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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한국의 신화

석탈해 이사금
2009년 09월 27일 13시 51분  조회:1003  추천:0  작성자: 미쓰리

                                                   석탈해 이사금

   신라의 초대왕  박혁거세39년, 서라벌 동쪽에 있는 가라촌의 아진포에 혼자 쓸쓸하게 살아가는 의선이라는 할머니가  있었다.

    이 할머니는 임금님에게 생선을 장만하여 바치는 책임을 맡아 바닷가에 살고있었다.

    어느날 새벽, 할머니는 까치들의 지저귀는 소리에 눈을 떴다.

   <이상도 하여라, 이 바다가에는 까치를 구경하기가 힘든데 오늘따라 웬 까치가 저리도 지저귈까?>

   할머니는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는 바닷가에서 철썩이는 파도소리가 들려왔다. 그 파도 소리에 실려 까치들의 지저귐소리도 더 크게 들려왔다.

   할머니는 까치 소리가 들려오는 바다가로 걸음을 옮겼다. 이윽고 모래 사장에 닿았을 때 바다 저쪽에서 임자없는 배 한 척이 물에 떠밀려 오고 있었다. 까치들은 그 배 우를 맴돌며 그렇게 요란하게 지저귀고 있는 것이었다.

  할머니가 가까이 가 보니 배 위에는 큰 궤가 하나 달랑 있었다. 

  할머니는 궤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가 궁금하였다. 그러나 문득 두려운 생각이 들어 궤를 열까 말까 하고 망설였다.

   <궤속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왜 사람도 없는 배에 궤만 하나 있는 걸까? 한번 열어 볼까?>

  할머니는 마침내 궤를 열어 보기로 결심했다. 궤의 뚜껑에 살며시 내미는 할머니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눈을 딱 감고 열자.>

    할머니는 이렇게 소리치며 궤를 열었다. 궤속에는 금빛으로 빛나는 커다란 알 하나와 여자 한명이 들어 있었다. 여자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로다. 세상에 이렇게도 큰 알이 있다니>

    할머니는 알에 손을 대고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러자 알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 쩍> 소리를 내며 갈라졌다. 거기에서 령롱한 오색 연기가 피여올랐다.

    <응애,응애.....!>

    알이 갈라짐과 동시에 우렁찬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그소리에 놀라 깨어난 여자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울고있는 아기와 할머니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허어, 알에서 아기가 나오다니!>

  할머니는 신기한 눈으로 아기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잘생기고 건강한 사내아이였는데, 할머니와 눈길이 닿자 방글방글 웃었다. <색시,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이오?>

   <할머니, 소녀는 용서국 함달파 왕비님의 시녀이옵니다. 왕비님께서 아기를 얻고자 오래 기도를 드린 끝에 아기를 가지셨습니다. 그러나 열달이 지나고 또 열달이 지나도 아기가 태여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임금님도 왕비님도 애타게 7년동안이나 기다려서 겨우 왕비님이 해산했는데 이상하게도 아기는 낳지 못하고 큰 알을 하나 낳으셨읍니다.>

   시녀는 여기까지 말하고 나서 잠시 알속에서 나온 아기를 신기하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임금님께서는 몹시 노하셔서 알을 바다에 버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왕비님은 눈물을 흘리시며 슬퍼하셨습니다. 임금님의 명령이 하도 엄한지라 도무지 거역할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왕비님은 알을 궤안에 넣으시고 나서 소녀에게 당부하시기를 이 알에서 반드시 귀한 아기가 나올것이다. 인연이 닿는 사람을 만나 성장하면 그곳에 나라를 세우고 큰 뜻을 펼치도록 하라. 하시였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를 만나자마자 아기가 알에서 나왔으니 아마도 할머니와 인연이 있는듯 하옵니다. 부디 할머니께서 이 아기를 키워주십시오.>

   시녀가 할머니에게 간곡히 청하자 할머니는 기꺼이 아기를 맡아 키울것을 승낙하였다.

  <하늘이 주신 아기인데 어찌 등한시 할수 있겠오? 정성껏 기르겠으니 걱정하지 마시오.>

   그렇지 않아도 혼자 살아 외로운 할머니는 잘 되였다 생각하고 그 아기를 친자식처럼 정성껏 키웠다. 이 아이가 바로 나중에 신라 제 4대 왕위에 오르게 되는 석탈해이다.

    할머니는 까치의 알림으로 얻어진 아기라 하며 까치작자의 한쪽을 떼여 <석>이라고 성을 정하고 알을 깨뜨리고 나왔다고 하여 이름을 <탈해>라고 지었다.

    석탈해는 지혜롭고 씩씩하게 자랐는데 효성이 지극했다. 마을 사람들과 함께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아다가 할머니를 편하게 봉양하였다. 할머니는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기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팠다.

   어느날 할머니는 탈해를 보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탈해야, 너는 보통 사람이 아니고 근본이 왕자몸이니라. 보통 사람 같으면 늙은 어미를 거두는 것으로 사람의 도리를 다한다 하겠지만 , 너는 왕자의 몸이니 만백성을 드스릴 책임이 있는것이다. 그러니 오늘부터는 고기잡이를 그만두고 힘과 덕을 기르도록 하여라/>

   그러면서 비단에 싸인 길다란 상자를 내놓았다.탈해는 무엇일까 궁금해하면서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한 다음, 비단 보자기를 풀고 상자를 열러 보았다. 그 속에는 한자루의 칼과 활, 그리고 화살이 가득

담긴 화살통이 들어 있었다.

   <이 물건들은 너의 부모가 너를 태워보냈던 배에 같이 실어 보낸것이다. 그러니 이것을 갖고 무술을 닦도록 하여라.>

    탈해는 그날부터 토함산에 올라가서 활쏘기며 칼쓰기 등 무술 연마에 힘썼다. 몇해동안 계속하여 수련을 쌓은 결과 탈해는 당당한 무사가 되였다.

    할머니의 말씀을 지켜 언제나 앞장서서 솔선수범을 하고 신의를 지켰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탈해를 존중하고 따르게 되었다.

   탈해는 따르는 사람들에게 무술을 가르치며 때때로 토함산에서 사냥을 하였다. 어느날 탈해는 산꼭대기에서 사냥을 했는데, 무척 목이 말랐다. 그래서 따르는 사람중에서 가장 키가 큰 처솔이라는 사람을 시켜 샘을 찾아 물을 떠오게 했다.

   처솔은 샘을 찾아 토함산 동쪽 계곡으로 내려가다가 높은 바위밑에서 솟아오르는 맑은 옹달샘을 발견하였다. <야, 드디어 찾았구나!>

   처솔은 재빨리 옹달샘으로 간후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곳은 동해가 환히 보이는 경치좋은 곳이였다.

   처솔은 퐁퐁 솟아오르는 맑은 샘물을 표주박에 떠 가지고 탈해가 기다리고 있는 산꼭대기를 향해 부지런히 올라갔다.

  <휴우, 힘이 들고 목도 마르구나.>

   처솔은 손에 들고 있던 표주박속의 물을 보고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먼저 한 모금만 마시고 탈해한테 갖다줄 생각에 표주박에 입을 댔는데 괴이한 일이 일어났다. 입에 댔던 표주박이 입에 철썩 붙어버리고 만것이다.

    <어어,왜 이러지?>

    처솔은 당황하여 표주박을 입에서 떼려고 했다. 그러나 찢어질듯이 입술만 아픞뿐 표주박은 떨어지지 않았다.

   처솔은 두려워하며 탈해에게 와서 사죄하였다.

   <앞으로는 먼곳이든 가까운 곳이든 감히 먼저 물을 마시지 않겠사오니 용서하여 주십시오.>

   사죄의 말이 끝나자 그제서야 입에서 표주박이 떨어졌다. 그후로부터 따르는 사람들은 감히 탈해를 속이려 하지 아니하였다.

   이 신비한 우물은 지금도 토함산에 있는데 옛사람들은 이것을 예내 우물이라고 불렀다. 그 말은 <석씨 집 우물>이라는 뜻이라 한다.

   탈해는 낮에는 무예를 닦고 밤에는 지혜와 덕을 쌓는 공부를 했다. 그리하여 풍수와 지리를 보는데도 뛰여난 눈을 가지게 되였다.

   어느날 탈해는 토함산 위에서 사방을 둘러보며 장차 자기가 살 집터를 찾고 있었다. 멀리 서쪽으로 펼쳐진 서라벌 벌판이 한눈에 보였다. 그 벌판을 가로질러 흐르는 물개 냇가애 반달처럼 생긴 언덕이 보였다.

    <그렇다! 바로 저기다. 내가 살 곳이.>

    탈해는 몰개 냇가북쪽 기슭에 덩그렇게 반달처럼 솟은 언덕을 바라보며 두 주먹을 불끈 쥐였다.

   탈해는 단숨에 몰개 냇가의 반달 언덕까지 달려갔다. <아뿔싸,벌써 누가 집을 지어 살고 있구나!>

   탈해는 낭패스런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쉬였다. 그곳에는 표공이라는 재상이 집을 짓고 살고있었다.

   <어떻게 하면 저 집을 차지할수 있을까?>

    탈해는 궁리에 궁리를 거듭한 끝에 한 꾀를 생각해냈다. <옳지, 그렇게 하면 되겠구나.>

   그날밤에 탈해는 숯 부스러기와 쇠붙이를 그 집 담 곳곳에 묻어놓았다. 몇달이 지난후 탈해는 표공을 찾아갔다.

   <이 땅은 본래 우리 조상님들이 대대로 살아오던 집터입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어르신께서는 주인의 승낙도 없이 집을 지으셨읍니까? 이제 주인이 왔으니 집을 비워주십시요./>

   이 말에 표공은 안색이 빨갛게 변하여 소리쳤다. <너는 무슨 소리를 하느냐? 그럴리가 없다. 이 집터는 오래 전부터 내가 살아오던 집터이다. 그런 억지를 부리지 말고 썩 물러가거라.>

   탈해도 지지 않았다. 그는 표공의 위세에 조금도 굽히지 않고 자기 집터라 주장하다가 끝내는 임금에게 호소하여 재판을 받게 되었다.

   표공은 열심히 그 집터가 자기 조상의 집터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임금은 탈해에게 물었다.

  <너는 반달 언덕이 조상 때부터 살던 집터였다 하는데, 그 증거가 있느냐?>

   <예, 잘 찾아보면 있을 것입니다.>

  <찾아보면 있을거라구?>

   <그렇습니다. 저의 할아버지는 쇠붙이로 호미와 도끼와 칼을 만드는 대장장이였습니다. 그러니 집 부근을 파 보면 제 할아버지가 사셨던 증거가 나올 것입니다.>

   재판을 구경하던 신하들은 대장장이 자손이란 말을 듣고 눈이 휘둥그래졌다. 그도 그럴것이 당시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돌연모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쇠붙이로 물건을 만드는 일은 권위있는 집안이나 하였기때문이다.

    <여봐라, 속히 가서 그 집 주위를 파 보도록 하여라!>

   임금의 명령을 받은 신하들은 말을 타고 표공의 집으로 갔다. 얼마후 신하들은 대장장이가 살던 중거물이 되는 숯 부스레기와 쇠붙이를 가지고 왔다. 그러나 진짜 집주인인 표공에게는 자기의 집터라는 증거가 없었다.

    임금은 마침내 판결을 내렸다.

   <표공에게는 증거가 없고 석탈해에게는 증거가 있다. 그러니 증거가 있는 사람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다. 표공은 반달 언덕을 석탈해에게 내주고 집을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하여라.>

   이렇게 하여 반달 언덕은 석탈해가 차지하게 되였다.

  후에 이 집터는 궁궐터가 되는데 그때의 임금은 박혁거세의 아들인 남해 차차웅으로 신라 제2대 왕이였다.

   임금은 그 재판으로 인하여 탈해의 지략이 뛰여남을 보고, 그 지혜를 아끼고 사랑하였다. 그러다가 서기 8년, 맏공주 아호와 혼인을 시켜 사위로 삼고 나라일을 보살피게 하였다. 탈해는 모든 일을 지혜롭게 처리하였으므로 임금의 신임을 크게 받았다. 20년간 왕위에 있던 남해 차차웅은 24년 눈을 감으면서 아들 유리와 사위 석탈해를 불러다  놓고 이렇게 유언을 남겼다.

   <내가 죽거든 너희들박, 석 두 성중에서 덕이 높은 사람이 임금의 자리를 이으라.>

  왕자 유리는 매부되는 석탈해에게 왕위에 오르기를 권했다. 그러나 탈해는 왕자가 왕위를 이어야 한다고 극구 주장했다. 이렇게 서로 사양했으므로 옥좌는 오랫동안 비어있게 되었다.

  어느날 탈해는 옥좌가 비어있는것이 걱정이 되어 유리에게 말했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 말하기를 귀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이가 많다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 두 사람이 떡을 씹어 그 잇자국을 보고 이를 세어 많은 사람이 왕위에 오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

   <좋습니다. >

   유리와 탈해가 떡을 씹은 다음 이의 수를 헤아려보니 유리가 많았다. 이에 신하와 백성들이 그를 받들어 왕위에 오르게 했다.

  이때부터 신라에서는 왕을 이사금이라 불렀는데, 이것은 <잇자국이 많은 분>이란 뜻이다. 임금이라는 칭호도 여기에서 비롯된것이라고 한다

  세월은 유수처럼 흘렀다. 유리 이사금5년인 28년 겨울, 임금이 나라 안을 두루 살피다가 한 노파가 굶주리고 추위에 시달려 바야흐로 죽어가고 있는것을 보게 되였다. 임금은 옷을 벗어 그 노파에게 덮어주고 한탄을 했다. <내가 능력도 없으면서 왕위에 올랐도다. 임금으로써 백성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니 어찌 죄가 아니리오!>

  그 뒤로 임금은 신하들에게 명하여 전국 곳곳에 있는 늙은 홀아비와 홀어미, 부모 없는 아이들, 늙고 병들어 스스로 생활할수 없는 사람에게 식량을 주어 고통없이 살아가게 했다. 그러자 이웃 나라 백성들이 그 말을 전해 듣고 신라에서 살고자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우리 나라 가악의 시초인 도솔가가 나온것은 바로 그 해의 일이였다.

   서기 32년 유리 이사금은 여섯 마을 촌장들에게 이,최. 손, 정, 배, 설,이라는 성을 내려 귀족으로 인정하는 한편, 마을 이름도 고치고 나라의 벼슬도 17가지로 구별하였다.

   또한 길쌈을 장려하기 위하여 지금의 한가위인 가베놀이를 만들었다.

   신라에서는 가을이 다가오면 여섯 촌에서 베 잘 짜는 여자를 골라 두 패로 나누었다. 궁궐에서 특별히 두 왕녀가 나서서 각각 패의 지휘를 하였는데 , 두 패는 7월 16일부터 뜰에 모여 길쌈을 하다가 밤이 늦으면 헤여졌다.

   매일 이렇게 하다가 8월15일이 되면 양쪽이 그때까지 길쌈 짠 것을 견주어 많고 적음을 가렸다.ㅣ 그리고 여기서 진 쪽에서 술과 음식을 준비하여 이긴 쪽을 대접했다.

  이윽고 이 시합이 끝나면 춤과 노래와 온갖 놀이가 시작하는데 , 이를 <가베>라고 했다. 이때 진 쪽에서는 서로 어울려 춤을 추는데 진것을 한탄해 <희소희소>하고 노래를 불렀다. 그 소리가 슬프고 아름다워 후세 사람들은 그 노래를 <희소곡>이라고 불렀다. 희소란 <모여라>라는 뜻이라고 한다.

   왕위에 오른 지 34년이 되는 해인 57년 9월 , 유리 이사금은 세상을 떠나면서 신하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석탈해는 이 나라에 꼭 필요한 분으로 지위가 재상에 이르렀다. 두 왕자는 재주나 인격 면에서 도저히 그를 따르지 못한다. 그러므로 내가 죽으면 반드시 석탈해로 하여금 왕권을 잇도록 하라.>

   이리하여 석탈해가 신라 제 4대 임금의 자리에 올랐다. 때는 57년이었다.

   임금이 된후에도 석탈해 이사금은 궁궐에는 별로 있지 않고 , 반달 언덕 자택에서 정치를 보았다.

   석탈해 이사금이 왕위에 있던 23년동안 서쪽의 백제와 동쪽의 왜적들이 쉴새없이 침입해 왔다.

   그러나 이사금은 지혜와 용기로써 적들을 물리쳐 백성들이 안심하고 살수 있었다.

   석탈해 이사금 19년에는 여름내 비가 오지 않아 곡식들이 다 말라 버렸다. 백성들이 굶주리고 병들어 괴로움 속에 헤매자 임금은 나라의 창고를 열어 양식을 배급하여 주었다.

   <정말 , 석탈해 이사금은 하늘이 내린 우리의 왕이시다.!>

   <암,그렇고 말고 ,백성들을 이토록 아끼고 사랑하는 왕은 드물것이네.>

   굶주림속에서 벗어난 백성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하며 석탈해 이사금의 은혜를 칭송했다.

   석탈해 이사금이 85세 되던 해 4월 어느날, 갑자기 폭풍이 불어오더니 무서운 회오리바람이 먼지를 일으켜 앞을 분간할수 없었다. 나무들은 뿌리채 흔들리고 피였던 꽃은 다 떨어졌으며, 마침내는 궁궐의 동문이 허물어지고 말았다. 이 일이 있은후 석탈해 이사금은 자리에 눕게 되였고 그해 8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백성들은 지혜롭고 어진 임금의 죽음을 슬퍼하며 소천 언덕에 정숙하게 장사를 지냈다.

    

      그후 6백년이 지난 680년 3월15일 밤, 반월성 궁궐에는 이상한 일이 생겼다. 당시 임금이던 문무대왕의 침전에 매우 무섭게 생긴 건장한 노인이 나타났다. 그 노인은 키가 3미터정도이며 머리 둘레가 1미터가량 되였다.

    노인은 무서운 소리로 외쳤다.

   <임금은 듣거라 ! 나는 석탈해다. 즉시 소천 언덕에서 나를 파내여 그 뼛가루와 찰흙을 섞어 나의 상을 만들라. 상이 완성되거든 토함산 위에 세우라.>

   그 소리가 어찌나 큰지 사방 벽이 울리는듯하였다. 문득 대왕이 놀라 깨여나보니 그것은 꿈이였다.

  <생시처럼 생생한 꿈이로구나.>

    다음날 날이 밝자 문무대왕은 꿈에서 들은 대로 이사금의 무덤을 파내여 그 뼛가루로 상을 만들었다.

그것이 완성되자 토함산 위에 세우고 <동악대신>이라고 불렀다.

   때는 삼국 통일이 이룩될 무렵으로 나라의 힘이 북쪽과 서쪽으로 기울어져 동쪽이 등한시되던 때였다. 이때 석탈해 이사금의 영혼이 방비가 허술한 동쪽을 막아 나라의 안전을 지키지 위해 문무대왕의 꿈에서 나타났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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