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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기를 떠나보내며
2018년 03월 28일 09시 58분  조회:2998  추천:1  작성자: 최균선
                                                   지기를 떠나보내며
                          
                                            (고)김창석선생님의 령전에 올리는 글
 

    삶과 죽음은 늘 한공간에서 호흡하며 우리들의 뇌리속에서 맴돈다. 사람이 함께 늙어가면서 언젠가는 누가 먼저 훌 떠나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챙겨 두면서도 정작 떠나보내고 보면 가슴이 착잡해지는 법이다. 한공간에서 마주보며 함께 호흡하며 웃고 울다가 인정사정 헤아리지 않고 떠나가는게 죽음이다. 그렇게 살뜰하게 보내다가 미련없이 떠나가는 길이 저승길이다.
    그 나이에 언젠가 일어날 수도 있는 병고라고 할 수 있지만 내 인생에서 그리 많지 않은 지인의 한 사람인 김창석선생님을 떠나보내며 허탈감과 상실감에 못이겨 김선생과 나의 인연을 되새겨보게 된다. 우리의 인연은 문필로 맺아진 셈이다.
    1988년 당시 김창석선생님은 “천지”편집부에 소설편집이였다. 내가 도문시 교원진수학교에 있으면서 지지리 집고생을 하다하다 분통이 터져서 언감생심 써본 첫소설 “번지없는 집”을 투고하고 한강에 돌던진격이 되겠거니 하고있는데 김창석선생이 그해 “천지”3월호에 턱하니 내주시는 바람에 감격의 눈물을 찔끔 짜기도 했다.
    그후 여러차례 소설창작학습반에 참가시켜 주었고 흥개호소설창작필회에도 불러주셨던 고마운 분이다. 그렇게 알게 되여 세월을 누비며 인정을 얽다보니 그를 문학선배, 저만치 올려다 보이는 소설편집으로만이 아니라 인간적으로 좋아하게 되였고 마음으로 형님처럼 모셨다. 그처럼 김선생님은 나에게 많지 않은 지인이기도 하였다.
   누구보다 나를 리해해 주고 긍정해주던 고마운 문학선배이다. 오늘은 가장 의미 깊은 말로 가장 깊은 추모의 글을 써서 올리고 싶다. 이 세상에 머무는 동안 파란만장한 인생길을 걸으셨고 참으로 문학도, 초학자들을 많이 사랑하였고 많은 배려를 돌려 신진소설가들을 육성한 선생님이다.
    지나간 나날을 돌이켜 보노라니 나를 작가로 키워준 김창석선생님을 생각할수록 애석함을 금할수 없고 밤이 깊어가도 그냥 잠들 수 없는 나의 가슴속에서 추모의 글이 절로 이랑을  짓고있다. 다할길 없는 추모의 감정이 저 해란강처럼 되고 녹지 않는 그리움이 얼음꽃으로 피여있는 내 가슴속 깊은 슬픔을 어찌 서투른 붓으로 다 그려 낼수 있으랴, 진실하고 따스하고 지혜로운 모습으로 지상의 소임을 다하고 바야흐로 오려는 봄날을 보지 못하고 먼 산에 눈꽃처럼 깨끗하고 순결하게 한생을 마감한 덕망높은 김창석작가님, 세월이 멀리 가도 앞으로 내내 내 마음속에서 끝나지 않을 그리움으로 다가설 김창석선배님!
    처음 연변병원에 주원했다고 하기에 우리 수필회에서 몇사람이 문안갔을 때만도 사람을 알아보려고 자꾸 머리를 들어 둘러보고 마침내 눈물까지 흘리시던 모습을 보며 적어도 정신만은 올똘한 사람으로 출원하리라 믿었는데 다시 중의원으로 옮겼을 때 찾아가 보니 사람을 영 알아보지 못했다. 그후 미국에 아들이 와서 양로원에 안치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보려던 차 다시 하남병원에 주웠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호전되였으리라는 기대를 앞세우고 두 번 찾아갔는데 사람이 점점 글러갔다. 출원하여 양로원에 다시 들어가기전 한번 다시 찾아뵙는다는것이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9일 낮, 김선생은 지금 어쩌고 있을가 하고 생각을 굴려보기도 했는데 홍천룡 회장이 김선생이 돌아갔다고 전화를 해왔다. 마지막 소환에서 고통에 모대기리라 예상은 하면서도 락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우도 눈물을 흘린다는 이른봄 2월의 찬바 람이 옷깃을 스미는 날이 계속되고 있어서  혹한이 선생님에게 그토록 혹독하였을가? 근심도 고통도 없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기를 기원합니다. 고이 잠드소서.

                                                                     2017.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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