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일정한 사회적생활의 표현인 문화가 민족문화로서 창조되고 계승되여 발전해나갈진대 문화의 온갖 민족형식과 창조수단들가운데서 언어는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언어와 언어행위는 사회적인것, 개인적인것, 본질적인것과 부차적 또는 우연적 인것으로 구분되는데 사회성이 특별히 강조되고있다. 왜냐하면 구조체계로서의 언어 와 언어행위의 현실적존재이며 그 실현으로서의 언어생활은 력사적으로 물려받아 내려오는 언어를 매개로 한 사유와 관념의 형성 및 그것의 교류과정과 결과의 총체로서 곧 사회적활동이 되여지기 때문이다.
이런 언어생활과정에 사람들의 언어의식, 언어관습이 형성되는데 매개 인의 심리기질이나 가치관념의 취향에 따라 언어수단의 리용상에서 불균등 현상도 생성된다. 이것이 보편화되고 일종의 체계로 굳어지면 곧 사회언어 사실로 실존한다.
따라서 사회언어현상의 생성에는 사회자체발전이 끼치는 영향, 의식과 사유의 변화발전이 끼치는 영향, 의식과 사유의 변화발전이 언어에 미치는 영향 등이 작용한다. 이리하여 특정된 언어환경속에서 살아야 하는 제민족들의 앞에는 민족어의 생존과 계승, 발전에 직접 관련되는 일련의 난제들 이 첨예하게 제기된다.
중국대지에 살고있는 우리 조선족들의 언어생활도 례외가 아니다. 어떤 정형은 사회상의 비정상적인 현상과 흡사한바 근거리적공리주의에서 자기 민족어를 도외시 하면서 백프로 한어화를 추구한다거나 한국풍의 외래어차용열 등 열점이 많아지고 있다. 사회상에 열점이 많다는것은 흥분점이 많아졌다는 설명이 되고 사유가 활약되고 창조의식이 발랄해졌다는 표징이 될지는 모르겠으되 민족어생활에서의 인격주체의 일종 상실이 아닐가 우려 하는바이다.
여기서 말하는 인격이란 도덕의미상에서의 인격이 아니라 생리, 체질 이외의 특징인 민족적인 자질, 그것이다. 말하자면 자기 민족어를 근근히 사회집단내 사람들사이의 접촉과 교제의 수단으로만 간주하는 관점과 민족 어를 전방위적인 민족문화건설의 대물림보배로 간직하는가 하는 두 관점 사이에서 현연되는 민족인으로서의 주체적자아인격이다. 한것은 주체적 자아의 완성은 도덕, 가치관, 추구의 경향성, 교제기교, 지식결구, 수준으 로 구성되는 하나의 계통이기때문이다.
언어생활ㅡ하면 매우 광범위한 령역이 소급되므로 본 론문에서는 주로 외래어 차용에 대해 천박한 견해를 피력해보려 한다. 기술의 인입, 타문화의 인입은 사람들의 사유방식, 행위궤적, 정감 활동 등 방면에 심각한 영향을 주면서 새로운 교제방식을 추구하게 되는것은 불가피적이다. 그러나 습관된 언어환경과 전통관념에서 오는 각종 제약성, 개성기질, 지구문화 심리 의 견제력 등 제반인소와 조건을 고려함이 없이 무엇을 보면 무엇을 본따보려 하는 본체상실의 그런 언어의식, 언어가치관, 언어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언어가 개체성 의 전달매개 물인것만은 기성사실이나 언어활동은 하나의 사회결약식의 부호계통 인만큼 개인이외의것인 일종 사회제도로 된다는 이 점이 곧 리론근거로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래에 우리의 서사어생활에 날로 외래어차용 경향이 농후해 지는데 언어생활에서의 새 발굴, 새 창조가 기도되고 또 그리함으로써 전부의 지혜가 발휘되여 일종의 승화가 약속된다기보다 우리 조선족문화의 개성특징, 자체의 건전한 발전에 유해무익하다는 생각이 앞서게 된다.
례를 들어보자. 많이 팔리는 책을 《베스트셀리》로, 문단등장을 《데뷔》로, 이성친구와의 밀회를 《데이트》로, 옆얼굴을 《프로필》로, 려행사의 안내자를 《가이드》로, 물건사기, 장보기를 《쇼핑》으로, 검은 색, 흑색을 《블랙》으로, 복장설계사, 도안자를 《디자이너》로, 류행, 양식을 《패션》으로 쓰는 등등… 우리 말에 합당한 단어가 있음에도 불구 하고 부득부득 생경한 외래어를 차용하는데는 아무리해도 납득이 안간다.
상술한바와 같이 임의의 차용어들은 일반 독자들은 놀래울지 알수 없으나 기실 《외래어사전》이나 한권 갖추고 면무식이나 한 사람이면 얼마든지 멋을 부려볼수 있다. 례는 얼마든지 들수 있다. 이를테면 백화 상점을《데파아트》로, 련애편지를 《러브레터》로, 마음, 기억력을 《마인드》로, 년장자, 선배를《시니어》로, 던지다를 《드로우하다》로 쓴다 하자. 그런들 어떻단 말인가? 영어단어를 많이 장악했단것인가? 개혁정신이 빼여났다는건가?…
인간의 언어적전달과 표현을 최고도로 수행하려는 의욕과 그것을 위한 심리적, 육체적노력을 최소한도로 한정해보려는 경제성의 결합 등 심리가 기대되는바이고 또 우리 말 표현속에 보다 적절한 말이 없을 때 외래어를 음차해쓴 선례가 많은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차용은 언어가 늘 자기 기능을 원만하게 수행해야 한다는 견지에서 보나 단어체계발전의 견지에서 보나 합목적이였고 허용범위내의 가치취향이였다.
이를테면 전문기술용어, 학술용어, 기계화학명사 등을 제외하고라도 외래어중에 필수적인 단어들을 꼭 수용해야 한다면 반드시 대중언어를 통해 검증되고 파악된것 이여야 완전하고 생명력이 있다. 례하여 우리가 잘 알고있는《세멘트—영어》, 《브란 데— 영어》,《악센트—영어》,《론리—영어》《발레무—영어》,《슈제트—프랑스어》등 많고많지만 상기한 그런 한국 식의 외래어차용과는 구별되는것이다.
각이한 언어의식과 관습, 가치취향이 공존하는 이상 외래어차용에 각별한 열성 자들이 있을법도 하지만 신문이나 통속독물같은데서 생뚱같이 외래어를 섞어쓴다면 언어의 통신적기능장애만 조성할뿐이요 어찌보면 《흉내를 내는건가? 허장성세를 하는구나》하는 역심리가 앞선다. 혹자는 언어형식의 단순화발전, 내지는 수구적태도 역시 자아에 대한 부정이 아니냐고 반기를 들수도 있지만 여기서 중언부언하지 않겠다.
언어는 인류의 사유결구, 사유방식, 사유모식의 내재적제약성을 받는 다는것은 주지하는바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것은 관념으로서 우리들이 모종의 언어사용을 접수할 때 부지불식간에 그런 언어와 련계된 사유모식을 운용하게 되는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명기할것이 있다. 즉 일종의 사유관념이 우리의 두뇌속에 충격해들어올 때 그것이 마치 접수된것처럼 되지만 만약 사유 모식이 상응한 변혁을 가져오지 못했다면 새로운 관념의 접수라는것은 결국 피상적이고 허위적인것이 될뿐이며 전통적사유모식은 뿌리를 내리지 못한 빌려온 관념을 질식시켜버리고 만다. 가령 시험성적인 개별적 외래어차용일지라도 이 원리에서 벗어나지 못할것이다.
언어의 내재형식은 어음과 개념의 매개물로서 민족에 따라 다른바 매 언어, 지어는 하찮은 방언 한마디에도 그 지방 인민의 개성이 나타나고 민족심리특징이 보여진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스위스의 언어학자 쏘쉬르는 언어현상을 곧잘 서양장기에 비유하였 는데 나무로 만든 장기쪽이든 상아로 만든 장기쪽이든 그것은 경기자체 에는 하등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만일 장기쪽의 수를 더하거나 덜어낸다면 그것은 즉시에 경기체계규칙—이 장기의 《문법체계》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천명하였다.
여기서 알수 있는바 장기에서 중요한것은 구체적으로 주어지는 재료나 모양인것이 아니라 경기규칙에 따른 매 장기쪽의 기능가치인것이다. 생경한 한국식 차용 어(영어단어)가 상아로 만든《장기쪽》이라 해도 이와 마찬가지 도리이다.
단어의 부단한 생성, 발전, 사멸과 인입의 과정에 그것들이 하나하나의 개별적인것으로부터 시작되여 점차적으로 전반 언어체계에 영향을 끼치자면 상당히 긴 시간이 걸릴것이고 한편 우리 말의 생명력, 견인성으로 말미암아, 특히는 언어자체의 특성, 나아가서는 인민대중에 의해 고유한 형태부들이 단어체계속에서 튼튼히 보존될것 이므로 공연한 로파심을 가질것도 없겠으나 우리 말의 순결성확보와 독자제군의 열독심리, 작품의 가시도(可视度)를 명랑하게 하려면 그래도 비실용적이고 비실혜 적인 언어유희식의 문풍을 배격하자는 주장이다.
사실 외래어빌려쓰기를 했거나 모조어를 씀으로써 우리 말의 어휘구성을 교란하고 외래어투성이 잡탕말을 생성시킨 한국의 언어실태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고 붉은등을 켜준것이지 결코 무슨 좌표계나 귀감인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입말이든 글말이든 민족어생활권내에 사는 모든 민족인, 특히는 언어문자방면에서 모범을 보여줘야 할 여러 문필가들은 다음 세가지 원칙을 다시 한번 명기할 필요가 있다.
첫째로, 고유한 우리 말을 적극적으로 알차게 살려씀으로써 단어체계 의 민족적 특성을 높이 발양시키는 자주적원칙이다.
둘째로, 단어체계의 발전은 현대사회발전추세에 맞게 부단히 추진시키되 지구문화권내의 대등성을 확보하는 현대성원칙이다.
셋째로, 자주적인 기개를 지니고 경제문화교류를 통해 들어오는 외래어를 녹여서 자기의 어휘분야를 풍부히 하는 과학적이고 창조적인 수용원칙이다.
이 세개 원칙은 에누리없어야 한다. 언어인즉 겨레의 정서와 사유와 감정까지 제약하며 물질문화의 창조도 언어속에 실려있는 민족혼의 힘에 받들려오지 않는가!
우리 말과 우리 글의 옳바른 운용이야말로 우리 겨레들로 하여금 사람다운 삶을 살도록 품어주고 키워주는 문화의 영원한 록지가 아니며 세계 민족지림에 떳떳이 내세워줄 튼튼한 발판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저마다 자기 민족어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감을 안고 민족문화발전의 계주봉을 세세대대로 외착없이 물려주는 숭고한 력사적사명을 참답게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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