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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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얼굴을 읽어본다
2016년 01월 09일 14시 48분  조회:4791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얼굴을 읽어본다.
 
   인간의 얼굴은 신의 걸작이라고 누가 말했던지 미를 사랑하는 인간에게 있어서 용모는 확실히 중요하다. 그만큼 자기의 얼굴에 대해서 아무렇게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세상에 드물것이다. 특히 미모가 반재산이고 말없는 추천장인 녀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흔히 젊은이들은 자기 용모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줄수 있는 자기의 표면인상에 아주 류의하기에 자기의 용모문제에 민감하다. 명성보다 용모가 더 실용적이라고 확신하기때문이다. 정신세계와는 별개로 오로지 용모에 대한 지나친 관심은 허영심에서 나온 과시욕이라는것을 외면하고 말이다.
   하지만 생김새는 어떤 일을 하는데 방해지 되지 않는다. 아리스토텔레스같은 만고의 철학자가 실은 추남이였다. 세기적인 위인들도 모두 천생 용모를 잘 쓰고 나지 않았다는것을 력사가 증명하고있다.
   명성에 대해 마음을 쓰느것에 비하여 용모에 대해 마음을 쓰는것은 허영이다. 명성에 비하면 용모란 한사람의 진실한 가치와 더욱 거리가 멀기때문이다. 공자가 겉이자 속이니라고 말했지만 잘 생긴 용모가 종종 우리를 속인다는것을 절실히 체험 하고있다..
   얼굴에서 이마는 마음의 정문이요 눈은 령혼의 창문이요 바른 코날은 지적이고 의지적이기도 하다. 아무도 눈빛을 감출수 없지만 껍질을 보고 과일속을 추측하듯이 타고난 얼굴을 절대적으로 믿을수 없다는것을 세인들은 잘 알고있다.
   표정은 내심세계의 화랑이며 심령세계의 풍운조화의 표현이다. 눈, 코, 입, 턱 등 그 모든것들의 뒤에는 우리가 표정이라 부르는 그 무엇이 있는것이다. 마음이 공허한 사람이 혜지로 빛나는 눈길을 지어낼수 없고 바보는 죽었다 살아나도 우아하고 의미심장한 표정같은것을 지을수 없다.
   한사람의 습관된 심령상태와 행위방식에 어디까지나 자기도 의식못하는 표정이 따른다. 이런 표정이 무수히 반복되면 얼굴에 새겨지게 된다고 한다. 쇼펜하우엘은 한 사람의 외모는 내심을 보여주는 도화(图画)로서 그의 개성특징을 제시한다고 하였다.
   세상엔 생긴대로 노는 사람도 있고 노는대로 얼굴이 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생긴것과는 완전히 딴판으로 노는 사람도 무지 많다. 정직하고 착해보이는 얼굴은 많은것을 감싸주기도 하지만 양가죽을 쓴 승냥이같은 남자들이 많듯이 미모의 요정도 많은 인간세상이다.
   현대 정형수술이 류행되면서 한 얼굴을 다른 얼굴로 변모시키기는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지만 약은 바꾸지 않고 약탕관만 바꾼격이다. 정형수술로 아름다워지기는 쉬워도 진정 아름답게 보이기는 쉬운일이 아니다. 현대과학기술로 인조미는 살리겠지만 날로 심각해지는 정신빈곤증은 과연 무엇으로 치유해야 할가?
   내심세계의 아름다움은 과시욕으로 인한 갈증이 아니며 길게 자래운 빨간, 연분홍, 핑크색의 손톱도 아니며 유혹의 미끼도 아니며 저속한 령혼의 자아도취도 아니다. 내심세계의 미란 순결한 정조의 꽃이 만발한 정신가원이고 세월과 더불어 사라지지 않는 향기이다.
   사람들은 버릇처럼 거울앞에서 자기를 비춰본다. 사람은 거울을 보지 않고서는 자기 얼굴을 볼수 없으며 어떻게 생겼는지 상상조차 할수 없거니와 자기 얼굴에 대한 표상도 가질수 없다.
   거울보기에는 학문이 있다. 거울은 다른 사람의 눈을 대신한다. 거울을 마주서서 다른 사람의 눈으로 자기를 보는것이다. 즉 거울에 비춰보는것은 자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눈속에 비칠 자기 인상을 념려해서이다.
   녀자들에게는 미가 생명가치실현의 전부의 내용이고 인생의 일종 환락이 된다. 그래서 녀자의 일생 반려는 거울이다. 남자는 느낌으로 늙지만 녀자는 거울앞에서 늙는다는 말이 여기서 생긴것이리라.
   언제부터인가 섹시함이 현대녀인들의 미의 기본함량으로 되였다. 하여 성감미는 녀인들에게 영원한 도전, 목표, 숙망, 유혹으로 되여 서로 뒤질세라 성감포장에 열을 올리고있다. 득죄할 말일수도 있으나 성감미의 과시는 기실 자기 애인을 위한것만이 아니라 보다는 다른 이성들이 탄복하게 하고싶어 매력과 유혹력을 전부 발동하는 녀성 특유의 행위이라 할것이다.
   기실 녀자들의 성감미추구는 절반은 깨여있고 절반은 꿈속에서 꼼지락거린다고 해야 하리라. 지나친 로출이 오히려 웅성의 흥분도를 하락시킨다는것을 모를수도 있다. 모호미와 신비성을 등지고 도를 넘어선 로출욕을 과시하는 녀자의 몸가짐은 사랑하는 법을 잃어버린 악령의 원시적인 야한 모습이라면 망발일가?
   개방시대여서인지 일컬어 섹시함이 전례없이 성행고있는데 권고는 아닐지라도 성감유희는 위험한 유희이다. 녀자들의 성비극을 쓰는 씨나리오작가는 못된 웅성들만이 아니라 곧 바로 성감미에 도취된 그녀들 자신이다。 정애마저 팔고사는 금전만능 시대 미모가 한 녀자의 자발적인 돈나무가 되여진다면 그것은 실로 미의 비애이다.
   현시대 녀인들의 미는 타락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지자의 요람이라던 대학가에 흔해빠진것이 매음녀이고 그것이 별로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공공연히 선언하고 나선다. 이런 시점에서 현대녀성미의 타락을 웅성들이 조작한것이라고 말한 다면 어페이다.
   생선이 있는곳에 쉬파리가 모여든다. 쉬파리는 틈이 전혀 없는 세멘트박닥에 알을 쓿지 않는다. 현대중국남자들의 성감폭탄 구매열이 천지가 뒤번질만큼 기세찬것은 웅성의 타락과 변태라고만 말할수 있을가? 성결해야 할 미가 뒤골목 인육시장에서 값싸게 팔리고있다는 폭언으로 새김해도 된다.
   용모보다 더더욱 긴요한것은 덕행이라는 해묵은 소리에 귀를 기울일 녀자들이 몇이나 될가? 사람의 외모에서 진정으로 흡인력을 가지는것은 지혜, 교양, 풍모, 개성 등 심리품질이라는 전통설교를 코웃음쳐버릴것이다.
   사람은 사십이면 자기의 얼굴에 책임져야 한다는 링컨의 유명한 명구가 있다. 이 금언의 진정한 의미는 자기 얼굴을 가꾸는데 신경을  쓰라는것도 아니고 생긴대로 논다는것도 아니다. 사람의 얼굴은 그가 노는대로 생긴다는 말이다.
   성년인들에 대한 평가는 얼굴보다 그 사람의 정신적 내함에 많이 의거하게 된다. 명지한 사람들은 세월의 무정함에 자기를 내맡기고 심리조절을 하는것을 배워가면서 얼굴에 얽힌 허영심을 극복한다. 생선과 미모를 오래 보관하지 못하듯이 미모도 지켜낼수 없다.  
   꽃은 무슨 일로 피여 쉬이 지고/ 풀은 어이 푸르난듯 누르난고? 바람새 세찬 무정세월의 언덕에 어이 열흘 붉은 꽃이 만개하여 자랑 떨치랴, 용모의 내용이 변하면 용모에 대한 감각도 가치관도 변하는 법이요 미의 천평이 허영심에 기울면 인생도 기울어지기 마련이다. 바라건대 미모여, 부디《아차!》실수하지 마시라.
 
                         2006. 4 월 2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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