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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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동북아시아시대의 연변과 조선족』

건강한 조선족사회 만들기
2009년 03월 04일 15시 30분  조회:3842  추천:36  작성자: 곽승지


3. 연변의 미래를 위한 현실적 대안들

연변의 현실만을 놓고 보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자원도 없고 인재도 없고 비전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변의 미래를 말하는 이 순간도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연변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은 연변과 조선족동포들에게 한민족의 미래가 있고 또 동북아시아공동체의 운명이 걸려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연변과 조선족동포를 통하지 않고도 한민족공동체와 동북아시아공동체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길은 열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굳이 연변과 조선족동포와 함께 미래로 나가려는 것은 연변지역의 역사성과 조선족동포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고집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부터 준비해도 우리가 바라는 미래가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도 한몫하고 있다.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미래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펴며 중장기적 전략을 세우는 것과 병행해 당장 두 가지 일을 시작해야 한다. 건강한 조선족사회를 만드는 것과 부강한 연변을 만드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성사되면 연해도시로, 한국 등 해외로 나가고 있는 조선족동포들이 크게 줄어들게 될 것이며 이미 연변을 떠난 동포들도 다시 연변으로 돌아와 조선족사회가 활력을 찾게 될 것이다. 물론 한국사회와 조선족사회간의 갈등도 줄어들게 되고 한민족공동체 형성의 가능성도 커지게 될 것이다. 나아가서 중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동북아시아공동체 건설의 비전도 더 분명해 질 것이다. 

0. 건강한 조선족사회 만들기

조선족사회는 병들어 있다. 그것도 중병이다. 더 큰 문제는 중병을 앓고 있는데도 이를 치료하려고 나서는 사람은 물론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진단해 보려는 사람조차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러한 현실을 외면한 채 조선족사회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기 까지 한다. 최근 조선족사회의 현실에 대해 고민하며 문제를 직시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조선족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사회구성원들 다수가 돈을 쫒아 탈연변을 꾀하는 쏠림현상과 이러한 문제를 제어할 수 있는 사회적 노력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어느 사회나 크고 작은 문제는 있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조선족사회가 지니고 있는 문제 역시 그런 차원에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현상이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그 부작용이 한계에 이르게 됐다는 점이다.

일차적인 원인은 중국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배금주의에서 찾을 수 있다. 주변에서 가정이 해체되고 아이들의 탈선을 눈으로 보면서도 기회만 닿으면 너나 할 것 없이 돈을 벌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외국으로 또는 연해도시로 나갈려는 현실이 이를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건강한 조선족사회를 만드는 일은 조선족동포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도록 하는 것이 선결과제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돈보다 가치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달라질 것이다. 적게 벌고 적게 쓰면서 가족들과 함께 단란하게 한 세상을 사는 것도 괜찮은 세상살이 임을 알게 되면 굳이 가족과 생이별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조선족동포들은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고 세상을 사는 다양한 방법이 있음을 깨달을 기회를 접할 수 없다. 이들을 일깨워줄 수 있는 방법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조선족사회 내에 그런 기능을 담당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사회주의체제를 견지하고 있는 중국의 사회현실에 비추어 볼 때 당장 이런 역할을 할 시민사회의 등장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물론 사회구성원 개개인이 그런 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의 하나이다. 조선족사회의 건강지수는 최악의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족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이런 문제에 비추어 볼 때 건강한 조선족사회를 만드는데 있어서 당면한 시급한 과제는 조선족동포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계몽하는 것이다. 아울러 조선족사회가 스스로 자각하여 이를 시민운동으로 승화시켜 나가도록 경험을 나누고 힘을 보태야 한다.

현재 연변에는 건강한 조선족사회를 만드는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몇몇 단체들이 있다. 인터넷매체 조글로(
www.zoglo.net)와 연길시가정문화상담원, 연변아리랑창업지원협회 등등. 그러나 이러한 일이 전 시민을 상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한정된 범위에서 소규모로 이루어져 그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 또 일부 한국의 NGO와 개인들이 독서운동이나 불우이웃돕기에 나서고 있지만 이 역시 아주 작은 부분만 충족시키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조선족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는 한국의 시민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한국사회가 직접 그들을 돕는 것과 함께 중요한 것은 조선족사회가 스스로 그런 일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조선족사회가 건강해지려면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또 드러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조선족사회가 그렇게 변하면 한국의 시민사회도 더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보낼 것이다.

따라서 ‘건강한 조선족사회 만들기’를 위해서는 #조선족단체들과의 시민운동 및 연대 #도시 및 농촌에서의 계몽운동 #이주 조선족들의 연변돕기운동 #조선족귀향 운동 등이 필요하다. 다른 지역에 나가서 생활하는 성공한 조선족들을 대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들 중 다수는 연변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고 있을 뿐 아니라 차후 연변으로 돌아가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동참하도록 미리 준비시킬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에서는 조선족사회의 현실을 보며 그들의 태도에 대해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들이 스스로의 문제에 대해 외면하고 있는데 대한 반감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조선족사회 뿐 아니라 중국사회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사회주의체제가 남긴 결과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가 조선족사회의 미래에 관심이 있다면 “세상을 혐오하기 보다는 분노하고, 분노하기 보다는 연대에 동참하라”는 건강한 시민사회를 위한 명제를 되새기며 스스로를 다그치는 수밖에 없다.

불이사상에 따르면, 개인적 변혁과 사회적 변혁도 분리할 수 없다. 그러니 시작은 지금 여기서 내가 할 수밖에 없다. 나부터 조선족사회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아울러 조선족사회의 미래를 밝히는 운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제6장 공존을 위한 미래전략 글 싣는 순서
1.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2. 전략적 접근
0. 전략적 접근의 필요성
0. 똘레랑스와 불이사상: 사상적 패러다임의 전환
- 조선족 포용의 논리로서 똘레랑스
- 중국 설득의 논리로서 불이사상
0. 민족문화의 원형 복원: 조선족 끌어안기
- 한민족 민족문제의 이중성
- 민족문화적 접근의 필요성
0. 미래공간 만들기: 중국과의 파트너십
- 미래공간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 연변활용론과 중국의 기대이익
- 월경협력을 통한 공존 모색
3. 연변의 미래를 위한 현실적 대안
0. 건강한 조선족사회 만들기

0. 부강한 연변 만들기
0. 주요 성공모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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