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changhe 블로그홈 | 로그인
김장혁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소설

대하소설 졸혼 제4권 (53) 김장혁
2022년 10월 25일 12시 55분  조회:1383  추천:0  작성자: 김장혁

     김장혁 작 대하소설 졸혼
             제4
 
    63. 황포강안 마천루
 

황포강안에 우뚝 솟은 금무호텔 앞에 링컨하이야와 보마찌프가 귀빈을 기다리고 서 있었다.
군철과 애리싸는 하이야 옆에 서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윽고 귀부인 미라씨가 호텔에서 남편의 팔을 끼고 만면춘풍이 돼 영화배우처럼 사뿐사뿐 걸어나왔다.
그녀는 오늘 따라 한복 위에 긴 하늘 색 외투를 껴입어 한결  시원해보이고 아름다워 보였다. 장미꽃이 박힌 하얀 중절모 대신 배모자만 쓰면 공중아가씨만 못지 않을 것 같았다. 그녀가 가까이에 다가올수록 짙은 눈섭아래 예지로 빛나는 쌍까풀눈은 성숙미를 한껏 돋보이게 했다. 다른 귀부인들처럼 금은장신구는 다닥다닥 걸진 않았다. 하지만 팔에 미색 핸드빽만 끼여도 얼마든지 고상한 품위를 빛뿌리기에는 충족했다.
“안녕하세요? 형님, 사모님.”
군철과 애리싸가 마중나가며 허리를 꿉썩, 꼽싹 굽히며 반겨맞았다. 군철은 리나와 가정모 보고 애들을 학교에 유치원에 데려가라 하고 오전엔 애리싸를 데리고 왔던 것이다. 미라씨는 미국이라면 뭐나 엄지를 내두른다는 말을 듣고 애리싸를 내세우려는 군철의 시도였다. 
미라씨도 황망히 머리를 숙이며 군철의 인사를 받았다.
“네. 안녕하세요? 최총경리께서 직접 나오셨어요? 고마워요.”
“Good morning?”
애리싸가 금발머리를 흩날리며 허리굽혀 인사하였다.
미라씨는 영어로 화답하며 신기한 눈길로 애리싸를 바라보았다.
“Good morning? are you?”
미라씨는 애리싸와 군철을 번갈아보며 신기하게 물었다.
"귀 회사에도 금발미녀가 있는가요?"
"아닌데요. 미국 제약회사 기술자인데요. 저의 녀동생하구 하버드대학 동기인데요. 지금 중국에 와서 한 회사에 다녀요. 사모님을 동무해 관광하라고 데려오라고 했습니다."
군철은 애리싸를 애인이라고 덧붙였다.
“네- 녀동생도 데리고 오죠.“
"후에 봅시다."
군철은 미라씨한테 의견청취를 했다.
“오늘은 소주에 가서 대운하와 옛성을 돌아보는 것이 어떤가요?”
미라씨는 링컨하이야에 다가가면서 웃으며 말했다.
“미안해요. 아직 상해도 제대로 구경 못했는데요. 소주 옛성은 뭘 구경할게 있는지요?”
군철은 꽤나 난처하게 됐다.
“네- 미안해요. 구경은 그래도 소주인데요. 제가 주밀하게 예산하지 못했는데요. 그럼 먼저 상해 황포강에서 배놀이 할가요?”
미라씨는 군철에게서 눈을 떼고 호기심에 찬 눈길로 하늘을 찌른 마천루군을 둘러보는 것이였다.
그러자 군철은 인차 눈치챘다. 즉시 관광코스를 변경하지 않으면 안되였다.
“맞아요. 상해 구경은 마천루와 황포강 량안 구경인데요. 그럼 먼저 상해 마천루부터 구경할가요?”
“좋아요.”
윤선이 허리굽혀 인사하며 링컨하이야 뒤문을 열었다.
"총경리님, 사모님, 어서 오르세요."
"그러죠. 우머. 멋지군요."
미라씨는 윤선을 보고 첫눈에 호감이 가 알은 체했다.
"이름 어떻게 부르죠?"
"김윤선이라고 불러요."
"김씨군요."
미라씨는 차에 오르려다가 주춤 멈춰서며 윤선한테 얼굴을 돌렸다.
"무슨 김씨인가요?"
윤선은 웃는 얼굴로 마주 바라보며 화답했다.
"경주 김씨입니다."
미라씨는 차에 오르면서 환성을 질렀다.
"그래? 아니, 여보, 여기서 종친을 만났군요."
"그래? 기쁘겠네."
미라씨는 윤선한테 자기도 경주 김씨라고 하더니  남편 보고 부탁했다.
"우리 종친을 잘 보살펴주세요."
"그러고 말고. 부인님 부탁인데. ㅎㅎㅎ."
미라씨는 반기며 윤선한테 손을 내밀었다.
"우리 잘 보내자고. 허리를 쭉 펴고 일하게나. 우리 경주 김씨는 조선 신라 천년 통치한 왕족이야.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말하라고. 우리 차에 오르라고."
"네?"
윤선은 감히 차에 오르지 못하고 군철의 눈치를 보았다.
"오르라고. 오늘 사모님을 잘 모시라고."
"넷."
윤선은 그제야 링컨하이야 앞좌석에 올라탔다.
미라씨는 남편을 돌아보며 물었다.
"운전수도 조선족인가요?"
"아니, 중국 인 왕용이요. 터놓고 말해도 괜찮아. 알아 못 들어."
"오- 아주 주밀하군요."
미라씨는  앞좌석에 앉은 윤선의 머리에 얼굴이 닿을 지경으로 다가앉으며 화기애애하게 물었다.
"윤선이, 집에 족보랑 있어?"
"있어요."
"경주 김씨 몇대 손인지 알아요?"
"아버지가 저를 경순대왕의 33세손이라고 하던데요."
"그래? 그럼 나하고는 조카벌이군요. 난 경순대왕의 32세 후손녀죠. 우리 고모와 조카로 보내자고. 이제부터 이 령감을 고모부라고 불러요."
윤선은 돌아앉으며 상전의 눈치를 보며 희죽이 웃었다.
박문은 사람좋게 웃으며 정색했다.
"그래, 우리 회사에서 처조카를 하나 얻어 기쁘네. 이젠 고모부라고 부르라고. 그러나 회사에선 우리 관계를 누구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안 그러면 불편해져."
"네- 알겠습니다."
미라씨도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야죠. 관계가 홀딱 밝혀지면 후에 고모부 조카를 생각해주자고 해도 눈치 보일 거 아니야?"
"알겠습니다."
미라씨는 윤선을 치켜 올렸다.
"여보, 보라고. 우리 경주 김씨네 남자들 모두 얼마나 잘 생겼어? 왕의 후손이 다르긴 다르다니깐. 호호호."
"그래. 신라는 우리 밀양 박씨하고 경주 김씨네 조상왕들의 세상이였지."
"당신도 신라 왕족 박씨 후손이 돼 얼마나 사내대장부처럼 잘 생겼는가요. 호호. 아무튼 조카를 잘 생각해주세요. 안 그럼 혼날줄 아세요."
"그래. 당신 오자마자 중국에도 세력의 손을 뻗치는구만. 허허허."
"안 그럼 옛날 우리 경주 김씨네 녀왕이 셋이나 있었겠어. 진성녀왕, 진덕녀왕, 선덕녀왕..."
미라씨는 도고한 자태로  끊임없이 조상자랑을 늘여놓았다.
"윤선이 아빠, 무슨 사업하는가요?"
"아빠는 기자 사업을 하다가 그만 뒀어요."
"오- 문재로군요."
"명함 어떻게 불러요?"
"조왕돌입니다."

'오- 이름 또한 독특하구먼. 후에 기회 있으면 만나보자고."
"네. 음력설에 올 겁니다."
"그래? 참 아쉽군요. 전 음력설까지 있을 거 같잖은데."
"참, 중국 종친 오라버님도 만나고 여기서 놀라고."
"애들은 어쩌고?"
박문은 그 틈을 비집고 오래 생각해둔 말을 끼워넣었다.
"겨울 방학에 애들을 설 쇠러 여기 오라면 되지. 상해 구경도 시키고."
"맞아. 중국 첫 인상 좋으니깐요. 고려해볼만 해요. "

한편 군철은 대화기로 링컨하이야 운전수 왕용한테 지시했다.
“세계금융중심마천루 앞으로 몰게.”
     링컨하이야는 박문 총경리 부부를 싣고 순식간에 맞은켠 세계금융중심마천루 앞에 스르르 미끌어져 가 멈춰섰다.
뒤이어 엘레베이트는 귀빈들을 싣고 순식간에 100층도 넘는 마천루 꼭대기에 올라갔다.
마천루 꼭대기 층집 대형유리창 밑에서 하얀 구름이 서서히 흘러가고 있었다.
미라씨는 마천루에 서서 상해 시내를 둘러보며 연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서울탑이 울고 가겠어.”
“그래?”
“이제 상해에서 젤 높은 저 마천루에 올라가면 정신이 번쩍 들 거야.”
“저 젤 높은 마천루에 올라가보죠.”
“그러지.”
박문은 인차 군철한테 다가가 안해의 요구를 전해주었다.
“네, 그러죠. 소주는 언제 갈가요?”
“상해 구경을 다 한 후 천천히 가지.”
박문 총경리는 군철을 한쪽 구석으로 데리고 가서 주위를 둘러보더니 나직이 말했다.
“이번 관광비용은 전번에 준 공회 비용으로 결산하게나.”
군철은 도리머리를 절레절렐 저었다.
“아니요. 이번 관광은 아우가 아주머님을 요청한 건데요. 저의 사비로 전담하겠습니다.”
박문은 시답잖아 상을 찡그렸다.
“아우한테 부담 너무 시키는데.”
군철은 머리를 들고 가슴을 쭉 내밀더니 당당하게 말했다.
“아니죠. 공사분명해야죠. 회사 일도 아닌데요. 형제간 일에 절대 공회 사업비용을 다쳐선 안돼요.”
그는 목소리를 낮췄다.
“성님이 저를 부총경리로 승급시켰기에 몇달 전부터 로임을 인민페로 13만여원이나 탔는데요. 아우한테 성님(형님)의 은공을 갚을 기회를 좀 주세요.”
박문은 도리머리를 저었다.
“자네 승급한 건 본 회사 리회장님께서 결정한게지. 어디 내가 한마디나 삐쳤다고 그래?”
군철은 박총경리 두 손을 굳게 잡으며 말했다.
“성님(형님), 형제 사이에 요만한 것 때문에 두 말하지 맙시다.”
박문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는 또 한번 내심으로부터 군철한테 탄복했다.
(국내에선 대륙 빨갱이들이 어떻게 썩었구 어떻게 공금을 탐오하구 어쩌구 저쩌구 하더니. 참, 아우는 판판 달라. 이런  빨갱인 첨 봐. 헛, 참, 아우는 알고도 모를 무서운 놈이야.)
군철은 박총경리 부부 기분 좋아하는 틈을 타 뭔가 또 들이밀어야 했다.
군철은 이전에도 전임 총경리를 기분 좋게 술을 사먹이거나 마사지를 시켜주고는 자기 소원을 하나하나 묘하게 챙겼던 것이다. 이전에 전임 김총경리보고 직원들의 로임을 올려주게 했고 직원들의 사회보헝료를 회사에서 지불하게 했던 것이다. 물론 인건비가 올라가 본사의 비준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김총경리는  군철에게 삶기워서 삶은 개다리 물물 빠지게 됐다. 군철은 중화인민공화국 로동법에 의해 회사에서 직원들의 사회보험료를 지급해 사회보험에 참가시키지 않으면 중국에서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고 딱 바투들이댔다. 김총경리는 울며 겨자먹기로 본사 비준을 거쳐 회사 돈으로 직원들의 사회보험을 시켜주지 않으면 안되였다.
    이번에도 박총경리는 례외가 아니였다. 
군철은 박총경리를 잘 해주고 하나하나 챙기기 시작하였다. 이것을 두고 예술적인 감정외교라나 할가?
“성님, 공회에 과학기술혁신팀을 세워야겠어요.”
“과학기술혁신팀? 뭐 하는 건데.”
“저는 초보적으로 우리 회사 생산설비를 자동생산설비로 혁신할 예산인데요. 그러면 인건비도 줄이고 생산량도 올리고 생산직장 직원들의 안전도 담보할 수 있지요.”
“그래? 참 좋아. 좋긴 새 메모리 생산설비를 연구해내게."
박문 총경리는 군철을 한쪽 구석으로 데리고 가서 주위를 살피더니 나직이 말했다.
"지금 미국에서 반도체를 롱단하려고 들어. 그놈들은 우리 한국 반도체를 이것 저것 제한하고 미국의 지배를 받아라고 하네. 대만섬 반도체도 례외가 아니네. 모든 걸 미국의 지배와 통제하에 생산해야 한다네. 그러잖으면 제재한다네. 미국은 누가 자기네를 초월하면 제재를 가하네. 중국 화워이에도 심술을 부려 제재했지. 이전에 일본이 세계 경제2위로 급부상하자 미국은 경제 제재를 가해 파탄나게 만들었어."
"미국이 진짜 나쁜 놈들입니다. 군사적으로 다른 나라를 돕는 척하면서 국제경찰질을 하지요. 또 정치와 군사로 한국과 일본을 얼리고 닥치고 하면서 경제적으로도 쩍 하면 심술을 부리고 재패하고 롱단하려고 들죠."
    박문 총경리는 길죽한 얼굴을 찌푸리더니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래. 본사에서 새 메모리를 생산하려고 해도 미국에선 심술을 부리면서 주요부품 생산장비를 더 주지도 않네. 이미 평택기지에 준 생산장비도 중국에  빼돌릴가봐 되찾아가지 못해 미쳐날뛰네. 그뿐인가. 숱한 경제간첩들을 세계 각지 도처에 파견해 자기 말대로 누가 하지 않는가 살피고 있네."
"그게 미국 식민지 한국의 난처한 점이죠. 미국 양키들의 눈치를 보면서 어떻게 회사를 경영해요?"
    박총경리는 머리를 끄덕였다.
"참 답답하네.그래도 우리 본사에서는 찍소리 못쳐. 중국 정부가 우리 회사 안전을 보호해주기 때문에 미국도 어쩌는 수 없어.우리 주위에도 미국 경제간첩이 있을지도 몰라. 항상 주의해야 해. 우리 회사 당장 새 메모리 생산하기 힘드네. 아우가 새 메모리 생산장비만 연구해내면 본사도나 우리 분회사 숨통이 트이겠는데. 올해 3분기 우리 본사 총수입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분의 1이나 줄어들었어. 우리 회사도 리윤이 몇조원이나 줄어들 거 같네."
군철도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였다.
"심각하군요.우리 공회에서 직원들의 아이디어와 지식재산을 리용해 힘껏 연구해보겠습니다."
박문은 한국 본사에서도 연구제조하지 못한 생산장비를 연구해내겠는가 미심쩍었다. 그러나 일단 일루희 희망을 품고 지지해나서기로 했다.
"그런데 과힉기술혁신팀이라던가, 회사원을 더 모집해야잖겠나? 본 회사에서는 인건비가 자꾸 올라가서 현재 직원도 자꾸 줄이라고 하는 판인데. 비준하겠나?”
박총경리는 미답잖다는듯이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우리 회사에는 과학기술인재가 아주 많아요. 윤선이랑 하나랑  길림대학과 할빈공업대학 전자공학과 건축설계학을 전공하고 미국 하버드대학 박사학위까지 탔어요."
"그래? 윤선인 큰 짐을 질 재목이군."
"네- 이번에 윤선한테 공회 부주석 겸 과학기술혁신팀 부팀장으로 승급시킬 예산인데요. 어떤가요?"
"참 좋아요. 공회 일은 최부총경리 전담해 하세요. 그저 경비 더 수요되면 나한테 말하세요."
"감사합니다. 박총경리 지지하는 한 우리 공회 일 잘 될 것 같아요."
저쪽에서 윤선은 손으로 여기저기 가리키며 미라씨한테  뭔가 설명해주고 있었다.
군철은  신심에 차 말했다.
"우리 회사에는 북경대학, 청화대학, 복단대학 졸업생도 있어요. 미국 하버드대학과 영국 켐푸리치대학과 프랑스 리오대학 류학생도 있어요. 인재자원을 랑비해선 안되죠. 이런  전문인재들을 조직해서 왼전히 과외시간에 설비기술혁신을 연구하려고 그래요.”
“참 좋아. 그런데 또 비용이 수요되지 않겠나?”
“설비개조를 완성하기 전엔 회사 경비를 일전한푼 쓰지 않겠어요. 공회 사업비용으로 먼저 대겠어요. 만약 연구에 실패하면 우리 개인들의 로임으로 연구에 헛쓴 공회비용을 몽땅 배상하겠습니다.”
군철의 말에 박총경리는 두 손 들어 찬성했다.
“참 좋아. 그런 노조, 아니, 공회 과학기술혁신사업은 전적으로 지지하겠네. 그러나 경제부담은 가지지 말게나. 실패해도 회사에서 비용은 부담해야지. 한해에 몇십조원 리윤을 내는 우리 회사에서 고만한 훙금도 없어야 쓰겠는가. 만약 성공하면 상금을 톡톡히 주겠네.”
박문 총경리는 군철의 두 손을 꽉 잡아주었다.
뒤이어 박문은 또 도리머리를 홰홰 저었다.
“아우, 이젠 회사 찌프 타고 출근하라구.”
군철은 희죽이 사람좋게 웃었다.
“통근뻐스 너무 좋은데요.”
“내 말 좀 들으라구. 이젠 명색이 부총경린데 뻐스가 뭐야? 돈이 없나? 뭐가 모자래? 이 형이 보태주마. 뽀마찌프 두고 뭐야? 부총경리 체면 좀 챙기라구.”
군철은 정색했다.
“성님, 돈이 없어 그런 건 아닌데요. 몇달 허리띠 졸라매면 오디나 벤츠도 살 수 있죠. 그러나 지구온난화를 지연시키려면 저부터 공중뻐스를 타는게 옳다고 생각해요.”
“쳇,”
박문은 코웃음쳤다.
“너무 나갔어. 허황해. 자네 한사람이 자가용 안 탄다고 지구가 뜨거워지지 않을 거 같애? 잔소리 말고 올해 내에 자가용 갖추라고. 현시대에 좀 맞는 소비관념을 갖추라고.”
군철은 더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라고 자가용을 타고 다니면 좋은줄 모르겠는가. 그는 기실 몇번이고 자가용을 사려고 좀자르다가 그만두었던 것이다.
(자가용 사는게면 순정 이모 차린 고아원 고아들한테 뭔가 해주겠다.)
그후부터 군철은 “자가용마저 없는 부총경리”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체면을 구기고 달마다 로임에서 3만원씩 떼내 순정 이모한테 송금해 고향 고아원에 기부하였다.  
“이모, 겨울이 다가오는데 고아들한테 옷이라도 사 입히고 학잡비에 보태십시오.”
 군철은 송금한 후 이런 감동적인 메세지를 보냈다.
"고맙다. 군철아, 네가 이모를 잊지 않아 고맙다."
"이모,  전 어머니가 없습니다. 이젠 이모를 어머니처럼 모시겠습니다. 한가지 부탁합시다. 이모, 양력설에 문예공연단을 데리고  우리 회사에 올 수 없겠는지요?  양력설에 혼자 고독하게 보내지 말고 우리 집에 모여 쇱시다. 겸사 겸사해 꼭 오세요."
순정한테서 인차 회답이 왔다.
"십여명 조직해 데리고 꼭 갈게."
"감사합니다. 스타예술인들을 골라 데리고 오십시오. 비행기표랑 주숙이랑 근심하지 마십시오. 이모 기다릴게요."
... 

     한참 후 군철은 박문 총경리 부부를 모시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세계금융중심루에서 내려가 상해에서 젤 높은 마천루에 올라갔다.
엘레베이터도 100층 전에까지 올라가서 짧은 엘레베이터를 갈아타고 몇층 더 올라갔다.
유리루각처럼 번쩍거리는 마천루에 올라가 서니 어림증이 날 지경이였다. 마천루 유리벽과 유리밑바닥을 스치며 구름이 유유히 흘렀다.
미라씨가 유리밑바닥으로 내려다보니 높고 낮은 건축물들이 자그마한 성냥곽처럼 보였다. 
“너무 높아 겁나요!”
미라씨는 박문의 손을 잡으며 경탄했다.
상해 시내를 굽어보니 가슴까지 별스레 설레였다. 뒤이어 그녀의 가슴에는 시흥이 끌어번지기 시작했다.
“그래? 이 마천루는 세계에서도 두번째인지 세번째로 높은 마천루래.”
남편의 말에 미라씨는 쌍까풀눈을 슴벅이며 감탄했다.
“그래요? 그저 마천루 아니군요. 상해에 와보니 세상이 높고 큰게 알리누만요. ”
“그래. 여기서 소원을 빌면 모두 이뤄진대.”
박문은 미라씨의 손을 꼭 잡고 마주 바라보았다.
“여보, 사랑하오. 미라씨, 영원히 사랑하오. 우리 영원히 갈라지지 말고 함께 살기오.”
“호호호. 또 그 말인가요? 그게 당신 최대 소원인가요? ㅎㅎㅎ”
박문은 정색해 안해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도 소원을 빌어보오.”
“네. 그럴가요?”
미라씨는 박문과는 달리 동쪽을 향해 돌아서더니 두 눈을 살며시 감더니 두 손을 합장하고 서서 속으로 소원을 빌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드디여 두 눈을 뜨며 남편을 보고 해시시 웃었다.
“뭐라고 빌었어?”
“비밀.”
미라씨는 군철이랑 저 먼 발치에 있는 것을 보고 어린애처럼 어리광을 부렸다.
그녀는 기실 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혼자 중국에 온 남편이 바람 피우지 말게 하느님께서 말려주세요."  

반시간 가량 구경하고 미라씨는 군철과 윤선 등을 따라 아쉬운대로 마천루에서 내렸다.
     뒤이어 링컨하이야는 부두에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그들 일행은 인차 황포강 유람선에 올랐다.
미라는  박문 총경리와 함께 배머리에 나란히 서서 중절모자를 벗어쥐고 시원한 강바람에 몸을 맡겼다.

“어- 시원해.”
하늘에서 무수한 은침이 황포강을 찌르며 강물에 뛰여들었다가도 은잔디로 뛰놀며 숨박곡질하더니 옥구슬로 탈바꿈한다.
화려한 유람선이 희희락락거리는 신사숙녀들을 업고 달리며 배놀이를 즐긴다.
황포강 량안의 우중충한 옛 층집은 미라씨를 반겨맞아 주었다. 저기 옛 상해시 정부청사가 마주 달려왔다.
드디여 남경로 어귀 붐비는 외탄거리가 안겨왔다.
루즈벨트호텔과 국제판점이 보인다.
드디여 소주하의 외파도교(外摆渡桥)도 보인다.
붕-
유람선은 기적을 울리며 기나긴 몸을 동북쪽으로 틀었다.
    이윽고  륙가취(陆家嘴)의 마천루군이 마중온다. 뭉게뭉게 피여오르는 구름 우에 두둥실 솟아 있는 마천루는 마치 신비한 신기루를 방불케 했다.
     구름 위에서 동방명주가 신비의 기발을 들고 마주 달려온다. 금방 올라갔던 세계금융중심도 손짓하며 반겨 마중한다. 엊저녁에 류숙해 부부 원무를 추던  금무호텔도  반겨맞아준다. 금무호텔은 부끄러운지 고개를 숙이며 하얀 구름송이를 따다가 얼굴을 살짝 가리운다.
박문 총경리는 안해와 함께 배머리에 나란히 서서 신비한 황포강 량안 풍경을 구경한다. 호기심과 희열로 차넘치는 안해의 표정을 읽고 속으로 흐뭇해났다. 안해를 꼭 잡아 두고 싶은 심정이 불붙듯했다.
그는 뜨거운 희망과 갈망에 찬 소원을 안고 안해 어깨를 감싸안았다. 옆에서 윤선은 끊임없이 황포강 량안 주요 건물을 손가락질하면서 설명해주었다. 그는 드문드문 박문 부부한테 영원한 기념이 될만한 사진도 찍어주었다. 윤선은 박총경리와 단거뻔에 확 한 가족이 된듯한 기분에 잠겼다.
     윤선의 그 모습을 보고 애리싸마저 질투할 지경이였다.
애리싸와 군철은 박문 총경리 부부 화기애애한 모습을 핸드폰 렌즈에 담아 찰칵찰칵 찍어주었다.
박문 총경리는 때를 놓치지 않고 안해한테 물었다.
“상해 인상 어때?”
“백문불여일견이라고 대상해 참 좋아요. 한강 배놀이만 못잖아. 흥기하구 슬기 데리고 왔더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이제 겨울 방학이 되면 애들을 데려다 구경시키지.”
“그러죠. 상해는 진짜 선경처럼 아름다워요.”
그녀는 저도 몰래 흥에 겨워 즉흥시조를 더듬으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대상해
 
   마천루  꽃구름을 잡아타고 춤추는데
   배놀이 신나누나 황포강 신사숙녀
  대상해 보잖고 어찌 지상락원 알손가?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85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405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60) 뜻밖의 상봉 김장혁 2024-07-07 0 499
404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59) 어린 장사군과 부자 김장혁 2024-07-07 0 358
403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58) 머슴 김장혁 2024-07-07 0 392
402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57) 암범과 늑대 김장혁 2024-06-28 0 431
401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56) 사내 자존심 김장혁 2024-06-28 0 489
400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55) 뿌리 김장혁 2024-06-28 0 450
399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54) 어미 없는 설음 김장혁 2024-06-28 0 423
398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53) 무당의 굿 김장혁 2024-06-05 1 1097
397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52) 오누이 김장혁 2024-06-05 1 618
396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51) 운주동서당방 김장혁 2024-06-05 0 465
395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50) 수림 속 바위돌밭 김장혁 2024-06-05 0 536
394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49) 힘장사 삼형제 2024-05-27 0 525
393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48) 성동격서 2024-05-27 0 532
392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47) 끼무라 국장 2024-05-27 0 438
391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46) 저목장을 습격 2024-05-19 0 485
390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45) 사냥군 2024-05-19 0 453
389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44) 통나무의 비밀 2024-05-19 0 448
388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43) 전우를 구출 김장혁 2024-05-10 0 576
387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42) 남도치 김장혁 2024-05-10 0 520
386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41) 면회 김장혁 2024-05-10 0 559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