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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화와 양동위는 1984년에 강서성 감주시 룡남현의 같은 마을에서 동갑내기로 태여났다. 양동위가 려화보다 28일을 먼저 태여났기에 려화는 그를 오빠라고 불렀다. 두집 부모는 애들이 크면 사돈을 맺자고 약속했다.
려화는 5살나던 해에 어머니가 병으로 사망되자 늘 양동위와 함께 소꿉놀이도 했고 학교도 같이 다녔다.려화는 소학교에 다닐 때 면역성I형당뇨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녀는 날마다 인슐린을 세번씩 맞았는데 여간만 고통스러워하지 않았다. 그때마다 양동위는 늘 곁에서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1998년에 려화와 양동위는 같은 중학교를 다녔다. 려화는 당뇨병때문에 쩍하면 학교에서 쓰러지군 했다. 그때마다 양동위는 려화를 신속히 병원으로 호송하였다.
2002년 9월에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사망되자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양동위는 고중을 중퇴하고 광주시로 들어가 품팔이를 하려고 마음먹었다.떠나기 전날에 양동위는 려화의 손을 꼭 잡고 작별인사를 했다.
“려화야, 이젠 오빠가 곁에 없으니 절로 건강을 잘 챙겨야 한다. 그리고 네가 우수한 대학생이 되기를 바란다.”려화도 흐르는 눈물을 억제하지 못했다.
“전 오빠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꼭 대학생이 될거예요. 오빠도 중퇴했다고 공부를 포기하지 말아요.”
양동위는 광주에 들어가 건축공사장에서 품팔이를 하면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그는 (려화는 장차 어엿한 대학생이 될거야.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문화수준차이가 많이 나서 공동화제도 찾지 못하게 될거야)라는 생각이 들어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공부에 게을리하지 않았다.
2003년 겨울, 려화는 우수한 성적으로 남창시사범대학에 붙었지만 학잡비를 채 마련하지 못해 안달아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양동위는 어머니한테 려화의 학잡비를 보태주자고 청을 들었다. 어머니는 처음에 강렬하게 반대하다가 결국 아들의 간곡한 청탁에 못이겨 승낙하고말았다. 그리하여 려화는 꿈에도 그리던 대학교에 다닐수 있게 되였다.
한편 양동위는 광주에서 땀동이를 쏟으면서 일하여 모은 돈을 정기적으로 려화의 언니한테 부쳤다. 려화의 언니는 양동위의 부탁대로 이 사실을 동생한테는 비밀에 붙였다.
려화는 대학교 2학년에 다닐 때 자주 병원을 드나드는 바람에 학습성적이 현저하게 내려가게 되였다. 이때 학급반장인 리명진이라는 남학생이 주동적으로 그녀한테 학습지도를 해주었다. 그 덕분에 려화는 우수한 성적을 따낼수 있게 되였다. 따뜻한 마음에 쾌활한 성격을 가진 리명진은 려화가 당뇨병으로 앓고있는것을 알고는 당분함량이 낮은 식료품들을 사다주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당뇨병치료처방을 찾아서 추천해주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리명진은 “려화야, 난 널 좋아해. 난 널 평생 지켜주고싶어. 우리 련애하자”라고 고백했다. 순간 려화는 얼굴이 홍당무우처럼 빨개지더니 머리를 끄덕였다.
진작부터 열정적인 리명진한테 호감이 있었던 려화는 그의 사랑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친오빠같은 양동위한테도 문안의 메시지(短信)를 보내는것을 잊지 않았다.
2006년 6월의 어느날, 양동위는 려화가 보고싶어 남창시로 찾아갔다. 그런데 려화는 리명진과 함께 학교문앞에서 양동위를 맞이하던중 갑자기 땅에 쓰러졌다. 리명진은 재빨리 그녀를 안고 병원으로 가려고 했다. 이때 양동위가 번개처럼 달려가서 리명진의 품에서 려화를 빼앗아안으며 물었다.
“당신은 려화의 동창이요? 병원은 어느 쪽으로 가면 되오?”
려화는 비록 온몸에 힘이 빠졌지만 정신은 맑아있었다. 그녀는 미약한 소리로 말했다.
“동위오빠, 저쪽은 리명진인데 저의 남자친구얘요. 절 놓아주세요.”
하지만 양동위는 그녀를 더욱 꽉 끌어안았다. 그러자 리명진은 자신의 녀자친구를 빼앗으려고 달려들었다. 두 사람이 서로 자신이 안겠다고 옥신각신 다투는바람에 려화는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다시 혼절했다. 이때에야 제 정신이 든 두 남자는 부랴부랴 그녀를 병원으로 호송했다.몇시간의 구급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한 려화는 양동위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동위오빠, 전 오빠를 가족처럼 생각해요. 오빠가 저의 남자친구와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어릴 때부터 몰래 려화를 좋아했던 양동위는 북받쳐오르는 눈물을 가까스로 참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양동위와 리명진은 입원한 려화를 함께 보살폈다. 양동위는 리명진이 려화한테 온갖 정성을 쏟는것을 보자 그나마 시름이 놓였다. 퇴원하기전날에 양동위는 리명진한테 “난 이걸 그만 돌아가겠소. 려화를 잘 부탁하오. 이걸 려화의 치료비에 보태쓰오”라고 말하면서 현금 3000원을 쥐여준후 바람처럼 사라졌다.
2006년 8월, 양동위는 북경으로 들어가 품팔이를 했다. 2007년 음력설에 양동위는 일년동안 피땀으로 모은 돈 1만원을 전부 려화의 언니한테 부쳐보냈다.
2007년 3월 10일, 북경시에 황사(沙暴)가 세차게 몰아쳤다. 3월 11일, 친구한테 꿔주었던 돈을 받은 양동위는 이 돈을 려화의 언니한테 부치려고 부랴부랴 집을 나섰다. 그런데 가는 길에 뜻밖의 교통사고를 당할 줄이야? 그런데 운전수마저 도망치는 통에 그는 120구급차에 실려 북경시의 한 병원으로 호송되였다. 양동위는 구급치료를 받았지만 그냥 혼미상태에 빠져있었고 온몸이 성한데가 없었다. 환자가 생명이 위급한것을 본 의사는 그의 핸드폰으로 요즘 가장 많이 련계했던 려화한테 전화를 걸어 사실을 알려주었다.
2007년 3월 12일, 려화와 리명진은 아침 일찍 북경시무장부대병원에 도착했다. 온몸을 하얀 붕대로 감은채 침대에 누워있는 양동위를 보자 려화는 대성통곡했다. 양동위의 한 동료는 려화한테 “동위가 친동생처럼 여기는 처녀한테 돈을 부치러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했어요”라고 알려주었다. 그 말에 려화는 오열하고말았다. 리명진은 현금 5000원을 선뜻 꺼내여 양동위의 치료비에 보태라고 주었다.
그날 저녁 11시경에 양동위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여났다. 가까스로 눈을 뜨던 양동위는 리명진을 보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명진이, 내 마지막 부탁을 들어줄수 있나? 꼭 려화를 행복하게 해주게. 려화의 눈에서 눈물이 나게 하지 말아야 하네. 내 호주머니에 1000원이 있네. 빨리 꺼내게…”
리명진은 양동위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면서 “약속할게. 난 내 전부를 걸고서라도 려화를 행복하게 해줄거요”라고 말했다.
그날 저녁, 양동위는 구급치료를 받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 며칠후 양동위의 장례식이 고향에서 치뤄졌다. 려화는 아들을 잃고 비통에 잠겨있는 양동위의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흐느끼면서 “전 지금부터 아지미의 딸이예요. 제가 동위오빠를 대신해 아지미를 친엄마처럼 보살펴드리겠어요”라고 말했다.
2007년 7월에 려화와 리명진은 대학교를 졸업하였다. 리명진은 광주시의 한 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았고 려화는 고향의 소학교에 음악교원으로 배치되였다.
2008년 10월에 려화는 당뇨병이 엄중해지면서 뇨독증에 걸린데다가 귀까지 먹어 부득불 교원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리명진은 그날로 밤차를 타고 녀자친구를 보러 달려왔다. 그는 녀자친구의 곁에서 목이 터져라 이름을 불러보았지만 이미 무성세계에 빠진 려화는 그 부름소리를 들을수 없었다. 리명진은 려화를 와락 끌어안으면서 “네 병을 내가 꼭 치료해줄거야” 라고 말했다.
어느날 저녁, 리명진은 우연히 텔레비죤에서 무한시동제병원의 명교수가 췌장과 신장을 이식하는 방법으로 당뇨병환자들을 치료해준다는 소식을 보게 되였다. 췌장과 신장 기증자를 찾는것은 하늘의 별따기였고 40만원의 엄청난 수술비가 필요했다. 하지만 리명진은 맥을 버리지 않고 수술비를 마련하느라고 낮에는 눈코뜰새없이 바삐 돌아쳤고 저녁에는 인터넷에 “내 녀자친구를 구해주세요”라는 글을 올려 네티즌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2010년에 리명진은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12만원을 모았다. 얼마간의 돈을 손에 쥐자 그는 려화와 함께 동제병원의 명교수를 찾아갔다. 명교수는 려화더러 2일에 한번씩 병원에 와 검사를 받으라고 했다. 그리고 췌장과 신장 기증자를 찾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겠노라고 말했다.
려화의 언니는 동제병원부근에 세집을 맡고 동생을 보살펴주었다. 려화는 언니의 도움으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군 했다. 리명진은 학교에서 사직하고 병원부근에 우유제품판매가게를 꾸려놓고 열심히 돈을 벌었다.
기자가 가게를 찾았을 때 리명진은 “전 부지런히 돈을 모아 꼭 녀자친구의 수술비를 마련할거얘요”라고 말했다. 리명진은 매일 저녁마다 려화한테 전화를 걸어 “려화야, 사랑해”라고 말하군 한다. 비록 려화가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지만 리명진은 머지않아 녀자친구가 자신의 달콤한 속삭임을 들을수 있을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있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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