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많은 대자연의 변화를 뚜렷이 보여주는 사계절, 계절은 계절마다 제나름의 멋과 운치와 매력을 가지고 있고 그에 따라 아롱다롱한 사색을 선물한다.
누구는 꽃피고 산새 우짓는 봄날의 랑만에 물든 사색을, 누구는 또 천고마비의 호시절-오곡백과 무르익고 단풍이 피빛서정을 시사하는 가을의 사색을 즐길 것이다. 그러나 나는 자기의 권리를 찾아 어김없이 군림하는 매 계절의 정취에 매혹되어 사색을 익혀가기를 즐긴다.
흔히들 꿈많은 봄날이란다. 그래서 봄을 청춘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그렇다. 봄은 얼마나 기다려지는 계절인가. 단비로 실실이 일곱빛 무지개 수놓아서 그렇듯 청신하 고 활발하고 오색찬란한 봄! 봄은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계절이다..
이제 인생의 봄언덕에 살며시 올라선 우리 청춘들도 남몰래 고운꿈을 마음의 뜨락에 심어놓고 성숙의 계절을 당겨본다. 그래서 봄은 좋은것이고 그래서 봄날의 사색은 예쁜 초록이다. 여름이야말로 성숙을 기약하는 계절, 태양처럼 뜨거운 열정의 계절이다. 딸흘려 풍년을 가꾸는 농민아저씨들의 가슴에서 뛰는 심장의 박동을 가늠해 보라. 나는 땀속에서 우썩우썩 커가는 곡식을 그려본다. 그러다가도 우리의 학습 생활에서이 여름은 확실히 피곤한 계절이라는 생각이 구름처럼 몰려와 마음의 하늘에 그늘을 덮는다. “흑색의 6월”은 얼마나 많은 좁고 여린 가슴들을 지지리 끓게 하는가?
하지만 조을 수 없지 않으냐?! 이 여름 질풍을 불러다 게으른 졸음 쫓아버리고 땀흘려 내꿈을 가꾸는 보람에 여름의 매력이 있다고 금시 무너져버릴 듯한 내 마음을 다잡아본다.
분망한 가을날은 황금의 계절, 단풍잎 정깊은 그 모습 내가슴도 불태운다. 풍작을 안아온 외할아버지의 고동색얼굴에 웃음이 주렁지는 가을이다. 내인생의 가을에도 생활은 보람으로 주렁질가? 오곡의 설레이듯 그 가을을 믿어 내마음 한껏 설레인다
나는 겨울도 좋아한다. 더구나 첫겨울 반가운 첫눈이 내리는 날은 고마움에 젖는 날이다. 은빛세계의 그 짜릿한 정취에 내 더운 피 더욱 설설 끓는게 아닌지…누군가 겨울을 사색의 계절이라 했다. 동장군의 모진 채찍질에도 말없이 버텨서서 새 봄의 꿈을 꾸며 고요히 숨쉬고있는 저 겨울나무를 무심히 보지않는다. 겨울이 없다면 봄날의 따스한 태양의 은혜를 사람들은 절감하지 못할 것이다. 겨울의 사색은 냉정하다. 그 냉정함 속에 오히려 뜨거운 꿈이 익고 있는것이 아니랴!
따지고 보면 어느 한계절 나무랄것 없다. 다만 잡아둘수 없는 계절의 엇바뀜 때 문에 아타까울 때가 많다. 오고 또 가는 계절, 그 계절은 하루도 게을러서는 안될 나날로 이루어졌다는것을 절감한다는것은 성숙의 표징일까? 촌음을 아끼면 세월령감도 나를 락오자로 만들지는 않겠지? 내인생의 춘하추동도 적, 등, 황, 녹, 청, 남, 자-칠색으로 아롱지게 가꾸어질것을 가만히 기도하며 나는 미래 세계에 주소없는 편지를 쓰고 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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