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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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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헌병대 통역(5)
2017년 05월 16일 14시 39분  조회:1056  추천:0  작성자: 회령
                                                   일본헌병대 통역(5)
랍치
 
    이듬해(1940년) 2월2일! 늦은 아침, 장준리와 공씨가 동촌에 큰 년집(세밑, 묵은해 제일 큰 장마당)이 선다며 구경을 가자고 너스레를 쳐서 우리는 장마당 구경을 갔다. 그날 스즈끼와 친한 처녀도 스즈끼를 찿아 와서 장마당 구경을 가자고 졸라 댔다. 나는 별로 갈 생각이 없었는데 장준리와 공씨가 하도 끄잡아 당기기에 따라 나섯다. 우리 일행은 공씨까지 다섯이였다.

    동촌은 흑룡촌에서 대략 4,5리 띨어진 곳에 있었다. 마을 가운데로 길게 뻗은 신작로 량켠에 난전들이 앉았는데 꽤 북적이였다. 우리가 동촌 년집에 이른것은 10시쯤이였다.

    스즈끼는 처녀를 데리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무엇을 사 주느라 하고 나는 거느즉이 떨어져서 따라 갔다. 장준리와 공씨는 어데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내가 두리번 거리며 그들을 찿는데 흑룡촌의 촌장이 수인사를 하며 말을 걸어서 스즈끼와 더욱 떨어지게 되였다. 내가 촌장과 갈라져 두어발작 걸었는데 대여섯되는 사내들이 욱! 달려 붙으며 자기들과 함께 뒤돌아 뛰라는 것이였다. 앞에 막아 선 작자는 싸창부리로 나의 가슴을 쿡!쿡! 질렀다.

    나는 어마지두 “스즈끼!”하고 냅다 소리를 질렀다. 20여보 앞에서 가던 스즈끼는 휙! 돌아보더니 처녀고 뭐고 돌따서서 냅다 뛰였다. 찰나 땅! 하는 요란한 총소리와 함께 스즈끼는 풀썩 꺼꾸러 지었다.

    나는 괴한들에게 둘려싸여 뛰지 않을수 없었다. 까딱하다가는 꺼떡하는 판인데, 총앞에서 무슨 수가 있겠는가. 괴한들도 날쌔게 달렸지만 나도 다부샨즈 자락을 걷어쥐고 있는 힘껏 달렸다. 달리면서 생각해 보니 이 사람들이 말로만 듣던 그 팔로들이겠는데, 무서워 할것이 없다고 생각 되였다. 나는 지금까지 팔로들에게 나쁜일을 한것이 없고 죄진일도 없으니 무엇이 두렵고 근심 되랴… 나는 배짱이 생겼다. 너들쪽은 또 어떤 곳인지, 지금까지 왜놈세상에서 살면서 왜놈세상은 알만큼 거진 알수 있는데 공산당 세상은 그러구 보니 한번도 구경 못했구나. 한번 부딫혀 보는것도 좋은 일이다. 나는 달리기 경주를 하듯 앞장에서 씽씽 달렸다. 나는 워낙 누구보다 잘 달린다.

    5,6리는 잘되게 달린후 반나절을 급행군을 하였다. 저녘이 거이 되여 산골의 어떤 마을에 도착 했는데, 이런 변이라구야?! 마을에는 총을 가진 팔로들이 우글우글 하였다. 마을 사람들은 남녀로소가 팔로군과 한데 어울려 웃고 떠들고 야단들이 였다. 어떤데서는 오락판이 벌어져 쾌발을 하고 노래를 하며 박수를 쳐 댔다. 아이들은 이리 저리 뛰여 다니고… 아주 희희락락 생기가 넘치는 딴 세상이였다.
나를 랍치해간 사내들은 어데론가 가 버리고 총부리를 들이대고 가슴팍을 사정없이 찌르던 사내가 나를 어떤 집으로 데려 갔다. 그리고 사내는 가 버렸다. 내가 캉에 오도카니 걸터 앉아 있는데 키가 훨씬 크고 여윈 사내가 성큼 들어 서면서 “네가 왔는가.”하고 말하며 히죽이 웃는것이였다. 밖에는 마을 사람들이 열어 놓은 창문에 꽉 모여서서 나를 구경하고 있었다. 그들은 애 같다느니, 어려 보인다느니, 곱게 생겼다느니… 하면서 서로 나를 더 보겠다고 싸개통을 놓았다. 키큰 사내는 자기는 팔로군 기로변군구 사령부 적공부에서 사업하는 로소한이라고 하면서 이름이 뭐냐고 물었다. 내가 류동호라고 대답하자 그는 머리를 끄덕이며 담배를 피우냐고 묻고는 권연갑을 내 밀었다. 내가 담배는 피우지 않는데 랭수를 달라고 하니 그는 밖에 대고 ”쑈왕! 물을 떠 오라.”하고 소리 쳤다. 좀 지나서 쑈왕은 시꺼먼 사발에 랭수를 떠 오고 나가드니 또 얼마쯤 지나서는 역시 시꺼먼 사발에 우동을 가득 담아 왔는데 닭알까지 놓은 것이였다.

    로소한은 팔로군은 포로를 우대한다면서, 너는 포로도 아니고 우리가  청해온 사람이기에 더욱 우대한다면서 어서 식사를 하라고 하였다. 더 요구되면 쑈왕과 말하라고 하며 밤에 다시 오겠노라 하고는 나가 버렸다.

    그날밤, 부대는 온 밤 행군 했는데 나는 로소한과 함께 걸었다. 부대는 날이 휘붐이 밝아올때 어떤 곳에 다달았는데 이번에는 더 깊은 산골이고 더 큰 마을이였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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