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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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말하다
2015년 10월 12일 08시 54분  조회:4417  추천:0  작성자: 최균선
                                     결혼을 말하다
 
   언제부터인가 “결혼은 사랑의 무덤”이라는 말이 류행되였다. 결혼이 련애과정의 졸업일수는 있으나 그것은 사랑의 끝이 아니라 재출발이다. 결호는 불타던 감정의 새로운 화합반응이라 할수 있다.
   처음에 우연한 만남이 되여 련애라는 가속운동을 했다면 결혼은 속도가 고른 등 속운동으로서 필연적인것이다. 결혼은 인간의 가장 복잡하고 위대한 창조의 시작을 선포하는것이다. 낮은소리로 사랑을 속삭이던 녀자는 에덴동산에서 위대한 모성애의 옹호자로 되였음을 떳떳이 선포하고 금단의 열매를 따먹으려고 초심하던 남자는 위대한 아버지의 제1후보로 되였음을 선포한다.
    두사람은 백두폭포처럼 사랑을 찧어내며 백하수의 급물살을 타고 사랑의 바다를 향해 줄기차게 흐를수 있다. 바닥을 알수 없이 깊고 맑고 철철 넘치는 사랑의 천지에서 남자는 익사하기 직전까지 마음껏 자맥질할 권리가 주어진다. 녀자에게는 정감의 보물고를 열어가는 금열쇠가 쥐여진다.
   또 다른 시점에서 결혼은 층집을 오르는것과 같다. 어떤 사람은 승강기를 타고 오르고 어떤 사람은 걸어서 오른다. 첫눈에 정이 들었거나 처음 만나서 감전되여 결 혼까지 이른것은 승강기를 탄것과 같은데 이들은 왕왕 구름을 타고 안개를 헤치며 재 빨리 어느 한 절정에 이른다. 하지만 그동안 중력중심을 상실하고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승강기가 고장나서 내리지도 더 오르지도 못하게 될 때 후회막급하게 된다.
   대다수 사람들은 상규에 따라 한걸음에 한층계씩 오른다. 걸음이 온당하기에 비록 랑만이 적고 힘들기는 하여도 자유로움은 만끽할수 있다. 자유자재로 더 올라갈수 도 있고 자기 마음을 가다듬으며 다시 한층한층 내려올수도 있다. 그러나 허공에 달린듯한 아찔함도 없고 승강기안에서의 랑만도 없다.
   정과 애에 대한 태도는 그 사람의 인생관과 인격의 우렬을 표징한다. 결혼은서 양식으로 교회당에서 신부를 향하여 “네, 원해요.”하고 말한다음 서로 결혼반지를 끼워주는것만이 아니라 금옥보다 더 귀중한 승낙과 책임인것이다. 무릇 그 반지가 몇 k 혹은 몇십k이든 그것의 진정한 무게는 당신이 일생동안에 감당해야 할 부하인것이다.
   결혼은 드라마와 같아서 그 생명력은 부단히 새로운 화면, 새로운 대화를 하는데서 과시된다. 결혼의 매력은 부부가 자신을 새롭게 부상시키고 충실하게 하며 게으름없이 윤색하여 대방에게 신선감을 주는데서 나타난다. 결혼의 주요목적은 함께 인생 길을 걸어가면서 수많은 무언의 대화와 소통에 힘입어 생활을 달착지근하게 영위해가려는데 있다.
   모종 의미에서 결혼은 인생행로에서의 달리기경주라고 할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고속으로 겨우 100메터를 달리고 주저앉을수도 있는것이며 어떤 사람은 줄기차게 장거리를 뛸수도 있으며 어떤 사람은 마라손식으로 전반 경주로를 달릴수 있다. 머리를 돌려 자기가 달려온 로정을 바라볼 때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를 달린 감수는 필연코 다를것이다.
   결혼전에는 우주를 단 한사람의 공간으로 줄이고 그 한사람을 신으로까지 확대하였지만 밀월이 끝나 현실로 돌아왔을 때 자기가 달려가야 할 종점을 모르는 달리기에 망연자실할수도 있다.
   결혼은 서정시로 시작되였지만 미구에 산문으로 엮어갈수밖에 없으며 때론 황당파극이 연출될 때도 있을것이다. 결혼생활은 바로 인생의 또 다른 교실이다. 안해(남 편)은 무보수의 교원이다. 하기에 늘 대방에게 자상스럽고 친절하라고 요구할수 없으며 생활에서 부단히 제기되는 의난문제를 짜증내지 않고 가르쳐달라고 바랄수도 없다
   결혼생활이 주요수업내용이 되는 인생교실에는 행복보다 불행이 더 자주 들어올 수 있다. 그래서 인생수업에서 가장 어려운 수업은 결혼생활수업이 되는것이다. 자기 인생수업만큼은 스승이 따로 없다. 자기 인생을 대체할 스승은 이 세상에서 태여나지 않았기때문이다.
   인생학교에서는 련습도 허용되지 않는다. 결혼생활은 향락만 있는게 아니다. 아주 무거운 생활의 보따리도 걸머져야 한다. 인생을 극장이라고도 하고 유희라고도 하지만 누가 정말 결혼생활을 유희로 여긴다면 그는 기필코 인생이 실패할것이며 영원히 생활의 노예가 될것이다.
   인생은 체험하고 느끼고 생활의 잠규칙을 가급적으로 파악해야 할 과제를 제기하고있다. 결혼은 조물주가 인간에게 영위하라고 내준 행복의 가원이지만 자칫 무덤으로 될수도 있다. 세상에는 탄탄대로만 있는것이 아니듯이 결혼생활에 쾌락과 웃음만 있을수는 없다. 진창도 있고 벼랑길도 있고 낭떠러지도 있을수 있지만 역시 행복의 항구로 통하는 두 사람만의 길이다.
   결혼생활의 매 한페지마다를 충실하게 채워간다면 두 사람은 자기 생명의 보람을 도처에서 맛볼것이다. 결혼은 몇번이고 할수 있지만 행복한 결혼생활은 그렇게 매양 조화로울수 없다.“장마다 망둥이 나오랴!”는 속담도 있고 “갈수록 심산”이란 말도 있듯이 리혼서를 소개신떼듯이 한다고 해서 매번 행복이 약속된다고 볼수 없다.
   리지는 결혼생활에서의 검찰관이다. 서로 다른 성격의 미궁을 꿰뚫어볼수 없다면 각이한 성정들이 쏟아내는 알륵과 충돌의 흙사태를 막아내지 못할것이다. 현재의 그 복됨을 알고 그 복됨을 잘 지켜가시라. 화속에서 복을 보아낼줄 아는가 모르는가에서 지혜로운가 우직한가를 보아낼수 있다.
   정신생활에서 정신적결합의 중요성이 자각의식이 되여진것은 결혼관념이 명확해진 다음의 절차이지만 조화의 표징은 서로간의 리해와 관용이다. 감정위기가 결혼에서 역행적고험이라면 관용과 아량은 순행적인 고험이다. 남녀가 일심동체로 되여 영 위해가는 생활은 과거의 달콤한 추억에 관심이 없다. 자기 마음의 공허에서 자칫 영화의 지난날을 불러올수 있기때문이다.
   우리는 오색찬란함속에서 옳고그름을 곧잘 혼동하며 눈부신 유혹속에서 진실과 허위에 대한 분별력을 잃어가기쉽다. 두쌍의 눈과 눈이 마주보지만 마음이 멀어진다면 리별의 정거장에서 손을 저을지 모른다. 홀로 살면 세월도 쉬이 늙는 법이거늘 보금자리를 스스로 마스지 말고 부디 잘 보듬으시라.
   결혼은 피아노연주와 같아서 열손가락을 전부 동원해야 아름다운 악장을 연주할수 있다. 함께 연주하는 생활의 주선률에 서로 마음의 귀를 기울이라. 언젠가 인생의 저문 고개마루에 석양이 불타올 때면 지나간 악장들이 그리워지고 지각한 사랑이 얼마나 소중했던가를 절실히 느끼게 될것이다.
 
                           2007년 11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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