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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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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천지(4)
2013년 12월 20일 12시 52분  조회:1753  추천:1  작성자: 김장혁
장편과학환성소설
욕망의 천지
3/머리말
2/차례

5/ 제1장 인종개량과 사랑
14/ 제2장 위대한 탄생
27/ 제3장 뱀 섬나라 미녀들의 운명
35/ 제4장 조왕돌의 모험기
43/ 제5장 바다에 묻힌 비밀
49/ 제6장 남해 해전
56/ 제7장 대통령과 여성총리
61/ 제8장 노벨역사상과 대선운동
66/ 제9장 양가죽을 쓴 승냥이
73/ 제10장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까
80/ 제11장 핵 반사경
90/ 제12장 기원 4000년 지구 종말론
103/ 제13장 지구촌 영토평균재분배론
114/ 제14장 마그마의 여파
124/ 제15장 지구로 날아오는 소 혜성
130/ 제16장 하늘에서 떨어지는 갈치
135/ 제17장 소혜성의 날개
140/ 제18장 소혜성과의 결투
151/ 제19장 악마의 끝장
159/ 제20장 UFO요정과 글리제667C행성의 매력
제10장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까

속담에 맞은 놈은 다리를 펴고 살지만 때린 놈은 다리를 꼬부리고 잔다고 했어요. 코치아에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진 뱀 섬나라 나까아멘과 가메다는 그날부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게 됐어요.
우르릉 꽝!
“저게 뭐야? 코치아 놈들이 쳐 들어오지 않았나?”
나까아멘 왕은 놀라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비명을 질렀어요.
미녀시종들도 황급히 침전으로 몰려 왔어요.
“핵폭탄이 날아 온 건 아니지?”
나까아멘 왕은 속옷 바람에 미닫이를 열고 미녀시종들 속에 나타났어요. 미녀시종들은 검실검실한 털이 부숭부숭 난 왕의 가슴이 초면은 아니지만요. 발가벗으나 다름없는 왕을 보고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키드득거렸어요.
그제야 나까아멘 왕은 스스로 자기 형상이 추한 것을 안 것 같았어요.
“또 화산이 폭발했나?”
나까아멘 왕은 창피해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슬며시 침전으로 숨어들어갔어요.
지마화산이 폭발하면서 왕궁에 시뿌연 화산재를 내리 떨어뜨리고 있었어요.
어느 날, 뱀 섬나라 수도 소꼬 부근에서 또 강진이 일어나 층집이 무너지고 땅바닥이 마구 갈라 터졌어요.
왕궁도 뒤흔들려 뻘건 썩박나무기둥에서 삐꺽삐꺽 소리 나고 잿빛기와장이 마구 땅바닥에 떨어졌어요. 몇 천 년 왕궁을 지탱해온 썩박나무기둥들은 썩다 못해 지진이나 화산폭발에 분질러져 왕궁이 무너질 것만 같았어요.
나까아멘 왕은 궁전에서 여 시종들의 부축을 받으면서 바깥으로 뛰어나왔어요.
그는 궁전 앞마당에서 숨을 돌리자 중얼거렸어요.
“이 놈이 섬나라 땅에서 어떻게 살겠는가? 언제면 저 서북쪽 유라시아 대륙에 가서 으리으리한 왕궁을 짓고 살겠는가? 우리 뱀 섬나라에서 몇 천 년 꾸어온 꿈이 언제면 현실이 될까?”
그때 코치아에서 정치피난인지 정치망명인지 하려고 온 전임 대통령 김우성이 궁전 앞마당에 나타났어요.
“각하, 옥체건강 무고하셨습니까?”
“그래. 내야 항상 평안무사하지.”
나까아멘 왕은 언제 선불을 맞은 노루처럼 뛰어 다녔나 시피 금시 태연자약한 척 했어요.
“그래 무슨 일이 있는가?”
“각하, 욕심을 버리십시오.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깔 수도 있습니다.”
“또 그 소리인가?”
우성의 말에 나까아멘은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어요.
뒤이어 그는 뾰족한 턱을 쳐들더니 습관처럼 가재수염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횡설수설 지껄여대기 시작했어요.
“나는 이 땅에 평화가 깃들게 하고 지구촌의 생태환경을 보호해내기 위해 전번 남해 해전에서 패할지라도 핵무기를 쓰지 않았네.”
우성은 메스꺼워났지만 나까아멘으로 하여금 야욕을 버리게 권고하려고 겨우 참아냈어요.
“각하, 참말로 그것이 진심이라면 각하는 평화노벨상을 탈만도 하죠.”
“그래 내 진심을 의심하는가?”
“아니죠.”
우성은 나까아멘의 시꺼먼 야욕으로 찬 속심을 꿰뚫어보면서도 극력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애썼어요.
그는 오히려 나까아멘의 비위를 맞춰 주려고 슬슬 개어 올리는 말까지 했어요.
“왕이야 말로 재난이 많은 뱀 섬나라 백성들을 이끌어 평화로운 이 땅에서 행복하게 살게 하는 위대한 40세기 태양이십니다. 왕은 구세주이고 하나님입니다.”
“됐네, 됐어. 괜히 짧은 바지를 춰올리지 말게. 찾아온 본 론이나 말하게나.”
아첨을 좋아하는 나까아멘도 과분한 나머지 화제를 돌렸어요.
우성은 직방배기로 속심의 말을 꺼냈어요.
“코치아와 이웃나라인 뱀 섬나라가 평화롭고 친선적인 나라로 지내면 안 됩니까? 서로 복수의 칼을 갈면서 복수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린다면 백성들이 전쟁의 포화 속에서 어떻게 살겠습니까? 독 바이러스를 버리십시오. 대량 살상화학무기를 버리십시오. 이 나라에서 시조라고 여기는 뱀으로 인면수신의 괴물을 육성하는 인종개량도 그만 두십시오. 원전을 발전시키는 척 하면서 핵무기를 작작 만드십시오. 코치아를 발판으로 대륙을 침략할 야욕을 버리십시오. 욕심을 너무 쓰면 옛날 아카시아 식민지로 되듯 망국노로 될 수도 있으니까요…”
“됐네, 됐어! 자넨 내 아비보다도 더 훈계하는구먼.”
나까아멘은 우성의 말허리를 끊어버렸어요.
그는 음흉한 실눈을 가슴츠레 뜨고 우성을 노려보았어요.
“가만히 보니 당신은 20여년이나 우리 뱀 섬나라에 와서 국빈대접을 받았건만 아직도 코치아를 대신해 정신 나간 소릴 치는구먼. 인간은 칠정육욕이 있네. 이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겠어? 헌데 나를 보고 칠정육욕을 버리고 부처로 되라고? 고기도 먹지 않고 술도 마시지 말고 미녀들을 놀지 말라고? 흥! 백일몽이라고 해라! 퉤!”
나까아멘은 건 가래까지 우성 발 앞에다 내 뱉었어요.
우성은 나까아멘이 쫓아내듯 손사래를 치자 실망한 나머지 도리머리를 가로 흔들면서 궁전에서 나와 버렸어요.
뱀 섬나라는 방사선 오염으로 물고기에서도 대량 세슘이 검출됐어요. 그 물고기를 20여 년 전부터 먹은 여성들이 임신해 낳은 애들은 모두 기형 어린애들이었어요. 몸뚱이는 기름개구리처럼 똥똥한데 다리는 게 다리처럼 가는 어린애로, 머리는 호박만큼 큰데 몸뚱이는 뱀의 꼬리만한 어린애로, 몸뚱이는 토끼만큼 한데 머리는 쥐 대가리만한 어린애가 수두룩했어요.
그런데 이런 어린애들이 십여 대 후대에게도 계속 세슘을 유전시켜준다고 하니 뱀 섬나라 미래는 끝장 난 것이 아니겠어요.
그래도 나까아멘 왕은 혼란해지는 인심을 수습하려고 각종 매체를 통해 백성들을 속이는 연설을 계속 했어요.
“우리 뱀 섬나라는 에너지가 판 부족입니다. 때문에 원전과 헬륨발전을 끊을 수 없습니다. 또 우리 뱀 섬나라 주변의 태평양 바닷물을 검험한 결과 세슘은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습니다. 해산물을 먹어도 아무 일도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은 나라를 믿고 대담히 우리 국산 해산물을 잡수십시오. 이것이 애국이고 구국입니다…”
입으로는 이렇게 연설하면서도 나까아멘 왕 본신은 자기 나라 태평양의 해산물을 입에 대지도 않았습니다. 아예 왕궁에 세슘검출기를 두고 일체 해양 수산물과 남새, 육류, 알류, 양곡을 몽땅 검사한 후 방사선에 오염된 것은 한 그람도 들여오지 못하게 했어요. 대신 방사선에 오염된 양곡과 남새 등을 선심이나 쓰는 것처럼 소꼬 시내 살기 어려운 독거노인들에게 보내주었어요.
대신 왕궁에서는 암암리에 전신 무장한 사무라이들을 출동시켜 화산 동굴에 가서 거대한 생명력을 과시하는 인면수신의 괴물 뱀 인들을 하나하나 잡아다가 뱀의 가죽을 벗겨 사치품으로 여인용 손가방을 만들고 뱀의 고기를 먹고 있었어요.
스즈끼의 딸 하루꼬를 비롯한 동굴의 미녀들과 인면수신의 뱀 인들은 모두 나까아멘 왕을 욕했어요. 그들은 사무라이들과 생사결단하고 싸우곤 했어요.
무사들은 레이자검을 휘둘러 자기들의 몸을 휘감는 뱀 인들의 허리를 갈겼어요. 뱀 인의 허리가 번쩍이는 빛과 함께 어지러이 잘리어 날아났어요. 그래도 뱀 인들은 아가리를 짝 벌리고 무사들에게 단말마적으로 덮쳐들어 깨물고 독을 뿜어 쓰러 눕혔어요. 허나 뱀 인들은 악착스러운 무사들의 레이자검을 당하지 못하고 하나하나 잡혀 왕궁의 고기밥이 돼버렸어요.
뱀 왕은 자기 형제와 자손들이 무사들에게 날마다 하나하나 잡혀가는 것을 눈을 뻔히 보면서도 용빼는 수가 없었어요. 무사들이 휘두르는 레이자검이 두려웠던 것이죠. 그보다도 그들을 구하지 못하면서 무사들을 건드렸다가 핵무기에 전멸당할까 두려웠던 것이죠.
진짜 처참한 도륙현장이었죠.
뱀 인들은 시종무사들에게 잡혀가 묶인 채 왕궁 뒤에 있는 부엌으로 끌려갔어요.
취사원들은 숫돌에 시퍼런 뾰족 칼을 썩썩 갈더니 기둥에 달아맨 인면수신의 뱀, 아니, 뱀의 꼬리를 단 여인들에게 다가갔어요.
그자들은 시퍼런 칼끝으로 뱀 여인들의 얼굴을 쿡쿡 찔러 비명소리를 들으면서 변태적으로 쾌감을 느꼈어요.
어떤 자들은 뱀 여인들의 젖가슴이랑 매만지면서 지껄였어요.
“야, 이 고운 여인이 어쩜 뱀의 몸뚱이로 태어났어?”
“참, 아깝지?”
“살려주세요.”
인면수신의 뱀 여인들은 꼬리를 바들바들 떨며 애원했어요.
허나 취사원들은, 아니 살인백정들은 헤헤 웃으면서 “너희들을 살려주면 우리 왕님은 뭘 먹고 살지?”라고 하며 그녀들의 목을 썩썩 따고 껍질을 죽 벗겨 냈어요.
목 아래 팔딱팔딱 뛰는 심장이 밸에 묻어 나오자 살인백정들은 피 흐르는 심장을 칼로 잘라내 입안에 쑤셔 넣고 우물우물 생채로 씹어 먹었어요. 야수 같은 그들의 입귀에서는 뱀 여인들의 뻘건 피가 줄줄 흘러 내렸어요.
나까아멘 왕은 더구나 변태적인 살인마였어요.
그는 전문 인면수신의 뱀, 아니, 화산 동굴의 뱀 여인들을 잡아다가 젖가슴만 도려내 만든 인육만두를 먹기 좋아했어요. 그러다나니 무사들은 점점 더 많은 뱀 여인들을 잡아와야 했어요.
며칠 후 뱀 섬나라에 또 지진이 일어났어요. 그런데 전선이 끊어나거나 합선돼 소꼬 시내 여러 곳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했어요.
그런데 뱀 섬나라 경찰당국에서는 그 화재는 뱀 섬나라에 와서 사는 우성을 비롯한 코치아 사람들이 저지른 것이라고 덮어씌웠어요. 그들은 무고한 코치아 인들을 마구 체포해 구금하고 무참히 살해했어요.
코치아 사람들은 지진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아무리 변명해도 그 놈들은 귓등으로 흘려보내고 코치아 인들을 보기만 하면 곤봉으로 때리고 쇠갈구리로 개처럼 목을 걸어 당기고 비수로 찔러 참혹하게 살해했어요. 그 바람에 수도 소꼬를 비롯한 대중도시 길바닥에는 코치아 인들의 피투성이로 된 시체가 약을 맞은 벌레들처럼 나뒹굴었어요. 그들의 억울한 뻘건 피는 뱀 섬나라 도시 길바닥들을 물들이면서 강처럼 흘렀어요.
더는 뱀 섬나라에 있을 수 없게 된 김우성은 황급히 코치아로 도망치려고 했어요.
그 눈치를 차린 뱀 왕은 말렸어요.
“김 대통령, 가지 마세요. 대통령이 떠나가면 우리 뱀 섬나라는 어쩌랍니까? 대통령은 이 더러운 땅에서 달아나면 비옥한 코치아에서 잘 먹고 잘 살겠지만 우린 어쩌랍니까? 그저 나까아멘 왕의 실험 품으로 한뉘 고생하다가 죽고 말랍니까? 우리와 함께 힘과 지혜를 합쳐 이 뱀 섬나라와 백성들을 구해주십시오.”
숱한 뱀 인들이 구불구불 기어와 혀를 날름거리면서 빌었어요.
“이 굴에서 죽어가는 우릴 구해주십시오!”
“구해주십시오!”
뱀 왕이 선코를 떼자 숱한 뱀들이 따라 외쳤어요.
하루꼬와 요시꼬, 하나꼬, 야사시이꼬 등 미녀들도 인면수신의 뱀 어린이들을 안고 동굴에서 달려 나와 빌었어요.
하루꼬는 빗물 내리듯이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꿇어앉아 우성의 바지가래를 잡고 말했어요.
“대통령님, 당신은 저의 구명은인이죠. 착하신 대통령님은 우리를 버리고 가실 수 없어요. 제발 뱀 섬나라의 버림을 받은 우리 여인들을 구해 주옵소서.”
우성은 그녀와 인면수신의 괴물 뱀 인들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후 내쉬더니 도리머리를 흔들었어요.
며칠 지나지 않아 뱀 섬나라에 세인을 놀래는 재난이 발생했어요.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깐 격이죠.
DSK 독 바이러스 HRC 전염병 바이러스가 뱀 섬나라에 확산될 줄은 누가 알았겠어요.
사연은 이러했어요.
인면수신의 뱀 인들은 더는 왕궁 시종무사들의 살인행위에 당하고만 있을 수 없어 왕궁으로 쳐들어가자고 분분히 의논했어요.
그때 우성은 말리었어요.
“그만들 두시오. 적수공권으로 왕궁을 쳐들어가다가 나까아멘 왕의 고기밥이나 됐지 별 수 있는가요?”
“여기서 하나하나 잡혀 죽는 것보다 싸우다가 죽자!”
뱀 왕은 말리기는커녕 나까아멘 왕의 비인간적인 살인행위에 악이 나 선동까지 했어요.
“우린 이 동굴에 감추어 놓은 저 독 바이러스 오지독을 가지고 왕궁으로 쳐들어가자!”
그러자 하루꼬를 비롯한 미녀들도 합세해 떠들었어요.
“동굴에 숨겨 놓은 핵무기로 왕궁을 폭파하자!”
“우리 자손들을 잡아먹는 나까아멘 왕을 죽이고 우리 애들을 구하자!”
“인면수신의 우리 뱀 인들보다 못한 나까아멘 왕을 죽여 버리자!”
그러나 우성은 또 말리었어요.
“왕궁을 치더라도 핵무기는 다치지 마오. 괜히 살인악마를 잡다가 뱀 섬나라 백성들까지 다치게 하겠소. 또 지구의 생태환위도 손상 받게 되오.”
뱀 왕은 육중한 뱀 인들을 시켜 먼저 화산 동굴을 지키는 보초병들부터 물어 죽였어요. 그들은 동굴 막장에서 DSK 독 바이러스 HRC 전염병 바이러스를 채운 독들을 찾아냈어요.
“가자!”
인면수신의 뱀 인들은 뱀 왕을 따라 DSK 독 바이러스 HRC 전염병 바이러스 독을 가만히 동굴에서 꺼냈어요.
그런데 그 독을 왕궁까지 가지고 갈 일에 근심이 태산 같았어요.
그때 하루꼬와 야사시꼬 등 미녀들이 나섰어요.
미녀들은 독을 이고 맞들고 산 아래에 내려 간 후 화산 동굴 보초병들이 몰고 다니던 자동차를 몰고 왔어요. 뒤이어 그들은 밤도와 뱀 인들과 독을 자동차에 싣고 왕궁으로 쳐들어갔어요.

그들은 오직 악마 나까아멘 왕을 독 바이러스로 죽여 버려야 지진과 화산폭발, 해일 등 자연재해가 많은 이 땅에서 전쟁을 종말 짓고 어둠침침한 화산 동굴에서 벗어나 햇빛이 잘 드는 수도 소꼬의 아파트에서 발편잠을 자면서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허나 왕궁 무사들이 앞을 막아 레이자검을 휘두르며 저항하는 바람에 십여 미터씩 되는 뱀 인들도 허리가 분질러지지 않으면 목이 날아났어요. 허나 하루꼬 등 미녀들은 뱀 인들이 호위무사들과 싸우는 사이에 자동차를 몰고 왕궁 앞에까지 쳐들어가 독 바이러스 오지독을 내리뜨려 깨놓았어요. 그런 후 그녀들은 즉시로 자동차를 몰고 도망쳤어요.
독 바이러스는 왕궁에 깊숙이 숨어 사는 나까아멘 왕이 동굴로 해서 지하왕궁으로 달아나는 바람에 죽이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미녀시종들과 호위무사들 그리고 수많은 소꼬 시민들이 무리죽음을 당했어요.
뱀 인들은 호위무사들을 서넛씩 휘감아 육중한 똬리를 틀어 옥죄여 죽여 버렸어요. 어떤 뱀 인들은 문짝 같은 아가리로 호위무사를 물어 통째로 삼켜 버렸어요.
질겁한 호위무사들은 독 바이러스를 손과 몸에 발랐다고 떠드는 뱀 인들을 상대해 더는 싸우기 싫어했어요. 뱀 인들은 확실히 어지간한 방사선이나 독바이러스에도 죽지 않는 피부와 오장육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죠.
그 바람에 뱀 인들은 유유히 구불거리면서 소꼬 시내를 벗어나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어요.
나까아멘 왕을 두고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깠다고 할까요? 아니면 남 잡이가 제 잡이 됐다고나 할까요?
나까아멘 왕은 뱀 섬나라에서 독과 전염병 바이러스를 근본 제조한 적이 없다고 떠들었지만요. 그 죄상이 온 누리에 폭로됐어요.
코치아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뱀 섬나라의 독과 전염병 바이러스 등 대량살상무기를 생산한 죄악을 질책했어요. 지어 어떤 나라에서는 군사제재를 가하자고 유엔 안보리에 제기했어요.
나까아멘 왕은 낙태한 고양이 상이 돼 죽어가는 비명소리를 질렀어요.
“아이고, 이 일을 어찌 하는가? 유엔군이 또 우리나라를 제재할 거 아닌가? 아카시아에서 몇 백 년 동안이나 우리 땅을 지지 누르고 있었지. 다행히 우리가 코치아 덕분에 아카시아 군을 몰아내고 독립한 건데. 아이고, 이 일을 어찌 하느냐?”
노바시 수상은 “이건 완전히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깐 거죠.” 하고 나까아멘 왕과 가메다 국방부장을 번갈아 보면서 주먹으로 손바닥을 탁탁 쳤어요.
나까아멘 왕은 대전에서 머리를 뚝 떨어뜨리고 서성거렸어요. 평소에 뾰족한 턱을 쳐들고 우쭐거리던 늠름한 상은 찾아 볼 수도 없었어요.
“우린 살인 전염병과 독 바이러스는 배양했지만 살인세균을 억제할 방법은 없지 않은가?”
가메다도 무릎을 치면서 돼지 눈깔을 데굴데굴 굴릴 뿐 속수무책이었어요.
그래도 노바시 수상이 뭔가 떠올랐는지 황급히 소리 질렀어요.
“이렇게 울면 죽은 애를 구할 수 있겠습니까? 대책을 궁리해야지.”
그제야 나까아멘 왕과 가메다는 비명소리를 끊고 노바시를 쳐다보았어요.
노바시는 나까아멘의 빛 잃은 실눈을 들여다보면서 말했어요.
“코치아 놈들은 어떻게 전염병과 독 바이러스를 전승했는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옳지! 살았어.”
나까아멘 왕은 바다에서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노바시의 손을 잡았어요.
“노바시 수상은 즉시 코치아에 건너가서 평화담판을 해 평화협정을 맺고 대신 구명 해독약을 구해 오게나.”
허나 노바시는 난색을 지었어요.
“낸들 어찌 합니까? 코치아 놈들이 우리가 평화협정을 맺자면 곧이듣겠습니까?”
나까아멘은 뾰족한 턱을 쳐들고 지껄였어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 어쩜 수상이 국제정치를 그렇게도 몰라! 평화의 깃발을 들고 나서면 모든 것이 우리에게 주동적인 칼자루가 쥐어져 유리해진단 말이네.”
“건 뭘 두고 하는 말입니까?”
노바시가 의아해 했는데요. 가메다도 왕에게 미심한 눈길을 보냈어요.
“우리나라는 평화를 요구한다. 허나 코치아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허나 코치아는 항상 복수하려고 한다. 이렇게 세계의 이목을 돌려 세울 수 있어. 알만한가? 이게 바로 국제정치야, 정치!”
그제야 노바시와 가메다는 머리를 끄덕였어요.
“참 묘합니다. 묘해!”
“이거야 말로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까고 나서 ‘도적이 도적이야!’ 하는 격이죠. 참 묘수로군요.”
노바시는 가메다를 손가락질 하다가 손사래를 쳤어요.
“어쩜 우리를 그렇게 말해?‘
그러자 가메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킬킬 거리었어요. 헌데 그만 싯누런 콧물이 튕겨 나와 턱에 걸려 그네를 뛰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 추태를 보고 나까아멘과 노바시는 체신을 잃고 미녀 시종들과 함께 배를 끌어안고 한바탕 웃어주었어요.

























제11장 핵 반사경
코치아에서 독 바이러스 해독약을 뱀 섬나라에 주었다고 하자 코치아와 지구촌에서는 여러 가지 여론이 일었어요.
“돌을 들어 자기 발등을 깐 뱀 섬나라 독종들을 살아나게 할게 뭔가?”
“이 기회에 그 놈들을 싹쓸이 해버릴 게지.”
“금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탄 대통령의 영예를 지키려는 거야.”
“뱀 섬나라 독종 놈들에게 아무리 잘해 주고 살려줘 봐라. 죽음의 구렁텅이에서 빠져 나오면 또 우리를 물려고 할 걸.”
“글쎄 말이야.”
“금별 대통령은 아들 조왕돌의 말만 듣는단 말이야.”
“그래도 우린 금별 대통령을 믿고 따라야 해.”
이러루한 말들이 여기저기에서 파도칠 때었어요. 조왕돌은 조왕돌 부대에서 꼴꼴한 조왕돌 1호로부터 9호까지 뽑고 클론바우 18세를 영솔해 해독약 독을 비행기에 싣고 뱀 섬나라에 건너갔어요. 그들은 겸사겸사해 뱀 섬나라의 731공정 공장을 폭파하는 일을 감시하러 뱀 섬나라에 건너갔던 것이죠.
NHEK텔레비전방송국에서 엄청 육중한 조왕돌이 해독약을 가지고 비행장에 내린 뉴스를 보고 뱀 섬나라 백성들은 구세주를 만난 듯이 “조왕돌 총사령관 만세!” 하고 높이 외쳤어요.
비행장에서도 마중하러 나온 노바시보다도 조왕돌을 보고 호위무사들이 경례를 척 붙이며 경의에 찬 눈길로 따랐어요.
그들은 똑같이 생긴 10명의 조왕돌을 보고 놀랐어요. 그들은 제일 앞에 선 조왕돌이 좀 뚱뚱하고 훤칠한 감을 느꼈어요. 그가 손을 젓는 것을 보고서야 겨우 그 분이 조왕돌 최고사령관이고 기타 9명은 복제 조왕돌이라고 대개 짐작했어요.
뱀 섬나라 수많은 백성들은 괴물 클론바우 18세를 텔레비전에서 처음 보는 순간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아니, 코치아에는 저렇게 큰 괴물도 있어?”
“야, 저 코끼리코를 보라니까.”
“잔등에는 날개까지 달리지 않았는가!”
“그래, 팔은 네 개나 돼!”
전번 남해 해전에서 살아남은 한 해군 병사가 옆에서 텔레비전을 들여다보면서 말했어요.
“저놈은 독수리처럼 초음속비행기보다도 더 빨리 날 수 있어.”
“인종개량을 하려면 저런 괴물을 만들어야지. 인면수신의 뱀으로 개량해서야 저런 괴물을 이길 수 있는가! 흥!”
교활한 나까아멘 왕과 가메다 국방장관은 코치아 텔레비전방송국 기자들이 뱀 섬나라 기자들과 함께 생방송을 하기에 조왕돌에게 손을 쓰지 못했어요.
그들 둘은 평화협정서의 먹이 마르기도 전에 한쪽으로 암암리에 코치아의 사신 조왕돌을 암해할 음모궤계를 꾸미었던 것이죠.
그것도 자기 나라 중독된 백성들을 구할 해독약을 가지고 와서 약사용 방법을 가르치는 구명은인에게 마수를 뻗치려고 했어요.
“당장에서 조왕돌을 죽이면 전 세계에서 우리를 뭐라고 하겠어요?”
왕궁 내전에서 가메다가 암살계획을 회보하고 나서 근심하자 나까아멘은 내전을 뚜벅뚜벅 거닐다가 음흉한 실 눈을 가메다에게 돌렸어요.
“미형 핵 반사경으로 조왕돌에게 피폭시킨 후 코치아에 돌아가 천천히 죽게 합세. 살수한테 당장 썩어지게 너무 과하게 핵 반사경을 비추지 말라고 하게나!”
“알았습니다!”
나까아멘과 가메다가 왕궁 내전에서 하는 밀담을 벌써 조왕돌과 클론바우 18세는 코치아에 배치한 초음파도청기로 도청해 귀에 낀 미형 수화기로 다 듣고 있었어요.
호위를 담당한 클론바우와 조왕돌 1호 등은 뱀 섬나라 사람들을 샅샅이 살피면서 살수가 나타나기를 기다렸어요. 허나 시종 그런 낌새를 보이지 않았어요.
조왕돌은 아무 것도 눈치 채지 못한 척 하면서 태연자약하게 노바시 수상과 함께 가마에 앉아 소꼬 근교에 위치한 화산 동굴로 찾아갔어요.
우르릉 꽝꽝!
갑자기 굉음과 함께 지마화산이 또 폭발했어요. 시뻘건 용암이 하늘 높이 치솟아 오르고 시꺼먼 화산재가 날아와 가마에도 떨어졌어요. 가마꾼들의 발밑이 움씰움씰 뒤흔들리었어요.
허나 뱀 섬나라 가마 군들은 가마만 메고 앞으로 힘겹게 걸어 나갔어요.
처음 당하는 일이었지만 조왕돌은 노바시와 나란히 가마를 타고 가면서 태연자약했어요.
(에너지를 절약하고 온실가스방지를 위해 가마를 탄다고? 암암리에 핵 반사경으로 나를 암살하려는 음험한 놈들, 얼마나 속과 겉이 다른 놈들이야? 제 명에 죽지 못할 독종들.)
클론바우와 복제 조왕돌들은 화산폭발쯤은 괜찮았어요. 자연재해보다도 뱀 섬나라 살수들의 암살기도가 더 근심스러웠어요.
서너 시간 가마에 앉아 갔기에 조왕돌 일행은 거의 해질 녘에야 화산 동굴 어귀에 이르렀어요.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 가에 가파른 화산 중턱에 우성과 뱀 왕이 갇혀 살던 동굴이 펑 뚫려 있었어요.
허나 뱀 왕과 우성 그리고 인면수신의 뱀 인들과 미녀 하루꼬 등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어요. 다만 주위의 타고 부러진 나무 가지에 마른 뱀의 가죽이 여기저기 지저분히 걸려 있었었어요. 간혹 수풀 속에서 뱀의 가죽을 쓴 사람의 얼굴이 나타났다가도 놀란 듯 구불구불 나무 숲 속으로 도망치는 것이었어요.
노바시는 가마에서 내리자마자 조왕돌에게 허리를 굽히면서 말했어요.
“여긴 우리 인면수신의 뱀 인들이 살던 동굴입니다. 여기서 해독약 사용방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조왕돌은 살진 얼굴을 찡그리었어요.
“아니, 이런 산골에서 어떻게 가르친다고 그럽니까? 중독환자와 방독기술자들을 데려 와야 하는데 불편하지 않겠습니까?”
조왕돌과 클론바우 18세는 놈들이 해독약 사용방법을 가르침을 받기 전에는 손을 쓰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짐작했어요.
허나 뱀 섬나라 수도 소꼬도 아니고 이런 무인지경의 편벽한 바다가 화산 동굴에서 놈들이 비밀누설을 방지하려고 선수를 쳤어요. 그 놈들이 코치아와 뱀 섬나라 텔레비전방송국 기자들마저 철수한 새로운 정황에서 경각성을 높이지 않을 수 없었어요.
이윽고 동굴 안에서 방독 면구를 쓴 기술자들이 중독 환자 서넛을 담가에 들고 나왔어요.
뱀 섬나라 방독기술자들이 조왕돌과 노바시 등에게도 방독 면구를 내주었어요.
노바시는 황급히 방독 면구를 쓰고 허겁지겁 동굴 저쪽으로 피했어요.
허나 조왕돌과 클론바우 18세 등은 근본 방독 면구를 쓰지 않았어요.
그 담대한 장면을 보고 뱀 섬나라 방독기술자들은 경악할 지경이었어요.
(아니, 이 놈들이, 해독약이 좋긴 좋은가 봐. 흥!)
그때 조왕돌은 뱀 섬나라 방독기술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고 나서 천천히 입을 뗐어요.
방독기술자들은 대통령의 아들다운 조왕돌의 풍도에 여간 감복해마지 않으면서 바삐 스마트 폰을 꺼내 연설내용을 기록하기에 여념이 없었어요.
“뱀 섬나라 방독기술자들은 세계 평화를 요구하는 정의적인 인민들을 대량 살상할 화학무기를 제조하기에 열을 올리지 말고 사람을 구할 해독약을 제조하는데 정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지구촌을 재패할 욕심을 버리고 지구의 생태균형을 복구하는데 머리를 써야 합니다.”
조왕돌의 첫마디 말에 뱀 섬나라 방독시술자들은 방독 면구를 쓴 채 머리를 숙이었어요.
“우리는 이번에 전염병과 독 바이러스에 감염돼 죽어가는 이웃나라 뱀 섬나라 백성들을 구하려고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도우러 왔습니다. 허나 음흉한 일부 사람들은 해독약 사용방법을 알아내는 데는 성급하지만 배은망덕하게도 음모궤계를 꾸미고 있습니다. 이런 형편에서 우리가 어찌 해독약 제조방법과 사용방법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모두 뱀 섬나라의 진정성 있는 평화협정 시행에 달렸습니다. 우선 731공정 공장을 즉시 폭파해 버리십시오. 그 다음에야 해독약 사용방법을 알려 주겠습니다.”
그 말에 노바시와 방독기술자들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어요.
그러나 방법이 없었어요. 뱀 섬나라 방독기술자들은 조왕돌과 클론바우 18세가 보는 앞에서 화산 동굴 옆에 세워진 731공정 공장을 폭파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꽝! 꽝!
뱀 섬나라에서 2천년이나 경영해오던 731공정 공장이 하루 저녁 무렵에 폭파돼 공장 굴뚝이 무너져 버렸어요.
허나 조왕돌은 전혀 만족하는 눈치를 보이지 않았어요. 그 것은 뱀 섬나라에서 이미 세인들에게 들키운 이 화산 동굴의 공장 꿀뚝은 무너뜨렸지만 암암리에 다른 공장에서 계속 독 바이러스를 생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조왕돌은 무너진 공장 폐허를 둘러보면서 노바시에게 엄숙하게 말했어요.
“731공정 공장 하나를 허물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숨겨진 독 바이러스 공장을 없애기는 힘듭니다. 뱀 섬나라에서는 제네바 핵 확산금지와 대량살상무기 및 화확 무기 금지 조약을 지켜야 합니다. 이번엔 우리나라에서 선린관계를 위해 해독약을 주기에 뱀 섬나라에서 멸종의 위기를 모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에 또 이런 짓을 한다면 그때는 평화를 요구하는 지구촌의 정의적인 인민들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화산 저쪽 능선에는 벌써 화산재에 가린 거무스름하게 그은 해가 지기 시작했어요.
조왕돌은 계속 뒷말을 이었어요.
“뱀 섬나라 백성들을 구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그럼 먼저 해독약 사용방법을 가르치겠습니다.”
노바시와 방독기술자들은 귀가 뻘쭉해졌어요.
“우리 이 해독약은 3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이번 행차에 그 첫 단계 밖에 가르칠 수 없습니다.”
“건 무엇 때문입니까?”
노바시는 눈을 치떴어요.
“첫 단계 해독약을 복용하고 바른 후 약 반응을 보아야 합니다. 아마 우리가 귀국한 후에야 2단계와 3단계를 가르쳐 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나까아멘 왕은 왕궁 대전에서 툴툴거렸어요.
“저 놈들이 안전하게 귀국하려는 술책이로구먼.”
가메다 국방부장은 콧수염을 쓱 문지르더니 사발 눈을 부라리었어요.
“쳇, 그 놈들이 토끼전을 재연하려는 수작입니다. 용궁에서 용왕에게 간을 빼두고 왔으니 가지러 가겠다고 속여 뭍으로 달아난 토끼 놈의 연극을 재연하려는 게죠.”
“흥! 어림도 없어! 빨리 해독약 사용방법만 내놔라! 살려두는가 봐라!”
조왕돌은 그 말을 도청기로 다 들었어요. 허나 머리를 들어 그물그물 져가는 서산의 해를 보고 쓰러져가는 뱀 섬나라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해독약사용방법을 하나도 숨김없이 제대로 알려 주었어요. 그러고도 그것은 1단계사용방법이라고 속였어요.
뒤이어 그는 코치아에서 가져온 해독약을 중독환자들의 환부에 발라주고 손수 숟가락으로 떠서 먹여 주기까지 하고 나서 방독기술자들을 둘러보면서 짐짓 거짓말을 슬쩍 했어요.
“이제 1단계 사용방법을 알려 주었어요. 2단계와 3단계는 우리가 귀국한 후 알려 주겠습니다.”
노바시 수상은 머리를 조아리면서 “조왕돌 총사령관님, 먼 곳에서 온 바 하고는 2단계와 3단계 사용방법을 다 가르쳐 주십시오.” 하고 지청구를 들이댔어요.
허나 어떤 조왕돌이라고 가르쳐 주겠다고 하겠어요.
결국 노바시 수상은 하는 수 없이 조왕돌 일행을 데리고 왕궁으로 밤도와 돌아가는 수밖에 없었어요.
“아니, 우린 화산에서 내려가자마자 밤도와 귀국해야 하겠습니다.”
조왕돌의 말에 노바시는 허리를 굽실거리면서 야단쳤어요.
“아니, 숱한 해독약을 가져다 사용방법까지 가르쳤는데 어찌 저녁식사를 대접도 하지 않고 총사령관님을 보내겠습니까? 제가 코치아에 가면 인젠 저녁밥도 주지 않을 예산입니까?”
노바시 수상이 어찌나 질기게 나오는지 조왕돌은 좀 망설이었어요.
그들이 화산 동굴 아래로 내려가자 숱한 기자들이 비디오촬영기를 둘러메고 모여왔어요. 그런데 코치아의 기자들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어요.
조왕돌은 일이 상서롭지 못함을 눈치 채고 클론바우 18세를 돌아보았어요. 클론바우 18세는 파초 같은 귀를 도사리더니 독수리눈으로 주위의 동정을 살폈어요.
그때 뱀 섬나라 기자가 비디오촬영기를 메고 조왕돌에게 다가오면서 취재하려고 했어요.
“이번 뱀 섬나라에 해독약을 주고 사용방법을 가르쳤는데요. 우리나라 백성들에게 할 말이 없습니까?”
조왕돌은 목청을 돋우어 말했어요.
“평화와 안정을 요구하는 우리 코치아는 이번에 쓰러져가는 뱀 섬나라에 인도주의적인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이 손길은 또 이웃나라끼리 서로 아끼고 친선의 정으로 보내려는 착한 사랑의 손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우리 약을 쓰고 뱀 섬나라 인민들이 하루 빨리 인위적인 재해에서 벗어나 건강을 회복하기를 바랍니다.
또 지구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뱀 섬나라에서는 대륙침략의 야욕을 버리고 다시는 비인간적인 인종개량과 731공정 같은 극악무도한 생체실험을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제기합니다. 만약 계속 코치아, 나아가서 지구촌의 인민들을 해치는 이런 극악무도한 암수를 쓰려고 한다면 코치아와 지구촌의 정의적인 인민들은 결코 뱀 섬나라의 침략야욕을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때 클론바우 18세는 뒷머리에 난 눈으로 뒤에서 이상한 빛이 조왕돌을 겨누는 것을 발견했어요. 홱 돌아서 보니 뱀 섬나라 기자가 어깨에 멘 비디오촬영기에서 비쳐 나오는 이상한 빛이 아니겠어요?
“너 이 놈!”
클론바우 18세는 고함치며 3미터나 되는 나래를 퍼덕이며 쏜살같이 날아나가 기다란 코끼리코로 그 기자의 비디오촬영기를 휘감아 내동댕이쳤어요.
흥!
클론바우가 코 방귀를 뀌자 땅 바닥에 떨어진 비디오촬영기가 날아났어요. 비디오촬영기 렌즈에서 이상한 빛이 노바시 수상을 겨누었어요.
“야, 이 놈들아, 손을 떼라!”
노바시는 비명을 지르면서 선불 맞은 노루처럼 팔짝팔짝 뜀질을 하며 비디오촬영기 렌즈에서 비추는 광선을 피하느라고 야단법석 했어요.
조왕돌은 노바시 수상도 이상한 빛의 진상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눈치 챘어요.
이때 다른 기자들도 비디오 촬영기에 장착한 미사일발사기 단추를 눌렀어요. 시뻘건 불줄기가 조왕돌에게 날아왔어요.
쉭!
클론바우 18세는 땅바닥의 이상한 빛을 반사하는 비디오촬영기를 툭 채가며 고함쳤어요.
“총사령관, 어서 피신하시오!”
이게 웬 일이예요. 조왕돌을 호위하던 9명의 복제조왕돌이 하나의 조왕돌로 변하지 않았어요. 뱀 섬나라의 놈들이 어찌 조왕돌이 복제해낸 조왕돌들이 손오공처럼 변신술을 쓸 줄을 알겠어요! 허허허.
클론바우 18세는 네팔로 조왕돌과 조왕돌을 한 품에 안고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면서 하늘로 훨훨 날아올랐어요.
클론바우의 품에 안긴 조왕돌은 비디오촬영기로 살수들에게 이상한 빛을 반사했어요.
기자로 위장한 뱀 섬나라 살수들은 쓰러져 구는 놈으로, 어안이 벙벙해 서 있다가 비명을 지르면서 쥐구멍을 찾아 헤매는 놈으로 수라장을 이루었어요.
“뭣들 하는가! 유도탄을 발사하라!”
왕궁 내전에서 가메다의 고함소리가 울렸어요.
명령을 받은 살아남은 살수들은 그제야 비디오촬영기식 미사일발사기로 구름 속에 훨훨 날아 들어가는 괴물 클론바우 18세를 겨누고 발사했어요.
그러나 미리 그에 대비한 조왕돌의 미사일방어체계가 그 놈들이 쏘아올린 미사일이 구름층에 올라가기 바쁘게 하나하나 요격해버렸어요.
노바시는 서해 쪽으로 사라져가는 클론바우 18세의 커다란 날개 짓을 쳐다보면서 애가 탄 나머지 발을 탕탕 구르면서 욕지거리를 했어요.
“아이고, 밥통들아, 이 좋은 기회에 저 놈들을 놓치다니?!”
한편 코치아 연화시로 돌아온 조왕돌은 비디오촬영기를 실험실에 가지고 가서 검사했어요.
한참 후 조왕돌은 검사결과에 놀랐어요. 그는 비디오촬영기를 들고 밤도와 적와대에 찾아 갔어요.
그는 대통령 지하집무실에서 아버지 금별 대통령과 허수아 총리에게 회보했어요.
“뱀 섬나라에서는 나를 암살하려고 비디오촬영기에 미형 핵 반사경을 장착했어요.”
금별 대통령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어요.
“배은망덕한 놈들, 자기들을 구하려고 해독약을 가지고 간 사절단을 해친단 말인가? 세계 양심의 눈이 무섭지 않은가?”
허수아 총리는 도리머리를 가로 흔들었어요.
“예로부터 양국이 싸워도 사신은 죽이지 않는다고 했는데 국제관례도 지키지 않는 저런 독한 놈들과 누가 감히 외교활동을 하려 하겠소?”
이때 뱀 섬나라 NHEK방송에서는 오히려 오늘 있은 화산 동굴 앞의 사건을 외곡해 보도하고 있었어요.

텔레비전 화면에는 클론바우 18세가 뱀 섬나라 기자로 위장한 살수의 어깨에 멘 비디오촬영기를 탁 쳐 떨어뜨리는 장면부터 나왔어요.
아나운서가 격앙된 목소리로 보도했어요.
“보십시오. 코치아 쾨물 클론바우는 우리나라 기자가 정상적인 취재하는 것을 거부하고 기자의 비디오촬영기를 쳐 떨어뜨렸습니다. 이 놈들이 가지고 온 이른바 해독약은 죄다 독약이었습니다. 사건 진상을 세상에 알릴까봐 겁이 난 조왕돌 총사령관과 클론바우 18세는 비디오촬영기를 강탈해 가지고 창황히 도망쳤습니다. 보십시오. 코치아 놈들이 얼마나 고약한가! 이 놈들은 우리나라를 돕는 척 하면서 불난 집에 뛰어들어 도적질을 하는 도적놈들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적반하장이라고 저 놈들이 엉터리없는 보도를 하는구먼.”
이때 수산에서 금붕어가 황급히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어요.
그녀는 적와대 지하집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말했어요.
“대통령, 제가 이제 금방 비행기를 타고 날아오면서 보니까요. 뱀 섬나라에서는 텔레비전 뿐 만 아니라 하늘의 우주 형광판을 이용해 전 지구촌에 연속 보도를 하고 있었어요. 우리도 5.7창작단을 이용해 전 세계에 사건 진상을 폭로하자요.”
금별 대통령은 거무스레한 구레나룻을 슬슬 어루만지더니 머리를 끄덕였어요.
“그래. 네가 책임지고 텔레비전방송과 인터넷, 우주 형광판을 이용해 지구촌에 사건 진상을 밝혀라!”
우주 형광판에 사건 진상을 밝히는 코치아의 보도가 나갔어요.

아나운서는 노획한 비디오촬영기를 화면에 공개했어요. 그 비디오촬영기에는 분명 NHEK가 박혀 있었어요.
“보십시오. 뱀 섬나라는 NHEK방송기자로 위장한 살수들을 파견해 해독약을 가지고 간 우리나라 친선과학기술지도단을 암살하려고 했습니다. 이 비디오촬영기에 미형 핵 반사경을 장착해 취재하는 척 하면서 우리나라 총사령관 조왕돌을 비롯한 기술일군들을 암살하려고 미쳐 날뛰었습니다…”

지구촌의 양심적인 백성들은 과대망상증에 걸린 뱀 섬나라를 욕했어요.
“뱀 섬나라는 아무 때 봐도 항상 신의를 지키지 않는 나라야!”
“6차 세계 핵전쟁 때도 아시아로부터 아메리카, 유럽, 호주까지 어느 나라와 싸우지 않은 나라가 있어?”
“배은망덕한 지독한 놈들이라고.”
“적반하장이라고 오히려 도적이 도적이야 하는 격이군.”
세계여론은 대번에 뱀 섬나라를 질책하기 시작했어요.
조왕돌은 클론바우 18세 덕에 생지옥 같은 뱀 섬나라에서 구사일생으로 귀국한 후 며칠 후부터 허수아 총리의 지시에 따라 생태환경연구소 소장을 맡고 지하실험실에 들어박혀 계속 과학연구를 주도해 나갔어요.
그는 크롱 박사를 노르망디로부터 초청해 지하생태환경연구소에 모셔 왔어요. 이번에 그들의 연구 테마는 어떻게 이산화탄소를 생태환경에 유리한 산소로 전환시키지 못하겠는가를 연구하는 것이었어요.
사실 지구촌의 온실가스배출량이 너무 심해 오존층이 파괴되고 지구온난화가 막심했어요. 전 세계적으로 모두 온실가스배출량을 통제했어요. 나라마다 온실가스배출량 허용수치를 정해놓고 차를 덜 쓰고 원시적으로 살아가자고 호소했어요. 허나 사람들은 편안하고도 쉽고 빠르게 살려고 말을 듣지 않았어요. 승용차도 매 사람이 하나씩은 물론이고 차종도 여러 가지씩 갖춰놓고 살면서도 모자라 비행기에 윤선에 “육해공군”을 다 갖추고 사는 사람도 흔했어요.
(어떻게 무궁무진하게 배출되는 지구촌의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전환시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크롱 박사의 지도아래 조왕돌 연구진은 고심참담한 연구 끝에 끝내 글리 핀으로 이산화탄소를 질소와 산소로 분해해 내는데 성공했어요. 이는 지구촌의 생태균형을 보호하는데 중대한 연구 성과가 아닐 수 없었어요.
지구촌의 여러 나라에서는 코치아를 본을 따 시꺼먼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굴뚝에 도관을 늘여 연기를 받아 글리 핀으로 연기를 분해해 질소비료와 산소를 생산했어요.
그리하여 노벨상평심위원회에서는 인류의 생태균형과 에너지 개발에 기여한 크롱 박사와 조왕돌에게 노벨화학상을 드리기로 결정했어요.
박사와 조왕돌은 그해에 스웨리예 스톡홀롬에 가서 노벨화학상을 받았어요.
전 지구촌의 눈길은 일제히 노벨화학상을 받아 안는 뚱뚱한 조왕돌에게 쏠렸어요.
“아버지 금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탔는데 아들은 노벨화학상을 탔군 그려!”
양키가 파란 눈을 껌뻑이면서 엄지를 내두르자 흑인이 끼어들었어요.
“금별 일가가 정말 희한한 천재들입니다.”
그러자 황색 피부의 아시아인이 “그들은 이 지구를 구할 부자지간입니다.”라고 했어요.
그런데 조왕돌은 노벨화학상을 탄 기쁨이 인차 사라졌어요.
우주비행선에 앉아 돌아오면서 코치아 연화시 상공에 이르렀을 때었어요. 아주 강한 방사선이 적와대에 반사되고 있다는 것을 측정해냈던 것이죠.
조왕돌은 우주비행기에서 뚱뚱한 몸을 한쪽으로 기울이고 비행기 창문으로 햇솜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조국의 하늘을 내다보면서 궁리했어요. 그의 머리 속에는 문뜩 이전에 뱀 섬나라의 기자로 위장한 살수가 멘 비디오촬영기에 장착한 미형 핵 반사경이 떠올랐어요.
“혹시 뱀 섬나라에서 우주공간 위성에 핵 반사경을 장치해 놓지 않았을까?”
무릎을 탁 치고 일어난 조왕돌은 뚱뚱한 몸을 홱 돌려 우주비행선 기수를 숙이고 있는 조왕돌 1호에게 명령했어요.
“착륙 중지!”
“예?”
조왕돌 1호는 의아해 돌아보았어요.
“기수를 올려라! 우리는 우주에서 할 일이 있어.”
“알았습니다.”
우주비행선은 다시 연화시 상공에서 맴돌았어요.
조왕돌은 방사선측정기로 방사선 강약정도를 검사해 우주공간에서 핵 반사경 위치를 측정해냈어요.
뒤이어 우주비행선을 타고 핵 반사경을 탐재했을 가능성이 있는 인공위성을 수색하기 시작했어요.
연화시 상공에 확실히 특제위성 무려 19개나 따라 돌면서 핵 반사경으로 연화시 적와대에 강렬한 방사선을 내리비추고 있었어요.
조왕돌은 강렬한 방사선을 연화시 적와대에 비추고 있는 위성들을 보는 순간 격분을 참을 수 없었어요.
그는 분노를 참지 못해 그 위성에 올라가 핵 반사경을 뱀 섬나라 왕궁을 겨냥해 방향을 조절해 놓을까도 생각했어요.
허나 조왕돌은 그렇게 할 수 없었어요. 그는 날강도 같고 야수와도 같은 뱀 섬나라의 비열하고 악랄한 수단으로 나까아멘 왕을 죽이고 싶지 않았어요.
(한번만 용서한다. 이제 다시 이따위 짓을 해보지. 가만 놔두는가!)
조왕돌은 뱀 섬나라 핵 반사경을 장착한 위성들을 비디오촬영기로 촬영했어요. 뒤이어 위성들에 올라가 핵 반사경들을 일일이 뜯어내 우주비행선에 싣고 연화시에 내려왔어요.
그날 저녁에 조왕돌은 아버지 금별 대통령의 집무실을 적와대로부터 지하집무실로 옮겼어요. 분명 뱀 섬나라의 가능하게 재차 비출 수 있는 핵 방사선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어요.
조왕돌은 뱀 섬나라에서 위성에 장착한 핵 반사경으로 코치아 수도 연화시 시민들을 암해하려고 한 천인공노할 죄악을 세상에 폭로했어요.
우주 형광판에 핵 반사경을 장착한 위성과 핵 반사경을 분해하는 화면을 보는 순간 지구촌 사람들은 천인공노할 뱀 섬나라를 질책했어요.
조왕돌은 뱀 섬나라 오랑캐들이 재차 아버지를 암해하지 못하게 더 묘한 수를 썼어요.
그는 어머니와 짜고 들어 아버지가 잠든 틈을 타서 몰래 팔에서 유전자를 주사기에 빼내게 했지요.
조왕돌은 어머니가 가져온 아버지의 그 유전자로 아버지와 똑같이 생긴 사람을 9명이나 복제해냈지요. 이젠 적와대 집무실에서 사무를 보는 사람이 진짜 금별 대통령인지 아닌지 누구도 알 수 없게 됐어요. 목소리도 금별 대통령과 똑같이 우렁우렁해 분간하기 힘들었어요.
어떤 때에는 일대 혼란도 좀 생겼어요. 금방 텔레비전에서 금별 대통령이 적와대 집무실에서 사무를 보는 장면을 보았는데요. 거의 동시에 금별 대통령이 만장굴에서 핵 세슘과 방사선을 예방할 토론을 하는 장면이 뉴스에 나타났어요. 어느 결에 대통령이 반도 중부로부터 제일 남쪽 끝 바다에 둘러싸인 섬에 갔단 말인가요? 우주비행선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몇 분 사이에 도착할 수는 없지 않아요?
사람들은 옛날 분신술을 써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신출귀몰하던 홍길동이나 전우치가 재생했나 싶었어요. 금별 대통령과 조왕돌 그리고 클론바우 18세의 행적에 어안이 벙벙해질 지경이어서 혀를 끌끌 찰 지경이었어요.
조왕돌은 뱀 섬나라 오랑캐들이 아버지의 종적을 종잡지 못해 안달을 떨자 좀 안심됐어요.












제12장 기원 4000년 지구 종말론
조왕돌이 노벨화학상을 타자 코치아의 백성들은 그런 아들을 둔 금별 대통령을 우러러 보았어요.
조왕돌과 크롱 박사의 끊임없는 과학연구로 해 지구의 오존층도 점차 회복되어가고 대기오염도 점차 사라져 갔어요. 게다가 금붕어 소장의 20여 년 간의 노력으로 해 바다의 원유 오염도 완전히 제거됐고 해양 동물의 세슘 검출양도 점차 줄어들었어요.
클론바우 18세는 슬그머니 질투가 났어요. 그는 대뇌가 둘이어서 12살에 정치군사학 박사학위와 천문학 박사학위를 탔지만 괴물로서의 재간을 피웠을 뿐 아직까지 지구촌의 인류를 위해 그렇다할만한 일을 해놓은 것이 없었어요.
어느 날, 저녁이었어요.
코치아 백성들이 저녁식사를 마치고 바깥에 나가 삼복더위가 조금 물러간 바깥에서 산보를 할 때었어요.
밤하늘에 갑자기 웬 아름다운 여성 아나운서가 나타났어요.
그는 아주 유창한 훈민정음으로 말했어요.
“존경하는 코치아 국민 여러 분, 여러 분들은 과학을 숭상하죠? 조왕돌 박사께서 이산화탄소를 분해해 질소비료와 산소를 제조하신 것은 일대 과학혁신이 아닐 수 없어요.”
그 말에 백성들은 모두 하늘에 뜬 예쁜 여성 아나운서의 입을 쳐다보았어요.
“특급경보입니다. 특급경보를 방송해드리겠습니다.”
“아니, 특급경보?!”
초치아의 백성들은 모두 하던 일손을 놓고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쳐다보았어요.
그때 여성 아나운서의 쨍쨍한 목소리가 귀를 아프게 때렸어요.
“이제 곧 들이 닥칠 4000년에 지구는 종말을 맞게 됐습니다. 우리 지구촌의 모든 인류는 이제 2년 지나면 지구의 폭발과 함께 훼멸될 것입니다.”
아나운서의 방송에 야단났어요.
“아이고, 지구가 폭발하면 진짜 어떻게 살아남아?!”
“아니, 무슨 과대망상증이야?”
“또 2000년 전에 떠들던 헛된 지구 종말론이 아닐까?”
“글쎄 말이야!”
“어디 들어나 보기요.”
여성아나운서는 표정에 변함없이 계속 방송했어요.
“여러 분은 믿지 않을 겁니다. 허나 마야제국 인들을 기억하는지요? 마야 인들은 일찍 5천여 년 동안 아메리카대륙에서 마야제국의 문명을 창조했습니다. 그런데 마야 인들이 만든 마야달력은 기원 4천년에 끝나게 됐습니다.”
“허허허, 1999년 12월 31일 지구 종말론에 뒤이어 마야달력이 2012년에 끝났다고 하지 않았소?”
“2000년 전에도 지구 종말론을 떠들었다더니 지금까지 지구는 멀쩡하지 않았는가? 이번 지구 종말론도 믿기지 않아.”
사람들은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면서 여성 아나운서를 쳐다보면 귀를 기울였어요.
“믿기지 않지요? 허나 아래 말을 들어보면 자연히 믿게 될 것입니다.
그럼 먼저 신비한 마야문명부터 알아보기로 합시다. 아메리카주의 고대 마야문명은 사회와 경제 제도, 천문학, 수학, 조각, 의학 그리고 예술에서 가장 뛰어난 라틴아메리카의 고대문명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마야족은 일찍 7천여 년 전에 벌써 지구가 둥글고 태양의 주위를 돌며 위도와 경도의 개념, 일식과 월식 그리고 금성을 포함한 가시 성좌의 이동법칙을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마야족은 세계에서 0의 개념을 최초로 장악하고 사용한 부족입니다. 마야문명의 우수성은 특히 건축술에서 뛰어났으며 상형문자를 기념비거나 신전의 벽이거나 양가죽에 남겨놓았습니다.
지금으로부터 7천 년 전에 고도로 발달된 문화를 자랑하던 라틴아메리카 고대 문명사회 마야제국이 불가사의하게도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만든 달력이 2012년 12월 21일까지 있고 그 다음은 기록이 없습니다. 이는 2012년 당시 지구촌의 모든 인간들로 하여금 지구 종말론에 휩싸여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해에 지구는 아무런 이상도 없이 제대로 보존됐습니다.
그때로부터 지구촌의 인류는 마야달력에 대해 믿지 않았습니다. 허나 150년이 지난 2162년에 지구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압니까? 소혜성이 지구와 충돌해 수많은 지역의 도시가 훼멸되고 인류는 일대 재난을 겪었습니다.
마야달력은 150년이란 오차가 있었지만 그런 일이 발생했습니다. 어찌 했든 지구는 종말은 아니었지만 일대 재난을 겪었습니다.
일찍 아카시아제국의 과학자들은 기원 4000년에 지구가 종말 된다는 또 다른 마야달력을 발견했지만 악마 죤슨 대통령은 지구촌의 인심이 혼란해질까봐 깔아두고 발표하지 못하게 했던 것입니다. 일체 독재자들은 자기 통치를 유지하기 위해 지진이나 화산폭발, 해일, 폭우, 홍수 같은 특대재난을 제대로 발표하지 못하게 합니다. 허나 우리는 세계 정의적인 인민들의 생명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기원 4000년에 지구가 폭발해 종말을 맞게 된다는 놀라운 기밀을 선포합니다.”
그 소리에 코치아 백성들은 맥이 풀려 산보를 하다가 잔디밭과 나무 숲 속에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물앉았어요.
“살자고 애를 써서 뭘 해? 먹고 놀 판이지.”
“집이랑 싹 때려치우고 먹고 마시고 질탕하게 놀자!”
이는 여성 아나운서의 뒤에서 암암리에 막후 조종하는 숨은 악마들이 바라는 바였어요.
코치아 사람들의 반응이라도 살펴 본 듯이 여성 아나운서의 방송은 계속 됐어요. 허나 모두들 맥이 풀려 하늘마저 쳐다보지 못하고 머리를 툭 떨어드린 채 한숨을 후 땅이 꺼지게 몰아쉬었어요.
“여러분, 이 기념비를 보세요. 사람의 키를 넘는 이 기념비는 2012년 12월 21일에 지구가 종말 된다고 새겨져 있었어요. 허나 150년 후에 사고가 났으니까요. 좀 오차가 있었지요. 마야달력은 지구가 매 600년 내지 700년에 한 번씩 재난을 받게 된다고 했어요. 그 후 기원 2718년에 또 지구는 대 지각변동이 폭발해 대재난을 겼었지요. 또 기원 3418년에 유라시아대륙판과 태평양판이 충돌하면서 뱀 섬나라에서 화산이 연속 대폭발해 지구촌이 재난을 겪었습니다. 500여 년 전에 소혜성이 지구와 충돌할 번했지요. 그때 코치아의 무빈 총사령관이 우주비행선을 타고 우주에 올라가 소혜성을 핵미사일로 격추해 지구는 재난을 모면했지요. 허나 인위적인 재난 모면은 대자연이 선사하는 대재난을 회피할 수는 없습니다. 4000년이면 뱀 섬나라에서 화산이 연속 대폭발한 지 600년이 다가오는 해입니다. 시간상 오차는 생길지라도 지구와 인류는 일대 재난을 회피할 순 없습니다.”
그 소리에 모두들 하늘을 쳐다보았어요.
여성 아나운서는 돌계단을 손가락질 하면서 말했어요.
“이게 바로 문제의 마야달력이 새겨진 돌계단입니다. 시꺼먼 돌계단 22개에는 게 발 같은 상형문자로 뭔가를 새겨 놓지 않았어요. 이 22개 돌계단에는 분명 기원 4000년에 지구가 종말 된다고 새겨져 있어요.
그럼 지구가 어떻게 종말 될까요?
아래에 몇 가지 종말 설을 통보해드리겠습니다. 태양 플레어, 다시 말하면 태양의 흑점이 폭발해 지구를 덮치는 걸 말하는데요. 그럼 태양 플레어에 지구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소혜성이 지구를 충돌해 지구는 반 조각이 날 수도 있습니다.
지구 극이 이동해 지금의 적도가 남극이 될 수 있습니다. 보십시오. 지금 적도가 북으로 100킬로미터나 이동해 우리 코치아는 온대 지역으로부터 아열대 지역으로 되지 않았겠습니까? 지구 축이 이동하면 지구상의 생물종이 살아 남을 거 같습니까?”
코치아 백성들이 점점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 볼 때었어요. 아니, 저게 뭐예요. 짹짹거리던 아나운서는 구름 속에 얼굴을 감추는 것이 아니겠어요. 구름이 가고 달이 뜨면 나타날까 했더니 좀처럼 다시 나타나지 않았어요.
코치아의 인심은 혼란하기 그지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문제의 양키여성아나운서가 아카시아 쪽에 돌아가서 하늘에 두둥실 떠서 영어로 연설하기 시작했어요.

“여사, 신사 여러분, 아침에 안녕하십니까? 아침부터 불길한 과학정보를 방송해 미안합니다. 이제 태양이 폭발해 백여 개 태양이 지구를 비춘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원자탄과 질자탄, 중자탄, 아니, 헬륨 탄 몇 억 조배나 되는 위력의 방사선을 지구에 비출 것입니다. 그럼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멸종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마야달력에서 말한 지구 종말론보다 확실한 과학정보입니다.
기원 4000년은 일대 재난의 해입니다. 라틴아메라카에서 수천 년 동안 살아온 우리는 기원 16세기 말에 종말을 고한 야만족에 가까운 마야 인들의 예언은 좀 믿음이 가지 않습니다. 허나 그들의 예언은 시간상 오차가 있었을 뿐 맞아 떨어졌습니다. 믿든지 믿지 않든지는 당신에게 맡겼습니다.
이제 기원 4000년과 불과 2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축구장 크기의 백배나 되는 소혜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습니다. 그 속도 또한 놀랍습니다. 초속 200킬로미터 속도로 지구로 돌진하고 있습니다.
할레혜성이 2천 킬로미터나 되는 불꼬리를 달고 지구를 충돌하려고 날아오고 있습니다. 할레혜성의 불꼬리가 지구를 덮치는 순간, 아야, 끔찍해라! 우리는 뼈 가루도 남지 않을 것이 아닙니까!
우리에게는 이제 2년이란 시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이제 남은 시간에 뭘 하고 싶습니까?
OK!
우린 종족과 민족, 언어와 생일이 다르지만 이제 2년 후에 몽땅 하나님께서 계시는 천국에 가서 만납시다!
편안한 하루가 될 것을 주에게 기도드립니다. 아멘!”
양키 아나운서는 하늘에서 사라졌어요.
아카시아 백성들은 두 말 할 것 없고 뉴스를 본 유럽의 노르망디제국과 아프리카의 선인장공국은 코치아 못지않은 일대 혼란에 빠졌어요.
톰 사령관의 지배를 받아 총을 메고 국경을 지키던 병사들이 총을 버리고 맥주집이나 기생집에 들어 앉아 먹고 마시고 질탕하게 놀았어요. 농사꾼들은 농장을 버리고 돼지를 잡고 소를 잡아 먹어버렸어요. 어민들은 어선을 불태워 버리고 슈퍼마켓에 쳐들어가 빼앗고 마스고 불을 질렀어요. 밤이면 날강도가 욱실거리고 여기저기에서 여인들의 비명소리가 들렸어요.
아카시아 백성들도 일대 혼란에 빠졌어요.
“이번에도 지구통일기념비만은 살아남을까?”
“유리 동상은 어쩌고?”
“언제 그런 걸 걱정할 새 있어? 우린 2년 밖에 살지 못하겠는데.”
“천 년 전에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이 오존층을 뚫어 인류를 훼멸시킨 후 지구촌을 통일하더니 또 이번에는 무슨 재난이냐?”
아카시아의 여성 대통령 안나는 죤슨 대통령 시기 부장이었어요.
그녀는 전화로 코치아의 대통령 금별에게 “혹시 지구촌에 재앙을 내린 죤슨과 같은 악마가 또 생겨난 것은 아닌가요?” 하고 물었어요.
금별 대통령은 전화로 “그래요. 그 악마는 바로 나까아멘을 괴수로 하는 뱀 섬나라 놈들이죠.”
“맞아요. 우린 노르망디제국과 선인장공국 등 여러 나라와도 국제공조를 하면서 뱀 섬나라 악당들을 전승합시다. 유리 동상을 코치아에 돌려 달랍니까?”
“안 됩니다. 그 큰 유리 동상을 어떻게 움직인다고 그럽니까?”
“아카시아 땅에 유리 동상을 두는 것도 좋지요. 다시 이 땅에 악마가 생겨나지 못하게 사악을 막을 수도 있지요.”
옆에서 듣던 죤슨의 딸 예리나는 새파란 눈을 흘기면서 자리에서 훌쩍 일어나 나가 버렸어요.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노리망디에 등을 돌리고 그 길로 아카시아로 가버리었어요.
전화를 마치자 금별 대통령은 땅이 꺼지게 한숨을 후 내쉬었어요.
“이걸 어쩌나?”
그는 적와대 집무실에서 턱을 고이고 고민에 빠졌어요.
이때 클론바우 18세와 조왕돌이 똑똑똑 노크소리와 함께 살며시 문을 열고 둔중한 몸을 간신히 옮기면서 어기정어기정 들어섰어요.
“오, 어서 오너라. 그러지 않아도 너희들을 찾으려고 했다.”
클론바우 18세와 조왕돌은 침대와도 같은 특제소파에 가서 헐떡거리면서 앉았어요. 소파가 무거워 삐꺽삐꺽 비명을 질렀어요. 조왕돌은 그래도 다이어트를 해서 이젠 2.3미터 신장에 150킬로그램 밖에 되지 않아 이전보다 퍽 보기 좋아졌어요.
금별 대통령은 여비서 한이슬에게 뭐라고 귀띔했어요. 천문대학자 유리 박사와 허수아 총리 그리고 클론바우 17세와 18세, 차슬기 우주항공국방부 부장, 림해자 해양수산물 부장, 금붕어 해양 동물 연구소 소장, 다혜 박사 등을 불러오라고 일렀어요.
그들이 다 집무실에 들어와 자리를 정하고 앉자마자 금별 대통령은 천천히 입을 열었어요.
“요즘 하늘에서 정체 불명한 아나운서가 이른바 지구 종말론을 연속 방송해 지구촌의 인심이 혼란해져 지구 생태균형 복구사업과 각종 생산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백성들의 생명재산도 엄중하게 파괴되고 있습니다. 무슨 해결책이 없겠습니까?”
모두들 한숨을 지으면서 서로를 쳐다보았어요.
이때 날씬한 여비서 한이슬이 사뿐사뿐 걸어 들어오더니 금별 대통령에게 조용히 뭐라고 말했어요.
“환영하오. 어서 들어오라고 하오.”
모두들 일제히 집무실 문 쪽에 눈길을 돌렸어요.
금별 대통령은 보좌에서 제꺽 일어나 문께로 마중까지 나가지 않겠어요.
그런데 저게 누군가요?
아, 글쎄 몇 십 년 전에 코치아에서 자취를 감추었다가 뱀 섬나라에 이른바 정치망명을 갔다던 전임 대통령 김우성이 오지 않았겠는가!
모두들 허리 구부정한 몸에 남루한 옷을 걸친 우성 대통령을 상가집 개처럼 거들떠보지 않았어요. 특히 금붕어와 조왕돌은 격분한 눈길로 쏘아보고 있었어요.
허나 금별 대통령은 우성 전임 대통령의 두 손까지 잡고 반갑게 인사했어요.
“김 대통령님, 그간 고생이 많았겠습니다. 어서 앉으십시오.”
우성은 금별이 권하는 대통령 보좌에는 감히 앉지 못했지만 전임 대통령답게 그 아래 자리에 마주 앉았어요.
“무슨 일로 여기까지 왔습니까?”
우성은 타서 검실검실한 얼굴을 들어 보좌 앞에 선 금별을 바라보았어요. 옛날 말썽을 부리던 어린 금별이 아니었어요. 이젠 쉰 고개를 넘은 성숙된 장년대통령이었어요.
“후- 내가 오래 산 게 죄구먼.”
우성은 자기를 선배의 례로 대하는 금별 대통령 앞에 무릎을 꿇었어요.
“아니, 이건 웬 일인가요?”
금별 대통령도 황망히 무릎을 꿇고 앉더니 우성 전임대통령을 두 팔로 부축해 일으켜 소파에 모셨어요.
우성은 머리를 들고 금별 대통령을 보고 이실직고했어요.
“나는 대통령 자리를 내놓은 후 두 손을 싹 씻고 정치망명을 한답시고 뱀 섬나라에 건너갔습니다. 거기에서 쓰레기를 뒤져 먹으면서 겨우 연명했습니다. 나라를 잃은 망국노의 아픔을 겪을 대로 겪었습니다.”
“그만 두십시오. 우린 지금 지구 종말론에 대처할 회의를 하려고 모였습니다! 당신의 거지행각을 들을 시간이 없단 말입니다!”
허수아 총리가 우성을 쓴 눈길로 쏘아보며 고함쳤어요.
금별 대통령이 손을 들어 제지시켰어요.
우성은 자리에서 일어나기까지 하면서 말했어요.
“내 말을 좀 들어보십시오. 난 바로 그 일에 도움을 줄까 해 체면을 잃고 조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뱀 섬나라에서 더는 방사선과 전염병, 독가스 오염에 견딜 수 없습니다. 아니, 독가스와 화산폭발, 지진과 해일, 태풍과 홍수 같은 자연재해보다도 뱀 섬나라의 혹정에 견딜 수 없었습니다. 옛날 맹자 성인께서 ‘가혹한 정치는 범보다 무섭다.’고 한 말을 뱀 섬나라에서 실감했습니다. 우리 뱀 왕의 가족을 731공정 공장의 생체실험 품으로 마구 잡아다가 독살하고 강간하고 잡아먹고 있습니다. 우리는 화산 동굴에서 먹을 것이 없어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아먹었습니다. 그러나 바닷물에 세슘함량이 높은데다가 물고기에도 세슘함량이 기준치를 초과했습니다. 배고픈 우리는 그런 물고기도 없어 못 먹을 지경이었습니다. 바다고기들도 독성 액체가 흘러드는 뱀 섬나라 바다를 떠나버렸어요. 우리는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고 서로 잡아먹을 지경이 됐습니다. 화산 동굴에는 독가스와 독 바이러스 공장 뿐 만 아니라 핵무기도 감춰 두고 있습니다. 공기에는 독성 기체가 풍기고 방사선 오염이 심해 살기 어렵습니다. 허나 호위무사들을 시켜 밤낮 보초를 서면서 조금만 동굴에서 나가도 레이자검으로 목을 쳐 바다에 머리를 처넣곤 했습니다. 다행히 화산 동굴에 해일이 덮치는 틈을 타서 우리는 왕궁에 쳐들어가 독 바이러스를 터뜨려 놓고 산 속에 들어가 숨어 살다가 오늘에야 뱀 왕과 미녀 가족들을 데리고 코치아로 돌아 왔습니다.”
“?!”
모두들 적와대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고 놀랐어요.
아, 글쎄 적와대 마당에는 뱀 왕을 비롯한 십여 미터씩이나 긴 뱀인들이 기다란 목을 빼들고 한발씩이나 되는 혀를 날름거리면서 창문으로 해 대통령 집무실을 들여다보고 있었어요. 미녀 하루꼬와 야사시꼬, 요시꼬, 하나꼬 등 미녀들 그리고 숱한 인면수신의 뱀 어린애들까지 줄느런히 서 있지 않겠어요.
코치아의 텔레비전 기자들은 김우성 전임 대통령이 공소하는 장면을 찍어 현지보도로 온 세상에 공개했습니다.
금별 대통령은 다시 우성 전임대통령의 손을 잡아 흔들었어요.
“환영합니다. 김 대통령님, 그대와 뱀 왕 가족이 소꼬에 독약을 터뜨리지 않았더라면 어찌 뱀 섬나라에서 전염병과 독 바이러스를 딸라에 발라 코치아에 뿌린 죄증을 세상에 폭로할 수 있었겠습니까! 정말 그대들은 목숨을 내걸고 진리를 수호한 수호신입니다.”
그제야 우성은 시름을 놓고 좀 따뜻하게 느껴지는 주위 사람들의 표정을 둘러보면서 자리에 되 앉아 말했어요.
“이번 지구 종말론 역시 뱀 섬나라 나까아멘 왕과 연장 같은 노바시 수상의 심리전 음모책동입니다!”
모두들 머리를 끄덕였어요.
“가메다 국방부장은 무력으로 코치아를 굴복시키려고 하고 노바시 그 연장 같은 놈은 항상 심리전을 주장했습니다.”
금별 대통령은 “우리도 뱀 섬나라의 음모라고는 짐작하면서도 증거를 쥐지 못해 내놓고 반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했어요.
조왕돌은 뚱뚱한 배를 줄이며 좀 똑바로 앉으면서 한마디 끼어들었어요.
“저의 최첨단 도청기로써도 아직 그렇다할만 한 증거를 도청하지 못했습니다. 어찌 증거 없이 뱀 섬나라와 갓 맺은 평화협정을 우리 손으로 찢어 내친단 말입니까? 그 평화협정은 정말 피와 목숨을 내걸고 뱀 섬나라 뱀 같은 노바시 수상과 맺은 것입니다.”
그러자 우성은 금별 대통령과 제 장관들을 둘러보면서 말했어요.
“제가 뱀 섬나라 왕 나까아멘을 찾아 왕궁 대전에까지 가서 코치아를 발판으로 삼아 대륙을 침략할 야욕을 버리라고 했지요. 핵무기와 대량살상화학무기 그리고 731공정의 독 바이러스 제조를 그만두라고 경고도 했지요. 허나 나까아멘은 듣는 척도 하지 않았고 겉으로는 평화를 요구하는 척 하고 무력전쟁과 심리전을 반복하였습니다. 이전에 나까아멘 왕은 대전에서 늘 노바시 수상과 가메다 국방부장 등과 음모책동을 했습니다. 허나 이번에는 가능하게 그자들이 말하지 않고 글쪽지를 돌리면서 음모책동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전에 그는 저에게 반 도청에 대해 자주 물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전에 아카시아와 싸울 때 반 도청 수단으로 글쪽지를 돌린 적이 있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현대과학이 발전한 이때 반 도청을 하려면 제일 원시적인 방법이 제일이지요. 핸드폰이나 마이크 같은 모든 전자전파수단을 쓴다면 모두 도청이 가능하지요.”
그 말에 조왕돌도 머리를 끄덕였어요.
금별 대통령은 한이슬과 금붕어를 둘러보면서 지시했어요.
“좋소. 여론으로 일으킨 혼란은 여론으로 평정합시다. 한이슬 비서와 금붕어 소장은 즉시 5.7창작단을 동원해 뱀 섬나라 지구 종말론의 과학적 허위성을 폭로하시오.”
“예.”
“알았어요.”
클론바우 18세는 파초 같은 귀를 뻘쭉거리며 듣다가 성이 난 나머지 콧방귀를 흥! 하고 뀌었어요. 그 바람에 앞에 앉았던 유리 박사의 물 컵이 날아나 천정에 박혔다가 탕 떨어지면서 박살났어요. 천정으로부터 물벼락이 쏟아졌어요.
“아예 뱀 섬나라 악마들을 싹쓸이 해치웁시다. 입방아를 찧어서야 언제 악마들을 전승할 수 있단 말입니까? 저에게 로봇정예병만 주세요. 그 놈의 왕궁에 쳐들어가 나까아멘과 노바신지 뭔지 하는 놈들을 재 가루로 만들어버리겠습니다. 흥!”
클론바우의 긴 코끼리 코 김이 금별 대통령의 얼굴에까지 확 풍겨 왔어요.
“쉿-”
금별 대통령은 쪽지에 이렇게 써서 제 장관들에게 돌렸어요.
“이제 뱀 섬나라 놈들이 평화협정을 짓밟고 무력도발을 한다면 우리는 국제공조를 통해 외교수단으로 평화를 수호해야 합니다. 그래도 계속 대륙침략야욕을 버리지 않고 무력침략을 감행하면 그땐 우린 가차 없이 그 놈들의 소굴로 쳐들어가 완전히 소멸해버려야 하겠습니다. 이는 극비입니다. 보는 즉시 찢어버리십시오.”
모두들 쪽지를 보고 머리를 끄덕이면서 종이쪽지를 입에 넣어 씹어 삼켜버렸어요.
“여론 대전을 개시하십시오. 천문대학자 유리 박사와 클론바우 18세 그리고 우주대학자 다혜 박사는 과학적 원리로 4000년 지구 종말론을 반박해 주십시오.”
“예.”
그날 밤에 우주 공간 형광판에는 코치아의 천문대학자 유리 박사가 떴어요.

여러분, 과학적인 분석에 근거하면 4000년 지구 종말론은 뱀 섬나라에서 꾸며낸 비과학적인 미신입니다. 이것은 과학적인 분석에 근거한 결론입니다. 절대 미신에 속아 넘어가지 마십시오.
지구촌의 백성들은 모두 하늘을 쳐다보면서 의논이 분분했어요.
“유리 박사는 천년 전부터 유명한 천문지리 박사야.”
“지구를 통일한 우리 아카시아 꼬마대통령 클론바우의 어머님이시야!”
“그는 숱한 클론바우를 생산해냈다네.”
“천살도 넘는 유리 박사님은 정말 대단한 분이야. 그의 말은 믿을만해!” “됐네, 됐어. 박사님의 말씀이나 듣게나. 혹시 구명할 구멍이 생기겠는지.”
“그래.”
그때 유리 박사의 연설은 계속 되었습니다.

라틴아메리카의 마야인은 이 지구촌에서 사라진 지도 수 천 년이나 됩니다. 그들이 물론 천문과 지리, 수학, 건축, 조각, 의학, 예술 면에서 고대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선진적인 고대문명을 창조한 것은 사실입니다. 허나 그들이 어찌 7천 년 후의 일을 예견할 수 있었단 말입니까? 그들이 그렇게 예견성이 강하다면 어찌하여 그들의 마야 인들이 기원 16세기 초에 이 땅에서 종적을 감추게 된다는 눈앞의 역사사실도 예견하지 못했단 말입니까?

그 말에 아카시아 인들도 코치아 인들도 노르망디 인들도 모두 머리를 끄덕였어요. 지어 뱀 섬나라 백성들도 머리를 끄덕였어요.
유리 박사의 연설은 계속 됐어요.

기원전 수세기 전부터 마야 인들은 라틴아메리카 중부 메히꼬 지역에서 벨리세지역의 이사파 문명을 받아들여 독자적으로 발전하면서 고대 마야 국을 건설했습니다. 그들은 기원 1세기에 과떼말라, 그 후에는 메히꼬의 유까딴반도 남부의 치첸이트사를 중심으로 5세기를 전후하여 최고의 전성기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10세기에 이르러 농지가 척박하고 까리부족의 잦은 침략에 견디지 못하고 치첸이트사를 떠나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쇠망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10세기 말에 마야족의 후손들이 다시 유까딴 반도로 진출해 똘떼까족과 합세하여 소위 마야-똘떼까의 신마야 제국을 건설했습니다. 신마야 제국은 규모나 수준이나 고대 마야문명보다 후진적임을 보였으나 몇몇 대도시를 중심으로 번영했습니다. 그러나 마야 인들은 12세기에 치첸이트사와 마야판간의 전쟁으로 해 계속된 도시 상호간의 내전으로 15세기 중엽으로부터 16세기 초 사이에 완전히 멸망해 지구촌에서 사라졌습니다.
마야 인들의 마야달력에 의하면 2012년과 기원 4000년에 지구는 종말을 고하며 600년 내지 700년에 한 번씩 지구는 종말의 위기가 닥쳐온다고 했어요.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2012년 12월 21일에 근본 지구가 종말 되지 않았어요. 보십시오. 2000년이 넘도록 우리 지구는 멀쩡히 살아 있지 않습니까?

뱀 섬나라 백성들마저 머리를 끄덕였어요.
“우리나라 노바시 수상은 무슨 저런 미신꿍꿍이를 꾸몄어? 하마터면 집을 허물어 버리고 달아날 번했잖아.”
“마야 달력이란 게 뭐기에 저렇게도 미신할 정도일까?”
유리박사는 그 물음에 대답했어요.

그래요. 뱀 섬나라에서 꾸민 허황한 미신은 오히려 코치아보다도 뱀 섬나라 인심을 더 황황하게 만들었던 것이죠.
마야 문명의 달력은 지구가 5,125년을 대주기로 운행되고 있다고 믿었어요. 그리하여 그들은 그 주기에 따라 마야달력을 제조했습니다. 마야의 달력은 크게 세 종류입니다. 지구촌에서 제일 처음으로 옥수수를 재배한 라틴아메리카에서 마야 인들의 주식인 옥수수의 성장주기에 맞춰 260일을 한해로 만든 마야달력, 지구의 공전주기를 계산한 365일을 한해로 한 마야 달력, 그리고 5,125년을 대주기로 한 장기마야 달력, 이 세 가지입니다. 마야달력은 기원전 3114년 8월 13일이 시작되는 일입니다. 마야에선 약 394년을 주기로 시간을 측정하는데 이를 박툰(白克顿)이라고 했어요. 마야 달력의 시작일로부터 13 번째 박툰이 끝나는 날이 바로 2012년 12월 21일이었어요. 종말론 자들은 이날이 지나면 세상에는 인류도 시간도 존재하지 않는 무(无)의 세계가 펼쳐진다고 했어요. 1960년도에 메히꼬 남부 고속도로 건설공사 중 발견된 “모뉴먼트 6”이란 유물도 이런 종말론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유물에는 2012년 12월 21일 마야문명에서 전쟁과 창조의 신인 “불론요크테”와 관련해 어떤 사건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종말론을 믿는 마야의 후손들은 거의 없으며 옛날 미국 할리우드영화제작자들이 돈을 벌 욕심으로 마야를 끌어들인 것입니다. 그들은 지구 종말에 관한 영화를 제작해 전 세계에 공포를 확산했지요. 허나 우리 지구는 지금까지 안전하게 공전과 자전을 하면서 인류에게 복음을 주고 있지 않습니까? 절대 지구 종말론을 믿지 마십시오.
유리 박사의 과학상식 강의를 방불케 하는 연설은 파도 사나운 망망한 대해의 등대와도 같이 지구촌 백성들의 앞길을 환히 비춰주었어요.
그러나 뱀 섬나라 노바시 수상의 부추김을 받은 한 기자가 최첨단 마이크로 하늘에 대고 유리 박사에게 질문을 들이댔어요.
“그럼 마야달력이 틀렸단 말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자기 종족이 16세기 초에 완전히 사라질 것도 예견하지 못한 마야족이 어찌 수천 년 후 지구가 소행성과 충돌하거나 태양 흑점이 폭발해 지구를 훼멸시킨다는 것을 예견할 수 있겠습니까? 그들이 돌계단과 돌비석에 달력을 새기다가 2012년 12월 21일까지 새기고 말았다고 해서 그날에 지구가 훼멸된다는 도리가 있습니까? 지구 종말론은 이미 미신이었다는 것이 증명됐습니다. 황차 그때로부터 거의 2천년이나 지구는 종말은커녕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요즘 중미 한 나라에서 고속도로를 닦다가 기원 7000년에 지구가 종말 된다는 상형문자를 새긴 돌비석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보십시오. 우리는 마야 인들이 미신으로 마구 추측해 22개 돌계단과 돌비석에 새긴 상형문자 달력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뱀 섬나라에서 지구 종말론을 고취해 지구촌 인류의 인심을 혼란하게 만들어서야 됩니까? 뱀 섬나라에서는 즉시 미신으로 사람들의 인심을 교란하는 미신 활동을 중지해야 합니다.”

“그럼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위험이 전혀 없다는 말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소행성은 가능하게 지구와 충돌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대첨단과학이 발전한 오늘 2002년 미국처럼 소행성을 미리 발견하고 핵탄두로 요격한다면 별 문제가 없습니다. 2009년에도 미지의 행성 플레닛 X가 지구와 충돌할 것이라는 설이 떠돌았지만 지구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과학이 발전하지 못한 1910년 5월 18일에 할례혜성이 2억여 킬로미터나 되는 불꼬리를 끌고 덮쳐와 지구를 휩쓸어버린다면서 지구 종말론을 떠든 적이 있어요. 전 세계 사람들은 재난의 그날이 닥쳐 올까봐 조마조마해 밤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어요. 허나 1910년 초부터 몇 해가 지나도록 그렇게 엄청 큰 혜성은커녕 별 찌도 지구에 떨어진 적이 없었어요.

유리 박사의 말에 양키들은 어깨를 으쓱하며 두 팔을 벌려 보였어요.
“아무 일도 없는 걸 괜히 떠들었어!”
유리 박사는 그 말을 들은 듯이 계속 연설했어요.
또 소혜성과 할레혜성이 진정 지구와 충돌할 궤도로 진입해 날아온다고 해도 근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핵 발동기와 날개를 달아 지구궤도를 벗어나게 할 수도 있고 핵탄두로 소혜성을 박살내 대기권에서 불태워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가지만은 분명히 대답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아카시아의 하프 망원경이나 리스본천문대 망연경 그리고 코치아의 위성망원경은 3천여개 소 혜성 가운데서 지구를 충돌할 궤도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 소 혜성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뱀 섬나라 텔레비전기자는 또 질문을 들이댔습니다.
“태양 흑점이 폭발해 지구를 훼멸시킬 위험도 없단 말입니까?”
유리 박사는 태연자약하게 대답했어요.

없습니다. 태양의 흑점의 활동은 11년에 한 번씩 일어납니다. 태양과 지구의 거리는 1억 5,000만킬로미터나 됩니다. 때문에 수천차례 흑점이 폭발했지만 통신망이 훼손되는 일은 있었지만 지구가 훼멸될 만큼 강력한 충격파나 지구를 몽땅 불태울만한 빛이나 열이 충격한 적은 없습니다. 태양계의 모든 행성은 지금 상대적으로 온정상태에 진입했습니다. 태양의 흑점도 상대적으로 안정됐습니다.

그러자 세계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호 내쉬었어요.
그러나 뱀 섬나라의 기자는 실패를 달가워하지 않고 또 질문했어요.
“지구 축이 이동하면 큰 일이 아닙니까? 보십시오. 2천년 전보다 적도가 북으로 100킬로미터나 이동해 코치아나 우리 뱀 섬나라 온대지역이 아열대 지역으로 되지 않았습니까? 지금의 적도가 남극이 된다면 지구촌과 인류는 종말 되지 않겠습니까?”
보아하니 그 기자는 천문 전문기자 같았어요. 꽤나 중심을 잡아 질문했어요.
“지구 위도가 자전과 공전에 의해 점차 북으로 이동하지만 한해에 조금씩 이동할수 있지요.”
“도대체 얼마씩 북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까?”
기자의 질문에 유리 박사는 잠간 생각하더니 대답했어요.

혹시 몇 십 미터씩 북으로 이동할 수는 있어요. 2천년에 지구의 위도가 북으로 100킬로미터 밖에 이동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상대적으로 안정된 지구의 극이 어찌 2년 사이에 몇 만 킬로미터나 북으로 이동한다고 그럽니까? 완전히 불가능한 일입니다.

유리 박사는 목청을 돋우어 마지막으로 마무리 연설을 했어요.

지구촌의 여러 나라 백성들은 뱀 섬나라의 미신적인 지구 종말론을 믿지 말고 과학을 믿어야 합니다. 지구는 영원히 우리 보금자리로 살아남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욕심을 버리고 지구를 사랑하고 지구의 생태환경을 보호해 지구로 하여금 우리 인류를 비롯한 모든 생물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보금자리로 되게 아름답게 가꾸어야 합니다.

지구촌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어요.
유리 박사가 영어로 한 그 연설을 듣고 나서 전 지구촌의 수많은 나라 백성들은 뱀 섬나라의 미신적인 지구 종말론을 믿지 않게 됐어요.
지어 아카시아의 안나 여대통령도 하늘의 형광판에 나타났어요.

여러분, 유리 박사는 우리 아카시아뿐 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 대과학자들과 백성들이 애대하는 위대한 여성 천문과학자입니다. 그녀는 아카시아 인민들을 영도해 천 년 전에 지구촌을 통일한 위대한 꼬마대통령 클론바우를 낳으신 위대한 어머니이십니다. 유리 박사의 연설을 믿고 뱀 섬나라의 미신으로 차 넘치는 미혹하는 음모 책동을 믿지 마십시오. 뱀 섬나라에서는 당장 지구촌을 한 입에 삼키려는 야욕을 버리십시오. 욕심이 많으면 독이 돼 자기와 남을 상하게 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아카시아 인민들은 대통령의 연설까지 들은 후 더는 뱀 섬나라의 미신을 믿지 않게 되었어요. 그들은 꽃다발을 들고 가서 아카시아 지구통일기념비와 유리 동상 앞에 놓았어요.
노르망디에 망명을 간 옛날 아카시아 대통령 죤슨 악마의 딸 예리나도 텔레비전방송에 나타났어요.
“지구촌의 정의적인 사람들은 절대로 저의 아버지처럼 지구의 생태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를 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처럼 지구 오존층을 파괴해 지구촌을 통일하는 독재자의 길을 걷지 말 것을 바랍니다. 클론바우 꼬마대통령도 후에는 자기 잘못을 고치고 지구촌의 평화를 위해 자기를 불태웠습니다. 그의 희생정신을 따라 배워 뱀 섬나라 음모궤계에 속아 넘어가지 말고 우리 지구촌을 보위합시다. 지구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살아있을 것입니다.”
허나 클론바우 18세는 뒤고방에서 콧방귀를 뀌었어요.
“흥! 지구 종말론은 글쎄 허황하다고 할지라도 인간의 무절제한 욕망은 지구촌도 인류도 종말의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지. 아니, 모든 생물이 종말의 위기를 맞게 할 수도 있지.”
셰계 여론이 강열해지자 뱀 섬나라 왕궁은 비명소리가 높아졌어요.
뱀 섬나라 나까아멘 왕과 노바시 수상은 이번에도 지구 종말론 심리전이 참패를 당하고 세계 여러 나라의 질책만 받게 되자 배를 끙끙 앓으면서 이를 부득부득 갈았어요.
“야~ 저 코치아 놈들을 어떻게 해야 다 없애 버릴까!”
노바시 수상은 소파에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물앉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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