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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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사는 비결
2015년 03월 30일 10시 08분  조회:6262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오래 사는 비결
 
   사람이 어찌 3천갑자 동방삭처럼 장수하랴만 그래도《한 500년 살자는데 웬 성화냐》하고 애원을 하면서 한껏 욕심을 부리는게 인간이다. 하기사 그 언젠가는 북망산에 묻혀 외로운 고혼이 되거나 한줌의 연기로 사라져버릴터이니 사람의 한생에 이보다 더 애석한 일이 또 어데 있으랴.
   그래서 인간은 5복의 첫자리에 수(寿)를 놓았고 죽은 정승이 산강아지만 못하다는 속담도 생겨난것이다. 인생이 무변고해이고 산다는것자체가 힘겨운 일이지만 생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고대인에게나 현대인에게나 으뜸가는 원초적이고 강렬한 욕구인것이다.
   옛날 3천궁녀를 거느리고 만세에 향락을 누리고저 불사약을 찾아내려고 숱한 동남동녀를 천애지각에 띄워보낸 진시황 영정을 비롯하여 주색잡기에 너무 빠져 단명했던 력대의 봉건제왕들마다 무슨 령단묘약을 구워먹으며 장수를 꿈꾸었지만 당태종 리세민같은 황제는 오히려 금단을 먹고 서천행차를 앞당겼고 서진의 갈홍이 금단묘약을 굽는다고 평생을 고심참담하였으나 그자신도 장생불사하지 못했으니 이 어찌 애석하지 않으랴!
    인간은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되면서부터 온갖 병마와 싸우고 염라대왕과 대결하면서 생명각축전을 벌려왔다. 그리하여 중국에서 리시진의《본초강목》이 나왔고 화타나 편작같은 천하명의가 나타났다. 서양에서는 참대가치《청진기》로부터 현대의 ×광선, CT와 같은 첨단기술에 이르고 일반 감기약으로부터 고급명약에 이르기까지 부단히 의학과 약학을 발전시켜왔지만 자연의 섭리인 로쇠와 사망을 어쩌지 못하고 있다.
   하긴 세상에 100세가 넘도록 장수한 사람들이 따로 있긴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장수로인들의 장수비결을 널리 연구하고 그것을 권장하고있다. 지금까지 세상에 알려져있는 장수비결을 두루 살펴보면 대동소이한중에 한가지 공통점이 있음을 얼핏 보아낼수 있다. 그것인즉 곧 정신적요소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에 대하여 궁정비방이니 무슨 조상의 비방따위만큼 믿어야 할텐데 사실 그렇지 않고있다.
   서방의 한 저명한 의학가는 10년동안의 연구를 거쳐 놀라운 수치를 얻어냈다. 건강장수비결의 60%이상이 그자신에게 있는데 그의 정신적힘에 달렸다는것이다. 이는《운명의 별은 당신의 가슴속에 있느니라.》라고 한 옛성현들의 말과 맞아떨어진다.
   사람이 장수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마음가짐을 바르게 가져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자아심리절제이다. 이른바 자아심리절제란 곧 언제나 밝은 마음에 넉넉한 여유를 두고 살아가는것을 말한다. 마음이 탐욕의 대문을 지나면 필연적으로 검어지기 마련이라는 말이 있다. 마치 검둥개가 방아간에 들어갔다가 나오면 겨투성이가 되듯이 말이다. 마음에 밝은 구석이 없다면 운명의 별은 절로 스러지고만다.
   사람이 물질면에서나 색에 너무 욕심을 부리면 자연 심리문란이 오게 된다. 사람이 일단 이렇게만 되면 천하의 구복액을 뜨물켜듯 마시고 만가지 보건약들을 미친년 생콩알먹듯 주어먹어도, 주지육림에 들어앉아 배꼽에 기름때를 않히고 새 자극을 찾아도 심리실조에서 해탈될수 없다. 한마디로 생명의 지휘봉은 곧 정서로서 정신이 붕괴되기 시작하면 육체의 훼멸도 뒤따르게 된다.
   이에 대한 브라질의 한 의학자의 실험이 아주 유익한 계시를 주고있다. 그는 583명의 탐관오리들과 583명의 청렴한 관리들을 대비하여 고찰하였는데 전자들속에서 60%이상이 각종 병에 걸렸거나 때이르게 저승길을 앞당기였지만 후자들속에서는 병에 걸렸거나 때이르게 사망한 사람이 근근히 16%밖에 안된다는 수치를 얻어냈다. 게다가 탐오수뢰죄를 범한 사람들이 걸린 병을 보니 거개가 암증, 뇌출혈, 심장병이 아니면 신경과민, 실면증 등 불쾌한 병들이였다. 평생 제 땀을 흘리며 두손으로 삶을 영위해가는 평민백성들에게는 자다가도 소스라칠 일이고 한창 그 무리에 가담하려는 사람들에게는 경종이 아닐수 없다.
   그러니 정녕 장수하고싶은 사람들은 황금연따위나 산해진미에 신경을 곤두세울것이 아니라 의학적인 장수비결에 마음을 써야 할것이다. 선량한 사람, 처세에 화해로운 사람, 광명정대한 사람, 벼슬도 크게 못했고 돈가방은 홀죽하나 심리상태가 줄곧 평온한 사람들은 혈액흐름량이 언제나 량호한 상태에 처해있기에 건강장수가 스스 로 담보될것이다.
   반대로 심지가 불칙하고 탐욕을 부리고 못할짓만 하는자들은 장기간 공포, 불안, 경황, 고뇌, 초조한 상태에서 헤여나오지 못하기에 자연 면역력이 약해지고 쉽게 병마에 걸려들게 되는것이다. 설사 얼마동안은 병에 걸리지 않더라도 자칫하면 법망이란 사회병원에 입원하게 될것이다. 그때에 가서야 청빈하나 마음 밝게 살기만 못했다고 후회하겠지만 때는 이미 늦은것이다.
   세상에 미몽도 황금몽이요, 악몽도 황금몽이다. 그러나 세상에 깨지않는 꿈이 어데있으며 파하지 않은 연회가 어데 있겠는가? 분복이 없지만 남보다 빼여나게 살고 또 오래오래 살려는 사람에게는 다음과 같은 병적심태가 없어야 할것이다. 그것인즉 무한정, 무절제의 탐심, 안하무인의 오만심리, 권력교역광란증 등등이다.
   공자는《지자락 인자수(智者乐,仁者寿)》이라 하였으니 권력을 등대고 사욕을 채우기에 이골이 튼 사람들이《지혜》로와서 일시는 인생을 즐길수 있겠으나 어진자로는 될수 없으니 장수하기기는 글러먹었다. 혼자만 잘살아도 단명하고 잘못먹고 잘못살아도 장수하는 사람이 있으니 사람의 수명이란 참으로 가늠키 어려운것이다.
 
                              1997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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