이  숨쉬는 인생의 새 역참이여   2014년2월28일      삼백년후의 지구   달이  행성이 되고 혜성이 마침내 운행궤도를 벗어나 지구의 새로운 달이 된다 경적없이 기차가 하늘길을 쌩쌩 내달리고 바퀴조차 없는 뻐스가  별사이의 유일한 교통도구가 된다   신데렐라 마천루꼭대기에서 금자탑이 너풀너풀 춤을 추고 번화한 도시마다 이상하리만치  아는 사람이 없다 네팔 가진 화성인이 지구인인척 하고 두팔 가진 지구인은 어느 먼 별나라에서 제법 노염이 많은 그런 하느님이 잠시 된다   예수는 더이상 천국이 전부가 아니라고 머리숙여 사과하고 알라는 더이상 자신이 조물주가 아니라고 무릎꿇고 속죄하고 부처는 여전히 법당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싱글벙글 웃으시고 세상을 헐값으로 팔고 사던 딸라는 언녕 기념관에 수장돼 있고 인민페는 소중한 기념우표가 되고 삼백년후의 지구에는 누구에게도 그리운 고향이 없다       2014년2월27일
29    돌 外1首 댓글:  조회:1758  추천:11  2014-02-27
         돌           돌이     돌아눕는다 붙편한 옆꾸리상처    살살 손으로     어루만지며 고뿔이 든 잡초의 코맹맹이소리   발로 톡톡 걷어차며   도토리 키 재듯이 하얀 종아리 다 드러내고     말똥말똥 한마리의 참개구리되여    기지개 켠다      눈을 뜨고 잠자리    안무를 지켜본다 귀를 열고 밭을 가는 황소들의 영각소리 훔쳐 듣고    코끝이 벌름벌름 어느 집에서 보글보글 끓이는 된장국냄새를   구수하게 맡아본다 돌은 하루종일 나와 마주누워 살아가는 이야기를    중얼거린다                   갈매기         나풀거리는 흰수염 차거운 발로 구름 한장씩 들고 있다 비릿한 냄새에 얼굴한번 찌프리지않고           둥둥 떠있는          줄 끊어진 연
28    파도 외2수 댓글:  조회:1875  추천:3  2014-02-25
  파도     가난한 녀인의 풍만한 젖가슴 손닿으면 말랑말랑 함성이 터진다 하얀 잔등 철썩철썩 바위에 비벼대도 이상하게 아무런 오르가즘이 없다 섬아이 발 잠구고 찰랑찰랑 물장구 치는 그 소리ㅡ 벽계수에 몸 담근 하늘이 찰박찰박 감칠맛나게 달을 씻는 그 소리ㅡ     매우천(梅雨天)   매서운 칼날이 입술을 싹뚝 자른다 손끝에 댕그라니 남아있는 돛을 단 상처자국   까마귀   공원엔 가지마ㅡ 손발마저 통통 부르튼 치정에 허름한 벽돌장 날리며 아픈 날개죽지 휘우듬히 가슴에 묻고 꺼이ㅡ꺼이ㅡ 수상한 울음소리 빨대로 속에서 기어이 끄집어내는   공원엔 오지도 마ㅡ 개구리, 물매미울음소리 요란한 소박맞은 련꽃의 그 환한 얼굴에 손톱 발톱 다 박고 동그랗게 눈을 뜨는 잠자리마저 부려워 가오ㅡ가오ㅡ성급하게  울지를 말고ㅡ   공원엔 절대로 기웃거리지도 마 깔깔대는 저 까치의 경박한 웃음소리에 얼룩덜룩 눈도장 찍혀있어도 숭고한 생명앞에 순례자의 경건한 눈길에서는 언제나 한밝 해살마저 산산히 부서지거늘 갈때면 훌훌 둥지까지 다 털어내고 우리 다시 서로 만나더라도  끔찍히 서러운 그런 남남이 되자ㅡ   이제는 게사니 닮은 닭이라도 만나고싶다 누가 알랴 래생에 부처님 눈길마저 까만 머루알같으려니ㅡ 메추리 한마리 저승에서 이승으로 푸드득 날아올라  어깨우의 먼지며 흙이며 신나게 톡톡 털어내고 있다  
27    나는 세상을 알고 있지만 왜 그런지 모른다 댓글:  조회:1872  추천:13  2014-02-21
               서시   오늘도 나는ㅡ 삼천대천 세계를 조용히 마주선다 법당의 휘장을 걷고 부처님이 어느사이 황홀한 미소를 짓고 알라는 금반지 끼고 이 세상을 흥정하고 예수는 십자가에 꽁꽁 묶여 소금나라의 먼 미래를 다시 예언하신다 우리가 이 봄을 사랑한다고 이 봄이 영원히 우리들 가슴속에 자리잡고 있는것은 아니다 저 개꼬리의 기나 긴 한숨에 내 얼굴의 거미줄이며 먼지마저 말끔히 쓸어내고 한포기 애기똥풀의 작은 입술과 맑은 숨결에서도 나는 아직 살아 숨쉬고 있는 나의 미래를 조심스레 점거해본다 또 누가 알랴ㅡ손발이 저리고 너무 아픈 저 찬란한 뭇별들이 어깨를 흔들어 털어놓는 잔근심에서도 알을 깨고 태여나는 래생이 손 흔들며 다시 깨여날지? ㅡ나는 세상을 알고 있지만 왜 그런지는 아직도 모른다ㅡ 오직 이 세상에 살아있는 모든것과 내 신변에서 죽어가는 모든것을 사랑한다는것으로 뾰족한 돌뿌리에 찔려 가슴이 마냥 아플때 나는 다시 필을 들어 시를 쓴다 그리고 삼천대천세계에 서슴없이 보석을 한웅큼 쥐여뿌린다 저 찬란한 별빛은 어디서 왔고 또 어디로 가는가? 오늘밤도 흰별이 제야의 종소리에 목이 메여 밤이슬에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서 시-   오늘도 나는- 삼천대천 세계를 조용히 마주선다 법당의 휘장을 걷고 부처님이 황홀한 미소를 짓고 알라는 금반지 끼고 나름대로 이 세상을 흥정하고 예수는 십자가에 꽁꽁 묶여  먼 미래를 다시 예언한다 우리가 이 봄을 사랑한다고 봄이 우리들 가슴에 영원히 자리잡고 있는것은 아니다 개꼬리의 긴 한숨에 얼굴의 거미줄이며 먼지마저 말끔히 쓸어내고 한포기의 애기똥풀에서도 나는 하루종일 아직 살아 숨쉬고 있는 나의 미래를 조심스레 점거해본다 누가 또 알랴ㅡ 손발이 너무 아프고 저린 저 뭇별이 어깨를 흔들어 털어놓는 잔근심에서도 알을 깨고 태여나는 래생이 불쑥 손 흔들며 다시 깨여날지? -나는 세상을 알고 있지만 아직도 왜 그런지 모른다- 모든것을 너무 사랑한다는것으로 우리들의 이 사랑이 너무 진지하고 뾰족한 돌뿌리에 찔려 가슴이 마냥 아플때 나는 다시 필을 들어 시를 쓴다 삼천대천세계에 서슴없이 보석 한웅큼을 쥐여뿌린다 찬란한 저 별빛은 어디서 왔고 또 어디로 정처없이 떠나 가는가? 오늘밤도 흰별이 손 흔들며 바람에 목이 메여 제야의 종소리에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26    우리 서로 반듯하게 다시 만나 인사라도 건네며 살자 댓글:  조회:2261  추천:5  2014-02-20
  우리 서로 반듯하게 다시 만나 인사라도 건네며 살자   우리 서로 반듯하게 다시 만나 강 건너 꽃본듯이 손을 내흔들며 그렇게 인사라도 건네며 살자 풀잎에 손을 베고 껄껄껄 홀로 웃으며 살아온 지난 십년 물안개마저 달빛이 서러워 깊숙히 고개 숙이던 그날 밤 허름한 돌멩이에 이마가 찢겨지고 손발마저 부르텄어도 옥같은 가슴에 황금알 하나 품은 그 리유때문에 하현달의 한숨마저 희망으로 알고 그렇게 살아왔다 오늘도 배부른자의 탄식에는 기름기 찰찰 넘쳐 흐르고 가난한자의 넋빠진 웃음에는 햇살이 마냥 잠들어 있는 이제 길가에 흔해빠진 애기똥풀이며 맨드라미며 누구나 쉽게 가래침 뱉을수 있는 휴지통에 버려진 한장의 때지난 명함일지라도 우리 서로 반듯하게 다시 만나 인사라도 건네며 살자 눈부신 해살은 어디에서 오는가? 투비 게르끼 헤비하 셔이ㅡ 투비 게르끼 헤비하 셔이ㅡ 아아 이 세상에 당신같은 사람 더는 없으리라 아카시아향기는 왜 저처럼 성이 나 있을가? 사랑을 깨우는 신비의 에네지를 그들에게서 훔쳐왔네 까마귀 살울음소리 창문을 스치고 허공에서 손발을 찾아 허우적거린다
25    명상 댓글:  조회:1992  추천:6  2014-02-18
명상 1 꽃잎이 되여 사라지리   꽃잎이 되여 사라지리 쓰리고 여린 그 꽃잎 입에 사알짝 물고 꽃뿌리에 머얼건 굼벵이 꽃향기에 취하듯이 나 그렇게 오늘에 만족하며 오늘에 살다가 바람속에 꽃잎이 되여 조용히 사라지리 살아서 한순간 꿀벌과 붕붕 손을 잡고 춤을 췄던 그 이쁜 추억 다시 살려 살아서 한순간 나비와 살살 속살을 간지럽히던 그 뜨거운 정사를 가슴에 다시 살려 죽어서라도 둥둥 누군가의 예쁜 꿈에 한송이 꽃잎이 되고 차잎이 되여 이 세상 모든 입술 골고루 다 적셔주리 ㅡ나는 세상을 알고는 있지만 왜 그런지는 모른다ㅡ 력사가 과거의 허름한 수레에 실려 달려가는 시간속에 아인슈탄 얼굴이 달이 되여 동동 떠오른다…   2014년2월17일 명상 2 기차 서서 갑니다 앉아서 호강스레 그렇게 가겠지요 때로는 네모난 침대우에 송장과 함께 반듯이 누워 이리저리 못난 생각 딸랑딸랑 방울로 흔들며 그렇게 긴 하루 화살을 따라 달려갑니다 때로는 콩나물시루속 껑충한 싹이 되여 누군가의 뒤통수에 미운 눈도장 살짝 찍으며 마주서면 괜스레 슬슬 기여갑니다 창턱우의 오렌지며 파인애플이며 바나나쥬스며 간만에 떠나는 려행에 흥에 겨워 어깨를 들썩입니다 네온싸인이 명멸하는 어느 대도회지에서는 한무데기 희망을 바곤마다 바리바리 꿍져싣고 희읍스레 등불이 끔뻑끔뻑 졸고있는 또 어느 허수레한 간이역마다 초라한 과거 한보따리씩 털썩털썩 부려놓으며 그렇게 그냥 서서 갑니다 가끔은 앉아서도 호강스레 달려가겠지요 때로는 짜증 섞인 신음소리 입밖으로 내뱉으며 무덤같은 침대우에 꿋꿋한 송장처럼 반듯이 누워 이리저리 못난 생각들을 흔들면서 가겠지요 한번 가면 다시 못올 안타까운 시간속에 순정의 물결우에 거품이 ㅡ둥둥 떠있고 희끄무레한 한오리의 희망마저 한입에 썩뚝 잘라먹으려고 과거가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기어이 뒤를 쫓아옵니다 가는 곳이 정착지가 아닌 언젠가는 다시 돌아와야 할 길을 누구는 얼굴조차 본적없는 조상을 욕하고 누구는 뭉청 문어발 잘라먹은 흰 고래되여 앞만 보고 고스란히 눈이 먼채 달려갑니다 다시 태여나도 나는 아름답게 죽으리라 부처가 조심스레 관밖으로 오른발을 내놓습니다…         2014년2월15일 명상 3 헐렁채들     헐렁채들이 줄을 서서 하나ㅡ 둘 ㅡ셋ㅡ 넷ㅡ 바람에 박자맞춰 하얀 팔뚝을 내휘두른다 시베리아 찬바람을 주먹으로 막아보겠다고 동ㅡ동ㅡ동ㅡ 북두드리듯이 제 가슴을 잡아 두드린다 뱅ㅡ뱅ㅡ뱅ㅡ 다람쥐 채바퀴 돌듯 제자리에서 돈다 마돈나의 검푸른 올리브, 포도밭에서 죽은 쥐 심장 하나 꺼내든 까마귀 한마리 소치의 금메달이 행운이였다고 북적 떠들어대고 한일평생 옳바른 시 한편 써낸적도 없는 얼간이가 매일 소설 , 평론 , 수필 ,포럼 , 에세이를 마구 써대고 또 유식하게 무식한 웬 부나비 한마리 아이텐티(정체성)를 울부짖으며 백년전 력사에서 자신의 구리빛얼굴을 애타게 찾아 헤매고 있다 바지 벗고 방귀 한번 시원히 뀌고서 얼굴을 바짝 맞댄 너구리 몇마리 저들끼리 신이 나서 박수 짝짝 쳐댄다 타트라산골짜기 바이올린소리는 언녕 기억이 희미하고 아코뎅 낡은 숨소리가  문을 열고 슬며시 나들이를 다시 떠난다 아이 요 귀여운것들 ㅡ언제면 제자리에 돌아오려나? 부처님 경전소리 읊는 소리 삼천 대천세계를 벌처럼 붕붕 떠다닌다     2014년2월14일
24    저가락 댓글:  조회:1921  추천:8  2014-02-15
저가락   코끼리 한마리 손에 들고 와인 한모금에 커피 또 한모금 그렇게 나는 현대인이 된다 상아의 눈이 시린 그 괴이한 변명보다 배꼽이 질기고 가슴이  따뜻한  세월을 큰 접시에 토막토막 구워놓고 나는 나름대로 이 생각 저 생각들을 건져 올린다   이번 달은 월급이 조금 오르려나? 하나밖에 없는 토끼같은 딸애는 공부나 좀 하고 있는지? 어제밤 컴퓨터 그래픽에 유령처럼 불쑥 뜬 옥이의 얼굴은 왜 또 그리도 수척한지? 쪼잔한 스트레스보다 이러저러한 폴더들이 탁상위에서 왈가닥 절가닥 곱새춤이며 접시춤을 추다가 아직 코끝이 쨍한 행군나팔을 힘차게 분다   울보가 되여버린 선량한 행주가 장대같은 비줄기의 눈굽을 깨끗이 딲는다 전화벨소리가 허기진 귀청을 다시금 요란하게 노크한다 또라니의 인사말이 제법 사투리에 구수하다 저가락은 둥지를 찾아 찬반위로 올라간다   ㅡ젖은 심장을 말리우기에는 우리의 이 시대는 바람맞은 시간이 아직 너무 많이 모자라다-       2013년2월27일
23    오체투지(五体投地) 댓글:  조회:1976  추천:6  2014-02-13
오체투지(五体投地)   연수사 좁은 골목길에서 호각소리 떨어지자 한무리 인간벌레들이 긴 행렬을 지어 너나없이 온몸을 구부렸다 펴며 해성(海城) 대비사(大悲寺)로 려행을 떠난다   183키로메터의 험한 로정을 이마며 코며 온몸을 내던져 가슴을 땅에 납작 붙이고 지심에서 울려 퍼지는 부처님의 구령소리를 바람에 전해 듣는다   한때는 그래도 멋잇게 살았다는 기념으로 손가락엔 금반지 아직 그대로 끼여져 있고 가느다란 목을 곱게 묶은 쇠사슬같은 에미랄드목걸이들이 어서 가자 재촉하며 고삐를 조인다 아스팔트길이며 시골의 소박한 포장도로가 땀에 흥건히 젖는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수십마리 자벌레들이 엎치락 뒤치락 꼼지락 꿈지락 이 세상을 기여서 그렇게 가고 또 간다 풀잎에 손을 베고 돌뿌리에 량심이 갈갈이 찢겨져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직 내 자식이 잘되고 남부렵지않게 잘 살아보기 위하여 저마다 육탄이 되여 안깐힘을 다 쓴다 누군가가 눈앞에 부처님이 보인다고 호들갑을 떤다 덩 달아 신기한듯이 호박꽃같이 누렇게 뜬 얼굴들이 오롯이 모여앉아 영양가 없는 이야기들로 허기진 배를 살살 달랜다   이웃집 누렁이며 풀숲의 이름모를 새들이 경이로운듯이 고개를 기웃거리며 쳐다보고 또 쳐다본다 마침내 달리던 자동차며 시간이 모두 멈춰버리고 오직 크나 큰 자벌레 한마리 이 세상 이끝에서 이 세상 저끝으로 열심히 기여서 간다   앞벌레가 헐떡이면 뒷벌레도 덩달아 헐떡이고 흙탕물이며 오물을 뒤집어 써도 저마다 영광으로 발씬 웃는다   ㅡ부처님이 정말 절안에 계실가??ㅡ   오체투지는 살아있는 표본이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중생이 두눈에 또렷히 부처로 보일때 참회와 속죄의 뜻으로 스스로 자신을 향해 허리 굽히는것이라며 지나가는 웬 로인이 혼자 중얼중얼거린다…       2014년2월10일
22    꽃과 나 외 1 수 댓글:  조회:1832  추천:10  2014-02-11
꽃과 나   아직 따끈따끈한 모야차와 아직 따끈따끈한 블랙커피와 아직 따끈따끈한 그 사랑과 아직 따끈따끈한 그 열정과   아직 채 식지를 않고 따뜻한 그 믿음과 아직 채 식지를 않고 따뜻한 그 신뢰와 아직 채 식지를 않고 따뜻한 그 가슴과 아직 채 식지를 않고 따뜻한 그 진한 갈망속에서   어절씨구 춤을 추는 민들레 어절씨구 콧노래 부르는 애기똥풀 어절씨구 장구치는 개나리 어절씨구 상고 돌리는 나팔꽃   언제나 이럴게 소중한 우리네 언어와 언제나 이렇게 귀중한 우리네 글과 언제나 이렇게 뚜렷한 우리네 얼굴과 언제나 이렇게 또렷한 우리네 전통과   너무나도 익숙한 그 얼과 너무나도 익숙한 그 넋과 너무나도 익숙한 그 그림자와 너무나도 익숙한 그 모습이   마침내 이름모를 씨앗이 되고 마침내 이름모를 새싹이 되고 마침내 이름모를 풀씨되여 잎이 트고 마침내 이름모를 꽃씨되여 새로운 꽃으로 피여나면   나는 이제 달갑게 구름이 되고 나는 이제 달갑게 비가 되고 나는 이제 달갑게 바람이 되고 나는 이제 달갑게 밑거름이 되여주리   꽃과 나는 서로가 서로를 너무 달라도 꽃과 나는 서로가 서로를 소 닭보듯해도 꽃과 나는 서로가 서로를 그렇게 닮아가며 꽃과 나는 서로가 서로를 하루하루 그렇게 너무 그리워하고있다   2013년10월5일     보광(普光)   오늘은 아무런 근심없이 죽기 좋은 날 래일은 아무런 시름없이 죽기 좋은 날 모레는 아무런 걱정없이 죽기 좋은 날 글피는 아무런 여한없이 죽기 좋은 날   일월성진(日月星辰)도 때가 되면 소리없이 기우는 법이거늘 보살님ㅡ 보도중생은 아니더라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보살님ㅡ 부디 보광하소서!   이 세상의 무거운 인연 이 세상의 무거운 짐 이 세상의 무거운 십자가 이 세상의 무거운 보따리 선뜻 내려놓으시고   이제는 아무런 후회도 없이 이제는 아무런 두려움 없이 이제는 아무런 여한도 없이 이제는 아무런 미련도 없이   그렇게 날마다 죽기 좋은 날만 찾아 그렇게 달마다 죽기 좋은 날만 찾아 그렇게 해마다 죽기 좋은 날만 찾아 그렇게 기꺼이 죽기 좋은 날만 찾아   기뻐도 다시한번 아미타불ㅡ아미타불ㅡ 슬퍼도 다시한번 아미타불ㅡ아미타불ㅡ 좋아도 다시한번 아미타불ㅡ아미타불ㅡ 싫어도 다시한번 아미타불ㅡ아미타불ㅡ   평생을 부디 장생 보운하소서 평생을 부디 장생 보길하소서 평생을 부디 장생 보심하소서 평생를 부디 장생 보선하소서   보살은 아수라장에서도 보살은 십팔층 생지옥에서도 보살은 서방극락정토에서도 보살은 웃음향기 그윽하리   오늘은 웃으며서 죽기 좋은 날 래일은 울면서도 죽기 좋은 날 모레는 마침내ㅡ 죽기 좋은 날 글피는 기꺼이ㅡ 죽기 좋은 날           2013년9월23일
21    말 외 5 수 댓글:  조회:2277  추천:20  2014-02-10
말 1   스스로 말이 말같지를 않고 말이 조금씩 빗나갈때면 조용히 입을 다물라 마음이 번거롭고 마음이 초조하고 마음이 흔들릴때면 아예 말을 아끼라 우리네 인생은 새옹지마 부질없는 욕망 내려놓을수 없는 비교 이름모를 적막과 형언키 어려운 새로운 고충   급할때일수록 말을 천천히 하라 큰일에 부딪치면 말을 항상 똑똑히 하고 파악되지도 않은 말은 신중히 하라 작은 일은 언제나 유머넘치게 말하고 발생하지도 않은 말은 아예 지껄이지도 말라 남의 비위에 거슬리는 말은 하지를 말고 아무리 기쁜 일도 때와 장소를 가려가면서 말하라 남의 말은 언제나 조심스레하고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라면 아예 입을 봉하라 그리고 아무리 가슴아픈 일일지라도 또한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하소연을 하지 말고 자신의 일은 언제나 진정 가슴에서 우러날때 말하라 현재 진행중인 일은 겪고나서 말하고 미래의 일은 미래에 다시 말하자   아무리 즐거운 말도 아무리 슬픈 이야기도 문자로 옮겨놓으면 늘 창백하거늘 진정 소통이 필요할때 진정 교류가 필요할때 그때가서 우리 서로 조심스레 말을 하자 가슴에 피는 꽃은 이 세상 그 어떤 말보다도 아름답다    2013년10월13일 말2   요즘 말이 말주머니를 풀어헤치고 말문을 자꾸 연다   미꾸라지는 말이 아무런 필요조차 없고 잉어는 말이 너무 빠르고 붕어는 말에 거품이 너무 많고 메기는 말이 너무 미끄럽고 가물치는 또한 말을 너무 삼킨다   메뚜기는 말이 너무 다사하고 귀뚜라미는 말이 너무 헤프고 개구리는 슬프면 말이 골똑 목구멍까지 차고 송충이는 항상 말보다 발이 더 빠르다 나비는 말없이 꽃잎에 내려앉고 꿀벌은 항상 말도 잊은채 꿀 빚기에 너무 바쁘다   이 세상의 말은 아ㅡ가 다르고 이 세상의 말은 어ㅡ가 다르고 말이 사람보다 많은 세상을 그래도 어떤 사람들이 아무런 말없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2012년11월2일    말 3   말 말 말 말 말 말 말 말 요즘 말들이 너무 많다 ! 요즘 말들이 너무 길다 ! 요즘 말들이 너무 헤프다!   말 많은 자가 여는 아침은 언제나 방아간 지나친 참새들이 이쪽ㅡ저쪽ㅡ여기서도 저기서도 모두가 한결같이 제 잘났다고 짹짹들이고   말 없는 자가 여는 아침은 언제나 부처님처럼 항상 입ㅡ 무겁다!   얘들아 이젠 그 입 좀 다물어라 할말을 다 하면서 사는 세상이 아니다 또 할말을 다 삼켜야 사는 세상도 아니다 또 할말을 다 버려야 사는 세상도 아니다 또 할말을 다 잊어야 사는 세상도 아니다 또   이제는 바른 말 고운 말이 너무나도 필요한 시기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도 곱거니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거니 아낄수록 말은 더욱 빛나는 보석이 된다   2012년11월5일    말4   버리는것이 아니라 안으로 가두는것이다   속으로 가두고 또 가두노라면 가슴속의 큰 어혈덩이는 어느사이 고요한 호수가 되고 기슭에 허옇게 떠있던 은빛 잉어들이 부레로 아픈 세월 골깍꼴깍 마시며 다시금 살아서 팔딱팔딱 뛴다   자 이제 조심스레 세상에 내놓을 차례ㅡ 생명력있는 말은 우리를 혼돈에서 벗어나 더욱 정진케 하고 원동력있는 말은 우리를 허영에서 벗어나 더욱 참되게 하고 영향력있는 말은 우리를 암흑에서 벗어나 더욱 밝게 한다   이런 날 웬일인지 노천명의 모가지가 길어 슬픈 사슴이 더욱 그립다…       2012년11월 12일      말 5   나는 말을 하리라ㅡ 이 세상 를 앓는 저 인간들의 간교한 하루일과를ㅡ   자연의 말씀이 못내 그리워 공원의 새파란 가슴에 싯누런 대못을 박아놓고 날마다 새초롱 걸어두고 한가한 저 로자(老者)의  아침을   도시인의 건강체크를 위하여 아직 혼자 서있기도 버거운 숨결이 여린 나무에 팔이며 등이며 지어 사타구니마저 마구 부벼대는 저 싱거운 로파들의 철딱서니없는 점심을   조어도는 우리땅이라고 불타오른는 애국심에 너나없이 한껏 목소리 높였다가도 어느새 방생못에 낚시를 뿌려 세월을 낚는 저 번대머리아저씨의 뻔뻔스런 저녁을   말하다 듣지않으면 내 입을 닫으리 그리고 아예 두 눈도 감으리 량심이 칼날이 되여 시퍼렇게 날이 서는 그런 날이 너무 그립다   하루해가 우리들의 불안한 량심속에서 또 하루 저물어가고 있다                         2012년11월14일     말6   말을 말이라 하지않고 말씀이라 함은 말이 그냥 말다워서가 아니라 말씀이 말씀답게 무게 있기때문이다   공자님 가라사대 아버님 말씀은 말씀 말이 많은 네가 하루종일 마구 지껄이는 말을 이제 무엇이라 해야 하나?   잡소리ㅡ 아니면 방귀ㅡ 위인도 왜서 그때 랭소하며 수정주의자들에게 했는지 이제는 알것만 같다   똑같은 말도 사람다운 사람이 해야 값지고 더욱 더 멋진 법   차라리 두 눈을 감고 입을 꾸욱 다물면 마음이 너무 편하다                     2012년11월14일
20    <<주씨>>와 <<왕씨>> 그리고 그 주변의 청맹과니들ㅡ 댓글:  조회:1820  추천:3  2014-02-09
수필     와 그리고 그 주변의 청맹과니들ㅡ     와 는 내가 자주 다니는 대중목욕탕에서 가끔 허물없이 알몸으로 마주앉아 이런저런 이야기 무랍없이 나누는 그런 친구들이다. 는 어느 은행에서 과장까지 지낸적이 있는ㅡ 그의 말대로 하면 꽤 유식한 친구이고 모 국영기업에서 기술자로 일하다가 퇴직을 한후 지금은 모 사영기업에서 밤마다 문지기로 일하는 조금 우직해 보이면서도 곧잘 바른 말을 잘하는 그런 친구이다.     입을 열면 언제나 청산류수와 같이 불쑥불쑥 위인처럼 제법 팔까지 휘저어가면서 인 주씨와 고장난 기계의 몹쓸 부품을 귀신같이 신통히 옥석 가려내듯이 가려낼줄도 아는 왕씨에겐 어쩌면 매일 다니는 목욕탕이 단순히 목욕만을 위주로 하는 그런 사소한 하루일과가 아니라 퇴직후의 그 허전함과 불안함을 다소 여러 사람과 말을 섞어서 해소해보려는 그런 의도가 다분한 친구들이였다. 십여년전 어느 조그마한 조선족신문사에서 편집 , 기자노릇을 해오다가 시집을 출판한적이 있는 나를 그 무슨 엘리트 대하듯이 대해주고 가끔 목욕탕에서 마주치면 너나없이 벌거벗고 마주앉아 담배를 권하고 무람없이 자신이 마시던 오차물까지 서슴없이 건네주는 년장자다운 그들의 모습에서 나는 가끔 따뜻한 온정을 느끼기도 하여 저도몰래 기분이 좋아질때도 한두번이 아니였다. 평상시 낯선 사람들과는 대화를 꺼려하고 성격이 조금 까다로운편인 내가 언제 어느때부터 그들의 둘도 없는 말동무가 되였는지ㅡ 될수록이면 말을 아끼려드는 나 자신이 지금 생각해봐도 스스로도 놀라울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     그날의 화제는 목욕탕집의 스물다섯살나는 대학생아들애와 어려서부터 죽마고우로 쭈욱 커왔고 또 최근 몇년간 사귀여온 이웃집 조선족처녀가 다년간의 노력끝에 국적이 한국으로 바뀐 아버지를 따라서 출국을 한후 인편에 단절신을 보내왔다면서 가 문제였다 . 공연히 화제의 불똥이 나에게로 튀여서 기분이 잡치고 언짢은것은 둘째치고 너무나도 껄끄럽고 황당한 그 질문 , 내가 왜 너희들의 이러한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하는지 은근슬쩍 부아가 치밀어 오르고 또한 뭔가 확실한 답변거리를 찾지못해 답답한 노릇이긴 하였지만 여러 사람의 눈길이 내 한몸에 집중되여 있어 뭐라고 말하지않으면 안될 그런 난처한 상황이였다 .     너희들이 어떻게 생각할련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에서 태여나 중국에서 자란 나는 중화인민공화국 공민이며 너희들이 흔히 알고있는 팔로군시절 림표의 그 보다도 썩 전인 1921년 홍범도장군과 김좌진장군이 이끄는 조선독립군이 연변 화룡지역에서 일제에게 크나큰 타격을 준 을 먼저 이루어냈으며 또 홍군장정시절 대도하도강작전을 직접  진두 지휘하고 승리까지 이끌어낸후 장렬히 희생된 중앙홍군경위사 사장 양림장군이야기며 그외에도 태항산에서 무정장군이 이끄는 조선의용군의 활약과 중국인민해방군 군가는 정률성이 창작하였으며 원래는 의용군 군가였다는것, 그리고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설립된후 현재까지 200만도 채 안되는 조선족중에서 상장 한명, 중장 두명 도합 스물일곱명의 조선족장군이 배출되였는바 비례로 따지면 한족 장군들보다도 많다고 하자 그들은 그런 일도 있었냐면서 저마다 두눈이 휘둥그레졌다. 그외에도 안중근의사가 할빈역에서 이등박문을 쏜 이야기며 중국인민해방군 제63군과 제66군의 대부분 장령이 조선족이였고 1979년 베트남자위반격전시절 유명한 로산전선을 십여년간 최전선에서 직접 진두지휘한 장군이 그 당시 138사 사장이였던 김인섭중장이였다는 사실도 계속해서 이야기히자 그들은 마침내 면서 저마다 끌끌 혀를 찼다. 왠지 나의 일장연설을 마지막까지 끊지않고 조용히 들어주는 그들이 저도몰래 고맙기까지 하였다     ㅡ더불어 사랑에는 민족구별이 없으며 국경도 없지 않겠느냐? 정말 그 처녀가 한국으로 출국한후 변심하였다손 쳐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 녀자의 개인 사연일뿐 일개 젊은 녀자가 전반 조선민족을 대표할수는 없지 않겟느냐? 왜서 이처럼 아둔한 문제를 나에게 질문하느냐는 나의 항의 비슷한 반박에 주씨는 머쓱해하며 오늘 정말 여직까지 모르고 있었던 너무나도 많은것을 다시 알게 되였다면서 면서 깊은 추억에 잠겨 있는듯하였으며 왕씨는 사람좋게 내 어깨까지 툭툭 쳐댔다.     한 아파트, 지어는 한 층집에, 이처럼 가까운 이웃에 살고있는 그들이 왜서 우리들에게는 청맹과니일뿐일가? 공화국이 설립된후 모택동주석은 >고 말한바 있으며 썩 후에 양상곤국가주석도 똑같은 말을 반복한것으로 알고 있다 . 혹시 우리네 력사에 대해 우리 자신이 너무 등한하고 너무 무관심한것은 아닐가 ? 썩 훗날 나의 자식이 또다시 이런 질문을 당한다면 그때 그는 무엇이라고 답변할가 ? 왠지 어수선한 생각을 선뜻이 떨쳐낼수가 없었다.     먼 옛날 고대 희랍인들은 델포이 아폴로신전의 흰 대리석에다 는 글을 새겨넣고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았으며 또한 행동지표로 여겼다고 한다. 한 사람의 잘못으로 여러 사람 욕을 먹고 미꾸라지 한마리가 옹근 개울물을 다 흐리울수 있는듯한 그런 경박한 행동을 흰옷 입은 겨레라면 이제는 누구라도 좀  자신의 자식들을 위해서라도 삼가했으면 하는 작고 소박한 바램을 조심스레 가져본다   2014년2월7일 심양에서
19    접착지(接触点) 댓글:  조회:2280  추천:10  2014-02-08
접착지(接触点)   살과 살이 맞닿는다 팔과 다리가 가끔 제멋대로 춤을 춘다 본래의 평형을 유지하려는 사람들과 꺼무룩한 깜부기처럼 늘쌍 그저 그런 사람들과 흔들리는 소요의 세계는 어느사이 어수선한 탁발이 된다 겨드랑이에서 기여나온 잘 썪은 아우성이 풍요로운듯이 여기 저기서 코를 벌름거린다 펑퍼짐한 락타의 등에 누군가의 유방이 찰싹 달라붙는다 어색하게 친절한 그 눈길을 마주보기조차 싫어 이 세상구석까지 기껏 피해보지만 이젠 한발자국도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 부처님의 념불을 입속으로 중얼거린다 가느다란 발목에 다시금 커다란 쥐가 기여오른다 허벅지에서 설익은 생각이 분해서 푸들푸들 몸을 떤다 마음이 언짢아지고 무작정 확 밀쳐내고 싶지만 살과 살이 다시 맞닿는다 밀착된 공간에서 서로의 코등에 땀때가 내돋는다 좁은 세상이 겨불내에 제법 훈훈하다 누군가가 혀아래로 굴리는 소리 다음역은 저승 지나 이승역 ㅡ 비로소 안도의 숨을 가볍게 훌훌 털어낸다…     2014년2월8일
18    건널목 댓글:  조회:1720  추천:1  2014-02-07
건널목   살아서 죽은 사람 그렇게 그리워 산 사람 부고를 바람에 전하는 너에게는 영원한 건널목이 애초에 없었다   모래로 뭉치고 쌓인 단단한 그 어깨 소가 무심히 밟고 지나가며 또 오줌을 찔찔 내갈긴다   건널목에 안타깝게 핀 그렇게 빛나는 개돌피가 이 세상 사람인격을 어찌 다 알랴 아아 그대로 내버려둬요 뽑지도 말아요   꽃잎 뜯어먹고 배부르게ㅡ 오늘도 제멋에 고개라도 힘껏 흔들게   건널목엔 뚜꺼비가 올챙이적 생각을 까맣게 잊고 등신불을 기다리고 있다     2014년2월7일
17    기발 외 2 수 댓글:  조회:1916  추천:3  2014-02-06
기발 1   잉어가 꼬리치며 빨간 미소를 하늘에 날린다 반짝반짝 빛나는 한무더기 돌멩이우에 내가 흘린 피방울이 빨래처럼 하얗게 널려있다 가슴을 두드리며 에밀레종이 더욱 속깊은 울음을 운다 거부기는 목이 짧아 발버둥치고 문어는 숱한 손가락 꼽아가며 먼 앞날을 다시 계산하고 솔새가 부는 피리소리는 쯥쯜하다 이 닭대가리(맨드라미鸡冠花)야 너는 왜 아직 여기에 서있니? 이 쓸모없는 개꼬리(狗尾巴花)야 너는 왜 아직도 꼬리를 흔드는거니? 할미꽃마저 서러워 앵돌아 서는 도시의 풍만한 젖가슴은 어느 아기의 입안에서 말라가고 누군가가 버린 한폭의 그림이 마야꼬브스끼의 요란한 구호소리에 휘둥그레 고개를 쳐든다 청마는 아우성을 돛대 꺾어 귀를 막고 조의가 흔드는 기발에는 이젠 상흔이 없다 바퀴벌레 등에 업혀 좀 먹은 세월이 조금 탈진한듯이 펄럭펄럭 눈앞에서 사라진다 오늘도 일기예보는 비구름이 없다…         2014년1월20일       기발 2   마음이 허전하다! 바람이 나를 향해 자꾸 손을 흔든다!     신념이 두툼하게 먼지 쌓인 허름한 창문을 활짝 열고 허다한 잡념들을 깨끗이 소제한다!   흔들리던 생각이 이리 비틀 저리 비틀 더욱 선명하게 눈에 보인다   마인드컨트롤(意念控制)이 되여 차츰 옹근 하늘을 안고 펄럭이다가 교감의 넓은 광장을 지나 두발에 바퀴가 달린 비둘기떼를 쫓아 쫑드르르 해볕이 나뒹구는 해변가에서 잠시 일광욕을 즐긴다   참새랑 사이좋게 모이도 똑똑 쪼아먹는다 찌뿌둥한 날일수록 이 천성곡(天城曲)은 제야에 사무치고 맑게 개인 날일수록   우리들의 사상은 산책을 즐긴다…   오늘도 바람이 선명하게 나를 향해 자꾸 손을 흔든다…   2013년10월24일 명상 3   제야의 종소리에 고동색추억을 확연히 풀어헤친다 해변가 암초에 뿌리내린 무지개는 그날밤 그 달 부름소리가 서러워 시퍼런 날개죽지를 언녕 접었고 솟을 뫼 열두 대문을 살짝 열고 행객승이 이승과 저승을 두루 살펴본다 한춘이라는 취객은 오늘도 수미산(须弥山)기슭에서 리백을 찾아 애타게 헤매고 있고 룡관이라는 시인은 이 세상의 가장 모난 돌이 되여 가슴에 쩡쩡쩡 정을 맞고 있다 암ㅡ암ㅡ 이제는 모두가 제 자리로 돌아가야지 산 사람이 죽은 사람 부려운 날 또 있으려니ㅡ 신들메 동여매고 홀로 가는 초행길에 숲속의 뻐꾸기울음소리 웬일인지 오늘따라 더욱 구슬프다
16    정1 댓글:  조회:1682  추천:1  2014-02-04
정1   정을 주고 내가 우ㅡ네 정을 받고 내가 우ㅡ네   정에 지쳐 내가 또 우ㅡ네 정에 약해 내가 또 우ㅡ네   정을 심으며 내가 우네 정을 가꾸며 내가 우네   정이 그리워 내가 또 우네 정을 버리고 내가 또 우네   정에 목 말라 내가 우네 정에 목 메여 내가 우네   아아 그 잘난 정ㅡ때문에… 아아 그 못난 정ㅡ때문에…     2013년6월17일    정 2   우리네 사랑은 그 어디에? 우리네 행복은 또 어디에?   아메아 아메까느르 베마스르 아메아 아메까느르 베마스르   범부의 흥겨운 콧노래에 잘 익은 부처님의 속깊은 한숨   땅이 꺼지게 솟아오르는 찬란한 저 태양에 다시금 예약해두는 우리네 젊은 욕망   아메아 아메까느르 베마스르 아메아 아메까느르 베마스르   해 지는 동구밖 저 넓은 백사장우에 길 잃고 허덕이는 두루미 한마리   할아버지 두루마기 그 옷색이 완연해 울아버지 흰저고리 그 옷색이 처연해   오늘도 내 기어이 눈물이 나려 하네 오늘도 내 기어이 눈물을 왈칵 쏟네   아메아 아메까느르 베마스르 아메아 아메까느르 베마스르               하늘아래ㅡ 이 땅우에ㅡ 우리는 정말 있는걸가 없는걸가?   정도 곱씹으면 이제 우리 신물이 나서 어이하리…   2013년6월3일             莲花生心咒;阿美阿 阿美嘎怒而 呗玛适而
15    시 하느님은 문맹이다 그 입 좀 다물거라 하루빨리 댓글:  조회:1944  추천:1  2014-02-04
하느님은 문맹이다 그 입 좀 다물거라 하루빨리         성불하려니ㅡ     하느님은 문맹이다! 하느님을 마주서면 섣뿔리 명함부터 내밀지 마라 하느님은 이 세상의 시, 소설, 에세이,  평론같은것을 읽지조차 않는다 하느님은 오직 교감으로 세상을 여신다 이 세상의 온갖 글은 오직 인간이 신과 하느님과 부처님과의 대화를 시도하고 매일매일 귀중한 말씀들을 기록하기 위하여 만들어낸 간편하고 사치한 표기법일뿐ㅡ 하느님은 이외로 너무 간단하다 부처님을 마주서면 되려 인간이 너무 복잡하다 그 입 좀 다물거라 하루빨리 성불하려니ㅡ 세상을 손바닥우에 올려놓고나서야 비로소 인생은 우리들의 손안에 쥐여져 있음을 깨달아간다       2014년2월3일
14    시 바람 댓글:  조회:1998  추천:6  2014-02-04
바람   다시 돌아가 제 자리에 눕는다 풀위에 지렁이처럼 치런치런 눈을 뜨고 눕는다 여린 내 심장에 토돌토돌 땀때가 돋아난다 쓸개며 간이 배밖으로 튀여나와 공처럼 통통 뛰여다닌다 쬐꼬만 도꼬마리가 하늘에 시뻘건 불을 지른다 현기증이 슬며시 고개를 쳐든다 뒷간의 어지럽고 헐망한 돌멩이 하나 씻으려고 물고기 발자국이 가득 찍힌 가을의 물가로 다시 나간다 꾸우욱 ㅡ꾸우욱 ㅡ깊은 속울음 터치며 비둘기떼 주르르 그물에 쏟아진다 아무도 찾을길 없는 휑뎅그레한 인정의 모래밭에서 사슬에 꽁꽁 묶인 희뽀얀 팔뚝이 펄펄 날린다…           2014년2월3일          
13    중국 조선족 외1 수 댓글:  조회:2051  추천:6  2014-02-03
중국 조선족   손가락 발가락으로는 셈조차 안되다 십삼억팔천만명중 또 백팔십만 그중 한 사람인 나는 중국 조선족!   정제된 아픔과는 상관없이 게으른 리념과는 아무런 관련없이 얼 찾아 넋 찾아 남에 가면 이질감 북에 가면 또 반가운 눈총 받는   그래도 이렇게 흰옷 즐겨입는 나는 좋으나 싫으나 연변의 토종사과배를 꼭 빼닮은 중국 조선족!   구백륙십만평방킬로메터에 우리 수수알처럼 뿔뿔이 헤여져 살아도 ㄱㄴㄷㄹㅁㅂㅅㅈ ㅏㅑㅓㅕㅗㅛㅜㅠ   우리 말 우리 글이 마냥 좋아 오늘도 뼈를 깎아 글을 쓰고 넋을 살려 시를 짓는 나는 중국 조선족!   백두의 기백은 우리네 지조 천지의 열정은 우리네 신념 이렇게 후세에 부끄럼 한점 없을 우리는 중국 조선족!                                  2012년9월11일 거리에는 익숙한 이 하나가   까막날 갈길잃은 울적한 마음이 다시금 터벅터벅 거리를  나선다   거리에는 불쑥 익숙한 이 하나가 문득 돌뿌리처럼 불쑥 솟아올라 시커멓게 때가 낀 손톱에 먼지까지 얼룩덜룩한 투박한 두 손으로 덥썩 내 손목을 부여잡고서는 반갑다고 통통 발을 구르다가   그동안 너무나도 그리웠던 이야기들이며 이제는 기억에조차 가물가물한 뉘집 오얏훔쳐먹던 이야기들이며 울숙이오빠 장가들던 그 시절의 훈훈한 내 고향인심 맛갈나게 나누다가   출출한 배속에 배갈 몇잔 더 털어넣고 시래기국 후룩후룩 게눈 감추듯이 삼키고나서는 고향 잃은 슬픔에 또다시 두눈을 슴뻑거린다   그래 가자 이가을이 다 가기전에 소풍풍삼아 아무도 없는 고향일지라도 한번 더 다녀오자 지금 고향에는 고향다운 고향이 아예 없다                              2012년9월11일
12    그리워하며 살거라 댓글:  조회:2060  추천:7  2014-02-02
그리워하며 살거라   내가 하늘이 파랗다고 하면 너는 또 하늘이 까맣다고 한다 헐벗은 인격, 고리타분한 량심 발가벗고서도 수치심마저 모를바엔 어서 천국에나 가라 가서 사람들이 밥짓는 냄새를 그리워하며 살거라   내가 동쪽에서 해가 뜬다하면 너는 또 서쪽에서 해가 뜬다고 한다 아리랑이 무슨 죄가 있어 연필로 새까맣게 락서해가면서 장한듯이 쪼각달아래서 너혼자 실실 웃는거냐 마음이 번거롭거든 어서 지옥에나 가라 가서 못다한 이 세상 깊은 정을 그리워하며 살거라   병든 개 흘리는 느침소리마저 꿈결에 너무 그리웁거든 세상은 그래도 꽃이였다고 그렇게 하루 또 하루 그리워하며 살거라…     2014년2월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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