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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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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추렴
2013년 09월 24일 15시 47분  조회:1969  추천:2  작성자: 회령
삼겹살추렴

회령


“아이쿠! 무슨 노린내가 이렇게두 센가…”

“글쎄말입네다. 내굴두 들어오구…”

“쓰레기를 태우는가? 개구림을 하는가. 종래로 이런 일이 없었는데…”

창문이란 창문은 다 열어놓고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던 신건 화원아파트 사람들은 밖으로 뛰쳐나오며 떠들어댔다. 이크! 밖으로 나온 사람들은 급기야 입을 딱 벌리고 두눈이 휘둥그래졌다. 아빠트 귀퉁이에 있는 놀이상에서 (마을사람들이 마작, 트럼프를 노는 돌상) 삼겹살추렴이 벌어졌던것이다. 중년의 사내 여섯이 상을 빙 둘러 앉아서 맥주, 소주 병나발을 불며 돼지고기를 숯불에 지글지글 구워댔다. 신나서 떠들어대는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한국에 갔다온 사람도 있고 또 몇은 안해가 한국에서 막일을 하고있었다.

술기운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구경하니까 공연히 기분이 들떠서인지 그들은 들으라는듯 더욱 떠들어댔다. 술집아가씨를 사서 놀던 소리며 산장에 가서 정부와 돈을 써버린 소리며 마작판에 굴러먹던 소리, 무도장 견문과 체험, 낚시질… 하여튼 천방지축 떠드는데 그들은 휘황한 자랑거리로 생각하는것 같았다. 일행중의 한사람은 이 아빠트에서 사는 건달인데 안해가 한국 가서 보내는 돈으로 몇년째 놀고먹는 인간이다. 나머지는 못보던 얼굴들이였다. 얼마후 그들은 륜번으로 아빠트 벽에 대고 오줌까지 싸 갈기였다. 술병과 맥주병은 련속 잔디밭에 던져졌고 뭉그려 던진 화장지가 즐비했다.

아빠트 사람들은 얼굴을 찡그리며 격분해서 중얼거리며 침을 뱉기도 했다. 그러나 누구도 나서서 시비를 따지지는 않았다. 그들은 모두 지대한 모욕감을 느끼는것 같았다. 하지만 그릇된 행실을 선뜻 나서서 제지하지 못하는(않는)것이 중국사람들의 특징이다. 자기 발등에 불이 떨어지지 않는한 뿌관쌘썰(不管閑事)이 처세원칙이다. 그러나 시비를 모르거나 공중도덕,민분과 공분 감각이 없는것은 아니다. 일단 집단적폭발을 하면 그야말로 활화산이 된다.
아빠트 사람들은 꾹 참으며 뿔뿔히 흩어져갔다. 앙앙불락 하면서.

중국에는 이런 말이 옛날부터 내려오고있다. 악행에 대하여 “사람이 벌하지 않으면 하늘이 벌한다.” 하늘이 어떻게 그릇된 인간을 벌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날은 확실히 하늘이 벌하는걸 나는 똑똑히 보았다. 우연한 일치라고 나는 해석했지만 결과적으로 하늘이 삼겹살추렴일행을 랑패상이 되게 하였다. 아주 풍비박산, 쑥대밭을 만들어놓았다. 그것은 갑자기, 그야말로 갑자기 세찬 소낙비가 한바탕 내리 두들겼던것이다. 나는 이런 신통한 자연현상을 일생에서 처음으로 보았다. 아파트 사람들은 너무도 시원해서 무신론자고 유신론자고 한결같이 그날 일을 통쾌해하며 하늘에 감사해하였다. 부정부패분자를 잡아 족친것을 보았을 때처럼 시원해하였다…
                                                                                                     1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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