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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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떵꿍이가...
2013년 01월 29일 23시 08분  조회:9610  추천:1  작성자: 최균선
                                      어떨궁이가…
 
                                        최 균 선
 
    농촌에서는 “어떨궁이가 사람잡는다”는 말을 잘 쓰는데 사전에는 물론 검색창에서도 찾을수 없으니 아마도 연변특유의 방언인듯싶다. 나름대로 해석해보면 무엇을 은근히 바라거나 욕심낸다는 뜻같은데 기대심리의 변종일가? 기대란 보다 아름다운 생활에 대한 동경과 기다림으로서 소망, 소원, 바램, 념원, 갈구, 추구, 희망, 갈망 등 단어들과 통한다. 희망은 인간의 삶의 기둥으로서 특히 가난한 자에게는 빵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대에는 적중하지 않는 인소도 고유한바 기대불확실성이라 이른다.
    기대심리가 없는 사람은 없다. 파란만장한 생활의 바다에 순풍만 불어오지 않으므로 기대의 쪽배에 희망을 싣고 보다 좋을 래일의 대안을 향해 노저어가는것은 바람직하다. 우리는 기대심리 덕분에 자기를 가다듬고 또한 다른 사람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고 분발하기때문이다. 한편 기대는 매양 우리를 만족시키지도 않거니와 오히려 버겁고 고달프게 하며 헛갈리고 허황할 때에는 지치고 자기모순에 방황하게도 된다. 많은 경우, 잘못되고 비실제적인 기대에 허벌나게(굉장하게) 매달리때문이다.
    희망이 너무 크면 실망하는바도 크다는 말이 있다. 기대만큼 이루어지리라 맹신하지 말아야 하고 기대심에 일체를 걸지도 말아야 한다. 기대심으로 앞날을 환상하면 억지추정이 나오기십상이다. 기대는 대상성이 있고 상호관계에서 나타나므로 보상의 역효과를 예상하면서 현실에 바탕을 둔 기대여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왕왕 과정과 결과에 대해 오산한다. 곁에서는 빤히 보이는데 본인만 자아감각이 좋아있다.
    기대심리의 전제 혹은 바탕은 추정과 추리이다. 편견, 독선, 추리, 추정이 불러온 빗나간 결과, 편견의 바다에서 스스로 정보의 진주를 건져낸것이라고 추단하는것은 어리석다. 상황이 변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세상은 우리에게 다른것을 요구하는데 기대만 고무풍선처럼 불구며 자족할것이 아니라 기대를 채우지 않아도 된다는 대비의식도 미리 챙겨두어야 명지하다. 준엄한 현실과 기대사이에 등호가 성립되지 않고  잘못된 판단으로 오도될 가능성이 많은게 기대심리이기때문이다
    우리가 그 어렵던 나날을 넘어 오늘까지 온것은 바램-기대감이라는 버팀목이 있었기때문이다. 그러나 늘 고기랑 먹고 잘 입고 기와집에서 살았으면 하고 소망했지 개혁개방이 되여 벼락부자가 되고 별장짓고 채색텔레비를 갖추어서 위성으로 한국 드라마를 보고 키보드 두드리고 자가용 굴리고 유흥업소에서 아가씨를 고를수 있다는 엄청난 어떨궁이는 누구도 가지지 않았다. 어떨꿍이가 사람을 잡을수 있으니까.
    농촌에서는 오뉴월 쇠불알 떨어지면 구워먹겠다는 속담도 잘 쓴다. 허황한 기대심리를 토속적으로 따끔하게 질타하는것이다. 무더위에 축 늘어져 건들거리는 쇠불알은 담방 떨어질같다. 그렇다고 숯불을 안고 따라다니며 삶아먹으면 질길가? 구워먹으면 바삭바삭할가? 고소할가? 쇠오줌내 날가? 온갖 어떨꿍이를 삼킬 바보가 있는지는 모르되 쇠불알은 수천년을 흔들거렸고 지금도 위태위태하게 흔들거리고있다.
《송나라사람이 나무밑에서 토끼를 기다리다(守株待兔)》라는 우화는 협애한 경험으로 변통할줄 모르며 혹은 요행심리를 가지고 공짜로 무엇을 얻으려는 사람을 비유한것이다. 다른 각도에서 해석한다면 정지된 안광으로 부단히 변화하는 사물을 바라 보기에 필연적으로 실제를 탈리하는 주관유심주의 착오를 범하게 된다는 도리도 깨우쳐주는 한편 허황한 기대심리(어떨궁이)가 얼마나 어리석은가 하는것도 비웃고있다.
    인생에서 어떨꿍이만큼 역향적인것은 더 없다. 실현불가능한 기대심리도 접을줄 알아야 인생이 덜고달프다. 일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면서 잘되면 쓰려고 미리부터 준비함을 웃거나 너무 성급하게 서두는것을 경계하는 속담이 많다. 이를테면 아이낳기전에 기저귀 장만한다. 오동나무 보고 춤춘다. 오동씨만 보아도 춤춘다, 시집가기전에 강아지 장만한다, 세벽달 보고 초저녁부터 나앉으랴, 시집도 아니가서 포대기 장만한다. 씨보고 춤춘다…아무튼 우리 선조님네들이 지혜롭기 그지없다.
    기대는 갸륵하지만 어떨꿍이 많은 사람은 되우 불쌍하다. 뜻대로 되여주지 않는것이 세상사요 한치앞도 모를것이 인생이요 아무도 추정할수 없는 력사의 발걸음인데《썅디메이(想的美)》만 앞세워서야 되겠는가? 다 지어놓은 기장밥도 먹어야 먹은줄 알라는 말도 있다. 어떨꿍이도 너무 요란스러우면 남새스럽다. 이웃집 떡메소리에 김치국부터 퍼나르는 그런 경박함도 세인을 웃기고도 퍼그나 많이 남을 일이다,
   여기까지 쓰고나서 더 횡설수설할 건데기가 없어서 근 2년을 묵여두고 있는데 오늘 우연히 인터넷에서 의론거리가 생겨 먼저 여기에 그것을 옮겨본다.
   〖세계일보 〗2013.01.29 18:54
    北체제 불안정성 예측 가능해졌다
    통일부 ‘북한정세지수’ 개발
    통일부는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 등을 추정하기 위한 북한정세지수 개발을 완료했다고 29일 밝혔다. (본문 략)
    2010년 착수한 정세지수 개발은 완료됐으나 정보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는 북한의 정세 변화를 예측해 지수화하는 작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서기자}
 
   우선 부제가 어수선하다. 개발(开发)이란 무어냐? 새로운것을 연구하여 만들어냄이나 무엇인가를 보다 쓸모있거나 향상된 상태로 변화시키는 행위이다. 례컨대는 토지, 천연자원 따위를 개척하여 유용하게 만든다. 지식, 재능, 산업, 경제 따위를 발달하게 한다. 등. 개발이 아무리 좋은들 정세마저 개발할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정세란 무어냐? 정세란 (情势)일이 되여가는 사정이나 형편, 현재 세계가 움직여 나가고있는 정치적인 형편 등이 아니던가?
   시간의 흐름을 전제로 사회, 시대발전의 객관규률에 의해 형성되는 정세를 만들어낸다니 어불성설이다. 력사는 쓴다고 하지만 돌아가는 정세를 누가 생각나는대로 주물럭거려서 빚는단말인가? 참으로 대견한 발상이요 기특한 언어구사라 하겠다. “정세 변화를 예측해 지수화하는 작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 쓰고있다. 왜? 근원은 탁상공론에 불과하기때문이다. 보통 어떨꿍이가 많은 사람들이 탁상공론을 벌리기 좋아하는 법이다.
   탁상공론이란 현실성이 없는 허황한 리론이나 론의를 이르는 말이 아니던가? 탁상공론이라면 조괄의 지상담병을 떠올리게 된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이나 싹이 보이는 리론이라도 실험, 검증을 통해 실현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조괄의 돌이킬수 없는 실책은 바로 그런것의 부재에서 잉태된것이다. 탁상공론, 지상담병은 공리공담을 경계하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풍자적의미로 확대하여 쓰기도 한다. 탁상공론은 위학자들의 특장인것으로 사료된다.
    설계도는 건축물이 아니다. 이는 소학생도 다 아는 상식이 옳던가? 그냥 욕망대로 어떨꿍이(기대심?)를 앞세우고 세미나도 열고 통계표도 내보고 무슨 비용인지도 마련한다고 수선을 떨었지만 어떨궁이를 동네방네 고아대면 빈축을 사게 된다. 세상 만사가 알쏭달쏭인데 혼자 부르고 쓰는 어떨꿍이가 공유될건가? 어떨꿍이가 깨지면 닭쫓던 개 울쳐다보는격이 되는데 가로보나 세로보나 우스운 랑패상일게다.

                         2011년 5월 4일ㅡ2013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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