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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기인 정치가 리항복15)독특한 수결방법
2015년 12월 22일 14시 30분  조회:1346  추천:0  작성자: 옛날옛적
 15.독특한 수결방법
 
    선조왕과 조정의 신임을 한몸에 안은 리항복은 이듬해에 응교(应教)로 승진했다가
의정부(议政府)의 검열(检阅),사인(舍人:정4품)을 거쳐 전한(典翰)으로 승진하였다.
    조정에서는 열흘에 한번씩 임금에게 경전을 강의하는 제도가 있었다.하루는 리항복이 남먼저 강연(讲筵)을 하러 입시(入侍)했을 때 선조왕은 특별히 리항복을 룡상앞에 불러놓고 그가 문사랑으로 있을 때의 일을 이르면서 리항복이 재간이 대단하다고 련거퍼 칭찬하고나서 며칠 지난 뒤 그를 직제학(直提学:종3품)에 임명하였다. 그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선조왕은 그를 통정대부(通政大夫:정3품),승정원 동부승지(承政院同副承旨)로 승진시켰다. 리항복은 문신들끼리 궁전에서 치르는 문신정시(文臣庭试)에서 장원을 따내 임금으로부터 대궐에서 기르는 말 한필을 하사받았다.
    조정의 두터운 신임을 한몸에 안은 리항복은 신묘(申卯:1591)년 봄에는 호조참의(户曹参议)로 관직을 옮겨 국가의 재정을 관할하게 되였다.그는 국가의 재정을 정밀하게 조사하고 불필요한 곳에 국고의 돈이 흘러드는것을 엄격히 통제하였다.
    리항복은 날마다 수백장도 넘는 청시,보고 등을 열독하고 심사하여 수결해야했기에 눈코뜰새가 없었다. 그는 산데미같이 놓인 문서를 재빨리 처리하느라 수결하는 방법을 간단히 하여 수결란에 다만 “ –“자를 긋고 다른 표시는 하지 않았다.
    어느날 한 문서에서 문제가 생겼다. 호조에서 이로하여 론의가 생겼다. 호조참의가 수결을 하지 말았어야 할 문서에 그의 수결이 되여있었다.
     호조판서인 윤두수가 문서를 읽어보다가 의심스러워서 리항복을 찾았다.
“리공이 이 문서를 비준했소?” 
리항복은 문서의 제목을 얼핏 보고나서 대답했다.
“하관은 그 문서를 받아본 일이 없습니다.”
“그럴 리가 있나? 문서의 마감에 리공의 수결이 있는데.”
“절대 그럴 리가 없습니다.” 리항복은 단호하게 부인하였다.
 “리공이 수결하지 않았다면 이건 누가 수결한것이오?”
윤두수가 문건을 리항복에게 주면서 다시 따져물었다.
    문서를 받아보던 리항복이 말하였다.
“이건 하관이 수결한것이 아닙니다.”
“분명히 한 일(一)자를 그어 수결했는데? 리공이 수결한것이 아니라면  누가 수결을 모방했단  말인가? 리공이 수결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있소?” 윤두수는 의문을 풀길이 없어서 따지고 물었다.
“대감, 하관은 확실히 간단히 한일(一)자를 그어 수결했습니다. 하지만 한일(一)자를 그었다하여 다 하관이 수결한것은 아닙니다. 하관은 약간의 다른 암호를 해놨습니다.하관이 수결한 문서에는 량쪽 끝에 바늘구멍이 있습니다. 이 문서를 보십시오. 바늘구멍이 어디 있습니까? 하관이 수결한 다른 문서들을 가져와서 대조해보십시오.”
윤두수가 부하를 시켜 다른 문서들을 가져와서 살펴보니 모두다 한일(-)자로 수결을 하여 그 진위를 분간하기가 어려웠다.
“이 사람, 바늘구멍이 어디에 있는가?”윤두수는 바늘구멍을 찾지 못해 리항복을 다그쳤다.
“대감, 그 서류를 약간 들고 해빛이나 등불빛에 비춰보십시오.”
윤두수가 문서장을 들고 해빛에 비치니 한일(--)자를 그은 량끝에 바늘로 찌른 작은 구멍 두개가 환히 보였다.
“리공, 자네는 일을 거칠게 하는것 같았는데 거치른 속에 세심함이 들어있었군.하하하.”
“사실 하관이 그 많은 서류에 일일이 수결하기 바쁜것도 있었지만 하관은 이 틈을 타서 흑사심을 품고 나라의 돈을 횡령하려는 자들이 있으면 잡아내려는 생각도 있었기때문입니다.당장 거짓 수결을 조작한 자를 잡아다가 문초하십시오.”
리항복의 비준을 맡지 않고 거짓 수결을 하여 국고의 돈을 횡령하려던 자는 결국 법망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리항복은 이 일이 있은 뒤 이내 수결방법을 고치였다. 물론 누구도 모방할수 없는 다른 묘법을 썼던 것이였다.
몇달이 지나자 국고에는 전량이 가득 차게되였다.호조판서 윤두수는 감탄을 금치 못하며 만나는 사람의 손을 잡고 자랑삼아 말하였다.
“한낱 문장가인 리항복이 나라의 전량을 이렇게 잘다스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였소. 참으로 만사를 통달한 전도유망한 젊은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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