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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치는 나팔수
이원국
[1]
청춘은 숨어서도 꽃이고
여정에 이는 꽃은
나팔수의 소리 이었구나
나팔을 들고 태어난 생명
바람에 흔들리고
바람에 반항하고
바람에 순응하는 시간들
나팔을 부는 것도 모자라
북을 울리려니 숨차다
북을 치려니 아프다
약장수처럼 삶을 파는 나팔수의 굿
아픈 것이냐
울고 싶은 것이냐
제 보다 더 큰 북을 치려
삶을 쳐야 하는가
나를 쳐야 하는가
내가 치는 북은
나팔로 소리 내는 것이 아니라
삶이다
내안의 분노다
얼마나 더 걸어야
경쾌한 울림이 나오려나
어느 길에서
어느 골목에서 북을 칠까
나를 찧는 북소리
한 손엔 나팔을 들고
한 손엔 북채를 들고도
이루지 못하는 꿈
둥둥둥
아직 가야할 길이 있다.
[2]
치지 않아도
울리는 북은
불지 않아도
소리 나는 나팔은
내 안에 든 불안이다
내 안에 든 욕망이다
내 안에 든 찌꺼기를
덜어내려는 몸부림이다
변하고 싶지 않아도
변해야 살아 가는 삶
나팔을 불고도 모자라
골목 골목 울리는 북
곪은 상처에 피고름 짜내기
도려내어야 할 깊이 측량 말어라
억지로 밀어내는 것도
아픔이요, 자학이다
한 손에 나팔을 들고
한 손에 북채를 들고도
소리내지 못함은
내가 병들어 있음이다.
[3]
나를 길들기 위함에
새로움을 아끼지 말아라
후회 하려거든
나팔을 불지마라
북을 치지마라
나를 나라고 인정하지 못함도
나를 위한 노력이 부족한 것
아프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아프면 아픈 만큼
얻어지는 것이 바로 나다
내가 나를 인정 못하니
올곧은 앞을 볼 수 없는 것
이미 분 나팔은
소리를 멈추지 않는다
북소리는 백번을 쳐도
같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서서 있든
앉아서 있든
누워서 있든
인생은 길 위에 존재
자맥을 멈추지 말아라
산다는 것이 나팔이요
산다는 것이 북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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