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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日常(문학과 창작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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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치는 나팔수
2011년 11월 22일 15시 27분  조회:4464  추천:9  작성자: 동원

북치는 나팔수

 

이원국

 

 

 

여정에 이는 꽃

나팔 이었구나

 

내 육체에 가득한 오물은

구린내로 진동하지만

청춘은 숨어서 꽃이여라

 

나팔을 들고 태어난 생명

바람에 흔들리고

바람에 반항하고

바람에 순응하는 시간들

 

나팔을 부는 것도 모자라

둥둥둥 북울 치려니 숨차다

둥둥둥 북을 치려니 아프다

 

약장수처럼

삶을 파는 나팔수의 굿

 

둥둥둥

아픈 것인냐

울고 싶은 것인냐

 

제 보다 더 큰 북을 치려

둥둥둥 울리는 가슴

 

삶을 쳐야 하는가

나를 쳐야 하는가

둥둥둥

 

내가 치는 북은
나팔로 소리내는 것이 아니라

삶이다

내안의 분노다

 

힘차게 북을 때리자

둥둥둥

얼마나 더 걸어야

경쾌한 울림이 나오려나

 

어느 길에서

어느 골목에서 북을 칠까

나를 찧는 북소리

 

둥둥둥

한 손엔 나팔을 들고

한 손엔 북채를 들고도

이루지 못하는 꿈

 

아직 가야 할 길이 있다

둥둥둥

힘차게 북을 두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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