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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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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에 대한 생각
2016년 07월 15일 15시 05분  조회:1630  추천:1  작성자: 회령
   수필
                                                독서에 대한 생각
                                                                                                             회령
    나는 아이때부터 소설책보기를 무척 좋아했다. 서점에는 보고싶은 책들이 그렇게도 많았지만, 욕심나기 그지없었으나 가난뱅이 나로서는 무슨방법이 없었다. 하여 친구들, 책권이나 있다는 집에서 빌어다 보았는데 사실말이지 빌어 볼만한 책이 별로 없었다. 그들도 가난뱅이 학생들이고, 가난한 농사군이다 보니 소설책이 다 무엇인가. 나는 꾀를 써서 점심시간만 되면 서점으로 달려가서 소설책을 살것처럼 내색을하며 보았는데, 여러날 그런수작을 하니 영업원들의 주시를 받게 되였다. 그런데 영업원들이 각각이였다. 어떤영업원은 내가 책을 보는것을 묵인해 주고 어떤영업원은 내가 나타나기만 하면 눈살이 꼿꼿해서 노려보았는데, 그런날은 아닌보살하고 책구경만 하고는 머슥해서 학교로 돌아왔다. 아쉽고 밸이나서 툴툴거리며. 이렇게 묵인도 받고 미움도 받으면서 나는 중학교를 졸업할때까지 거이 하루도 빠짐이 없이 동냥독서를 하였다.

    내가 책을 마음껏 볼수있게 된것은 연길에서 학교를 다닐때부터다. 그때 학교에는 도서실이 있었는데 이런걸 처음으로 알게된 나로서는 경탄을 금할수 없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건 교원용도서실로 학생은 출입금지! 어방에도 붙지못하게 하였다. 숱한책을 곁에두고 보지못해 감질이 날 지경인데, 용빼는 수가 있나. 나는 무작정 도서실선생에게 생떼질을 썼다. 하도 여러번 떼질을 쓰니 도서실선생이 가만히 나에게 책을 빌려 주는거 아닌가! 그때 나는 떼가 사촌보다 낫다는 말이 신통히 맞는다고 감격하며 기쁘기 그지 없었다. 물론 감지덕지해서 도서실청소를 하거나 책이 왔을때 도와주는 등 은공에 갚음을 하느라고 하기도 했는데, 내막을 모르는 반,학년단지부, 학교단위에서는 그것도 하나의 모범사적으로 재료에 넣으며 나를 연변주모범단원으로 선거하기까지 했다. 나는 그건 빼라고 했지만 리유는 얼버무리며 말하지 못했다. 도서실선생과의 비밀을 말할수 없었기에 견결히 우기지는 못했는데 나는 그것이 늘 량심에 가책이 되였다.

    연길에 가서 의학전문을 다닐때부터 나는 문학에도 포부를 품었다. 가난뱅이여서 고중, 대학쪽으로는 방향을 잡지 못하고 전문으로 가며 나는 얼마나 서운했는지 모른다. 담임선생도 무척 서운해 하셨다… 나는 금후 대학함수를 꼭 하겠다고 담임선생과 약속하고 전문으로 갔는데, 의학학습은 힘들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완강히 의대함수준비와(고중과정) 문학자습을 동시에 내밀었다. 후에 의대함수는 끝내 자격을 가질수 없어서 뒤로 미루었다. 반면에 문학학습에 더욱 열중할수 있었는데, 도서실선생은 지금도 잊을수 없고 고맙다. 나는 그때부터 독서에 완전중독이 되였는데 그 중독은 지금도 계속 여전하다.

    의학은 인간의 육체를 다루는 과학이고 문학은 인간의 정신을 다루는 학문이다. 두가지가 다 사람에 대한 사업이기에 심오한 지식과 엄숙하고 철저한 책임정신(담당정신), 열정적이고 따뜻한태도가 있어야 한다. 의사도 작가도 손에서 책을 놓을수 없다.
책을 파고 들며 독서를 하고 필기를 하고 일기를 쓰고 때론 습작도 하며 의전시절 나는 무척 부지런 했다. 그때로부터 새벽3시면 기상하고 밤 10시면 자는것이 수십년의 완고한습관으로 되였다. 때로는 아예 밤을 새기도 했다. 입지못하고 먹지못하고 손발을 다 얼구면서도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이다 보니 힘든줄을 몰랐고 책을 안고 자기까지 했다. 나의인생에서 책과 독서는 줄곧 인생의 벗이였고 생활의 향수였고 전진의 등대였고 지식의 보물고였고 지혜와 힘의 원천이였다.

    청춘시절 나의 인생관과 포부는 단순하고 명확하고 굳세였다. 나는 훌륭한 의사, 훌륭한 작가로 되여 당과 국가의 은덕에 보답하며 인민을 위하여 더욱 잘 복무하겠다고 맹세를 했다.(의학전문은 국가공비였다. 나는 학기마다 국가보조금을 받기까지 했다.) 나는 왼눈 한번 팔지않고 열심히 학습했다.

    30여년이 지난후 우리는 학년급동창만회를 하였는데 세개반에서100여명이 왔었다. 그때, 3반녀자동창이(반 단지부서기) 한잔을 걸치고 “야! 학교때 너를 어떨꿍 했는데… 너, 눈치코치없더라? 몰라그랬니? 뻐기느라 그랬니? 네가 그러길 잘했다. 하마트면 이 함박꽃이 쇠똥무지에 꽃힐뻔 했지. 하하하.” 하고 롱담을 시작한것이 그만 동창들의 화제가 되여 와하하 해해해… 한바탕 떠들썩 했다. 7,8명 녀자동창들이 비슷한 우스개를 퍼부었는데 혹 정말이 있겠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때 나는 정말로 련애며 사랑이며 호감이며 느낌이며… 이성감각이 전혀 없었다. 어린탓도 있겠지만 학교규칙이 련애엄금! 퇴학맞은 동학도 있었다. 나는 오직 의학도 문학도 잘 학습하여 인민을 위하여 힘껏 복무하여야겠다는 마음뿐이였다.

    의학전문을 졸업한후 나는 사업을 참답게 적극적으로 하며 학습을(주로는 독서) 계속 꾸준히 견지했다. 하여 나의 포부를 일정하게 실현하였다. 물론, 만족하는건 아니고 계속 노력분투하고 있다.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은 책을 무지 좋아하고 사랑한다. 나는 졸업후 시간을 내여 서점에 자주 다니며 책을 삿다. 외지에 출장을 가면 책을 갇고 가는것은 물론이고 꼭 그곳 서점을 구경했다. 이렇게 아끼며 모은책이 퍼그나 되는데 이젠 그것이 부담으로 되였다. 지금은 사람들의 “독서방식”이 많이 달라졌다. 시청각매체수단의 비상한 발전은 그야말로 경탄을 금할수 없다. 내가 두석달이 걸려서 보던 작품을 지금은 하루 이틀이면 흥미진진하게 다 볼수 있다. 이책저책 공구서를 반나절 뒤져야 찿을수 있는 답을 네이버나 빠이두에 물으면 즉각 정답이 나온다. 지금의 청소년은 두말할것도 없고 중, 장년들도 신식에 맛을 들였다. 여가만 있으면 티비에 붙던 사람들이 얼마후에는 컴에 빠져 버렸다. 그런가 했드니 워걸! 지금은 모두가 핸드폰에 중독이 되고 말았다. 마약이 다 뭐냐. 밥도 핸드폰을 들여다 보며 먹고 부부가 한침대에 누워서도 저마끔 핸드폰을 보다가는 그대로 잔다… 책은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부끄러운 소리지만, 나는 독서절이란 명절이 있는것을 사실은 몰랐었다. 목과 어깨, 팔에 자개가 붙고 발등이 보동보동 부어도 그런줄 모르며 책을 보아서 안해한테 미련하다느니, 도깨비 기와장 번지듯 책보는 재미밖에 모른다느니, 도서차용증을 불태워버린다느니… 별이별 공갈협박과 지청구를 다 들어가면서도 열심히 독서를 했지만 독서절이란걸 정말 몰랐다.(안해는 핸드폰중독쟁이.)

    며칠전 도서관에 가니(큰거리 옆에있다.) 마당을 차지하고 수많은 책을 벌려 놓았는데 이쪽은 서점이 차지하고 저쪽은 도서관이 차지했다. 그리고 도편, 채색사진판을 쫙 진렬하고 전람을 시켰다. 기자들인지 사진기를 멘 사람이 여럿이고 촬영기, 록상기를 어깨에 둘러멘 사람도 서넛 되는것 같았다. 곱상하게 생긴 아가씨와 오늘 책을 감가해서 파느냐고 물으니 아가씨는 의아해서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오늘이 독서절이여서 경축행사를 한다고 하였다. 참! 세상에 명절, 기념일이 많기도 하구나! 다 모아놓으면 반년은 되겠네. 나는 크게 깨도가 되여 머리를 끄덕이며 감탄을 했다. 그러면서 이 독서절이야 말로 어느분들이 정한것인지 참으로 영명하다고, 제일 좋은 명절이라고 인정했다. 나는 호기심 가득 경축행사를 지켜보았다. 거리로 오가는 사람은 그사이 수백명은 된것 같은데 경축장을 기웃거린 사람은 나까지 겨우 여섯명! 령감 넷 중할머니 한분 젊은각시 한명. 원래는 하루를 한다던 행사가 세시간도 않되여 걷어치웠다. 독서절경축행사에 “참석”하고 집에 온후 나는 깊은 사색을 하게 되였다.

    지금, “점점 더 책이 팔리지 않고 신문보는 사람도 없고 독자들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사람들이 돈밖에 모르고 문명소질이 내려가고… 이거 큰일이야! 글 쓸 맥이 나지않아. 멋이 없어. 멋이 없어. 말세야!...” 이렇게 울분을 토하거나 시국을 원망하는 작가들이 한둘이 아니다. 독서절경축행사에 나온 사업일군들도 저들끼리  똑같은 불평을 했다. 책을 보지않고 신문을 보지않고 잡지도 보지않는 사람이 많을뿐만아니라 점점 더 늘어나는것이 현실상황인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러면 독자들은 어데로 갔는가? 한마디로 대답한다면 더 재미있는 곳에 갔고 가고 있는것이다. 그것인즉 시청각작품이다. 시청각매체에는 독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것은 적지않은 작가들에게 준엄한 도전이다. 작가들은 시청각창작기교를 장악, 활용, 제고, 발전시켜 독자들의 수요를 만족시켜야 할것이다. 책은 필요 없는가? 아니다. 명작의 생명력은 무한하다. 작가들이 피타는 심혈을 바쳐 명작을 창작하면 그것은 서적으로 음향으로 영상물로 독자들이 즐겨찿는 “독서”물로 될것이다. 독서절경축활동은 지금 상황에서 아주 좋은 행사다. 다만, 서적홍보에만 멈추지 말고 좀 더 풍부하게 다채롭게 진행되였으면 좋을것 같다.

    나는 또 생각했다. 내가 한평생 아끼고 사랑하던 저 귀중한 책들을 페지로 되게 할수는 절대로 없다. 학교며 도서관이며 마을책방에 보낼것이다.
                                                                                                        16.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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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진언
날자:2016-07-24 18:02:59
회령님, 좋은 글입니다. 애독가의 숭고한 모습에 경탄합니다. 그러면서 주관의지로는 움직일수 없는 시대의 변이, 그리고 풀길없는 곤혹, 그저 개탄할수밖에 없는 이 시대 문화경관을 읽으면서 선생님의 인격력량을 가늠보게 되고 경의를 드리고싶습니다. 건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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