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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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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졸혼(17) 김장혁
2022년 06월 11일 10시 56분  조회:1388  추천:0  작성자: 김장혁

    김장혁 작 대하소설
                         
               졸혼



                        27. 뺑덕이에미

     정호는 미국에 간 나흘 밤에야 정희를 불러냈다. 정희는 속으로는 반기면서도 겉으로는 별로 시답잖은 표정을 지었다.  
    정희는 못내 젤 큰언니 영희와 젤 막내 나영을 몹시 질투했다.
     (픽, 낫살이나 처먹은게 주책 있소? 저 주름투성이 조개턱을 보기만 해도 구역질 나. 무대에서 바레나 온전히 출게지. 부끄럽지 않아? 아무리 자유 미국이라도 그렇지. 무대에서 어떻게 섹스시늉을 해? 숱한 사람들 눈이 무섭지도 않아? 귀국하면 보자. 내 입이 터지면 네년이 다시 무대에 오르는가?)
로스안젤레스에서 나영이 패션모델무대에 오르자 정희는 못내 질투하며 째려보았다.
(픽, 너도 모델이냐? 전람관에서 해설사나 할게지. 뭐? 부관장? 갈보년, 감히 이 명모델과 한 패선무대에 올라? 흥! 보기도 눈꼴사납다.)
정희는 시내에서도 인기모델이였다. 처음에 그녀는 광고모델로 활약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정호가 정희를 알게 된 건 우연한 파티 기회였다.
한번은 오청룡 국장이 부른 파티에 갔다가 정희를 처음 만났다. 그날 오청룡은 정호 국장한테 애인상납하려고 이런 애인파티를 열었던 것이다.
아닌걸싸나, 호색한 정호는 첫눈에 아양을 떠는 정희한테 반해버렸다. 그는 오국장이 발라맞추면서 뭐라고 지껄이던지 듣지도 못하고 멍청히 앉아 정희 박바가지 같은 가슴에만 눈길을  오르내렸다.
정호는 눈독을 들인 미녀를 자기 무릎 아래에 깔고 들어앉지 않고서는 놔두지 않았다.
정희도 숱한 사내들을 자기 치마폭에 감싸본 갈보년인지라 제꺽 정호의 불타는 눈길에서 이상한 빛을 발견하였다.
그녀는 해쭉 눈웃음을 지으며 은근히 정호한테 살짝살짝 추파를 보냈다. 년놈들의 눈길이 술상 위에서 부딪혀 누구도 몰래 번개불이 번쩍였다.
오청룡은 모든 걸 모르는 척하였다. 그는 진작 자꾸 돈을 달라고 칭얼거리는 정희한테 배기지 못해 떼버리고 싶었다. 그래서 정호한테 줘버릴 작정으로 오늘 성상납중매파티를 열었던 것이다.
오청룡은 정희 앞에서 고의로 정호를 “형님”, “형님” 하면서 깎듯이 대접하고 올리춰댔다. 그래야 정희가 정호한테 반변해 넘어갈게 아닌가.
정희는 리해득실에 따라 남자를 갈아타기로 밥 먹듯 하는 배신자, 갈보였다. 그녀는 젤 처음에는 남편이 돈을 벌지 못한다고 타발하더니 그 남편을 배신하고 영호라는 화가한테 붙어서 모델을 했다. 후에 영호를 통해 광고회사 총경리 굉팔을 알자 굉팔한테 붙어서 광고회사 모델로 들어갔다. 얼마 안 가서 영호 화가를 배신하고 리굉팔 총경리한테 붙어서 돈깨나 벌었다.
그런데 광고모델만 해선 돈을 벌 수 없게 되자 굉팔을 버리고 로씨야 울라지보스또크에 가서 한국 패션공장에 들어갔다. 거기에서 한국 사장의 현지처로 행세하며 한국 출국수속을 부탁했다. 그러나 사장은 정희를 실컷 데리고 놀고는 한국출국수속도 해주지 않고 수염을 쓱 닦고는 한국으로 훌 가바렸다.
      귀국한 후 정희는 또다시 리굉팔한테 붙어서 광고모델을 하다가 동료 해연의 남편과 눈이 맞아 바람피운 사실이 발각되였다. 그래서 광고모델도 하지 못하고 광고회사에서 쫓겨났다.
    그후 굉팔을 통해 우연한 술좌석에서 오청룡 국장을 알게 되면서 총경리 리굉팔을 배신하고 오청룡 국장한테 찰싸닥 붙었다. 그런데 음험한 굉팔은 오청룡과 정희가 그걸 하면서 노는 장면을 옆방에서 몰카로 비디오촬영을 해두었다.
     정희는 오국장이 키스하려고 하자 고의로 빨간 립스틱으로  오국장의 온 낯에 다닥다닥 빨간 입술도장을 찍어놔 망신시킨다. 리굉팔은 여자 입술도장이 다닥다닥 찍힌 낯빤대기를 확대해 복사해두고 오청룡 국장을 위협하며 총경리 직을 유지하려고 들었다. 정희는 오국장과 굉팔을 등에 업고 광고회사 부총경리 겸 재무과 과장까지 해먹었다.
    오국장과 리굉팔이 최헤영 국장한테 나포돼 탐오죄와 공금람용죄로 법원에 기소되자 정희는 오국장과 굉팔을 버리고 기공으로 돈을 깨나 버는 고승준이라는 의사를 갈아턌다. 그녀는 광고회사 돈을 빼내가지고 고승준과 함께 한국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한국 보건복지부의 감시가 너무 심해 한국 의사자격증이 없은 고의사가 기공으로 돈을 잘 벌지 못했다. 오국장과 굉팔이 감옥에서 나왔다는 말을 듣자 정희는 고의사를 가차없이 버리고 귀국해 오국장한테 붙어 돈을 짜내려고 들었다. 그런데 오국장은 정신병자로 가장하고 감옥에서 보석치료로 나왔기에 항상 정신병자처럼 놀아야 했다.
    정희는 정신병자질하는 오국장과 살기 싫어하던 차 최정호 국장을 마나 또 오국장을 배신하고 최국장을 갈아 탈 작정이였다.
    애인파티에서 정희와 나영의 감수는 정반대였다. 나영은 어깨 으쓱해 큰아주머니 행세를 하며 정희마저 째려보며 깔보기까지 했다. 그럴수록 정희는 정호 앞에 굽실거리는 오국장이 비굴해보이고 바보처럼 보였다.
정희는 나영을 질투에 찬 눈길로  보면서 속으로 이를 갈았다.
(누구 앞에서 개턱을 쳐들어? 네년이 나이 어린 걸 턱대고 으시대지. 어디 두고 보자. 최국장을 내 남자로 만들지 않는가?)
      정희는 살살 실웃음을 지으며 맥주병을 따가지고 최국장 가까이 다가섰다. 정희가 실웃음을 살살 지으며 볼우물을 옴폭 팔 때면 진짜 매력적이였다. 웬간한 남자는 간이 녹아붙고 만다.
정호는 처음에는 정희가 간사한 뺑덕이에미인줄도 모르고 확 끌려들었다.
정희는 아양을 떨기 시작했다.
“최국장님, 이렇게 알게 돼 기뻐요. 한잔 드리죠.”
정호는 오청룡의 눈치를 힐끔 보며 잔을 들었다.
정희는 떨리는 손으로 술병을 들어 맥주를 주르르 붓기 시작했다. 술병이 바드드 떨려 맥주잔을 뜨드득 맞쪼았다.
그녀는 고의로 정호 술잔에 맥주가 넘치게 부었다. 맥주가 주르르 흘러 최국장의 팔소매아 바지가랭이를 적셨다.
“아이구머니, 이걸 어쩌나?”
그녀는 황급히 휴지를 쏙 빼들고 상 밑에서 정호 바지를 닦는 척하며 허벅다리 안쪽을 살짝 꼬집어놓았다.
“아!”
정호는 펄쩍 덴겁한듯, 아니, 전기에라도 붙은듯이 잔을 탕 떨어뜨렸다.
“어마나!”
술잔이 박산났다.
정희는 두 손을 맞잡고 우쭐 일어났다.
나영은 옆으로 다가와 손수건으로 맥주벼락을 맞은 정호 바지를 닦아드렸다.
정희는 두 손을 맞잡고 어쩔줄 모르면서 종알거렸다.
“어쩜 좋아? 제가 빨아드릴가요?”
그 말에 정호는 능청을 떨었다.
“뭘? 여기서 뭘 빤다고 그러오? 허허허.“
그러고 나서 정호는 나영의 눈치를 힐끔 곁눈질했다.
정희는 한걸음 더 나갔다.
“그럼 제가 배상해드리죠.”
정호는 황급히 표정관리부터 하며 사양했다.
“아니, 천만에 말씀. 난 녀자들한텐 주면 줬지. 배상 따위 받아 본 적 없소.”
그러나 정희는 최국장을 놔주려고 하지 않았다.
“래일 최국장님 사무실에 새 바지 사가지고 가죠.”
“아니, 날 뭘로 보오. 째째하게 여자들한테서 바지를 배상받았단 말 다 듣겠소. 세상 사람들이 뭐라겠소.”
그런데 이튿날 정희는 진짜 고급 바지와 외투 한벌을 사가지고 최국장을 찾아갔다.
암캐가 꼬리 치는데 굴러떨어진 비게덩이를 먹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정호는 옷을 드리며 자기 품에 와락 안기는 정희를 밀어내면서 짐짓 아닌 보살을 떨며 가면극을 놀았다.
“이러지 마오. 정희는 오국장의 애인 아니고 뭐요? 난 친구 애인을 빼앗았단 죄명을 쓰기 싫소.”
“네?”
“오국장이 알면 날 뭐라겠소. 세상 사람들이 최국장을 친구, 형제도 모르는 의리도 없는 놈이라고 욕하지 않겠소?”
정희는 또 눈웃음을 치며 다가들었다. 그녀는 폴짝 뛰여 정호의 목을 끌어안고 매달렸다.
“빼앗다니요? 제가 자원해서 안겼는데요. 전 알아요. 최국장님이 절 좋아한다는 걸.”
정호는 정희를 또 밀어내는 척하였다.
“이게 무슨 말이요? 내 언제 절 좋아한다고 했소?”
정희는 식지로 정호의 눈을 가리켰다.
“어제 요게 말해주던데요. 날 사랑한다고.”
“그래? 꽤나 경험이 있구만.”
“그래요. 전 오국장 같은 무골충을 좋아하지 않아요. 최국장 같은 사내대장부를 좋아해요.”
“그래두 그렇지. 오국장이 저를 얼마나 금덩이처럼 귀해하오. ㅋㅋ.”
“금싸락? 페!”
정희는 뺑덕이에미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녀는 오국장을 팔아먹고 배신하기 시작하였다.
“오국장은 술이나 좋아했지. 진정한 남자 아닙니다.”
“어째서?”
“술에 절어서 그것도 맥을 추지 못해요. 어쩌지 못하면서도 어찌나 치근거리는지 보기만 해도 구역질납니다.”
“오? 그래?”
순간 정호는 청룡과 목욕하러 갔을 때 본 그게 떠올라 피씩 웃었다.
“하하하.”
그는 속으로 웃었다.
(그러게 본댁도 달아나고 애인들도 몇번 지내보고는 달아났지. ㅉㅉㅉ.”
정희는 오국장을 또 한입 물어재꼈다.
정호 입술에 키스를 쪽 해주고 아양을 떨었다.
“오국장은 얼마나 째째하다구. 용돈도 바로 안주고 그저 굉팔한테 손을 내밀게 한단 말입니다.”
“오- 그래? 참 사람이. 어쩜 애인을 그렇게 홀대한단 말이오.”
정호는 정희를 내려놓고 문께로 다가가더니 문 밖을 내다보고 쾅 닫아버렸다.
뒤이어 사무실 자물쇠를 절컥 잠갔다.
그는 정희한테 다가와 허리부터 슬슬 끌어안으며 수작을 걸었다.
“그래, 이젠 오국장을 배신하고 나하구 친하겠단 말이지.”
“네. 그래요. 최국장이야 말로 사내대장부 같아요.”
“좋아. 그럼 어디 즐겨보자꾸나.”
...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정호는 정희를 여러번 만나 즐기면서도 흠집을 발견하기 시작하였다.
정희는 숱한 남자를 겪어본 여자라는 것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그저 오국장의 애인인가 했더니 그렇게 간단한 여자 아니였다. 누가 더 재력이나 권력이 있으면 제꺽 참새가 나무가지 가려 옮겨 앉듯 했다.
      정희는 진짜 숱한 남자들을 갈아탄 갈보였다. 그녀는 선후하여 남편, 영호, 한국 사장, 굉팔을 배반했고 나중에 오청룡을 배신하고 정호 품에 안겼다.
(또 언제 날 배신할지 누가 아는가? 믿지 못할 년이야. 간에가 붙고 슬개에 붙는 량면파, 배신자야. 아니,  국 순시원까지 내놓으면 언제든지 버리고 도망칠 뺑덕이에미야. 아직 내게 돈이 있으니깐. 잠시 붙어있을 뿐이지. 돈을 다 빨아내면 꼭 떠나갈 거야.”
그러나 정호는 정희를 이용해 먹어야 했다.
미국에 갔을 때도 노래소리 같은 정희의 신음소리 듣기 싶어 나흘 되는 날 밤에 불러냈던 것이다.
그들이 택시를 잡아 타려고 할 때였다.
“어데 가는가요? 저도 가요.”
가수 하영이 기다린듯이 호텔 앞 나무숲 속에서 불쑥 나타났다.
“아니, 네가 웬 일이냐?”
정희는 아니꼬운 눈길로 하영을 쏘아보았다.
“잘 됐소. 함께 가기오.”
정희는 하는 수 없었다.
“함께 가서 놀자.”
“언니 제일이야.”
정희와 하영은 정호의 량팔을 하나씩 끼고 택시에 다가갔다.
택시는 파도가 넘실거리는 해변가로 달려갔다. 영희를 데리고 왔던 해변가 음악술집 앞에서 택시가 멈춰섰다.
그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출렁이는 푸르른 바다를 바라보며 각자 제 좋은 생각을 하면서 시원한 맥주를 들었다. 서늘한 바다 바람이 불어와 그들의 끓어번지는 정욕을 시원히 달래주었다.
정희가 대담한 제안을 했다.
“우리 모텔에 가서 셋이 즐길가요?”
“어떻게?”
하영이 짐짓 눈이 데꾼해졌다.
“남녀가 뭘 즐기겠나?”
하영이 환성을 질렀다.
“그래도 언니 제일이야. 우리 둘이 이인창을 불러드리면 최국장님이 얼마나 기뻐하겠어요? 안 그래요?”
“이인창? 허허허. 듣기 좋아하지.”
“우리 무슨 기쁨조요?”
“호호호.”
     귀국 시간이 점점 닥쳐왔다. 정호는 할 수 없이 하루 밤에 단번에 한 침실에 든 두 미녀를 불러내 놀기도 하였다. 그러잖으면 11명 미녀를 한돌개도 다 돌면서 놀기 어려웠던 것이다. 물론 그 속에 아직 한번도 다쳐보지 못한 애인후부도 있어 다행이었다.
귀국한 후 정희는 탐욕스런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최국장님, 숱한 돈을 해 뭘 해요.”
(또, 또, 돈타령이구나. 에이유, 징징거리는게 딱 질색이야.)
그는 선수를 쳐서 정희 입을 틀어막아놔야 했다.
“내게 돈이 어디 있니? 순정이 집과 차마저 다 팔아 먹어 일전한푼 없어. 너네 다방에 얹혀 사는 신세 아니냐? 난 언제 감옥에 들어갈지도 몰라.”
정희는 따지고 들었다.
“전번에 보마차에 실었던 금은보화하구 돈 찾지 않았는가요? 전번에 순정 언니랑 우리 다방에서 꿍꿍이 치는 걸 다 들었는데요. 누굴 속이려고?”
“그걸 찾았으면 널 안줬겠니?”
“찾으면 날 좀 주세요. 다방을 더 큰 걸로 차려야겠어요. 순정언니 음악술집처럼 차려놨으면 좋겠는데요.”
정호는 화제를 돌렸다.
“정희, 우리 로씨야에 관광가지 않겠소?”
“네?”
정희는 외까풀눈을 치켜떴다가 인차 반색했다.
“또 미녀군단 친선공연입니까? ㅋㅋㅋ.”
“아니, 우리 단둘이.”
“단둘이면 참 좋아요.건데 로씨야엔 강도 많다던데요.”
“관광단체로 가면 괜찮소.”
“네, 그럼 갑시다.”
며칠 후 정희가 여행사에 다녀왔다. 물론 관광비용은 정호가 내놓았다.
정호는 속으로 기뻤다.
(아직 공안국에서 날 출국제한조치를 대지 않았을 때 나가 놀자구나. 황선희 보구 빨리 일본 관광수속을 해달라고 재촉해야지. 인사과장 보고도 미국 관광수속을 해달라고 해봐야지. 최혜영 국장님, 저승사자님, 좀 날 놔주시구려.)
정호는 정희를 데리고 관광팀을 따라 로씨야로 달려갔다.
먹칠한듯한 밤중에야 로씨야 한 W시 호텔에 들어섰다.
정호와 정희가 트렁크를 끌고 호텔대청 안에 들어갔다.
허리에 권총을 찬 몇몇 경찰이 걸상에 줄느런히 앉아 카빈총을 무릎에 놓고 여기저기 쏘아보며 입으로 해바라기씨를 까먹으며 껍질을 퉤퉤 뱉어냈다. 강도가 어찌나 많았으면 호텔을 무장경찰이 다 지키겠는가.
이튿날 그들은 관광뻐스에 앉아 해변가 시내 복판 둔덕에 있는 레닌광장에 가서 레닌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뒤이어 그들은 관광뻐스에 앉아 해변가 백사장으로 갔다. 자유시간이 돼 정호와 정희는 해변가 백사장에서 즐겁게 거닐며 놀았다.
그때 로씨야 사내가 몇몇 금발아가씨들을 데리고 오다가 그들을 만났다.
한 사내가 다가와 정호의 선글라스를 손가락질하며 욕심냈다.
“젭쓰까(처녀).”
그 사내는 자기 곁에 있는 금발미녀를 정호한테 밀어주면서 선글라스를 벗어달라고 손가락으로 선글라스를 가리켰다.
정호는 선글라스를 벗어 그 사내를 주었다.
사내는 선글라스를 받아쥐고 금발미녀를 정호한테 안겨주면서 헤벌쭉거리며 로어와 영어로 너스레를 떨었다.
“다스비따냐(감사합니다). 프리즈 섹스(섹스하세요.)”
금발미녀는 스스럼없이 정호 팔을 끼더니 손가락으로 백사장 한쪽 구석에 있는 버드나무 아래를 가리켰다.
정호는 마른 침을 꼴깍 삼키면서도 정희 눈치를 흘끔 보았다.
금발미녀도 정희를 건너다보며 “오케이!” 하고 손을 들어 엄지와 식지를 딱 튕겼다.
“오케이!”
정희는 동양 여인답잖게 흔쾌히 허용했다.
“가서 맘껏 노세요. 제 남편이라고 말리겠습니까? 당신은 국제 미녀들의  공용인데요. 오늘 저녁에 곤한데 잘 됐어요. 호호호.”
정호도 유모아를 했다.
“이 금발미녀하구 놀아두 오늘 밤에 근심하지 말라.  ㅎㅎㅎ.”
정희는 정호를 보고 희죽이 웃었다.
(나쁜 놈, 국제 바람둥이야. 내 입이 터지면 넌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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