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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뱅이 로총각
2013년 11월 23일 21시 27분
조회:2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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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넉두리
이야기시/게으름뱅이 로총각
연길시 북대마을 어느 오막살이에
마흔살이 되도록 장가를 못간
게으름뱅이 로총각 살고있었네
먹기는 좋아도 일하기는 싫어
빈들빈들 놀기만 하면서
하늘에서 금덩이 떨어져 줍시사!
날마다 기도하며 횡재를 꿈꾸었네
그러던 게으름뱅이 로총각
어느날 갑자기 대운이 트이여
아무도 안보는 거리에서
현금이 가득 찬 트렁크 주었다네
흔전만전 돈주머니 춤추니
오늘은 카바레 래일은 다방
5성급호텔 전전하면서
게걸스레 흥청망청 먹고 마셨네
군자는 배부르면 학문할 생각하고
소인은 배부르면 녀자생각 한다고
숙이같은 처녀를 안해로 맞았으면
그런 생각 입에 내기도전에
꽃같은 숙이 저절로 안겨들었네
숙이와 결혼해도 뭔가 모자라
분이라는 아가씰 정부로 삼았네
숙이야 분이야 마셔라 부어라!
그래도 어쩐지 재미가 적어
옛다, 돈이다! 치마 벗어라!
장미술집 장미아가씨
나리꽃다방 나리꽃아가씨…
녀자편력 끝없는 판에
뜻밖에 나타난 경찰아저씨
게으름뱅이 손에 쇠고랑 채웠네
아이쿠, 이게 웬 일이요?
이놈, 꿈 깨라! 가짜 돈 굴린 죄 너 아느냐?
가짜 돈이라니 웬 말이요? 난 정말 몰랐소!
후회하고 변명해도 소용없었네
땀으로 번 돈이래야 빛이 난다는
그 진리 뒤늦게 깨달은 게으름뱅이
옥살이 마치고 나오니
숙이도 분이도 본체만체
오막살이만 쓸쓸히 맞아주었네
(199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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