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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국경절, 추석 황금련휴를 맞아 연변의 관광지역마다 호황기를 누렸다. 그중 모아산 일대는 농부축제, 사과배축제 등 흥미롭고 다채로운 문화행사로 후끈 달아올랐다. 헌데 이상하리 만치 유독 모아산기슭에 자라잡은 해란강민속원만은 엄청난 부지면적에 어울리지 않게 잠자코 조용했다.
벌써 준공된 지 6년째, 찾는 이 물어보는 이 없다 보니 수십채 고색 짙은 전통 상가, 가옥이 즐비하게 일어섰건만 등골이 싸늘한 바람이 불어칠 뿐이다. 한때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던 민속원이 왜 이 지경에 이르렀을가? 연길시내 복판에서 바라보면 부르하통하 너머 멀리 남쪽방향에 위치한 모아산은 사철 푸른 소나무를 병풍처럼 두르고 있어 여름에는 불볕을 식혀주고 겨울에는 삭풍을 막아 훈훈한 기운이 감도는 시민들의 좋은 쉼터다.
그런 산자락을 무턱대고 파헤쳐 생뚱같이 민속원이란 걸 앉혔으니 어쩌면 퍼덕이는 봉황의 날개를 찢은 형국이라 여직 민속원을 기대했던 민심이 아이러니 등을 돌려버렸을지도 모른다. 향항이나 오문 같은 도시는 평지가 부족해 산비탈을 깎아 집을 지었지만 연길시는 도처에 낡은 집터가 널려있음에도 불구하고 멀쩡한 산자락을 파헤친 까닭이 무엇인지 참으로 답답한 일이라 하겠다.
자연 앞에서 독선을 내세운 억지공사는 일시 산을 옮기고 바다를 막는 성취감이 도도해질지 몰라도 조만간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되여있는 것이 인과응보의 섭리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연의 주인이 되여 살고 싶어 한다. 그런 연고로 수천년 내려오며 사람들은 인간의 체취보다 자연의 정기를 우선시하면서 집주변에 잔디와 갖가지 화초를 심어놓고 애지중지 가꾼다.
연길시 동쪽 교외 소화룡촌을 보시라. 천년 묵은 나무를 에워싸고 빙 둘러앉은 마을의 풍치, 파아란 잔디가 물마루 이루는 골프장, 그리고 풀어진 바줄처럼 굽이굽이 흐르는 강녘에 꽃양산을 받쳐든 정자들, 자연의 들숨날숨 그대로 이뤄진 마을이여서 길손들의 발목을 잡아 매일 명절 분위기로 흥성흥성하다. 관광객이 명소를 찾는 리유가 멋들어진 경관을 흔상하려는 면도 있겠지만 황홀한 절경과 인간의 존재가 어떤 통합을 이뤄가느냐를 마음속으로 체득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자연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인간애를 론할 자격이 없다. 주변의 생태환경을 살점처럼 아끼는 주인공적인 자세와 노력에 경주하라. 자연을 정복하려는 맹목적인 열성을 버리고 삼라만상의 순리를 터득하고 자연과 더불어 조화로운 극치를 꾸며가는 슬기로움을 보여줄 때 우리 연길시의 관광코스가 한층 더 높은 차원에서의 매력으로 활기 띨 것이다.
길림신문 2017.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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