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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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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지 난사
2018년 01월 21일 16시 00분  조회:493  추천:0  작성자: 회령
         잡문
                                                   난중지 난사
                                                                                                                   회령
삼복이 지났는데도 날씨는 여전히 화독속처럼 무덥다. 이제부터는 가물이 든대도 무섭지 않다. 가을채소가 좀 문제될가…
 
나는 찬물에 적신 수건으로 얼굴이며 목덜미를 연신 딱으며 원고지와 낑낑 씨름하고 있었다. 날씨도 날씨겠지만 둔필이 도무지 나가지 않아서 땀은 더욱 물흐르듯 하는데, 싱검둥이 친구가 법석 떠들어 대면서 뜨락에 들어섯다.

  “또 무슨거짓말을 써 대는거야?”

친구의 인사수작은 늘 이렇다. 그는 소설은 말짱 거짓말이라고 하면서도 보기는 나보다 더 많이 본다.

“이거 어드렇게 오시는가. 원로에. 귀객이군.”

이상하게도 이 친구가 오기만 하면 막혔던 글이 곧잘 풀리군 하였다.

친구는 방에 들어서자 바람으로 냉장고문을 벌컥 열고는 삐루한병을 꺼내서는 그대로 병나팔을 불었다.

“엥! 찡ㅡ허다.”

그는 한마디를 우렁차게 웨치고는 입을 쓱 씻었다.

친구는 침대에 걸터앉아 다리를 건들거리며 입심좋은 말주머니를 열었다.

“방금 희한한 구경을 하고 오는 길일세.”

“뭘?”

“그게 뭐든가? 굉달인가 통달인가… 그 백화앞의 간판집말이야. 그집앞을 지나다가 대단한 시비판을 보았는데, 나로서는 풀수없는 시비더군. 자네가 풀어보게.”

“자네가 못푸는걸 내가 어떻게 푸는가. 무슨일이야?”

나는 흥미가 부쩍 동해서 친구의 입을 주시하였다.

“그집문앞에서 로반(간판쟁이 주인)과 고객이 시비가 붙었는데 숱한 사람이 모여서도 어쩔수 없더란 말일세.”

친구는 사건의 전후를 자세히 말했는데 어떤 대목에 가서는 그가 불어대는것 같았다.

좌우간 그의 말에 의하면ㅡ

얼굴이 두꺼비등판처럼 우툴무툴하고 불깃불깃한, 주먹코가 특별히 시뻘건 젊은녀석이 배는 벌써 항아리만해 가지고 간판 맞추러 왔는데 그 간판이름때문에 시비가 붙었다는 것이다. 친구의 이야기는 요지가 대략 다음과 같다.

… “놀부술집”주인은 경기가 그닥잖아서 그원인을 여러면으로 탐구하던 끝에 끝내 치명적인 요진통을 찿아 내고야 말았다. 간판이름에 원인이 있었든것이다. 즉, 무릇 사람에게는 체면이라는것이 있고 남의 눈치를 보는것이 있는데, 무슨돈으로 먹고 마이고 놀아대든지 백주에 “놀부술집”에 드나든다는것은 어쩐지 명성이 좋을것 같지 않아서 께름할 것이다. 밤에 나들어도 마찬가질거다. 그리고 하필이면 력사에서 제일 더럽게 이름을 날린 심술통놀부이름을 간판에 새길건뭐람. 낯이 깍기게… 쯧쯧쯧.(이상은 군중반영) 무슨정신에서 그랬던구. 황제보다도 더 황제인 고객님들께옵서 얼마나 심기가 불편하셧을가… "놀부술집"주인은 침통하게 후회하면서 이번에는 심중을 기하기 위하여 사회조사를 계속 더 진행하였다.사회조사에서 적지않은 간부들이 "술집이름을 찡하게, 화끈하면서도 고상하게 고치면 좋겠다."고 하였다.  “놀부술집”주인은 충분한 사회조사를 거친후 드디여 술집이름을 고치기로 단호한 결단을 내리였다.

그는 오토바이를 타고 련속 나흘이나 전 시가지를 돌면서 술집을 위주로 간판이름을 조사하였다.

“큰처녀술집”, “배불뚝이식당”, “다미락술집”, "큰엉덩이주가", “개불리음식점”, “야래희술집”, “과부촌술집”, “남사녀사극락주가”, “온밤즐기는집”…울긋불긋 다종다양, 오색찬란한 간판은 그야말로 오묘하고 감미로와 경탄을 금할수 없었다. 어디 그뿐인가?! 고객의 눈에 뚜렸히 보이는 곳에는 성감이 극히 풍부한 차림새로 젊은녀자들이 호객을 하였다. 그리고 가슴이며 엉뎅이를 내놓은 반라체의 대형 녀자그림을 걸어놓았다. 또 출입문과 지어는 창문에도 설을 쇠는 중국집문짝처럼 주련을 써 붙혔는데 그것이 또한 희한하고 실감이 짜릿짜릿하게 나서 볼 만 했다. “반갑습니다! 어서 오세요.”, “꼭 만족을 줄게요.”, “한번 맛보면 또 오실거예요.”, “잊지못하리 그 맛을!”, “깊은곳 깊은맛” “단간방도 있어요” "다있어요 다드려요"… 주련은 어느기업의 상품이거나 어느명의, 어느미용원이 내건 광고보다 훨씬 호소력이 컸다. “놀부술집”주인은 크게 계발을 받고 깨도가 되였다 그는 여러날 고심한 끝에 끝내 현대적인 좋은 이름을 지었다. 특히 국가돈으로 먹고 마이는 어른들에게 아주 마음에 쑥 드는 흡족한 이름을 지었다.

그래도 그는 이번에는 교오자만과 조급성을 삼가하며 특수공능을 업었다는 아낙네를 찿아가서 자문까지 하였다. 특수공능은 "놀부술집"주인이 작성한 이름을 입을 실룩거리며 서너번 랑독해 보드니 쩝! 하고 거센소리를 내며 입을 다시고 나서 개명을 아주 잘 하였다고 높히 긍정해 주었다.그는 주련량켠에는 한발씩 되는 거울을 걸라고 방토까지 가르켜주었다. 그리고는 중얼중얼하면서 물에 빠진 사람처럼 허우적거리며 엉덩이를 들썽거리드니 “쉬”(수)를 든든히 붙혀놓았다는 것이였다. “놀부술집”주인은 백원짜리 두장을 그녀자의 손바닥에 “쨩!”소리가 나게 쥐여주며 팔이 빠지게 열렬한 악수를 하여주었다.

“놀부술집”주인이 창조한 술집의 새이름은 “대갈보술집”(大喝寶酒家)이라는 것이다. 개명공정은 일사천리로 순리롭게 진행되였다. 공상, 세무. 공안, 소방, 위생, 환보, 시정, 시장관리, 문화시장관리, 문명반, 술담배전매국… 하여튼 10여곳 상관기관을 벼락같이 수속을 밟았다. 관건은 조선문간판에 있는데 유관어른들은 보는체도하지 않고 한자로 “동의”라고 쫙쫙 갈긴후 시뻘건도장을 쾅!쾅! 찍어주었다. 극히 중요하고도 관건적인 조선문간판때문에 술집주인은 은근히 근심을 했는데 면목에 쉬까지 붙어서인지 무사통과ㅡ "흐흐흐. 그것들이 알긴 뭘 알아 모두가 밥통, 얼빠들이야!" "놀부술집"주인은 웃음집이 자꾸 흔들거리여 날것만 같았다.

만사가 뜻대로 다 된후 “대갈보술집”주인은 범 잡은 개포수처럼 기분이 흥성흥성해서 제일 잘한다는 간판집으로 기세좋게 코노래류행가를 연신불러대며 오토바이를 냅다 몰았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할가 다 쑨 죽에 코가 빠졌다고 할가 간판쟁이 나부랭이가 말썽을 부리는게 아닌가?! 그는 고개를 잔뜩 삐뚜룸히 하고 비준서들을 하나하나 들여다 보드니 이따위 조선글긴판은 절대로 쓸수 없다고 일언지하에 거절하는  것이였다. 이런 복창이 터질노릇이 있는가?! “대갈보술집”주인은 얼굴색이 대뜸 돼지간이 되였다.

우에서 이미 다 비준한것이래도 쓸모없고 돈을 곱으로 주겠대도 쓸모가 없었다. 도대체가 어떻게 돼 먹은 속통인지 도무지 이가 들지않았다. 간판쟁이고집은 검정쇠심줄보다도 더 질긴 물건짝이 였다. 그의 리론인즉 조선글로 이 이름은 아주 더럽고 로골적인 황색이여서, 이런 음란물간판을 만들어 주면 제작자가 법에 걸린다는 것이였다. “대갈보술집”돼지간주인은 젠장! 네따위가 법은 무슨 개뿔같은 법, 위에서 어른들이 다 비준한 것인데, 돈을 세배로 주겠으니 만들어라! 윽박지르고 간판쟁이는 어른이고 대통령이고 죽인대도 안된다며 나누웠다. 간판쟁이는 견결히 음란물이라고 우기고 술집주인은 보배를 바라는 거라하고 그들은 불칼줄칼 대판드리 싸움을 하였다.

숱한 사람들이 몰려들어 머리를 짜가며 여러가지로 방안을 내여 보았으나 신통치 못했다. 나의 친구도 지대한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거듭 헌책을 했는데, 창피하게도 다 등용되지 못했다고 한다. 열정적인 친구는 그래도 물러설념을 하지않고 머리를 굴리다가 기발한 착상이 떠올랐다. 그것은 간판을 한자로만 쓰자는 것이였다. 친구가 이 절세의 묘안을 제출하자 “대갈보술집”주인은 두눈을 뚝 부릅뜨고 잡아먹을듯이 노려보다가 “뿌싱!”하고 고함을 냅다 질러대더라는 것이였다. 그리고는 팔을 휙 날리며 “꾼!”하고 소리를 치더라고.

“자네가 이걸 풀어보게. 상을 주지…”

친구는 나를 쳐다보며 이죽거리였다.

“그것참!”

나는 빈입만 다시였다. 친구는 무척 깨고소해 하였다.

친구가 돌아간후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 간판쟁이가 너무도 헌헌하고 존경스러 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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