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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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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사는것
2015년 03월 09일 14시 33분  조회:5158  추천:7  작성자: 넉두리

아름답게 사는것

 
김희수




 
 
단위화장실에 갔다가 화장실변기통에 더러운 배설물이 그대로 있는것을 여러번 목격한적이 있다. 손 한번 움직여 물내리기를 하는것이 힘든 일도 아닌데 자기가 마구 싸놓은 더럽고 구린내 나는 배설물을 “기념”으로 남겨놓고 도망친 놈은 대체 어떤 놈일가? 아마도 그놈은 몸은 비단으로 감았을지는 몰라도 심보는 그놈이 배설해놓은 똥처럼 더럽고 구린내가 물씬물씬 풍길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에 한쌍의 젊은 남녀가 청소부들이 깨끗하게 쓸어놓은 길에 아무 거리낌없이 귤껍질을 훌 던져버리는것을 본적이 있다. 마침 청소부도 발견하고 달려와서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지 말고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권고했지만 그 남녀는 “쓰레기를 치우는 일은 니들이 할일이 아니냐”고 하며 “하찮은 청소부따위가 누굴 훈계하냐”고 오히려 제 쪽에서 화를 내는것이였다. 옷은 멋지게 차려입은 신사숙녀였지만 그 행동거지는 쓰레기처럼 더럽고 악취 풍겼다.
 
우리 사회에서는 청소부를 천하다고 깔보고 업신여기는 경향이 있다. 한국에서는 청소부를 환경미화원이라고 부른다. 환경을 아름답게 가꾸는 사람이란 뜻이다. 청소부들이 있어 거리가 깨끗하고 우리가 사용하는 공공화장실도 깨끗하다. 환경을 아름답게 가꾸는 이들이야말로 참으로 아름답게 사는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내가 사는 아빠트는 1~2층이 상가이고 3층부터 주택이다. 그래서 실외에 주택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3층부터 실내에 계단인 구조로 되여있다. 그 때문에 겨울에 눈이 오면 계단에 눈이 쌓여 걷기가 불편하며 자칫 넘어질 위험도 있다. 요즘은 또 지붕우의 눈이 녹아 처마밑에 고드름이 매달리기도 하고 락수물이 떨어지기도 하면서 처마밑 통로는 온통 얼음판으로 되였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내가 사는 아빠트에는 해마다 눈을 치고 얼음을 끄는 할아버지 한분이 계신다. 누가 시키지도 않고 보수 한푼도 받지 못하고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도 듣지 못하면서 그 할아버지는 눈만 오면 꼭꼭 삽과 비자루를 들고 계단의 눈을 친다…
 
내가 룡정에 살 때도 우리 동네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매일 새벽 참대비자루를 들고 마당을 쓰는 할아버지가 계셨다. 자기집 마당뿐만아니라 공터와 동네 사람들이 모두 출입하는 길까지 깨끗하게 쓸어놓군 했다. 그때는 모두 단층집이였는데 웃쪽 한족동네에서는 일부분 사람들이 쓰레기를 아무곳에 마구 던지고 도랑에 음식물찌꺼기거나 채소찌꺼기를 구정물과 함께 버리군 했기때문에 비가 오면 도랑물이 잘 내려가지 않았다. 일부 사람들이 매일같이 주변환경을 더럽혀놓아도 할아버지는 욕 한마디 없이 날마다 묵묵히 삽과 비자루로 주변을 깨끗이 청소해놓군 했다.
 
이런 무보수청소공할아버지들이 있어 동네환경이 깨긋하다. 이렇게 여러 사람을 위해 자가 한몸을 희생해 환경을 아름답게 가꾸는 할아버지들을 누가 아름답다고 하지 않겠는가.
 
연예인처럼 예쁘게 보이기 위해 부모가 준 얼굴을 뜯어고친다고 아름답게 사는것이 아니다.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하는 노래가사처럼 마음까지 곱게 가꿔야 참으로 아름답게 사는것이라고 말할수 있다. 얼굴, 몸매를 아름답게 가꾸고 옷을 곱게 차려입는것은 외면을 아름답게 가꾸는것이다. 아름답게 살려면 외면을 아름답게 가꿔야 할뿐만아니라 내면도 아름답게 가꿔야 한다. 내면을 가꾸지 않고 외면만 중시하면 자신이 배설하는 배설물처럼 더럽고 악취 풍기는 인간쓰레기로 되고말것이다.
 
때문에 부지런히 독서를 하면서 내면을 가꾸는 일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겉치장만 곱게 하고 내면을 가꾸지 않으면 겉보기에는 멋진 신사숙녀같지만 비단보에 싼 개똥이나 마찬가지일것이다. 몸도 비단이여야 하지만 마음도 비단이여야 한다. 이렇게 겉도 아름답게 가꾸고 속도 아름답게 가꾸며 사는것이야말로 참으로 아름답게 사는것이 아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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