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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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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 친구들
2018년 01월 22일 14시 58분  조회:1199  추천:0  작성자: 회령
         수필
                                               송아지 친구들
                                                                                                                  회령

이젠 수십년이 지나간 소년기의 일이지만 희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나오고 송아지 친구들이 그립다.

소학생이던 어느해 여름방학이였다. 그날, 늦은아침때가 지나서 우리는 우두머리 희성의 휘동하에 두만강으로 미역감으려 가자고 만덕이네 집으로 갔다.

삽작문 밖에서 만덕이를 몇번 불렀지만, 문들은 다 열려있는데도 대답이 없었다. 우리가 새잇문앞에 다가가 들여다 보니 만덕이는 한창 달콤히 자고있었다.

내가 만덕이를 깨우려 하는데 희성이가 다급히 제지하였다. 그는 한참이나 만덕의 동정을 살피더니 자기얼굴에 손가락금을 그으며 광대화상을 그리자고 우리에게 벙어리시늉을 하였다.

희성이는 만덕의 잉크병을 들고 살금살금 그의 곁으로 다가가서 쪼크리고 앉아 화상을 그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뱅ㅡ 둘러서서 솟아나는 웃음을 참느라고 킥! 킥!거리였다. 희성이는 소리를 내지말라고 잇발을 앙다물고 코와 눈을 잔뜩 찡그리며 경고신호를 보내면서 저도 키득거리였는데 그 꼴이 더욱 우스웠다.

희성이는 코수염, 턱수염을 그리고 안경까지 그린후 웃음을 참느라고 한참이나 갑자르고 나서 또 이마와 두볼에 연지곤지 찍듯히 조개떡 몇개를 더 그려넣었다. 만덕이가 태평스레 잘 자준덕에 희성이는 화상을 만족스레 완성하였다.

우리는 울바자 밖으로 뛰쳐나가서 실컷 웃어댄후 만덕이를 소리쳐 불러댔다.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며 나오는 만덕이를 보니, 아하하! 저거 귀신인가 도깨빈가… 웃지말자던 맹세가 다 무엇이냐. 우리는 서로 가댁질을 하며 입이 터지도록 웃어댔다. 만덕이는 이것들이 웬지랄이나 하듯 눈을 껌뻑거리며 아무런 눈치도 채지못했다.

우리는 만덕이를 데리고 생산대탈곡장으로 갔다. 그날따라 보리마당질과 건조담배일을 하다보니 탈곡장에는 어른들은 물론이고 조무래기들까지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우리일행이 나타나자, 정확히 말해서 만덕이가 등장하자 숱한 사람들은 죽는다고 아우성을 치면서 웃음통을 터치였다. 탈곡장은 떠나갈듯 법석 끓어번지였다. 발을 구르고, 맴을돌고, 뒹굴고, 포복절도하고, 우는지 웃는지 엉엉하는 사람, 두 손을 내 저으며 허우적거리는 사람… 웃으며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으로 가관이였다.

만덕이는 영문을 모르다보니 어리둥절해 서 있다가 사람들이 자기를 좋아한다고 느꼈는지, 아니면 사람들이 정신없이 웃는 모습이 우스웠는지… 하여튼 그도 따라서 마주웃기 시작했다. 그 웃는 모습이라니…하다보니 탈곡장의 웃음판은 더욱 요란하게 되였다. 광대화상이 웃기까지 하니 또 다른모양이였다. 정말 사람을 웃겨 죽이는 판이였다.

담배일을 하던 만덕의 누나네가 조리실에서 뛰쳐나와 새된소리를 지르며 몽둥이를 휘둘러서야 사태를 알게된 만덕은 펄쩍 뛰더니 집으로 냅다 달리고 우리는 동구밖으로 달아났다. 참외밭머리까지 달아나서 생각해보니 우리가 부질없는 작란을 너무 했다는 후회가 들고 만덕이에게 너무도 미안했다. 그보다도 만덕의 누나네가 무서웠다. 이제 어떻게 할가?! 근심이 태산같았다.

우리는 만덕이를 찿아가서 사과하기로 의논하고 외상으로 참외를 몇근사고 노리(오얏)며 복숭아를 따왔다. 희성이는 강냉이를 따다가 담배건조실에 가지고 가서 구워오기까지 하였다.

우리가 례물을 가지고 가서 사과를 하려는데 만덕이는 거들떠도 보지않고 불호령을 하였다. 회성이는 엉덩짝을 다섯대 맞아야 하고 남어지 놈들은 세대씩 맞아야 하는데 맞을때마다 “형님! 죽을죄를 지었어요.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하고 높으게, 그러나 반드시 꾀꼴새같은 고운소리로 웨쳐야 한다는 것이였다. 엉덩이를 맞아대며 어떻게 꾀꼴새소리를 낸단말인가… 그러나 그러지 않으면 우리가 생산대 참외며 강냉이를 훔쳐 먹고 누구네 노리며 복숭아를 훔쳐 먹은 비리를 몽땅 폭로할거라고 을러멧다. 그리고 누나들과 말해서 우리를 몽땅 탈곡장에 끌고가서 볼기를 치겠다는 것이였다. 만덕의 두 누나는 아주 사나운 왈패다. 그러지 않아도 아까 “니 새끼들! 점심때 어디 두고 보자.”하며 몽둥이까지 휘두르며 소리를 지르지않았던가. 우리는 동구밖까지 내꼴봐라 정신없이 줄행랑을 치고.

우리는 울며 겨자먹기로 만덕이가 내 건 조건대로 하기로 했다. 괴수인 희성이가 먼저 엉덩이를 추켜들고 맞는데, “쨩!”하는 소리와 함께 “에쿠!”하고 회성이가 엄살을 부렸다. 만덕이가 능청스레 호령을 했다.

“이놈아! 왜 시킨대로 안 해?”

“뭘? 에구, 정말! 형님 살려주세요."

“이놈봐라. 엇먹을 테냐?”

또 “쨩!”하는 소리와 함께 희성이가 “에쿠! 에쿠!”하며 비린청으로 엄살을 질러대는데, 만덕의 누나네가 죽겠다고 웃어대며 마당에 들어섯다. 우리의 희극은 웃음판으로 끝났다.

그때의 송아지친구들은 이젠 모두 할아버지가 되여 연변각지에서 잘 살고있다. 다만, 희성이만은 지난세기 61년에 온집이 부농이라는 성분때문에 조선으로 도망간후 지금까지 아무런 소식도 모른다.

                                                                                                                            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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