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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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김동진)
2007년 12월 19일 13시 44분  조회:861  추천:35  작성자: 김동진
그곳에는


김동진


세상과 많이 떨어져 살면
궁핍으로 초라하기 마련인것을
스스로 감내하는 세월이 오고
그곳에는
뿌리를 떠날수 없는
나이만큼이나 허리굽은 나무와
기억만큼이나 작디작은 풀꽃들이
서로를 보듬어 살고있다

옹이가 검버섯처럼 가득 돋은
한백년 묵은 땅나무는
매일같이 동구밖으로 나와
하루에 한번씩 오고가는
푸른색 뻐스를 바라보고
순박과 인고로
노래에나 가끔 오르내리는
평생 키낮은 풀꽃들이
한적한 길섶에 모여앉아
구름이 된 자식들을 이야기한다

이렇게 그곳에는
뿌리를 떠날수 없는 
고생만큼이나 허리굽은 나무와 
이름만큼이나 작디작은 풀꽃들이
된장에 풋고추 찍어먹는
우리 말로 된 마을 하나를
빈약한 가슴으로 지키고있다


<<연변문학>> 200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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