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
감사 하기
방홍국
묵묵히 길가에 서서
해볓을 가려주는 나무에 감사한다
뙤약볕 아래서 기음을 매는 농부에 감사한다
마르지 않고 흘러주는
숲이 우거진 산속 계곡에 감사한다
쉴새없이 재봉틀 돌리는 아재에게 감사한다
안기고 또 안겨도
결코 싫어서 피하지 않는 뒷산에 감사한다
달빛에 총을 들고 전방을 주시하는 군대아저씨에 감사한다
더우면 들어오라 손짓하고
추우면 들어오지 마라 말리는 바다에 감사한다
오늘도 30년 똑 같은 길에 운전하는 버스기사에 감사한다
뿌리채 뽑혀 와도
불평없이 내집 탁자위에서 꽃을 피는 철쭉에 감사한다
이른 아침 대문가에 쓰레기 봉투를 수거하는 아저씨에 감사한다
난동 한번 부리지 않고
언젠가는 내 입에 들어 올 저 소와 돼지에 눈물겹도록 감사한다
아득한 옛날 참삶을 보여 준 도연명에 감사한다
이 못난 나를
찾아주고 만나주고 거부하지 않는 감사한 사람들
가끔은 나를
욕 하고 배신 하여
나를 더욱 철들게 하고 너그럽게 하고 인내하게 하여준 사람들도 밉지는 않다
흔쾌히 나의 반쪽이 되어 준 내 아내
유쾌히 나의 분신이 되어 준 내 아들
비뚠길 가던 나를 잡아 준 형님
단칸방 신혼살림에 나를 재워주고 공부시켜 준 누이
생각할줄 알고
말할줄 알고
일할수 있는 이 몸을
낳으시고 키워 주신
하늘에 계신 우리 엄마,아버지
2008년 8월 29일 서울에서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