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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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가을 3 댓글:  조회:2244  추천:8  2014-11-04
가을(晚秋)   하늘이 터벅터벅 걸어 가방안으로 들어간다 산을 넘고 들을 지나 첨벙첨벙 개울물을 건너 파아란 동심 한잎 또옥 따서 두 손에 고이 받쳐들고 하아얀 홀씨 순진한 구름 입김으로 호호 불며 구수한 도토리향기 찾아 향긋한 머루다래 향기 찾아 싱싱한 땅꽈리 향기 찾아 혀끝에서 냠냠 맴도는 아름다운 말씀에 군침 꼴깍꼴깍 삼켜가며 모두가 슬며시 내 가방안으로 들어간다 할아버지도 가방안으로 들어가신다 아버지도 가방안으로 들어가신다 어머니도 가방안으로 들어가신다 사래 긴 추억 심장에 빼곡히 적힌 계절 가진것 하나없이 넉넉한 바람이 되여 감오의 풍만한 몸짓으로 몸을 흔들며 나도 잃어버린 고향을 찾아 멀리 멀리 까맣게 떠나간다.
130    걱정거리 댓글:  조회:2328  추천:3  2014-11-03
 걱정거리   아무렇게나 잘 씌여진 누군가의 4권 5권도 넘는 시집을 밤 늦도록 아무런 수확없이 아무런 감동없이 읽고 또 읽다가 찐한 하품끝에 눈물이 피잉 몹슬 놈의 조건반사ㅡ 문득 나역시 아무렇게나 써볼가 번개치는 생각 이거 큰 일났다 요즘 일용품들이 죄다 가격이 올랐는데 내 괜한 짓에 종이며 볼펜값마저 배로 훌쩍 뛰여오를가봐 걱정에 또 걱정ㅡ
129    사랑은 꽃물결우에 댓글:  조회:2073  추천:4  2014-11-03
 사랑은 꽃물결우에   사랑은 꽃물결우에 흔드는 나비   찰랑찰랑 와인잔에 살랑살랑 꼬리치는 유순한 아침-   사랑은 꽃물결우에 꿈 찾는 나비   파릇파릇 젊음이 너울너울 탈춤에 하루종일 노긋한 하루   오늘도 춤 추듯이 노래 부르듯이   아아 사랑은 꽃물결우에 잠드는 나비
128    3월, 춘하도(春夏图) 댓글:  조회:2305  추천:5  2014-10-22
  3월, 춘하도(春夏图)   아리아리ㅡ 동동ㅡ 스리스리ㅡ 동동ㅡ 쓰리쓰리ㅡ 동동ㅡ 두리두리ㅡ 동동ㅡ   춘향이 거품 물고 봄바람에 쓰러지오 3월이 얼굴 부벼가며 시내물 뽀얀 속살을 희롱하오 광한루에서 리도령이 커피잔에 봄을 타서 홀짝홀짝 마시오 위챗에서 방자가 향단이마저 바람이 났다고 카카오톡을 때리오 발 없는 소문들이 호랑이 등에 업혀 더욱 위세당당하오 거부기와 토끼 달래기하면 거시기하게 팔짱 끼고 쿡쿡 웃는 자는 누구일가요? 진돗개와 삽살개가 흘레하면 사랑일가요? 목적일가요? 어이없이 ㅡ 어처구니없이 진실과 거짓은 항상 칩거 아닌 동거 중ㅡ   살이살이ㅡ 동동ㅡ 눈이눈이ㅡ 동동ㅡ 손이손이ㅡ 동동ㅡ 발이발이ㅡ 동동ㅡ   3월이라 봄바람에 마음들이 싱숭생숭ㅡ 할일없는 싱겁쟁이들이 고전까지 뒤적뒤적이오 춘향이 치마 입고 다시 그네를 뛰오 리도령이 카메라 잡고 그 모습 찰칵찰칵 찍어대오 방자는 색바랜 화첩속 누군가의 뽀오얀 속살 훔쳐보며 흐물흐물 혼자 웃소 향단이가 풀어놓은 점심보자기에서 봄빛이 차츰 무르익소 향긋한 커피내음에 잠시 목이 메오…
127    부실한데 약이 없다 댓글:  조회:2627  추천:5  2014-10-19
부실한데 별다른 약이 없다   한 무데기- 또 한 무데기 부실한 인간들이 돌다리 두드려가며 무너질가 걱정한다 벌써 저 멀리 초연히ㅡ사라져버린 누군가의 뒤를 부지런히 따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둥둥 떠가는 시간속에 나도 있고 너도 있고 부모도 있고 자식도 있고 그렇게 근심 우에 또 근심, 그렇게 티끌 모아 또 티끌ㅡ 오늘도 마침내 비릿한 속사정속에서는 우뢰가 운다. 번개가 친다! 우르릉 쾅쾅 분노가 사시나무 떨듯이 부르르 몸을  떤다 참으로 부질없는 인생, 백년도 못 사는 우리네 삶- 개처럼 소처럼 정승처럼 명리에 목숨 걸고 아둥바둥 살아가는 너와 나 ㅡ 소리에 놀라지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않는 바람과 같이 부실한데는 별다른 약이 없다…
126    명상 32 댓글:  조회:2089  추천:6  2014-10-18
명상 32   ㅡ무승자박ㅡ   보이지 않는 사슬로 자신을 꽁꽁 묶는다   팔 다리 목 이 구석 저 구석 어느 한곳 빠짐없이 꽁꽁 묶는다   숨이 차다 숨이 마렵다 숨이 가쁘다 숨 쉬기조차 어렵다...   세상이 온통 빨간 색이다 세상이 온통 파란 색이다 세상이 온통 노란 색이다 세상이 온통 하얀 색이다   날이 선 집게로 한가닥 한가닥씩 서슴없이 끊어낸다 깨닫고 나서야 비로소 천하의 공자님마저 결국 어울려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쳤음을 비로소 깨닫는다   이 세상의 가장 미련한 곰처럼ㅡ 이 세상의 가장 겁 많은 사슴처럼ㅡ     자화상 1   아무도 없는 곳에 잠시 마음의 짐 내려놓고 그 높이 그 너비 그 길이 그 면적을 손으로 재고 또 재여 봅니다   아무리 재고 또 재여 보아도 알수조차 없는 그 깊이 허무한 생각이 생각을 딛고 추억의 늪에서 하루종일  허덕입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 잠시 삶의 무게 내려놓고 그 둘레 그 체적 그 덩치를 눈으로 가늠하고 또 가늠해봅니다   아무리 기억에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살아온 하루 하루가 이제는 꿈인지 생시인지 생소하고 아름찬 이 세상   바람이 리유없이 나의 옹근 젊음을 따가운 해볕아래서 하루종일 안고 놀다가 바람이 리유없이 나의 옹근 련민을 부드러운 살갗인양 만지고 부비고 억수로 한번 더 소란을 피우다가 바람이 리유없이 나의 옹근 추억을 입김으로 훌쩍 과거에로 날려버립니다  허전한 생각들이 어느새 락엽이 되여 골목길에 나뒹굴고 울적한 생각이 어느새 안개가 되여 되돌아 갈길을 가로막고 처연한 생각이 어느새 첨벙첨벙 강을 건너섭니다   가는 길은 언제나 익숙하고 너무나도 생소합니다 뒤돌아보면 지천명의 고개너머 좌우명이 산이 되여 언제나 한 자리에 우뚝 서 있습니다 다  비우고 비로소 나는 슬며시 혼자 웃습니다... 우리네 말 우리네 글   무릇 이쁘다 사뭇 즐겁다 가진것없이 넉넉한 우리네 말 우리네 글   금을 줘도 이젠 안 바꾼다 세상을 다 줘도 이젠 더는 못바꾼다   볼수록 정이 가고 볼수록 륜곽이 또렷한 조상의 그윽한 향기 전파가 되여   가슴에서 가슴으로 마음에서 마음으로 대를 이어 젊은 피 끓는다   용암이 되여 마침내 세상에 넘쳐 흐른다…
125    해탈 6 댓글:  조회:2329  추천:5  2014-10-10
 해탈 6   나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소중한것들과 나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귀중한것들과 나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하찮은것들과 나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비겁한것들이   오늘날 나의 크나 큰 바램이 되고 오늘날 나의 크나 큰 기대가 되고 오늘날 나의 크나 큰 저주가 되고 오늘날 나의 크나 큰 미움이 되여   가슴이 짠하게 알싸ㅡ한 이 하루는 가슴이 짠하게 무거ㅡ운 이 하루는 가슴이 짠하게 쓰라ㅡ린 이 하루는 가슴이 짠하게 찢어지는 이 하루는   마침내 허다한 거짓과 허다한 진실속에서 마침내 허다한 맹세와 허다한 다짐속에서 마침내 허다한 유심과 허다한 무심속에서 마침내 허다한 전률이 허다한 각오가 되여서야   나는 비로소 우울한 현실속에서 천천히 깨여난다 나는 비로소 초라한 부름속에서 서서히 깨달아간다 나는 비로소 하루살이로 부끄러운 인생을 더는 살지 않고 나는 비로소 한구멍만 열심히 파는 두더지가 된다   한번뿐인 쓰라린 인생 어찌 좋아서만 살랴 한번뿐인 쓰라린 인생 어찌 싫어서만 살랴 한번뿐인 쓰라린 인생을 나는 부처가 되여 옷깃을 스치는 인연에 빙그레 웃고있다  백두산 1   실어증 걸린 환자다 이제는 기억에조차 가물가물한 마지막 한장 남은 체통을ㅡ   끝까지 꿋꿋이 지켜가려는 이 세상의 량반다운 량반이다! 마주서면 자꾸 눈물이 난다 눈물이 솟구친다 할말을 잃는다 할말이 없다 아예 할말을 버린다 누군가 씹고 뱉은 껌을 다시 씹고 있다는 그런 역겨운 생각에   이쪽에서 장백산이라 부르고 저쪽에선 백두산이라 부른다 그 사이를 오도 가도 못하고 바람에 서성이는 미인송이 넋으로 손짓하며 우리를 오라고 오라고 또 부른다 무제1   인생은 무죄(无罪)ㅡ 삶ㅡ은 무제(无题)ㅡ 제목마저 없다는것은 이젠 아무런 바램마저 없다는것이다 아무런 바램마저 없다는것은 이젠 아무런 갈망마저 없다는것이다 아무런 갈망마저 없다는것은 이젠 아무런 갈증마저 없다는것이다 아무런 갈증마저 없다는것은 이젠 아무런 기대마저 없다는것이다 아무런 기대마저 없다는것은 이젠 아무런 미련마저 없다는것이다 아무런 미련마저 없다는것은 이젠 아무런 소원마저 없다는것이다 아무런 소원마저 없다는것은 이젠 아무런 체념마저 없다는것이다 아무런 체념마저 없다는것은 이젠 아무런 아픔마저 없다는것이다 아무런 아픔마저 없다는것은 이젠 아무런 신념마저 없다는것이다 아무런 신념마저 없다는것은 이젠 아무런 개념마저 없다는것이다 아무런 개념마저 없다는것은 이젠 아무런 원망마저 없다는것이다 아무런 원망마저 없다는것은 이젠 아무런 후회마저 없다는것이다 아무런 후회마저 없다는것은 이젠 마침내 지루하고 허황한것들을 다 버리고 진실한 자아를 찾아서 멀리  떠난다는것이다 제목도 없이 나는 매일 이렇게 해피엔딩같은 기나 긴 자서전을 쓰고 또 쓴다
124    인생 3 댓글:  조회:2705  추천:9  2014-10-05
 인생 3   녹음버튼을 누른다 새소리ㅡ 바람소리ㅡ 별 흐르는 소리... 아무런 려과없이 가슴에 흘러든다   삭제버튼을 누른다 컹-컹- 멋없이 개 짖는 소리 스르륵 스르륵 뱀이 기여가는 소리 죽은 쥐 사체에서 벌레들이 우글거리는 소리 거침없이 삭제한다   다시금 재생버튼을 누른다 새 소리ㅡ 바람소리ㅡ 별 흐르는 소리 달 구으는 소리 마침내 아름다운 멜로디가 방안에 가득 넘쳐 흐른다... 2014.10.5.
123    산이 나를 먹고 노래 부르네 댓글:  조회:2986  추천:8  2014-09-29
산이 나를 먹고 노래 부르네 산이 내 옷을 입고 내 모자 쓰고 내 장갑 끼고 내 신을 신고 내 목도리 살짝 두르고 봄이 오는 길목에서 나를 먹고 노래 부르네 잔잔한 풀씨며 모래알이며 까칠한 잣송이며 구름이며 바람 아직 너무 손이 시린 개울가에서 갈증을 푸네 별이 판들거리네 달이 한들거리네 눈이 펀들거리네 손이 짤깍거리네 저 푸르른 바다물을 누가 조그마한 어항속에 가두어놓았는가? 시간이 유유히 흔드는 지느러미ㅡ 산은 나를 입고 나는 산의 하얀 피 빨간 살을 다 파 먹고 드디여 장성한 모습 유감없이 이 세상에 다 보여주네 개구장이 달빛이 풀잎에 손을 베고 또 혼자 풀썩 웃네 나는 지게에 가벼운 산을 걸머지고 서러운 내 고향마을 다시 찾아 떠나가네
122    언어의 달 댓글:  조회:2674  추천:12  2014-09-25
 언어의 달   바다위를 걷는다 금이 간 유리장이 짱짱 깨여진다 바다속 괴물들의 멀건 속살이  다시금 비죽비죽 제 모습을 드러낸다 꽉  움켜 쥔 두 주먹과 부르르 부르튼 내 작은 심장과 어느새 반쪽이 된 얼굴, 하늘에서 누군가의 커다란 입술이 대붕이 되여 세상 이 끝에서 세상 저 끌으로 훨훨 날아다닌다 한결 성질이 까칠해진 모래산이 못난 새끼오리들의 신 들린 울음소리를 고스란히 등에 업고 뼈속까지 시린 저주의 개울물을 조심스레 건너선다 달빛이 와르르 모래밭에 쏟아져 내린다 별빛이 와르르 내ㅡ곁에 쏟아져 내린다 수많은 사연과 수많은 하소연들이 허무와 진실의 척박한 텃밭에서 지지리도 못나고 어리석게 또 저 혼자 얼굴 가리고 숨바꼭질이 한창이다 잃어버린 세월이 겉옷을 훨훨 벗어 내친다 한결 부끄러운 속살이 황당하게 바위우에 무더기로 쏟아져 내린다 불안한 인심과 금이 간 인정의 얇은 유리창이 더욱 요란스레 탁탁 깨여지고 있다 오늘도 하늘과 땅 사이에는 의연히 부처님의 거룩한 얼굴만 있을뿐 아직 손발은  없다 누군가의 구겨진 가슴에서 풀어내는 한 오리 념불에서마저 애수가 철철 넘쳐 흐른다 고백의 미학에는 언제나 이렇게 그 깊이를 알수 없는 우물이 너무 깊고 시름겨운 쪼각달이 오늘도 할말을 죄다 잃고 제 갈길을 조심스레 재촉하고 있다…     언어의 별   할말을 잃고 할말이  없을때면 아예 아수라장의 아수라들과 지옥의 숱한 허깨비들과 마주서서 그냥 두눈을 껌뻑 거린다 죽음의 싸늘한 린불속에서마저 찬란한 부처님의 밝은 미소 개인 날일수록 우리들의 사상은 서로가 서로를 미련없이 바라보는것만으로도 마냥 행복하고   안타깝게 찌뿌둥하고 잔뜩 흐린 날일수록 내 여윈 가슴속에서는 한줄기의 현기증이 울렁거린다 무언의 교감에는 언제나ㅡ 언어의 쇠사슬이 꽁꽁 묶여 있다 삶은  하많은 사연을 하아얀 원고지에 한자 두자 또박또박 정성스레 적어넣는 일ㅡ 이 밤도 갈대는 어둠속에서 뚝뚝 눈물을 흘리고 어둠은 뻐꾸기울음소리  고스란히 등에 업고 첨벙첨벙 냇가를 건너 뚜벅뚜벅 내곁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받는 언어는 곧  저 밤하늘의 찬란한 뭇별마저 목이 메여 묵묵히 되 삼켜가는 뼈 저린 침묵뿐임을 조심스레 조금씩  깨달아간다…   언어의 구름 하늘이 너무 야위여 갈비뼈가 어룽 어룽 하다 바람이 귀속말로 산에게 보약 한첩 부탁해보라고 쏙닥 거린다 구 름 이 말없이 주르륵 눈물 흘 린 다 11월 동구밖 느티나무아래에 홀로 기대 서면 매서운 칼바람속에 불쑥 엄마생각이 또다시 왈칵 난다... 언어의 장벽 오늘도 나는 차마 못 볼것을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다시 쳐다 본다  유치하고 알량한 거짓말은 어느 사이 포장이 잘 되였고 진실은 거지 발싸개처럼 두엄무지우에 사정없이 버려지는 이 세상 노름꾼 사기꾼 낚시꾼 정치꾼 애인 정인 소인 시정잡배ㅡ 어느사이 목구멍까지 골똑 올라 온 바른 말을 슬며시 배속에 다시금 꿀꺽 되 삼켜 가는 나는 이젠 이 세상 지체장애인이 아닌 일급 지체장애인 벙어리 랭가슴 앓듯이 선악 이원의 심각한 절규에도 두 눈을 꼬옥 감고 나는 지금 명철 보신중 ㅡ 인간이였기에 그냥 사람인 너와 사람이였기에 그냥 인간인 나와 하루종일 마주서 있는 담벽마저 너무 괴롭다 손,팔 목,다리 이목구비가 제법 뚜렷한 너는 누구? 나는 누구? 오늘도 나는 차마 못 볼것을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다시금 그렇게 넋없이 쳐다보며 조금씩 조금씩 할말을 잃어가고 있다...
121    감자2 댓글:  조회:2754  추천:10  2014-09-23
감자 2   때가 되면 굳이 천국도 지옥도 가리지를 않는다   한치의 땅 한치의 가슴 선뜻이 열고 싱그러운 이파리 싱그러운 줄기로   날마다 달마다 해마다 맑은 하늘을 마신다 맑은 이슬을 마신다 팔 다리 목 이목구비 없이도 토실토실 잘 살쪄 오른 좌우명 하나 두손에 받쳐 들고   이 세상 부유한 집, 이 세상 가난한 집, 어느 한 집ㅡ 빠짐없이 골고루 찾아 떠난다... 봄이 되면 사랑마저 흘레마저 깡그리 삭제한체 온몸이 파릇파릇 눈이 되여 땅속에서 어둠속에서 찾아 헤매는 노오란 꿈... 다시금 겨울이면 언 손에 호호 입김 불어가며 고독을 달랜다    세월앞에 무릎을 꿇고 1   너무 가슴이 시리고 마음이 울적한 날이면 가세요 고향으로ㅡ 혼자라도 그렇게 얼른 고향으로 떠나가세요 가다가 지난 세월 너무 너무 서러웁거들랑 얼른 짧은 메세지 한토막이라도 찍어주세요 내 비록 깨달은듯 아둔하긴 하지만 훈훈한 고향인심 못잊어 날마다 달마다 해마다 밤마다 목이 메여 혼자 울고 웃는답니다 이제는 아는 이조차   하나 없는 낯설은 고향에서 가슴마저 서늘하거들랑 채팅은 아니더라도 짧은 전화 한통이라도 얼른 주세요 내 그대 걸걸한 목소리에 내 고향 밝은 달이 머리속에 떠올라 이 한밤 어김없이 또 혼자 지새울겁니다 그대마저 떠나버린  이 큰 빈 자리 나혼자 외로웁습니다 고향의 뒷산에서 스러진 꽃장대 그러안고 구슬피 우는 이 누구? 하아얀 민들레 한 송이 손에 꺾어 들고 긴 추억 하얀 그리움에 땅이 꺼지게 한숨 짓는 이 또한 누구? 무상한 세월앞에 깊숙히 고개 숙입니다 무상한 세월앞에 털썩 다시 무릎을 꿇습니다 이제 우리 어느 하늘아래 어느 곳 어느 시절 어느 장소에서 다시 만나 개구장이 그때처럼 명랑하게  웃고 떠들어야 할지? 그 시절이 눈물이 나게 너무 너무 그립습니 다...   세월앞에 무릎을 꿇고 2   웬 ㅡ 허둥댐이뇨? 마음이 급해 이 가을에 또다시 갈길을 잃고 허덕인 다!   소태같이 쓴 웃음이 어느덧ㅡ 낟가리처럼 텅 비여버린  쪽빛 가을 하늘을 그예 트럭에 실어 머ㅡ얼ㅡ리ㅡ 추억속으로 실어보낸다   실속없이 서러웁고 슬프기만 한 우리네 흘러간 옛노래가락이 개울을 지나 가람을 건너 내 집문턱을 기어이 기웃거리면 무상한 세월앞에 털썩 무릎을 꿇는다   믿자! 이가을에ㅡ 아직 남은 내 여생의 또 다른 풍요로운 삶을 위하여ㅡ   사뭇 뼈에 사무치게 그리웠던 긴 여운들이 오랜만에 허다한 잡념들을 누렇게 색 바랜 바람벽에 이상한 그림을 조심스레 락서하고 있다...     세월앞에 무릎을 꿇고 3   작아진다 작아진다 오늘도 어김없이 작아진다 나는 왜 세월 앞에서 형체를 잃고 자꾸  작아져야만 하는가?   멀어진다 멀어진다 끊ㅡ임ㅡ없ㅡ이ㅡ 멀어진다 나는 왜 자꾸 네 옆에서 그렇게 끊임없이 멀어져가야만 하는가?   언제나 다가서면 잡힐듯 말듯 항상 풋풋한 미소로 나를 부르심이여ㅡ   예까지 에돌아 온 산은 얼마? 눈물의 강 건너선게 얼마인데 어느새 귀밑머리에는 하아얀 서리ㅡ     세월앞에 무릎을 꿇고 4   흰수건에 무명모시 하얀 코신 살짝 받쳐신고 무거운 세월 무거운 방아 두발로 엇갈아 스리슬쩍 들어 올리며   쿵더쿵 쿵더쿵 살을 찧던 엄마의 이야기가 쿵더쿵 쿵더쿵 뼈를 갈던 아버지의 이야기가   이제는 너무 그립습니다 이제는 뼈저리게 너무 너무 아쉽습니다 그때가 그리워 방아간 참새는 오늘도 구슬피 울고   살아온것만큼 깨달아가는 진부한 사실앞에 고개를 숙입니다 주저없이 털썩 무릎을 꿇습니다   묻노니 강산에 저 빈뜰에 하얀 그림자는 어느 시절 어느 누구 살다 간 흔적인가?   어머니 이야기는 오늘도 나의 슬프디 슬픈 시가 되고 아버지 이야기는 나의 소설이 되여 강처럼 출렁출렁 하염없이 먼곳으로 흘러 흘러 갑니다    
120    [가사] 오직 너만을ㅡ 댓글:  조회:2285  추천:3  2014-09-18
[가사] 오직 너만을ㅡ  사랑해ㅡ 사랑해ㅡ 너만을 사랑해ㅡ 좋아해ㅡ 좋아해ㅡ 너만을 좋아해ㅡ   연변의 산, 연변의 강 연변의 구름, 연변의 진달래는 아버님의 그리움   장백산 천지 미인송 압록강 두만강 송화강은 어머님이 흘리신 눈물   이 생명 다 하는 그 날까지 이 심장 멈춰서는 그 날까지 죽도록ㅡ 성가시도록ㅡ   사랑해ㅡ 사랑해ㅡ 오직 너만을 사랑해 좋아해ㅡ 좋아해ㅡ 오직 너만을 좋아할래   그리워서 다시 손 잡아본다 웅위로운 장백산아 서러워서 다시 마주선다 누님같이 도고한 미인송아   천지물에 손을 깨끗이 씻고 온천물에 마침내 뜨거운 눈물 보태여 주는 나는 자랑스런 장백의 아들 ㅡ장백의 딸 ㅡ   사랑해 사랑해 하늘만큼 땅만큼 좋아해 좋아해 죽을때까지 너만을 좋아할래
119    나는 도리깨 아들인가? 댓글:  조회:3237  추천:18  2014-09-15
나는 도리깨아들인가?   1   나는 안다 그-  밑도 끝도 없는 정체의 혼란 을ㅡ   나는 안다 그- 처절히 부서지는 괴로움을- 서러움을- 원통함을-   허나 아파도 참아야 하리 다시금 외로움에 다시금 괴로움에 다시금 서러움에 몸이 바들바들 떨리고 손발에 입술이 갈기 갈기 다 갈라터지도록 이를 악물고 마냥 참고 견뎌여야만 하는 나는 도리깨 아들인가? 나는 그예 도리깨아들인가?   2   온몸을 하늘 높이 쳐들었다가 아무런 주저없이 맨땅에 주저없이 골받이 한다   윙-윙- 바람에 목이 메여 하루종일 울면서도 더욱 힘차게 남을 두드려야만 하는 숙명   다섯 손가락으로도 모자라 여섯 손가락으로 막아보는 그 진한 아픔 잔등에 손등에 가슴에 시퍼렇게 피멍이 다 들도록 골수까지 흘러드는 고통으로 가쯘히 가려놓은 낟알과 쭉정이   그 모든 결과마저    마침내 혼자서 감내하기엔 너무나도 지치고 슬픈 하루 또ㅡ 하루-   어지러운 오명에도 루명에도 언제 한번 단 한마디 변명조차 없이 때가 되면 도리깨 집을  떠나 산산히 부서진 몸으로   헐망하게 허망하게 두엄무지우에 버려져 가는 나는 도리깨 아들인가? 나는 그예 도리깨 아들인가?   3   할아버지 대에도 그런 의문이 있었다 아버지 대에도 그런 의문이 있었다 나에게도 그런 의문이 있다 나는 누구의 할아버지이고 나는 누구의 아버지이고 나는 누구의 아들이고 나는 누구의 손자인가? 가족은 꼭 피를 나누어서가 아니라 아픔도 슬픔도 설움도 배고픔도 함께 나누는것이 가족이거늘   오늘은 이 몸이 집을 떠나 두엄무지로 가지만 결코 부모형제 고향을 버리는것이 아니기에 추억에 畏敬에 전설이  운다     4   오늘도 하루종일  도리깨가 윙윙 운다 오늘도 하루종일 도리깨가 윙윙 날린다 하늘이 어느새 시퍼렇게 멍 들어 있다 잠결에서마저 전해듣는 어머님의 흥겨운 흥부박 타령ㅡ 이제는 기억에서조차 까마아득ㅡ  잊혀져 버린 도리깨아들은 아직도 손발이 아프기나 할가? 가슴이 미여지도록 오래동안 내내 멍멍하기나 할가?
내 이름엔 차가운 내 가슴 따뜻이 어루만져 줄  손발이 아직 없다     별이 흐른다   시내물에 손을 씻고 촐랑촐랑  바다로  흘러간다   구름과 손을 잡고 바람과 왈쯔를 추며 바보처럼 술렁술렁 내내 몸을 내흔들다가   솔새처럼 살랑살랑 내곁에 다가와   부드러운 손으로 톡톡 내 어깨위의 먼지마저 털어주다가   빈 마당을 설렁설렁 걸어서 아득히 멀리로 스멀스멀 사라져 간다.     언제부턴가 내 이름엔   자음, 모음이 없다 병음(拼音)도 없다   그저 단 한마디ㅡ어이ㅡ 이웃집 강아지 부르듯이   누가 나를 그렇게 부르면 내 이름은 마침내 비릿한 휘파람 불며   천국의 계단 지나 지옥의 담장을 훌쩍 뛰여 넘어   아무도 없는 벌판에서 목놓아 말 달린다   나는 이제 웃어야 하는가? 나는 이제 울어야 하는가?   내 이름엔 차가운 내 가슴 따뜻이 어루만져 줄-  손발이 아직 없다...  내 이름엔 차가운 가슴 어루만져 줄 따뜻한 손발이 아직 없다     별이 흐른다   시내물에 손을 씻고 촐랑촐랑 흘러간다   구름과 손을 잡고 바람에 왈쯔를 추며 흔들먼들 흘러간다   바보처럼 술렁술렁 내내 몸을 내흔들다가   솔새처럼 살랑살랑 내곁에 다시 다가와   부드러운 두 손으로 톡톡 내 어깨위의 먼지 털어주다가   아쉬운듯이 고향집 빈 마당을 설렁설렁 걸어서   아득히 멀리로 스멀스멀 사라져 간다.     언제부턴가 내 이름엔   자음 모음이 없다, 더우기 병음(拼音)도 없다   그저 단 한마디ㅡ어이ㅡ이웃집 강아지 이름  부르듯이   누가 나를 그렇게 부르면 내 이름은 마침내 비릿한 휘파람 불며   천국의 계단 지나, 지옥의 담장을 훌쩍 뛰여 넘어   아무도 없는 벌판에서 한동안 목 놓아 말 달린다   나는 이제 웃어야 하는가? 나는 이제 울어야 하는가?  내 이름엔 차가운 가슴을 따뜻히   어루만져 줄 손발이 아직 없다     고향집 저승사자가 싱글벙글 하루종일 웃는다! 마주서서 시퍼렇게 낫을 갈다 덥썩 문고리 잡는 바람 섬찟하게 손을 베고 불쑥 마당에 들어서는 달빛 내가 무슨 죄를 그리도 많이 지었길래 기어이 당신을 따라 가야만 합니까   우왁스레 백양나무 우듬지   부여잡고 한사코 다시금 일어서려고 안깐 힘 쓰는 오두막집 한채   먼 우뢰속에 질펀히 깔려 몸부림치는 까아만 추억 한장ㅡ  
117    세한략도(世寒略图) 3 댓글:  조회:3756  추천:8  2014-09-08
세한략도(世寒略图) 3   부처도 하루살이 예수도 하루살이 알라도 하루살이 마귀도 하루살이 사탄도 하루살이 신앙이 무거우면 삶이 짐이 된다 불자심야(佛者心也) 마자심야(魔者心也) 정법심야(正法心也) 말법심야(末法心也)   헛것에 두눈을 팔지를 마라 두눈에 어지러운것이 보이면 심안(心眼)마저 어지럽고 세상의 가장 선하고 깨끗한것 골라 보노라면 마음은  마침내 청정한 거울이 된다   뜬 구름처럼 가벼운 말은 삼가하고 시야비야 남과 다투지도 마라 심평측정법구주(心平则正法久住) 심미측말법즉현(心迷则末法既现) 선자호념(善自护念) 심불불이(心佛不二) 일념지차(一念之差) 심마불원(心魔不远)   나는 날마다 달마다 해마다 날름날름 나를 삼키고 있다 나는 나를 나름대로 료리해 먹고 나는 나를 나름대로 지렁이 밟듯 짓밟고 나는 나를 나름대로 꽃 피우며  밝아올 새 날에 눈동자 꾹꾹 찍어가며 하이에나처럼 슬픈 현실로 조심스레 다가서고 있다.. 명상 27     길이 아니면 에돌아 가야 하리!   뜻 없는 곳에 길이 있을수 없고   꿈 없는 곳에 자비가 있을수 없다   지혜의 기초는 무엇인가?   지혜의 기초는 인연이다   인연은 또다시 조건론이며 관계론이며   인연이 없으면 우리에게 남는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물은 고립된것도 아니며   독자 존재하는것도 아니다   이 세상에 우리들의 운명을 지배하는   조물주같은건 아예 없다   북을 만들려면 나무와 가죽이 필요하고   피리를 만들려면 참대가 있어야 하며   거문고를 만들려면 또한 현(弦)이 있어야 한다   인연이 떠나면 모든것이 멸한다   우주의 성진산하대지(星辰山河大地)도   작게는 세포,원자,분자로   이루어진 인연들임을   비로소 깨닫는다   오늘밤 명상에는 꿈자리가   더욱 상서롭다 명상 29     시간이 세월속에 찰칵찰칵   긴 오열을 터뜨린다     하늘은 하루해를   눈물로 작사하고     바람은 파란만장한 한생을   노을에 빨갛게 피 토하며 노래 부른다     이 세상 오가는 길엔   부처님외에 아무도 아는 이 없다     무지개 사뿐 딛고   도솔천에 살짝 날아 오른다     가진것 하나없이 넉넉한 나는   마침내 보살이 된다     서천에서도 해는 여전히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 .  
116    하늘을 마시자 댓글:  조회:3103  추천:13  2014-09-01
 하늘을 마시자   이 가을에 독한 술이 아닌 하늘을 마시 자   손 닿으면 내 손마저 파아랗게 물이 들것만 같은 티없이 맑고 깨끗한 하늘   그런 가을 하늘아래 오롯히 모여서면 나는 어느새 꿈 많던 동년시절로 되 돌아 간다     통통한 속을 홀쭉 파내여 꽈르륵ㅡ 꽈르륵ㅡ 신나게 꽈리 불던 금옥아 딱지치기에 목숨걸고 희뽀얀 먼지속에서 씩씩대던 철이야 광이야   이제는 바싹 마른 명태같이 쪼글쪼글 볼품조차 없이 폴싹 늙어버린 연희야 신애야 어느새 누군가의 할아버지가 되여 마주서면 꺼무룩히 담배부터 권하는 정욱아 달천아   사람이였기에 인간이였던 너와 인간이였기에 사람이였던 나와 이 가을에는 모든 시름 모든 걱정 다 벗고 만나면 권커니 작커니 하는 독한 술이 아니라 공원의 벤취우에 나란히 모여 앉아 파아란 가을 하늘을 마음껏 마시자   그저 그렇고 그런 우리들의 인생이지만 아직도 누군가의 눈굽에서 찰랑대는 그리움 이제라도 남은 여생이나마 아직 뜨겁게 아직 도도하게 물처럼 불처럼 그렇게 살자   이가을에 독한 술이 아닌 하늘을 마시자! 파아란 하늘을 빈잔에 골똑 채워 양주처럼 각테일처럼 홀짝 홀짝 신나게 마시자!  하늘을 마시자   하늘을 마시자! 이 가을에- 독한 술이 아닌 하늘을 마시자! 손 닿으면 내 손마저 파아랗게 물이 들것만 같은 티없이 맑고 깨끗한 하늘- 그 가을 하늘아래 오롯히 모여서면 나는 어느새 꿈 많던 동년시절로 되 돌아 간다!    통통한 속을 홀쭉 파내여 꽈르륵ㅡ꽈르륵ㅡ 신나게 꽈리 불던 금옥아 딱지치기에 목숨걸고 희뽀얀 먼지속에서 씩씩대던 철이야, 광이야   이제는 바싹 마른 명태같이 쪼글쪼글 볼품조차 없이 폴싹 늙어버린 연희야, 신애야 어느새 누군가의 할아버지가 되여 마주서면 꺼무룩히 담배부터 권하는 정욱아, 달천아   사람이였기에 인간이였던 너와 인간이였기에 사람이였던 나와 이 가을에는 모든 시름 모든 걱정 다 벗고 만나면 권커니 작커니 하는 독한 술이 아니라 공원의 벤취우에 나란히 모여 앉아 파아란 가을 하늘을 마음껏 마시자   그저 그렇고 그런 우리들의 인생이지만 아직도 누군가의 눈굽에서 찰랑대는 그리움 이제라도 남은 여생이나마 아직 뜨겁게 아직 도도하게 물처럼 불처럼 그렇게 살자   이가을에 독한 술이 아닌 하늘을 마시자! 파아란 하늘을 빈잔에 골똑 채워 양주처럼 각테일처럼 홀짝 홀짝 신나게 마시자!
115    조선 댓글:  조회:3310  추천:15  2014-08-29
조선 아득한 옛날에 나는 벌써 너였다 불도 아닌 물도 아닌 활도 아닌 칼도 아닌 호랑이 곰 승냥이 너구리 사슴가죽을 어깨에 허리에 용사처럼 내두르고 닭털을 꿩털을 봉황의 깃으로 선뜻이 머리에 꽂아버린 나는 김씨였다 최씨였다 5000여년 500여번의 지루한 륜회에도 나는 정씨였다 허씨였다 한 백년 더 산다고 내 성이 왕씨가 되랴? 자작나무를 마주서면 나는 눈굽이 하아얘진다 갈꽃을 마주서면 나는 마침내 백두산을 우러러 하얗게  고개 숙인다 길손 없는 력사의 주막집에 가끔 들려 부엌데기 고구려를 양푼에 담아놓고 신라 백제 고려의 자잔한 뼈와 가시들을 알알히 골라낸다 뼈와 가시는 고를수록 많아진다 그러나 일찍 조루증에 걸린 조선은 어느새 고물이 되여 내뒤에 병풍뒤에 조용히 선다 흔적(痕迹) 밤부엉이 긴 칼을 뽑아들고 슬금슬금 내곁에 다가선다   보이지않은 거대한 몸뚱이- 바람이 칼을 맞고 뚝뚝 피를 흘린다 하늘에 둥둥 떠 있는 누군가의 우렁우렁한 말씀과 멍멍 개 짖는 소리와 차츰 요란해지는 풀벌레 울음소리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고향집에 들려 나는 화안히 초불을 켜들고 깨여진 거울쪼각을 어두커니- 하염없이 다시금 들여다 본다 너무 환해 기절할 것만 같은 어머님의 밝은 미소 내 목으로   칭칭 와 감기는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청량한 피리소리 추억이 엄벙 덤벙 옷고름을 다시 푼다...
114    된장국 댓글:  조회:2986  추천:12  2014-08-27
된장국   세월이 흘러흘러 소금이 된다 간장이 된다 된장이 된다   아직 짠맛을 잘 모르는 시래기와 풋풋한 야채와 산나물을 살짝 데쳐 소금 뿌리고 간장 뿌리고 된장까지 조금 넣어 곱사귀에 보글보글 끓이면 우리들의 눈물과 우리들의 바램과 우리의 정서에 알맞게 마침내 알싸한 된장국이 된다   된장국 한 그릇을 이밥,김치와 함께 후룩후룩 떠 마시고 속이 시원하다 함은 우리들의 삶이 소금에 간장에 된장에 어혈이 스르르 풀리는 소리 ㅡ   나는 날마다 하늘을 마신다 하늘을 마시다 지치면 다시금 세월을 마신다 그렇게 세월의 짠맛속에 나는 차츰 길 들어 간다
113    긴 하루 댓글:  조회:2849  추천:9  2014-08-27
긴 하루   참으로   화창한 봄날입니다 어머니  하-아 -    너무 슬프고 가슴이 미여지도록 참으로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   두르릉 두르릉 훨체어는 아니더라도 덜커덩 덜커덩 소달구지에 곱게 앉아 삼천리 꽃구경에 자꾸 목이 메이는 저 이름 모를 멧새들과   이제는 보기만 하여도 눈물이 줄줄 흐르는 산과 땀 베인 삼베적삼과 익숙한 들과 그리고 마침내 으헉 어으헉... 흐느껴우는 내 고향 동구밖 하얗게 눈부신 흰 구름과 아버지의 피가 설설 끓는 그 둥근 퉁소소리속에서   어메 이걸 어쩌나 네 간장 내 간장 도리동동 애간장  다 태우시다가 넌짓이 슬며시 옷깃에 눈굽 국꾹                                                          마침내 크나 큰 울분 왈칵 왈칵 각혈 쏟으며 빨갛게 얼굴이 붉어지는 앞산의 진달래 뒷산의 진달래 그 그윽한 꽃향기속 에서ㅡ   참으로 서러운 그 하루와 참으로 어여쁜 그  하루와 참으로 고단했던 그 하루가 이제는 너무 그립습니다 어머니 오늘하루 웬일인지 자꾸 눈물이 납니다 멍하니 긴 하루가 차마 꿈에도 너무 너무 그립습니다...
112    어혈(淤血) 댓글:  조회:2722  추천:6  2014-08-25
어혈(淤血)    누가 내 작은 가슴을 자꾸 란도질 해대는 가? 누가 내 작은 가슴에 자꾸 자그마한 무덤 하나 심어놓는 가?   사랑은 약(药) 행복은 독(毒) 추억은 아름다운 칼(刀)   돈은 무엇인가 돈은 이 세상 모든것의 시작이자 끝- 명예 ,폭력 분노, 사랑 질투 ,증오 복수, 죽음   날마다 달마다 해마다 나는 열두번 죽었다가 열두번 다시 깨여나도 이제 알다가도 모를것뿐   사랑에 목 매달고 고스란히 굶어 죽지를 마라 돈때문에 목이 메여 인정을 팔고 사지를 마라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 료나라 금나라 청나라   고조선 부여 신라 백제 고려 조선까지 너는 나- 나는 너- 너는 내꺼- 나는 너꺼- 결국 한송이 꽃을 피우기 위하여 한결 잘 썪고   부드러워야 할 거름   부딪히고 부대끼고 깨여지고 부서지고 노을과  손을 잡고 죽으러 온 세상 나는 즐겁게 다시 죽어가리 이제 해는 어데서 뜨고 어데서 질가 고민이 짙은 시절 산을 오르다 말고 바람이 노을속에서 일기장을 번진다...   상처도 받지 마라 굳이 행복하였다고 말하지도 마라 하늘을 베여 한입 물고 가슴이 그렇게 퍼렇게 물 들어가고... 어혈(淤血) 누가 내 작은 가슴을 자꾸 란도질해대는가? 누가 내 작은 가슴에 자꾸 자그마한 무덤 하나 심어놓는가? 사랑은 약(药)행복은 독(毒)추억은 상처(伤处)미련은 아름다운 칼(刀) 돈은 무엇인가? 돈은 이 세상 모든것의 시작이자 끝- 명예 ,폭력, 분노,사랑, 질투 ,증오, 복수, 죽음- 날마다 달마다 해마다 나는 열두번 죽었다가 열두번 다시 깨여나도 이제 알다가도 모를것뿐 사랑에 목 매달고 고스란히 굶어 죽지를 마라 돈때문에 목이 메여 인정을 팔고 사지를 마라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 료나라 금나라 청나라 고조선 부여 고구려 신라 백제 고려 조선까지 너는 나-나는 너-너는 내꺼-나는 너꺼- 결국 한송이 꽃을 피우기 위하여 한결 잘 썪고  부드러워야 할 거름 부딪히고 부대끼고 깨여지고 부서지고 노을과  손을 잡고 죽으러 온 세상 나는 즐겁게 다시 죽어가리 이제 해는 어데서 뜨고 어데서 질가 고민이 짙은 시절 산을 오르다 말고 바람이 노을속에서 일기장을 번진다... 상처도 받지 마라 굳이 행복하였다고 말하지도 마라 하늘을 베여 한입 물고 가슴이 그렇게 퍼렇게 물 들어가고...   
111    가을 2 댓글:  조회:2809  추천:11  2014-08-23
가을 2   생각이 나붓긴다 까만 웃음이 나 먼저 발을 통통 구른다 까닭도 모를 그리움이 슬며시 내곁에 왔다가 멀리 도망가고 한여름 철없이 눈굽에서 까부러치며 찰랑대던 행복이 수줍은 하루만의 짜릿한 진실앞에 옷이며 내의며 지어 마지막 한장 남은 그것까지 내팽개치고 찬란한 누드가 되여 내곁에 살풋이 드러눕는다 껴안으면 하늘마저 떨리는 하아얀 오르가즘ㅡ 뉴스는 날마다 태풍이며 지진이며 섬 주도권 립장표명같은 무시무시한 속보들만 계속 전하다가 끝이면 어김없이 세월의 애창곡인 사랑노래로 지루한 하루를 마감한다 이 가을은 생각이 잘 익어 포도주가 되는  계절이 다 ...                        
110    헐렁채 댓글:  조회:2687  추천:8  2014-08-17
헐렁채 헐렁채들이줄을서서 하나ㅡ둘ㅡ셋ㅡ넷ㅡ 바람에박자 맞춰팔뚝을내휘두른다 시베리아찬바람을 하얀 주먹으로막아보겠다고 동ㅡ동ㅡ동ㅡ북  두드리듯이 제가슴잡아두드린다 뱅ㅡ뱅ㅡ다람쥐채바퀴돌듯이제 자리에서맴돈다 마돈나의검푸른올리브 포도밭에서 죽은새끼쥐의 까만심장하나를 거울로꺼내든까마귀한마리 소치의금메달이행운이였다고혼자 북적떠들어대고 한평생옳바른시한편써낸적없는얼간이가 매일소설, 시 ,평론,수필,포럼을마구 써대고 금테 두른 안경 코등에 얹은 웬 유식하게무식한부나비한마리 날마다 "아이텐티"를울부짖으며  백년전 우물속에서에서 자신의구리빛 얼굴을애타게 헤매 찾고있다 바지벗고시원히 방귀한번잘 뀌고서    바짝 얼굴을 맞댄 너구리 몇마리 저들끼리 신이 나서 박수 짝짝 쳐댄다 타트라산골짜기 바이올린소리는 언녕 기억이 희미하고 아코뎅 낡은 숨소리  창문을 열고 멀리 나들이 떠난다 아이 요 귀여운것들 ㅡ언제면 다시금 제자리에 돌아오려나? 부처님 경전 읊는 소리 삼천 대천세계를 벌이 되여 붕붕 떠다닌다 똥파리   이 세상 이 구석 저 구석 아무리 기웃거려 봐도 차례지는건 오직 오물- 어지럽고 루추한 세상 나름대로 지옥이 아닌 천국으로 왕자인양 살아 간다 벽에, 창문에, 싱크대우에 주저없이 내려앉아 파리채 향해 항상 두 발 싹싹 부벼가며 용서 빌고 또 빌어도 시커먼 그 속내 여직 밝은 거울에 한번도 비춰 본적이 없다 마주서면 누구나 오만상 찌프리는 이 되여 향연의 위를 허겁지겁 쏘다니다가도 이 세상 어둡고 침침한 구석ㅡ구석까지 분주한 발걸음 전생에 너는 누구였을가? 래생에 또 누가 가 되여 오물에도 목숨 걸고 하루 하루 살아갈련지? 자률과 타률의 찢긴 그물 새로 떼 지어 빠져나간 낡은 거문고 소리여-  
109    우리들의 별 댓글:  조회:2652  추천:12  2014-08-14
서러운 별   1   서러운 별이다가 순간의 별찌가 되여 이 세상을 찾아 왔다   서러운 별이다가 순간의 생명이 되여 이 세상을 찾아 왔다   서러운 사람끼리 만나서 서러운 인연 쌓아가는 삶 ㅡ 서러운 사람끼리 만나서 서러운 인연 맺어가는 삶아 ㅡ 삶아 ㅡ   저 머나먼 밤 하늘의 서러운 별이였다가 순간의 나비가 되여 이 세상을 찾아 왔다   저 넓은 밤 하늘의 가장 밝은 별이였다가 순간의 불(火)이 되여 이 세상을 찾아 왔다   2   가슴에 빠끔 뚫린 유혹과 유린에 누군가의 량심 선지피처럼 줄줄 흘러 내리고 선악이원(善恶二元)의 심각한 절규에 고민에 고민 거듭해가면서 그래도 거치른 돌멩이 깔고 앉아 씨름하는 인생 공부 ㅡ 나의 공부 ㅡ   저 하늘 한 끝의 가장 단단한 별이였다가 반짝이는 령혼을 찾아 서슴없이 이 세상을 찾아 왔다   저 하늘 한끝의 가장 말랑말랑한 별이였다가 순간의 소망을 찾고파 마침내 이 세상을 찾아 왔다   3   아아 태초에도 우리들에게는 슬픔이 있었을가? 아아 태초에도 우리들에게는 한이 있었을가?   반만년 흰 두루마기 입고 휙ㅡ휙ㅡ장구채 휘두르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ㅡ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그 시절부터 우리는 왜 그냥 슬픈 족속이였을가? 우리는 왜 그냥 아픈 족속이였을가?   4   밤 하늘에 묵묵히 떠오르는 별아 밤 하늘에 서서히 목 메이는 별아, 별아, 하나의 별은 하나의 소망 ㅡ 하나의 별은 하나의 욕망 ㅡ 오늘도 우리들의 별은 초라하게 바람에 흔들린다…   세상을 살며   1   세상을 웃으려고 왔다가 꺼이ㅡ꺼이ㅡ 울면서 산다   세상을 울리려고 왔다가 키득 ㅡ키득 ㅡ 웃으면서 산다   한일평생 갚고 또 갚아도 못 다 갚을 세상빚 ㅡ 인정빚 ㅡ   세상을 안으려고 왔다가 세상에 안겨 산다   세상을 깨우쳐주려고 왔다가 세상을 배우면서 산다   2   한 많은 세상을 살며 생각에 잠기노라면 번뇌가 많고도 많다   한 많은 이 세상을 살며 침묵에 잠기노라면 뼈 저린 참회와 후회도 많고도 많다   기회와 도전에 혼신을 불 태워가면서 시각마다 쓰러져가는 우리들의 피빛청춘이지만 그 언제 방황이 있었던가? 그 언제 고민이 있었던가?   현실에 쫓기고 부대끼면서도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네 삶,   3   세상에 깨알같은 사랑 하나 얻으려고 왔다가 그냥 외면 당한다   세상에 밝은 눈빛 하나로 왔다가 그냥 자아를 잃는다   어차피 왔다가 너나없이 떠나가야 할 세상 아아 짧은 순간 쌓고, 허물고,  가꾸고 버려가면서ㅡ 열심히 살아가는 삶,   4   세상을 살며 다시 생각에 잠기노라면 그래도 유감은 없다   세상을 살며 다시 침묵을 깨우치노라면 그래도 더욱 밝은 래일이 된다 래일이 된다…   성자산에 올라   을지문덕장군의 주요 싸움터를 찾아서   1   산은 늙지 않는다 산은 늙을 줄을 모른다 천만년 루루히 쌓아 온 삶   산은 말할줄을 모른다 산은 말하려 하지 않는다 억천만년 묵묵히 침묵해온 산아 산아   2   너는 보았으리라 먼 옛날ㅡ 태고적에 몽둥이 들고 돌멩이 들고 사슴떼 쫓아 우ㅡ우ㅡ 알따이산맥을 넘어 선 겨레를,   너는 기억하고 있으리라 그제날 정의의 싸움에 용감무쌍했었을 고구려 용사들의 그 비장한 최후를   찬 바람에 우수수 설레이는 산아ㅡ 조리졸졸 시내물에 목 메여 흐느껴 우는 산아 산아   3   산은 움직이지 않는다 산은 움직일 줄을 모른다 산이 움직여서는 안되기에 산은 움직이지 않는다 산이 움직였는가 바람아 바람아 묻지를 마라   4   아아 산은 너무나도 많은것을 가슴에 껴 안았다 아아 산은 너무나도 큰것을 가슴에 품었구나   골짜기가 너무 깊어 슬픈 산이여ㅡ 늑대가 우글거려 근심이 많은 산이여ㅡ   5   산이 영원히 돋보이는 까닭은 험난하기 때문   산이 영원히 우러러 보이는 까닭은 우리들 지척에 우뚝 솟아있기 때문 ㅡ   6   허나 산은 이제 기다림에 너무 지쳤다 지쳤다   산은 이제 지탱하기에 혼자 너무 지쳤다 지쳤다   체념에 부르르 몸을 떠는 산아 산아   부름에 묵묵히 눈물 흘리는 산아 산아   7   산은 오늘도 한 자리에 의연히 서 있다   산은 오늘도 한 자리에 꾸꿋히 서 있다   반만년의 외로움과 괴로움을 가슴에 껴 안은채 한 자리에 서 있다   이제 산이 말하지 않아도 새가 말한다 밀림이 말한다 바람이 말한다 구름이 말을 하려 한다   산은 산답게 너무 고요 하다…   주해; 성자산, 료녕성 서풍현 해방향경내에 있음, 현지에 따르면 이곳이 을지문덕장군의 주요 싸움터임, 산기슭에 아직도 고구려용사들이 길어 먹었을 우물과 함께 매돌, 성터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음.
108    산다는건 얼마나 아름다운 고독인가 댓글:  조회:2677  추천:8  2014-08-12
산다는건 얼마나 아름다운 고독인가   9월 철 없는 수풀속에 잠깐 언어의 누드 세워놓고 아직 풍만한 몸짓- 숨결이 파아란 가을바람에 불쑥 돌을 던져 맑고 깨끗한 가을호수를 혼자 시원스레 꿀꺽꿀꺽 들이 마신다   조금도 늙지 않은 세월의 해맑은 흐느낌에 향수의 다리 건너 찰랑대는 웃음의 넓은 강가에는 한여름 그리움을 가득 익혀온 꿈의 하늘이 아직 푸른 젊음에 단정히 옷깃을 여미고 전률이 파도치는 뻐꾹새 울음소리에 리듬을 맞춰 지친듯이 풍요로운 산과 들을 한장 한장씩 조심스레 염색해가고 있다   모든것을 보고 절실히 느낀다는건 아직 젊음이 활활 불 타오르고 있다는것이다 아직 젊음이 활활 불타오르고 있다는것은 아직 정열이 파아랗게 살아서 숨쉬고 있다는것이다 아직 정열이 파아랗게 살아서 숨쉬고 있다는것은 아직 기억이 너무 생생하다는것이다 산다는건 얼마나 아름다운 고독인가? 마음이 풍요로운 숲을 가로질러 박넝쿨이 얼기설기 피줄처럼 뻗은 꿈결의 하얀 초가집에 다달으면 추억의 저편에는 전설의 꽃동네가 다시 보인다     사랑이 미움보다 큰 날 1   눈 부시게 사랑하고픈 그런 사람 하나 있습니다 이제는 깨여져버린 거울조각 달빛에 별빛에 반짝반짝 빛나는 그런 사람ㅡ   너무나도 가슴이 시리게 그리운ㅡ 그런 사람 하나 있습니다 아직 옷깃 한번 스쳐도 가슴이 울렁울렁- 너무나도 소중한 도자기같은 그런 사람ㅡ   얼마나 미친듯이 사랑하고 싶었으면 천년 기다림입니까 얼마나 미친듯이 그리웠으면 만년의 깊은 한숨입니까 부르기도 전에 성큼성큼 나에게로 다가서는 이여 찾기도 전에 벌써 나를 다시 술처럼 거나하게 취하게 하는 이여   사랑이 있어 미움이 더욱 크겠지요 미움이 있어 사랑이 더욱 아프겠지요 세월의 눈먼 가시 다시금ㅡ 가슴 아프게 쿡쿡 쑤셔도 하얗게 돌가루처럼 부서지는 맹세앞에 껄껄껄 소탈하게 웃으면서 다시금 돌어서야 하는 사나이   이제 얼마나 더 울어야만 사랑입니까 이제 얼마나 더 웃어야만 행복입니까 사랑을 이제 더는 기다림이라 말하지 말아주세요 아픔을 이제 더는 행운이라 말하지 말아주세요 사랑에 아픔에 미련에 자꾸만 목이 메여 가슴이 미여지는 우리네 인생ㅡ   하얀 숨결 하얀 기다림 하얀 손짓 하얀 그리움 하얀 부름 하얀 눈물- 사랑은 항상 미움보다   크게 살아야 하리!   산다는건 다 잊고 노을속에 우뚝 홀로 서는 것...                 2013년7월25일
107    손톱우에 먼지 1 댓글:  조회:2637  추천:7  2014-08-12
손톱우에 먼지 1   2800여년전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에 계셨을때의 일- 어느날  부처님께서 문뜩 손톱우에 먼지를  올려놓으시고 제자 아난에게 이렇게 물으신다 《삼천대천세계의 먼지가 많은가 아니면 이 손톱우에 먼지가 많은가?》   티끌이 자욱한 세상 털면 먼지뿐인 우리네 인생 숨 막히는 아난의 침묵에 부처님께서 빙그레 웃으시며 이 세상 모든 중생을 네 부류로 나누셨다 광명에서 어둠으로 가는 이 어둠에서 어둠으로 가는 이 어둠에서 광명으로 가는 이 광명에서 광명으로 가는 이   대낮에 초불을 켜들고 찾아 헤매도 《어둠에서 어둠으로 광명에서 어둠으로 가는 이 삼천대천세계의 먼지만큼 많고 어둠에서 광명으로 광명에서 공명으로 가는 이 손톱우에 먼지보다 적다ㅡ》는 부처님 말씀   나는 이제야 조금은 알것만 같다 사람이 왜 사람의 길을 허우적 허우적 뛰여서 가고 뱀이 왜 뱀의 길을 스르륵 스르륵 기여서 가고 개는 왜 개의 길을 두리번 두리번 살피며 가고 사슴은 왜 사슴의 길을 항상 쫓기듯 놀라서 가는지를                                                                          인신난득《人身难得》 생중토《生中土》 오근구족《五根具足》 재법계《在法界》 내가 일찍  미워했고 사랑했던 이들이여 어서 꿈에서 깨여나 무루를 깨우치소 살아 생전 저승문턱까지만이라도 어서 잠간 다녀오소서 옴마니 반메홈 ㅡ 옴마니 바지리 홈 ㅡ 오늘도 해는 어김없이 동쪽에서 떴다가 서쪽으로 진다 오늘도 해는 어김없이 중천에 걸렸다가 무소의 뿔처럼 서산으로 기운다       2013년3월15일   손톱우에 먼지 2   톡 털면 그만인걸 그때 왜 부처님은 모르셨을가? 훅 불면 그만인걸 그때 왜 사리불은 모르셨을가?   하나만 알고 둘은 아예 모른체 하나를 얻으면 둘을 더 갖고싶어 하고 둘을 얻으면 또 셋을 탐하는 인간아 인간아   정지정견《正知正见》이 없는 변두리땅에서 너 혼자 부처하면 무얼하니? 명심견성《明心见性》이 없는 륙도의 환속길에서 너 혼자 보살하면 무얼하니?   선과 악의 인과응보 새까맣게 잊은체 자성의 본래 면목마저 새까맣게 잊은체 또 다른 물욕의 갈구로 배 아픈 현실 마구 배설해대는   한 순간 정승으로 태여나 긴 세월 소처럼 살다가 이제는 래일이 너무 슬픈 인간아 인간아   사촌이 땅를 사면 왜 그리 배가 아팠던지 너도 이젠 알기나 하니? 세상이 고작 손톱우에 먼지인것을 너도 이젠 알기나 하니?                                         2013년3월18일
106    고독한 날이면 댓글:  조회:2804  추천:12  2014-08-10
 고독한 날이면   고독한 날이면 스스로의 안위를 지켜 금시까지 생각했던 번거로움을 깡그리 잊어보려 한다   그리고 맵고 독한 담배연기로 잠시 자신을 마비시켜놓고 수없이 라태했던 불면의 밤들을 너그럽게 용서하여 본다   그래도 달랠길 없는 나 홀로의 뼈 저린 고독이라면 나는 아예 헝클어진 나의 사유들을 가쯘히 가리마 내여 아득한 하나의 꿈으로도 키워본다   먼 옛날, 할아버지, 할머니의 삶과도 꼭 같을 이 방식 ㅡ 미래도 과거만큼 미련의 계속이라면 뼈 저린 고독도 하나의 성숙, 수확이 아닐가?   고독한 날이면 ㅡ 스스로의 안위를 지켜 금시까지 생각했었던 번거로움들을 깡그리 잊으려 한다… 1993.11.12   먼 훗날   꿈속에서나 가질수 있는ㅡ 가슴 뿌듯한 안위를 두고 나는 가볍게 홀로임에 웃는다   먼 옛날, 태고적에 신이 그려주신 삶의 설계도, 땅우의 빈 곳으론 새가 날게 하고 바다와 물속엔 고기를 넣어 놀게 하고 산과 들엔 돌을 뿌려 풀과 나무 심어놓고 그 사이로 스럭ㅡ스럭ㅡ 뱀도 기여다니게 한   태여난것 자체부터가 온통 번뇌와 고통뿐인 인간, 갑갑한 가슴 아무리  쥐여 뜯어도 전생에 지은 죄, 기억에조차 없는 진흙의 답답함은 어떤 삶의 움직임에 있다!   하늘을 보면 가질수 있는 담담한 미소 하늘과 땅 사이에서 태여난 우리 태여난것 자체부터가 모순뿐인 삶이라면   우리 어데서 왔고 또 어데로 정처없이 떠나가야 하는가? 그 누구 무심히 묻질 않아도 그에 줄수 있는 대답은 오직 “저기ㅡ 저기ㅡ” 아무도 모를 먼 옛날, 그리고 먼 훗날 ㅡ 1995.7.4   꽃의 존재 1   꽃은 죽지 않는다 꽃은 죽을줄을 모른다 천지간에 고고연한 꽃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꽃은 루루천년 해해년년 어김없이ㅡ 순간에 피고 순간에 지지만   꽃은 죽지 않는다 꽃은 영원히 내곁에서 사라질줄을 모른다   사람들은 이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것을 즐겨 꽃에 비기더라 사람들은 이 세상의 가장 우아한것도 꽃에 비유하더라 허나 사람이 어찌 알랴 꽃은 서러워도 슬픈 줄 모르고 오직 인간의 마음에 슬픔이 가득한것을 ㅡ   꽃은 결국 인간을 위하여 이 세상을 오가는것이 아니다 꽃은 오직 존재의 리유 하나만으로 끊임없이 이 세상에 피고 질뿐,   그래서 꽃은 죽지않는다 그래서 꽃은 영원히 죽을줄조차 모르는것뿐이다… 1997.5.21   그날까지   벼랑의 한끝에 서서 얄포름한 새벽안개를 가슴에 껴안아본다 두눈을 꼬옥 감으면 문득 ㅡ 주검이 되여버릴 생각,   나는 어느 풀잎인가에 살짝 내려 앉을 수도 있다 이러한 결과마저도 나에게 불행중 다행이라면   나는 이젠 너무 슬프질 않고 모두가 즐기는 깨끗한 웃음으로 둥그스럼하게 열리는 새벽하늘을 다시금 안아 볼수 있다   바람이 불면 또 어디론가 정처없이 날릴 수도 있겠지만 존재의 의미로 내 신변의 죽어가는 모든것을 슬퍼하며   계속 가시덤불길을 나 홀로 외롭게 허덕이고 있다 1995.3.15 发表于《延边日报》2014年8月21日  6월   6 월이 온다 성킁성큼 걸어 온다   늘 그러하듯이 가는듯이 다시금 달려 온다   달 동네 사랑채 문 화알짝 열고   순이랑 옥이랑 손에 손 꼬옥 잡고   엿가락 웃음 한토막씩 입에 물고   토끼랑 거부기랑 경주하며 달랑달랑 뛰여서 온다   아슴찮게 시내물에 손발을 깨끗이 씻고   딱딱한 공크리트 바닥에 딸깍딸깍 구둣소리 내며   꽃 본 듯이 방긋방긋 웃으며 온다   왔다가 어김없이 떠나가야 할 길손이기에   꽃가지 흔들며 울먹해서 다시 온다 2014.8.2.   에 발표
105    [시] 고향의 강 (외1 수) 댓글:  조회:2127  추천:7  2014-08-10
고향의 강   두줄기 눈물로는 시가 아니되옵니다 회심의 미소로는 격정이 모자랍니다   만고에 푸르른 청산 한품에 껴안고 어머님의 손때 묻은 빨래방치로 찰싹ㅡ찰싹ㅡ 가슴언저리 두드려가면서   자그마한 소망에도 짝짜그르 터지는 누님들의 웃음을 싣고   풍년이 든 가을을 기약하며 빙그레 웃음 짓는 형님네들의 농장기에 묻은 누런 흙을 혀로 살짝 핥아 내리면서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사품치며 고향의 강은 달려갑니다 아버님의 손길 따라 달려갑니다   에돌라온 산은 얼마? 지나온 벌판은 또한 얼마? 굽이굽이 소용돌이 이랑이랑 파도 지으며   고향의 강은 달려갑니다 추억의 눈물 싣고 하염없이 달려갑니다…   1994년6월3일   어머니   혹한에 난방시설이 꽁꽁 얼어붙고 끼니마저 라면으로 설때울 때면 어김없이 두툼한 엽서들을 꺼내듭니다 그리고는 고향에서 온 편지들을 따로 골라놓습니다   고향에서 온 편지들을 펼쳐들면 나의 두 눈에는 고향의 산이 보입니다 고향의 강이 보입니다 앙상한 백양나무가지에 하얗게 성에꽃이 손 시리게 핀 내 고향 동구밖이 훤히 보입니다   참으로 서러웠던 그 나날 온갖 다 시련 겪으시며 배움 찾아 떠나는 이 아들을 바래 바래 꼬부장한 등 허리에 떢쌀가루 고이 지시고 한 걸음 두 걸음 기어이 동구밖까지 따라 나서시던 어머니ㅡ   올해도 동구밖 그 앙상한 백양나무가지에는 성에꽃이 하얗게 피였겠지요? 그 속에서 어머님은 또다시 이 아들을 기다려 바장이시고ㅡ 아들딸 팔남매 키우시느라 남먼저 귀밑머리에 흰서리 하얗게 내린 고달픈 인생,   아아 고향에서 온 편지를 읽을적마다 속으로 조용히 불러보는 그 이름 어머니ㅡ 부를수록 목이 메여 오척의 사나이가 왈칵 눈물을 쏟습니다 어머님의 향기 찾아 마음은 어느덧 고향으로 달려갑니다   1995년12월6일 중에서
104    9월 댓글:  조회:2525  추천:5  2014-08-06
9월 누가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는가? 누가 우리를 또 지치게 하고 있는가? 하늘이 높은 만큼 생각이 깊다 근심이 많은 만큼 시름이 짙다   열두개의 심장에서 흘러 나오는 뱃고동소리를 지나가는 휘파람과 함께 콧노래로 잠시 따라 부른다   산천어와 이면수는 사촌이 아닌 친 형제 친자 검증 하기도 전에 무더위는 벌써 어둡고 침침한 그늘속에 꽁꽁 숨어 수음이 한창이다   한결 풍요로운 산- 한결 풍요로운 뜰- 9월은 이제 가대기에서 보습날 슬쩍 빼내여 처마밑에 댕그라니 달아놓고 허청간 녹 슬은 낫을 꺼내 저마다 기분좋게 써억-써억-갈고 있는 달... 2014.8.5 9월 누 가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는가? 누가 우리를 또 지치게 하고 있 는 가? 하늘이 높은 만큼 생각이 깊다 근심이 많은 만큼 시름이 짙다   열두개의 심장에서 흘러 나오는 뱃고동소리를 지나가는 휘파람과 함께 콧노래로 잠시 따라 부른다   산천어와 이면수는 사촌이 아닌 친 형제 친자 검증 하기도 전에 무더위는 벌써 어둡고 침침한 그늘속에 꽁꽁 숨어 수음이 한창이다   한결 풍요로운 산- 한결 풍요로운 뜰- 9월은 이제 가대기에서 보습날 슬쩍 빼내여 처마밑에 댕그라니 달아놓고 허청간 녹 슬은 낫을 꺼내 저마다 기분좋게 써억- 써억- 갈고 있는 달... 2014.8.5
103    나는 서러운 내 인생을 잠시 세 들어 산다(외2수) 댓글:  조회:3152  추천:18  2014-08-02
[시]나는 서러운 내 인생을 잠시 세 들어 산다(외2수) 나는 돌멩이인가? 계란이 아닌 돌멩이인가? 쥐여뿌리면 쌩하니ㅡ 아무곳으로 아무렇게나 날아가 다시금 조용히 풀숲에 자리잡는 나는 동글 납작한 돌멩이인가? 나는 끝이 뾰족한 돌멩이인가? 거칠고 못났다고 툭ㅡ툭ㅡ 발길로 걷어 차지 마라 서러우면 황소처럼  줄기찬 울음 울줄도 아는 나는 지금 서러운 내 인생을 잠시 세 들어 산다 이슬은 가끔 식은 땀이 철철 흐르는 나의 이마 조심스레 어루만져 주고 바람은 가끔 차가운 나의 손발 다독여 주고 천둥소리에 놀라 삐걱대는 길위에 개구리처럼 납작 엎드렸다가도 한포기 풀, 한송이 민들레와 사랑 나누는 쓰리고 아픈 가슴에 그래도 래생에 다시금 거대한 바위가 될 꿈을 안고 부딪히는 깨여지면 계란이 아니라 동글 납작한 돌멩이  되여 끝이 뾰족한 돌이 되여 나는 지금 서러운 내 인생을 잠시 세 들어 산다… (2014년 장백산 제 5기에 발표)   하루살이   누구나 인생을 허무하다고 한다 누구나 삶을 부질없다고 한다   하루밖에 살지 못하는 하루살이 우리 얼마나 비웃었던가?   문득 내가 하루살이인것을 이젠 알고 산다   김씨는 쥐(鼠)처럼 살다 이 세상을 떠나갔고 리씨는 소(牛)처럼 살다 이 세상을 떠나갔고 박씨는 범(虎)처럼 살다 이 세상을 떠나갔고 최씨는 토끼(兔)처럼 살다 이 세상을 떠나갔고 정씨는 룡(龙)처럼 살다 이 세상을 떠나갔고 서씨는 뱀(蛇)처럼 살다 이 세상을 떠나갔고 허씨는 말(马)처럼 살다 이 세상을  떠나갔고 오씨는 양(羊)처럼 살다 이 세상을  떠나갔고 문씨는 원숭이(猴)처럼 살다 이 세상을  떠나갔고 림씨는 닭(鸡)처럼 살다 이 세상을  떠나갔고 마씨는 개(狗)처럼 살다 이 세상을  떠나갔고 우씨는 돼(猪)지처럼 살다 이 세상을  떠나갔고   모두 정승같이 태여나 소같이 살아가는 삶   여생을 너는 엿같이 살어라 여생을 나는 물같이 살으려니   죽으러 온 세상 그나마 너를 만나 참으로 행복했다   하루밖에 살지 못하는 하루살이의 애모쁜 사랑이야기   봄 3   봄이 메말라 거위털처럼 펄ㅡ펄ㅡ 가슴에 날린다   삼각자로 별에서부터 태양까지 태양에서부터 다시금 달까지        상하   행       행 선  평 행  선      을    긋고-   인정이 말라 펑ㅡ펑ㅡ 쏟아지는 눈물을 가로수에 잠시 거름으로 뿌려준다   양력 음력 달력 손에 손꼽아 기다리면   인생의 봄날은 어느새 가고 입술 까맣게 타 들어간다 2014.8.2
102    춤 추는 왜긍하 《倭肯河》2 댓글:  조회:2592  추천:12  2014-07-28
춤 추는 왜긍하 《倭肯河》2   나는 왜 아버님을 그곳에 묻고 여기에 홀로 왔을까? 나는 왜 아버님을 꽁꽁 얼어붙은 왜긍하기슭에 고스란히 묻고 심양 낯선 이 도시에 홀로 와 있는걸까? 조선 함경북도가 고향이신 우리 아버지 일곱살에 술주정뱅이 할아버지 등에 업혀 살길 찾아 첨벙첨벙 두만강을 건느셔서 화룡 서성진 합신이라는 두메산골에서 야장쟁이로 젊음을 고스란히 쓰라린 배고픔과 모진 가난으로 허덕이셨고 거미처럼 늘어나는 자식들을 배불리 먹여보겠다고 안쪽인 계동현 계림향 단결촌에 이르러 환갑연에 여섯살나는 이 막내아들 무릎우에 올려놓고 눈물, 콧물이 얼룰덜룩한 내 두 볼마저 쪽쪽 빨아주셨고 남보다 좀 더 잘 살아보겠다고 막무가내로 이주하는 형님들을 따라 벌리현 행수향 동명촌에서 삼년은 왕가물 삼년은 큰 홍수에 락루하시며 그래도 사품치는 왜긍하 푸른 물에 보습날을 썩썩 딲으셨던 우리 아버지 아아 나는 왜 불쌍한 울 아버지를 이제는 인적마저 드문 그곳에 묻고 이곳에 와 있는걸까? 아아 나는 왜 불쌍한 어머님마저 아버님곁에 나란히 묻어놓고 심양 이곳에  홀로 와 있는걸까? 춤추는 왜긍하는 부름이다 노래 부르는 왜긍하는 울음이다 장구 치는 왜긍하는 통곡이다 피리 부는 왜긍하는 추억이다 퉁소 부는 왜긍하는 동년의 까아만 그로움이다 천년을 철퍼덕ㅡ 철퍼덕ㅡ 제 곬을 못 찾고 여울져 흐르는 강 갈 길을 잃고 4백리 벌판에 어리둥절 서성이다가 해 저무는 지평선에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는 왜긍하는 내 삶 또 하나의 인생정거장이다 언젠가면 다시 찾아가야할 잃어버린 두번째 고향-고향아-   2013년7월13일     **송화강지류ㅡ흑룡강성 벌리현경내에 있음. *
101    [시]너무 아름다운 행복이여(허창렬) 댓글:  조회:3197  추천:8  2014-07-24
[시]너무 아름다운 행복이여(허창렬) 한잎의 녀자를 사랑하듯이 싱그러운 한송이 장미를 목숨으로 사랑하며 하오의 밝은 해살ㅡ 담뿍ㅡ 입에 받아 물고 고향 찾아 떠나는 련어들의 어여쁜 걸을걸이로 해나른했던 행복을 다시 찾아 떠나자 반나절 킬킬거리던 키 큰 해바라기의 해맑은 수줍음 순결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두 손을 모아 굿을 하는 참개구리들의 멍한 기도ㅡ 해산을 시작한 우주의 자궁을 잽싸게 빠져 나오는 때 늦은 인파 어둠속에서 제각기 손발을 찾아 헤매는 부처님의 밝은 등불  바람이 불면 보일듯 말듯 그렇게 내 손안에 꼬옥 모아 쥔 너무 황홀한 미소여 ㅡ 너무 아름다운 행복이여ㅡ 너를 알면 알수록 줄줄히 울음이 줄달음쳐 나오고 너를 알면 알수록 추억이 새록새록 새로와 지는 깊은 턴넬속 초불을 켜들고 령혼 찾아 차가운 달 쳐다보듯이 미련에 너무 아픈 기억이여 아집에 너무 아름다운 행복이여…  
100    8월이면 댓글:  조회:2798  추천:13  2014-07-23
8월이면 라주 김은철선배님께 화답하여   8월이면 목련화 한송이 고이 꺾어 내 님의 머리위에 다정히 얹어주리 청초한 꽃잎 아직 젊디 젊은 풀벌레들의 요란한 울음소리 누가 하늘을 높다고 하였는가? 내가 본건 수많은 먹구름이 씻고 간 티없이 맑은 하늘 화협(和谐)과 횡돌(衡突)이 일궈낸 련민(怜悯)의 평형(平衡)위에 소름처럼 돋아나는 무수한 별자리 누가 하늘의 손을 만져 보았다고 하였는가? 만지면 언제나 내 손마저 새파랗게 물이 들듯 하여도 (불생불멸 불일불이 불상불단 불래불거) (不生不灭 不一不异 不常不簖 不来不去) 8월이면 이제 버들가지 고이 꺾어 내 님을 위한 을 버들피리로 불어주리 엄숙한 세상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가지 말자 물은 배를 띄우고 거칠은 파도 다시 갈길을 막아도 빈야락(贫也乐) 고야락(苦也乐) 나는야 흥겹게 한 세상 님과 함께  어화 둥둥 ㅡ놀다가 가리   2014년7월23일
99    [조선민족] 댓글:  조회:2871  추천:12  2014-07-20
조선민족   거칠고 뜨거운 모래밭 길을 달 가듯이 별 가듯이 저 노을 쪽지게 지고 산 넘어 강 건너 홀로 가는 나그네   누구인가 묻지를 말자 성도- 이름도 없는 하늘아래 돌멩이같이 바람앞의 모래알같이 운명의 가시덤불길 인정으로 헤쳐 헤쳐 옷고름에 기어이 눈굽 꾹꾹 찍어가는 나는 조선민족!   그 한생을 풀뿌리 같다거나 갈대 같다고 섣뿔리 비웃지도  마라 하도 아픈 가슴에 찬 서리마저 사랑으로 꼬옥 껴안고 백두간지에 우뚝 선 푸르른 소나무   지나가는 바람에 굳이 귀속말로 누구인가고 묻지를 마라 어머님의 아픈 살 아버님의 뜨거운 피로 풀처럼 노래 부르고 나비처럼 춤을 추는 나는 조선민족!   아아 동해로는 두만강 서해로는 압록강 우리 서로 뿔뿔히 헤여져 갈길이 바빠도 마주서면 마냥 정답고 반가운 내 이름은 겨레ㅡ조선민족ㅡ 한생을 무명저고리에 무명치마  소금 되여 흰뼈 되여 거칠은 파도처럼 하얗게 웃으며 하얗게 살다 가리...
98    행복 댓글:  조회:2905  추천:13  2014-07-18
행복   손 들어 휘릭휘릭 바람을 휘젓다가 바른손을 경건히 가슴에 얹고 녹슬어 고장나기 시작한 심장을 살살 어루만진다 행복은 잔인한것, 마주서면 초롱초롱하던 눈빛 ㅡ 돌아서면 기어이 가슴을 북북 찢는다 누가 그러하질 않다고 감히 말을 할수가 있으랴 늘 그러하듯이 우리는 언제나 저마다 까칠한 자아중심세계에 우뚝 서있다 고로하여 나는 항상 떨리는 두 손으로 고뇌를 매만지고 고로하여 나는 서푼어치 값도 없는 부려움에 펑펑 눈물도 쏟고 고로하여 나는 잔뜩 곰팡이 낀 생각들을 날마다 달마다 해마다 해볕속에 잠시 말리우기도 한다 나에게 있어 너는 언제나 흙으로 빚은 위태위태한 태양 나에게 있어 너는 언제나 뒷모습마저 우아한 별 너 없는 이 세상은 나에게 이젠 아무런 의미조차 없으리 가난이 령혼을 밟고 무지와 근로로 함께 뒹굴었던 맹그로브 숲 거칠고 투박한 손에 손 맞잡고 소경이 되여 찾아 나섰던 부처님의 정토(净土), 예수님의 그 천국ㅡ 이슬에 갈한 목 추기고 별은 항상 추억에 파랗고 황소는 날마다 풀을 뜯고 부지런히 살이 찌고 눈물 겨웁도록 맹목적인 충성에 이웃집 똥개는 오늘도 똥을 먹고도 나름대로 행복하다 누가 그러하질 않다고 감히 말을 할수가 있으랴 늘 그러하듯이 우리는 언제나 까칠한 자아중심세계에 바싹 마른 장작가비처럼 우뚝 서있다 언제면 불길이 와 닿으면 마침내 활활 타번질 행복이란 이렇게 자신을 태워 남을 덥혀주는것ㅡ 아아 오늘도 나는 나름대로 행복하고 아아 오늘도 나는 나름대로 불행하다     숙명(宿命)   똥개야 사람 하나 제대로 물지를 못하고 먼 산을 우러러 컹컹 멋 없이 짖어대는 멋 없는 놈아   사타구니 두 불알쪽 금쪽인듯이 긴 꼬리 땅에 착 내리웠다가도   먼발치서 주인을 마주서면 꼬리부터 흔들어주는 맹목적인 충성에 벌써 목이  마른 수캐야   삼복더위에 주인의 배 부르면 어떠하리 하루 또 하루 주인을 마주보는 그 눈길만 티없이 맑다     2014.7.18
97    [평론]북방의 <<시혼>>, 사실주의 창작거장 강효삼 댓글:  조회:4525  추천:33  2014-07-17
북방의 , 사실주의 창작거장 강효삼                    시인 강효삼과 인간 강효삼을 론함                                            평론 허인                     하고싶은 말      대개 북방시단하면 필자의 머리속에 제일 먼저 자연스럽게 떠오르시는 분이 곧바로 강효삼선배님이시다. 한일평생 민초의 삶을 꿋꿋히 살아오시면서 결코 곁눈 한번 팔지 않으시고 오직 현실주의와 사실주의 창작기법으로 외곬인생을 묵묵히 살아오신 북방의 ㅡ사실주의 창작거장 강효삼선배님ㅡ 매번 신문, 잡지에서 이제는70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로익장을 과시하고 계시는 강효삼선배님의 주옥같은 시 한수 또 한수를 읽을적마다 필자는 마치 잃어버린 고향소식을 어느 날 문득 인편에 다시 전해 듣는듯한 그런 느낌에 저도몰래 가슴이 뭉클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1944년 흑룡강성 연수현태생인 강효삼선배님은 1963년에 벌써 처녀작을 발표, 근 50여년간 시, 수필, 에세이, 아동문학작품 등 무려 300여만자 신문, 잡지에 발표, 고 담담히 이야기하시는 강효삼선배님은 필자가 보건대 아마 래생에 다시 태여나신다 하셔도 시만 쓰실 분 ㅡ 윤동주님의 서시처럼 인격이 대나무처럼 곧고 개성이 뚜렷한 시인님이시다.    1980년대초엽 , 북방시단의 첫 동인시집ㅡ 중 한분이셨던 강효삼선배님은 우리들의 대선배님이시며 누가 뭐라해도 우리들의 본보기로 되시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으신 너무나도 훌륭한 분이시다. 모두 알다싶이 80년대 초엽은 인터넷이 근본 없었고 교통마저 몹시 락후한 시대였던 만큼 각지 문단상황은 지극히 국한시 되다싶이 하여 타성 문인들의 작품을 읽는다는것은 마치 하늘의 별따기와도 다름이 없었다. 그러한 시기에 북방시단에서  민초들의 애닲은 삶과 희노애락을 시로 , 희망으로 줄줄이 엮어 오신 분이 곧바로 강효삼선배님이시다. 여기서 조금 미안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80년대말, 90년대초엽, 그토록 날마다 목이 터져라 , 를 노래로 부르면서도 솔직히 작자가 누구인지조차 알지를 못하였으며 필자의 경우 썩후에 본격적으로 문학공부를 시작하면서부터야 비로소  김성휘, 리상각선배님들의 시들을 점차 접할수가 있었다    박철준, 리삼월, 한춘, 한병국, 강효삼, 김동진(현재 훈춘에 거주), 리명재, 특히 리삼월, 박철준, 한춘시인마저 타계하신 이 시점에서  현재까지 북방의ㅡ완달산맥에 오롯히 거목으로 우뚝 서셔서 현재까지 아낌없이 꾸준히 로익장을 과시해 오시면서 한수 또 한수의 현실주의, 사실주의 시작품들을 한점 부끄럼도 없이 이 세상에 떳떳히 내여놓고 계시는 강효삼시인님은 누가 뭐라해도 북방조선족시단의 이시다. 혹자는 이게 무슨 억지인가고 질문해올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ㅡ 당신은 50여년간 곁눈 한번 팔지 않고 오직 민초의 삶과 애환을 시로 적어 노래 부르며 외곬인생을 꿋꿋이 살아올수 있는가고 되 묻고 싶다.그럴 자신이 없으시다면 아예 조용히 입 좀 다무시라고 권고하고 싶다! 솔직히 필자역시 그럴 자신이 없다. 그럼 여기서 우리 함께 강효삼선배님의 주옥같은 시 한수 또 한수를 조심스레 살펴보며 가도록 하자.   기억에 생생히 살로 돋아나는 참신한 이미지   고향시초   실바람 어서 가자 길잡이 해주고 시내물 목청 돋궈 반갑다 노래하네 잘 있었냐 고향아 어머니 품이여 아 동구밖 배나무 한 그루 어머님 모습인듯 두 팔 벌려 나를 맞아주네   꿈 많던 소년시절 그때를 잊으랴 나는야 고향 떠나 학창으로 달렸지 생각나냐 고향아 석별의 그 날을 아 흰 저고리 고름에 매였던 빨각돈 쥐여주던 어머님 그 사랑 나를 울리네   …  … … (1980년 흑룡강신문에 발표)      강효삼선배님의 50년 창작성과를 필자는 단 한마디로 이라고 비유하고 싶다 .시인 은 언제나 민초들 삶속의 크나 큰 희로애락을 항상 가장 가까이에서 직접 피로, 살로 경험하시면서 때로는 웃음으로 , 때로는 눈물로 한수 또 한수의 사실주의 시를 쓰시는 -사실주의, 현실주의 시인이시며 인간 은 늘쌍 함경도, 평안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엮어가면서 언변이 청산류수이신ㅡ어쩌면 자그마한 체구와는 달리 너무나도 호방하신 분이시다. 특히 특정된 년대에 특정된 시, 즉 정치적인 구호시들을 써내여 명리에 눈이 어두웠던 그런 시인들과는 달리 과 의 70여성상 인생궤적을 아무리 낱낱이 살펴보아도 한점 부끄럼없이ㅡ 와도 같이 청백하신 분이시며 오직 사실주의창작기법 하나로 공평과 불공평한 현실속에서 진실한 자아와 결코 협상이나 타협도 아닌 어쩌면 너무나도 외로웠을지도 모를 을 한없이 묵묵히 살아 오신 분이시기도 하다.     이 시는 지금 읽어도 감수가 너무 새롭고 또한 가슴이 순간 뭉클해지기도 한다. 어드바이스나 멘트조차 필요없이 필자가 알건대 강효삼선배님은 절대로 남이 알지 못하는 시들은 아예 쓰시지를 않으신다. 시 창작에 있어서 강효삼선배님은 항상 이미지화를 극대화하면서도 또한 괴상한 이미지 조합이나 폭력적인 이미지조합같은것은 아예 쓰질 않으시는 그런 특징이 있으시다. 거의 40여년전에 씌여진 시라고는 조금도 믿겨지지 않을만치 여기서 실바람, 길잡이, 시내물, 목청, 노래소리는 자연스럽게 를 견인해 내여 구체적인 형상화를 깔끔히 마무리해가면서 마치 언제 ㅡ 어느때 ㅡ 어디에서나ㅡ멀리에서부터 마주서기만 하여도 벌써 듯하여 읽는 이들의 가슴마저 저도 모르게 뭉클하게 한다. 특히 제 2련에서 이라는 이 참신한 이미지는 지금까지 조금도 녹 슬지 않은 반짝반짝 빛나는 하나의 거대한 보석이 되여 마치 꿈이 많았던 학창시절을 생각만 하여도 벌써 눈시울이 먼저 붉어지고야 마는 을 극대화 시켜 이 시의 매력을 증폭시킨듯 하다. 어쩌면 알수가 있는것이리라. 강효삼선배님의 시속에는 언제나 파워플한 패러다임 전환을 굳이 약속치 않으시는 꼭 우리들만의 방식, 우리들만의 정서, 우리들만의 비분, 강개와 긍지를 표현 그대로 과 으로  항상 풋풋한 휴머니즘정신, 즉 인문정신이 든든히 안받침 되여 있어 읽고나면  마치 더없이 개운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 그럼 여기서 겨레에 대한 다함없는 사랑과 애증, 자신을 낮추어 민족을 부각시키고 있는 강효삼선배님의 어쩌면 자화상일지도 모를 와 를 잠간 더 살펴보고 가도록 하자   늘 거기 있기때문이다 가장 낮은 곳에 너른 세상 갈 곳 많아도 민들레는 아예 흙에 자신을 맡겨버리고 제 본래 태여난 땅 그 한구석에서 순하고 천해도 항상 밝게 살기로 했다   누굴 닮았나 묻지 말자 무심히 보기엔 너무 고상한 꽃 그렇게 많이 모여있어도 서로 헐뜯는것 보지 못했다 그렇게 가혹하게 짓밟혀도 신음소리 한마디 듣지 못했다 흘리는 눈물은 더구나 없는 아, 우리 겨레 녀인들 같은 꽃이여 전문이다       사실주의 창작기법은 아마도 러시아 언어학자 로만 야꼽슨, 카르세프스키, 트루베츠코이와도 같은 이들의 상징주의 형식론에서부터 시작된듯하다. 구체적으로 정확히 짚고 넘어가자면 1928년 헤이그에서 열린 제1차 국제언어학회에서 라는 용어를 프랑스에 망명중이던 러시아 언어학자 로만 야콥슨이 처음으로 사용하면서부터 사실주의창작기법은 빠른 급물살을 탄것으로 알고있다. 그럼 구조주의란 무엇인가? 구조(라틴어 동사 struere에서 온 stuctura)란 알기 쉽게 을 가르키는 낱말이다. 보줄라나 베르노가 언어를 하나의 건물이라고 파악한것과 마찬가지로 퐁트넬은 인간의 육체마저 하나의 건축물로 보았으며 시에서의 사실주의는 상징주의를 기초로 그렇게 탄생이 된다. 사실주의 창작기법이 오늘날 우리 조선족시단에 현실주의, 초현실주의와 더불어 모더니즘 점토우에 마침내 한떨기의아름다운 꽃으로 활짝 피여 날수 있었던 까닭은 아마도 수많은 선배님들과 50여년간 곁눈 한번 팔지 않고 꾸준히 외곬 인생을 살아오신 강효삼선배님과도 같은 대선배님들이 계셨기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였을가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늘 거기 있기때문이다 가장 낮은 곳에/너른 세상 갈 곳 많아도/민들레는 아예 흙에 자신을 맡겨버리고/제 본래 태여난 땅 그 한구석에서/순하고 천해도 항상 밝게 살기로 했다/에서 볼수 있다싶이 독백성이 강한 제1련은 어쩌면 시인 자신의 자화상일수도 있으며 또한 풀뿌리와도 같이 얽히고 설킨  이 세상 민초들의 애잔한 삶을 직접 한눈에 들여다 볼수 있는듯 하여 결코 낯설거나 거리감이 전혀 없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또한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다 . 바꾸어 말하면 어쩌면 시인자신의 옹근 삶 전체를 그대로 표현한것이 아닐가 싶을 정도로 이 구절은 읽을수록 무어라고 형언할수 없이 불쑥 딱딱한것이 문득 가슴에 맺혀와 읽고나면 저도 모르게 마음이 알짜지근해나는것을 누구나 어쩔수가 없다. 특히 /누굴 닮았나 묻지를 말자/무심히 보기엔 너무 고상한 꽃/으로 다시금 멋지게 캐릭터를 시작한 제 2련에서 /모여 있어도 서로 헐 뜯는것을 보지 못했고/, /짓밟혀도 신음소리 한마디 없으며/./흐르는 눈물은 더구나 없는/우리 겨레의 녀인들/의 강인한 모습에 초점을 모아 공명감이 더욱 큰듯 싶다. 따지고 보면 우리 민족만큼 다재다난한 민족도 극히 드물것이다. 그만큼 결백하고 하얀 색을 즐기는 우리 민족 녀성들의 강인한 모습이 민들레와 흡사하다는 데는 필자 역시 많은 동감을 표시하며 멜랑시리한 고전음악을 감상해가듯이 이 시는 읽을수록 감회가 새록새록 새로웁다는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한다.이렇듯 시란 회화성으로 뜻을 전해야 시 예술법칙에 부합되는 것으로 영구불멸적인 요구이기도 하다. 누가 저렇게 이글거리는 화로불을 황홀하게 지펴놓았는가 때가 되면 봄은 절로 익는줄 알았지 이렇게 누구인가 지성이 뜨거운 입김되여 지펴야 하는줄을 진달래꽃 타는 불길의 흐드러짐 알겠다 화로불에 잘 익은 고구마 같이 물씬 풍겨날 구수한 봄내음새… 진달래는 봄의 구미를 돋구려 산이 훌훌 입김불어 피워올린 숯불이 아니냐 아 봄은 이렇게 빨간 진달래 그 원초의 숯불에서 맛스레 익혀진 《불고기》여라   전문    아마도 강효삼선배님에게 있어서 는 영원한 시제이기도 하며ㅡ 수많은 시속의 이 되기도 하며 또한 그러한 겨레에 대한 사랑과 정서, 애착은 신선한 에너지가 되여 수많은 창작 동기가 되는것이 아닌가 싶다.>  제1련중에서 /누가 저렇게/이글거리는 화로불을/황홀하게 지펴놓았는가/에서 은 벌써 읽는들의 마음을 한꺼번에 사로잡기에 너무나도 충분하며 그 다음 제2련에서 과 은 마침내 제3련에서 /알겠다 화로불에 잘 익은 고구마 같이/물씬 풍겨날 구수한 봄내음새…/를 견인해 내여 로 시적 분위기를 무르익히고 한껏 고조시켜놓았으며 특히 제4련에서/산이 훌훌 입김 불어 피워올린 숯불/은ㅡ 제일 마지막 련에서 마침내 / 아 봄은 이렇게 /빨간 진달래 그 원초의 숯불에서/맛스레 익혀진 《불고기》여라/로 참신한 이미지를 등장시켜 시의 진수가 무엇인지 아낌없이 보여주는듯 싶다.   시인 강효삼과 인간 강효삼, 그리고 환유와 은유ㅡ직유와 비유ㅡ    력사는 련속적이면서도 동시에 불련속적인 특성을 띤다.시를 쓴다는것은 어쩌면 전통적인 시각에서 살펴볼때 을 기록하는 일에 지나지 않을수도 있다. 바꾸어 말하면 이기도 하다. 사실주의와 모더니즘은 현실에서 오는 이러한 소외를 항상 의식하면서도 또한 늘쌍 새롭게 시작이 된다. 즉 리성(理性)이 보여주는 반리성적인 특성, 그리고 엄연한 사실과 가치의 분리와의 재조합, 더 나아가서 구도적 효률성이 항상 시에서 소외의 조건으로 인식되기도 하며 그러한 리성의 종착역은 곧 바로 죽음일수도 있다는 가 가끔씩 가슴을 치기도 한다. 인간은 이 세상에 태여난 이상 누구나 을 외면할수 없으며 또한 언젠가면 너나없이 받아 들여야 할 중요한 과업이기도 하다 .강효삼선배님은 이러한 삶의 자세를 어떻게 표현하셨을까? 그럼 여기서 을 살펴보도록 하자   십자길에 앉아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통 하얀 로인 한분 지금 로인이 앉아있는 곳으로 두갈래 길이 나 있다 죽음과 삶의 길이 로인은 가고싶지 않다 그래도 죽음의 길로는 로인은 부득부득 앉아버틴다 제자리를 뭉개며 얼마를 더 버티려고 정녕 고집부리지 마시고 어서 가시라해도 로인은 거절하며 오히려 자신의 낡은 철학을 푼다 ㅡ날 그대로 두게 죽음을 앞에 둔 늙은일수록 더 살고싶다네.   전문이다      강효삼선배님의 시는 언제봐도 항상 질서 정연하고 일목료연하다. 질서 정연하고 일목료연하다고 할수 있는것은 그만큼 강효삼선배님의 삶 자체가 신의로 가득 넘쳐나기 때문이 아닐가 싶다. 에서 공자는 라고 하였다. 뜻인즉 신과 의는 아주 근접한것으로써 신(信)은 의의 범수와도 같다는 뜻이기도 하다.시인 강효삼을 80점 이상이라고 할수 있다면 인간 강효삼은 90점 이상이다. 왜냐하면 시인 강효삼에겐 가 있다면 인간 강효삼선배님은 거짓 하나없이 너무나도  진솔하기때문이다 . /십자길에 앉아있다/머리에서 발끝까지 온통 하얀 로인 한분/에서 볼수 있는것은 역시 자화상이라 하여도 과언은 아닐듯 싶다. 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이 /지금 로인이 앉아있는 곳으로/두갈래 길이 나 있다/ 죽음과 삶의 길이/ 로인은 가고싶지 않다/ 그래도 죽음의 길로는/ 로인은 부득부득/ 앉아버틴다 제자리를 뭉개며 /얼마를 더 버티려고/ 정녕 고집부리지 마시고 어서 가시라해도/ 로인은 거절하며 오히려 자신의 낡은 철학을 푼다/로 삶에 대한 애착을 남김없이 표현하였으며 제일 마지막 련 /ㅡ날 그대로 두게 /죽음을 앞에 둔 늙은일수록 더 살고싶다네./에서는 인생에 대한 회유와 허전함, 공허함ㅡ그러한 인생에 대한 반추에서 오는 삶에 대한 끊임없는 집착을 즉 . , 사실주의 그대로 표현하여 어쩌면 쓸쓸하게  인생을 다시한번 되돌아보게끔 하는듯 하다. 필자가 알건대 강효삼선배님은 얼마전 사경에서 벗어나신줄로 알고 있는데 모쪼록 건강에 더욱 류의해가시면서 주옥같은 시작품들을 계속 써내시길 삼가 부탁 드리고 싶다.     모스 페컴(morse pekham)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고 설파한적이 있다. 이여야 한다. 그럼 아래에 강효삼선배님의 를 조심스레 더 살펴보고 가도록 하자   한평생 락을 바라고 허위 허위 쫓았지만 그건 꿈에 본 신기루 쫓고 쫓아도 그냥 그만큼 멀리 있어 가다가다 지쳐누운 나지막한 산비탈에 허리 착 꼬부라진 늙은 비술나무 한구루 삼밭처럼 숨막히는 오두막 찢어진 문풍지를 비집고 젓가락처럼 새여드는 빛을 거친 피부에 바르던 못난 사나이였다 산해진미는 평생 팔자에 없어 다마토리 술 석잔 그것에도 취해서 목침베고 뽑는 가락은 그나마 앞에선 노래도 못 넘기고 가파론 산을 톱는 초부처럼 암벽을 쪼아대는 석공처럼 힘들고 아프게 흙을 뚜져 참께 기름같은 땀을 동이로 짜냈던 누렇게 말라도 독한 잎담배였던걸 그래도 때묻은 동저고리 옷고름 잡아 풀면 장작개비처럼 말라가는 가슴에도 남은 것은 비취색 하늘같이 깨끗한 마음  젖은 장작같이 바른 금 쫙쫙 서는 참나무였다 옹배기는 숭늉같이 근심과 걱정을 증발시키며 인내를 연덩이로 굳혀들고 굴종을 담배로 말아피우며 근로와 선을 새끼처럼 꼬아서 뒤로뒤로 넘겨주고 태여날 때처럼 맨주먹 저세상을 가시였다 아 흙을 앗기고 흙에 미쳐 흙을 찾아 지구를 류랑한 나그네 그때문에 고향도 혈육도 다 잃는 눈물에 젖은 무명수건아 무지와 순박 근로와 인내를 한데 버무려 소여물처럼 새김질한 늙은 황소여   전문이다     필자는 나름대로 강효삼선배님의 를 수작(秀作)으로 생각한다.여기서/한평생 락을 바라고 허위 허위 쫓았지만 그건 꿈에 본 신기루 쫓고 쫓아도 그냥 그만큼 멀리 있어 가다가다 지쳐누운 나지막한 산비탈에 허리 착 꼬부라진 늙은 비술나무 한구루 /로 멋지게 베이스를 깔고 /산해진미는 평생 팔자에 없어 다마토리 술 석잔 그것에도 취해서 목침 베고 뽑은 가락은 그나마 앞에선 노래도 못넘기고/를 포인트로 단단히 골격을 이룬 이 시에서/옹배기는 숭늉같이 근심과 걱정을 증발시키며 인내를 연덩이로 굳혀들고 굴종을 담배로 말아피우며 근로와 선을 새끼처럼 꼬아서 뒤로뒤로 넘겨주고 태여날 때처럼 맨주먹 저세상을 가시였다/는 환유(欢喻)와 은유(隐喻)의  절정을 이루며 /아 흙을 앗기고 흙에 미쳐 흙을 찾아 지구를 류랑한 나그네/고향도 혈육도 다 잃은 눈물에 젖은 무명수건아/ 무지와 순박 근로와 인내를 한데 버무려 소여물처럼 새김질한 늙은 황소여/는 직유(直喻)와 비유(比喻)의 신기를 아낌없이 보여주는듯 하다.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도합 7련으로 나뉘였지만 산문시에 가까워 읽기에 조금 어려운 감이 드는듯하다   한평생 ㅡ 락을 바라고 허위 허위 쫓았지만 그건 꿈에 본 신기루, 쫓고 쫓아도 그냥 그만큼 멀리 있어 가다가다 지쳐누운 나지막한 산비탈에 허리 착 꼬부라진 늙은 비술나무 한구루 삼밭처럼 숨막히는 오두막 찢어진 문풍지를 비집고 젓가락처럼 새여드는 빛을 거친 피부에 바르던 못난 사나이였다 산해진미는 평생 팔자에 없어 다마토리 술 석잔 그것에도 취해서 목침베고 뽑는 가락은 그나마 앞에선 노래도 못 넘기고ㅡ 가파론 산을 톱는 초부처럼 암벽을 쪼아대는 석공처럼 힘들고 아프게 흙을 뚜져 참깨 기름같은 땀을 동이로 짜냈던 누렇게 말라도 독한 잎담배였던걸 그래도 때묻은 동저고리 옷고름 잡아 풀면 장작개비처럼 말라가는 가슴에도 남은 것은 비취색 하늘같이 깨끗한 마음   젖은 장작같이 바른 금 쫙쫙 서는 참나무였다 옹배기는 숭늉같이 근심과 걱정을 증발시키며 인내를 연덩이로 굳혀들고 굴종을 담배로 말아피우며 근로와 선을 새끼처럼 꼬아서 뒤로뒤로 넘겨주고 태여날 때처럼 맨주먹 저 세상을 가시였다 아 흙을 앗기고 흙에 미쳐 흙을 찾아 지구를 류랑한 나그네 그때문에 고향도 혈육도 다 잃는 눈물에 젖은 무명수건아 무지와 순박 근로와 인내를 한데 버무려 소 여물처럼 새김질한 늙은 황소여       이렇게  다시 련을 나누웠으면 더욱 좋지 않았을가 필자 나름대로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이외에도 강효삼선배님은 북방시단의 원로시인답게 북방의 산하(山河), 향토문화, 고향에 대한 다함없는 사랑과 애착을 시리즈로 무려 37수 련작시를 쓰신적이 있으시고 수많은 주옥같은 작품들이 많고도 많지만 시간상 관계로 여기서는 일일히 말하지 않으려고 한다.   누우런 알몸뚱의 황토길 길의 운명이 된 그날부터 얼마나 많은 발길이 이 한몸 짓뭉개고 지나갔을가 깊고 낮은 그 상처 기워내느라 길의 처절한 몸부림이 보인다 하지만 세월이 핥퀴고 간 그 많은 상처 죄다 아물수 없는 길은 아픈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한채 신음소리 없이 뒤척이고있다 세월이 가면 길도 늙는지 거친 피부 꼬부라든 몸뚱이 수림속에 묻혀가는 그 옛날 수레길 따라 걷노라니 아 이 길너머에 이 길을 짚고 가신 아버지의 쇠잔한 얼굴이 보인다 전문이다       이 아프다는것을 지극히 평범한 아버님의 형상을 통하여 표현하고 있으며 이 있었기에 너무너도 자연스레 우에서 걸음마를 익혔고 그렇게 을 따라 걸을수 있었던 우리들의 짧지도 길지도 않는 을 감성으로 재조명하고 있는듯 하며 어쩌면 누구나 너무나도 무심히 지나칠수 있었던 의 다운 존재를 다시금 생생히 눈앞에 떠올릴수 있게끔 특히 제2련에서는 /깊고 낮은 그 상처 기워내느라/길의 처절한 몸부림이 보인다/하지만 세월이 핥퀴고 간 그 많은 상처/죄다 아물수 없는 길은/아픈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한채 신음소리 없이 뒤척이고있다/로 다시금 의 운명적인 숙명앞에 저도 모르게 옷깃을 경건히  여미고 숙연해지게 다음 제일 마지막 결구인 제3련에서 /세월이 가면 길도 늙는지 /거친 피부 꼬부라든 몸뚱이/수림속에 묻혀가는 그 옛날 수레길 따라 걷노라니/아 이 길너머에 이 길을 짚고 가신/아버지의 쇠잔한 얼굴이 보인다/로  어쩌면 나의은 아버님이 걸어가신 일수도 있으며 또한 가 누군가를 위하여, 혹은 자식을 위하여 필사적으로 혹은 필연적으로 걸어가야 할 을 인생의 틀에 맞춰 뼈에 맺히도록 새롭게 각인시켜 주고 있는듯 싶다.    마무리하면서      북방시단에는 언제나 강효삼선배님과도 같으신 든든한 거목들이 계셨기에 문학기초는 상대적으로 튼튼하였다고 나름대로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어쩌면 망조가 들기 시작한 조선족문단 ㅡ이제 에 찾아가면 에는 다운 이 언녕 없어진지 오래고 어쩌다 찾아간 에는 웬 낯모를 타민족이 고 되묻는 세상 ㅡ 가령 40ㅡ50년후에도 조선족문단이 존속하여 있다면 그때 가서 강효삼선배님의 현실주의, 사실주의기법으로 씌여진 많은 주옥같은 시들은 이 세상 그 어디에 내놓아도 조금도 손색이 없었을 명시였음을 아마 후세에 새롭게 재 평가되지 않을가 생각해본다. 세상인심이 야박해서가 아니라 흔하면 누구나 수월하게 대하기 마련이고 금싸락같이 귀할때일수록 귀중한 보석이였음을 뼈저리게 실감하게 되지 않을가 필자 나름대로 생각해 본다. 끝으로 강효삼선배님께 문학에서 더욱 큰 와 함께 와 정진(精进)도  두손 모아 빌면서 후배된 도리로 시 한수를 증정하려 한다. 필자의 수준상 관계로 간혹 서툴지라도 그냥 이쁘게 봐주시고 성의로 받아주셨으면 한다   시인 강효삼   머나 먼 북방 완달산기슭에 버섯같이 아담한 초가집 짓고 한일평생 흰 저고리에 흰 고무신 신고 백발이 성성한 시인 한분이 해마다 봄마다 민들레를 읊고 있습니다 그가 바로 입니다 그가 바로 입니다 그가 바로 조선민족시인 강효삼입니다 시인은 오늘도 노래를 부르네     诗人 姜孝三   在那遥远的北方完达山脚下 盖着蘑菇般的草屋 一生只穿白衣白鞋 已满头白发的一位老诗人 每年每春都吟蒲公英 他-就是蒲公英 他-就是金达莱 他就是朝鲜民族诗人姜孝三   如今诗人仍然哼着自创的小调       2014년6월9일 심양에서  (본문은 초고임)
96    [시] 조각상(雕刻像)(외4수) 댓글:  조회:2666  추천:8  2014-07-15
[시]조각상(雕刻像)(외4수) 나는 인생을 죽은듯이 살았노라 기꺼이ㅡ 위대함과는 거리가 멀게 평범함과 또한 너무 거리가 멀게 하루종일 온갖 풀벌레들의 슬픈 울음소리 칭칭 몸에 감고 산허리에 우뚝 선 고목이 되여 있은듯이 없은듯이 죽은듯이 살고파라 한백년 더   풀잎에 손을 베고 한 십년 나 홀로 너무 가슴 아파 하였다 정갈한 샘물 한모금으로 갈한 목 추기고 가끔 부처님 마주서서 껄껄껄 웃으며 그렇게 살아왔다 따지고 보면 길지도 짧지도 않은 우리네 인생 내 삶은 흙으로 빚은 위태위태한 태양- 한줌의 빛과 한줌의 흙과 한줌의 바람과 한줌의 구름과 한줌의 바다와 한줌의 번뇌와 한줌의 사랑으로 너를 잊은듯이 나를 사랑하며 이제는 죽어서도 아무런 여한이 없이 이 세상을 나는 있은듯이 없은듯이 살다가 가리   누군가에 의하여 다시금 태여나는 나의 인생 나의 기억과 너의 기억속에 있은듯이 없은듯이 죽은듯이 한백년만 더 차가운 조각상 처럼 살고파라 흐르는 인생  7 월 이 한걸음- 두걸음씩 내 곁에 다가섰다가   한걸음 두걸음씩 내 곁에서 차츰 멀 어 진 다…   꽃은 이제 피여날가 말가 혼자 너무 서러운 계절   찌 물 쿠 는 무더위속에서 나는 벌써 내 인생의 잔혹한 겨울을 다시 본다   이제 꽃을 마주서서 너무 아름답다거나 너무 외롭다거나 너무 쓸쓸하다고 말하지 마라   세월은 언제나 가는듯이 다시 오고 우리 인생은 물처럼 흐르다가 마침내 바위를 타고 하늘로 돌아간다 인격   너무 잘 생겼다거나 너무 못 생겼다 하고는 항상 거리가 멀다   벼룩이에게도 낯은 있고 얌전한 고양이  먼저 부뚜막에 오르고 오늘도 말 못하는 황소는 채찍질에 저항없이 혼자 속으로만 꺼이 꺼이 운다   안타까이 메주같다거나 바위같다거나 스스로 자신에게 매길수 없는 점수   사람은 누구나 그렇게 착각으로 산다 바위   태양에서 불어 온 뜨거운 입김에 홀랑 이마가 벗겨진 산   화난 바람이 거친 벌판 달리다 어느새 손에 땀을 쥐고 다시 바자굽을 바장인다   피는 말라 하얗고 살은 분필가루 되여 펄펄 날리고 뼈가 부서지도록 우뚝 선 바위…     네 앞에  서면 나는 언제나 그림자가 되여 먼 말을 아낀다 가을   하늘을 주어 슬쩍 바구니에 담는다   빨간 눈망울은 페교+분수대=시니피앙 ⇒시니피에 꼬리 치던 게으른 붕어들의 빨간 하품   어리숙 낮잠에서 깨여난 황둥개가 긴 꼬리에 물을 묻혀 스륵스륵 바위에 고독을 다시 쓴다   장어의 발가락사이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바다 립스틱 바른 누군가의 입속에서 질겅 질겅... 2014.7.14
95    거짓의 세계 댓글:  조회:2288  추천:3  2014-07-11
거짓의 세계4   마음이 가난한 파도의 풍만한 가슴   여울목 지나 찬 모래바닥 살살 헤치며 돌쫑개가 부르는 노래에는   류행이 되여 한바탕 놀다 가는 밀물 썰물이 없다   천년을 호수 밑바닥 기여도 미꾸라지는 좀체로 룡이 되질 않고   상어의 지느러미는 밥상에 올라앉아 또 누군가의 고상한 식욕으로 입맛을 쩝쩝 다시고 있다   이렇게 살아있는 모든것은 끈임없이 죽어가는 련습을 반복중이다     아미타불 1   동에 가도 아미타불 서에 가도 아미타불 남에 가도 아미타불 북에 가도 아미타불   산에 가도 아미타불 들에 가도 아미타불 강에 가도 아미타불 절에 가도 아미타불   괴로워도 아미타불 서러워도 아미타불 그리워도 아미타불 마주봐도 아미타불   살아서도 아미타불 죽어서도 아미타불 일편단심 아미타불 서방극락 아미타불   아미타불ㅡ 아미타불ㅡ 십년공부ㅡ 아미타불ㅡ   아미타불 2   소털같이 많은 날 솜털같이 많은 날 허다한 날 아니오고 흔한 날만 오시는 님   깃털같이 가벼운 날 소문같이 좋은 날 외로운 날은 아니오고 빛이 되여 오시는 님   두루두루 기쁜 날 여차여차 슬픈 날 기다리면 아니 오고 지쳐서야 다시금 오시는 님   그리워서 아미타불 깨닫고서 아미타불 눈감고도 아미타불 한일평생 아미타불…   아미타불 아미타물 보도중생 아미타불…   아미타불 3   좋았어도 아미타불 싫었어도 아미타불   어화둥둥 아미타불 스리슬쩍 아미타불   모로 가도 아미타불 세로 가도 아미타불   목터지게 아미타불 종국에는 아미타불   바람도 아미타불 구름도 아미타불 소원도 아미타불 집념도 아미타불   아미타불 아미타불 일편단심 내 사랑 아미타불…   아미타불 4   법계장신 아미타불 대자대비 아미타불   하늘도 아미타불 구름도 아미타불   바람도 아미타불 이름도 아미타불   내 살아서 아미타불 내 죽어서 아미타불   웃음도 아미타불 울음도 아미타불   아미타불 아미타불 하루빨리 아미타불…
94    [시]어떤 세상 2 (외 1 수) 댓글:  조회:2419  추천:2  2014-07-09
어떤 세상 2   힘 없는 어떤 세상 빽 없는 어떤 세상 맥 없는 어떤 세상 뼈 없는 어떤 세상 살 없는 어떤 세상 눈 없는 어떤 세상 코 없는 어떤 세상 입 없는 어떤 세상 귀 없는 어떤 세상 꿈 없는 어떤 세상 너 없는 어떤 세상 나 없는 어떤 세상   어떤 세상 이야기는 있는듯이 모두 없고 어떤 세상 이야기는 없는듯이 모두 있다 어떤 세상 3   태양ㅡ 그 아래 허 무 한 웃음   바람마저 머 물 기 싱거운 아츠랗게 높은 빌딜숲   그곳에는 지금 허 무 한 이들이 허무하게 오구구 모여앉아   허무한 이 야 기 로 허무한 하루를 또 허무하게 보내고 있다   인심은 메말라 언녕 바닥 드러낸지 오래고 진실은 낮술에 취해 메돼지들 고함소리로 드높은 곳, 그곳엔 지금 이상하리만치 사람냄새 하나 제대로 찾아 볼수조차 없다! 량심은 덫에 걸려 생사불명ㅡ 비루먹은 당나귀떼의 눈물겨운 하소연에 오입이 난 세월마저 땅이 꺼지게 한숨이 깊은 곳ㅡ 무너질듯이 하늘을 찌를듯이 아츠랗게 높은 빌딜숲 지금 바람에 우수수 우수수 흔들린다...
93    [시]네 앞에 서면 댓글:  조회:2395  추천:6  2014-07-05
네 앞에 서면   오척장신 공자님앞에 서면 저절로 깊숙히 고개가 숙여지고   구척장신 부처님앞에 서면 말문이 철문이 되여 꾸욱 닫기고   말이 많은 네앞에 서면 어리둥절 새 소리인지 뱀이 기여가는 소리인지 간밤에 달을 보고 놀란 개 짖는 소리인지ㅡ   아예 할말을 잃는다 아예 할말마저 모두 버린다... 존재의 리유 1   거기 잘 익은 홍시먼저 얼굴이 빨갛게 붉어지고   거기 잘 썪은 두엄먼저 량심이 봄풀처럼 파랗게 되살아나는 곳   까맣게 멈춰버린 시간속에 하얗게 우리들의 웃음이 어여쁜 꽃으로 피여나는   꽃밭에 서서 꽃 이름을 모르겠거든 꽃이라고 이름 지어  부르지도 마라   진달래 봉성화 개나리 즈레밟고 홀로 가는 마음은 마냥 조심스럽다   가다가 이름석자에 말고삐 물리고 가다가 돌아서서 둥근 소 영각소리에 추억을 잘근잘근 안주삼아 씹으며   산다는건 아직까지 살아야만 하는 그 존재의 리유 하나만으로도 나를 다시 완성해가야 하리   이 세상은 우리들의 존재의 리유 하나만으로도 항상 밝고 지친듯이 뭇별은 찬란하다 아침은 더욱 밝다
92    [시]춤 추는 왜긍하《倭肯河》 1 댓글:  조회:2460  추천:11  2014-07-03
춤 추는 왜긍하《倭肯河》 1    천년을 꾸벅꾸벅 졸고 있던 두꺼비 한마리 눈물을 머금고 4백리 거친 벌을 엉금엉금 혼자 기여 간다   가다가 왜서인지 의문스러운 왜긍진(倭肯镇)에 이르러 커다란 합수목 이루어놓고 허이ㅡ디야ㅡ 슬픈 노래 한곡조 길게 길게 뽑다가   가다가 마침내 목단강(牡丹江)과 어깨동무하며 살찐 이란(依兰)벌을 주름 잡으며 덩실ㅡ 더덩실ㅡ 흥겨운 춤판 한번 벌리다가   송화강에 훌쩍 몸을 싣고 이천팔백리 서러운 길을 멀리ㅡ 멀리ㅡ 에돌아 동해로 간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해당화 봉선화 라이라크 꽃향기속에서   춤추는 왜긍하는 피리소리다 노래 부르는 왜긍하는 아버님의 웅굴진 퉁소소리다 머리 풀어헤친 왜긍하는 어머님에 대한 추억 전부다   눈 감으면 조용히 떠오르는 고향의 강 가슴에서 흘러흘러 어느새 그리움을 한장 또 한장 번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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