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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언은 발굴하고 보존해야
2020년 07월 05일 15시 09분  조회:3900  추천:0  작성자: 주청룡
방언은 발굴하고 보존해야

 주청룡

 
언어는 민족에 따라 다르고 같은 민족이라도 지방에 따라 서로 다른 방언을 쓰고 있다. 방언은 어떤 지역이나 지방에서만 쓰이는 특유한 언어이므로 한 나라에서 언어의 통일을 위하여 주로는 사용인구가 많은 어느 한 지방의 방언을 가공하고 규범화하여 표준어로 정하고 있다.  례하면 한국은 서울방언, 조선은 평양방언을 가공, 규범화하여 표준어로 정하였으며 중국에서는 많이는 평양말을 기준으로 하여 중국조선어로 규범화하였다.

표준어는 규범화하여 한 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말이기에 표준어 사용을 제창하고 보급하여야 한다. 하지만 같은 지방의 사람들은 주로 자지방의 방언을 사용하는 데 습관되여왔다. 그러므로 방언도 일종 우리 민족의 어느 한 지방의 언어이기에 자지방 사람들끼리 쓰는 방언을 무식하다고 보지 말고 존중해야 한다.

지금 연변에서 제작한 영화거나 연변소품들을 보면 표준어를 많이 쓰지만 해학적인 대목에 가서는 연변방언을 쓰거나 한어를 섞어 쓴다.  연변의 영화나 소품은 주로 연변의 조선족관중을 대상하였기에 해학적 대목에 가서는 연변방언을 사용하여야 연변사람들의 구미에 맞는 구수한 이밥에 토장국맛 나게 볼 수 있지만 전부 서울말이거나 평양말을 쓴다면 연변관중들에게는 흥미를 돋구지 못하고 오히려 어색한 감을 주게 될 것이다.

만약 소설에서 당지 사람들이 당지의 방언을 쓰지 않고 모든 대화를 표준말로 한다면 당지의 민족문화를 살리지 못하고 당지의 민족특색을 살리지 못할 것이다.  연변작가협회 최국철 전임 주석과 사학자 허성운 선생도 거의 사라져가는 연변방언을 수집, 발굴하고 있는데 이런 방언을 써왔던 사람들은 인터넷이나 지면에서 이런 방언들을 보면 아주 정감적으로 옛 정취를 느끼고 있다.  방언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것은 표준어를 풍부히 하는 원천의 하나로 되고 언어발달사, 민족사, 민속사, 문물사 등 우리 민족의 문화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로 되고 있다.

필자는 우리 민족이 사용하는 표준어나 방언은 다 우리 민족의  언어이고 여러가지 방언 가운데서 어느 방언을 표준어로 정하는가 하는 문제이지 방언 자체에는 ‘고상한’ 말과 ‘저속한’말의 구분이 없다고 생각한다. 일상생활에서 표준어휘에는 아주 원할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적절한 어휘가 없지만 방언 가운데는 있는 것도 있다. 하여 중국조선어사정위원회에서 새로 편찬한 《조선말규범집》에는 대응되는 표준어휘가 없는 ‘가장치기’, ‘푸들다’, ‘오뉘장’ 등 연변방언 어휘들을 표준어휘로 인상시켜 표준어를 더욱 풍부히 하였다.

표준어라고 하여 모든 우리 겨레들이 다 접수되는 것도 아니다. 한국에서 서울말을 표준어로 하여 ‘두음법칙’, ‘사이시옷법칙’을 쓰고 ‘중국의 인명, 지명에 대한 표기법’, 게다가 외래어 혼용까지 하고 있는데 이는 페단이 많고 우리 말의 발음력을 퇴화시키고 우리 말의 순결도를 낮추는 등등 원인으로 하여 많은 중국조선족들에게는 접수되기 힘든 부분도 있다.

방언도 존중해야 한다. 필자가 2008년 제주도유람을 가보니 제주도의 어떤방언들은 표준말과 완전히 달리 사용되고 있었다. 례하면 ‘고생 많았습니다.’는 ‘폭삭 속았수다.’로, ‘별말씀은요.”는 ‘소구멍 말멍했수다.’로, ‘가까이 오십시오.’는 ‘좃끝에 옵소.’로 쓰이였다. 필자도 그때에 제주도방언이 쌍스럽고 비속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듬해 다시 제주도에 갔을 때 관광안내원과 마지막에 갈라지면서 ‘오늘 고생 많았습니다.’란 뜻을 제주도방언으로 ‘오늘 폭삭 속았수다.’라고 작별인사를 하자 관광안내원이 ‘별말씀은요.’란 뜻으로 ‘소구멍 말멍했수다.’라고 하며 갑자기 눈물을 글썽이며  필자를 포옹하면서  어쩌면 중국조선족이 우리 말을 이렇게 하는가? 하면서 너무도 감격해하던 일이 잊혀지지 않는다. 여기에서 필자는 방언도 우리 민족의 말 가운데의 하나이므로 비속하다거나 고상하지 못하다고 천대를 할 것이 아니라 존중하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언을 존중한다 하여 방언을 보급하여야 한다는 것이 아니고 표준어를 사용하는 사람도 방언을 써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방언도 우리 민족의 일종 문화이고 당지의 우리 민족들이 쓰는 말이므로 방언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비웃거나 천대하지 말고 의사소통을 원할하게 할 수 있는 방언어휘들을 표준어휘로 인상시킨다면 우리의 말을 더욱 풍부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변일보 2020년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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