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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日常(문학과 창작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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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에게
2013년 03월 27일 14시 02분  조회:2237  추천:1  작성자: 동원

소에게

이원국



아프면 아프다고 하지
몸짓이라도 하지
너는 눈물만 흘리고 있어
할 말 다 못하고
끔벅이는 너를 보면
마지막이 어딘지 모르는 현실

큰덩치에 할 일 없이
왠종일 갖힌 너
사료값도 못한다는 주인은
네 마음을 알까
하기싸 수입 증후군에 밀린
돼지 보다 못한 형국이니
푸대접이제

시대를 잃은 농부가 주인이면
낮동안 쟁기 채고
밭갈이 할땐 끙끙이다가
밤 내내 쉴 수 있어 좋지 않은가
너의 소중함 아는
그가 고맙지 않은가

소야!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지
몸짓이라도 하지
너는 눈물만 흘리고 있어
너를 바라보면
방향을 잃은
때를 잊은
나를 본 듯 아린다

그래, 조금만 기다려
반겨주는 이 없어도
너와 나, 마음 숨겨 둔 곳
이랑이 있는
풀이 있는 뜰로 가자
마구깐, 짚이 있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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