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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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고향으로 돌아가는 바람에는 네비게이션이 없다 외 1 수 댓글:  조회:2511  추천:13  2014-02-01
고향으로 돌아가는 바람에는 네비게이션이 없다   바람은 아무런 욕심이 없다 바람은 아파도 아픈줄을 모른다 바람의 호주머니에는 언제나 땡전한푼이 없다 바람은 오늘도 가슴이  텅텅 비여있다 도꼬마리의 저주에도 까마귀의 독주(毒咒)에도 바람이 부르는 노래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   나는 아직 이 세상 아무에게도 길 들여지지않은 자유로운 바람 나에게 두려움이란 오직 아무 아무에게도 두렵지않은것뿐이다   그러나 나의 세계에도 가끔은 혼란이 온다 이스라엘해협에 콩깍지가 한벌 더 씌여져 있다 구름이 손에 땀을 쥐고 산 이마에 올라 서서 바장인다 새가 부르는 노래에는 고저음 변조가 없고 표범이 토끼에게 무참히 잡아먹히우고 벌목공이 나무에게 허리 찍혀 넘어가고 거부기 등에 찬란한 뭇별이 내려앉고 아이락송 불륵락화산이 분노로 또 천년을 폭발한다   까만 키보드를 다시금 타닥타닥 두드려간다 아일랜드 마법의 숲을 지나 고이아니의 혀가 푸른 독사와 다시 입을 맞춘다 알프스산맥과 히말라야산맥은 두개의 봉긋한 젖무덤일뿐 시비리아평원를 와와 소리 지르며 내달리다가 신비의 계곡을 지나 숨결이 야릇한 백두산온천물에 풍덩 빠지면 환희의 바이브는 언제나 소박한 에코힐링   서서히 밝아오는 태평양 코스라의 황금빛 태양아래 어느사이 이마까지 홀라당 벗겨진 한결 더 늙은 서늘한 바람 이 세상눈까풀에 다시 한번 콩깍지 더 씌여져간다해도 나는 오늘도 호흡이 자유로운 조용한 바람 한토막의 긴 쇠줄이 나에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 코뚜레나무가 나에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   속살이 단단한 오갈피나무에 볼,이마 다 긁히고 흰옷입은 자작나무 회초리에 손발이 죽죽 굴벰이 다 가고 하얗게 살을 다 저미고 빨갛게 뼈를 다 가르고 해볕에 피를 다 말리워가며 고향으로 돌아가는 바람에는 네비게이션이 없다…      2014년1월30일 거짓의 세계4   1   바람의 겨드랑이를 살살 간지럽히면 천진란만한 아이들의 주먹만큼한 웃음이 까르르 까르르 우리 집마당에 소복히 쏟아진다   해빛이 바다위로 다시금 통ㅡ통ㅡ통ㅡ 뛰여서 가고 아직 파란 눈을 간직한 흰 파도의 간절한 생각을 갈매기가  등에 업고 아침에 기지개를 켠다   태평양에 촘촘히 울바자를 둘러 꽃게ㅡ 대게를 기르고   인도양에 종이배 띄워 에미랄드처럼 눈동자가 반짝이는 무수한 별빛을 낚어내고   대서양을 수영장삼아 미역을 감고나면 구수하게 미역국 끓이는 엄마의 얼굴에서 마침내 상쾌한 아침이 밝아온다        2   황제가 잠을 자면* 국세(国税) 거지가 잠을 자면 지세(地税) 마누라와 잠을 자면 개인소득세(个人所得税) 처제와 잠을 자면 증가세(增加税) 술집아가씨와 잠을 자면 인화세(印花税) 정인과 잠을 자면 도세(偷税) 녀자가 있는데도 자지않으면 루세(漏税)        3   이 세상 모든 파리들에게 장갑을 끼워 온갖 류행성 질병을 막고   이 세상 모든 모기들에게 마스크를 끼워 사람을 마음대로 물지를 못하게 하고   이 세상 모든 쥐들에게 족쇄를 채워 주인의 허락없이는 곡간에 기여들지도 못하게 하고   이 세상 모든 황충들에게 콘돔을 착용시켜 사해(四害)를 소멸하자   오늘도 속이 텅 빈 자들이 웨치는 구호는 너무나도 익숙한듯이 낯설고 쟁쟁하다…      2014년1월10일         주해: 한족말로 수면 수(睡)와 세금 세(税)는 발음상 똑같음, 더불어 수각(睡觉)과 세교(税交)는 발음상 거의 같음
10    뿌리깊은 나무 외 4 수 댓글:  조회:2127  추천:7  2014-01-29
뿌리깊은 나무 1   요즘 이래저래 너무 바쁘다는 리유 하나로 사랑이 뿌리깊은 님에게 슬쩍 싱거운 윙크만 실어 보낸다   요즘 이래저래 너무 어렵다는 리유 하나로 이제는 사랑에 상처가 클 님에게 비닐꽃같은 웃음을 종이에 접고 접어 다시 멋쩍게 슬쩍 건네 준다   그날밤 님은 꿈에도 오지를 않았다 그날밤 님은 추억에조차 나타나질 않았다   방울방울 잘 익은 한여름의 행복했던 그 웃음이 진붉은 토마토즙인양 이 가을의 흰 셔츠에 얼룩이 되여 새겨져 있고 너무나도 가난하게 행복했던 님의 뜨거운 입술마저 이제는 락인이되여 희미한 추억   되돌릴수조차 없는 세월의 이 안타까움 산다는건 얼마나 아프고 또 잔인한 깨달음인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불러보는 그 이름 옛사랑 순이 님도 없는 빈 뜰에 어느새 가을이 노크도 없이 성큼 들어서고 있다     2012년9월 9일     뿌리깊은 나무 2   오늘 하루 또다시 추억의 긴 마루턱에 홀로 앉아 세월이 쓰다남긴 일기를 외로이 바람과 함께 번져본다   뿌리깊은 나무는 생각이 항상 너무 깊다 뿌리깊은 나무는 추억이 항상 너무 깊다 뿌리깊은 나무는 사랑이 항상 너무 깊다 뿌리깊은 나무는 미움이 항상 너무 깊다   주소없는 편지 이름모를 분노 소름돋는 아픔 깨여나는 갈등   코는 벌써 으깨지고 눈은 벌써 멍이 들고 입은 벌써 비뚤어지고 귀는 벌써 바위돌에 다 막히고   목 잘리고 팔 잘리고 발 잘리고 다리 다 잘려도   뿌리 깊이 염글어가는 세월속 더욱 더 확고해지는 사상 가끔 입을 여는 잎속에는 젊음이 조심스레 노래 부르고 있다                             2012년9월12일           뿌리깊은 나무 3   하얗게 춤을 추다가 하얗게 내곁에 쏟아져 내리는 달빛ㅡ   달빛은 누군가의 입술에 데여 있지도 않은 제3 제4 악장을 연주한다   물 흐르는듯한 피아노소리에 게으른 웃음이 잘익은 가을을 밥상우에 초대한다   가을은 벌써 취해 팔이며 다리며 몸뚱이가 배배 꼴렸고 모든것을   흔들어 깨우는 친절한 바람속에 뿌리 깊은 나무는 슬며시 그리움을 다시 풀어 헤친다   지금 나는 마흔여섯갈래의 현을 골고루 튕겨가며 아직 푸른 소망 아직 푸른 념원을 저음으로 열심히 노래 부르고 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는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흔들며 하루하루 다시금 깨여나는 것이다          2012년9월 14일        뿌리깊은 나무 4   삶의 모든 소리는 울음에서 시작된다   태여나는 순간순간 이상한 울음소리 그 자체가   우리를 자꾸 그 무엇인가 더욱 깊게 생각케 하고   도무지 말없이 커 온건 뿌리 깊은 나무뿐이다   바람이 한번 스츠면 한번 빙그레 웃고 두번 스치면 두번 다시 빙그레 웃고   그 곁에 서면 나는 어김없이 생각하는 나무가 된다   세월은 가는둥 오는둥 전설이  허전하다       2012년 9월13일        뿌리깊은 나무 5   우주의 정화《精华》만 남기고 찌꺼기는 모두 버린다   하늘에는 서른세개의 아츠랗게 높은 계단이 은하가 되여 우리들이 갈길을 막고 있다   오르는 사람 내리는 사람 얼굴에 달이 뜨고 별이 뜨고   아홉개의 태양은 아이러니하게 전설이 빚어놓은 휴머니즘임을 불쑥 깨닫는다   믿자 래일에도 사랑하는 이의 큰 축복이 있기를ㅡ 하느님의 허락마저 없는 이 자유   빈 껍데기를 벗고 알알이 잘 염근 세월이 뿌리를 내려 시간속의 탑이 된다   탑아래 응고된 기적이 한 껍질 두 껍질 전설의 갑옷을 벗고   알몸으로 슬며시 내곁에 다가서고 있다…                           2012년9월20일
9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댓글:  조회:1830  추천:8  2014-01-28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산다는건 오늘도 래일도 모레도 글피도 이 가슴이 다 찢어지도록 이 가슴이 다 미여지도록 아직도 그 누군가를 차마 못잊어 두눈에 하옇게 눈물이 다 마르도록 가슴에 퍼렇게 피멍이 다 들도록 열심히ㅡ 열심히ㅡ 그리워하고 있다는것이다   아직도 이 가슴이 다 헤여지도록 아직도 이 가슴이 다 다슬어가도록 가슴이 너무너무 쓰리고 또 아프다는건 래일도 모레도 글피도 아직도 그 누군가를 내 기억의 슬픈 파일에서마저 깡그리 깡그리 지우고싶도록이 열심히ㅡ 열심히ㅡ 사랑하고 있다는것이다   사랑은 이제 더는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아픔은 이제 더는 치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으리라 마음이 아프면 아픈대로 가슴이 찢어지면 또 찢어지는대로 사랑에 아픔에 자꾸만 내 눈시울이 젖어드는 날이면 나는 그래도 파아란 하늘에 바보같이 헤식은 웃음을 그냥 껄껄 날리며 아직도 아물줄 모르는 내 가슴속의 크나 큰 생채기에 안개처럼 흐릿한 그리움들을 자꾸만 차곡차곡 가득 쌓아본다   이래 저래 어쩔수조차 없이 스스로 이제 더는 어쩔수조차 없이 모든것이 한없이 밉고 자신마저 더없이 초라해보이는 날이면 마침내 나는 세속의 어지러운 꿈을 깨고 혼탁한 잠속에서 불쑥 깨여난다 이 세상에 남자로 태여난 단 그 리유 하나만으로 나는 이제 기어이 남 보란듯이 일년 삼백륙십오일  껄껄껄 웃으며 다시금 살아야 하리   산다는건 이제 더는 모종의 방황이나 아픔이 아니라 어깨에 어깨겯고 쫓기고 부대끼며 한번 또 한번 사정없이 무너졌다가도 달빛속에 별빛속에 조심스레 우뚝우뚝 일어서는 저 하아얀 파도처럼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영원한 방식일뿐이다     2013년6월4일
8    인 생 시 외 1수 댓글:  조회:1913  추천:6  2014-01-28
인  생  1   살ㅡ살 ㅡ 어루만져 보다가 살ㅡ살ㅡ 구슬려도 보다가   언짢으면 손가락으로 사정없이 쿡ㅡ쿡ㅡ 찔러도 보다가 그래도 속이 풀리지않으면 마침내 거친 구두발로 쾅쾅 걷어차본다   마음이 너무 아프고 마음이 너무 쓰라리면 다시금 살풋이 껴안고서   허겁지겁 만져도 보고 부벼도 보고 달래도 보다가 호호 뜨거운 입김을 이마에 불어본다   분명 내것이면서도 내것만이 아닌것 분명 가진것보다는 언제나 버릴것이 더 많은것   누구나 한번쯤은 칼날같은 아픔을 딛고 오또기처럼 우뚝 일어서야 하는것   다 비우고나서야 비로소 금빛 항아리에 다시금 골똑 차 있는것이여…           2013년5월26일      인생 2   더 이상의 딜레마도 없다! 더 이상의 뉴턴도 없다! 아주 잠깐 뒤돌아볼 사이도 없이 아주 잠깐 살펴볼 겨를도 없이 이제는 고스란히 앞만 보고 달려서 가야 하리! 이 세상의 살아있는 모든것은 살아있는 그것만으로도 누구에게나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것이 무엇이였든간에 무엇이 진리이고 무엇이 또한 진실이고 무엇이 순리이고  무엇이 또한 섭리이든간에 초라하면 초라한대로 구차하면 구차한대로 찌질하면 찌질한대로 역겨우면 역겨운대로   안타깝고 구질구질한 삶일지라도 자신한테 허용된 한생을 나름대로 열심히 살면 그뿐이리! 먼 훗날ㅡ 아무도 우리를 기억해주질 않겠지만 그것이 우리네 삶이고 그것이 우리네 인생이고 그것이 우리네 력사인것을 어이하리 삶은 거창한것이 아니라 평범한것이다   인생은 각본대로 완성된것이 아니라 시나브로 조금씩 완성해가는것이다 좋아도 한세상 미워도 한세상 싫어도 한세상 기뻐도 한세상 이제 단 하루 더 살지라도 유감없이 살아야 하리 오늘밤도 어둠을 찢는 부엉이울음소리 명상이 깊다…       2013년5월5일
7    거짓말 시 외 2수 댓글:  조회:2130  추천:5  2014-01-27
거짓말   뭐야(么也) 모야(谋也) 무야(无也 심장을 팝니다 량심이 썪은 콩팥을 이식합니다 띠꺼유를 혈관에 주입합니다   잘익은 심장은 1만5천원 고장난 심장은 2만6천원 구멍난 심장은 8만8천원   참새가 콩콩 뛰는 심장을 손에 들고 주저없이 포르륵 칼도마에 올라섭니다 강아지가 식탁보에 오줌을 찔 내갈깁니다 먹이없는 구유에 성질이 난 황소의 긴 뿌리에 누군가의 심장이 면바로 꽂혀있습니다   겁 먹은 얼룩이는 멀뚱멀뚱 잠을 깬 지식인은 기우뚱 기우뚱 외계인은 어이없어 말똥말똥…   삼천대천 세계에 뿌리없는 이야기가 뿌리를 찾아 뿌리 내릴곳을 손톱 발톱에 피멍이 들도록 이곳 저곳에서 찾아헤매고 있습니다 개 1   쩍하면ㅡ사람이 사람을 보고 개같다고 욕을 한다 오호 슬프구나 사람이 어찌 사람을 보고 개 같다고 욕을 할수가 있단 말인가?   쩍하면ㅡ 사람이 사람을 보고 개나발 불지 말라 한다 오호 슬프도다 사람이 어찌 사람을 보고 개나발 불지 말라고 할수 있단 말인가?   쩍하면ㅡ사람이 사람을 보고 개같이 이쁘다고 야단들이다 오호 괴이하도다 사람이 어찌 사람을 보고 개같이 예쁘다고 야단일수가 있단 말인가?   나는 여직 개를 닮은 사람을 본적조차 없다 나는 여직 사람이 개나발 부는것을 본적조차 없다 나는 여직 사람이 개같이 이쁜 모습도 본적조차 없다   똑같은 개일진대 따지고보면 이 세상 개 팔자 역시 모두가 다르다   개가 가장 팔자 사나운 곳은 한국 개가 가장 조상대접 받는 곳은 중국 개가 가장 사랑 듬뿍 받는 곳은 일본   개는 오직 개다워야 하는데 오늘따라 언제나 긴 꼬리 살살 흔들어주던 내 고향집 똥개가 무척 그립다               2013년6월17일           **일본에서 련인사이 귀엽다를 개처럼 이쁘다로 표현함** 개 2   이름 지어 부르기전에는 그저 워리ㅡ 워리ㅡ   호적을 올리고 마침내 명찰까지 버젓이 가슴에 척 걸고 나면 개들도 신분이 각각 모두 다르다   세파트는 용사 얼룩이는 혹사 똥ㅡ개는 참사 세파트는 쏘세지 얼룩이는 죽사발 똥개는 또 꼬르륵ㅡ   간이 큰 세파트와 거미줄이 얼핏설핏한 얼룩이 눈에 이 세상은 과연 천당일가? 지옥일가? 무엇이 문제인가? 오늘도 그것이 너무 궁금하다!
6    중국인 댓글:  조회:2076  추천:7  2014-01-27
중국인   독일 아오디《奥迪》 영국 제프《捷豹》 물 흐르듯이 흐르는 보마《宝马》벤쯔《奔驰》로 거물들이 초라하게 구겨져버린 체면 세우고 가끔 고귀한 프랑스 향수 몇방울 살이 피둥피둥 찐 몸에 살짝 뿌리고서 아이폴《苹果》 삼성《三星》핸드폰을 지휘봉 삼아 세상마저 쥐락펴락 제멋대로 호령하려 든다   아직도 일본, 영국, 미국 전자제품에는 눈부터 빼앗기고 호주와 유럽 와인에는 새빨간 거짓말처럼 입술부터 감빨고 남아프리카 에미랄드라면 숫처녀도 주저없이 정조까지 바쳐가면서 가난이 부를 밟고 룡트럼이 한창이다   입을 열면 언제나 봇물이 터지듯이 미국은 라이벌 일본은 손자 한국은 발가락 ㅡ 사우나에 가면 아직도 촌티 철철 흐르는 간이 큰 부자들이 공자왈 맹자왈대신 오바마, 카다피 손꼽아가며 세상을 그렇게 제멋대로 흥정하고 있다   가진것이라곤 오로지 거치른 목청뿐 내놓을것이라곤 오로지 조상이 이루어놓은 그 숱한 전설이 자긍심뿐이면서도 오늘도 사돈에 팔촌까지 손꼽아가며 관계에 또 관계타령 세상이 아무리 변하고 또 변해도 조금도 변하지 않는 단 한가지 사람은 아직도 80년대 국산수준   인심은 언녕 말라 비틀어진 수도물꼭지 정의는 언녕 기념관에나 수장돼 있는 뢰봉정신 일 더하기 일도 때로는 삼삼오오가 되여 답이 없다      한국인   가슴이 통통 살찐 고슴도치들이다 때로는 폼나게 차려입은 양복에도 연초록 가시가 얼룩덜룩하다   전통은 잠깐 빌려 모은것ㅡ 력사는 때 지난 금도금이 얼룩덜룩한 명함장 민주의 가운을 알몸에 살짝 걸치고 누가 건드리면 언제던지 콕콕 내찌른다   에잇 ㅡ 귀여운것들 ㅡ 더이상의 에이스는 가치조차 있을가?   아메리칸 숫사자의 눈치를 살펴가며 사나운 이리떼와 승냥이 한마리 지금 어떻게 료리할가 고민중이다           2013년11월14일      일본인   이마에 사꾸라 꽃이 활짝 펴도 그럴듯한 훈담이 되여 서로가 서로의 손을 잡고 사뭇ㅡ 즐거워 한다   후지산의 그 후지디 후ㅡ진 전설 가끔 피라미트식으로 고품격화시킬줄도 알고   때로는 때와 장소도 가리지 않고 난데없이 남의것도 제것이라 생떼질을 잘도 쓴다   잔뜩 헐벗은 인격에 치부마저 훤히 들여다보이는 성가신 기모노 한벌씩 더 껴입고   어느사이 어리광대가 되여버린 무사도(武士道)는 조상이 누구인지 얼굴마저 흐릿하고   오늘도 련인끼리 며 입술이며 궁둥이마저 쪽쪽 빨다가도 거칠은 자위행위에  팬티가 질펀하다…      2013년11월14일
5    아버지 부처 어머니 보살 诗 外1首 댓글:  조회:2003  추천:4  2014-01-25
아버지 부처 어머니 보살    아버지 부처ㅡ 어머니 보살ㅡ 하늘이 내려주신 천서(天书) 글이 없는 무자경(无字经)을 두 손으로 받듭니다 가슴을 열고 심안(心眼)으로 조심스레 읽고 또 읽습니다   인생은 쟝르 생활은 소재 가령 생활이 그대를 속이거나 우롱할지라도 그대여 슬퍼하거나 외면하지도 마라! 가령 생활이 그대를 멀리하거나 울릴지라도 그대여 후회하거나 방황하지도 마라!   아버지 소설속의 주인공은 항상 당신이 아닌 우리들이였습니다 어머니 시속의 진한 감동은 항상 자신이 아닌 이 못난 자식들이였습니다   그리움이 없이는 읽을수조차 없는 아버님의 일대기 눈물이 없이는 펼쳐들수조차 없는 어머님의 자서전 뼈마디가 굵직한 아버지의 좌우명을 읽고 또 읽노라면 가슴이 항상 너무 짠합니다 솜방망이처럼 부드러운 어머니 꾸지람을 읊고 또 읊노라면 오늘도 마침내 오열이 왈칵 터집니다   아아 내가 이제 이 세상 누군가의 경이 되고 념불이 되고 소설이 되고 수필이 되고 자서전이 되여 읊혀져야 할 무상한 세월 이 세상 부모 마음 내가 부모되여 다 알랴?   아버지 부처 ㅡ 어머니 보살 ㅡ 하늘이 내려주신 천서(天书) 글이 없는 무자경(无字经)을 오늘도 두 손으로 받드옵니다 가슴을 열고 심안(心眼)으로 한 페이지 또 한 페이지 조심스레 읽고 또 읽어갑니다     춤 추는 왜긍하《倭肯河》    나는 왜 아버님을 그곳에 묻고 여기까지 왔을까? 나는 왜 아버님을 가슴마저 꽁꽁 얼어붙은 왜긍하 그 황량한 기슭에 고스란히 묻고 심양 이 낯선 도시에 또 혼자 와 있을까? 조선 함경북도 무산군 계룡면이 고향이신 우리 아버지 일곱살에 술주정뱅이 한의사이신 할아버지 등에 업혀 살길 찾아 첨벙첨벙 눈물로 두만강을 건너서 화룡 서성진 합신이라는 두메산골에서 야장쟁이로 젊음을 고스란히   모진 가난과 배고픔으로 허덕이셨고 거미처럼 늘어나는 자식들을 배불리 먹여보겠다고 안쪽인 계동 계림향 단결촌에 이르러 환갑연에 여섯살나는 이 막내아들 무릎우에 털썩 앉혀놓고 고 코물이 얼룰덜룩한 내 두볼마저 쪽쪽 빨아주셨고 남보다 좀 더 잘 살아보겠다고 막무가내로 이주하는 형님들을 따라 벌리 행수향 동명촌에서 삼년은 왕가물 삼년은 큰 홍수에 거듭 락루하시며 그래도 사품치는 왜긍하물에 반달같은 보습날을 썩썩 딲으시다ㅡ 밭고랑처럼 등이 휜 우리 아버지 나는 왜 불쌍한 우리 아버지를 이제는 인적마저 드문 그곳에 묻고 이곳에 혼자 와 있을까? 나는 왜 그처럼 고향을 그리워하시던 아버지를 4백리 허허벌판 가슴에 묻고 인정마저 메말라가는 이곳에 와 있을까? 아아 춤추는 왜긍하는 부름이다 노래 부르는 왜긍하는 웃음이다 피리 부는 왜긍하는 통곡이다 퉁소 부는 왜긍하는 동년의 너무 아픈 기억이다 천년을 철퍼덕ㅡ 철퍼덕ㅡ 제 곬을 못 찾고 여울져 흐르는 강 오늘도 4백리 벌판에서 어리둥절 서성거리다가 해 지는 지평선에 슬며시 꼬리를 감추는 왜긍하는 내 삶의 또 하나의 인생정거장이다 언젠가면 다시 찾아가야할 잃어버린 두번째 머나먼 고향이다 **송화강지류ㅡ흑룡강성 벌리현경내에 있음. *         2013년6월27일
4    하늘은 알고 있을가 댓글:  조회:2404  추천:11  2014-01-24
하늘은 알고 있을가   언제부터인가   바람이 다리를 절고 구름이 눈병을 앓고   량심이 오입이 나고 믿음이 산산히 깨여지고   사랑은 잔뜩 오염이 된것을 하늘은 알고 있을가?   또 언제부터인가   고향은 이름마저 없어지고 순이는 종적마저 감추었고   형님은 소식이 없고 누님은 또 서울로 갔고   철이는 그리움에 눈이 잔뜩 멀어져가는것을 하늘은 진정 알고 있을가?   또 그 언제부터였던가   모유가 상품이 되고 인심은 거품이 되고   효도는 부담이 되고 의리는 잡초가 되고   친구는 원쑤가 되고 눈물이 류행인것을 하늘은 진정 알고나 있을가?   아아 달이 뜨면 내 고향집 처마밑 임자없는 제비둥지에서   뻐꾹새 흐느끼며 살을 섞는 소리 왜 그리도 쓸쓸한지   하늘은 진정 알고나 있을가?      2013년11월22일 하느님의 또 다른 얼굴   드르렁ㅡ 드르렁ㅡ 코를 골던  유리 한장이 세월의 돌쪼각에 찰랑 깨여진다 야수와 같이 차디 찬 겨울바람이 어느새 내 여린 살갗을 슬금슬금 어루만지다가 이내 뼈속깊이까지 스멀스멀 기여들고 평소엔 잘 보이지도 않던 겨울하늘이 푸르죽죽한 낯선 얼굴을 홍두깨처럼 불쑥 방안에 들이 민다 시간이 파도치는 하느님의 혀끝에는 한알 또 한알의 유리알같은 우울한 눈빛이 고드름처럼 잔뜩 매달려있고 세월의 긴 소용돌이속을 간신히 빠져나온 후렴이 긴 상여소리는 상어의 목구멍에 걸린 비릿한 바다를  넋을 바라보고있다 바람은 누구의 잔뼈에도 스스로 뼈마디가 굵지를 않다 오늘도 하느님이 내미는 명함장을 아무리 체크해보아도 주소가  없다               2013년11월16일
3    파라다이스 外5首 댓글:  조회:2218  추천:14  2014-01-24
파라다이스   천국의 하늘은 오렌지색이다 낙원의 구름은 아름다운 칼이다   진붉은 심장을 홰불로 추켜들고 년륜이 인정과 왁짝 떠들며 살을 섞는 바다   마음이 딸랑딸랑할때 지옥의 문을 잡아 두드린다     하늘에서 줄줄이 금빛이 내려온다   하늘에서 실실히 푸른빛이 쏟아진다   이제 하늘에서 다시금 비단결같은 하얀빛이 우리집 마당에 쏟아질 차례   준비 된 나는 어느새 명당자리를 찾아 누워 관뚜껑에 못 박는 소리를 자장가삼아 듣는다   아직 뜨거운 심장 아직 뜨거운 생각   거미줄에서 이상한 꿈들이 그네 뛰고 퍼렇게 멍이 든  하늘이   한알의 유리알이 되여 똑또그르 지평선을 굴러 간다   눈앞에서 언뜰언뜰 시간이 차츰 하얗게 색바래여져 간다…    2014년1월2일    해탈 1   아주 제멋대로 흘러버린 시간과 아주 제멋대로 늙어버린 젊음과 아주 제멋대로 잃어버린 세월이   이제는 서서 우는듯 이제는 앉아서 우는듯 이제는 누워서 또 우는듯   문득ㅡ 하염없이 내리는 저기 저 찬 비바람속에 문득ㅡ 하염없이 널뛰기 하는 이 작은 가슴속에 문득ㅡ 하염없이 엇 바뀌는 이 무수한 고민속에   꿈 잃는 하루도 섧다 꿈 꾸는 자체도 섧다 꿈 찾는 래일도 섧다   가진것이라곤 오직 하나 먼지뿐인ㅡ 가진것이라곤 오직 하나 미련뿐인ㅡ 가진것이라곤 오직 하나 후회뿐인ㅡ   아아 인생을 죽어서나 다 알가? 아아 인생을 죽어서나 다 깨달을가? 아아 인생을 죽어서나 다 뉘우칠가?   하루하루 웃으며 그래도 그렇게 죽어간다 하루하루 웃으며 그래도 그렇게 깨달아간다 하루하루 웃으며 그래도 그렇게 먼길을 또  떠난다   2013년9월10일        해탈 2   당신이 서라고 하면 앉습니다 당신이 앉으라고 하면 눕습니다 당신이 누으라고 하면 또 우뚝 섭니다   이 세상에  흔하디 흔한 풀처럼ㅡ 나무처럼ㅡ   이제 당신이 웃으라면 내 기꺼이 웃겠습니다 이제 당신이 울라ㅡ면 내 기꺼이 울겠습니다 이제 당신이 죽으라면 내 기꺼이 죽겠습니다   당신앞에 항ㅡ상ㅡ 순한 양처럼 순진한 어린 아이처럼ㅡ     2013년9월19일     해탈 3   씩씩한 코 늠름한 이마   조각된 시간은 임의로 태연스레 마주서는것이 아니라   돌아서서 무거운 돌멩이 다시금 가슴 깊숙히 간직하는것이다   하얗게 이슬이 꽃피는 눈동자 순간에 까맣게 흔들리는 두 귀   조립된 세월은 몸부림쳐가며 애써 외면하려고만 드는것이 아니라   차라리 마주서서 넓은 가슴에  꼬옥 감싸 안아주는것이다   깨달았다는것은  이미 지나쳐버린 모진 세월을 헌옷처럼 훨훨 벗어내치는것이 아니라   다시 오는 아픔을 막기 위해 갑옷처럼 튼튼히 한겹 또 한겹 온몸에 껴 입는것   이제 여생은 일년 삼백륙십오일 부질없이 바람에 흔들리는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흔들면서 깊은 잠에서 새록새록 깨여나는것이다   2013년9월15일         해탈 4   하루종일ㅡ 시퍼렇게 날이 선 도끼로 뿌리 없이 살찐 고독을 찍고 또 찍어낸다 한번 찍어 안넘어가면   두번을 찍고 두번 찍어 안 넘어가면 세번을 찍고 세번 찍어 안 넘어가면 네번을 찍고 네번 찍어 안 넘어가면 백번을 찍고 백번 찍어 안 넘어가면 천번을 찍고 천번 찍어 안 넘어가면 만번을 더 찍고ㅡ   불쑥 머리없는 생각이 다시 고개를 쳐든다 생각이 너무 무거운 나무는 마친내 철문같은 입을 열고 모든것을 친절하게 흔들고 지나가는 바람속에서    하아얀 피리를 분다 노오란 퉁소를 분다 까아만 휘파람 분다   결국 시퍼렇게 날이 섰던 도끼날이 하루 또 하루 무디여져 간다 차츰 하아얀 뼈마디가 덜덜 이가 시리도록 수줍은 모습을 드러낸다…       2013년9월13일         야랑자대(夜郎自大)   읊기에 너무나도 가소로운 자여 읽기에 너무나도 싱거운 자여 마주서면 언제나 역겨운 자여 돌아서면 결국 구역질이 나는 자여   하늘아래 독버섯같이 끈질긴 자여 이 땅우에 잔뜩 널린 개똥철학하는 자여 야랑(夜郎)이 속좁다 너 비웃질 마라 야랑은 한나라에 아무런 관심조차 없었건만 한무제(汉武帝)는 어이해 남이(南夷)에 사신을 또 보냈던가   세속의 명리란 이처럼 가소롭고도 헛되고 헛되고 헛된것들뿐ㅡ   묻노니 창공에 말없는 저기 저 로자(老者)* 하루종일 하늘을 가슴에 품고서도 여유만만함은 무슨 영문ㅡ 또 무슨 까닭?   초야에 뭇별을 다시 세여야 하리 지척에서 에밀레 둥근 종소리 둥기당기 가야금소리와 손을 잡고 어둠속에서 푸르게 푸르게 우뚝 우뚝 일어 서고 있다…   2013년8월26일   1**야랑자대(夜郎自大)ㅡ중국고대성어(古代成语)중 하나, 고증(考证)된바 이 말은 한서(汉书)중의  한편인 (西南夷两粤朝鲜传)에 기록된것임,기록에 따르면 한무제때 사신을 전(滇),즉 지금의 운남에 파견,당시 서남이전왕(西南夷滇王)이 한나라 사신에게 묻기를 이 말의 뒤끝에 고 기록돼 있음. 월은 지금의 광동성, 전은 지금의 운남성 2.도교(道教) 창시자 리이(李耳)를 가르킴  
2    첨성대 외2수 댓글:  조회:1997  추천:7  2014-01-23
첨성대 외2수   하늘을 알려거든 하늘이ㅡ 너무 멀고 가깝다고 손가락질하며 그렇게 탓하지를 마라 바늘 가는데 실 가듯이 흘러가는것이 세월이거늘ㅡ   이땅의 정기를 알려거든 땅을 뚜져 애매한 지렁이의 잔허리를 끊어 놓치를 말고 산 이마에 올라앉아 흘러가는 흰 구름과 잠깐 이야기 나누어보아라 소리치며 흐르는 강물이 왜 오늘도 저처럼 흐느껴 우는지를 ㅡ   큰 꿈에 야무진 생각 더욱 크게 될려거든 크게 생각해야 되고 담백한 량심에 가슴마저 활짝 열어야 하거늘 오늘도 군자는 마음속에 대나무를 심고 소인은 어둠속에서 칼을 갈고 있고나   나라와 민족의 흥망성쇠 범부인 내가 어찌 다 알랴만 퍼렇게  이끼 돋은 첨성대에 다시 올라서니 한무더기의 돌무지 눈물이 겨워 나 또 어찌하리?…   별 하나에 아픔 하나 별 두개에 근심 두개 오늘도 눈동자는 바람에 흔들린다…     무제   바람의 이름앞에 치마입은 구름이 앉아 있고 구름의 이마우에 번지없는 하늘이 또한 웅크리고 앉아있다 퍼렇게 멍이 든 세월의 나무잎사귀에서는 계속 물매미, 귀뚜라미ㅡ 숨이 넘어갈듯이 휘파람을 불고 신나게 달려가는 인생의 쌍두마차에는 오늘도 허다한 과객들만 있을뿐 주인은 결국 하나도 없다! 별 하나에 아픔 하나 ㅡ 별 두개에 근심 두개 ㅡ 초저녁 어스름 달은 거스름돈마저 말짱 챙기고 어둡고 침침한 누군가의 욕설을 피해 오늘도 어디로 갔는지 종적이 묘연하다… 명상57   외로운 섬 하나 두손에 꼬옥 움켜쥐고 이른 아침 태양이 조심스레 눈을 뜨고 파도가 갈매기 등에 업혀 눈부신 해살이 바다위를 통통통 뛰여셔 간다… 달마대사는 달을 보고 한숨을 짓고 원효대사는 해골바가지에 물을 떠 마시고 서산대사는 지팡이로 지나가는 어떤 나그네의 여윈 어깨를 또 내리치신다 주저없이 웃통을 벗고 허연 등을 드러낸다 선철은 모루우에서 매를 맞고서야 그릇이 되고 인간은 모진 아픔을 다 겪고나서야 비로소 사람이 됨을 조심스레 깨달아간다…
1    스타니파타* 댓글:  조회:2388  추천:5  2014-01-22
스타니파타*   어느 날 갑자기ㅡ 눈부시게 살찐 하늘아래 홀로 서서 여위디 여윈 키 큰 생각에 목이 또한 꽈악 메여   슬프도록 화려하고 낯설은 이 세상 풍경에 파르르ㅡ 파르르ㅡ 온몸에 톱날같은 전률이 찌르륵ㅡ 찌르륵ㅡ 흐를때   나는 한번 더 사정없이 무너지고 나는 한번 더 사정없이 부서지고 나는 한번 더 사정없이 망가지고 나는 한번 더 사정없이 자신을 낮춘다 한치의 오차도 용납없이 한치의 거짓도 용납없이 오직 진실을 일깨워주는 저 거울보다 맑고 더욱 넓은 하늘아래 내가 크면 또한 얼마나 크랴   천년을 부처님께 손발이 다 다슬도록 엎드려 빌고 또 빌고 만년을ㅡ 하루와 같이 기나긴 수행끝에서야 비로소 두루 인격이며 형체를 갖춘 이 몸   허나 나는 이젠 잘 안다 날개 잃은 비행이란 곧바로 자살과도 같은것임을 그리고ㅡ 가장 힘이 들때가 가장 성스러운 고비이고 가장 절망스러울때가 또한 가장 희망스러울때임을   이제 나는 선뜻이 허리를 굽혀 이 세상 모든 중생들을 다시금 상전 모시듯이 해야하리 이제 나는 선뜻이 허리를 굽혀 누군가의 발바닥아래 파지처럼 나뒹구는 나의 존엄마저 껄껄껄 웃으며 조심스레 주어들어야 하리   이 세상 진리란 깨닫고나면 너무나도 헐망한것 이 세상 섭리란 느끼고나면 너무나도 허무한것 이 세상 정의란 겪고나면 결국 종이장같이 너무나도 가벼운것 온갖 배반과 배신을 밥먹듯이 하는 이 세상 온갖 거짓과 살아가는 지혜가 란무하는 이 세상 관용과 관대보다 시기와 질투에 더욱 더 눈이 멀어가는 이 세상을   방울방울 소름이 돋는 하아얀 소금기둥 아픔이 벌떡벌떡 일어서는 년륜의 세찬 파도 심야의 푸른 종소리 령혼을 싣고 발걸음도 가볍게 저 하늘 저 끝으로   쩌렁쩌렁 메아리쳐 가고있다         2013년9월25일     주해; 팔만대장경중의 옛불경성서 나와 꽃   꽃을 심는다 꽃을 가꾼다 꽃을 느낀다 꽃을 배운다 산과 들에 활짝 핀 꽃을 마주서서 나는 하루종일 이 세상 온갖 근심 다 잊고 껄껄껄 웃고 또 웃는다   누군가의 오해를 받고서도 가볍게 웃어 넘길수 있는것은 수양*(修养) 크나 큰 억울함을 당하고서도 담담히 웃어 넘길수 있는것은 도량*(度量) 모해와 권모술수에 손실을 보고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껄껄껄 웃을수 있는것은 활달*(豁达)   모진 역경속에서도   찬란히 웃을수 있는것은 지혜*(智慧) 허다한 무가내속에서도 달관적으로 웃을수 있는것은 일종의 경계*(境界) 위험천만속에서도 태연히 웃을수 있는것은 자신*(自信) 조소와 경멸에도 시무룩히 웃을수 있는것은 대기*(大气) 배신과 배반앞에 씨익 웃을수 있는것은 소탈*(洒脱)   이제 나는 이 세상의 이름없는 꽃이 되여 비바람속에 우뚝 선다 천리향 노루오줌 애기똥풀 들국화,  민들레와 함께 그윽한 향기로 이 세상을 이야기한다   나는 이제 이름모를 꽃이 되여서야 비로소 꽃처럼 세상을 환하게 웃으면서 산다                2013년9월28일 우담바라(优昙婆罗)   뻐스가 허름한 산굽이를 에돌아 초라한 간이역에 묵직한 과거 하나 털썩 내려놓고 바람결에 휑하니 아무도 알수 없는 미래로 다시금 맨발로 달려간다 아침마다 소스라치게 깨여나는 어떤 성스러운 명상   어떤 우울한 뜨락에서는 저승과 이승의 이상한 꽃향기 맡던 녀승 하나가 어리석은 중생들더러 더 멀리 큰 절로 가라하고 문안으로 뛰여 들어오는 바람 문밖으로 뛰쳐 나가는 바람은 오늘도 항간에는 아무런 기척조차 없다   한 세상 정 들이고 배부른 황소의 게으른 생각으로 살아가야 할 한가한 취객마저 아님을 불쑥 깨달은 어느날 수줍은 얼굴에 파라랗게 돋아나던 순후한 웃음은 어느 해 어느 가을호수 어느 련꽃잎우에 점잖게 올라 앉아 계속 가위바위보로 이 세상을 이야기하려하고   육체의 지독한 향연은 이젠 거룩한 참회에 세월의 빈터에 반성의 그물을 얼기설기 늘여놓고서 가는 세월 오는 세월을 낙지며 오징어처럼 부지런히 낚아내고 있다 량심이 살아서 톡톡 튀는 둔탁한 목탁소리에   수좌승은 언녕 홀가분히 개울물에 깨끗이 손발을 씻었고 낯설은 기다림에 더욱 초조해지는 나의 하루일과는 오늘도 차거운 계절의 입김속에서 차거운 바람을 잉태하고 있다 마음의 빗장을 하루에도 수없이 열고 닫으며   우담바라는 드디여 절안 스님의  볼률이 굵직한 념불소리로 눈빛이 잔뜩 흐려있는 어지러운 달빛을 가벼운 손짓으로 조용히 법당에 끌어 들이고 있다… 2013년3월11일       어느 어두운 날의 꽃그림자   요란하게 어깨우에 쏟아져 내리는 해살 그 무게를 못이겨 마침내 땅이 꺼지도록 무너져 내리는 어떤 젊은날의 아침을 작살같이 꼿꼿한 인내의 작대기로 바로 세운다   훤칠했던 아버지의 굵직한 이마주름살 볼수록 유서 깊은 심성이 맑은 어떤 날 점심은 어느새 정성으로 다리미질이 깔끔히 끝났고 깊게 곬이 패인 어머니의 초라한 저녁한숨을 오늘도 조심스레 색깔이 노란 책갈피속에 끼워넣는다   이렇게 하루는 동에 번쩍 이렇게 하루는 서에 번쩍 이렇게 하루는 남에 번쩍 이렇게 하루는 북에 번쩍   아직 새파랗게 젊은 생각을 번개불에 후딱 굽고 점심에 잘 익은 생각을 빵과 와인으로 배포유하게 즐기고 저녁에 느긋한 새김질로 하루일과를 다시 소화한다 어느 날부터인가 무수한 생각이 생각을 잇고   차츰 그늘이 짙어가는 꽃그림자속에서는 찌르륵ㅡ 찌르륵ㅡ 살찐 풀벌레 한마리 분주히게 호각을 불며   코 막고 답답한 나의 인생을 그렇게ㅡ 손가락질하며 키득키득 웃고 있다   2013년9월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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