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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치 1번지 워싱턴DC (제5편)
2013년 11월 27일 19시 37분  조회:3901  추천:2  작성자: 훈이


《백악관 앞의 반핵 아줌마》

 미국 정부 부처에서 쌍 날개라고 하는 사법성과 상무성을 가까운 거리에 두고 있는 백악관(White House) 명실 공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의 사람인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관저이자 집무실이다. 백악관이란 이름은 1814 대영전쟁 불에 그슬었다가 재건 외벽을 하얗게 칠한 데서 비롯된 것이란다.

《겉보기엔 아주 작은 건물 같지만 방이 132개가 있고 2층과3층은 대통령 일가가 생활하는 사적인 공간입니다. 8개의 방을 있는 무료 가이드투어가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에 운영됩니다. 한국의 청와대는 접근 불허지만 백안관은 언제나 국민들에게 개방되어 있습니다. 말하자면 한국의 청와대는 고압적인 모습이라면 백악관은 서민적인 인상을 준다고 할가요. 워낙 인기가 좋은 곳이라 한 달 전 부터 근처에 있는 백악관 방문객 센터에서 투어 신청을 해야 됩니다.》

 그러면서 가이드는 우리 팀은 사전 신청을 하지 않아 백악관관내 관광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또 한 번 유감을 씹는 순간이었다.

 관광버스가 정차한 곳은 백악관 북쪽인데 백악관과 마주한 광장에는 프랑스인 라파예프 장군의 동상이 있었다. 미국 독립전쟁시기 스스로 군대를 모집해 미국을 위해 참전한 그를 기려 세운 동상이란다.

 《프랑스인으로 미국의 독립전쟁에 참전해서 공을 세웠지만 인디언들에게는 증오의 대상으로 되고 있는 사람입니다.》

 가이드 소개로는 라파예프 장군은 미국 독립전쟁시 사단장, 후에는 버지니아 군 사령관으로 활약하면서 큰 공을 세웠지만 인디언 토벌작전에서 악명을 남겼다고 한다. 인디언들은 지속적으로 동상철거를 요구해왔지만 그 요구가 지금까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했다.

 백악관을 배경으로 사진 몇 장 찍고 아쉬운 발걸음을 옮기는데 가까운 곳에서 색소폰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나는 쪽에 시선을 주니 한 중년 남성이 백악관을 마주 보며 혼자서 색소폰을 열심히 불고 있었다. 일명 《거리의 악사》라고 불리는 구걸자인줄로 알았는데 가이드 말로는 백악관을 상대로 항의 시위를 하는 분이라고 했다.

 백악관 앞거리에서 종종 항의 시위가 벌어지는데 보통 시위자들은 질서 있게 백악관 주변을 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텔레비전에 종종 비쳐지는 경찰과의 대치 상황이거나 화염병과 최루탄이 난무하는 장면은 절대 있을 수 없다. 성숙한 미국인들의 시위문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이드가 길옆에 있는 노천 매장 같은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곳은 노천 매장이 아니라 백악관 앞에서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는 여사의 거처입니다. 한번 가 보시죠.》  햇빛이나 비를 가리게 검은 비닐로 지붕을 한 곳에서 연세가 많이 들어 보이는 부인 한 명이 반갑게 웃으면서 우리를 맞았다. 그는 우리가 한국 관광팀인줄 알고 얼른 한국어로 된 표어 판을 내들었다. 거기엔 한국어로 《안녕! 반핵시위!》라고 씌어져 있었다. 


 

 《이 분이 바로 <백악관 앞의 반핵 아줌마>로 널리 소문이 난 분입니다. 이 분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사시장철 백악관을 바라보면서 침묵시위를 하신 분입니다.》  《백악관 앞의 반핵 아줌마》 이름은 콘셉션 피시노트, 스페인 출신이다. 1963년 미국으로 이주한 후 뉴욕복지사업단, 국제 연명, 스페인 영사관에서 일하다가 1979년부터 워싱턴DC에 와서 정치활동에 종사했다. 냉전시대 미국의 군비증강을 우려해 미 연방의원들을 만나는 등 로비활동에 종사하다가 혼자서 하는 정치활동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 그녀는 1981년부터 반핵 내용을 담은 간판을 들고 백악관 앞에 거처를 옮겼다. 그 때로부터 그녀의 하루 24시간 침묵시위가 시작되었다. 간판에는 히로시마, 나가사끼 원폭 피해자 사진들이 붙어있었다.

  매일 마다 백악관 앞에는 관광버스가 정차하는데 관광객들은 이미 매스컴을 통해 널리 알려진 《백악관 앞의 반핵 아줌마》를 먼저 찾는다고 한다. 하여 각국 여행사 가이드들은 그녀가 《백악관의 명물》로 떠올랐다고 한다.

《백악관 앞의 반핵 아줌마》는 《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반핵을 호소하고 싶었는데 여기 있으니 내가 직접 돌아다니지 않아도 세계를 대상할 수 있다》고 했다. 

 백악관 주인이 여러 번 바뀌어도 핵위협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녀는 《핵무기 폐기 필요성을 알리는 것이 나의 소망》이라면서 지금까지 외롭게 버티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생활은 말이 아니다. 식사는 근처의 빵집에서 먹다 남은 음식이나 지원자들이 가끔 사주는 것으로 해결한다. 백악관 주변은 텐트나 침낭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 그녀는 밤에는 간판을 깔고 잔다. 겨울이면 두터운 외투 한 벌을 덥고 잔다고 한다. 

 그녀가 항상 입버릇처럼 하는 말은 《세상은 궁극적인 정의가 필요하다》이다. 얼굴이 볕에 타서 새까맣게 된 그녀는 우리에게 밝은 미소를 선사했다. 그 미소가 지금도 나의 눈앞에 선하게 떠오른다. 이 시각에도 그녀는 그냥 밝은 미소를 머금은 채 백악관을 바라보면서 외롭게 침묵시위를 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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