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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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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꺼리는 사람이다
2014년 03월 14일 16시 30분  조회:1994  추천:4  작성자: 회령
           수필                              
                                    문제꺼리는 사람이다
                                                                                                               회령

    첯눈이 크게 내렸다. 무릎밑까지 빠지게 엄청 내렸다. 바람 한점없이 천지를 메우며 한대중 펑펑 퍼부운 폭설은 그대로 땅우의 모든것을 덮어버렸다. 눈이 내리면 바람이 부는 법인데 이번눈은 그렇지 않았다. 이렇게 많은 눈이 그대로 자리눈이 되였다.

    눈이나 비만 오면 서울놈은 풍년이 든다고 하지만 나는 무척 내린 폭설을 보면서 엉뚱한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 났다.

    여러해전부터 정부에서는 금렵령을 내리고 총기를 몽땅 걷어들였는데 지금 그 효과가 뚜렸이 보이였다. 노루 멧돼지를 보았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강변 버들숲, 길옆 야산에서 장끼가 꺼겅!꺼겅! 울고 푸드등! 날기도 했다. 먼산 여기저기서는 뻐꾸기가 뻐꾹! 뻐꾹! 그윽한 정서를 자아내고 등산길에서 토끼와 다람쥐를 볼때도 자주 있었다. 훈춘어데서는 호랑이도 보았다고 했다. 시가지에서 청량한 까치울 음소리를 들을수 있었고 참새도 흔하게 볼수 있다. (2,3 년전에는 보이라석탄연기를 맞아 까만덩어리던 참새가 지금은 제모습이 되여 포롱포롱, 짹짹짹 한다.)

    그런데, 이번눈이 미물들에게는 천재지변이 아닐수 없다. 그놈들은 서울놈처럼 좋아라 손벽치고 웃으면서 엉덩짝을 두둘길수는 없을것이다. 어데가서 먹이를 구한담 이거 큰일이 아닌가?!…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형제 친척 친우는?... 안해는? 새끼는? 남편은? 새끼는?... 이웃은? 동족들은? 타족들은?... 근심이 태산같을 것이다. 실지로 미물들이 이런 사고를 할줄아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그런 생각으로 마음이 무거워 났다.

    옛날에는 큰눈이 내리면 시골사람들이 좋아하며 흥분에 들떠서 북데기무지를 파 헤쳐 놓고 짚가리를 허물어 놓았다. 노루와 멧돼지가 그것을 보고 모여들라는 엉큼한 수작이다. 그리고 작당을 해서는 몽둥이며 도끼를 들고 대가리를 까야한다느니 종아리를 분질러 놓아야 한다느니 하면서 떠들어 댔다. 조무래기들은 마당을 쓸고 참새덫을 놓았다. 수확물은 흥겨운 마을잔치를 하게 하였다.

    지금은 달라졌다. 몹시 가난한 시골사람들과 기름번지르르 두무배가 나온 부자들 외에는 야미에 신경을 쓰지않는다. 대다수 사람들은 생태보호며 환경보호며… 우리가 사는 지구를 애호한다.

    우리 주민구 앞집 1층 길옆집에서는 가을부터 20여마리 닭을 키우는데 구내 잔디밭을 아주 양계장으로 만들었다. 수탉울음소리를 듣는 혜택이 이웃들에게 있긴 하지만 모두가 극히 못마땅해 하며 불쾌해 한다. 물업관리에 말하고 가도판사처에 말해도 아무런 등티(자취)가 없다. 대충 알아보니 그집은 “세력가”였던 것이다…

    그런데, 전화위복이랄가 참새가 살길을 만난것이다.

    양계집내외는 중년인데 누가 누구를 웃을것 없이 비계가 풍만하다. 폭설이 멎은후 그들은 양계장눈을 절반쯤 밀어내고 생배추를 탕치고 옥수수가루와 영양제를 버무려 닭모이를 듬뿍 주었다. 닭들은 먹으며 뛰놀며 신나하였다. 그런데 어데서 왔을가. 참새 몇마리도 끼였는데 닭들은 그놈들을 상관치 않았다. 얼마후에는 수십마리가 오고 오후에는 얼핏봐도 2, 3백여마리는 되는것 같았다. 이튿날에는 참새무리가 더욱 커졌다. 그리고 까치도 다섯마리가 왔다. 그놈들은 여러날 싸우지 않고 자유로이 식사를 했다. 후에는 차츰 적어지다가 기본상 다 사라졌는데 아마 저희 구역으로 간 모양이다. 여러날 지켜보았는데 닭들이 눈알을 흘기거나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사람의 간섭도 없었다.) 짧은 시간내로 이렇게 많은 참새가 어떻게 모여들었을가… 까치까지. 놈들에게 분명 스마트폰이나 티비 컴퓨터는 없는거고 하, 고것참! 희한한 일이 아닌가… 깊은사색과 열렬한 토론을 거쳐 우리는 녀석들에게 언어와 통신수단이 분명 있다고 확신하였다. 기특한데!... 우리는 감탄하였다.

    사기치고 협잡하고 빼앗고 탐오, 도둑질하고 강탈하고 강점하고 죽이고… 자기의 리득을 위하여 혈안이 되여 온갖 만행을 서슴치 않는 우리 인간을 비겨보며 너무도 안타깝고, 가슴 아프고, 격분하였다. 지어는 사람이 미물보다 못하다고, 지구땅덩 어리에서 제일 문제꺼리는 인간이라고 인정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다시 랭정히 생각해 보니 그래도 사람이 만물의 령장이 옳긴 옳았다. 그것은 “5위일체”(경제 정치체제 사회 문화 생태환경)개혁관, 과학발전관을 스스로 찿지 않았는가!... 지금은 문제꺼리지만 앞으로는 아닐것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의 대를 이은 노력분투로 꿈은 실현될 것이며 아름다운 생태문명의 지구는 건설될 것이다… 무겁던 마음은 쉬원해 났다.

                                                                                                                             1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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