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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하지 말아야 하는 리유
2015년 03월 06일 11시 50분  조회:2161  추천:0  작성자: 行者金文日
  미워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미워지는 사람이 있다. 이제는 정말 미워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또 미워질때는 아직도 내 마음의 수련이 부족함을 깊이 느낄때다. 우리는 바로 곁에 있는 사람들까지도 미워지는데 부처님은 어떻게 중생을 다 사랑하실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누구는 내돈을 꾸고서도 갚지 않아서 밉고, 누구는 나를 뒤에서 욕을 해서 밉고, 누구는 너무 잘난체 해서 밉고, 누구는 그냥 주는것없이 밉기만 하다. 그렇게 사람의 마음이 요상하다.
  오늘은 바쁜하루였는데 그 와중에서도 내 강의를 듣고 상담을 해온 에치투오리더십 코스 수강생한분을 만났다. 수강생이라고는 하지만 나이는 나보다 한참이나 이상인데 참다참다 그래도 나한테 털어놓고 싶어서 무작정 찾아왔다고 했다. 그분의 말로는 안해가 한국에 돈벌러 간다고 갔는데 8년이 넘게 한번도 오지 않고 연락하면 전화도 받지 않는다고 한다. 몸이 멀어졌으니 마음도 멀어졌음을 의미한다. 그래도 그분은 실날같은 희망을 안고 있었다. 아직 어린 딸애의 면목을 봐서라도 한번쯤은 찾아오리라고 생각하고 있는것이다. 그녀의 친정쪽으로는 가끔씩 연락온다고는 하지만 집에는 연락한번 없단다. 심지어는 친딸에게마저 전화한통 없다고 하니 참으로 모진 여자구나 하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그분의 하소연을 한시간 넘게 듣고 있는데 그분의 딸애한테서 전화가 왔다. 학교공부가 끝났다고 알리는 것이다. 열살이 갓넘긴 딸애걱정에 부랴부랴 자리를 차고 일어나는 그분의 뒤모습을 보면서 그분 마음속에 가득찬 원망과 사랑으로 인한 미움을 읽을수 있었다.
  순간 ‘사랑은 본래 미움의 시작’이다는 말이 떠올랐다. 무슨 유행가 가사 같지만, 사실은 지금부터 2천여년전에 정리된 “管子”라는 책에서 나오는 말이다. ‘관자’는 “爱者憎之始也,德者怨之本也” 라는 말을했다. 우리말로 풀어보면 “사랑은 미움의 시작이고 덕은 원망의 근본이다.”는 말이 된다. 예나 지금이나 오랜세월의 바램속에서도 변하지않는 인간관계의 진수라고 할수 있는 말이다. 이 말의 깊은 뜻은 그 내면을 파헤쳐 봐야알수 있다. 왜서 사랑은 미움의 시작이되고 덕은 원망의 근본이 되는것일까? ‘관자’에는 그 대답이 나와있다. 바로 사람들의 보답을 기대하는 마음때문이라고 한다. 즉 욕심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부모가 자식에 대한 애정이다. 처음에는 순수한 애정에서 출발해도, 점점 자식에 대한 부모의 기대는 커지고 거기에 반항하는 아이들과의 세대차이를 느끼면서 부모와 자식은 갈등을 빚어낸다. 모처럼의 애정도 미움으로 변할때가 있다. 덕에 있어서도 그렇다. 원래는 자신을 위한것이라고 한다. 그것을 착각하면 그 또한 원망의 근본이 될수 있기때문이다.
‘관자’는 이 말을 한후 ‘다만 현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라는 말로 마무리 지었다.  즉 현자라면 뭔가를 바라는 사랑을 하거나 보답을 바라는 덕행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된다.
‘관자’가 말하는 현자는 현명한 사람을 가르킨다. 현명해진다는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마음을 비울수 있고 스스로 밝힐수 있는 지혜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사랑에는 여러가지 형태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은 가장 이기심이 없는 사랑이다.’는데는 이견(异见)이 없을것이다.
  언젠가 ‘유대인들의 교육법’이라는 책을 보다가 기억남은 말이 있었는데 이런 말이 있다. ‘신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것이 아니다. 그래서 신은 어머니를 만들었다.’라는 말이다. 어머니의 사심없는 사랑을 표현한 훌륭한 말인듯 싶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것에는 그것을 소유하고 싶은 욕심이 따른다. 가지고 싶은 마음이 욕심을 일으키는것이다. 그 욕심이 깊어진 경계를 사랑이란 말로 우리는 표현한다. 사랑은 보답을 바라지 않는 무상(无偿)의 것일수록 나누는 사람의 마음에 스며들어 생명의 힘이 된다.
나는 오히려 불쌍한 사람은 남편과 아이를 버리고 떠난 그 여자라고 생각했다. 부모로서 어찌 자식이 보고 싶지 않을것인가? 어떤 이유에서든지 혼자만 행복해지려고 애써서는 행복해지지 않는것이 삶임을 언젠가는 깨칠날이 있을것이다. 그때는 땅을 치며 후회해도 소용없는 짓이 되고 말것이기때문이다.
  내 주변에는 부부가 갈라져서 십수년을 사는 사람들이 참 많다. 외화벌이 나가서 돈을 많이 가져와서 집사고 차사고 떵떵거리며 살려고 하지만 인생의 아름다운 세월은 그렇게 돈에 쫒겨 살아야만 했기 때문이다. 오래 살아봐야 백년이라고 하는데 부부가 결혼해서 아름다운 십년,이십년을 갈라져서 살고, 아이들은 태어나서 얼굴보고 나서는 십년에 한번씩 안아보는 정도라면 정도 없고 교감도 없다. 돈만 벌어서 준다는것은 자녀를 양육하는것이 아니라 사육하는것이다.
  여기저기 초청받아 우리 조선족의 현재 삶에 대해서 강의를 해오면서 가끔씩 해온 말이있어서 여기에 옮겨 적어본다.
  옛날 우리는 남녀의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할때 사랑한다는 말보다는 정분이 났다고 표현했다. 우리 민족은 다분히 정을 가진 민족이다. 중국글로 씌여진 정(情)자를 보면 왼편에 심자변을 세워놓았다. 그 오른쪽을 보면 푸를 청자가 있다. 즉 바른 마음이 서있어야 항상 푸를수 있다는 뜻이 되겠다. 다시 청자를 아래위로 뜯어보면 주(主)와 월(月)자로 나누어 볼수 있다. 바른 마음을 가지고 정을 유지하여 서로의 정분을 푸르게 가꾸려면 적어도 한달에 한번씩은 만남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 된다. 스스로 해학적인 풀이를 해본것이지만 옛 사람들의 지혜에 다시 감탄할 따름이다. 사람은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서로 미워도하고 아껴도 주면서 부딛치고 엇갈리는 사이에 정이들고 친해지는것이다.
우리 민족의 리혼율이 요즘 높아지는것도 그때문이리라. 그래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그것도 배우고 익혀야 한다. 미워하기보다는 사랑하는것이 낮다는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잘 하지 못한다. 그래서 인생을 통해서 우리는 배워가는것이다.
내가 개발하고 15년넘게 진행해온 에치투오리더십코스의 슬로건이 “원망보다는 감사하고 미움보다는 사랑하라.”인데 그렇게 가르치고 있는 강사가 오히려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으니 반성해야할 일이다. 불혹의 나이에 가까워지면서 요즘은 부쩍 민감해졌다.  불혹이라는 말뜻대로라면 (공자같으면) 의문이 없어질 나이인데 나는 오히려 의문이 더욱 많아지기만 한다. 남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우기 전에 나자신이라도 충분히 사랑할줄 알아야 할듯싶다.
때로는 누군가를 위한다는 마음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는 마음에, 자신을 혹사해서 일에만 매진할때가 있다. 비즈니스를 할 때에는 몸을 버려가면서 술을 마시기도 한다. 그래서 뭔가를 해줬는데 받은 사람들이 몰라주면 서운함과 함께 아쉬움이 깃든다. 그래서는 행복해 질수 없다. 정말 우리는 행복을 원하면서 행복을 찾는 방법이 어설프다.
미워해서 행복해질수 없고, 미워한다고 그 미워하는 사람이 죽어주지도 않는다. 용서는 이기적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미워할때 아픈것은 내 마음이다. 자신이 행복해지고 싶으면 우선 용서하는것이다. 용서는 내 자신을 위한것이지 미워지는 그 사람을 위해서는 아니다.  
  옛날에 읽었던 프랑스의 사상가 ‘알랭’의 유명한 명구 한구절이 떠오른다. “우리가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할수 있는 최선의 일은 역시 자신이 행복해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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