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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짚신장사를 하는 부자간이 있었다. 저자거리에 앉으면 어버지의 짚신은 불티 나게 팔렸으나 아들이 엮은 짚신은 묻는 사람조차 없었다. 아들이 고민 끝에 포기하려 하자 아버지가 한마디 충고했다. “검불을 털어버리라”. 아들이 금시 깨달은 바가 있어 무릎을 탁 쳤다. 후날 한오리 짚도 정성스레 다듬고 또 다듬어낸 보람으로 짚신장사가 잘되였다 한다.
지금 사람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장사할가. 혹 자는 자기 안속만 차리느라 물품의 만듬새는 제쳐놓고 겉치레 홍보를 일삼지 않는지, 또는 얄팍한 상술에 미립이 터서 인간의 초심마저 버리지 않았는지 주변을 두루 살펴보게 된다.
돈은 깨끗한 량심으로 벌면 자랑찬 일이 되지만 어둡고 비좁은 식견으로 벌면 수치스런 일이 된다. 가장 적은 대가로 큰 매출을 올리는 것이 상술의 핵이라고 열띤 소리 높여도 까다롭게 탈리는 소비심리와 시장흐름이 그걸 적극 호응해줄는지 의문스럽다. 경영자가 리윤을 추궁하면 소비자는 실리를 따진다. 한쪽으로 치우친 거래는 일시 흥할지라도 조만간 사회의 말밥에 올라 곤혹을 치르게 된다.
연변의 어느 개발상인은 구매층의 욕구를 무시한 채 제나름대로의 계획을 세워 엄청난 부지면적를 차지하는 아빠트단지를 지었다. 아래층은 죄다 올망졸망한 상가들로 붐볐다.
상가란 지어서 될 곳, 안될 곳이 따로 있다. 돈이 된다 하여 주택수와의 비례관계, 한계효용의 법칙도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빼곡이 지어놓고 팔자니 문제가 생겼다. 구매층이 도리질하며 나앉은 것이다. 상가의 내부구조 또한 소비자를 배려하는 마음은 꼬물만큼도 없이 자기 리해타산을 앞세워 개밸처럼 좁고 길다란 모양새다. 추상적인 등가교환이 바뀌여서 인젠 가격 대 성능비를 론하는 시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업구도라 하겠다. 구매층은 자신이 지출하는 대가에 걸맞는 상품의 가치를 원한다. 상품의 신뢰감과 만족감은 생산과정에 몰부은 깔끔한 일본새에서 비롯된다. 어찌 보면 상품구매행위는 생산자의 얼굴과 됨됨이를 사는 일이다. 고객이 이것저것 고르며 자꾸 퇴짜를 놓는 까닭은 상품의 진정성에 회의를 품었기 때문이다. 백년대계의 집짓기를 대충 해놓고 “팔리지 않는다”, “동업자가 많아 수익이 떨어진다”고 일방적으로 아우성치지 말고 자신이 소비자라면 이 상품을 선택할 용의가 있는지를 역지사지로 한번 꼼꼼히 체크해봄이 바람직하다.
‘가는 떡이 커야 오는 떡도 크다’. 소비층의 마음을 사려거든 먼저 자신의 품위 있는 덕성을 키우고저 힘써야 한다. 주름진 곳은 없는지, 옥에 티라도 생기면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주도면밀한 검토가 중요할진대 서비스가 아무리 요란스러워도 소비자의 욕망과는 동떨어진 허례허식에 불과하다.
상품의 진정성이 확실시하고 시간이 지나도 부가가치로 실리를 얻는다고 판단할 경우 소비자는 기꺼이 지갑을 연다. 이것이 시장거래의 법칙이다. /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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