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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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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 성에장
2017년 06월 01일 15시 02분  조회:1160  추천:0  작성자: 회령
           수필
                                               두만강 성엣장
                                                                                                                  회령

    언제고 두만강을 보면 나의 마음은 항상 슬프다… 봄이 와서 3월하순께가 되면 우리이곳 두만강에는 성엣장이 내리고 한식전에 강은 완전히 풀린다. 그때는 강기슭 룡바위벼랑과 산기슭츠렁바위서덜에 진달래와 살구꽃이 아름답게 피여난다. 강믈은 이곳에서 폭이 넓어지고 잔잔한 물결이 유유히 흐른다. 강변으로는 백사장과 자갈밭이 길게 펼쳐지고 다음은 유보도 량켠으로 버들방천이다. 하루종일 봄놀이 하는 사람들로 강변은 행복과 기쁨과 활기가 넘친다. 화창한 봄날, 마음껏 웨치며 뛰노는 아이들, 웃고 노래하고 떠들며 봄을 즐기는 저이들… 사람들은 모두 유쾌, 상쾌, 통쾌, 즐거워 한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한없이 슬프다.

    그것은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나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두세살때 잃다보니 성함도 면목도 년세도 모른다.

    내가 소학교를 졸업하는 해 한식날이 였다. 그날 아버지와 어머니는 나를 데리고 두만강변 이곳에 와서 두만강에 제사를 지냈다. 마을에서 2ㅡ3리 위에 있는 이곳이 그때는 인적이 아주 적어서 고즈넉하고 조용하였다. 아버지는 나에게 강을 향하여 술을 석잔 붓고 새번 절을 하라고 시키였다. 영문을 모르는 나는 아버지의 말씀대로 하였다. 내가 세번 절을하고 일어서자 이번에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제사를 지내였다. 연후 우리는 강변너럭바위에 앉아 제사소물을 음복하였다. 제사소물이래야 이밥 한그릇과 닭알지짐 석장, 그리고 고추장덩이에 달래와 무슨둘레 봄나물이였다. 해방후에도 우리집은 30여년 줄곧 가난했다. 아버지는 술을 한잔 마이더니 얼굴을 찡그리며 “이런걸 무슨맛에 먹는다니…” 하시고는 담배를 말며 말씀을 시작하셨다.

    “오늘 너에게 지금까지 기다리며 참아 온 말을 하여주마. 음ㅡ. 이 애비와 에미는 너를 길러준 어시고 너를 낳아준 부모는 저ㅡ기, 어디에 계신단다.(두만강아래쪽을 바라보시며.) 이젠 네가 소학교를 다 배우고 곧 중학교로 가겠으니 세상을 알때지. 옛날같으문 서방두 간다. 사연은 이렇다. 그러니까 광복나던해 한식얼마전인데, 그날이 음력으로는 이월 열사흘이고 양력은 삼월 스무엿새였다…”

    아버지는 차분한 어조로 나의 신상이야기를 하여 주었다.

    그날 저녘무렵, 두만강 건너 마을에서 사는 홍씨부부는 강변뙈기밭에서 메를 캐고 있었다. 아직 땅은 얼마 녹지않았으나 농량은 얼마없고 식솔은 여럿이여서, 죽물에 보태자고 그들은 언녕부터 나물을 뜯고 풀뿌리를 캐던중이였다. 홍씨부부가 메 캐기에 골몰하는데 어데선가 갑자기 젊은 남녀가 나타났다. 그들은 몹시 다급해 하는 눈치였다. 그들은 다짜고짜로 남자가 업은  애기를 내리우더니 홍씨안해에게 아이를 안겨주며 이런말을 하였다. “우리는 쏘련서 건너 온 홍군인데 지금 부대로 돌아가는 중입니다. 강이 이렇게 풀릴줄을 예상못했는데, 우리 이 아이를 맡아주시오. 곧 오겠 으니 수고해 주시오.” 그들은 홍씨부부가 사는 마을이름과 성씨를 묻고는 어쩔새없이 즉시 강물에 뛰여들었다. 성엣장이 둥둥 떠내리는 강물을 그들부부는 손잡고 건너기 시작했다. 룡바위이곳에서 두만강은 폭은 넓어도 깊지않고 물살도 너무 세차지는 않았다. 홍씨부부는 아이를 안은채 강을 건너는 그들을 지켜보았다. 물은 남자의 어깨쯤이 되는것 같은데 녀자는 남자의 어깨에 매달려 건너고 있었다. 그들이 강을 절반넘어 건너갔는데 이쪽 아래위 량켠에서 다급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요란한 총소리가 터졌다. 왜놈병정 대여섯놈이 몰방으로 총질을 하여대는데, 홍군부부는 물에 잠긴후 다시 솟아나지 않았다…

    아이는 이발이 난걸보아서는 두세살 되는것 같았다. 홍씨네는 아이를 받아온날 밤으로 30여리 먼곳에 사는 나의 아버지를 찿아왔다. 두집은 좀 늘긴해도 친척간인데 우리집이 홍씨네보다 좀 괜찮게 살았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이를 둘이나 잃고 어데서 아이를 하나 얻어 키울가 했다는데 마침 내가 생겨난 것이다. 광복이 된 이듬해 우리집은 룡바위 아래마을로, 지금이곳에 이사를 왔다.

    그날 아버지는 이런 말씀으로 이야기를 끝내셨다.

    “너는 홍군의 아들이고 량심이 바른 농사군의 아들이다. 앞으로 좋은사람이 되여야 한다.”

    나는 그저 슬픈마음에서 쿨쩍쿨쩍 울었다. 어머니도 눈물을 흘리며 나의머리를 자꾸 쓰다듬어 주었다. 아버지는 담배를 피우며 아까처럼 저 멀리 아래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젠 많은 세월이 지나갔다. 홍군 아버지와 어머니는 오래전에 멀리 가셨고 농민 아버지와 어머니도 한생을 아주 정직하게 사시다가 돌아가셨다.

    지나온 인생을 돌이켜보면 나는 농민아버지의 말씀을 명심하고 실현하였다. 30여년 공직생활에서 나는 근본을 항상 잊지않고 당의 말을 잘 듣기에 노력하였다. 하여 큰 모범인물은 된적이 없지만 사실대로 말한다면 착오 진 일은 한번도 없다. 나에게도 부정부패를 할수있는 순간은 항상 있었고 또 많았다. 하지만 나는 렬사증 한장 남기지 못하고 희생된 아버지와 어머니를 생각할때, 묵묵히 땅에 충실하고 인생에 성실하고 평생을 정직했던 아버지와 어머니를 생각할때, 그리고 뢰봉, 초유록 등 모범인물과 당의교시를 생각할때… 량심에 어긋나는, 궤도에 어긋나는 행동을 절대로 할수없었다.

    우리마을이 지금은 아름다운도시로 엄청 커지고 룡바위벼랑, 츠렁바위서덜 그 일대는 유원지로 건설되였다. 나는 그곳으로 자주 간다. 언제나(사시장철) 거기에는 남녀로소 희희락락 즐거워 하는 사람들로 분빈다. 나도 그들속에 있다. 하지만 나의 심정은 미묘하다. 자호감을 느끼면서도 그리운 마음이 슬픔으로 되여 짙은 비감을 어쩔수 없다…

                                                                                                         20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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