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gli 블로그홈 | 로그인
강려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블로그

나의카테고리 : 해외 동시산책

<일본의 천재 동요시인 가네코 미스즈 시 모음>
2017년 03월 13일 20시 12분  조회:1319  추천:0  작성자: 강려

<일본의 천재 동요시인 가네코 미스즈 시 모음> 


+ 별과 민들레

파란 하늘 그 깊은 곳
바다 속 고 작은 돌처럼
밤이 올 때까지 잠겨 있는
낮별은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지만 있는 거야
보이지 않는 것도 있는 거야.

꽃이 지고 시들어 버린 민들레는
돌 틈새에 잠자코
봄이 올 때까지 숨어 있다
튼튼한 그 뿌리는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지만 있는 거야
보이지 않는 것도 있는 거야.
(가네코 미스즈·일본의 천재 동요시인, 1903-1930) 


+ 모래 왕국 

난 지금 
모래 나라의 임금님입니다.

산도, 골짜기도, 들판도, 강도
마음대로 바꾸어 갑니다.

옛날얘기 속 임금님이라도
자기 나라 산과 강을
이렇게 바꿀 수는 없겠지요.

난 지금 
정말로 위대한 임금님입니다.


+ 이상함

난 이상해서 견딜 수 없어
검은 구름에서 내리는 비가
은빛으로 빛나는 것이.

난 이상해서 견딜 수 없어
파란 뽕나무 잎새 먹고 있는
누에가 하얗게 되는 것이.

난 이상해서 견딜 수가 없어
아무도 손대지 않는 박꽃이
혼자서 활짝 펴나는 것이.

난 이상해서 견딜 수 없어
누구에게 물어봐도 웃으면서
당연하지, 라고 말하는 것이. 


+ 벌과 하느님

벌은 꽃 속에,
꽃은 정원 속에,
정원은 토담 속에,
토담은 마을 속에,
마을은 나라 속에,
나라는 세계 속에,
세계는 하느님 속에,

그래서, 그래서, 하느님은,
작은 벌 속에.


+ 나와 작은 새와 방울

내가 두 팔을 벌려도
하늘을 날 수 없지만
날 수 있는 작은 새는 나처럼
땅 위를 빨리 뛰지는 못하지.

내가 몸을 흔들어도
예쁜 소리는 나지 않지만
예쁘게 울리는 방울은 나처럼
많은 노래를 알지 못하지.

방울과 작은 새, 그리고 나
모두가 다르고 모두가 좋네.


+ 보이지 않는 것

잠들어 있는 시간에 무엇인가가 있다.

연한 복숭아 색 꽃잎이
마루 위에 떨어지며 쌓이고
눈을 떠보면 홀연히 사라진다

그 누구도 본 사람은 없지만
그 누가 거짓이라 말하랴

눈을 깜빡이는 사이에 무엇인가가 있다

하얀 천마天馬가 날갯짓을 하며
흰 깃으로 만든 화살보다 빠르게
푸른 하늘을 가로질러 간다

누구도 본 사람은 없지만
그 누가 거짓이라 말하랴


+ 쌓인 눈

위의 눈은 
추울 거야.
차가운 달님이 비추어 주니.

밑의 눈은 
무거울 거야.
몇 백 명이 지나고 있으니.

가운데 눈은
쓸쓸할 거야.
하늘도 땅도 볼 수 없으니.


+ 참새의 어머니 

어린애가 
새끼 참새를
붙잡았다.

그 아이의 
어머니
웃고 있었다.

참새의 
어머니
그걸 보고 있었다.

지붕에서 
울음소리 참으며 
그걸 보고 있었다. 


+ 물고기

바다의 물고기는 가엾다.
쌀은 사람이 만들어 주지,
소는 목장에서 길러 주지,
잉어도 연못에서 밀기울을 받아먹는다.

그렇지만 바다의 물고기는
아무한테도 신세지지 않고
심술 한 번 부리지 않는데
이렇게 나에게 먹힌다.

정말로 물고기는 가엾다.


+ 풍어

아침놀 붉은 놀
풍어다
참정어리
풍어다.

항구는 축제로 
들떠 있지만
바다 속에서는
몇 만 마리
정어리의 장례식
열리고 있겠지.


+ 초원

이슬의 초원
맨발로 가면,
발이 푸릇푸릇 물들 거야.
풀 향기도 옮아올 거야.

풀이 될 때까지
걸어서 가면,
내 얼굴은 아름다운
꽃이 되어, 피어날 거야.


+ 내일

시내에서 만난 
엄마와 아이 
잠시 엿들었다 
"내일" 

시내의 변두리는 
저녁놀, 
봄이 가까이 왔음을 
느끼게 하는 하루. 

웬일인지 나도 
즐거워져서 
생각이 났다 
"내일" 


+ 흙과 풀

엄마가 모르는
풀 아기들을,
몇 천만의
풀 아기들을,
흙은 혼자서
키웁니다.

풀이 푸릇푸릇
무성해지면,
흙을 숨겨
버리는데도.


+ 별의 수

열 개밖에 없는 
손가락으로
별의
수를
세어보고
있다.
어제도 
오늘도
열 개밖에 없는 
손가락으로
별의
수를
세어가자.
언제언제
까지나.


+ 연꽃과 닭

진흙 속에서
연꽃이 핀다

그리 하는 것은 
연꽃이 아니다

달걀 속에서
닭이 나온다

그리 하는 것은 
닭이 아니다

그것을 나는 
깨달았다

그 깨달음 또한
나의 힘은 아니다.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34 시간에 관한 동시 모음> 공재동의 '고 짧은 동안에' 외 2017-05-27 0 1691
33 오은영 동시바구니 2017-05-15 0 2096
32 <돌에 관한 동시 모음> 심온의 시 ´숨쉬는 돌´ 외 2017-05-05 0 1733
31 김구연 동시바구니 2017-05-05 0 1687
30 김마리아 동시 바구니 2017-05-02 0 1311
29 <학교에 관한 시 모음> 하청호의 '무릎 학교' 외 2017-04-23 0 1354
28 크리스티나 로제티 동시 바구니 2017-04-16 0 1423
27 외국동시 바구니 2017-04-16 0 2210
26 숟가락에 관한 동시바구니 2017-04-13 0 1415
25 <음식에 관한 동시 모음> .2 2017-04-12 0 1973
24 <음식에 관한 동시 모음> 정진아의 '라면의 힘' 외 2017-04-04 0 1414
23 <환경에 관한 동시 모음> 권창순의 `자연을 칭찬하기` 외 2017-04-04 0 1216
22 말에 관한 동시 모음 2017-03-30 0 1397
21 <마음에 관한 동시 모음> 2017-03-28 0 1302
20 <작은 것을 노래하는 동시 모음> 제해만의 '고 작은 것' 외 2017-03-23 0 1278
19 <착한 마음에 관한 동시 모음> 오순택의 '징검돌' 외 2017-03-20 0 1184
18 <일본의 천재 동요시인 가네코 미스즈 시 모음> 2017-03-13 0 1319
17 하늘에 관한 동시 모음 2017-03-07 0 3154
16 물에 관한 동시 모음 2017-03-02 0 1161
15 날씨에 관한 동시 모음 2017-03-02 0 1104
‹처음  이전 1 2 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