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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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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2014년 03월 03일 14시 36분  조회:2111  추천:8  작성자: 회령
           수 필
                                            진 달 래
                                                                                                        회 령

    호원선생! 일간 안녕하세요? 글도 잘 쓰시고…

    일전에 문우들과 함께 “화엄사”로 갔을때 진달래를 보고 감상이 어떠냐고 물으셨지요? 그때 나는 “글쎄요…”하며 대답을 못했지요. 문우들과 작별한후 선생의 물음을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의미가 심장하더라구요. 진달래가 우리를 상징하는 꽃으로 선정이 되였다고 하니 생각은 더욱 깊어 졌어요. 나는 새삼스레 내가 진달래를 몹시 애착한다는것을 발견 했어요. 애모의 심정은 절절하나 시인이 아니여서… 지금 투박한 심정을 대답 드립니다.

    나는 진달래를 서글퍼하며 지어는 싫어 했어요. 이런 심정은 어머니를 면례(이장)한후 더욱 심해 졌어요. 청명이면 우리풍습에 산소로 가지요. 한다하는 “홍색반란파”들도 그것만은 막지 못했어요. “네가지 낡은것”을 때려부신다며 상여막에까지 불을지른 그들이였지만 조상은 그들에게도 있는거고 낳아키워준 부모는 차마 괄시할수가 없었든거지요. 어찌되였든, 사람들은 청명이면 명심해서 산소로 갔습니다. 나도 물론 경건한 마음으로 어머니묘소에 갔습니다.

    어머니산소는 풍만한 산줄기가 멀리로부터 줄금줄금 키를 낮추며 굽이쳐 내려오다가 머리숙인기슭에서 조금 올라간 곳에 있었습니다. 어머니묘앞에서 내려다 보면 부채를 펼친것처럼 새강벌이 바라보이고 그 품에는 이곳저곳에 마을이 있고 두만강은 저 멀리로 들판의 동쪽변두리를 감돌며 북으로 흘렀어요. 이곳이 무슨형국의 묘자리인지는 모르겠으나 나의 마음에는 늘 어머니품처럼 포근하게 느껴졌어요.

    그러나 지천으로 널려있는 진달래는 나의 마음을 무겁게 하였습니다. 청명 그때에는 진달래가 피지 않습니다. 뭇산은 겨울 난 그대로 모든 초목이 검스레, 부여스레 말라 있고 소나무만 여전히 싱싱 푸르지요. 잡목과 잡초들을 가려보기 힘듭니다. 하지만 산골에서 자란 나는 거지반 알아 봅니다. 이깔나무, 가둑나무, 비슬, 개살구, 물오리, 드릅나무, 피나무, 딱총, 열구밥, 개암, 싸리는 누구도 가리기 쉬운거니 말할것이 없고요 땅딸기, 더덕, 밥조개, 도라지, 수루취, 곰취, 물퉁구마른풀도 쉽게 가려 냅니다.

    진달래에 대해서는 두말이 필요없습니다. 뿌리만 보고도 알아내지요. 진달래나무는 키는 작아도 떨기로 뭉치며 가지가 많고요 아무리 가는 가지라도 꺾기면 꺾겼지 구부러들지 않아요. 말랐을 때는 더욱 강하답니다. 누가 만약 묶으려 들면 와작와작 부러져 버려요. 불씨를 만나면 확! 붙어버려 한줌의 재가 될지언정 구차하게 숫덩이로는 남지 않아요. 아시다싶히 응달에서도 무더기 무더기 완강하게 자라며 거치른 바위츠렁도 떨기떨기 덮습니다. 찬바람 세찬 4ㅡ5월이면 기슭으로부터 산마루로 치달으며 산불처럼 붉게 붉게 피여 납니다. 봄이 옴을 선언 합니다. 하여 봄의 선구자라 찬양하지요.

    사람들이 진달래꽃을 보면 찬탄하게 되는것은 산발을 뒤덮은 그 기세 때문입니다. 장관이지요. 그리고 또 한자리, 한아름씩 피여난 꽃은 정답게 눈에 안겨 옵니다. 아직도 잠자고 있는 거뭇한 산발에서 유난히 눈부시죠. 새들이 노래하고 꽃들이 피여나 나비는 춤추고 벌들이 분주할때 만산이 푸르러 봄이 완연하면 진달래는 그속에 사라 집니다.

    언제부터선지, 진달래를 보거나 생각할때면 자연히 어머니를 생각하게 되였고 사념은 저도 모르게 흘러 선인들과 우리민족, 력사와 현실, 그리고 미래를 사색케 하였습니다.

    나의 어머니는 저 진달래와 같았습니다. 가난한 집은 진달래가 뿌리박은 척박한 흙층 같았으나 어머니는 억세게 자랐습니다. 글은 몰라도 농사일에는 막힘이 없었고 누구보다도 날쌔게, 알뜰히, 잘 하였습니다. 하여 농업사때도, 인민공사시절에도 여러번 로동모범으로 당선 되였고 제일큰 모범으로는 공사(지금의 향)로동모범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낫과 목책을 상품으로 탓는데 손바닥만한 목책은 나에게 주었어요. 어머니는 지병으로 몹시 허약한분이 였어요. 그세대분들은 병이 많았죠. 대대로 물려받는 가난의 “은혜”죠. 어머니는 여러가지 신병중에서도 혈관신경성두 통증으로 특히 모진시달림을 받았습니다. 두통증이 일어 날때면 너무도 고통스러워 마구 몸부림을 쳤어요. 하지만 생산대일을 빠지지 않았죠. 어머니는 가난과 고통에서 하루빨리 벗어나는 길은 오직 이 로동뿐이라고 생각한것 같아요. 그이는 정말 말그대로 악을 쓰고 결사적으로 일을 했어요. 강한분이 셨죠. 하지만 결국은 마흔아홉고개를 넘지 못하고 딱! 중턱에서 사망 하셨습니다. 어머니의 희생으로 우리 남매는 오늘날 잘먹고 잘사는 세상을 보게 되였습니다.

    그러나 어머니 인생은 어땧습니까?!... 그이는 진달래처럼 일찌기 사라졌습니다. 화려한 봄날을 보지 못했죠. 력사를 보면 우리민족 선인들은 모두 그랬습니다. 백화가 만발하고 신록이 무르녹는 새중국의 봄을 위하여 그이들은 진달래처럼 산과 들에 붉게 탔었지요! 거룩하고 장쾌한 그 전진은 “산마다 진달래요 촌마다 렬사비네!”하고 후세사람들을 감탄하게 하였습니다. 그이들이 가진것이 이것밖에 또 무엇이 있나요?...

    사색이 이렇게 흘러가면 나는 서글퍼지는 마음을 부정할수 없습니다. 그리고 비창한 심정은 진달래를 슬그머니 외면케 해요. 이런 상황을 어떻게 적절한 표현을 찿지못하여 “싫어한다.”고 한겁니다.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민족은 대를 이어 끈질기게 전진 합니다. 새중국 창건과 건설을 위하여 당년에 선인들이 억센분투를 하였다면(그야말로 앞사람이 쓰러지면 뒤사람이 이어 가면서!) 오늘은 어떠합니까! 개혁개방의 새 시대를 맞아 동포들은 거세찬 진군을 하고 있습니다. 건국전후 그 시기를 첯번째 격동기라 한다면 지금은 두번째 격동기라 할가요?! 960만평방키로 조국대지에서 우리민족의 젊은이들은 활개 칩니다.(광활한 중국의 대지위에 조선의 젊은이들 행진하네!) 조국산천에 지천으로 만발한 진달래를 보는것만 같습니다. 그뿐인가요? 세상을 두루 둘러 보세요. 어느곳에서나 우리동포가 보여요. 억세게들 일하지요. 고향 연변은 또 어떤가요! 왁작 왁작 일떠나지요?! 번영으로 달리는 기상이지요. 진달래가 불붙듯 피는것처럼!…

    나는 우리민족을, 진달래를 자랑차게 생각합니다. 사랑 합니다…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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