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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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심련동협주곡
2018년 08월 16일 09시 45분  조회:2001  추천:1  작성자: 채영춘

인간(人间)이란 낱말을 구조적으로 해체해보면 ‘사람과의 사이’,  즉 상대적인 관계에서의 인간으로 풀이 할 수 있다. 사람과의 사이가 도의적인 사이로 유지될 때 인간일 수 있으며 그렇지 못할 때 비인간이 된다.

천재(天灾)에 의해 인간의 생태환경이 쑥대밭으로 변하고 사람들의 정상적인 생활절주가 뒤죽박죽이 된 비상사태가 들이 닥쳤을 때 사람과의 사이가 도의적인 사이로 유지될 수 있는가에서 시민사회의 성숙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변 사상 류례없던 올여름 지속적인 폭염은 연변사회 재난 대처능력과 더불어 연변사람들의 가치관, 륜리관이 시험대에 오르게 하였다.

찌는 듯한 무더위가 도시 전체를 하나의 화독으로 가열시켜 사람들의 숨통을 콱콱 막히게 하는 렬악한 상황에서도 도시교통 질서와 환경정리, 시민생활봉사 등 도시기능시스템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비지땀을 흘리며 자기 직분에 충실한 교통경찰, 도시 청소공, 택배 우체원, 도시기초시설 정비공, 포장음식 배달원들 … 이들에게 감사하며 배려와 사랑의 손길을 뻗치는 시민사회의 자각이 올여름 연변의 ‘재난은 무정, 인간은 유정’이라는 테마의 아름다운 인간애심련동협주곡으로 잔잔한 흐름을 이루면서 우리 모두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었다.

룡정 한 시민의 ‘애심 랭장고’ 발상에서 비롯된 연변판 애심련동협주곡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도시 곳곳에 애심 무인 릴레이 랭장고가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랭장고마다에 음료수와 수박 채워넣기 시민운동이 급물살을 타는가 싶더니 거기에 멈추지 않고 환경청결공들에게 ‘애심 랭면 대접하기’ 이벤트와 같은 집단별 초청 깜짝쇼까지 가세하여 독주(独奏)가 아닌  전사회의 협주곡이 연변사회를 풍미하며 민족지역의 인간매력지수를 한껏 높이였다.

‘애심랭장고’는 시혜(施惠)가 아니라 감사한 마음의 사절이다. 대다수 국민의 행복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의 징표이다. 그래서 필자는 ‘애심랭장고’를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서로 주고받는 인간소통의 따뜻한 안방으로 부르고 싶다.

일전에 본보 1면 톱에서 인제 갓 걸음마를 타는 아기가 젊은 엄마와 함께 애심랭장고에 음료수를 넣는 진지한 모습의 사진 화면을 보고 진한 감동을 받았다. 이 사진은 연변의 애심 릴레이가 한해 한 계절에 국한된 어른들 만의 애심쇼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퇴색하지 않는 영원한 애심협주곡으로 우리 후대들의 마음속에 안주시킨다는 련동의미까지 담고 있어 우리 모두의 마음을 더 맑게 해주었다. ‘감사할줄 알고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애심의 깊은 뜻이 어려서부터 반듯한 인간적 도의로 움틀수 있게 리드하는 것, 당연히 부모 ‘공부방’의 몫임을 시사한 사진 보도가 아니였나 생각한다.

행복은 서로 사랑하고 돕는 곳에 있다. 따라서 감사하며 살아가는 생활속에서 반짝인다. 인간애심협주곡이 이런 악장으로 엮어질 때 아름다운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올여름 애심협주곡이 몇몇 고마운 분의 소행으로 끝났더라면 좀 아쉬웠을 것인데 폭넓은 시민사회 공감대로 되여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아기들까지 동참시킨 미래지향적인 애심 련동협주곡으로 격상됐다는 점은 더없이 감격스럽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가뭄과 침수피해를 동반한 천재의 위협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지만 정부의 재난 대처 시스템의 완벽화와 더불어 시민사회의 애심자각 릴레이가 시민 모두의 마음속에 뿌리를 내릴 때 연변성채는 끄떡 없을 것이다.

올여름 우리 연변이 만들어낸 애심련동협주곡이 ‘사람마다 조금만 사랑의 손길을 내민다면 이 세계는 아름다운 인간세상으로 변하리라’는 유명한 사랑멜로디와 멋진 화음을 이루면서 연변이 찬란한 인간애심의 향토로 가는 길을 밝혀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연변일보 2018.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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