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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초상(1)
2012년 12월 04일 10시 42분  조회:2306  추천:2  작성자: 회령
 선생님의 초상

회령

나를 가르쳐준 선생님이 모두 몇분이 될가? 학교에서 나의 지, 덕, 체의 향상을 직접 가르쳐준 선생님만 꼽아보아도 얼핏 백명은 더 된다. 사람이란 누구나 저절로 사람이 되는것이 아니라 배워서 사람으로 되는것이다. 하여 훌륭한 사람은 “잘 배운사람”이라 하고 못된놈은 “잘못배웠군!”한다. 사람은 세곳에서 교육을 받는다. 그것은 가정, 학교, 사회다. 고로 한 사람의 선생님은 무수히 많다. 그러나 일생을 두고 잊을수 없는 선생님은 몇분밖에 안된다. 그것은 무엇 때문일가…

소학교시절의 한창옥선생님

내가 소학교를 다닐때 우리들속에서 인상이 제일 좋은 선생님은 한창옥선생님이 였다. 선생님은 5학년때부터 우리반을 맡아 산수, 조선어문, 중국력사, 자연을 가르치면서 반주임을 하였다. 그리고 보습반(초중시험을 다시 치려는 애들)의 머리큰 애들도 가르쳤는데 산골학교다보니 학생은 많지 않고 반은 각기 하나였지만 선생님은 오전 오후 바삐 보내시는것 같았다.

우리가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것은 “무섭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우리와 함께하는 동무였다. 그는 종래로 큰소리를 치지 않았고 위풍을 부리지 않았다. 아이들을 교무실로 불러들여 훈계하는 법이 없었다. 그어떤 잘못도 개별적으로 조용한 곳에서 셈이든 친구가 귀띔해주듯 도리를 말해줄뿐 닦아세우거나 책망하지 않았다. 그리고 꼭 우점을 말해주면서 결심과 용기가 북돋게 했고 마음이 거뿐하게 해주었다. 아이 셋을 키우면 입이 삐뚤어 진다고 하였는데 그것은 아이들에게는 타이를것이 너무도 많다는 뜻이다. 한창 개구쟁이인 우리는 하루에도 열번은 더 욕먹을 짓을 하였다. 휴식시간의 짖꿎은 장난은 말할것도 없고 수업시간에도 가만있지 못했다. 소위 반장이라는 나는 어느날 왕개구리를 잡아다 녀자애의 책상속에 집어넣어 한바탕 소란이 벌어지게 하였다. 선생님은 우는 애를 달래고 우리를 진정시킨후 아무일 없었던듯 수업을 계속 하였다. 후에도 선생님은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뱀을 잡아다 가장 사무러운 녀자애를 혼내주려던 계획을 포기하였다. 나는 며칠 못가 량심의 가책때문에 선생님에게 자백하고야 말았다. 선생님은 “알고있었다. 그러다가 그애가 기절해서 병이라두 나면 어쩌니! 시간에는 학습에 집중해야지. 이후에는 그러지 말아라.”이런 한마디 말씀뿐이였다. 그것도 나와만 조용히 하시면서 누구누구가 시간집중이 부족하니까 귀띔해 주라는것이였다. 그후부터 우리 개구쟁이들은 한층 셈이들어 규률준수를 잘했고 학습성적이 올라갔다. 시간에 장난을 쓰면 우리는 량심이 나쁘다고 생각하였다. 이말은 그때 매우 호된 질책이였다. 우리반의 수업규률은 학교에서 모범으로 되였다. 선생님은 이러저러한 문제들을 비판할때도 왜서 나쁘다는 도리만 말해줄뿐 누구를 지명하여 “욕”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점은 일일이 이름을 짚어가며 칭찬해 주었다.

졸업학년 하학기 선생님은 우리들에게 “장래에 어떤사람이 될가?”라는 제목으로 작문을 쓰게 하였다. 숙제시간은 일주일을 주었다.

나는 그때 자동차운전사가 되겠다고 하였는데 어쩌다 한번보는 자동차가 너무도 신기하고 그 운전사가 몹시도 부러웠던것이다. 나는 자동차에 길가는 학생과 사람들을 공짜로 태워주며 무거운 짐을 이고지고 가는 사람을 보면 꼭 앉혀 주겠다고 하면서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도 빵빵! 씽씽! 먼지를 덮씌우면서 지나가는 그런 인정머리 없는 운전사로는 절대로 되지 않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짐을 많이 실어 나르며 세상 모든곳을 가 보고싶다고 하였다. 그때는 도랑꾸ㅡ트럭밖에 없었다. 우리가 달려가는 자동차에 매여달려 좀 호강을 하려고 하면 운전사들은 기어코 차를 세우고 쫓아버리면서 줄욕을 퍼부었다. 고약한 운전사들은 가는척 하면서 조수가 뛰여내려 우리를 혼빵 먹이게 하였다. 비가 오거나 눈보라 세찬 날이면 달려가는 자동차가 너무도 야속했다. 우리 친구중 한 아이는 운전사 친척이 있었는데 두어번 자동차대가리(운전실)에 앉은적이 있었다. 우리는 얼마나 부러워 했는지 모른다. 우리는 그애한테 반년은 잘되게 감상담을 물으며 진지해서 들었다. 혹 어떤 운전사들이 우리를 태워주면 그 감격이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았다.

선생님은 나의 작문을 일등으로 높히 칭찬 하면서 전 반 학생들 앞에서 랑독하게 하였다. 그날 나는 온 하루 기쁨과 흥분속에서 가슴이 울렁거렸다. 집으로 돌아 올때는 웨치고 노래하며 씩씩하게 걸었다.

졸업하던날 선생님은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학습을 잘 하여 훌륭한 사람으로 되라!”고 당부하여 주었다. 그리고 “북경”이라는 교과서 두배되는 두꺼운 책을 선물로 주었다. 책은 북경을 여러면으로 소개한것이였는데 보아도 알수없는것이 많아서 재미가 없었다. 선생님이 왜서 나에게 “북경”을 주었는지 그때는 물론, 지금도 똑똑히 알수없다. 하지만 지금 북경에서 살게 된것이 선생님의 축복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때가 많다. 돌이켜 보면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선생님의 당부와 같은 말씀을 많이하여 주었다. 그것을 수시로 명심한것이 오늘이 있게 하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소학교를 졸업한후 나는 선생님을 한번도 뵙지 못했다. 한창옥선생님은 현성에 있는 중심소학교 교장직을 마다하고 산골학교에서 산골학교로만 전근하였는데 전근할수록 더욱 산골학교였다. 풍편에 의하면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가신곳은 부유과수마을 소학교라고 하는데 그곳은 내가 다니던 산골소학교에서 두개의 산골향을 지나 신작로가 끝나는 깊은 산골이다. 선생님께서 왜서 산골학교로만 전근하시는지… 그뜻을 다는 모르겠으나 한가지만은 똑똑히 알고있다. 그것은 선생님께서 조건이 렬악한 산골애들을 가슴깊이 사랑하기에, 그리고 오늘도 우리를 잊지 않으시며 훌륭한 사람으로 되기를 기원하고 계실것이다. 선생님의 모든 제자들도 갱핍한 몸매에 두꺼운 근시안경을 쓴 선생님의 모습을 그이의 따뜻한 사랑과 가르침과 함께 커다란 초상으로 가슴속에 담고 있을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 한다.

                                                                                          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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