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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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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폭우맹위에 황연대각
2019년 06월 14일 13시 51분  조회:198  추천:0  작성자: 회령
        수필
                                                 폭염 폭우맹위에 황연대각
                                                                                                                     회령
인간이 아무리 무소부지, 무소불능, 진지전능 만물의 령장이노라고 물을 건너가는 개턱처럼 턱을 잔뜩 쳐들고 코구멍으로 세상을 보며 코방귀를 킁! 킁! 거세차게 뀌어도 그게 그런게 아니다. 사람은 그 누구나 자기가 직접 겪어보지 않고 무엇이나 다 잘 안다는건 거짓말이다. 정말로 잘 안다면 그는 귀신이거나 신선이다. 누가 만약 대체적으로 무얼 안다면 그건 그럴수 있겠다. 그러나 그가 대체적으로 알게 된 기초는 역시 겪어본바가 있기 때문이다. 똑 같은것은 겪어보지 못했으나 4, 5촌쯤 되는 비슷한 경우를 당해 본바가 있기에 그는 대체적으로 알수 있은것이다.

나는 금년에 폭염과 폭우의맹위를 꼼짝못하고 시작부터 끝까지를 한달반 겪었다. 피서란 말을 듣긴 했으나 그게 그저 배 불뚝이 부자들이거나 유한마담들의 호강놀이거니 했다. 그것은 지금까지 나는 피서의 고마움이며 수요며 팔요라는걸 모르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승덕이며 려산, 북대하가 중국에서는 1등 피서지라고 하지만 그건 권세가 있고 돈있는 사람들이 행세멋으로 재미를 보는 곳이고, 나에게는 우리고장이 록색 천연 자연적으로 살기에 가장 적합한 고장이였기 때문이다. 우리고장은 우선 춘하추동이 분명하고 계절따라 풍토기후가 적절해서 요란스레 무슨 피서니, “쿵툐”니 할것이 없었다.

그런데, 금년여름 우리고장에 110년만이라고 하며 들이닥친 폭염이 맹위를 떨칠줄이야?! 재작년에는 110년만이라고 하면서 초특급홍수가 들이닥쳐 사람들을 벌벌 떨게하였다. 하지만 그때 나는 대수로와 하지 않았다. 우리고장은 연길 뿌루하통과 두만강에서 내리 뻗치는 두갈래 홍수를 한몸에 받아 당하는 고장이긴 했지만 선인들이 다져놓은 제방이 끄떡없이 시가지를 안고 있었기에, 만약 홍수가 들이 덮친대도 지척에 빙ㅡ 둘러있는 산꼭대기로 들구뛰면 되는거니까… 겁내지 않았다. 재해구조는 정부에서 일일히 다 살펴주기에 걱정할게 없었다. 그런데, 지금 들이닥친 폭염은 사실말이지 대책이 없었다. 이건 불타는 태양이 이글이글 하루종일 불길을 내리퍼붓고 낮이고 밤이고 련일 계속 화끈화끈 화독더위, 후근후끈 찜통더위, 어쩌다 쉬여빠진 바람이 맥없이 부는것은 안불기만 못하다. 그것은 숫불화로를  들씌우는 것과 같기에. 가로수들은 늘어지고 곡식들은 배배 꼬이고 바싹말라 한창 푸르싱싱하던 모든 밭들이 부옇게 희누렇게 늦가을 밭으로 변해버렸다. 수도국에서는 수원지저수지가 바닥이 드러난다고 아우성을 지르며 제발 물을 아껴달라고 사정을 한다. 사람들은 눈치고 체면이고 가릴것 없이 훌떡 벗고 앉아서도 비지땀은 줄줄 흘리며 헐떡이고 눈알을 희번득거리는 것이 누구를 원망하는건가 죽을때가 되여 괴로와 하는건가… 물과 불은 사정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홍수때는 해볼데가 있었다. 모래주머니를 쌓는다든지 높은곳에 미리 피난을 한다든지… 대항해볼것이 있었지만 이놈의 불더위는 막을데도 피할데도 없었다. 동쪽에 가도 그더위요 서쪽에 가도 그더위였다. 꼼짝못하고 당할 수 밖에 없는 형국에서 사람들은 하늘을 쳐다보며 절망하였다. 급기야 피서지로  도망하는 사람들이 없은건 아니지만, 그건 필경 쌀에 뉘만큼 극히 소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그대로 속수무책이 였다. “쿵툐”가 있는집은 괜찮았지만 선풍기는 쓸모가 없었다. 정부에서도 “일사병을 주의하시요”하고 티비에 광고를 내고는 달리 용빼는 재간이 없었다. 학교교실에 가서 주숙을 하게 한대도 쓸모가 없는거고 산에가서 나무밑에 앉아 있으라고 해도 화염은 변함없이 여전하고 그렇다고 소방대를 동원해서 사람들에게 랭수를 퍼붓는대도 고것이 잠간일뿐 단가마에 물 한바가지를 붓길거다. 모두가 하늘을 바라보며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였다.

내 평생에서는 처음 당하는 폭염인데, 폭염은 말라죽던 타죽던 상관없이 20여일 그야말로 꾸준히 변함없이 한대중 줄기차게 열심히 지속되였다. 아니, 점점 더 단수를 높혀갔다. 그러다가, 이게 웬일이냐?! 그야말로 천지조화는 알 수 없다. 중복이 지나 며칠후 돌연갑자기 이번에는 온하늘에 회뿌연구름이 꽉 덮히고 번개와 우뢰가 맹렬히 대작을 하며 초특대폭풍취우가 터질줄이야?!... 그러면 그렇겠지! 자연이 생령을 다 죽이자고야 하지 않겠지!... 한나절 동이로 퍼부은 폭우는 시가지를 물바다로 만들었다. 더러 수해는 있었지만, 쉬원하기 그지없었다. 초가삼간이 다 타버려도 빈대가 멸종된것이 쉬원하다는 것처럼 타들어 가던 신, 심이 대뜸 푸르싱싱해지고 정신이 났다. 사람들은 유심쟁이든 유물쟁이든 모두 하늘에, 자연에 감사를 드리고 고마워 했다. 그때, 황연대각 느껴지는것이 있었다.

40년전, 한창나일때 시대정신과 류행에 따라 나도 우렁찬 구호를 웨치며 그것을 믿어 의심치 않고 나의 세계관, 인생관의 주요내용으로 수립했는데 그것이 이번의 폭염과 폭우의 세례를 받고 철저히 정리되였다.

그때, 우리또래들은 듣기만해도 힘이 불끈불끈 솟는 호매로운 구호속에서 무서운것을 모르고 자랐다. “하늘과 싸우니 그 락이 무궁하고 땅과 싸우니 그 락이 무궁하고 사람과 싸우니 그 락이 무궁하다!”, “하늘 땅을 밟고 일월을 휘여잡아 새세계를 창조하리!”, “인류는 만물의 령장! 자연을 개조하고 자연을 정복하고 자연을 지배한다!”, “사람의 배짱이 어느만하면 량식산량이 어느만하다!”, “사람은 자연과 싸워 이긴다!”… 이런 정치적 구호들은 어떤것은 사회과학적인 것이고 어떤것은 자연과학에 속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어찌되였든, 우리열혈청춘들에게 주는 충격은 강렬하였고 영향은 심각하였다. 나같이 고지식하고 순진한 청년은 그 구호들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마음속에 새기고 믿어왔다. 우주천지간에서 사람이 못할일이란 있을 수 없고 인간만능이라고 확고히 믿어왔다.

개혁개방후 “생태평형”, “생태문명”, “환경보호”, “원상복구”, “자연보호구”, “자연과 인류가 조화롭게 사는”… 등 많은 말을 들어왔으나, 그리고 그말들에 도리가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인류의 과학기술이 발달하면 자연을 정복하고 지배한다는 관점을 버리지는 못했다. 나는 과학기술과 자연을 대립물로, 싸우는 관계로, 정복과 피정복의 관계로 보아왔다.

그런데, 아니였다! 폭염과 폭우를 몸으로 겪고 나는 황연대각 깨도를 했다. 인류는 영원히 자연의 품속을 떠날 수 없으며 자연의 품속에서 생존하며 자체가 자연의 일분자로서 인류는 자연규률에 순응해야 하며 오늘의 많은 재해와 이상현상은 인류가 자연을 노엽힌 악과라는 것을 절실히 알게 되였다. 인류의 과학기술은 자연에 더 잘 적응하는 지식이며 수단, 방법이며 도구라는 것을 알게 되였다. 금후 우리가 화성에 가서 광천수를 마이고 금성에 가서 랭면을 먹고 지구로 돌아와서 노래방놀이를 하다가 목성에 가서 밤을 잔대도 그것은 자연에 적응하는 것이지 정복하거나 지배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마다 자연을 존중하며 아끼며 사랑하며 보호하며 적응하는 것이 인류의 가장 큰 문명일 것이다.
 
                                                                                                                  18.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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