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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노랑쥐 총경리 김장혁
2021년 01월 15일 14시 36분  조회:1841  추천:0  작성자: 김장혁






                                  동화
                      노랑쥐 총경리
                                          
김장혁
                                                  취임하던
 

       새 해 봄에 코끼리는 노랑쥐에게 농사와 쌀창고를 총관하는 총경리로 임명했어요. 멍멍이랑 매옹이랑 꿀꿀이랑 모두 너무 어처구니없어 입을 딱 벌렸어요.
멍멍이는 도리머리를 홰홰 저으면서 왕왕 짖어댔어요.
“도적놈한테 창고를 맡기다니! 흥!”
그러자 코끼리는 퉁사발눈을 부라리며 흥 하고 코방귀를 뀌였어요. 그 바람에 노랑쥐랑 매옹이랑 저만치 날아가 퉁 떨어졌어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놈들이라구. 노랑쥐는 여태껏 놀고 먹으면서도 매옹이나 멍멍이한테 잡혀 죽지 않았잖은가. 그만큼 노랑쥐가 총명하다는 걸 말해. 잔말 말고 노랑쥐 총경리 령도아래 농사를 잘 지으라구. 누가 감히 거역하면 용서하지 않을테야!”
정식으로 취임할 때 잔등에 노란 줄이 쪽 건너간 노랑쥐 총경리는 가는 꼬리를 사타구니에 감추고 감언리설로 취임연설을 그럴듯하게 해재꼈어요.
“애햄, 본 총경리는 사심을 다 버리고 코끼리 대왕의 지시대로 모든 식구들의 리익을 위해 일하겠어요. 년말분배 때 모든 분들에게 상금을 지난해 두배 내지 세배씩 나눠 주겠어요. 황소한텐 풀이 아니라 찰떡을 쳐 먹이고 꿀꿀이한텐 이밥을 지어 먹이겠어요.”
“야- 좋다야. 내한테도 이밥이 차려지겠구나. 노랑쥐를 총경리를 시킨게 옳아. 허허허.”
꿀꿀이는 당장 이밥을 먹게 된 것처럼 불룩한 배를 어루만지면서 기뻐했어요.
노랑쥐 총경리 연설은 계속 되였어요.
“코끼리 대왕님한텐 기름진 풀과 산더미 같은 알곡무지를 선사하고요. 멍멍이들과  매옹이들은 조상 때부터 우리 쥐들을 잡아 먹었지만요. 절대 원수치부를 하지 않겠어요. 오히려 추운 겨울에 바깥에서 쥐사냥을 하지 않아도 하루 세끼 고기를 대접하겠어요.”
“야호, 매옹-“
매옹이가 기뻐 폴짝폴짝 뛰였어요.
“호호호. 우리 매옹이들은 조상 때부터 엄동설한에도 바깥에서 헤매면서 쥐를 잡아 먹고 살았는데요. 이젠 식습관, 아니, 팔자를 고치게 됐군요. 별게 없지요. 집식구들을 배불리 먹고 살게 하는 분이 젤 좋은 총경리죠. 노랑쥐 총경리, 기대해요.”
코끼리는 눈 앞에 산더미 같은 알곡무지를 방불히 보는 것 같아 기다란 코를 슬슬 매만지면서 코노래를 불렀어요.

                            노랑쥐 총경리와 매옹이
 
       농사철이 돌아오자 노랑쥐 총경리는 식구들을 몽땅 일하라고 내몰았어요. 황소와 멍멍이는 부지런히 거름을 밭에 내고 꿀꿀이는 주둥이로 뚜지면서 밭갈이를 하였어요. 그러나 노랑쥐 총경리는 매옹이와 나란히 가마목에 누워 꼬리를 하느적거리면서 낮잠을 잤어요.
멍멍이는 노랑쥐와 매옹이 눈에 거슬려 코끼리 대왕을 보고 툴툴거렸어요.
“농망기면 일손이 딸려 고양이 발도 빌어쓴다고 하지 않아? 건데 저 노랑쥐를  보세요. 총경리라는게 일은 까딱 하지 않고…”
노랑쥐도 반격을 가했어요.
“저 우둔한 개놈새끼야, 어데서 총경리 일하는 걸 봤니? 기실 네놈처럼 둔한 놈들을 령도하느라고 머리를 쓰는 총경리 더 바빠. 임마!”
멍멍이가 또 입을 열려고 하자 코끼리가 중도무이했어요.
“또, 또. 잔말 말고 노랑쥐 총경리 하라는대로 해라!”
한참 후 노랑쥐는 구새목에 엎드려 쥐구멍을 지키는 매옹이를 찾아갔어요. 그는 노란 마른 명태를 쪽 찢어 매옹이 코 밑에 가져다 댔어요.
“자, 매옹이 경찰,  이렇게 고생하지 않아도 하루 세끼 고기를 먹을 수 있어.”
매옹이는 고소한 명태 냄새의 유혹을 이길 수 없어 넙적 받아 냠냠 맛있게 씹어 먹었어요.
“어떻게?”
“내 뭘하던 눈을 딱 감으란 말이야. 그럼 고기뿐이겠느냐? 노래방에 모시고 가고 안마원에 가서 시원하게 안마도 받게 해줄게.”
매옹이는 귀가 솔깃한 나머지 자못 흥분됐어요.
“그래? 알만해. 눈을 딱 감아줄게. 히히히. 매옹-”
“애해해, 찍찍찍.”
노랑쥐와 매옹이는 단짝이 됐어요. 그들은 점심밥을 들춰 배터지게 몽땅 먹어버렸어요. 밤이면 노랑쥐는 매옹이와 함께 가마목에 고이 누워 마른 명태를 먹으면서 매옹이가 눈을 감게 하였어요. 그 틈을 타서 노랑쥐는 숱한 쥐들을 시켜 벼밭과 콩밭 머리에, 심지어 주인집 기둥 밑에까지 쥐굴을 숭숭 뚫게 했어요.
황소랑 꿀꿀이랑 밭에서 돌아와 눈이 데꾼해졌어요.
“우리 점심밥은?”
노랑쥐는 시치미를 따고 주산알만 딸깍딸깍 튕겼어요.
                   
                               허수아비

       만풍년이 들어 황금파도가 출렁이였어요. 황소는 땀을 흘려 농사를 지은 덕에 찰떡을 먹게 됐다고 영각하였고 꿀꿀이는 이밥을 먹게 됐다고 꿀꿀거렸어요.
허나 노랑쥐 총경리는 두툼한 령수증을 내놓고 주산알을 딸깍딸깍 튕기면서 코방귀를 뀌였어요.
“화학비료하구 새농사기술인입에 다 쓰구나니 남는게 하나도 없어. 흥, 떡 주자는 놈은 없는데 국물부터 찾아?”
성이 난 멍멍이는 구들에 후닥닥 뛰여올라가 몸을 부르르 떨었어요. 그 바람에 가마목과 노랑쥐 낯에까지 진흙이 가득 튕겼지요.
노랑쥐는 진흙을 털면서 눈에 불꽃을 튕겼어요.
“이 개놈새끼, 령도도 모르는구나. 어디라고 언감!”
먼 발치에서 그 장면을 목격한 코끼리도 성이 꼭두까지 치밀어 길다란 코를 휘두르면서 뛰여왔어요.
“이 개놈새끼, 일은 하지 않고 감히 총경리를 건드려?!”
노랑쥐은 잘코사니를 부르더니 코끼리 귀에 대고 뭐라고 쏭알거렸어요.
코끼리는 멍멍이를 코에 감아 들고 밭에 가더니 나무십자가에 네각을 꽁꽁 묶어놓았어요.
멍멍이는 눈물이 글썽해 코끼리한테 물었어요.
“대왕님, 어째 시비를 가리지 못하고 이럽니까? 눈을 번쩍 뜨고 잘 살펴봅소서. 저 노랑쥐는 도적놈입니다.”
코끼리는 멍멍이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어요.
“허수아비 돼가지고 아직도 아가릴 다물지 못해? 네놈은 노랑쥐 총경리 말대로 허수아비로 만들어놔야 세상이 태평무사해. 밭에 날아드는 참새두 말리구. 이런 걸 두고 꿩 먹고 알 먹는 격이라고 해. 알만해? 허허허.”
멍멍이는 멀어져가는 코끼리의 펑퍼짐한 몸뚱이를 바라보면서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어요.
멍멍이마저 허수아비로 되자 노랑쥐는 대단히 편리하게 됐어요. 고 놈은 이젠 낮에도 시름놓고 담대하게 쥐부대를 시켜 벼알과 콩알을 쥐굴에 물어들여갔어요. 멍멍이는 그 만행을 빤히 보면서도 용빼는 수가 없었어요.
량볼이 뽈록하게 콩을 문 숱한 쥐들이 콩밭머리로 쪼르르 나왔어요. 매옹이는 본능으로 쥐 한 놈을 앞발로 탁 쳐 꽉 눌렀어요.
“자, 잊었어?”
이 찰나에 어느새 뛰여왔는지 노랑쥐가 매옹이의 옆구리에 마른 낙지와 명태를   찔러주었어요.
“어, 오- 호호호.”
매옹이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앞발을 들어 쥐를 놓아 주었어요.
심지어 매옹이는 경찰이란 것도 잊고 노랑쥐 앞에서 풀숲을 헤쳐 앞길을 내주고 눈을 부라리는 멍멍이허수아비 꼭뒤에 뛰여올라가 코끼리 대왕이 오는가고 망까지 봐주었어요.
노랑쥐는 쥐들을 시켜 벼와 콩을 쥐구멍에 산더미처럼 물어들여갔어요. 한 보름이 지나자 콩밭으로부터 쥐굴까지 다슬고 다슨 쥐들의 오솔길이 오불꼬불 수태 나지 않았겠어요.
달밤이였어요. 노랑쥐는 일부러 멍멍이 정수리에 바라올라가 발톱으로 이마빼기를 허벼놓으면서 빈정거렸어요.
“요 허수아비야, 네놈이 날 어쩌겠냐? 바보 코끼리한테 고발해봐라. 고발한들 어쩌겠냐? 매옹이처럼 눈이나 감을게지. 똥이라도 차려질지 알아? 해해해.”
허수아비 신세로 된 멍멍이는 괘씸해도 당하기만 했을뿐 용빼는 수가 없었어요.
(흥, 더러운 도적놈, 아무 때나 한 입에 물어죽이지 않는가 봐라! )
노랑쥐는 멍멍이 꼭두에 올라서서 오줌까지 싸놓고도 성차지 않아 뾰족한 주둥이로 꼼짝달싹 못하는 멍멍이 배를 꽉 깨물어놓고서야 달빛 속으로 사라졌어요.
              
                                           후회막급

      날이 희붐히 밝아오자 코끼리 대왕은 노랑쥐 총경리 덕분에 풍작을 안아왔다고 기뻐 길다란 코를 휘둘러 춤추면서 밭에 나갔어요. 그런데 논밭엔 벼이삭이 보이지 않고 벼짚만 까칠하게 서 있었고 콩밭에는 콩깍지만 보이지 않겠어요.
“아하이구, 이게 웬 일이냐?”
코끼리 대왕은 밭에 풀썩 물앉았어요. 그는 성이 꼭두까지 치밀어 올라 옆에서 모르는 척하는 매옹이 뒤덜미를 코로 걸어 콩밭에 내동댕이쳤어요.
“가마목만 지킨 매옹이새끼, 경찰이란 네놈이 밭을 잘 지켰으면 이 지경이 됐겠어?”
그때 노랑쥐가 나서서 황소를 가리키면서 둘러댔어요.
“주인님, 저 놈이 한 짓이예요. 저렇게 배 크고 뚱뚱한 놈이 아니고서야 어찌 이 큰 밭의 콩을 다 먹겠어요?”
황소가 변명하려고 했으나 때는 늦었어요. 코끼리는 길다란 코로 황소 목을 휙 감아 나꿔채더니 상아로 이마를 푹 찔렀어요. 황소는 이마에서 뻘건 선지피를 흘리며 풍덩 쓰러졌어요. 해마다 코끼리 대왕이 시키는대로 수걱수걱 뼈빠지게 둼을 내고 밭을 갈고 싣걱질하던 황소, 그 황소는 간사한 노랑쥐의 혀놀림으로 해 코끼리의 무지막지한 상아에 찔려 쓰러졌어요.
질겁한 매옹이는 냉큼 뛰여와 코끼리 대왕님의 잔등에 뛰여올라가 파초귀에 대고 뭐라고 쏭알거렸어요. 얻어먹은 명태가 걸려 사실 진상은 말하지 못하고 멍멍이를 풀어주면 모든 것이 백일하에 드러나게 될 거라고 했어요. 코끼리 대왕은 반신반의하면서도 그 말을 쫓았어요.
“왕왕왕!’
멍멍이는 사납게 짖어대며 콩밭으로 쏜살같이 뛰여갔어요. 멍멍이가 콩밭머리 사처에 숭숭 뚫린 쥐구멍을 앞발로 파헤치자 쥐굴마다 쥐들이 오글거렸고 노란 콩알과 벼알이 꼴딱꼴딱 들어차지 않았겠어요.
그제야 코끼리 대왕은 장탄식했어요.
“아하이구, 눈이 멀었지. 고 도적놈 노랑쥐한테 속아 총경리를 맡기다니!”
허나 후회 막급이였어요. 노랑쥐는 어느새 집기둥 밑의 깊숙한 쥐굴로 자취를 감추고 말았어요. 코끼리 대왕은 코로 집기둥을 칭칭 휘감아 빼려다가 그만 뒀어요. 괜히 쥐굴을 파 노랑쥐를 잡자다가 집이 통채로 쿵 무너질가봐 겁났던 거죠. 하여 집기둥 밑에 숭숭 뚫린 쥐구멍을 멍청히 바라볼뿐이였어요.
꿀꿀이는 눈물을 비오듯 흘리면서 두덜거렸어요.
“고 놈의 노랑쥐, 봄에 뭐 온 가족에게 두배 내지 세배 알곡을 주겠다고 떠들더니 저네 쥐가족의 배만 채웠구나. 뼈빠지게 일한 황소형님은 찰떡은커녕 불쌍하게 피못 속에 쓰러졌구나. 꿀꿀, 이밥은커녕 벼겨도 차례질게 없구나. 꿀꿀.”
멍멍이는 무지한 코끼리 우두머리를 원망해 왕왕 짖었고 빈털털이로 된 처지가 눈물겨워 컹컹 짖었어요.
 
 
 
 
                       편자 주: 본 동화는 2002년 4월 흑룡강민족출판사에서 출판한
                        김장혁 아동문학작품집 <<호랑이와 사냥군"에 수록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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